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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통화 강세로 주식에 13조 뭉칫돈…글로벌 투자자들 순매수 행진

트럼프발(發) 관세전쟁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투자자들은 아시아 주식에 대한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지난 3주간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국 시장에서 주식을 96억4000달러어치(약 13조4911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그 결과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일본 제외)는 지난 1개월 간 16% 가까이 급등했다. 같은 기간 MSCI 세계 지수가 8% 가량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아시아 금융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특히 취약한 지역으로 거론됐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국제통화기금(IMF) 아태 국장은 지난달 IMF에서 개최한 아태 지역 경제 전망 브리핑에서 미국의 관세와 관련해 “아태 지역은 관세 충격에 크게 노출됐으며, 다른 지역보다 그 충격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아시아가 관세 충격에 더 취약한 이유는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가 매우 개방되고 상품 교역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에 더 많이 참여하는 과정에서 대미 수출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관세 전쟁의 여파로 미국 성장이 꺾일 것이란 우려에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자 아시아 통화가치가 급등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지난달 2일 이후 달러 대비 대만달러 환율은 9% 넘게 급락했고 한국 원화, 싱가포르달러, 말레이시아 링깃 환율도 3% 넘게 하락했다. 이같은 아시아 통화 강세는 해외 투자자들이 아시아 주식에 투자하는데 있어서 매력적인 요인으로 다가온다. 달러 기반 투자자들에게 총수익률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UBS 글로벌 자산운용의 수레쉬 탄티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일반적으로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일 때마다 이 지역으로 자본이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며 “아시아 통화 가치 상승률이 한 자릿수(2~9%)를 유지하는 한, 주식 시장은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피닉스 칼렌 신흥시장 리서치 총괄은 “단기적으로 아시아 통화가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달러화 자산을 축소하는 지속적인 리밸런싱, 미국과 아시아 교역국 간 무역협상 기대감, 관세 협상에서 아시아 통화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의 포지셔닝 등이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여파로 미국 기업들의 수익성이 아시아 신흥국 기업들보다 악화될 것이란 관측도 해외 투자자들의 아시아 주식 순매수 요인으로 거론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HSBC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현재 관세 정책이 시행되면 신흥국 기업들의 총 실적은 7% 감소하는 반면 미국 기업들의 감소율은 10~15%로 추산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교역국과 협상 전망 등이 불확실한 만큼 아시아 증시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라지브 바트라 전략가 등은 “신흥국은 경기침체에 잘 대처하지 못한다"며 “거시경제적 둔화에 대한 규모와 범위에 대한 가시성이 더욱 확보되기 전까지 투자자들은 신흥국 시장 랠리를 쫓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글로벌 무역전쟁 완화의 최대 수혜지역이 아시아로 지목되는 만큼 지금이 아시아 주식의 매수 적기라는 반론도 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마켓의 티모디 그라프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거시경제 전략 총괄은 “이 지역이 기회의 땅이라고 본다"며 “이 지역은 오랫동안 투자자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낮아 저평가되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및 지역 성장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 상당한 상승 잠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푸틴, 美·EU 압박에 굴복?…우크라에 “15일 이스탄불에서 만나자”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에 휴전 합의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직접 대화를 제안했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새벽 크렘린궁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우크라이나 당국에 오는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협상을 재개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갈등의 뿌리를 해결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확립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진지한 대화를 나눌 의향이 있다"며 “이번 대화에서 새로운 휴전에 대해 합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는 반복적으로 휴전을 제안해 왔고, 한 번도 우크라이나와의 대화를 거부한 적이 없다"며 “다시 한번 말하지만 2022년의 협상을 방해한 것은 우리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였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런 맥락에서 '재개'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2022년 중단된 협상을 조건 없이 다시 시작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전날 유럽 4개국(영국, 프랑스, 독일, 폴란드) 정상이 키이우를 찾아 러시아를 향해 조건 없는 30일간의 휴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압박한 뒤 나왔다.