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원자재 결산] 올해 50% 넘게 뛴 국제유가...불확실성으로 내년 전망 ‘제각각’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국제유가가 올 들어 50% 넘게 급등한 가운데 내년 유가 전망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들의 연합체인 OPEC+,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등이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인들로 꼽히면서 유가 전망에 대한 의견들이 다양하다. 국제유가는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왔다. 특히 올해의 경우 적극적인 백신 보급 덕에 코로나19 위기를 벗어난 미국과 중국 등에서의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지면서 유가는 연초부터 무섭게 치솟기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 올 가을 천연가스 부족 사태가 유럽을 강타하고 OPEC+가 추가 증산을 거부하자 원유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10월 7년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그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 원유 소비국들이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한 가운데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의 출현으로 유가 상승세가 진정돼 현재 배럴당 70달러 초중반 수준까지 내려왔다. WTI 가격이 작년말 배럴당 48.5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던 것을 고려하면 올 들어 52% 가량 급등한 셈이다. 그러나 내년에는 불확실성이 글로벌 원유시장을 지배할 것이란 점이 업계 중론이다. 27일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오미크론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수요를 위협시키면서 불확실성이 원유시장에 돌아왔다"며 "(코로나19가 없는) 정상적인 상황에서 유가를 전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팬데믹에 따른 불확실성이 예측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밝혔다. 이를 반영하듯, 내년 유가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측치는 배럴당 70달러에서 ‘100달러 돌파’까지 제시되는 등 다양하다.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원유시장의 과잉공급이 이달부터 내년 1분기까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해 브렌트유는 배럴당 7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국제에너지기구(IEA)도 이와 비슷한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IEA가 이달 발표한 12월 석유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원유시장이 내년 1분기부터 하루 170만 배럴어치의 과잉 공급에 직면하는데 내년 2분기에는 그 규모가 200만 배럴로 늘어난다. OPEC+의 지속적인 증산에 이어 미국, 캐나다, 브라질 등 비(非) OPEC+ 회원국들의 산유량이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찍으면서 공급이 수요를 웃돌 것이란 분석이다. 보고서는 "세계 원유공급이 이번 달부터 수요를 추월할 예정"이라며 "타이트한 시장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IEA는 원유 수요의 경우 내년부터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수준까지(하루 1억 배럴)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기관인 우드맥켄지는 OPEC+의 주도 하에 내년 원유시장이 균형을 갖출 것으로 예고했다. 내년 원유 수요는 하루 450만 배럴 증가해 코로나19 이전 수준만큼 회복하지만 공급 역시 하루 480만 배럴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우드맥켄지는 "원유 재고가 과잉공급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부족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브렌트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70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오미크론 변이가 내년 세계 경제 성장의 적신호로 부상하고 있는 점도 원유시장에 악재다. 연준을 중심으로 주요국 중앙은행이 일제히 긴축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오미크론 확산이 세계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내년 1분기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에서 2%로 낮췄고 프랑스와 독일 중앙은행 역시 성장률을 각각 0.1%포인트, 1%포인트 내렸다.이런 와중에 연준이 내년에 세 차례 금리인상을 시사하면서 강달러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원유의 가격 매력이 낮아져 수요가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일각에선 유가 강세론을 주장하는 시각들도 제기됐다. 골드만삭스의 데미안 커벌린은 이달 "석유 수요는 오미크론 발생 이전부터 기록적인 수준"이라면서 "앞으로 항공 여행 수요가 계속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년과 2023년 석유 수요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면서 국제유가가 내년과 내후년 배럴당 각각 85달러, 100달러를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에 따른 석유업체들의 비용 상승, 석유산업에 대한 과소투자로 인한 공급부족 등이 맞물리면서 유가가 최대 11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JP모건 역시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내년 브렌트유 가격이 125달러, 2023년에 150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OPEC+의 실제 여유 생산능력이 하루 200만 배럴로 월가 분석가들이 예상하고 있는 물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JP모건이 내년 한 해 동안 계속 배럴당 125달러에 거래되는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내년 평균 가격은 배럴당 88달러이며 어느 순간부터 125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사진=로이터/연합)지난 1년 WTI 가격추이(사진=네이버금융)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AP/연합)

