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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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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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불문명한 회사가 인수제안서 작성" 빗썸, 주피터파트너스 고소

[에너지경제신문 박기범 기자]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주피터파트너스를 사기죄 및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지난 1일 빗썸의 고위 관계자는 <에너지경제>와의 통화에서 "빗썸을 판다는 주피터파트너스를 사기죄 및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주피터파트너스는 빗썸 인수에 관한 투자제안서를 작성했다. 두 가지 펀드로 9900억원을 조성해 빗썸코리아와 빗썸홀딩스 그리고 비덴트·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를 모두 인수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우선 주피터 이니셔티브 석세스 펀드 시리즈 A를 조성, 빗썸홀딩스 지분 34.2%와 빗썸코리아 지분 10.22%와 비덴트와 인바이오젠 그리고 버킷스튜디오 등 상장사 3개의 경영권을 인수하고자 했다. 다음으로 주피터파트너스는 주피터 이니셔티브 석세스 펀드 시리즈 B를 만들어 빗썸홀딩스 지분 65%와 빗썸코리아 지분 48.1%를 인수해 빗썸 경영권을 확보하고자 했다. 이들 지분은 강지연 (주)이니셜 대표와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 관련 지분이다. 또한 현재 시리즈 A펀드와 시리즈 B펀드는 200억원과 720억원의 계약금을 각각 지불했다고 밝혔다. 다만, 누구에게 지불했는지는 서술되어 있진 않다. 펀드조성액으로 브로커에게 알선수수료 1%와 콜옵션 5%를 지불하기에 계약금 수령자가 지분 보유자인지는 불명확하다. 또 펀드의 업무집행조합원(GP)는 주피터파트너스고, 펀드의 만기는 기본 5년에 사원들의 전원 동의 하에 추가 연장이 가능하다.주피터파트너스의 투자제안서는 다른 투자제안서와 다른 점이 있다. 우선 투자 하이라이트가 마땅히 없다. 펀드 조성의 골자를 제외하면 이후 정보는 전자공시와 등기부등본, 홈페이지, 기사 등 기존에 나와있는 정보가 나열돼 있을 뿐이다. 빗썸 측은 "주피터파트너스와 매각 협상을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관계자 번호가 없다. 투자자에게 자금유치를 받기 위해서 ‘소통’ 과정은 필수다. 하지만 관련 자료에는 사무실 번호조차 없다. 그렇다고 주피터파트너스란 법인이 사모펀드운용사(PE) 업계에서 알려진 것도 아니다. 주피터파트너스는 지난 7월 설립된 신생법인이다. 83년생 정재호 대표가 이끌고 있으며 65년생 이영미 씨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정 대표는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알려진 바 없는 인물이다. 설사 잘 알려져 있다고 하더라도 통상적으로 투자제안서에는 담당자의 사무실 번호 정도는 기입돼 있다. 실제로 <에너지경제>는 빗썸 인수와 관련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언주역 인근에 위치한 주피터파트너스의 사무실을 지난 1일 찾아가 봤다. 사무실은 공유오피스의 공간 한 편을 사용 중이다. 업무를 위한 책상과 컴퓨터 한 대와 4인용 테이블이 전부였다.그리고 공용 공간의 테이블 위에는 주피터파트너스의 우편물이 쌓여있었다. △국민연금 관련 우편 2통 △동일회사의 카드 명세서 2통 △근로복지공단 관련 우편 1통 △회계 관련 솔루션 제공 업체 관련 1통 등이 포함돼 있었다. 매달 고지서가 나오는 카드나 국민연금 관련 우편이 쌓여있었으나 공간관리자는 "월세는 꾸준히 납부하고 있다"면서 "주피터파트너스는 사무실을 사용 중"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주피터파트너스의 펀드 조성 계획은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은 모습이다. 인수 주체인 빗썸에서 협상 자체에 대한 부정과 함께 고소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매각 과정은 비밀리에 진행되기에 언론에 제한적인 정보를 밝히곤 하지만 고소까지 진행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또한 복수의 IB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매각 과정도 중단했다고 전해진다. 주피터파트너스 관련 매각제안서를 받은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정훈 전 빗썸코리아·빗썸홀딩스 의장이 이사회에 복귀한 이후부터 빗썸 인수 관련 스텝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전부 보류됐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 경영진도 자인한 오버밸류 투자...

