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기자 이미지

이진우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이진우 기자 입니다.
  • 산업부
  • voreolee@ekn.kr

전체기사

[데스크칼럼] 배달앱 상생협의체 ‘변화’가 필요하다

온라인 배달플랫폼과 외식업 중심의 입점업체 단체간 '배달앱 수수료 상생'을 위한 협상이 합의 도출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배달앱 수수료 상생 협상은 지난 7월 정부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의 하나로 탄생한 '배달앱 상생협의체'의 출범 이후 지난달 30일 9차 회의까지 가졌음에도 양측은 이견차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중소벤처기업부 등이 참가한 정부측 특별위원들이 '상위 80% 입점업체에 배달 수수료 6.8%를 부과'하는 1차 중재안을 냈지만, 일부 입점업체 단체와 배달플랫폼의 반발로 무산됐다. 더욱이 9차 회의에서 상생협의체가 배달플랫폼업체 쿠팡이츠에 '소비자 무료배달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쿠팡이츠의 거절은 물론 협의체에 제외된 소비자단체가 '배달비를 소비자에 전가하는 행위'라며 크게 반발하면서 상생협의체를 압박하고 있다. 이처럼 9차례 만남에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이유는 배달플랫폼과 소상공 자영업자들이 각자 처해 있는 경제적 상황 때문이다. 상생협의체에 참가한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땡겨요 등 주요 배달플랫폼들은 고객 확보와 시장점유를 위한 극심한 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더 빠른 배달, 더 싼 배달'을 요구하는 고객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원활한 배달기사 확보, 우수한 신규 입점업체 발굴에 나서고, 시장점유 확장과 수익 극대화를 위한 광고마케팅 과다경쟁 등 약육강식 생존게임을 벌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선두사업자의 배달료 인상은 입점업체엔 시장지배적 우월행위로 보여질 수 있으나, 유통시장의 특성상 전체 배달플랫폼시장에선 '가격인상 바람잡이' 역할로 동조하는 분위기다. 배달앱에 입점한 소상공 자영업자들의 경쟁은 폐업만은 피하려는 '하루살이 삶'을 방불케 한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및 법인 자영업자 중 폐업한 수는 98만여명으로 전년보다 약 12만명이 늘어나 매일 평균 320여명 자영업자가 점포 문을 닫았다. 국세청이 2006년 해당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대치였다. 더욱이 외식 자영업자의 52% 가량이 연매출액 1억원 미만으로, 지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대출 증가에 따른 폐업이 속출했고, 엔데믹 전환 이후에도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배달 수수료 인상은 외식업 자영업자의 '경영난'을 더욱 옥죄는 올가미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결국, 무한경쟁에 매달린 배달앱 사업자들의 '수익 극대화'와 영업존폐에 내몰린 외식 자영업자의 '최소한의 생존'이 배달수수료를 놓고 충돌하면서 각자의 입장에서 상생을 요구하고 있는 곳이 배달앱 상생협의회다. 이해관계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는 배달앱 상생협의체가 출범 취지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최소한의 운영 및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우선, 상생협의체에 소비자단체를 이해당사자 또는 참관인으로 참석시켜야 한다. 사실 배달앱으로 입점업체 음식을 주문구매하면서 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은 고객(소비자)이다. 고객 주문으로 발생하는 배달수수료의 요율 조정, 무료배달의 적절성을 놓고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가 소비자를 배제한 채 논란을 벌이는 행위에 얼마나 국민적 공감이 이뤄질 지 미지수다. 상생협의체에 참여한 공익위원의 중재안을 법적 구속력을 높여야 한다. 최저임금위원회처럼 이해당사자간 합의 도출이 안될 경우 각자 안을 조정해 중재안을 제시하고, 표결로 승인하는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 '최상의 상생안'은 아닐지라도 '최선(최소)의 상생안'으로 단계적으로 이해갈등을 풀어나가는 지혜가 요구된다. 모쪼록 4일 열리는 10번째 배달앱 상생협의체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이진우 기자 jinulee6464@ekn.kr

[포토: 한강 노벨상] 교보문고는 벌써 ‘한강 신드롬’

소설가 한강의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과 함께 국내 독자들의 '한강 신드롬'이 재연되고 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인 11일 서울 종로 광화문 교보문고에 수상 기념 특별매대가 등장하자마자 독자들이 몰려들어 저마다 1~3권씩 구매하는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국내외 언론들의 관심도 높아져 국내 KBS, MBC를 비롯해 미국 CNN, 일본 NHK 등 방송사들이 이날 교보문고 특별매장 현장을 카메라 촬영하는 동시에 일부 고객들과 인터뷰하는 취재경쟁도 벌였다. 이진우 기자 jinulee6464@ekn.kr