[2021 원자재 결산] ‘코·리·니’, 내년도 또 오르니?...전기차 업계 ‘한숨’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소재 원료인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의 가격이 올 들어 눈에 띄는 급등세를 이어온 가운데 내년에도 상승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원재료 공급이 쉽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고된 상황에서 전기차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은 결국엔 배터리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전기차 대중화가 차질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올 들어 가장 주목받는 배터리 원료는 단연 리튬이다. 24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현재 탄산리튬 가격은 1㎏당 230.5위안으로 올해초 4배 넘게 뛰는 등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작년 최저점인 33.5 위안과 비교하면 거의 7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 다른 주요 원자재인 코발트 역시 최근에 톤당 7만 달러선을 돌파했다. 역대 최고가인 과거 2018년 3월 21일의 9만 5500달러에 비해 가격이 25% 가량 빠진 상황이지만 올해에만 벌써 두 배 넘게 급등했다. 니켈도 올 들어 20% 넘게 올랐다. 이처럼 리튬, 코발트, 니켈 등의 가격이 상승한 배경엔 수요 대비 공급이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을 필두로 세계 각국이 잇따라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와중에 전기차가 탄소배출을 감축시키는 유력 수단으로 꼽히자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증산에 나서면서 리튬 등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했다. 에너지 정보업체 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 승용차 판매량은 지난해 310만대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600만대로 증가하고 내년엔 650만대까지 기록될 것으로 전망됐다. 2025년에는 전기차 판매량이 무려 1050만대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친환경차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중국에서도 올해 전기차 판매량이 작년 대비 두 배 넘게 뛸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광산 기업들의 투자 부족으로 공급량은 좀처럼 늘지 못했다. 특히 리튬의 경우 최근 몇 년간 가격이 낮아진데다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업체들이 신규 투자에 나서기를 꺼려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가격이 침체된 상황에서 수년간의 과소투자가 이어져왔지만 올해 청정에너지 시장의 활기가 올해 리튬 공급을 타이트하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리튬은 채굴 과정에서 환경파괴 우려가 크기 때문에 신규 투자를 반대하는 지역사회를 극복하는 것도 업계의 또 다른 난관으로 꼽힌다. 실제로 2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광산 기업 리오 틴토는 세르비아에 리튬 광산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환경 보호 등의 이유로 현지 주민들이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자 결국 사업이 중단됐다. 미국의 경우 미 연방법원은 네바다주 리튬 광산 개발사업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승인을 번복할지 내년에 결정한다. 또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지난 9월 리튬 개발 사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인력난 또한 리튬 공급부족을 가중시키는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호주 광산업체 필베라 미네랄스는 호주 서부 필강구라 광산의 생산능력을 확대시킬 계획이지만 숙련된 노동자가 부족해 리튬 주요 원료인 스포듀민 잠정 공급량 전망치를 최근 하향 조정했다. 또 리오 틴토, BHP그룹 등도 코로나19로 이동이 제한되면서 외국인 노동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 원료 상승세 지속 전망에 ‘가격 패리티’ 위협 이에 따라 리튬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의 카메론 퍼크스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리튬 가격은 향후 몇 년 동안 오를 것"이라며 "2025년이나 2026년에 수요공급에 균형이 갖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배터리 재료 생산업체인 청신 리튬 그룹 역시 "당분간 가격이 높은 수준대에 유지될 것"이라며 "타이트한 글로벌 시장에 공급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앨리스 유 애널리스트는 코발트 가격 전망과 관련해 "코발트는 최대 생산국인 콩고민주공화국에서 공급이 이뤄지지만 공급망 차질을 겪고 있다"며 "최근엔 오미크론 변이 출현으로 물류 대란에 대한 리스크도 있어 가격 조정이 늦춰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니켈의 경우 인도네시아가 적극적으로 공급량을 늘리고 있어 내년엔 과잉 공급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중국 칭산 그룹이 인도네시아 니켈메트의 생산 시작을 발표하면서 12월부터 가격이 빠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배터리 원재료 가격이 쉽게 빠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은 전기차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배터리 비용 하락이 필수인데 배터리에 들어가는 광물 가격이 계속 상승하면 배터리는 물론 전기차 가격 역시 덩달아 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에너지 조사업체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내년 배터리 가격이 올해의 키로와트시(kWh) 당 132달러에서 135달러로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럴 경우 배터리 가격은 10년만에 처음으로 상승 전환하게 된다. BNEF에 따르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이 비슷해지는 ‘가격 패리티’가 달성되기 위해선 배터리 비용이 kWh당 100달러 미만으로 떨어져야 한다. BNEF의 제임스 퍼스 애널리스트는 "올해는 배터리 산업에 경종을 울리는 해"라며 "배터리 가격이 계속 빠질 수 없다는 점이 현실화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2030년에는 배터리 가격이 현재 대비 절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확신한다"면서도 "향후 18개월 동안은 교통의 전기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충전중인 영국 전기차(사진=신화/연합)지난 10년 리튬가격 추이(자료:한국광물자원공사)칠레 리튬광산(사진=로이터/연합)