[에너지경제신문 박기범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종’혐의를 받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또 다른 문제로 ‘사법리스크’에 직면했다. 이번에는 고가인수 과정에서 매도자와 매수자가 공모했다는 혐의다. 카카오엔터의 문어발식 확장 과정에서 고가인수 논란이 있었던 터라 검찰 수사가 바람픽쳐스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배우 윤정희의 남편인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을 핵심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이 부문장이 아내인 윤정희가 투자한 제작사 바람픽쳐스에 매각 차익을 얻게 할 목적으로, 또 다른 피의자인 김성수 카카오엔터 대표와 공모했다고 보고 있다. 김성수 대표 역시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카카오엠이 인수할 당시 바람픽쳐스는 ‘완전’ 자본잠식 중이었다. 2019년 말 기준 바람픽쳐스의 자본총계는 (-)16.4억원으로 자본금 1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하지만 카카오엠은 바람픽쳐스를 200억원에 인수했다. 검찰은 카카오엠이 제작사 고가인수 뒤 200억원 증자과정에서 자사에 400억원의 손해를 입혔다며 특경법상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고 알려졌다.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 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인수합병(M&A)가 가장 많았던 곳이다. 2018년까지는 7개의 종속기업만 있었던 카카오엔터는 2022년 말 기준 53개의 종속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여타 다른 계열사보다 공격적인 M&A를 했고 그 결과 같은 기간 매출은 1876억에서 1조8648억원으로 10배 늘었고 총자산은 2521억원에서 3조4543억원으로 14배 늘었다.◇ 카카오엔터의 오버 밸류 투자, 양날의 검M&A 과정에서 고가 인수는 양날의 검이다. 웃돈 이상의 추가적인 가치 상승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투자가 실패한다면 ‘승자의 저주’에 빠지기 쉽다. 만약 가족·특수관계인간 거래 등 ‘공모’ 정황이 있다면 사법리스크까지 불거질 수 있다.카카오엔터는 그간 공격적인 투자를 했다. 2018년에는 매출 1.54억원이었던 인도네시아 웹툰 플랫폼 업체인 네오바자르를 현금 139억원, 기업가치 2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문어발식 확장 과정에서 웃돈도 많이 지불했다. 2020년 초 830억원이었던 영업권은 20배 이상 증가해 1조8870억원이 되었다. 2021년 말 카카오엔터의 총자산 3조 7176억원의 절반 이상이 영업권이었다는 의미다. 영업권은 인수 및 합병하는 과정에서 웃돈으로 지불한 가치를 계상하는 계정이다.2조에 육박하는 영업권은 1년이 지난 2022년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카카오엔터는 영업손실 138억원을 냈는데 당기순손실은 6298억원으로 불어났다. 기타비용으로 6676억원에 달하는 손상차손이 잡혔기 때문이다. 영업권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손상차손이 잡힌 것이다.손상은 회수가능가액이 장부가액보다 적을 경우 인식한다. 회수가능가액은 사용가치와 순공정가치를 비교해 큰 금액으로 산정하지만, 통상적으로 사용가치만 판단하곤 한다. 사용가치는 무형자산을 사용해 얻을 수 있는 현금의 가치를 측정하는 것이다. 즉 미래현금흐름을 현재가치할인법(DCF)을 활용해 추정한다.◇ 거액의 손상=경영진 인정한 ‘오버 밸류’카카오엔터처럼 영업권의 1/3을 한 번에 손상으로 잡는 경우는 흔치 않다. 대규모 인수가 코로나19에 집중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영업권 손상은 단시일 내로 이뤄졌다.또 손상 절차상 경영진도 인지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카카오엔터는 영업권 손상 검토 시 경영진이 승인한 재무예산에 근거해 판단했다. 카카오엔터 내에서 짠 대략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밸류에이션을 오랜 기간 담당한 관계자는 "보통은 평가회사의 사업계획을 받아서 현금흐름 추정이 합리적인지 질의응답 등을 통해 검토한다"면서 "이를 통해 결과치가 나오면 회사와 이야기를 하며 보완한다"고 설명했다.회사의 재무예산을 기초로 하고 산정하더라도 향후 회수가능성이 현재 장부가액보다 떨어진다는 의미다. 그는 "영업권 손상을 염두해 두고 인수하지 않겠지만 손상을 계상했다는 것은 회사에서도 인수 당시의 밸류를 평가 후 조금 달리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카카오엔터가 오버 밸류로 인해 손상을 인식했고, 경영진이 검토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경영진 스스로 과중한 웃돈을 줬다는 걸 자인한 셈이다.