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아百 “신규 출점보다 ‘명품관 키우기’ 주력”

국내 백화점업계 빅4 중 하나인 갤러리아백화점이 무리수를 두지 않는 점포 확장 성향을 고수해 눈길을 끈다. 다소 보수적이더라도 신규 출점보다 기존 점포 효율화에 방점을 찍은 한편, 운영 주체인 한화갤러리아 차원에서 신사업인 식음료(F&B) 사업으로 투자 여력을 분산하는 분위기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백화점은 경쟁사들과 달리 신규 점포 출점에 소극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롯데백화점·현대백화점·신세계백화점 등이 주요 지방 도시로 미래형 대규모 점포 설립에 고삐를 죄는 반면, 한화갤러리아는 2020년 개점한 광교점 이후 별다른 출점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재 한화갤러리아는 서울 압구정 명품관과 함께 경기 광교, 충남 천안, 대전, 경남 진주에서 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개점한 광교점마저도 1995년 수원시 첫 백화점 타이틀로 문을 연 기존 수원점을 정리하면서 서울 서남권 거점 역할을 떠맡게 된 점포다. 백화점 사업은 한화갤러리아 매출의 약 90%에 이를 만큼 중요도가 높다. 그럼에도 경쟁사 대비 갤러리아백화점이 신규 출점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이유로는 실적 부진이 꼽힌다.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전 점포 매출 감소로 외형 후퇴한 가운데, 신규 출점 시 재무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지난해 갤러리아백화점 연매출은 2조7991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갤러리아백화점의 총 매출 중 절반 가량을 차지하던 서울 명품관마저 약세를 보이는 점이 뼈아프다. 전체 갤러리아백화점 중 유일하게 거래액 1조원를 넘긴 서울 명품관의 지난해 매출은 1조1725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줄었다. 한화갤러리아는 무리한 신규 출점보다 핵심 자산인 서울 명품관을 재건축해 점포 경쟁력을 높이는 데 방향성을 두고 있다. 좁은 주차장 등 협소한 영업면적을 넓히고, 노후화된 인프라를 개선하는 것이 골자다. 서울 명품관의 웨스트·이스트 건물은 각각 1979년, 1985년에 지어져 노후도가 크다. 일부 리뉴얼이 진행됐으나, 영업면적도 2만7438㎡(약 8300평)으로 인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30%에 불과하다. 이를 재건축해 현 규모의 2배 이상인 5만9504㎡(1만8000평)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한화갤러리아는 본업인 백화점사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동시에, 백화점사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F&B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현재 한화갤러리아는 백화점 단일 사업 성과만으로 전체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사업 구조다. 따라서 신사업 육성으로 이 같은 위험 부담을 낮춰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함으로 업계는 풀이한다. 일찌감치 신사업 테스트베드 구축 목적으로 건물도 마련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최근 2년 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청담동 소재의 건물을 연달아 매입했다. 현재 신사동 건물은 자회사를 통해 운영 중인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1호점, 자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이 입점해 있다. 청담동 건물의 경우 향후 신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활용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다. 최근 들어 한화갤러리아가 2023년부터 F&B 1호 신사업으로 추진해 온 '파이브가이즈' 국내 사업권을 놓고 매각설이 돌면서, 일각에서는 서울 명품관 재건축 등을 위한 투자금 확보 차원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한화갤러리아 측은 파이브가이즈 매각과 관련해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다"며“매각이 추진된다면 새 성장동력 발굴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와 서울 명품관 재건축 등 백화점부문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신세계百, 공격적 투자로 ‘핵심점포 리뉴얼·복합개발’ 본격화’