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5월9일·전승절)에 맞춰 일방적으로 선언한 72시간의 휴전이 현지 시각으로 이날 자정을 기해 종료된 직후이기도 하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12일부터 30일간 육해공에서 모두 휴전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러시아에 촉구했다. 스타머 총리는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5개국이 조건 없는 휴전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며 “여기 있는 우리 모두 미국과 함께 푸틴(러시아 대통령)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 주도로 모든 유럽 국가가 참여해 휴전 협정을 준수하는지 감시하겠다"며 “휴전으로 강력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즉각적인 협상의 길을 열 것"이라고 했다. 유럽 정상들은 휴전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확대하고 미국과 함께 에너지·금융 부문에 추가 제재를 가하겠다고 러시아를 압박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투를 계속하는 데 돈이 많이 들도록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 3월 30일 휴전을 제시했으나 러시아는 자국에 유리한 조건을 주장하며 이를 미뤄 왔다. 5개국 정상은 이날 함께 통화한 트럼프 대통령이 조건 없는 휴전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종전 특사 키스 켈로그도 이날 “육해공과 인프라 시설을 포함한 30일간의 포괄적 휴전이 발효되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최대 규모로 최장기간 이어진 전쟁을 종식하는 과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들어 휴전을 위해 러시아 압박에 다시 나서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8일 휴전 제안에 응하지 않으면 추가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했고 9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푸틴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가 있느냐' 질문에 “전쟁을 끝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 한 관리는 “휴전에 이르지 못할 경우 경제 제재를 검토하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中 무역협상 첫날 회의 종료…트럼프 “많은 것 합의”

미국과 중국이 갈등 완화를 위해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협상 첫날 회의를 마쳤다. 로이터통신은 양측의 첫날 회의가 오후 8시께 마무리됐고, 회의는 11일 속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회의는 민감성을 감안한 듯, 국가 간 고위급 회담의 관례인 수석대표의 모두 발언 장면 공개도 하지 않는 등 비공개로 진행됐다. 양측은 상대국에 100%를 초과하는 관세를 부과하며 사실상의 무역 단절기를 보내고 있는 현 상황을 평가하면서 관세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내리는 문제를 우선 협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측은 '관세전쟁'을 시작한 것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임을 강조하면서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에서 미국이 대중국 초고율 관세 취소를 결단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미국은 관세를 내리려면 중국이 자국 시장을 미국에 대대적으로 더 개방하고, 대미 희토류 수출 중단 등의 조치들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개진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인 양국 장관급 당국자가 얼굴을 맞대고 현안을 논의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미국 측 대표로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했고 중국 대표단에는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 공안과 마약 단속 분야의 최고위급 인사인 왕샤오훙 공안부장 등이 포함됐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45%로 높였고, 중국은 이에 맞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1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이는 양국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해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가중됐다. 이번 회담은 그간 긴장을 완화하고 향후 협상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기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오늘 스위스에서 중국과 매우 좋은 회담이 있었다"며 “많은 것이 논의됐고 많은 것에 합의가 있었다"고 적었다. 이어 “우호적이지만 건설적인 형태로 완전한 리셋(미중 무역관계 재설정)에 대한 협상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과 미국의 이익을 위해 미국 기업들에 중국이 시장을 개방하는 것을 보고 싶더"며 “큰 진전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국제유가 전망치 줄줄이 하락…‘유가상승 베팅’ 개미들 어쩌나

