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농업인의 일평균 노동 시간이 남성 농업인보다 더 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여성 농업인의 농업 종사 기간은 평균 29.4년이고 절반 정도는 자녀에게 농업을 물려주길 원하지 않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5일 여성농업인 2000명을 대상으로 작년 8∼9월 진행한 '2023년 여성농업인 실태조사'(제5차) 결과를 발표했다. 여성 농업인의 노동시간은 농업일뿐 아니라 가사, 돌봄노동까지 포함해 농번기 일평균 8시간 42분으로 남성 농업인(7시간 54분) 보다 48분 더 길었다. 농한기에는 5시간 42분으로 남성(4시간 24분)보다 1시간 18분 많았다. 연령대별 노동 시간은 40대 이하 여성 농업인이 농번기 8시간 24분, 농한기 10시간 42분으로 가장 길었다. 여성 농업인의 농업 종사 기간은 평균 29.4년이며 농사일 중 평균 50.2%를 담당했다. 조사 대상의 39.6%는 농업경영에서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일은 없다고 답변했다. 여성 농업경영주는 23.0%였는데 이 중 44%는 사별·이혼한 경우였고 54.7%는 배우자가 있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여성 농업인 중 87.2%는 비귀농 농업인이었고 12.2%는 귀농인, 0.6%는 다문화 농업인이었다. 연령별로는 60대 40.9%, 70대 이상 38.0% 등 순이었고, 85.5%는 배우자가 있었다. 여성 농업인의 54.9%는 농촌 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했고 '보통'이라는 답변은 42.2%였다. 또 84.9%는 앞으로 5년간 농업을 지속할 계획이며, 90.0%는 농촌에서 계속 거주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자녀에게 농업을 물려줄 생각이 없고 자녀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9.1%였다. 농업을 물려주고 싶지만 자녀가 희망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15.2%였고, 이미 승계했거나 승계 예정이라는 응답은 9.8%였다. 농촌이 양성평등하다고 응답한 여성 농업인은 73.5%(평등 71.8%·매우 평등 1.7%)였지만, 살고 있는 지역에서 여성의 지위가 남성보다 낮다고 인식하는 비율은 63.6%로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여성 농업인으로서 겪는 어려움은 '농사일에 체력 부족'(36.4%), '가사와 농사일 병행 어려움'(32.2%), '농기계 사용 어려움'(12.1%) 등의 순이었다. 여성 농업인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복지 시설·제도 확대'(25.9%), '농촌 필수서비스 확충'(21.2%), '노동부담 경감'(18.8%) 등 순으로 꼽혔다. 여성 농업인들의 만족도가 5점 만점에 4점 이상으로 높은 정책은 대부분 현금이나 서비스가 직접 제공되는 복지 사업이었다. 지난 1년간 교육을 받은 여성 농업인은 22.7%로 남성 비율(34.2%)보다 낮았고, 여성 농업인의 8.5%는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다. 디지털 기술 활용 역량(복수 응답)은 '정보검색'(56.4%), '이메일·메신저'(59.1%), '셀프주유소'(56.9%) 등의 부문에서 높았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