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환경 issue 전체기사

10년후 단풍 절정은 11월 중순…“기후위기로 식물 스트레스 때문”

10월이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설악산을 비롯한 충북 보은의 속리산·경북 청송 주왕산·광주 무등산 등 주요 산들은 단풍이 아직 절정에 이르지 못했다. 단풍 시기가 늦어진 것은 기온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름철 장기간 이어진 폭염으로 인해 매년 단풍 시기가 점차 늦어지며 앞으로 10년 후에는 단풍 절정이 11월 중순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기상청과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설악산의 첫 단풍은 평년보다 6일, 지난해보다 4일 늦은 10월 4일에 시작됐다. 이는 기후위기의 영향으로 과거에 비해 여름이 길어지고 가을 기온이 높아지면서 단풍 시기가 뒤로 밀리는 현상이 뚜렷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풍나무류는 매년 평균 0.39일, 참나무류는 0.44일, 은행나무는 0.45일씩 단풍 시기가 늦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에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또 올해 6~8월의 평균기온이 지난 10년 평균보다 약 1.3도 높아지면서 단풍 시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1도 상승할 때 단풍나무는 4일, 은행나무는 5.7일 늦게 물든다. 30년 전과 비교해 단풍 지각 현상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국 주요 산의 단풍 시작일은 1990년에 비해 최대 13일 늦어졌고, 지리산과 월악산의 단풍 시기도 각각 5일, 2일씩 늦어졌다. 이우균 고려대학교 생명환경대학원 환경생태공학과 교수는 “식물도 계절을 느끼는데 기후변화로 여름이 길어지면서 식물의 계절 감각에 혼선이 생기고 있다"며 “이로 인해 단풍 시기가 미뤄질 뿐 아니라 철쭉과 같은 일부 식물들은 계절을 혼동해 봄이 아닌 때에 피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무가 잘 자라지 못해 정상적으로 진행돼 왔던 생태계의 흐름이 왜곡되면서 기후위기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중배 부산대학교 대기환경과학과 명예교수는 “전체적으로 가을철 기온이 높아지면서 단풍 절정 시기가 뒤로 늦춰지고 있다"며 “100년 전과 비교하면 여름이 약 20일 가량 늘어나면서 나무들의 탄소동화 작용이 잘 되지 않아 단풍 시기가 전반적으로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풍의 색감과 질 역시 기후변화로 악화되고 있다. 단풍이 선명하게 들려면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고, 서늘한 날씨가 유지돼야 한다. 또 미세먼지 증가와 일사량 감소 등도 단풍 색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단풍에 적합한 외부 조건은 광합성 효율을 떨어뜨린다. 그러면 나무는 활동을 멈추고 잎에 저장되어 있던 영양분을 재흡수한다. 이 과정에서 광합성을 담당하던 녹색 엽록소는 분해되고 안토시아닌이라는 붉은 색소가 생긴다. 노란색이나 오렌지색을 내는 색소는 이전부터 잎에 있다가 엽록소가 사라지면서 제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기온이 높아 일교차가 작아지면 엽록소 분해와 붉은색 안토시아닌 생성이 원활하지 않아 단풍의 발색이 잘 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안 교수는 “낮 기온이 높고 밤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으면 단풍의 색이 선명해지지 않는다"며 “여름철 폭염과 수분 부족이 식물에 열 스트레스를 주어 단풍이 드는 시기도 늦어지고 선명도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나무의 생태적 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나무가 제 때 탄소 동화 작용을 하는 것이 자연의 원리인데 지나치게 덥다던지 기간이 길어지면 성장에 방해돼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기후위기 악순환 진입…“생태계 자체가 거대 온실가스원 될 수도”

지난해 전세계 온실가스 농도가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규모 산불 등으로 산림의 탄소흡수능력이 감소했고 계속되는 산업 활동으로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했다. 게다가 바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해양의 탄소 흡수능력도 감소해 기후위기의 악순환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8일 연례 온실가스 배출 보고서를 발표하며 온실가스 농도가 지난해 새로운 기록을 세웠고 앞으로 수년간 기온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산화탄소는 어느 때보다 빠르게 대기 중에 축적되고 있고, 불과 20년 만에 10% 이상 증가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대규모 화재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산림의 탄소 흡수 감소, 산업활동으로 인한 화석연료 사용 등이 꼽히고 있다. 지난해 지구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는 420.0ppm으로 이 수치는 산업화 이전(1750년 이전) 수준의 151% 수준에 달한다. 