글로벌 경기둔화와 공급과잉 우려로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투자은행들이 유가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자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의 올해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각각 배럴당 56달러, 60달러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일까지만 해도 올해 WTI와 브렌트유 가격을 각각 59달러, 63달러로 전망했는데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6월 증산을 결정하자 유가 전망치를 낮춘 것이다. 내년 유가 전망도 55달러→52달러(WTI), 58달러→56달러(브렌트유)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골드만삭스 댄 스투루이벤 애널리스트는 “상더적으로 빡빡한 현물 펀더멘털에도 불구하고 높은 유휴생산능력(spare capacity)과 침체 가능성이 유가를 하방으로 움직일 위험이 크다는 점이 우리의 핵심 확신"이라고 밝혔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최근 'OPEC 증산 결정 이후 약해진 균형'이란 투자노트를 내고 올 하반기 글로벌 산유량이 하루 40만배럴 늘고, 이로 인해 올 3·4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기존대비 5달러 낮춘 배럴당 62.50달러로 예측했다. 모건스탠리는 OPEC+의 6월 증산 결정과 관련해 “산유량 할당치를 빠르게 해제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도 올해와 내년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각각 66달러, 60달러로 제시하면서 기존대비 4달러씩 낮췄다. 바클레이즈는 “관세 전쟁 흐름이 확실히 가격을 짓눌렀지만 OPEC+의 정책 전환도 최근 유가 하락의 중요한 원동력"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들어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을 대거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주요 교역국과 무역 협상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 인도와 파키스탄의 무력 충돌로 고조된 지정학적 긴장감 등이 유가 상승 요인으로 꼽히면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9일 기준 최근 한 달간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상장지수증권(ETN)은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으로 18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해당 ETN은 WTI 선물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WTI 선물 가격이 오르면 2배만큼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이밖에 '신한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H)'과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도 각각 39억원, 9억원어치 담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같은 기간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삼성 인버스 2X WTI 원유 선물 ETN'은 98억원어치 팔았으며, '신한 인버스 2X WTI 원유 선물 ETN(H)'도 2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두 상품 모두 최근 한 달간 개인 투자자가 많이 순매도한 상위 10개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초 70달러 초반이던 WTI 가격이 최근 6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주요 산유국의 원유 생산 확대 계획에 공급 과잉 우려가 불거진 영향이다. 지난 5일 6월 인도분 WTI 가격은 OPEC+가 다음 달 원유 생산량을 41만1000배럴 늘리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 배럴당 57.13달러로 2021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 이후 WTI 가격은 9일까지 이틀 연속 올라 다시 60달러대(61.02달러)로 반등했으나 지난달 고점에 비해선 여전히 15%가량 낮은 상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무역협상 타결해도 10% 기본관세 적용…예외도 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해도 10%의 기본관세(baseline tariff)는 항상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NBC방송 등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미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 기자가 “오늘(9일)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무역협상이 타결돼도 10% 기본관세는 유지된다고 말했다"며 “교역국이 미국에 무관세를 제시해도 상호적으로 적용받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는가"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질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10% 기본관세는 항상 적용된다"며 “예외가 있을 수 있다. 우리를 위해 특별한 무언가를 해준다면 가능성은 항상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하지만 기본적으로 10%는 기본관세로 적용된다"며 “일부 국가의 경우 지난 몇 년간 우리에게 해 온 것처럼 40%, 50%, 60% 등 훨씬 더 높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무역 대상국이 커다란 양보를 제시한다면 관세율을 10%보다 더 적게 적용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5일 거의 모든 무역 상대국에 10%의 기본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국가별 무역적자 등을 반영해 차등 부과하는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경우 10%의 기본 관세에 15%의 국가별 차등 관세를 더한 25%의 상호관세율이 적용됐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기본관세율인 10% 밑으로는 인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10% 