◇ 카카오엔터 M&A 관련 조사, 이제 시작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카카오엔터 M&A 관련 검찰조사가 이제 시작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가장 주목하는 M&A는 카카오엔터의 드라마 제작사 아크미디어 투자다.아크미디어의 최대주주는 코리아그로쓰제1호사모투자 합자회사로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조성한 펀드로 알려져 있다. 또 아크미디어의 회장은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혐의로 그를 소환조사하기도 했다. 그리고 카카오엔터가 투자할 당시 아크미디어는 "당사는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을 일컫는 국내 현존 유니콘 기업 가운데 설립 후 가장 빠르게 유니콘에 진입한 기업으로 기록됐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만약 카카오엔터가 아크미디어에 보답성 밸류에이션으로 투자했다면 심각한 일이다"이라면서 "다만 카카오 투자 수장과 아크미디어 회장이 나란히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를 받기에 밸류에이션 역시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 종속기업 영업권 변동 추이.

홍콩 H지수 ELS 발행 줄고 일본 닛케이 ELS는 늘어

[에너지경제신문 박기범 기자] 3년 사이 종합주가지수가 반토막난 홍콩 H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의 발행량이 올해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코로나19 당시 최저치의 2배 수준인 일본 닛케이 225의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은 늘었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ELS는 4023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9월 5137억원과 10월 4654억원에 이어 석 달 연속 감소했다. ELS는 기초자산인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 가격 흐름이 사전에 정해놓은 조건을 충족했는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을 결정되는 유가 증권이다. △홍콩 H지수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유로스톡스 50 △코스피 200 등 지수형 ELS가 기초자산으로 많이 활용된다. 홍콩 H지수는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 50개로 산출하는 지수이다 보니 중국 관련 리스크가 불거지면 급락하는 경향이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연임에 대한 우려로 ‘차이나런’(탈 중국)이 두드러졌던 지난해 10월에는 하루에만 지수가 6%나 빠지기도 했다. 홍콩 H지수 연계 ELS 월별 발행 금액은 작년 10월 2966억원에서 같은 해 11월 902억원, 12월 654억원으로 매달 30% 넘게 감소한 뒤 올해 4월까지 8301억원까지 늘어났으나 다시 4천억원대로 떨어지며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반면 일본 도쿄 증시의 대표 지수인 닛케이 지수 연계 ELS는 작년 연말을 기점으로 홍콩 H지수 연계 ELS와 발행 금액이 역전되더니 지난달에는 홍콩 H지수 ELS의 3.5배에 달하는 1조3952억원어치나 발행됐다.닛케이 지수 ELS는 발행 규모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2075억원과 비교할 때 6.7배로 증가했다. 올해 1월 5418억원에 비해서도 2.6배로 불어났다. 이는 일본 증시가 거품경제 시기인 1990년 8월 이후 올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자 닛케이 지수와 연계된 ELS에도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함께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닛케이 지수는 올해 초 이후 30% 상승했다. 지난달 20일에는 장중 3만3853.46까지 오르며 3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홍콩증권거래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외국인, 매수우위 전환