셀레스테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우리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시기보다 1.5도(℃) 상승하는 걸 제한하는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분명히 벗어났다"며 “이는 단순한 통계 이상이다. 1도의 온도 상승은 우리 삶과 지구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2년 연속 이산화탄소 연평균 농도는 2ppm 이상 증가하고 있다. WMO 연례 온실가스 배출 보고서는 올해로 20번째를 맞이했는데 첫 발간한 2004년 당시 기록한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는 377.1ppm이었다.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는 20년 동안 이보다 11.4%(42.9ppm) 증가했다. 보고서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절반이 대기 중에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4분의 1이 조금 넘는 양이 바다에 흡수되고 30%가 조금 못 미치는 양이 산림 등 육지 생태계에 흡수됐다. WMO는 엘니뇨와 라니냐와 같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 바다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에 상당한 변동성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건조해지면서 산불이 발생해 육지 탄소 흡수원의 효율성이 감소함에 따라 온실가스 농도가 더욱 상승한다는 뜻이다. 엘니뇨는 페루와 칠레 연안에서 일어나는 해수 온난화 현상으로 가뭄, 홍수 등 자연재해나 폭염과 같은 이상 고온을 일으킬 수 있다. 코 배럿 WMO 부사무총장은 “가까운 미래에 기후변화 자체로 인해 생태계 변화가 거대한 온실가스 배출원이 될 수 있다"며 “산불은 대기 중으로 더 많은 탄소 배출을 방출하고, 따뜻해진 바다는 이산화탄소를 덜 흡수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머물러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 이는 중대한 문제"라고 경고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단독] 재생에너지, 분산특구에서 날개 단다…용량 제한 해제

내년 초 지정을 앞둔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이하 분산특구)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는 40MW 용량 제한이 해제될 전망이다. 또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는 분산특구 내 소비는 물론 타지역 수요처와도 전력구매직접계약(PPA)을 체결할 수 있게 된다. 열병합발전 등 집단에너지 500MW 이하 기준은 유지된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11월 중으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 관련 고시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 상 분산에너지의 범위는 40메가와트(MW) 이하 재생에너지 등 모든 발전설비, 자가용 전기설비, 500MW 이하의 집단에너지 설비로 용량 제한이 있었다. 이는 분산에너지의 특성상 송전망보다는 배전망에 접속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발전업계에서는 분산특구 활성화를 위해서는 발전설비의 용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용량제한 해제는 이같은 업계의 요청을 정부가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용량제한 해제와 함께 태양광 설치 시 이격거리 제한도 완화할 방침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특구에서는 이격거리 제한이 다소 완화될 수 있도록 분산에너지특화지역 육성계획 수립 시 지자체로 하여금 규제특례를 적용하도록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특구 지정시 분산법 제43조에 따라 전력직접거래가 가능하다. 일부 기업에서는 한전과 같이 전기판매사업자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외에 소규모 전력중개사업, 통합발전소 등의 사업 모델을 적용해 분산 특구 내에서 새로운 신산업을 창출하고자 하는 노력도 제시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용량제한 해제로 인한 재생에너지 확대와 PPA 활성화를 위해서는 송배전망 확충이 관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용량제한, 이격거리 제한 완화 자체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이 맞다"면서도 “그러나 송배전망이 제때 확충되지 않으면 현재 발생하고 있는 출력제어나 계통부족 문제가 재발할 수 있다. PPA와 RE100 활성화는 송전망 확충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여러 의원들은 물론 산업부 장관과 한전 사장도 송전망 확충의 시급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국가기간전력망확충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한편 LNG활용 열병합발전 사업을 하고 있는 민간 발전기업들은 집단에너지도 용량 제한을 풀어줘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에너지원을 분산에너지로 허용하고 인허가도 간소화해야 한다는 요청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추후에는 중소형원자력발전(SMR)도 분산에너지로 활용될 수 있다"며 “인허가 간소화 요구 등 추가적인 규제 특례에 대해서는 앞으로 제도 시행 경과, 특구 운영 실태 등을 지켜보면서 반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배터리 핵심광물’ 가격 하락…전기차 생산비용 영향은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 코발트, 니켈 등의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전기차 생산비용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캐나다 소재 전기차 공급망 리서치조사업체 아다마스 인텔리전스는 보고서를 통해 원자재값 폭락으로 전기차 생산에 요구되는 원자재 비용이 평균적으로 60%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110개국에서 등록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의 용량과 종류(리튬인산철(LFP)·니켈코발트망간(NCM) 등)를 기준으로 하여 전기차 배터리에 포함된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과 흑연의 판매량 가중 평균 가치를 달러화로 산출했다. 