[포토: 한강 노벨상] 광화문 교보문고 수상기념 특별매대 등장

소설가 한강의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인 11일 서울 종로 광화문 교보문고에 수상 기념 특별매대가 등장했다. 교보문고는 이날 오전 광화문 매장에 '한강 노벨상 수상기념 특별매대'를 설치하고, 한강 작가의 주요 작품들인 '채색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소년이 온다', '휜', '검은 사슴', '디에센셜' 등 6종을 판매했다. 특별매대가 들어서자마자 교보문고를 찾은 시민들이 몰려들어 너도나도 작품 1~3권씩 구매하느라 매대 주변이 북적였다. 교보문고 직원들도 매대 책들이 순식간에 줄어들자 도서 창고에서 계속 가져와 채우느라 눈코 뜰새가 없었다. 또한, 교보문고는 특별매대 옆에 '2024 노벨문학상: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글귀가 적힌 기념안내판도 제작해 비치했다. 이진우 기자 jinulee6464@ekn.kr

[데스크칼럼] 누구를 위한 최저임금인가

요즘 크든 작든 웬만한 음식점을 가면 홀서빙 직원이 서너명을 넘지 않는 곳을 흔히 목도한다. 특히, 작은 음식점은 대개 주방을 제외하곤 홀서빙 일을 식당주인이나 가족 또는 외국인 직원 1명이 들러붙어 해결하는 게 흔하다. 못돼도 테이블 5~6개인 홀을 혼자서 손님 받고, 주문 받고, 음식 나르기와 치우기, 식사 끝난 손님 계산까지 감당한다. 당연히 주문음식이 나오는 시간도 늦고, 추가 서비스 주문 대응도 지체되는 등 고객서비스 질이 떨어지고 있다. 이런 자영업 식당의 홀 풍경은 흔한 현상이 돼 버렸고,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어디 음식점만 그렇겠는가. 중소 소상공인들은 업종 구분 없이 힘겨운 생업현장을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일상회복으로 전환했음에도 고금리 장기화, 그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소기업·소상공인 열에 아홉은 '5억원 미만' 금융 빚(대출)을 깔고 있을 정도로 힘들어 한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중소기업·소상공인 고금리 부담 실태조사'에서 응답자 91.7%가 '5억원 미만' 대출잔액을 보유하고, 평균 6%에 가까운 금리이자를 부담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국내 중소 사업자의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해마다 책정되는 최저임금 결정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의 심의가 현재 진행 중이다. 해마다 반복하고 있지만 노사 위원간 첨예한 대립으로 올해도 심의 법정시한(매년 6월)을 이미 넘긴 상태다. 더욱이 지난 2일 전원회의 7차 회의에서 사용자위원측이 요구한 '최저임금의 사업의 종류별 구분 여부(업종별 적용)' 표결 과정에서 일부 근로자위원측 투표 방해행위와 부결 처리에 반발한 사용자위원측이 4일 8차 회의에 전원 불참하는 등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업종별 적용 도입을 놓고도 지난 2018년부터 전원회의서 사용자위원측의 요구로 상정됐지만, 합의하지 못하고 표결 처리 끝에 매번 부결됐다. 최저임금제는 최저생계의 사각지대에 놓인 임금근로자들을 보호하는 장치였지만, 1988년 시행때부터 노사간 대립, 역대 정권의 노동 정책을 반영한 공익위원의 정치적 결정에 따라 조정액 크기가 달라졌다. 현재의 최저임금위원회 회의 분위기를 보면 올해도 간극을 좁히지 못하는 노사 양측 최저임금 제시안을 절충하는 공익위원측 중재안을 놓고 노사 어느 쪽이 찬성하느냐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액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최저임금제도와 최저임금위원회 운영의 기본 취지는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임금 보장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최저임금이 영세업종 사업주에 비용적 부담으로 과도하게 작용할 경우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보기에 노사위원간 타결 실패 시 공익위원 중재(단일안) 표결 또는 노사안 동시표결(다수결)을 거쳐 합의를 도출하도록 돼 있다. 최근 몇년간 최저임금액은 전원회의에서 매년 10차례 이상 힘겨루기를 벌이다 대개는 공익 중재안을 노사 한쪽이 찬성하거나, 노사측 개별 최종안을 동시표결을 붙여 공익쪽 다수가 찬성하는 액수로 결정됐다. 업종별 적용 도입을 놓고도 지난 2018년부터 전원회의서 사용자위원측의 요구로 상정됐지만, 합의하지 못하고 표결 처리 끝에 매번 부결됐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상승폭이 크다는 지적이 있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소비자물가지수와 최저임금 상승 폭을 2020년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현재 정부가 소비자물가 기준시점을 2020년으로 정해 발표하는데, 올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3.84(2020년 100)이다. 최저임금은 2020년 8590원에서 올해 9860원으로 올라 상승률 14.7%이다. 비슷한 궤적을 따라가고 있는 셈이다. 결국 최저임금을 바라보는 이해당사자들의 경기 체감도에 따라 서로 적다, 많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본다. 주는 입장과 받는 입장에서 극명하게 대척점에 서 있는 노사의 최저임금 결정에서 최상은 없다. 어느 한쪽이 최상이면 반대쪽은 최악일테니. 관건은 최저임금 지불 능력이 열악한 중소 소상공 사업주들의 부담을 어떻게 덜어줄 수 있느냐이다. 사실 현재의 최저임금위원회 결정구조로는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차라리 국가 차원에서 최저임금 보전기금(가칭)을 조성해 매년 물가 상승률 등 제반 변동요소를 반영해 표준 인상액을 정한 뒤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액이 표준에 미달하면 근로자에, 초과하면 영세 소상공인에 보전해 주는 게 어떻겠는가. 내년도 최저임금액이 얼마로 결정날 지 알 수 없으나, 업종별 적용이 부결된 상황에서 '시급 1만원 돌파' 여부가 노사 물러설 수 없는 최대이슈일 것이다. 이진우 기자 jinulee6464@ekn.kr