[에너지경제신문 박기범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지난달 순매수했다. 4개월 만이다. 반도체 관련 종목을 집중적으로 순매수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11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4조6890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 지난 8월부터 3개월 연속 이어오던 순매도세를 멈췄다. 지난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순이었다. 각각 2조 90억원과 6790억원을 순매수했다. 두 종목의 순매수액은 전체 유가증권시장 순매수액의 80%에 달했다.전문가들은 △미국 국채 수익률 하락 △달러가치 하락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안 것으로 풀이했다. 외국인들은 △POSCO홀딩스 3700억원 △삼성SDI 3590억원 △포스코퓨처엠 3240억원 △LG화학 2230억원 △에코프로머티리얼즈 1360억원 등 이차전지 관련 종목을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지난 10월 에코프로, 금양 등 이차전지 관련 종목을 순매수한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을 사들였다. 지난달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POSCO홀딩스 3080억원 △에코프로머티리얼즈 2790억원 △포스코퓨처엠 2730억원 △삼성SDI 1930억원 등의 순이었다. partner@ekn.kr

PwC "향후 5년간 IOT·5G·무선인터넷에 성장 기회"

[에너지경제신문 박기범 기자] 앞으로 5년간 전 세계 통신시장의 수익 성장은 둔화되는 반면, 새로운 기술표준 등장과 5G 전환으로 통신사의 인프라 투자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사물인터넷(IOT)과 5G, 가정용 무선 인터넷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려는 기업의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29일 삼일회계법인의 글로벌 네트워크 PwC는 이 같은 분석을 담은 ‘글로벌 통신시장 전망(Global Telecom Outlook 2023-2027)’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복합적인 도전 속에서 성장 기회를 찾다’라는 주제로, 전 세계 53개 지역에서 통신산업을 분석하고 향후 예측과 전망을 담았다. 분석 대상은 △모바일 및 고정 인터넷 접속 △데이터 소비량 △설비 투자 △사물인터넷(IOT) △통신주파수 소유자 등 5개 부문이다.보고서는 개인고객 서비스, 기업고객 서비스, 네트워크 진화 등 크게 세 가지 분야를 다뤘다. 우선 개인고객 시장에서는 통신 네트워크를 통한 전 세계 데이터 소비량이 2022년 약 340만 페타바이트(PB)에서 2027년 약 970만 PB로 약 3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그 요인으로 비디오 콘텐츠를 꼽으며, 2027년 소비 데이터 가운데 79%가 비디오 콘텐츠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했다.다만 통신 서비스의 차별성이 뚜렷하지 않아 망과 데이터 사용에 대한 가격 결정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 접속 수익은 2027년 약 9216억 달러로 연평균 성장률(CAGR)이 약 4%에 불과하다.또한 보고서는 통신업의 미래를 결정할 분야로 IOT와 5G에 주목했다. IOT 디바이스의 총수는 2022년 164억 개에서 2027년 251억 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인구 1명당 약 3대의 디바이스를 보유하는 셈이다. 보고서는 개인 영역에서 IOT가 확산되지만, 의료용 등 기업 분야의 IOT 성장이 더 빠르고 중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5G의 경우, 2025년 전체 스마트폰 서비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무선서비스를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5G 전환이 계속되고 새로운 기술 표준이 주목받으면서 통신사는 2027년 한 해에만 3421억 달러를 네트워크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지속적이고 높은 수준의 설비투자가 통신사의 자금 사정에 압박을 가하면서 통신사는 운영 효율성 개선, 수익 증대, 비용 통제에 계속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한호성 삼일PwC 통신산업 리더(파트너)는 "수익이 줄고 투자를 늘려야 하는 기업으로서는 비용 절감, 자동화, 최적화 등을 지속적으로 추구함과 동시에 성장 기회가 있는 사업 분야를 발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독][영풍제지 후폭풍] ①주가조작 세력, 상장사 대호에이엘도 접수