리튬 비중이 높은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판매량이 높을수록 가중치가 커지는 식이다. 이를 모두 취합한 결과 지난 8월말 기준, 전기차 한 대당 요구되는 원자재의 평균 비용이 537달러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 비용이 지난해 8월 1342달러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가격이 60% 가량 폭락한 셈이다. 2023년 초엔 1900달러에 육박했다. 이같은 하락 추이는 배터리 원료 중에서도 필수격인 리튬이 주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에 대한 리튬의 평균 가치가 1년 전에 비해 75% 폭락한 236달러로 집계됐다. 또 다른 주요 원료인 코발트의 평균 가치는 같은 기간 42% 하락한 46달러를 나타내면서 신저가를 이어가고 있다. 망간과 흑연의 경우 가치가 올 연초보다 높지만 망간은 작년 동월대비 약 8% 하락산 상황이다. 다만 흑연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26달러로 나타났다. 니켈 가치의 경우 1년 전과 비해 26% 하락했는데 이는 LFP 배터리가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출하된 배터리 중 LFP가 차지한 비중은 전년 동월 32%에서 42%로 증가했다. 이와 관련, 아다마스 인텔리전스는 에너지밀도가 높은 고성능 전기차 사이에서 보이는 하이니켈 양극재에 대한 장기적인 추세와 NCM 배터리의 인기가 LFP 배터리에 상쇄되고 있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다만 배터리 원료의 가치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8월까지 올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은 505.6 기가와트시(GWh)로 22% 성장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해 2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전문가들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 리튬이온 배터리가 여전히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위드머 금속리서치 총괄은 이달초 미 경제매체 CNBC 방송에 출연해 리튬이온 배터리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 현실이라며 “향후 5~10년 동안 대세로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럽운송환경연합(T&E)의 줄리아 폴리스카노바 자동차 및 e모빌리티 공급망 이사는 “5년 전에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 이야게 했었으면 매우 흥분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오늘날엔 시험단계와 상업화 사이에 큰 장벽이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넷제로 시급한데…‘에너지전환 역베팅’ 나서는 투기세력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 각국의 넷제로(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시급하지만 글로벌 투기세력은 태양광, 전기자동차, 2차전지 등 청정에너지로의 전환과 연관된 주요 주식들에 대해 매도 우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데이터 제공헙체 헤이즐트리는 총 운용자금이 5조달러에 이르는 헤지펀드 약 500곳의 포지션을 집계했고 블룸버그통신은 각 에너지원별로 이들의 순 숏(매도)·롱(매수) 포지션 비중을 분석했다. 그 결과 태양광을 대표하는 '인베스코 솔라 상장지수펀드(ETF)(티커명 TAN)'에 대한 헤지펀드들의 순매도 비중이 올 3분기 7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0곳 중 7곳은 태양광 관련주에 대한 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 탄소중립 열풍으로 청정에너지 투자에 대한 긍정론이 정점에 달했던 2021년 1분기 당시엔 이 비중이 33%에 불과했다. 이를 반영하듯, TAN ETF 주가는 올 들어 29% 가까이 폭락한 상황이며 지난 17일엔 37.02달러로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투기 세력들은 또 전기차와 2차전지는 물론 리튬 등 배터리 원료와 관련된 기업들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크레인셰어즈 일렉트릭 비히클&퓨처 모빌리티 ETF'(KARS), '글로벌X 리튬&배터리 테크 ETF'(LIT) 등 전기차 및 2차전지 ETF에 숏 포지션을 택한 헤지펀드들의 비중이 올 3분기 기준 각각 55%, 57%로 2021년 1분기(35%·29%)를 크게 웃돌고 있다. KARS와 LIT 주가는 올 들어 각각 13.81%, 14.77% 하락했다. 27억달러를 운용하는 영국계 헤지펀드 클린 에너지 트렌지션의 퍼 레칸더 창립자는 “전기차가 영원히 죽었다는 입장은 아니지만 현재는 성장이 둔화되고 산업은 