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올해 금융당국이 국내 증권사 7곳에 대해 7건의 제재를 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전히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불완전판매가 제재 사유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제재가 내려진 외국계 투자은행(IB)이 관계된 사건 등은 검찰 고발이 함께 이뤄져 상세 사유가 비공개됐는데, 이를 포함하면 제재 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여전히 ‘불완전판매’ 기승...수십억 과태료 내려지기도26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 초부터 현재까지 국내 증권사에 내려진 제재 건수는 총 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부터 시간순으로 IBK투자증권, 메리츠증권, KB증권, 현대차증권,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 SK증권 등 7개사가 각각 한 번씩 제재를 당했다. 이는 작년(12건)에 비해 40%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 KB증권, 교보증권 등 세 곳은 2년 연속 제재 대상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이 7건 중 5건의 제재 사유가 금융투자상품 불완전판매에 대한 것이어서, 과거 ‘라임·옵티머스 사태’ 이후에도 금융당국의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불상사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가장 최근(이달 20일) 제재가 이뤄진 SK증권·교보증권의 제재 사유 역시 금융투자상품 불완전판매였다. 이들은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 판매 과정에서 중요사항이 누락된 투자제안서 내용을 운용자산설명서에 그대로 활용, 수십명의 투자자에게 수십억원어치 상품을 판매했다. 투자권유를 하기 전 면담 및 질문을 통해 투자목적, 재산상황 등 정보파악을 하지 않는 등 적합성 원칙 준수의무도 함께 위반한 것이 드러났다. 해당 임직원들에는 감봉, 견책 등이 조치됐다. 이를 포함한 불완전판매 행위 대부분이 지난 2017~2018년경 이뤄지는 등 수년이 경과한 사건이어서, 금융투자상품 판매 규제가 강화된 이후인 앞으로도 추가적인 제재가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가장 규모가 컸던 것은 메리츠증권에 대한 제재다. 당시 메리츠증권은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실과 더불어 고객의 손실을 사후 보전하거나 명시된 수수료 외 또 다른 수수료를 부과하고, 투자일임계약을 위반해 자산을 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임직원은 신고되지 않은 차명 계좌로 주식을 매매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메리츠증권에 기관경고와 함께 20억3450만원의 과태료 및 기관경고를 내렸고, 50명에 달하는 임직원들에게도 정직, 감봉, 과태료 등 제재를 내렸다.◇최근 외국계 ‘불법공매도 제재’..."검찰고발 때문"공시되지 않은 제재까지 포함할 경우 메리츠증권을 뛰어넘은 과징금이 최근 의결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2일 개시된 임시 제2차 증선위 회의에서 BNP파리바 홍콩법인과 HSBC홍콩, 공매도 주문을 받아 이행한 국내 수탁증권사 BNP파리바증권 등 세 곳에 총 265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매겼다고 밝혔다.이는 불법공매도 과징금제도 시행 후 최대 규모로, 국내 법인인 BNP파리바증권에는 8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선위는 주도적으로 불법공매도 주문을 낸 글로벌 IB 두 곳을 검찰 고발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때문에 금융감독원에서의 공시가 미뤄진 것으로 보인다.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BNP파리바 등에 대한 과징금 부과는 증선위 의결로 확정이 된 사항이 맞다"며 "일반 과징금 사건만 있는 경우 2개월 내 공시하는데, 이번 사건 같은 경우 검찰 고발이 같이 들어가 향후 수년간 비공개 대상이다"라고 밝혔다.내년에는 연초부터 여러 증권사 대상 제재가 잇따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근 금감원이 증권사 9곳의 랩·신탁 업무 실태를 집중점검한 결과, 이르면 다음 달부터 제재심의위원회를 절차를 개시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현재 금감원은 검사 대상 증권사에 의견서를 보내 이번 주 내 회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suc@ekn.kr여의도 증권가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