[에너지경제신문 박기범 기자] 영풍제지 주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세력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대호에이엘도 장악해 또 다른 시나리오를 설계한 것으로 드러났다.29일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대호에이엘 최대주주인 비즈알파의 배후에는 사채업자 이진훈 씨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즈알파는 지난 8월 비덴트로부터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하며 대호에이엘의 새로운 최대주주가 됐다. 지난해 말 설립된 비즈알파의 감사는 이진훈 씨의 친동생인 이 모 씨다. 이 모 씨는 강남의 한 럭셔리 찜질방을 운영하고 있고 해당 찜질방은 배우자이자 이진훈 씨의 매제인 윤광훈 씨가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윤 씨는 최근 영풍제지 사건으로 구속된 인물이다.비즈알파가 접수할 당시 대호에이엘 사내이사에 오른 김 모 씨 역시 비즈알파에서 중역을 맡고 있다. 그는 한 법률사무소의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영풍제지 사건으로 최근 구속된 김언중 대호에이엘 대표 역시 비즈알파 경영진에 이름이 올라 있다.비즈알파가 비덴트로부터 지분을 인수할 당시 함께 참여했던 와이비버스라는 법인도 영풍제지와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다. 이 법인 사내이사인 공 모 씨는 대양홀딩스컴퍼니(대양금속 최대주주)를 소유하고 있는 이옥순 대양금속 이사의 아들이다. 감사는 이 모 씨로, 영풍제지 자회사인 하북산업개발의 대표이기도 하다.대호에이엘은 또 10억원을 투입해 대양금속 주식을 사들이는 등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매입 이후 대양금속 주가 하락으로 큰 폭의 손실이 발생한 상태다.이진훈 씨는 이처럼 일가친척과 측근들을 동원해 대호에이엘을 접수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올 상반기 1000원 중반대를 오가던 대호에이엘 주가는 7~8월 즈음 대주주 변경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큰 폭으로 오른 뒤 2000원대를 유지했다.하지만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 하루 전인 지난달 17일 돌연 하한가를 기록하며 추락하기 시작해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반토막 이하로 수직낙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17일과 18일 폭락세를 보일 당시 특정 법인에서 500만주 이상의 매도 폭탄이 떨어졌고 이 가운데 상당수는 비즈알파 측 물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 당국에서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영풍제지와 관련해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자 서둘러 대호에이엘 지분을 팔아 현금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대호에이엘 관계자는 "비즈알파와 영풍제지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표이사가 개인적인 사유로 영풍제지로 구속된 것으로 비즈알파 법인 자체는 영풍제지하고 어떠한 관계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채업계 큰손으로 불리는 이진훈 씨는 그간 일가친척과 지인들의 명의를 앞세워 중소형 상장사를 컨트롤해 왔지만 이번 영풍제지 사건으로 덜미가 잡혀 수사기관의 추적을 받게 됐다. 특히 매제인 윤광훈 씨를 내세워 치엔앤머니, 삼마대부 등 대부업체를 운영하는 등 활발한 금융 활동을 전개해 왔다.금융당국 관계자는 "이 씨가 규제망을 피해 여러 상장사에서 부당 이득을 도모한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인물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CB꺾기 천태만상]①배임·횡령 유혹하는 자본 없는

[편집자주] 메리츠증권은 전례 없는 평판 리스크를 겪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그간 사실상 자금을 사용할 수 없는 CB·BW 발행으로 ‘무위험·고수익’ 구조를 형성하고는 했다. 회사들은 손실이 확정돼 있어도 메리츠를 찾았다. 계약만으로도 훗날 오너들 호주머니를 두둑하게 할 방안이 있기 때문이다.[에너지경제신문 박기범 기자] 기업은 금융사에서 자금을 조달해 사업을 하곤 한다. 그런데 신용도가 떨어지는 기업엔 금융사가 자금을 잘 빌려주지 않는다. 이러한 기업은 추가적인 옵션을 제공하는 전환사채(이하 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이하 BW)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한다. 여기까지가 교과서에서 다루는 CB와 BW 활용법이다. 상식을 조금만 틀어보자. 자금 대신 권리를 조달하는 방식이다. 자금을 빌려줘도 돈을 못 받을 걱정도, 자금을 사용할 이유도 없다. 회사 등엔 권리가, 메리츠엔 이자 수익이 발생하기에 서로에게 윈윈(Win-Win)이다. 다만,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책임질 필요는 없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기준 H&B디자인이 발행한 5회 차부터 9회 차 CB와 3회 차 BW 중 현금 사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현금으로 사용할 수 없거나(혹은 포기) 현금이 아닌 현물이 대가였기 때문이다. ◇ 사용 불가능 자금, 현금은 유출 中전자는 증권사와의 거래에서 주로 이뤄진다. 