과잉투자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테슬라를 포함해 2차전지와 관련된 주식들을 공매도하고 있다며 “변곡점을 볼 수 있기까지는 앞으로 2~3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풍력관련 ETF인 '퍼스트 트러스트 글로벌 윈드 에너지 ETF'(FAN)에 대해선 헤지펀들이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롱 포지션을 택한 이들의 비중이 6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21년 1분기(73%)보단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해상풍력에 대한 기대감이 풍력 시장 전체를 견인시킬 것이란 전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NEF는 2040년까지 세계에서 가동되는 해상풍력 규모가 작년말(73 기가와트)대비 10배가량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석탄, 석유와 천연가스 기업에 대한 헤지펀드들의 롱 포지션 비중이 숏 포지션을 웃돌고 있다. 헤지펀드 53%는 'S&P 글로벌 오일 지수' 기업들에 롱 포지션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2021년 1분기엔 이 비중이 48%였다. 또 석탄기업들에 매수 포지션을 구축한 헤지펀드들의 비중은 무려 73%에 달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청정에너지 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가 필수격이지만 헤지펀드들은 아직도 에너지전환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전반적으로 봤을 때 헤지펀드들은 친환경 투자를 꺼리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꼬집었다. 헤지펀드 업계는 각종 정부 지원에도 청정에너지 관련 주식들이 여전히 맥을 못추고 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S&P 글로벌 클린 에너지 지수'는 2021년 고점 대비 60% 가량 급락했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와 S&P 글로벌 오일 지수가 50% 넘게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아나콘다 인베스트의 르노 살레르 최고경영자(CEO)는 “에너지전환에 투자를 늘리고자 업계 변곡점을 모색해왔다"며 “각종 지원에도 변곡점은 아직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배경엔 고금리를 비롯한 거시경제적 악재와 미 공화당 주도로 발생된 정치적 역풍을 맞은 청정에너지 업계가 이젠 지정학적 위험에도 노출됐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10억 달러 넘게 운용하는 카멧 캐피탈 파트너스의 케리 고 CEO는 “에너지전환 테마가 유효하지 않는 핵심 이유는 지정학"이라며 “중국이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데 (대중) 관세가 투자를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을 겨냥한 관세는 유럽과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태양 전지부터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매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보호주의 기조가 약화되기 전까지 에너지전환에 대한 투자 타당성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주 소재 K2 자산관리의 조지 보보라스 리서치 총괄도 “헤지펀드들이 오랜 시간을 두고 지정학적 리스크를 반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는 에너지전환 트레이드의 긴 겨울이 올 것이란 의미"라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당선될라”…美 대선에 숨 죽이는 친환경 투자자들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일이 3주 앞으로 다가운 가운데 청정에너지 산업 투자자들은 숨죽인 채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민주·공화 양당 후보의 정책 기조가 극명하게 엇갈린 상황 속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이 고개를 들기 시작하면서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 대선을 앞두고 기후변화와 관련된 투자자들이 관망세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대비해 투자자들은 현재 조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청정에너지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시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각종 인센티브를 철회하거나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소재 기후 관련 스타트업들이 올 3분기 투자자들로부터 지원받은 금액이 26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분기 대비, 작년 동기 대비 각각 31%, 39% 감소한 수치다. 이와 관련, 미 벤처캐피털 콜라보레이티브 펀드의 소피 바칼라 파트너는 “현재 많은 투자자들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현재 자본이 (기후 관련 기업들에게) 투입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기후변화에 중점을 둔 벤처캐피털 펄스 펀드의 크리스 만기에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이후 IRA가 살아남아도 (지원 등이) 어느정도 둔화될 것"이라며 “민주당이 승리하면 기후 관련 법안들이 더 통과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가능성에 무게를 조금씩 기울이는 분위기다. 