[데스크 칼럼] 최저임금 ‘1만원 벽’ 넘어서야 할때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21일 첫 전원회의 개최를 시작으로 '2025년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최저임금 1만원 돌파'일 것이다. 올해 최저임금 시간당(시급) 9860원에서 최저임금위가 140원(상승률 1.42%) 이상을 인상하면 사상 처음으로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어서게 된다. 전문가들과 언론들은 대체로 '최저임금 1만원 돌파'를 전망한다. 근거는 먼저 2020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 추이에서 찾고 있다. 해당 기간에 가장 최저임금 인상액이 낮았던 때가 2021년도로 1.5%(130원) 오른 8720원이었다. 그러나 이때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장 극성을 부렸던 시기였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5년 기간인 지난 2017년 5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모두 5년차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직전인 박근혜 정부에서 정한 2017년 최저임금 6470원을 기준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마지막으로 정한 2022년도 최저임금 9160원을 비교하면 5차례에 걸쳐 총 2250원(상승률 41.6%)이 올랐다. 이같은 높은 상승률에도 문재인 정부가 공약했던 '최저임금 1만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3년에 걸친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에 따른 중소기업 및 소상공업자의 경영 피해를 덜어주기 위한 고려가 작용했다. 또한, 팬데믹 직전인 문정부 초기 2018~2019년 2년의 최저임금 인상액이 1880원(상승률 29%) 올라 기업들의 저항감이 컸던 요인도 있었다. '최저임금 1만원 돌파' 전망론의 두 번째 근거는 고금리·고물가다. 금리는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전세계적인 방역재정 투입 흐름에 따라 한국은행도 2차례 0.75%포인트 내려 기준금리 0,50%를 기록했다. 그러나 재정 확장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수습하기 위해 미국을 필두로 재정 긴축을 위한 금리인상으로 전환하면서 우리나라도 2021년 8월부터 10차례에 걸쳐 총 3.0%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해 1월 이후 기준금리 3.5%를 계속 고수하고 있다. 특히, 전세대출금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비율이 높은 우리나라 국민들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에 처해 있다. 여기에 국제정세 악화와 이상기후에 따른 전세계적 곡물자원의 공급망 불안과 가격 급등으로 국내 물가마저 고공행진하면서 필수비용 증가에 따른 소득저하 이중고를 겪고 있다. 노동계는 당연히 이같은 실질소득 감소를 보전하기 위해 최저임금 1만원 이상 대폭 인상을 주장한다. 정부 역시 이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특히, 지난 4월 총선에서 참패한 여권은 민심 돌리기를 위한 경제난 해법을 찾기 위해서라도 '최저임금' 카드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문제는 기업들의 선택지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소상공인이든 경영주들은 비용 증가를 가져오는 최저임금 인상에 거부감을 가진다. 지난 2010년 이후 최저임금위원회 심의에 참석한 사용자측이 최저임금 최초안에 인상을 제시했던 적은 2018년도 심의때로 당시 2.4% 인상안이 유일했다. 물론 노동계는 줄곧 1만원 이상을 요구하며 두 자릿수 인상률을 제시해 노사간 현격한 최저임금 시각을 전해 좁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동결을 원하는 사용자위원과 최대치를 요구하는 근로자위원 간 평행선은 결국 심의 시한에 쫓겨 대부분 공익위원의 조정안으로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공익위원안이 어느 쪽에 유리하느냐에 따라 사용자와 근로자 위원들은 표결에 불참하는 파행을 반복해 왔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서는 '1만원 돌파'냐 '1만원 저지'냐의 명분 다툼이 아니라 지난 1년간 임금노동자들의 실질소득이 얼마나 떨어졌느냐이다. 노동자측은 기업의 지속성장을 담보해야 하는 사용자측 입장을, 사용자측은 노동자들의 가처분소득 증가가 있어야 기업제품 구매(매출) 확대로 이어진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진우 기자 jinulee6464@ekn.kr