신세계백화점이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일수록 오히려 과감한 투자로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정공법을 택하고 있다. 식음료(F&B)·명품 등 콘텐츠 강화를 골자로 핵심점포 새 단장과 함께, 랜드마크형 백화점을 목표로 복합개발 투자까지 불사하며 미래 성장 확보에 방점을 찍은 분위기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2분기 연속 실적 하향세를 타고 있다. 올 1분기 매출은 65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79억원으로 5.1% 줄었다. 지난해 4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82억원, 121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 15.8% 떨어졌다. 내수 침체·소비 심리 위축으로 하반기에도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을 전망이지만 회사는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13개 점포를 운영 중인 신세계백화점은 갤러리아백화점(5곳)보다 많지만 롯데백화점(31곳)·현대백화점(16곳)에 비하면 수적으로 밀리는 상황이다. 다만, 신세계백화점은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대신 경쟁사들과 달리 점포 매각설로부터 자유로운 상황이다. 여기에 서울 강남점·명동 본점 등 핵심 점포 리뉴얼을 통한 콘텐츠 고효율화에 집중하면서 맞불을 놓고 있다. 지난해 거래액 3조3300여억원을 거두며 국내 단일점포 매출 1위를 기록한 강남점은 F&B 경쟁력 제고로 연매출 4조원 달성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2년 간 식품관 리뉴얼을 추진해 왔는데, 점포 내 1만9834㎡(약 6000평) 규모의 식품 전문관을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 2월 말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에 이어 같은 해 6월 프리미엄 미식 공간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차례로 선보였다. 올 2월에는 16년 만에 식품관 슈퍼마켓을 '신세계 마켓'으로 리뉴얼했는데, 서울권 백화점 중 가장 큰 1980㎡(600평대) 규모다. 오는 8월 즉석 조리식품 등을 판매하는 델리코너까지 추가 개장하며 완료 수순을 밟는다. 식품관 리뉴얼 완료와 함께 하반기 중 SSG푸드마켓 청담점 개장도 앞두고 있다. 앞서 이마트로부터 양수받은 SSG푸드마켓 2곳 중 도곡점은 이미 개장해 운영 중이다. 청담점의 경우 구체적인 콘셉트·콘텐츠 논의를 거쳐 새 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명동 본점 중심의 '신세계 타운' 조성 작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사인 롯데백화점과 마찬가지로 신세계백화점은 본점이 위치한 명동 일대를 쇼핑·문화 복합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타운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15년 매입한 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을 복원해 올 4월 럭셔리 부티끄 전문관 '더 헤리티지'로 리뉴얼 개관한 것도 전략의 일부다. 나아가 2005년 개관한 신관은 패션·식음료 중심의 '디 에스테이트'로, 본관은 명품·잡화 중심의 '더 리저브'로 이름도 바꿨다. 올 하반기 중 개관 예정인 더 리저브는 리뉴얼 과정에서 생긴 공간을 새 단장하는 단계다. 앞서 더 헤리티지를 개장하며 본관 1~2층에 있던 샤넬이 옮겨 갔고, 본관 5~6층에 위치했던 식당가는 디 에스테이트로 이동했다. 본관 잔여 공간의 경우 신규 럭셔리 브랜드 입점과 함께 기존 브랜드를 추가 확장해 채울 예정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신세계백화점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대규모 복합개발 밑그림도 그리고 있다. 랜드마크형 백화점을 표방해 오는 2028년 광주점 증축을 시작으로 향후 수서역점 신규 출점, 송도점 건립 등 대형 프로젝트들이 남아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광주신세계는 기존 유스퀘어 부지를 매입, 통합 개발할 계획으로 지자체와 협의하는 단계"라며 “수서점과 송도점의 경우 구체적인 내용은 컨설팅 중으로, 오는 2030년 이후 개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롯데百, 점포 리포지셔닝 한창…타임빌라스·타운화 ‘승부수’

롯데백화점이 다점포에 집중하던 과거와 달리 매장 효율화에 방향성을 두고 체질 개선에 한창이다. 핵심 점포 중심의 리뉴얼과 백화점·쇼핑몰 통합형 모델 확대는 물론, 저수익 매장 폐점·매각까지 병행하는 등 솎아내기 작업에 분주하다. 28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매출이 저조한 롯데백화점 점포 대상으로 매각·폐점 등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연매출 740억원으로 꼴찌였던 마산점을 지난해 6월 폐점한 뒤 부산 센텀시티점·미아점 등 다른 매장들도 매각을 저울질하는 중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상품기획 강화에 따른 경쟁력 제고, 복합개발을 통한 자산 밸류업 등 점포 효율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매각도 여러 시나리오 중 하나일 뿐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롯데백화점은 다점포 전략을 앞세워 외형 1위 타이틀을 지켜왔지만, 축소 기조로 돌아서면서 안심할 때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은 31개 점포에서 13조8325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하며 선두 지위를 유지했다. 다만, 2위인 신세계백화점(13개 점포, 12조6252억원) 대비 점포 수는 2배 이상 많지만, 거래액 격차는 1조2000억원대에 그쳤다. 