베팅사이트 폴리마켓에서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을 60.7%로, 해리스 부통령(39.1%)을 크게 앞서고 있다. 지난 1일까지만 해도 두 후보간 격차는 1%포인트(p) 이내였다. 또 다른 베팅사이트인 프리딕트잇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 확률은 각각 54%, 50%에 달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렇듯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IRA 폐지 또는 축소 가능성이 커지자 투자 자금이 절실한 기후 관련 스타트업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 태양광 패널에 사용되는 유리를 제조하는 스타트업인 케이룩스는 2026년까지 미국에서 생산능력을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지만 IRA에 따른 인센티브가 없을 경우 사업을 다른 지역으로 옮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기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산업용 원료로 변환하는 업체인 란자테크 글로벌의 제니퍼 홈그렌 최고경영자(CEO)는 “일부 기업이 자금조달에 결국 성공하더라도 진짜 문제는 바로 시간"이라며 “스타트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연 가능성"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선 정부 지원 없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JP모건체이스의 루시 브래시 북미에너지 총괄은 “행정부가 바뀌면 스타트업들은 인센티브 없이 어떻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지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원가 이하 요금’ 받는 공기업에 밸류업 이라니”

원가 이하 요금을 받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에너지 공기업들이 이제는 정부의 주식시장 부양정책인 밸류업 정책까지 내놓아야 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17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주식시장에 상장된 에너지 공기업들이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이란 저평가된 국내 증시를 끌어올리기 위해 윤석열 정부가 시행하는 기업가치 제고 정책이다. 증시 상장기업은 자발적으로 발전 전략을 수립해 발표하며, 이에 정부는 밸류업에 참여하는 기업에 법인세, 배당소득세, 상속세에 대한 혜택을 제공한다. 현재 상장한 공기업은 한전,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한전KPS, 강원랜드, GKL(그랜드코리아레저) 등 7곳이다. 가장 먼저 밸류업에 참여한 에너지 공기업은 한전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지난 3월 11~12일 동안 자사주 총 800주를 매입했다. 매입단가는 주당 2만4300원, 2만3500원으로 총매입액은 약 1900만원가량이다. 하지만 한전의 주가는 오히려 더 내려갔다. 16일 종가 기준 주당 2만650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한전의 총부채는 202조원, 부채율은 530%로 채권을 발행해 운영비를 조달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열악한 상황이다. 한전이 이렇게 된 원인은 원가 이하 요금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요금이 적정선으로 오르지 않는 한 어떤 밸류업 계획을 내놔도 주가가 반응하지 않는 게 당연하다. 이날 한국지역난방공사도 4분기 내로 밸류업 계획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한난은 “누리집을 통해 일반주주 및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국지역난방공사 기업가치 제고 계획 수립을 위한 설문조사'를 시행한다"며 “설문조사를 통해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인 주주에게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필요한 노력'이 무엇인지를 물음으로써 실효성 있는 계획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역시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이날 주식 종가는 전날보다 1.1% 떨어진 주당 4만5000원을 기록했다. 한난은 지난해 314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원가 이하 요금 책정으로 못 받은 미수금만 4179억원에 달한다. 현재 한난의 총부채는 5조5765조원이며, 부채율은 254%에 이른다. 가스공사는 아직 밸류업 참여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부 정책에 부응해야 하고, 다른 에너지 공기업들도 참여계획을 밝혔기 때문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공사 역시 밸류업 계획이 나와도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못 줄 가능성이 높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1조553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원가 이하 요금으로 받지 못한 미수금이 15조원이 넘고 있다. 가스공사도 투자비는 고사하고 운영비가 모자라 채권 등 외부자금 조달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총부채는 44조4794억원, 부채율은 423%이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공기업이니까 경영평가 등을 감안해 어쩔 수 없이 밸류업에 참여하는 건 이해하는데, 원가 이하 요금 때문에 재무구조가 망가진 상황에서 다른 어떤 대책을 내놓은들 주가가 오르겠냐"며 “다 필요없고 요금 정상화가 최고의 밸류업이다"라고 일침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이슈+] 가을 무더위로 산불 증가…기후위기 악순환 계속

