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210조원이 넘는 전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을 대상으로 사업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유의, 부실우려에 해당하는 여신은 23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PF 익스포져의 10.9%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말까지 9조3000억원, 내년 상반기까지 16조2000억원 규모의 부실 PF를 재구조화,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19일 권대영 사무처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과 함께 '부동산 PF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PF 사업성 평가 결과와 재구조화, 정리 이행 현황 등을 논의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PF대출, 토지담보대출, 채무보증 등 전체 PF 익스포져는 9월 말 기준 210조4000억원으로 올해 6월 말(216조5000억원) 대비 6조1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신규로 추진되는 PF 익스포져 대비 사업완료, 재구조화, 정리로 줄어드는 익스포져가 더 많기 때문이다. PF 익스포져를 업권별로 보면 9월 말 현재 은행이 50조4000억원, 보험 39조2000억원, 증권 28조6000억원, 여신전문금융회사 26조6000억원, 저축은행 15조4000억원 순이었다. 새마을금고를 포함한 상호금융은 50조2000억원이었다. 금융사들이 PF 사업성을 평가한 결과 유의, 부실우려 여신은 22조9000억원으로 전체 PF 익스포져의 10.9% 수준이다. 6월 말 기준 유의, 부실우려 여신규모 23조3000억원 대비 4000억원 줄어 당초 예상한 유의, 부실우려 여신 규모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유형별로는 본PF의 유의·부실우려 여신이 4조6000억원, 브릿지론 4조8000억원, 토담대 13조5000억원이었다. 금융업권별로는 상호 등이 10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저축은행 4조4000억원, 증권 3조8000억원, 여전사 2조7000억원, 보험 7000억원, 은행 4000억원 순이었다. 금융사들이 1, 2차 사업성 평가를 바탕으로 충당금을 추가 적립했음에도 전반적으로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9월 말 기준 PF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11조300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2조4000억원 늘었다. 유의, 부실우려 여신이 증가하면서 PF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작년 말 5.2%에서 올해 9월 말 11.3%로 올랐다. 추가 충당금 적립에도 업권별 자본비율은 증자 등으로 작년 말 대비 대부분 상승했다. 1·2차 사업성 평가의 영향으로 최저 규제비율을 미충족한 금융회사는 없었다. 금융사들은 1차 사업성 평가를 바탕으로 9월 초까지 20조9000억원의 유의, 부실우려 사업장에 대한 재구조화, 정리계획을 제출했다. 올해 10월 말까지는 3조8000억원(전체의 18.2%), 연말까지는 9조3000억원(전체의 44.5%), 내년 상반기까지는 16조2000억원(전체의 77.5%)을 재구조화, 정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나머지는 내년 하반기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그 결과 올해 10월 말까지 전체의 21.4%인 4조5000억원이 재구조화·정리됐다. 이는 10월까지 완료예정 물량(3조8000억원)의 118.4%에 해당한다. 정리(경공매·수의계약·상각)는 당초 계획상 물량을 상회한 반면, 재구조화는 다소 진행이 더딘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사업장별 재구조화 지연사유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필요시 경공매를 통한 정리계획을 재징구하고 이행실적을 점검하는 등 관리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PF 사업성 평가와 관련해 “상세한 사업성 평가기준을 새로 마련하고, 엄정한 평가를 통해 잠재적 부실을 현재화하는 한편, 이에 상응하는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확충하면서 금융회사와 금융시스템 안정성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예상범위 내의 유의·부실우려 규모, 금융회사·건설사 등 시장 참가자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이고, PF대출 신규취급 증가와 민간분야에서의 자금유입 확대 등을 감안 시 부동산 PF 리스크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개별 신탁사의 사업장 관리상황, 자본확충 및 자금 수지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당국은 “일부 부동산신탁사의 적기시정조치 등으로 인한 추가 불안 가능성은 현재 없다"고 강조했다. 10월 말 기준 재구조화, 정리를 완료한 여신 4조5000억원 가운데 주거사업장 여신은 2조8000억원이다. 이를 통해 향후 약 3만5000호의 주택공급 촉진 효과가 기대된다. 3만5000호는 10월 말까지 정리・재구조화 완료된 주거시설 사업장의 사업계획상 세대수다. 재구조화 등으로 애로 요인이 해소돼 정상적으로 공사 진행시 예상되는 주택공급 물량을 뜻한다. 금융당국은 “잔여 사업장 정리 등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로 약 10만4000호의 주택공급 촉진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당초 정부가 계획했던 부동산 PF 연착륙 방향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금융·건설업계와 적극적으로 소통, 조율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추가적으로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관계기관과 협의해 즉시 대응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