증권사 마다 방식은 다르다. 가장 널리 알려진 방법은 신탁사를 활용해 자금을 금융자산 등에 맡기는 방법이다. 메리츠증권이 즐겨 사용한다. 다른 경우는 CB관련 계약 당시부터 기한의 이익 상실(EOD) 상황을 만들어 담당자를 압박하는 방법이다. S금융사가 사용한 방법이다. 기업은 자금을 사실상 쓸 수 없다. 하지만 기업은 증권사에 수수료, 콜옵션프리미엄, 이자 등을 지불한다. ◇ 사용 가능 권리, 현금 유출은 이연 中‘금전 사용의 대가’란 세법상 이자소득의 정의를 그대로 적용한다면 자금을 사용조차 못 한 기업이 지불한 이자율은 사실상 무한대다. 그렇다고 무의미하지 않다. 권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러한 거래가 성사되는 배경에는 CB와 BW에 자금 조달 이외의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기업의 매도청구권(이하 콜옵션)이다. 빌린 자금을 빠르게 갚겠다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기업에 부여하는 것이다. 이 권리가 양도가 가능하다는 것이 중요한 점이다. 다른 이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만약 CB콜옵션 행사로 발행되는 주식이 최대주주 지분율을 웃돈다면 이론상 무자본 M&A가 가능하다. 또 기업이 자금을 갚더라도 매입한 CB를 만기 전까지 다시 되팔 수 있다. 증권사가 셀다운하듯 CB를 재매각해 진짜 자금 유치를 할 수도 있다. 투자자가 있음을 전제로 하기에 조건이 달린 권리다.마지막으로 결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신용카드처럼 기업은 취득 자산 관련 대금을 만기에 지급할 수 있는 것이다. H&B디자인의 경영진이 자주 활용했다. 2월 27일 H&B디자인은 대한종건을 인수하며 현금과 현물을 섞어서 지급했는데 이때 7회 차 CB가 발행됐다. 또 6월 8일 메리츠 증권에 발행했던 5회 차 CB와 6회 차 CB 그리고 3회 차 BW의 50%를 콜옵션을 통해 회수한 이후 메타버셜과 에스에스매니지먼트에 재매각하며 (주)수 지분을 인수했다. 이 같은 방식은 특수관계인 사이에서는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다. 통상적인 거래는 현금과 지분을 동시에 지급·수령(취득)하며 종결되지만, 특수관계인 사이에서는 거래를 종결할 이유가 특별히 없다.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를 유지해도 서로에게 큰 부담은 없다.CB콜옵션을 섞는다면 거래가 한 층 수월해진다. CB콜옵션으로 재산적인 부분을, 결제 지급 이연으로 시간적인 부분을 각각 미세조정하면 된다. ◇ 자금 조달 없는 CB와 BW, 결국 ‘사회적 비용’CB와 BW 자체는 가치중립적이다. 하지만 자금 조달이 사실상 불가능 한 메자닌은 사회적 비용 발생을 야기한다. 금융사는 자금 사용을 구조적으로 막아 놓아, 경영진들에게 CB나 BW의 권리 사용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강제한다. 또한 CB콜옵션은 매매가 가능하기에 경영진들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 회사에 손실을 끼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경영진은 권리를 판매하고, 그 대가는 회사가 아닌 본인에게 향하게 하는 것이다.경영진이 배임을 각오한다면 활용도는 극대화된다. 현실에서 종종 일어난다. △경영협약서 △합의서 △에스크로계약서 등을 통해 시점만 잘 맞춘다면 권리 역시 ‘동시 이행’이 가능, 거래 안전도 도모할 수 있다. 아울러 계약 당사자인 경영진들은 이자율 무한대의 거래를 수용한 자들이다.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이 발행한 CB와 BW는 중립적이지만 꾼들에게는 놀이터를 제공했다"면서 "법을 떠나서 확실한 건 메리츠식 CB꺾기는 메리츠에게 수익을 주지만 사회적으로는 비용을 발생시킨다"고 설명했다. partner@ekn.kr출처/Pixabay

[에너지경제신문 박기범 기자] GS건설과 지속적으로 협업하며 이름값을 높이고 있는 시행사 화이트코리아의 신용등급이 여전히 투기등급이고, 향후 사업 전망 역시 낙관적이지 만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나이스신용평가는 본평가를 통해 화이트코리아의 기업신용등급을 ‘B+/안정적’으로 평정했다. ‘B+/안정적’은 투기 등급으로 분류된다. 회사채는 크게 투자등급과 투기등급으로 나뉜다. 투기등급인 채권을 매입한 투자자는 원리금을 상환 받지 못할 가능성을 염두해둬야 한다. 투기성이 내포돼 있다는 의미다. 나신평은 B등급에 대해 "원리금 지급확실성이 부족해 투기적이며, 장래의 안정성에 대해서는 현단계에서 단언할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B등급의 평균누적부도율은 좁게는 15.04%, 넓게는 18.29%다.화이트코리아는 부동산 시행사로 탄탄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 실적은 투기등급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우수하다. 