가을철 산불 발생이 급증하며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가을철 기온이 상승하고 강수량이 감소하면서, 산불 발생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상은 산불 발생을 더욱 빈번하게 만들고 있으며 그 결과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4일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가을철 산불조심기간(11월 1일부터 12월 15일) 동안 40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11헥타르(ha)의 피해가 기록됐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가을철 산불조심기간 동안의 평균 산불 발생 건수는 32.2건, 평균 피해 면적은 8.27ha로, 산불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가을철 산불 발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기후위기와 산불 간의 악순환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가을철 기온 상승과 강수량 감소가 산불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이 결합하면 작은 불씨도 대형 산불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가 나온다. 이우균 고려대 기후환경학과 교수는 “여름에 폭염이 오래 지속되면 땅이 너무 건조해져 산불이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여름 폭염이 가을까지 이어지면서 가을철 산불 발생이 잦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불은 단순히 산림을 파괴하는 자연재해로 그치지 않는다. 산불이 발생하면 나무와 초목이 불에 타면서 오랜 기간 축적돼 있던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이는 지구 가열화를 더욱 촉진해 기후변화를 가속시킨다. 이 교수는 “산불이 발생하면 산림이 1년에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등의 10배에 달하는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면서 “또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흡수원이 없어져 배출량은 증가하고, 동시에 흡수 능력도 상실되면서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이 반복되면 더 심각한 산불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환경적 피해는 물론 재산 피해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산불로 파괴된 산림은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잃게 된다. 산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지만 산불로 인해 나무들이 파괴되면 탄소 흡수 기능이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 대형 산불이 발생할 경우 수십 년간 축적된 산림 자원을 단기간에 잃게 되며 새로운 산림이 자라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해 기후변화 완화 능력은 크게 저하된다. 산불 후 복원 과정에서도 추가적인 온실가스 배출이 발생할 수 있다. 산불로 소실된 산림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발생하며 이 역시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그린수소 투자는 멍청한 짓”…일침 날린 세계 3대 사모펀드

세계 3대 사모펀드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의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그린수소' 투자와 관련해 “멍청한(stupid) 짓"이라고 비판해 주목받고 있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KKR의 에마누엘 라가리그 기후 부문 글로벌 공동총괄은 최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블룸버그NEF 서밋 행사에 참석해 “공급 마인드를 너무 많이 적용해 투자하면 결국 멍청한 짓을 하게 된다"며 “사람들은 수요 대신 공급에만 집중을 해왔는데 그 결과 그린수소 산업 전반이 완전히 투자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수요를 염두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공급 확대만 집중한 결과 그린수소 산업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라가리그는 이어 “(그린수소 관련) 거품이 터져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되는 그린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기에 궁극의 청정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비용이 높은 데 이어 생산 효율성 또한 낮아 투자 차원에서 접근성이 어렵다는 지적은 이어지고 있다. 