[2021 원자재 결산] ‘슈퍼 사이클’ 진입한다던 구리…내년 가격 전망 더 떨어진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올해 시장의 큰 주목을 받았던 구리 가격이 내년부터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올해 초부터 가격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구리의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 진입에 대한 기대감이 모아졌지만 앞으로 공급이 확대돼 펀더멘털이 변할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 위협을 받고 있는 점도 경기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구리에겐 악재다. 구리 가격은 연초부터 무섭게 치솟기 시작했다. 당시 백신 보급 덕에 코로나19 위기를 벗어난 미국과 중국 등에서의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지면서 구리 수요도 덩달아 급증했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에 대한 세계적 공감대도 구리 가격 상승세를 키웠다. 구리는 전기차에서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등에 반드시 필요한 원자재로 꼽히고 있기 때문에 친환경 에너지가 늘어나는 것이 구리의 몸값을 더욱 높일 것이란 분석으로 이어졌다. 이런 흐름으로 인해 구리 가격은 지난 5월 6일 1만 달러선을 넘어섰고 같은 달 10일에는 1만 724.5달러까지 치솟았다. 2011년 2월 역대 최고가를 10년여만에 넘어선 뒤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당시 골드만삭스는 "구리는 새로운 석유"라고 부르며 1년 안에 가격이 톤당 1만 100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었다. 그 이후 한동안 횡보장세를 이어왔지만 런던금속거래소(LME) 재고가 1974년 이후 최저점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구리 가격이 지난 10월 또다시 급등했다. 이에 지난 10월 19일에는 1만 652달러까지 오르면서 반등에 성공한 듯 했으나 가격이 또 빠지기 시작해 현재 9600달러대 수준까지 내려왔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부동산 시장의 위기, 델타 변이의 확산, 에너지 대란 등이 맞물렸다고 진단한 바 있다. 구리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도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내년부터 구리 과잉공급...불확실한 세계 경기 전망도 부담 그러나 전문가들은 내년 구리 가격 전망을 두고 비관적인 시각들을 제시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구리 생산국들의 모임인 국제구리연구그룹(ICSG)에 따르면 글로벌 정련 구리(refined copper) 시장에서 4억 7900만 톤 어치의 공급 부족이 지난 2020년에 발생했고 올해는 그 폭이 4200만 톤으로 줄었지만 내년엔 3억 2800만 톤 가량이 과잉으로 공급될 것으로 전망됐다. 신규 채굴 프로젝트들이 내년에 완료되고 기존 광산들도 확대되면서 구리 생산량이 내년에 4% 가까이 급증하는데 이는 8년래 최고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구리 수요 증가량은 2.4%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영국 원자재 중개업체인 마렉스 스펙트론은 최근 투자노트를 통해 "칠레와 페루에 새로운 광산들이 열리면서 2억톤 가량이 새로 수급되고 콩고와 인도네이사에서 생산량이 확대돼 공급량이 각각 7000만톤, 1억 1000만톤 추가로 늘 것"이라며 "향후 2년 동안은 공급량이 남아돌 것"이라고 밝혔다. 코메르츠방크의 다니엘 브리스만 애널리스트는 구리 스크랩의 생산량 또한 늘어날 것이란 점을 지목하면서 "수요가 증가하지만 공급을 따라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리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침체 위기도 구리 시장에 악재다. 22일(현지시간) 미 CNN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내년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5.4%에서 5.1%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에서의 오미크론 변이 출현과 심각한 부동산 침체가 경제 전반에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분석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중국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1분기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에서 2%로 낮췄고 프랑스와 독일 중앙은행 역시 성장률을 각각 0.1%포인트, 1%포인트 내렸다. 구리 가격 내년 7500달러까지 빠질 수도...중장기 전망은 상승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구리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영국 리베럼은 구리 가격이 내년과 내후년에 각각 톤당 7800달러, 6698달러까지 빠질 것으로 예상했고 스탠다드 차터드 역시 같은 기간 구리 가격이 각각 9150달러, 8300달러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스 대형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은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지목하면서 내년 상반기에 가격이 최대 7500달러까지 빠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은행은 다만 내년말 8500달러까지 반등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내년 평균 가격이 9813달러 수준을 보일 것이라면서도 2023년에는 8375달러까지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슈퍼 사이클 기대감에 힘입어 지난 5월 구리의 톤당 목표가를 2만 달러로 제시했던 것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낙관론도 제시됐다. 시장조사업체 패스트마켓츠는 "세계 구리 생산량 증가율이 올해 2%에서 내년 7%까지 급등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공급이 큰 폭으로 확대되기에 그만큼 공급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패스트마켓츠는 내년 구리 가격이 톤당 1만 달러선 위에 안정적으로 머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구리 가격은 오를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친환경 에너지의 확대가 구리의 최대 수요처로 자리잡을 것이란 분석이다. 소시에테제네랄은 2025년엔 구리 가격이 톤당 1만 25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고 JP모건은 에너지전환에 따른 구리의 총 수요가 현재 180만 톤에서 2025년에는 300만 톤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구리(사진=픽사베이)1년 구리 가격 추이(사진=네이버 금융)