[데스크칼럼] ‘4·10 총선 이후’가 중요한 이유

이틀 뒤인 10일이면 제 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다. 오는 5월 30일부터 2028년 5월 29일까지 4년간 국회(입법부)에서 일할 지역구 254명, 비례대표 46명 등 총 300명을 국민의 손으로 직접 선출한다. 앞서 5~6일 이틀간 치러진 사전투표율이 31.28%(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잠정집계)로 역대 총선 최고를 기록했다. 이번 총선의 전체 유권자 약 4428만명 가운데 3분의 1에 가까운 1385만명가량이 투표에 참여한 것이다. 높은 사전투표율을 놓고 여야 각당은 서로 '거대야당(더불어민주당) 심판', '정권(윤석열 정부) 심판'의 민의(民意) 반영이라며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고 있다. 어쨌든 사전투표와 오는 10일 총선 본투표의 결과에 따라 각 정당의 국회 의석수가 정해지고, 여야간 희비가 엇갈릴 것이다. 총선이 중요한 이유는 삼권분립의 한 축인 입법부의 권력 이동뿐 아니라 또다른 축인 행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비록 21대 국회 여야정당의 활동과 역할을 심판하는 선거이지만, 윤석열 행정부의 지난 2년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4·10 총선의 결과는 단순히 입법부(국회)의 변화만이 아니라 행정부,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방향에도 전환점 작용을 할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행정부나 국회의 정치공학적 변동 못지 않게 유권자 국민들은 4년 또는 5년마다 찾아오는 직접투표 권리행사를 통해 개인 삶의 향상 또는 변화에 대한 갈망을 '한 표의 주권'으로 표출하는데 더 의미를 부여한다. 선거 결과로 여야 어느 쪽의 승리보다 국민들은 표심이 정부와 정치권에 제대로 전달돼 국민생활의 실질적 변화로 연결되기를 바란다. 총선의 민심을 받든 정치권이 최근 1~2년 새 고물가와 고금리, 의대증원 반발에 따른 의료서비스 불편 등 서민 삶을 짓누르고 괴롭히는 현안들을 하루빨리 해결해 주기를 원한다. 당장 물가 문제만 들여다 봐도 최근 2년(2022~2023년) 소비자물가 등락률(KOSIS 국가통계포털 기준)에서 2022년 5.1%, 2023년 3.6%로 이전 시기 0.4~2.5%와 비교해 최대 10배 이상 상승했다. 특히, 신선식품물가지수는 지난해 6.8%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2020년 9.0%)을 제외하곤 2010년 이후 시기에 가장 높았다. 정부는 물가안정에 나서고 있지만, 일부 제조사만 옥죄기할뿐 비용상승의 주원인인 유통망은 손조차 못대고 있다. 더욱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에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간 국지전이 중동전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높아진데 따른 국제유가 급등은 또다른 물가상승 대외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의대증원을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간 갈등도 환자들에겐 직접적 피해를, 일반국민에겐 피로감을 안겨주고 있다. 의료계와 정부의 양보없는 '원칙 대 원칙' 강대강 입장이 몇 번의 대화 시도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대외관계에서도 국민들은 불안하기 매한가지다. 정부의 편향적 미·일 친서방정책으로 우리나라와 경제 및 대북관계 주요 파트너인 중국·러시아와 척을 지면서 '반쪽짜리 외교'에 머물러 있다. 북한과 관계 악화는 같은 보수정권이었던 박근혜 정부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악' 상태다. 더욱이 오는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휘몰아칠 경제·외교 파장은 우리나라를 더욱 힘들게 할 것이다. 설사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되더라도 국방·외교 편중에 따른 '경제적 비용' 어음이 도래할 것은 불보듯 하다. 선거는 연례적인 '편뽑기' 행사가 아니다. 투표로 뽑힌 국정수행 대리인에게 유권자의 삶을 편안하고 윤택하게 만들라는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이다. 22대 국회는 산적해 있는 국내외 문제를 행정부와 협력과 견제로 잘 조율해 '민생행복 국회'라는 칭송을 듣기를 바란다. 이진우 기자 jinulee6464@ekn.kr

