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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대기업 평균임금 EU·日보다 높아···직무·성과 기반해야”

우리나라 대기업 평균 임금과 인상률이 유럽연합(EU)이나 일본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과 임금 격차는 한국이 가장 컸다. 경제 성장동력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임금인상은 지속가능할 수 없는 만큼 직무와 성과에 기반한 임금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일·EU 기업 규모별 임금수준 국제 비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분석대상 22개국 중 우리나라 대기업 임금수준(2022년)은 구매력평가환율 기준 5위,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는 3위로 파악됐다. 중소기업은 10위권이었다. 조사 대상국은 한국, 일본과 EU 27개국 중 2002년 이후 기업규모별 임금 원자료의 누락이 없는 20곳이다. 우리 대기업 연 임금총액(초과급여 제외)은 8만7130달러로 EU 20개국 대기업 평균(8마536달러)보다 8.2%, 일본 대기업(5만6987달러)보다는 52.9% 높았다. 분석 대상 22개국 대기업 중에는 5번째로 높았다. 경제수준을 고려한 1인당 GDP 대비 대기업 임금수준은 우리나라가 156.9%로 EU 평균 134.7%, 일본 120.8%에 비해 각각 22.2%p, 36.1%p로 높게 나타났다. 환율을 제외하면 분석대상 22개국 중 우리나라(156.9%)가 그리스(166.7%), 프랑스(160.6%)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우리 중소기업 연 임금총액은 5만317달러로 일본(4만2022달러)보다 19.7% 높았고 EU(5만2398달러)보다는 4.0% 낮았다. 분석대상 22개국 중 10위로 중위권에 해당했다. 1인당 GDP 대비 중소기업 연 임금수준은 우리나라가 90.6%로, 일본(89.1%)과 EU(87.6%) 평균과 비슷했다. 구매력평가환율 비교 시 중위권이었던 우리 중소기업 임금수준은 1인당 GDP 대비로는 22개국 중 5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전 규모 사업체 연 임금총액은 5만9191달러로 EU(6만7214달러)보다 13.6% 낮았지만, 일본(4만8729달러)보다는 21.5% 많았다. 우리나라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52.98달러(2022년 기준, OECD)로 21개국 중 17위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 임금수준(11위)은 노동생산성에 비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시간당 노동생산성 53.99달러), 리투아니아(60.47달러), 슬로바키아(57.12달러), 포르투갈(55.30달러), 폴란드(53.34달러), 라트비아(53.33달러) 6개국은 우리나라보다 연 임금총액(PPP 기준)이 낮았지만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우리보다 뛰어났다. 경제수준을 감안한 1인당 GDP 대비 전 규모 임금수준은 EU 평균이 112.4%로 최상위권이었다. 우리나라 106.6%, 일본 103.3% 순으로 나타나, 구매력평가환율 기준 비교 시보다 국가 간 임금격차가 적었다. 지난 20년(2002~2022년) 간 우리 대기업 임금 인상률은 국내 중소기업뿐 아니라 일본 및 EU 대기업 임금 인상률보다 월등히 높았다. 그 결과 2022년 우리나라의 기업 규모 간 임금 격차가 일본과 EU에 비해 크게 나타났다. 우리 대기업 임금 인상률은 157.6%(2741만원→7061만원)로 EU 대기업 평균 84.7%(2만7065유로→4만9987유로)과 일본 대기업 –6.8%(580만5000엔→541만엔)보다 월등했다. 동 기간 중소기업 인상률 역시 우리나라가 111.4%로 EU 평균(56.8%), 일본(7.0%)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임금 인상률은 비교 대상국 중 우리나라가 대기업 7위, 중소기업 8위다. 다만 우리보다 임금 인상률이 높은 국가들은 경제규모 및 산업구조 등 여러 측면에서 경쟁국이라 보기 어려운 나라들이었다. 루마니아, 불가리아, 리투아니아, 슬로바키아, 라트비아, 헝가리 등이다. 결국 주요 경쟁국과 비교하면 우리 임금 인상률이 월등하다는 게 보고서의 진단이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우리 대기업 임금이 일본에 비해 월등히 높고 EU국가들과 비교해도 최상위 수준인 것은 연공형 임금체계와 강력한 노조로 인한 생산성을 초과한 일률적 임금 상승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며 “우리 기업의 성장동력이 갈수록 악화되는 현 상황에서 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임금인상은 지속가능할 수 없는 만큼 직무와 성과에 기반한 임금체계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의 누적된 고율 임금인상으로 기업규모간 임금격차가 커진 점까지 고려하면 대기업 임금안정이 중요하다"며 “특히 법정 정년연장은 지금도 높은 대기업 근로여건을 더욱 끌어올려 신규채용 여력을 약화시키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시킬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韓 기업 연구부서 4곳 중 3곳 “주52시간으로 성과 줄었다”

