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6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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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상기구 “아시아 온난화 속도 세계 평균보다 빠르다”

지난해 아시아의 온난화 속도가 세계 평균보다 더 빨랐고 해수면 온도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기상기구(WMO)가 23일 공개한 아시아 기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 연평균 지표 기온은 1991∼2020년 평균보다 섭씨 0.91도 높았다. 1961∼1990년 평균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섭씨 1.87도로 커져 가파른 온도 상승을 나타냈다. 보고서는 “지난해 아시아 연평균 지표 기온은 기록상 두 번째로 높은 수치이며 세계 평균보다 더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기후 관련 재해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곳도 아시아"라고 설명했다. 아시아의 해수면 온도는 사상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아시아 지역과 밀접한) 북서 태평양은 작년 연평균 해수면 온도가 기록상 가장 따뜻했다"며 “구로시오 해류와 아라비아해, 남부 바렌츠해, 남부 카라해 등지의 해수면 온도는 지구 평균 대비 3배 이상 빨리 따뜻해졌다"고 진단했다. 빙하 소실도 가속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히말라야 동부와 중앙아시아 톈산산맥 일대에서 나타난 이상고온 현상은 대부분 빙하 지역에서 얼음 질량 손실을 유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톈산산맥 동쪽의 우루무치 제1빙하는 1959년 관측이 시작된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얼음 소실 규모를 나타냈다"고 지적했다. WMO는 아시아 지역의 급격한 온난화는 홍수와 가뭄 등의 자연재해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아시아에서 홍수와 가뭄 등 수문기상학적 자연재해 79건이 보고됐고 80% 이상이 홍수·폭풍과 관련됐다"며 “2천명 이상이 사망하고 900만명이 직접적인 피해를 봤다"고 집계했다. WMO는 “아시아의 WMO 회원국 가운데 80%가 자연재해를 막기 위한 기후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지역 특성에 맞게 위험 관리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나라는 절반을 밑돈다"며 “어느 나라도 소외되지 않도록 기후 조기경보를 보내기 위해 계속 투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데이터센터 급증에 美 전력수요 동반 상승…바이든 정부 기후목표 달성 위기

바이든 정부가 미국 전력 수요 급증으로 기후위기 대응 목표를 달성하는데 위기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력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에너지 전환에 따라 늘어난 태양광, 풍력 발전 등 재생에너지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지난 1일 발간한 '세계 에너지인사이트'에서 미국의 전력 수요 급증은 미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계획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지난 20년간 대체로 일정했던 미국의 전력 수요가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 미국 전력 유틸리티 기업들은 오는 2028년까지의 추가 전력 수요 전망을 두 배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 전력 수요가 늘어난 이유는 데이터 센터의 급증,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제정 이후 제조업의 부활,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 등이 꼽힌다. 많은 전력 회사들이 특히 기상이변 기간을 중심으로 충분한 전력 공급에 어려움을 겪어 전력망에 대한 압박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북미전력신뢰도위원회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추가 전력이 비교적 단기간에 공급되지 않으면 미국의 여러 지역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에너지인사이트'에 따르면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 버지니아 주의 유틸리티 기업들은 급등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앞으로 15년에 걸쳐 다수의 가스화력 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어 캔자스 주의 한 유틸리티 기업은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전력을 공급하는 석탄화력발전소의 폐쇄를 보류했다. 가스화력 및 석탄화력 발전의 확대는 2035년까지 전력 부문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에 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유틸리티 기업은 풍력과 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않다 보니 화석연료 발전설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 데이터센터는 1년 내에 건설될 수 있으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전력망에 연결되는 데는 5년 또는 그 이상이 소요되고, 일부 장거리 송전선 건설에는 10년이 걸릴 수 있다. 게다가 데이터센터에는 24시간 동안 전력이 공급돼야 한다. 하지만 태양광이나 풍력 전력은 24시간 연속 공급이 불가능하다. 이와 함께 이번 보고서에서는 “유틸리티 기업이 기존 전력 시스템의 효율을 향상하고 전력망에 재생에너지 통합을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을 간과하거나 차단한다"는 비판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제조설비 증가와 더불어 에너지 전환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은 미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계획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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