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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막힌 혈 뚫렸다…‘에너지 3법’ 산자위 소위 통과

전력망법, 고준위법, 해상풍력법 등 이른바 에너지 3법이 드디어 국회 상임위 소위를 통과했다. 여야 합의가 이뤄진 만큼 상임위 전체회의와 본회의까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3법과 연계돼 논의되고 있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도 곧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7일 법안소위를 열고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 '해상풍력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이른바 에너지 3법은 지난 21대 국회에서부터 여야에서 꾸준히 발의됐지만 세부 사항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번번이 상임위 소위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22대 국회에서는 출범 직후부터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업계가 꾸준히 여야 의원들을 설득한 끝에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 에너지 3법은 여야 합의를 통해 소위를 통과한 만큼 오는 19일 전체회의에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보고와 함께 통과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그동안 에너지업계와 여야는 에너지 3법이 제정돼야 11차 전기본 국회보고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해왔다. 산자위 관계자는 “법안소위에서 통과됐다는 것은 이미 여야 합의가 완료됐다는 의미다. 전체회의에서도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며 “민생법안인데다 에너지 기업들의 사업추진을 위해 11차 전기본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여야가 양보한 결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에너지 3법이 국회 소위에 이어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신규 건설이 이전보다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차 전기본에는 대형원전 2기와 소형원전 1기 및 대규모 재생에너지 신규 구축 내용이 들어 있다.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이 제정되면 전력망의 신속한 확충이 가능해진다. 수년 전부터 이미 완공된 석탄화력, 태양광, 풍력발전기들이 송전망 부족으로 인한 계통 접속 불발로 인해 무용지물이 되고 있었다. 아울러 신규 원전의 적기 계통 접속과 확대되는 재생에너지 발전력 수용 등 에너지 믹스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도 전력망의 대폭 확충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준위 방서성폐기물 관리 특별법'은 원전을 가동하면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의 원전 내외부 저장 규모, 영구적 처분시설과 중간 저장시설 건설에 필요한 제반사항 관련 내용을 담고 있다. 고준위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신규 원전은 물론 원전 10기 계속 운전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당장 2030년 한빛원전을 시작으로 한울, 고리 등 다수 원전에서 10년 내 핵폐기물 임시저장소가 포화 수준에 이를 전망이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그동안 여야는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의 사용후 핵연료 저장 용량을 놓고 대립해왔다. 정부와 여당은 향후 원전 수명이 연장될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저장시설의 저장용량을 정할 것을 주장했고, 야당은 원전의 최초 설계수명이 종료되면 저장용량도 늘릴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통과가 미뤄졌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이번 법안 통과로 당장 포화로 인한 가동중단을 막고, 수명 만료가 도래한 일부 원전의 계속운전도 이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무엇보다 사용후핵연료의 영구처리를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원자력 발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방사성폐기물의 안정적 관리에도 착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해상풍력 특별법'의 통과로 정부가 해상풍력 발전 사업의 입지를 선정하고 인허가 절차를 단축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복잡한 규제로 인해 지연됐던 국내외 업체들의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추진을 가속화해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와 관련 산업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기존 석탄화력, 재생에너지 설비들이 계통부족으로 송전제약에 시달리고 있으며 한전과 가스공사의 재무위기도 현재진행형이다. 이번 법안 통과와 함께 전기본도 곧 확정돼 송전망 확충과 사용후핵연료 처리, 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업계의 투자와 사업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가스기술공사, ‘행안부 데이터 기반 행정 평가’서 최고등급 ‘우수’ 획득