이는 그린수소에 대한 수요 위축으로 귀결돼 글로벌 개발업체들이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사례가 최근들어 잇따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 호주 에너지 1위 기업인 오리진에너지는 호주 헌터 밸리에서 그린수소 허브 구축 계획을 지난 3일 중단했다. 프랭크 칼라브리아 오리진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고 “수소가 미래 에너지믹스를 차지할 것으로 믿지만 수소 시장이 예상보다 느리게 발전하고 있으며 극복해야 할 리스크, 비용, 기술발전 등은 여전하다"며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1일에는 미국의 하이 스토르 에너지가 새계 최대 전해조 생산기업인 노르웨이의 넬에 발주한 1기가와트(GW) 규모의 전해조 주문을 취소했다. 빅오일(거대 석유기업) 중 하나인 셸의 경우 지난달 24일 노르웨이에서 추진했던 블루수소 프로젝트를 취소했고 또다른 석유공룡인 에퀴노르는 노르웨이와 독일을 연결하는 수소 파이프라인 구축 계획을 지난달 20일 철회했다. 수소에 대한 수요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세계 최대 해상풍력 업체인 오스테드는 스웨덴 그린수소 생산설비 구축 프로젝트를 지난 8월 15일 철회했고 글로벌 광산기업 포테스큐는 2030년까지 연간 1500만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지난 7월 17일 보류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진은 지난 8일 발표한 논문을 통해 그린수소의 비용은 알려진 것보다 더 높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현재 그린수소 생산비용은 1kg당 3~7달러에 달하는데 이 비용이 2030년엔 현재 대비 절반으로 줄고 2050년엔 네 배가량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수소의 저장과 운송 비용이 최종 가격의 33~50% 가량 차지하고 있어 생산단가가 하락하더라도 가격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게 연구진의 지적이다. 록사나 샤피 하버드대 연구원은 “생산비용이 예측대로 감소하더라도 저장과 운송 비용으로 인해 그린수소는 다양한 섹터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비용이 앞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이유로 2050년 그린수소 수요가 기존 전망대비 10~25%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NEF의 케시 가오 애널리스트는 “수소는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문제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프로젝트들이 진행돼야 수요가 증가해 비용이 줄어들 수 있는데 수소에 대해선 이런 흐름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현실 된 기후위기, 북극해서 오징어 서식 가능성 첫 확인”

국내 유일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북극해에서 오징어 출현, 해빙 감소 등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관측했다. 극지연구소(소장 신형철)는 아라온호가 78일간의 북극 연구항해를 마치고 지난달 30일 광양항에 도착했다고 11일 밝혔다. 아라온호는 북위 77도에서 처음으로 오징어 유생을 채집해 북극해 고위도 지역에서의 오징어 서식 가능성을 확인했다. 극지연구소 양은진 박사 연구팀은 지난해 대게를 다수 채집한 데 이어 이번에 오징어까지 잡았는데, 이는 북극해 밖에 살던 해양생물들이 점차 북극으로 유입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북위 74도에서는 가로 350m, 세로 110m 크기의 대형 빙산과 만났다. 캐나다나 그린란드 빙하에서 떨어져 나와 북극해를 떠돌던 빙산으로 추정되는데, 태평양 쪽 북극해에서는 보기 드문 규모다. 연구팀은 빙산이 녹으면서 주변 해수의 염분을 떨어뜨려 북극해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극해 장기관측장비를 온전히 수거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아라온호는 북극항해 때마다 북극해의 연간 변화를 관측하기 위해 계류장비를 설치하고 다음 해에 회수하는데, 과거에는 해빙(바다얼음)이 배의 접근을 막거나 장비를 손상시켜 실패하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올해는 해빙의 분포가 평년 대비 크게 줄었다. 반대로, 해빙에 배를 정박하고 해빙 위에서 두께 등을 측정하는 해빙캠프 연구는 연구 지점 찾기에 애를 먹었다. 북위 79.5도에서 해빙캠프를 진행했는데, 지난해보다 북쪽으로 100km가량 이동한 위치이다. 대형 빙산의 등장과 해빙의 감소, 비북극권 해양생물의 출현 배경에는 지구온난화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극지연구소 홍종국 박사 연구팀도 해빙이 줄어든 틈을 타 북위 80도 위의 공해상에서 해저 탐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전에는 접근이 어려웠던 곳으로, 이번에 수집한 해저퇴적물은 과거 북극 환경을 복원하는 연구에서 핵심 연결고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북극해 동시베리아해에서는 지난 탐사에서 찾은 메탄가스 방출 지점 하부의 지층구조를 확인하기 위한 지구물리탐사를 진행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강력한 온실기체로, 이번에 관측한 자료는 메탄 생성 원인과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메탄 양의 분석에 활용될 예정이다. 아라온호는 약 한 달간의 정비를 마치고 이달 말 남극으로 떠날 예정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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