우리나라 기업 연구부서 4곳 중 3곳은 '주52시간 제도' 영향으로 연구개발 성과가 줄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 분야에서만이라도 획일적인 근로시간보다 노사 자율합의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와 함께 '주52시간 제도가 기업의 연구개발에 미치는 영향 조사'를 진행한 결과 기업 연구부서들 75.8%는 '주52시간제 시행 후 연구개발 성과가 줄어들었다'고 응답했다고 16일 밝혔다. 조사는 기업부설연구소·연구개발전담부서를 두고 있는 5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펼쳐졌다. 이에 따르면 제도 시행 이후 혁신성이 저하된 연구개발분야는 '신제품 개발'분야가 45.2%로 가장 많았다. '기존 제품 개선'분야(34.6%), '연구인력 역량축적'(28.5%), '신공정 기술개발'(25.3%) 등 순으로 답변이 나왔다. 우리나라에서 근로시간 규제를 포함해 연구개발을 뒷받침하는 제도적 여건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순위 중 '과학연구 관련 법률이 혁신을 지원하는 정도'지표를 살펴보면 2018년 37위(총 63개국)에서 2024년 35위(총 67개국)로 여전히 낮은 순위에 머물러 있었다. 조사대상 기업의 53.5%는 동 제도로 '연구개발 소요기간이 늘었다'고 했다. 얼마나 늘었는가에 대한 물음에는 해당 기업의 69.8%가 '10% 이상'을 꼽았다. 고질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기업의 연구개발부서에 주52시간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의 연구개발 인력 현황을 묻는 설문에 기업의 82.2%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적정하다는 응답은 17.6%에 불과했다. 이러한 인력난 원인에 대해 기업들은 '회사 규모 및 낮은 인지도'(58.9%), '높은 인건비 부담'(58.4%)을 들었다. 이어 '지리적으로 어려운 접근성'(31.0%), '임금 등 낮은 처우'(30.5%), '원하는 인재가 없어서'(25.6%), '기존 직원의 이직' (22.7%) 등의 순이었다. 기업들은 연구개발(R&D)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가장 적합한 근로시간제로 '노사가 합의를 통해 자율적 근로시간 관리'(69.4%)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연구개발 업무에 대해서만이라도 추가 8시간 연장근로 허용(32.5%), 연장근로 관리를 1주 12시간에서 월·분기·반기·년 단위로 합산 관리(23.4%) 등의 순이었다. 김종훈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상임이사는 “급격한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기술혁신이 요구되는 시기"라며 “특히 반도체 등 국내 핵심 산업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R&D부문에 있어 유연한 근로시간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업무의 지속성과 집중성이 중요한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유연한 제도적용과 함께 제도의 당초 취지인 사회적 약자의 장시간 근로를 방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트럼프 관세폭탄 대응’ 韓 기업 민간 경제사절단 활동 개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폭탄' 정책을 현실화하는 가운데 국내 주요기업으로 구성된 민간 경제사절단이 대응책을 함께 모색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주요 산업 대표들이 참여한 경제사절단이 19~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대미 통상 아웃리치' 활동을 시작한다고 16일 밝혔다. 대미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철강, 조선, 에너지, 플랫폼 등에서 26명이 모였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김원경 삼성전자 사장, 유정준 SK온 부회장, 이형희 SK 수펙스 커뮤니케이션위원장, 성김 현대자동차 사장, 윤창렬 LG글로벌전략개발원 원장,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임성복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 실장, 주영준 한화퓨처프루프 사장, 이나리 카카오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위원장, 김민규 신세계 부사장, 구동휘 LS엠앤엠 사장,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 정책 대표, 허진수 SPC 사장, 이문희 한국가스공사 본부장,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제임스김 주한미국상의 회장 등이다. 이들은 백악관 고위 당국자와 의회 주요 의원들과 만나 관세를 비롯한 통상정책을 논의하고, 양국간 전략적 협력의제와 대미 투자협력을 위한 액션플랜을 소개할 계획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한국은 트럼프 1기 'Buy America' 약속을 적극 실천한 대미 투자 모범국가이자 우등기업임을 적극 강조할 예정"이라며 “트럼프 2기에도 한국기업은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임을 확인시키겠다"고 전했다. 사절단은 우선 19일 워싱턴에 위치한 미국 의회 부속 도서관의 토마스 제퍼슨 빌딩 그레이트홀(Great Hall)에서 'Korea-US Business Night' 갈라 디너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경제사절단을 비롯해 미국 상·하원 의원, 주지사, 내각 주요 인사 등 150여명이 참석한다. 각 기업과 주요 투자 주(州) 관계자의 개별 미팅도 펼쳐진다. 20일에는 미국 백악관 및 경제부처 고위 관계자들과 면담에 나선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행정부 2기 동안 추진할 경제·산업 정책을 논의하고, 한국 기업들의 대미 액션플랜을 소개할 방침이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트럼프발 관세 폭탄에서 벗어나기 위한 각국의 외교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이번 아웃리치 활동은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환경을 유리하게 조성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미국 정부·의회와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전자 이사회 신임 의장에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유력