지난해 연결 기준 9203억원의 매출과 22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4.8%에 이른다. 최근 5년 간 실적도 마찬가지다. 2018년~ 2022년 평균 매출액은 5476억원, 영업이익률은 17.6%에 이른다. 화이트코리아는 1997년에 창립한 국내 1세대 시행사다. GS건설의 자이(Xi)브랜드와 밀접하다. △광명 파크 자이 △광명 파크자이 △센트럴자이 △동탄파크자이 △DMC리버파크자이 △남양주 별내자이더스타 △인천송도자이더스타 등 준공되거나 공사가 진행 중인 사업장을 분양하고 있다. 그럼에도 투기등급이 된 배경으로는 재무구조, 업종 특성, 사업 전망 등 3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화이트코리아의 부채비율은 333.7%, 차입금의존도는 55.2%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이 300%를 넘어갈 경우,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갚기 어려운 ‘한계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빚의 규모도 상당하다. 자산의 절반 이상이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차입금 의존도는 업종마다 상이하지만 30%를 기준으로 높고 낮음을 판단한다.부동산 시행업의 특성상 고(高) 레버리지 재무구조는 필연적이다. 시행사는 토지를 매입하는 시점부터 대출을 일으켜야 하는 반면 대규모 현금 유입은 잔금을 최종적으로 받는 시점이다. 현금흐름이 불일치하는 탓에 차입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신평사는 절대적인 규모를 지적했다. 육성훈 나신평 연구원은 "자본규모 및 재무적 융통성은 차입규모 대비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사업 전망도 비관적이다. 화이트코리아의 사업 전망은 B등급으로, 평가방법론에 따른 전망 중 ‘최저’등급이다. 사업 전망은 산업위험, 경쟁지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에 앞으로 사업에 대한 물음표가 내포돼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화이트코리아는 남양주 별내 신도시 메가볼시티 상업 2블록 관련해 홍역을 앓고 있다. 화이트코리아는 최고 49층의 생숙을 지을 계획이지만, 지역 시민단체나 지역 국회의원은 별내 지역의 지역 균형 개발 관점에서 상업 시설이 들어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HMM, 동원·하림 초박빙…소멸되지 않은 유찰 가능성

[에너지경제신문 박기범 기자] 대한민국 1위 해운사 HMM 매각에 관한 본입찰이 마무리됐다. 인수 후보자인 동원그룹과 하림그룹이 써낸 가격은 매각예정가로 ‘추정’되는 가격을 소폭 웃돈 가격이다. 산업은행 역시 "유효 입찰이 성립됐다"고 밝혔으나, 인수 후보들에게 공식적으로 매각예정가를 통보하지 않아 유찰 가능성이 0%로 소멸됐다고 판단하긴 이른 것으로 보인다. 23일 HMM 매각주간사인 삼성증권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HMM 주식 3억 9879만 156주(57.9%) 매각에 관한 본입찰을 진행했다. 본입찰에는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된 하림그룹과 동원그룹이 참여했다. 적격인수후보였던 LX그룹은 불참했다. 양 그룹은 적어낸 주당 인수 희망가는 주당 1만5천원 후반에서 1만 6천원 초반 사이로 대동소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량적인 요소가 대동소이함에 따라 정성적인 요소도 주요 변수가 떠올랐다. 정성적인 요소로는 △고용 승계 등 향후 HMM 운영 계획 △우발채무 반영 수준 △출자확약서(LOC)의 기간 등 거래 종결성 △5000억원으로 제한된 배당 제한의 수용 여부 등이 거론된다. ◇"매각예정가격, 공식 발표 없어"이날 본입찰 서류를 접수한 직후 산업은행은 "유효 경쟁이 성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HMM딜에 참여한 핵심 관계자들은 매각이 100% 이뤄진다고 확신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매각예정가격이 상회했다고 판단하는 근거는 국유재산법에 있다. 국유재산법 시행령 제43조에 따르면, 상장법인이 발행한 주권을 처분할 때 그 예정가격은 ‘평가기준일 전 1년 이내의 최근에 거래된 30일간의 증권시장에서의 최종 시세가액을 가중산술평균하여 산출한 가액’으로 정한다. 이를 그대로 적용할 경우, 주당 1만 5300원보다 높게 적어야 한다. 본입찰 때 적어낸 가격이 매각예정가격보다 낮다면 딜은 유찰된다.다만 ‘가격 마지노선’을 매각 주체 측에서 공식적으로 인수 후보들에게 통보한 적은 없었다고 한다. 