[데스크칼럼]

지난 1979년 신군부 세력의 12.12 반란사건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화제를 모으며 흥행몰이하고 있다.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지난 11월 22일 개봉해 20일만인 이달 9일 현재 누적관객 수 600만명(638만 7801명)을 돌파했다. 9일 하루에만 62만여명을 끌어모았다.특히, 여느 블록버스터급 영화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스크린 점유율 31.7%에도 관객수는 물론 매출액 점유율(76%), 예매율(59%), 좌석점유율(58%)에서 월등히 앞서 가고 있다. 평일에 평균 20만명, 주말에 100만명 이상인 관람동원 추세를 이어간다면 크리스마스 연휴쯤이면 ‘천만영화’ 반열에 들 것으로 보인다.기자도 이달 초 주말에 ‘서울의 봄’을 관람했다. 그러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보고 나면 마음이 무겁고 불편하듯 ‘서울의 봄’도 마찬가지였다. 그건 실화 소재의 우리 영화들이 대부분 그동안 권력이나 특정세력의 감시와 견제로 봉인돼 있던 사건사고의 불의(不義)한 아픈 진실을 드러내고 있는 탓이다.또한, 과거의 잘못을 돌이켜본다는 현재적 의미는 있을 지 몰라도 이미 피해자의 패배가 역사적으로 귀결돼 버린 상황을 영화적 시점에서 거꾸로 되돌려 보려는 안타까운 감정이입이 오히려 관람객에게 무력감만 안겨주기 때문이다.실제로 ‘서울의 봄’을 본 주변사람들 반응도 비슷했다. 12.12 반란사건을 알고 있는 한 50대 초반 직장인은 점심 자리에서 영화 중반부터 ‘나가고 싶었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감독과 작가가 어떤 창작과 허구의 장치를 동원했더라도 관객의 입장에선 극중에 보여진 ‘감춰진 진실’이나 ‘정의의 예정된 패배’가 실화의 정해진 불의의 결말(역사)을 바꿀 수 없다는 자괴감이 밀려왔다는 설명이었다.서울 시내에서 헤어숍을 하는 한 가게 사장님은 MZ세대인 대학 1학년 딸이 ‘서울의 봄’을 보고 온 소감을 들려줬다. 그 딸은 "왜 당시 사람들은 (12.12 반란사건을) 용납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 "신군부에서 대통령 2명이 나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반문했다는 것이었다. 12.12 반란사건 이후 1980년대 태어난 MZ세대들에겐 ‘서울의 봄’이 말그대로 과거의 역사이기에 생소하고 이해불가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 기껏해야 해마다 거행되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즈음으로 언론을 통해 신군부의 12.12 반란사건을 접하는 수준이었을테니. ‘서울의 봄’을 다른 측면에서 불편하게 여기는 국민들도 있을 것이다. 그건 개인의 가치관과 역사관의 차이라고 치부하고 싶다.개인적으로 영화 ‘서울의 봄’을 어떻게 보느냐는 평가와 관계 없이 ‘천만영화’ 기록을 세우기를 바란다. 첫째는,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국내 영화산업의 생태계가 바뀌어 영화제작사와 극장관들이 굉장히 힘들기 때문이다. 팬데믹으로 집이나 모바일로 영화나 드라마를 해결하는 OTT 문화가 확산돼 관람객이 줄어든 탓이다. 물론 극장관들이 적자 보전을 위해 입장권을 인상한 것도 한몫했지만 어쨌든 예전만큼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이 적은 건 사실이다.둘째는, ‘서울의 봄’이 실화 속 패자의 역사를 무대에 올렸다는 점에서다. 역사를 영국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도전과 응전의 산물’로,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이자 민족주의 사학자인 신채호 선생은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의 기록’이라고 갈파했지만, 결국 승자(勝者)의 산물이다. 그러나, 불의한 승자의 역사를 다시 올바른 역사의 심판대로 올리는 것은 ‘아(我)의 정의로운 응전’으로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패자의 역사’를 반추시켜 준 ‘서울의 봄’이 천만영화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