한국가스기술공사(사장직무대행 진수남)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2024년도 데이터 기반 행정 평가'에서 전년보다 두 단계 상승한 가장 높은 '우수 등급'을 기관 최초로 달성했다고 17일 밝혔다. 데이터기반행정이란, 공공기관이 생성하거나 다른 공공기관 및 법인단체 등으로부터 취득하여 관리하고 있는 데이터를 수집·저장·가공·분석·표현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책 수립 및 의사결정에 활용함으로써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수행하는 행정을 말한다. 이번 평가는 46개 중앙행정기관, 226개 지방자치단체, 87개 공기업·준정부기관 등 총 679개 기관을 대상으로 데이터 분석활용, 공유, 관리체계 3개 영역 10개 지표를 우수·보통·미흡 3개 등급으로 분류해 시행됐다. 가스기술공사는 이번 평가에서 데이터 분석을 통한 정책 개선 및 활용 실적 지표에서 만점을 기록하는 등 모든 영역에서 우수한 평가를 기록, 데이터 행정 혁신을 주도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MPSS 단말기 활용 지하매설배관 건전성 관리' 및 '매틀랩·파이썬 활용 수소충전소 압축기 신뢰성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데이터 발굴분석을 통한 정책개발 및 활용 노력과 실적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진수남 가스기술공사 사장직무대행은 “기관 최초 데이터 기반 행정 우수기관 선정은 매우 뜻깊고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데이터기반행정이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는 것이 핵심이며, 앞으로도 우리 공사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데이터 기반 행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우수기관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혁신과 도전을 펼쳐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UAE서 방산·우주·해양·에너지 ‘초대형 빅딜’ 시동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방산·우주·해양·에너지 분야의 전략적 협력 확대를 본격 추진한다. 17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김 부회장이 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방위 산업 전시회 IDEX 2025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서 김 부회장은 글로벌 방산 기업·현지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최첨단 방산 기술을 선보이고,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공동 개발한 장거리 지대공 유도 무기 체계(L-SAM)를 포함한 '다층 방공망 솔루션' 수출을 타진할 예정이다. 특히 국산 엔진을 탑재한 K-9 자주곡사포의 중동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무인 체계(UGV) 기술 협력도 논의한다. 아울러 방산을 넘어 발사체·위성 등 우주 산업과 친환경 선박·에너지 분야까지 UAE와의 협력 확대를 추진하며, 대한민국 첨단 기술력의 글로벌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김 부회장은 “기존 방산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면서 조선·해양·우주·에너지 등으로 협력 범위를 대폭 확대해 양국의 안보와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BYD 1위 중국발 ‘車해전술’에 테슬라·현대차 EV 확대 ‘맞대응’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가 지난해 친환경차 판매 글로벌 1위를 수성했다. 보급형부터 프리미엄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무기로 세계 소비자들의 각양각색 수요를 충족시킨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반면 테슬라와 현대차그룹은 역성장을 기록했다. 기존 판매모델이 다양하지 않을뿐더러 의존도가 높던 차량들의 수요마저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양사는 올해부터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총력을 다할 전략이다. 17일 에너지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2024년 1~12월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자료에 따르면 BYD는 413만70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43.4%의 성장률과 함께 1위를 기록했다. SNE리서치는 BYD의 선전에 대해 “중국 시장에서 내수 판매량이 호조와 더불어 중국 외 시장에서 아토3-4, 돌핀이 확판되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업계는 BYD의 다양한 차급 라인업에 주목했다. 기존 전기차 기업들은 다양한 EV 브랜드를 만들기보단 소수의 주력 모델에만 집중해왔는데, BYD는 4개의 전기차 브랜드를 운영하며 다양한 소비층을 만족시켰다는 분석이다. BYD는 덴자, 양왕, 팡청바오 같은 서브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BYD 브랜드에선 일반 소비층을 위한 대중적인 전기차를 만들고 덴자, 양왕, 팡청바오에선 프리미엄 전기차를 생산한다. 덴자의 경우 토요타 알파드 같은 MPV가 주력 생산되고 있고 양왕에선 벤츠 지바겐 같은 고급 SUV와 슈퍼카, 팡청바오에선 지프 같은 정통 SUV가 판매되고 있다. 세 브랜드 생산 차량 모두 어디서 본 것 같은 '짝퉁'의 향기가 나지만 중국 내수 혹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선 꽤나 인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전략으로 BYD는 유럽, 동남아, 남미 지역에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는 등 관세 장벽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BYD 이외에 중국 지리 그룹도 다양한 브랜드 전략으로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리 그룹 역시 갤럭시, 링크앤코, 지커 등 브랜드 다각화를 통해 중고급형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지리그룹은 지난해 전년 대비 59.8%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전기차 선택지가 적은 테슬라와 현대차그룹은 감소세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전체 판매량의 약 95%를 차지하는 모델 3와 모델 Y의 판매량이 감소하며 전년 동기 대비 1.1%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유럽과 북미지역에서는 전기차 수요 둔화로 10%의 큰 감소폭을 보였다. 수년째 4~5개 모델만 판매해왔는데, 이 모델들의 인기가 떨어지니 판매량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현대차그룹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약 55만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1.8% 역성장을 기록했다.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5, EV6, 니로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한 모습을 나타낸 것이 원인이다. 이에 테슬라, 현대차그룹은 올해 라인업 강화에 적극 나선다. 테슬라는 2025년 상반기 보급형 신차 모델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출시 예정인 '모델 Q'는 BYD를 의식한 저렴한 가격에 출시 예정이다. 또 전세계 마니아층이 두터운 사이버트럭의 보급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현대차그룹도 올해 대대적인 전기차 라인업 보강에 나선다. 미국 시장을 겨냥한 아이오닉 9 출시에 이어 기아 EV2, 4, 5 출시를 예고하며 BYD에 밀리지 않는 다양한 상품군을 준비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브랜드 다각화를 통해 신흥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기존 업계 역시 다각적인 대응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환경공단, 스마트워크센터 개소식 열어…“최적의 근무환경 제공할 것”