밑으로도 내릴 수 있음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자동차, 철강 및 알루미늄 등 품목별 관세도 예외가 없다고 강조해왔지만 최근 영국과 무역협상을 통해 품목별 관세를 낮추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한 것에 대해 “어제 훌륭한 합의가 있었다"며 “4~5개의 다른 합의가 즉시 나올 것이며, 앞으로 많은 합의가 예정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우리는 나머지 국가들과 단지 서명을 할 것이지만, 우리는 항상 기본 10%의 관세율이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되는 중국과의 첫 공식 무역 협상에 대해선 “미국을 위해 훌륭한 협상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연간 대중(對中) 무역적자가 1조 달러(약 1400조원)에 달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나는 중국이 잘 되길 원한다. 나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매우 친하며 큰 존경심을 갖고 있지만, 그들이 그렇게 하도록 계속 허용할 수 없다"며 “따라서 나는 중국과 공정한 무역 협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관세와 관련해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80%가 적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에 달렸다"고 적은 바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관세전쟁 속 미중 첫 담판…對中 관세 인하 나올까

미중 고위급 통상 회담이 10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번 협상 결과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對)중국 관세를 낮출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 무역 협상을 이끄는 스콧 베선트 장관은 오는 10∼11일 스위스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만나 첫 공식 무역·경제 대화를 할 계획이다. 이번 통상 회담은 두 경제대국이 서로의 제품에 각각 145%,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해 무역이 사실상 단절돤 상태 속 첫 교섭이란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또 관세 전쟁의 여파로 미국에선 스태그플레이션(경제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고 중국 역시 역대급 돈풀기에 나서는 등 타격이 상당한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영국과 무역 합의를 타결한 미국이 중국과의 협상에서도 성과를 낼 경우 미국과 교섭 중인 다른 교역국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 관세를 대폭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협상 준비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미국 측이 1단계 조치로 대중국 관세를 60%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는 중국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주말 협상에서 진전이 이뤄지면 관세 인하 조치는 이르면 다음주 이행될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대중 관세율을 낮출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영국과의 무역 합의를 발표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중국과의 무역 협의를 거론하면서 “중국은 (우리와) 합의하기를 정말로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협의가 잘되면 중국에 대한 관세를 낮출 수 있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면서 “145%보다 더 높아질 수는 없지 않느냐. 그러니 우리는 관세가 낮아질 것임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난 우리가 (중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가질 것이라 생각한다. 알다시피 난 시진핑 국가주석과 늘 매우 잘 지내왔다"고 말했다. 이어 주말 무역 협의 이후에 시진핑 주석과 통화할 수 있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 스콧(재무부 장관)이 무슨 말을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했다. 미국은 대중 관세를 낮추는 대가로 중국에 수출 제한 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들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해제가 미국 희망사항 목록 중 높은 순위에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수출 제한으로 미국의 광범위한 산업계에서 희토류 공급 차질을 빚고 있다. 또 펜타닐 문제에 대해선 이미 진전이 이뤄졌고, 중국의 펜타닐 성분 수출을 줄이기 위한 별도의 협상이 곧 열릴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다만 이번 첫 만남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보다 양측이 상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탐색전에 가까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상황이 유동적인 만큼 관세 수준이 빠른 시일 내 인하될 것이란 보장이 없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미국이 대중 관세를 인하하면 중국도 미국과 갈등 완화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중국 최고 학술기관이자 중국공산당·중앙정부 직속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CASS)의 송 홍 책임은 “미국이 무역전쟁을 시작했기 때문에 중국에 대한 관세를 줄이기 위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며 “관세율이 60% 이하로 내려가면 중국도 상당히 빠른 속도로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 스콧 케네디도 “미국과 중국은 공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두 국가는 분리될 것이고 이는 세계 경제와 질서에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가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과 세계 각국에 부과한 관세가 그대로 집행될 경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3%에서 23%로 뛰어오른다. 