삼성전자 이사회 신임 의장 자리에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이 앉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8일 이사회를 열고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소집일, 사내외 이사 후보 추천안, 재무제표 승인 등이다. 관심사는 새 이사회 구성과 의장이 누가될지 여부다. 삼성전자는 2018년 3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2020년 2월부터는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해 왔다. 신임 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신 전 위원장은 지난해 3월 삼성전자 이사회에 합류했다.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재정경제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과 기획재정부 1차관,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 있다. 사내이사 중에서는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과 이정배 전 메모리사업부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중 노 사장은 재선임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한 만큼 전 부회장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될 전망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박학규 사업지원TF담당 사장이 지난해 말 사업지원TF로 이동하며 사내이사를 사임한 만큼 공석을 누가 채울지도 눈길을 끈다. 사외이사 중에서는 현 이사회 의장인 김한조 전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과 김준성 싱가포르국립대 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의 임기가 끝난다. 상법상 사외이사 임기가 6년으로 제한된 만큼 2019년부터 삼성전자 사외이사를 맡아 온 김 의장은 이번에 물러난다. 신규 사외이사로는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 분야 전문가가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로봇 전문가인 조혜경 한성대 AI응용학과 교수가 선임됐다. 주총은 날짜는 다음달 18일 전후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는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회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사내이사로 복귀할 가능성을 제기됐으나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하며 '사법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메디톡스, ESG경영 박차로 기업가치 ‘쑥~’

글로벌 바이오제약기업 메디톡스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경영 체계 구축에 나선 지 약 1년 만에 ESG 등급 상승을 일궈내며 기업 가치 고도화 성과를 과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메디톡스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ESG기준원이 발표한 기업별 ESG평가 결과 메디톡스는 환경(E)과 사회(S)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종합 B+ 등급을 획득했다. ESG 경영체계 구축을 본격화한 지 약 1년 만에 3등급이 상승한 성과였다. 이는 메디톡스가 지난해 '2024 EHS 경영 보고서'를 통해 1~3공장에 질소산화물 저감 효과가 뛰어난 친환경 설비 도입, 정기적 폐수 성분 분석 등으로 오염물질 배출 관리를 강화하는 등 국내외 탄소중립 아젠다에 적극 동참한 결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1~3공장 탄소중립 노력의 결과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환경경영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ISO 14001 인증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생산시설뿐만 아니라 환경친화적 제품 생산에도 힘쓰고 있다. 뉴로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뉴라덤'은 전제품에 FSC(국제산림관리협의회) 산림경영 인증을 받은 친환경 종이 패키지를 도입, 생분해성이 뛰어난 소이잉크 인쇄를 통해 클린 뷰티 문화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제품에도 친환경적 요소를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메디톡스는 히알루론산 필러 '뉴라미스' 시리즈에 종이 사용자 설명서 대신 e-라벨을 도입해 환경 보호에 동참하는 동시에 사용자에게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최초로 소아 뇌성마비 환자의 강직에 의한 첨족기형 적응증을 획득한 메디톡스는 2018년 전 세계 첨족기형 치료 지원을 목표로 글로벌 사회공헌 캠페인 '팀2022'를 런칭, 첫 행선지로 몽골을 선정했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트로를 제외한 몽골 교외나 지방은 낮은 인구밀도, 혹독한 기후, 열악한 교통 및 통신 등으로 의료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실정이다. 글로벌 사회공헌 캠페인 수행으로 지금까지 1000여 명에 이르는 몽골 뇌성마비 환자의 치료를 도왔고,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보툴리눔 톡신 시술 경험과 노하우를 전달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해 의료 서비스 향상에도 기여했다. 