여기에 현대백화점·신세계백화점 등 라이벌 업체들이 조 단위 대규모 예산을 들여 수 년 내 대대적인 점포 확장·리뉴얼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따라서 점포 구조조정에 돌입한 롯데백화점의 입지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롯데백화점은 비효율 점포를 수술대에 올리는 대신 핵심 점포 위주로 역량을 강화하는 '리포지셔닝' 전략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지난해부터 롯데쇼핑이 롯데 유통군의 외형·수익성의 동반 성장을 위해 추진 중인 '트랜스포메이션 2.0' 계획 차원에서다. 이 과정에서 컨버전스(융합)형 점포 모델 '타임빌라스' 확장에 힘 쏟고 있다. 백화점과 쇼핑몰, 아울렛과 쇼핑몰의 장점을 결합한 프리미엄 공간·콘텐츠·서비스로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 5월 기존 롯데몰을 '타임빌라스 수원'으로 전환한 직후 신규 고객 매출만 전년 대비 40% 급증하고, 수원 이외 지역인 광역형 고객 매출도 20% 이상 늘어날 만큼 호응도 얻고 있다. 1호점 성공에 힘입어 오는 2030년까지 총 7조원을 투입해 전국 단위로 타임빌라스 확장 계획도 세웠다. 전북 군산·광주 수완·동부산·경남 김해 등 기존 7개점을 증축·리뉴얼해 쇼핑몰로 전환하고, 인천 송도·대구 수성·서울 상암·전주에 신규 점포를 세울 방침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타임빌라스의 경우 지자체의 대규모 프로젝트로 개발되는 상업, 업무지구 중심부에 조성해 압도적인 접근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유명 건축가들과 협업해 건축 랜드마크로 조성하고, 융합 모델도 다양하게 적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본점·잠실점·인천점·노원점 등 핵심 점포 리뉴얼도 병행하며 고객 유입에 힘주고 있다. 특히, 관광특구에 위치한 명동 본점·잠실점의 경우 쇼핑·문화예술·스포츠·관광 등을 한 곳에서 누릴 수 있는 '롯데타운'으로 브랜드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 3조원을 기록한 잠실점은 4조원 돌파 목표로 37년 만에 새 단장에 나선다. 오는 2027년 완공 목표로 식품관 프리미엄화를 시작으로 본관까지 단계별 리뉴얼한다는 구상이다. 올 4월 영플라자 전면 개보수에 돌입한 본점은 이달 9층에 신진 디자이너 중심의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도 선보였다. 2027년 말 목표로 에비뉴엘관도 리뉴얼을 준비 중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인천점은 인근 구월동 부지에 프리미엄 주거단지 복합 개발을 추진 중"이라며 “인천 지역에서도 장기적 관점에서 롯데타운 인천을 조성할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현대百, ‘더현대·커넥트’로 지방 랜드마크 세운다

온라인 중심의 유통 환경에 대응해 현대백화점이 기존 백화점 틀을 깬 '미래형 리테일 모델' 출점에 속도를 낸다. 지방 거점 도시 위주로 초대형 복합쇼핑몰을 신규 출점하거나, 기존 저수익 점포를 탈바꿈해 고객들을 끌어온다는 전략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오는 2027년 완공 목표로 10월부터 '더현대 부산' 착공에 돌입한다. 이 매장은 부산 강서구 대저동 에코델타시티 특별계획구역 내 연면적 11만1000㎡(3만3000평) 부지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들어선다. 더현대 부산은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가 제시한 차세대 플랫폼 전략 '더현대 2.0'을 처음 반영하는 점포다. 백화점·아울렛·쇼핑몰 등 전통적인 유통 경계를 허무는 차세대 플랫폼을 세우는 것이 골자다. 이를 반영해 더현대 부산은 백화점과 아울렛의 장점인 프리미엄·가성비 상품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몰로서, 몰입형 경험을 강조한 공간까지 조성된다. 더현대 부산의 출점 전략에는 2021년 2월 선보인 '더현대 서울' 흥행을 바탕으로 지방권까지 성공 DNA를 이식한다는 판단이 녹아들어 있다. 기존 백화점과 달리 쇼핑 공간에 팝업 등 체험형 콘텐츠까지 더한 더현대 서울은 젊은 층 위주로 인기를 끌면서 2023년 말 업계 최단기간 연매출 1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연매출도 1조1994억원으로 개점 당시(6637억원)와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모델을 발판으로 15년 전 철수했던 광주 상권도 재진입한다. 오는 2027년 말 완공, 2028년 개장을 목표로 올 10월 '더현대 광주' 착공을 앞두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부산·광주 등 신규 출점에 투입하는 예산만 2조2000억원에 이른다. 더현대 외에도 현대백화점은 지방 주요 도시 위주로 또 다른 오프라인 리테일 모델인 '커넥트현대'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더현대가 대도시 내 랜드마크 성격이 짙다면, 커넥트현대는 구도심 상권 활성화 등 지역 생활·문화를 접목한 맞춤형 도심 복합몰에 가깝다. 지난달 27일에는 충북 청주에서 커넥트현대 2호점을 정식 개장한 바 있다. 업계는 지방 핵심 거점에 현대백화점이 매장을 넓히는 이유로 성장 정체를 꼽는다. 지난해 연결 기준 현대백화점 매출은 4조1876억원, 영업이익은 2842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6.4% 감소한 수치다. 더 이상 서울권·수도권 내 대규모 백화점이 들어설 부지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점포 효율화 차원에서 현대백화점은 기존 비효율 매장 리뉴얼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말 기존 대구점을 '더현대 대구'로 재탄생시켰으며, 매출이 저조했던 울산동구점도 지난달 울산점의 분점으로 통합했다. 