만약 대중 관세가 지난달 2일 공개된 상호관세율인 34%로 적용되면 미국의 평균 관세율 증가폭은 12.6%포인트로 낮아지는데 이는 그럼에도 1930년 이후 가장 큰 인상폭이다. 또 현재 관세가 유지되면 미국 성장률은 2.9% 감소하고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1.7% 오를 전망이다. 관세를 절반 수준으로 낮출 경우 충격은 줄어들겠지만 경제적 타격은 여전히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송 책임은 중국에 대한 모든 관세가 철회될 가능성은 낮다며 “중국은 미국의 대중 정책이 바뀔 것이란 망상에 사로잡혀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미국이 대중 관세를 절반으로 줄인다 해도 우리가 이전에 본 적이 없는 수준을 여전히 뛰어 넘을 것"이라며 “무역이 심각하게 축소될 것"이라고 했다. 또 미중 양국이 관세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합의하더라도 포괄적 협상이 신속하게 타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자존심이 무역 협상에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앤드류 콜리어 하버드 케네디스쿨 연구원은 “무역 합의를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은 양국 지도자의 자존심"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통해 무역적자를 해결하겟다고 약속했고 시 주석은 군부를 장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미국에 약한 모습을 안보이고 있다는 점을 정치국 강경파에게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관세전쟁 본격화에도 中 4월 수출 ‘깜짝 증가’…예상치 대폭 상회

미중 관세전쟁이 지난달부터 본격화했음에도 4월 중국 수출이 예상치를 대폭 뛰어넘으면서 '깜짝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 4월 수출액이 작년 동월 대비 8.1% 증가한 3156억9000만달러(약 442조6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로이터통신(1.9%), 블룸버그통신(2.0%)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한 수치다. 다만, 수출 증가율은 중국 기업들의 '밀어내기 수출'로 12.4% 증가했던 3월보다는 떨어졌다. 중국의 4월 수입은 0.2% 감소한 2195억1000만달러(약 308조원)를 기록했다. 수입액 감소 폭 또한 로이터 예상치(-5.9%)보다 작았다. 이로써 중국의 4월 무역수지는 960억달러 흑자를 보였다. 지난달 미국과 중국이 100%가 넘는 관세 폭탄을 서로 주고받으며 양국간 무역이 사실상 중단됐음에도 중국 수출이 크게 늘어난 점이 주목을 받는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145%에 달하는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도 미국제품에 125%의 보복 관세를 매겼다. 그 여파로 지난달 중국의 대미 수출은 21% 급감했고 미국산 제품 수입 또한 14% 줄었다. 대신 중국 기업들은 다른 국가들로 눈길을 돌렸다. 특히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에 대한 수출과 수입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20.8%, 2.5% 증가했다. 유럽연합(8%) 수출량도 대폭 늘어났다. 올해 1∼4월로 범위를 넓히면 중국의 동남아시아 국가들로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1.5% 증가했고 라틴아메리카(11.5%), 인도(16%), 아프리카(15%) 등에 대한 수출도 급증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관세전쟁으로 인한 중국의 피해가 앞으로 커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중국의 수출입 실적은 관세전쟁의 초기 영향으로, 이번 달부터 악영향이 선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내다봤다. CNBC에 따르면 핀포인트자산운용의 장즈웨이 사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몇 달간 무역 데이터가 점차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ANZ은행의 레이먼드 영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월 말일에 가까워질수록 중국발 미국행 화물선이 크게 급감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자동차 배출규제 완화안 유럽 의회 통과…과징금 3년 유예

자동차 탄소배출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이 유럽 의회에서 통과됐다. 이에 따라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은 올해 배출량을 줄이지 않아도 과징금을 피하게 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자동차 이산화탄소(CO₂) 표준 규정 개정안'이 8일(현지시간) 유럽의회 표결에서 찬성 458표, 반대 101표, 기권 14표로 통과됐다. 개정안의 핵심은 신차의 탄소 초과 배출에 대한 과징금 부과 시점을 유예하는 내용이다. 애초 유럽연합(EU)는 올해부터 신규 승용차의 탄소배출 상한선을 2021년 대비 15% 낮춘 ㎞당 93.6g으로 정하고, 이 기준 초과 시에는 목표 달성이 미흡한 것으로 간주해 g당 95유로씩 과징금을 부과할 예정이었다. 2030년부터는 기존 규정대로 기준이 ㎞당 49.5g으로 더 내려간다. 2035년부터는 0g으로, 신규 내연기관차 판매가 아예 금지된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의 강한 반발에 EU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2025~2027년 기간동안 신차의 탄소배출 감축량 목표 달성 여부를 3년 평균치로 계산해 평가하는 개정안을 지난 3월 채택했다. 제조사들은 당장 올해 배출량이 규정을 초과하더라도 내년이나 2027년에 추가 감축하는 방식으로 평균을 맞추면 된다. 업계에서는 유럽 내 전기차 판매가 부진한 탓에 원안대로 적용하면 제조사들은 올해 최대 150억유로(약 23조원)의 과징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불만을 제기해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올해 배출가축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던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르노가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규제 완화로 2035년까지 신규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라는 EU의 목표가 실현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러트닉 美상무 “한국·일본 무역협상 오래 걸릴 것…영국과 달라”