이밖에, 메디톡스는 광교R&D센터 현직 연구원이 직접 경기도 내 농어촌 및 취약 지역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연구원 직무 강연 및 멘토링을 진행하는 진로체험 프로그램도 정기적으로 진행하며 교육 격차 해소에 나서고 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ESG 경영이 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한 중요축인 만큼 올해는 한층 더 높은 성과를 목표로 ESG 경영을 내재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트럼프 2기 불구 ‘ESG 글로벌 기조’는 지속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종 친환경 정책을 축소·폐지하고 있지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요성이 부각되는 글로벌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연합(EU) 주도로 ESG 장벽이 계속 세워지고 있는 만큼 '국가차원 데이터 플랫폼'을 만드는 등 우리 기업들도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3일 '제6차 대한상의 ESG 아젠다그룹 회의'를 열고 올해 주목해야 할 국내외 ESG 이슈와 정책방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ESG 아젠다그룹'은 ESG에 대한 국내 경제계 대응역량 강화, 대정부 정책건의, 민관 소통을 목적으로 지난 2022년 설립된 씽크탱크다. 현재 국내 주요그룹과 은행 등 20여개사가 가입해 있다. '2025년 ESG전망과 대응과제'를 주제로 마이크를 잡은 박재흠 EY한영 전무는 “전세계 기업에 큰 영향을 주기 시작했던 ESG가 최근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큰 변곡점을 맞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EU는 일부 변화는 있지만 기존 친환경 정책과 규제를 유지하는 입장이며 글로벌기업의 ESG 경영 역시 흔들림 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국내외 ESG 공시제도 동향' 발표에 나선 김정남 법무법인 화우 그룹장은 “트럼프 재취임 이후 미국 SEC 기후공시도 보류되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 등 우리의 경쟁국들은 지속가능성 공시를 곧 발표할 예정"이라며 “일부 정책에 다소 변화는 있어도 큰 틀에서의 국내외 ESG 기본 정책기조는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수 김앤장 ESG경영연구소장은 '디지털제품여권(DPP) 대응 플랫폼 구축 가이드라인' 관련 의견을 내놨다. 그는 “EU DPP 대응을 위해 우리도 ESG 데이터를 디지털 기반으로 효율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EU에서 배터리를 시작으로 다양한 제품으로 DPP 규제가 확대·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정부와 기업 합심해 민관합동으로 국가차원의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참석자들은 균형 잡힌 공시체계 구축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과 국가차원의 통합 데이터 플랫폼 조기구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올해는 국내외 ESG 공시기준 발표, EU 탄소국경조정제도, DPP 대응 플랫폼 구축 등 ESG경영을 준비하는 우리기업에게 전환점이 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과 공급망 내 중소기업의 ESG경영을 지원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와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美 파리기후협정 탈퇴에도 韓 에너지전환 충실 이행 국익에 부합”

미국이 파리기후협정에 탈퇴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에너지전환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국회입법조사처는 '미국의 파리협정 재탈퇴 의의와 시사점' 보고서(저자 이혜경 사회문화조사실 환경노동팀 입법조사관)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서는 미국의 지난 2017년 파리협정 탈퇴와 올해 파리협정 재탈퇴를 비교했다. 두 탈퇴 과정의 공통점으로 도널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협정이 미국에 불공정하단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시장 중심의 환경정책을 통해 미국이 국제적 리더십을 주도해야 하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해외 기후 재정지원 계획을 중단·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국에 지난해 필수 분담금 740만달러를 지급했으며 2010년~2023년 동안 미납된 분담금 350만달러도 상환한 바 있다. 올해 재탈퇴 결정의 특이점은 지난 2017년 탈퇴 결정보다 신속하고 강력한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에너지 및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금융시장이나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동향에 미칠 파장이 클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후로 미국연방준비위원회(Fed)·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녹색금융협의체(NGFS) 탈퇴를 선언했다. 또한 미국과 유럽의 일부 은행들은 '탄소중립 은행 연합'(NZBA)에서 탈퇴하거나 탈퇴를 검토하고 있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탄소중립 자산운용사 이니셔티브'(NZAMI)를 탈퇴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파리협정 재탈퇴 결정은 역사적 책임을 외면하고 국제협력보다 국익을 앞세워 다른 정부와 기업들에게 탄소중립 이행의 부담을 더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어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며 “그러나 옳고 그름을 떠나 이제 막 궤도에 오른 국내외 기후 대응 정책의 자생력을 시험대에 올리고 있다는 점과 미국이 탄소중립 이행 속도와 방향에 있어 많은 유연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경우 많은 화석에너지와 큰 에너지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탄소중립기본법'상 에너지 전환을 충실히 이행해 에너지 안보와 탄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우리 국익에 부합하는 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끝으로 “미국이 에너지 전환을 포기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자국에 유리한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한국은 더욱 치열해진 생존경쟁 속에서 산업의 탄소 경쟁력을 강화하고 양국의 국익이 부합하도록 한·미 '청정에너지동맹'의 지속 방안도 함께 찾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SMR 다음은 ‘차세대 원자로’···정부 차원 선제적 지원 필요”