지난해 9월부터 운영 중인 커넥트현대 1호점 부산점의 경우 기존 부산점을 업태 변경해 재개장한 것이다. 여기에 올해 점포별 특색 강화를 위한 리뉴얼 청사진도 제시했다. 약 1900억원을 투입해 더현대 서울을 비롯해 서울 신촌점·경기 판교점 대상으로 점포별 상품기획(MD) 개편, 공간 리뉴얼 등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현대백화점이 지난달 서울 서남권 핵심 점포로 꼽히던 디큐브시티점의 영업을 종료하면서, 매출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다만, 지난해 전체 매장 중 해당 점포 매출이 하위권에 속했던 데다, 신규 매장 출점에 따라 실적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디큐브시티 폐점으로 매출 감소가 발생하겠지만 수익성에는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콘텐츠에 따라 백화점을 고정적으로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고, 기존 디큐브시티점과 인근 목동점, 더현대 서울과 거리상 가까워 수요 이탈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머물고 싶은 오프라인 공간’으로…백화점, 온라인 시대 ‘정체성’ 강화

프리미엄 유통시설로서 집객 효과를 높이던 국내 백화점업계의 명성이 예전만 못하다. 업계는 점포 효율화를 골자로 하는 투자 강화 전략이 터닝 포인트로 작용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2025년 4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 늘어난 15조1000억원이다. 온라인 부문이 15.8% 늘어난 반면 오프라인 매출은 오히려 1.9% 줄었다. 이 가운데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은 2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전체 유통시장 내에서 온라인의 존재감은 계속 커지고 있다. 올 4월 국내 유통시장 매출 가운데 온라인 플랫폼 비중은 54.4%를 차지했다. 1년 전만해도 온·오프라인 각각 50.3%, 49.3%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지만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폭제로 비대면 소비 위주로 유통업계 지각변동이 본격화되면서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빠른 배송을 앞세운 기존 이커머스 업체뿐 아니라, 가성비를 내건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C-커머스 공세까지 더해져 갈수록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영 지표인 실적마저 올 들어 주요 백화점 모두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위기감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올 1분기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매출·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동반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화갤러리아는 5.8% 증가한 1292억원의 매출을 거뒀으나, 영업이익(18억원)이 75.2% 줄었다. 그나마 롯데백화점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1300억원)이 44.3% 늘었지만, 희망퇴직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 기저효과로 마냥 웃을 상황이 못 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여기에 고물가 기조 속 프리미엄 이미지가 강한 백화점업계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이에 주요 백화점마다 비효율 매장을 과감하게 폐점하며 몸집을 줄이는 동시에, 핵심 점포 리뉴얼·신규 출점 등을 병행하며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는 모양새다. 특히, 점포 리뉴얼·신규 출점의 경우 쇼핑 장소로서 백화점의 틀을 허물고 '복합 공간' 플랫폼으로 탈바꿈해 소비자 유입을 극대화하는 것이 골자다. 예컨대 전통적인 백화점에서 나아가 복합쇼핑몰을 표방하며 새 간판을 단 점포 모델도 내놓고 있다. 롯데 '타임빌라스', 현대 '커넥트현대'·'더현대서울', 신세계 '사우스시티' 등이 대표 사례다. 백화점업계가 온라인 확장보다 오프라인 유통업으로서의 경쟁력 강화에 몰두하는 이유가 구조적 한계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온·오프라인 연계의 옴니채널 전략으로 배송 혁신을 이뤄 사업 기반을 넓힌 올리브영·아성다이소 등이 있지만, 이들에 비해 백화점은 취급 품목·브랜드가 많아 현실적으로 활성화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백화점이 식품관에 한해 제한적으로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지만, 비식품군까지 아우르는 백화점 영업방식 자체가 배달과 매칭이 잘 안 된다"면서 “따라서 시간 절약 경향이 강한 젊은 층의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콘텐츠·상품을 내놓는 백화점, 또는 앱 개발 등으로 옴니채널화된 미래형 백화점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