미국이 영국과 가장 먼저 무역 합의를 체결한 가운데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한국, 일본과의 협상은 영국보다 복잡해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에 출연해 “한국, 일본과는 협상에 상당한 시간을 들여야 한다"며 “(영국처럼) 빠르게 타결될 수 있는 합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어 “인도가 협상에 적극적을 참여하고 있으며, (미국과) 합의를 맺게될 다음 국가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확실히 있다"면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도와 가상 합의안이 마련될 경우 변경되거나 수정될 관세는 아마 7000줄에 달할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고 노력이 필요한 만큼 너무 서두르거나 압박하지 말고 기회를 달라"고 덧붙였다. 러트닉 장관은 또 미국과 영국의 무역 협상이 다른 교역국에게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낮추는 대가로 어떤 양보(concession)를 원하는지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사람들에게 협상 방식에 대한 틀을 보여줌으로써 합의가 더 빠르게 타결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기본 관세율인 10%가 “하한"이라며 다른 교역국이 미국에게 시장을 추가로 개방하지 않는 이상 관세율은 10%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영국과의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안보 위협으로 간주되는 자동차, 철강 및 알루미늄 등의 품목에 대한 관세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각국에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이번 합의는 그간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신속한 협상을 주저해온 다른 나라들에 일종의 기준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미 수출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한국도 협상을 통해 자동차 관세를 일정 수준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미국이 모든 국가에 영국에 준하는 조건을 제시할지는 불확실하다. 영국은 미국이 무역흑자를 내는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0% 기본관세만 유지하는 이번 합의가 향후 무역 합의의 표본이냐는 질문에 “아니다. 이건 낮은 숫자(관세율)다. 영국은 좋은 협상을 했다. 많은 어떤 나라들은 더 높을 것이다. 그들은 엄청난 (대미) 무역흑자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흰색 연기’ 피어 올랐다…콘클라베 이틀만에 새 교황 선출

제267대 교황이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둘째 날인 8일(현지시간) 선출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10분께 콘클라베가 진행 중인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교황 선출을 알리는 흰색 연기가 피어 올랐다. 투표 횟수로는 4번째 만에 결정됐고 지난달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지 17일 만이다. 2005년(베네딕토 16세)과 2013년(프란치스코) 콘클라베도 둘째날 결과가 나왔다. 투표 횟수는 각각 4차례, 5차례씩 진행됐다. 새로 선출된 교황은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으로 나타났다. 선임 부제 추기경은 이날 오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강복의 발코니'에 나와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을 외쳐 새 교황의 탄생을 공식 선언했다. 이어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선출됐으며, 그가 앞으로 사용할 교황 즉위명은 '레오 14세'라고 발표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교황명이 발표된 이후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나와 손을 흔들며 군중 환호에 화답했다. 이어 이탈리아어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La pace sia con tutti voi)라고 첫 발언을 했다. 1955년생으로 시카고 태생인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일원인 레오 14세 교황은 1982년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페루에서 오랫동안 사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추기경으로 임명한 인물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 출신 첫 교황 선출에 “우리나라에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번 콘클라베에는 5개 대륙 70개국에서 80세 미만의 추기경 133명이 참여해 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된다. 당초 투표권자는 135명이었으나 케냐의 존 은주에 추기경과 스페인의 안토니오 카니자레스 로베라 추기경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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