이번 딜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커트라인(매각예정가격)을 지금까지 알려준 적 없다"면서 "국가계약법에 따라 커트라인을 추정할 뿐이지 확정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본입찰 전날 해수부 장관의 발언 역시 무시할 수 없다. 22일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HMM 인수전과 관련해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준비하고 있다"면서 "결과가 나오면 바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모든 상황에 다 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1만 5300원과 큰 차이 없는 하림·동원 입찰가하림과 동원의 입찰 가격은 1만 5300원 근처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10%만 고려한다면 유찰이 될 수 있다. 양 그룹 역시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이를 고려하긴 쉽지 않다. HMM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97% 감소했다. 해운업황도 확연하게 고꾸라진 모습이다. 현 상황에서 가격을 높게 쓰면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 아울러 영구채로 인한 희석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산은과 해진공은 1조 6800억원(3억 3600만 주) 규모의 잔여 영구채를 보유하고 있다. 산은과 해진공이 기본적으로 영구채를 전환할 방침인 만큼 앞으로 HMM의 주식은 희석이 불가피하다. 희석 효과를 반영한 이후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했기에 최소 매각예정가로 추정되는 가격과 큰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매각 주체가 한 곳이 아니다 "면서 "매각이 100% 확정됐다는 판단은 조금 더 지켜보고 결정하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전했다.제공/HMM

[기자의 눈] 배임·횡령 유혹하는 CB·BW의 기능들

[에너지경제신문 박기범 기자] 전환사채(이하 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이하 BW)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신용도가 떨어지는 기업들은 주식 전환권까지 부여해 저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이 자금을 사실상 사용하지 못하더라도 CB와 BW를 발행되곤 한다. CB와 BW는 자금 조달 이외의 기능이 있다. 기업의 매도청구권(이하 콜옵션)이다. 빌린 자금을 빠르게 되갚으라 할 수 있는 권리를 기업에 부여하는 것이다. 그런데 콜옵션은 양도가 가능해 다른 이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 기업이 자금을 갚더라도 매입한 CB를 만기 전까지 다시 되팔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결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신용카드처럼 기업은 취득 자산 관련 대금을 만기에 지급할 수 있는 것이다. 관련 기능은 가치중립적이지만 상장기업 오너들이 악용할 소지가 있다. 자금을 찍어줄 수 있는 자와 계약하기만 하면 재산적 가치가 자동으로 생겨나기 때문이다. 특히 돈 한푼 못 쓰는 ‘CB 꺾기’에 동의한 오너라면 더욱 위험하다. 자금을 사용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매력을 느껴 CB를 발행한다는 것을 자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현금이 오가지 않을 수 있다 보니 회사의 재산을 개인의 재산으로 옮기는 도구로 사용하기도 쉽다. △경영협약서 △합의서 △에스크로계약서 등을 통해 시점만 잘 맞춘다면 권리 역시 ‘동시 이행’도 가능하다. 거래 안전도 도모할 수 있다.최대주주가 지분율이 낮다면 ‘CB 꺽기’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배당, 유상감자 등의 방법으로 회사의 유보금을 유출시키는 것은 지분율의 한계로 어렵다. 그런데 현금이 오가지 않는 거래로 회사 자금을 빼오거나 그와 유사한 효과를 낼 수만 있다면 당연히 그 방법을 선택할 것이다. 그렇기에 지난 8월 이용우 의원이 대표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의미가 있다. 개정안에는 사모발행 CB나 BW의 콜옵션을 다른 이가 행사할 수 없게 만들고 회사가 매입한 CB의 소각을 의무화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만약 이 법이 통과된다면 코스닥 시장 내에서 자행되고 있는 CB·BW를 활용한 배임·횡령이 원천 차단될 수 있다. 세상에는 질서를 어기는 미꾸라지 같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들을 그대로 놔두면 본인들은 이익을 취하고, 회사의 직원과 소액주주들에게 이 책임을 전가시킨다. 피해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같은 배임 행위가 사회적으로 만연해진다면 그땐 국민 모두가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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