한국환경공단은 14일 서울 당산동에 위치한 한국환경공단 스마트워크센터에서 개소식을 열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환경공단 이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참석해 스마트워크센터의 출범을 기념하고, 새롭게 조성된 근무 환경에 대한 기대를 공유했다. 스마트워크센터는 다양한 근무 방식에 대응하고 업무 공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서울사무소를 전면 개편한 것이다. 최신 IT 인프라를 갖춰 원격근무와 대면 협업을 지원하며,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에너지 소비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친환경 근무 환경을 구현했다. 임상준 환경공단 이사장은 “스마트워크센터는 단순한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 업무 프로세스의 혁신을 이끄는 중요한 변화"라며 “변화하는 업무 환경에 발맞춰 임직원들에게 최적의 근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중부발전, 데이터기반 실태점검 2년 연속 우수기관

한국중부발전(사장 이영조)이 행정안전부 주관 '2024년 데이터기반행정 실태점검'에서 최고등급인 '우수'등급을 달성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실태점검은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전체 679개 기관을 대상으로 데이터 분석·활용, 공유, 관리체계 3개 영역의 10개 지표에 대하여 우수, 보통, 미흡 3개 등급으로 분류해 평가가 이루어졌다. 중부발전은 데이터분석 역량 강화, 데이터기반 행정 추진체계 조성 및 공유데이터 활용 실적 등 모든 영역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특히, 임직원 대상으로 시행한 데이터기반 행정 교육의 높은 참여율과 전력거래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차세대 전력시장 예측시스템'고도화 및'AI·데이터 기반 경영 의사결정 HUB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데이터 발굴·분석을 통한 정책개발 및 활용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최고 등급을 받았다. 중부발전은 지난해 11월 행정안전부 주관 '2024년 공공데이터 품질인증'에서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12월에는 전북자치도, 국민연금공단(NPS)와 데이터 나눔 문화 확산과 데이터 기반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디지털혁신 분야에서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부발전 이영조 사장은 “데이터 발굴·분석 및 AI 분야에서 최신 기술을 반영한 디지털플랫폼 정책을 추진하여 지속적인 혁신 및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씨에스윈드, 북미·유럽 풍력수요 확대로 실적 두배 증가

국내 풍력타워 제조기업인 씨에스윈드가 북미·유럽 풍력수요 확대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두 배 급증했다. 우리나라 풍력사업에 진출한 노르웨이 국영 종합에너지 기업인 에퀴노르도 안정적인 수익을 달성 중이라 밝혔다. 풍력타워 제조기업인 씨에스윈드는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이 3조70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0% 증가했다고 17일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54억원으로 161.1%, 당기순이익은 1631억원으로 726.0% 상승했다. 씨에스윈드는 북미와 유럽의 풍력 수요 확대에 따른 타워 및 하부구조물 매출 증가를 매출액 증가 원인으로 꼽았다. 에퀴노르는 올해 5분기 조정영업이익 79억 달러, 세후 조정이익 22억9000만달러를 달성했다고 이날 밝혔다. 순영업이익은 87억4000만달러, 순이익은 20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이에 따른 주당 조정순이익은 0.63달러이다. 앤더스 오페달 에퀴노르 회장 겸 CEO는 “에퀴노르는 지속적인 성장과 경쟁력 있는 주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있다. 우리는 2030년까지 업계 최고 수준인 15% 이상의 평균자본수익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석유·가스 생산량은 2024년부터 2027년까지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총 자본배분 규모를 최대 90억달러로 발표했다. 잉여현금흐름이 강화됨에 따라, 분기 현금배당금을 지속적으로 증액하고 자사주 매입을 통해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자본배분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고래는 최고의 탄소포집기…인간이 버린 쓰레기로 멸종위기 몰려