에너지 시장에서 소형모듈원자로(SMR)에 이어 '차세대 원자로'가 각광받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 임시 저장 중인 사용후핵연료 저장용량 포화시점이 5년 앞으로 도래한 만큼 지속가능한 차세대 원자로에 대한 선제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차세대 원자로의 기술 동향과 정책 과제' 보고서를 공개했다. 김용희 카이스트 교수에 의뢰해 작성한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차세대 원자로는 2030년대 이후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세대(3.5세대) 원자로와 비교할 때 보다 높은 지속가능성, 안전성, 친환경성을 지닌 게 특징이다. 원자로는 1세대(1950년대), 2세대(1960년대), 3세대(1979년 스리마임섬 사고 이후) 등으로 구분한다. 차세대 원자로는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와 우라늄 수급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재처리 과정을 거친 후에 사용후핵연료를 재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세대 원자로를 통해 현재 국내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 약 1만9000t을 재활용하는 것만으로도 국내 전력수요를 최대 350년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차세대 원자로가 현세대 원자로와 대별되는 점은 중대 사고의 주된 원인이 되는 냉각 기능이 상실되는 경로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이다. 차세대 원자로는 '연간 중대사고 빈도'(CDF)가 1000만년에 1회 수준이다. 현세대 원자로 CDF의 10% 이하로 예상된다. 현세대 원자로가 노심의 냉각 과정에서 높은 압력(약 150기압)의 물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차세대 원자로는 대기압 상태(1기압)의 냉각재를 사용해 증발되거나 외부 유출로 냉각재를 상실할 가능성이 현저히 감소하는 게 포인트다. 차세대 원자로는 사용되는 냉각재의 특성에 의해 전원이 끊기는 등의 비상 상황에서도 추가 조치 없이 스스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다. 고온 운전이 가능한 차세대 원자로는 전력 생산 공정의 효율성을 제고해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차세대 원자로는 설계상 운영 온도가 450~1000℃로 현세대 원자로(300℃)보다 높다. 많은 열에너지를 활용하는 전력 생산 공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원자력 발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상당 부분은 우라늄 채굴 및 농축 과정에서 발생한다. 차세대 원자로를 통한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기술이 현실화된다면 우라늄 의존도가 낮아지고 사용후핵연료 발생이 현저히 감소한다. 통상 현세대 원자로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태양광의 4분의 1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차세대 원자로의 배출량은 이보다 더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주요국에서는 이와 관련 이미 선제적으로 인허가 제도를 정비하고 연구개발 및 실증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실증부지 확보 및 실증로 건설을 지원해야 한다고 짚었다. 차세대 원자로가 상용화를 거쳐 수출 실적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실증 과정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실증부지를 조기에 확보해 다양한 기업이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이다. 이외에도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민간이 해외 정부 및 기업과 협력해 국외 실증로(실증용 원자로)를 건설할 경우 이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 보고서는 공공 기술·설비 개방 및 생태계 조성도 필수라고 진단했다. 현재 한국의 차세대 원자로 기술 개발은 공공에서 주도해 기획되고 있다. 민간은 여기에 투자함으로써 협력하는 방식이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지난해 2조5000억원 규모 '한국형 차세대 원자로 기술개발 및 실증 프로그램'(K-ARDP)를 발표하면서 차세대 원자로에 대한 선제적인 지원 의사를 밝힌 만큼 실용적인 시각에 입각한 장기적 지원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전국 맑은 날씨 이어지다 주말 제주 비…강추위 계속