[2021 원자재 결산] ‘역대급’ 롤러코스터 장세 철광석…내년 가격 전망은 비관적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주요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올 들어 오르락내리락 롤러코스터 장세를 펼치면서 향후 전망에 관심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국의 탄소 감축 정책,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을 꼽으면서 내년엔 철광석 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방향에 무게를 실고 있다.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국이자 수입국인 중국에 의해 크게 좌우될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철광석 가격은 냉온탕을 오갔다. 2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철광석 선물 가격은 지난 5월 톤당 230달러선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힘입은 세계 각국이 경기 정상화에 속도를 올리면서 수요가 급증한데 반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한 결과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철강 수출을 제한하고 조강 생산량을 줄이자 철광석 가격은 5월을 정점으로 무너지기 시작해 지난달에는 톤당 85달러까지 고꾸라졌다. 광물정문매체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9억 4636만톤으로 작년 동기대비 2.6% 감소했다. 그 이후 반등에 성공해 최근 6주 동안 50% 가량 오름세를 보이면서 지난 21일에는 가격이 톤당 128달러에 거래됐다. 이로써 지금까지 연평균 철광석 가격은 톤당 157달러를 보이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가격 흐름을 두고 "역대급 변동 장세"라고 강조했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철광석 관련주도 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동양에스텍의 경우 지난 5월 12일 코스닥 시장에서 5870원까지 찍으면서 상장 이후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현재 3320원에 거래되고 있다. 또 다른 철광석 관련주인 포스코 주가 역시 지난 5월 10일 장중 41만 3500원까지 오르면서 2012년 3월 이후 최고가를 찍었지만 지금은 28만 3500원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내년 철광석 시장 전망엔 비관론이 우세하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중국 정부가 철강 생산을 계속해서 제한한고 위축되고 있는 중국 부동산 시장이 앞으로도 수요를 짓누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화양녠, 신리, 당다이즈예 등 많은 부동산 업체들이 디폴트를 내자 업계에서는 연쇄 파산 위기가 고조된 상태다. 앞서 지난 9일 헝다도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등급 강등을 계기로 사실상 디폴트 상태에 빠졌고 또 다른 부동산 업체인 자자오예 역시 지난 20일 디폴트를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선물회사 중신선물(Citic Futures)의 젱 닝 애널리스트는 "철광석 수요는 광범위하고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은 위축되고 있고 철강 소비 역시 감소세를 보일 것이며 공장에서는 탄소배출이 적은 고철(철 스크랩)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스크랩을 전기로 녹일 경우 탄소 배출량이 고로에서 철광석을 녹이는데 비해 2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신선물에 따르면 내년 중국의 철강 생산량은 5000만톤 정도 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권에선 내년 철광석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UBS그룹과 씨티그룹은 내년 철광석 평균 가격을 톤당 각각 85달러, 96달러로 예상했고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내년말 철광석 가격이 70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호주 웨스트팩 은행의 저스틴 스머크 수석 애널리스트도 투자노트를 통해 중국 철강 재고가 최근 들어 감소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5년래 최고 수준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타이트한 시장이 형성되기까지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의 탄소감축 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내년말 철광석 가격이 톤당 7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격이 100달러 선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한 영국 소재 원자재 정보업체 칼라니쉬의 토마스 구티에레스는 "불확실성이 많다"며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중국에서 발생한 점은 위험한 변수"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낙관론도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통화정책 추가 완화, 부동산 시장 지원 가능성 등을 꼽았다. 실제로 중국은 앞서 15일엔 시중 은행 지급준비율(지준율·RRR)을 낮춘데 이어 인민은행은 지난 20일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해 경기 부양에 나섰다. 이와 함께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 철강 생산 규제가 완화될 경우 수요가 회복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호주 맥쿼리는 현재 중국의 철강 생산량이 지속가능하지 못할 정도로 낮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에는 철광석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사진=연합)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