12일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오후까지 곳곳에서 비나 눈이 내릴 전망이다. 이후 밤부터 점차 맑아지겠지만, 기온이 낮아 도로 곳곳에 빙판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강풍과 높은 파도로 인한 피해에도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내일(13일)은 전국이 대체로 맑겠고, 모레(14일)도 맑다가 오후부터 구름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15일에는 중부지방이 구름 많고,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흐릴 전망이다. 특히 제주도는 오전부터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 기온은 오늘 최저 -4~4도, 최고 2~12도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을 보이겠다. 내일은 최저 -11~-1도, 최고 3~9도로 춥겠고, 14일운 최저 -7~2도, 최고 6~12도로 다소 쌀쌀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 오후까지 수도권과 강원, 충청, 전북, 경북 일부 지역에서는 1~5cm의 눈이 예상되며, 제주도 산지에도 1cm 안팎의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다. 강수량은 대부분 지역에서 1~5mm 수준이지만, 울릉도와 독도는 5~10mm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바다의 물결은 서해, 남해, 동해 모든 해상에서 최고 4m까지 높아질 수 있어 항해 및 조업하는 선박은 유의해야 한다. 이번 주는 대체로 맑고 추운 날씨가 이어지겠지만, 주말 제주도에 비가 내리며 일부 지역은 습한 날씨를 보일 전망이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韓 경제 ‘네개의 폭풍’ 몰려와”…최태원, 경제원로 4인 만났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경제원로' 4인을 초청해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경제 현실을 극복할 방법을 물었다. 글로벌 무역갈등, 중국의 첨단산업 분야 약진, 국내외 정치 불안 등 '복합위기' 국면이 펼쳐지고 있는 만큼 원로들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 대한상의 회관에서 전직 경제관료를 초청해 '한국경제가 나아갈 길, 경제원로에게 묻다'를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국무총리,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했다. 노무현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보수·진보를 아우르며 정책사령탑을 역임한 이들이다. 정 전 국회의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대한민국의 강한 경쟁력은 기술, 인재, 창의적 콘텐츠, 그리고 배후의 제조업에서 창출되며 민·관·정 협력으로 완성된다"며 “민간은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 상용화에 앞장서고 정부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정치권은 산업정책 지원과 민생안정을 위한 법·제도 기반 확충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트럼프 2기 통상정책의 파고가 높지만 위축되기 보다는 우리의 강점분야를 더욱 키워 대한민국이 꼭 필요하게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협상력을 키워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부총리는 “정부가 제어하기에는 경제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져 민간주도 신성장 전략으로 패러다임 전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환율과 금리 등 거시금융지표를 정상적으로 운용해야 하고 서민 계층 등 취약부문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재정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며 “미중 관계가 정립될 때까지 면밀하게 관찰하며 협상에 유리한 전략을 모색해야하며 이 기회에 반도체, 자동차, 조선, 전자 등 분야에서 기업 차원 동맹관계에 가까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 전 장관은 “방위비 인상 압박, 북한과의 재협상, 중국과의 관계 등 한국이 답해야 할 시간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데 정치안정 없이 경제발전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정국이 빠르게 안정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 전 부총리는 “정치적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첫째도, 둘째도 안정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기업과 투자자, 소비자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적 안정을 뒷받침하는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금리, 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의 변동을 면밀히 살피고 경제정책 운용에는 흔들림이 없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세개의 폭풍'이 몰려온다고 하고 있다. 무역전쟁으로 인한 폭풍, 인플레이션, 인공지능(AI)"이라며 “여기에 또 다른 하나의 폭풍이 오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합쳐서 4개의 폭풍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또 “경쟁과 국제 사회의 근본에 우리가 그동안 갖고 있던 질서들을 상당히 바꿀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회장은 “원로분들의 경험과 식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고 중요하다는 생각에 이 자리를 마련했다. 열심히 듣고 공부해서 기업이 실천해야 될 부분은 과감하게 시작하고 힘을 함께 모아야 될 부분은 국회와 정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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