기후위기가 심화되면서 일부 고래 종이 멸종 위기에 몰리고 있다. 해수 온도 상승, 먹이 부족, 해양 오염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개체 수 감소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해양 생태계뿐만 아니라 탄소 순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고래는 '자연이 만든 최고의 탄소 포집 장치'로 불리지만 개체 수가 줄어들면서 바다는 점점 탄소를 저장하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발표된 관련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북태평양 회색고래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조슈아 스튜어트 미국 오리건주립대 해양포유류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북극해 환경 변화로 인해 이들의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으며, 먹이 부족과 서식지 변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북대서양 긴수염고래 역시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2022년 기준 남아 있는 개체 수는 약 356마리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주요 먹이인 크릴이 감소하고, 이동 경로가 바뀌면서 먹이를 찾기 어려워진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기후위기보다 더 직접적인 위협은 해양 오염이다. 플라스틱 쓰레기, 산업 폐기물은 고래의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2019년 필리핀 해안에서 죽은 채 발견된 향유고래의 위장에서 40kg이 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왔고, 2021년 태국에서는 폐사한 고래상어 몸에서 플라스틱 그물이 감긴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고래들은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삼키고, 결국 위장에 축적된 쓰레기 때문에 굶어 죽고 있다. 선박 충돌과 소음 공해 역시 고래의 생존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하이디 피어슨 미국 알래스카대 사우스이스트 캠퍼스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학술지 최신 생태와 진화에 발표한 연구에서 대형고래 보호와 개체 수 회복이 기후위기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과거 남극해에서 서식하던 대왕고래, 참고래, 혹등고래, 밍크고래 등 대형고래 4종이 포경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경우, 연간 2억2000만톤의 탄소가 해저에 고정될 수 있다고 분석됐다. 이는 한국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연구팀은 “탄소를 인위적으로 포집해 저장하는 기후공학적 방법보다, 고래 개체 수를 회복하는 것이 더 지속 가능하고, 위험 부담도 적으며, 효과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또 혼획(어망에 걸려 죽는 것)을 줄이고, 고래 서식지에서 선박 속도를 제한하며 해양보호구역을 확대하는 것이 고래의 탄소 격리 능력을 극대화하는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9년 보고서를 통해 “고래 한 마리를 보호하는 것이 수천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보다 기후변화 완화에 더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IMF는 고래 개체 수가 산업화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경우 연간 16억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4%에 해당한다. 고래 개체 수 감소가 지속될 경우, 해양 생태계와 탄소 순환 시스템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해양보호구역 확대, 혼획 방지, 선박 속도 제한 등 고래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논의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고래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정부는 국제포경위원회(IWC) 가입국으로서 상업적 포경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귀신고래, 남방큰돌고래, 대왕고래 등 10종의 고래를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혼획된 고래의 유통을 막기 위해 2011년부터 고래 유통증명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불법 포획된 고래는 폐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동북아 LNG 가격 2년만에 최고 수준…“가격 더 오를 듯”

유럽에 이어 동북아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도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유럽의 가스 재고율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재고 보충용 수요 증가로 앞으로 LNG 가격이 계속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17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JKM(Japan Korea Marker) 4월물 가격은 MMBtu당 15.14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10일에는 16.85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15달러대는 2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JKM 가격은 2022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거의 80달러까지 폭등했다가 이후 계속 하락해 지난해 2월에는 9달러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로 계속 올라 올해 2월에는 전년보다 약 70% 오른 수준을 보이고 있다. 유럽의 가스 가격 역시 같은 패턴을 보이고 있다. 네덜란드 TTF 가스가격은 MWh당 지난해 2월 27유로대에서 올해 2월에는 50유로대로 상승한 상태다. 아시아와 유럽의 가스 가격 상승은 북반구 강추위로 인한 수요 강세 속에 가스 공급이 충분치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반도를 비롯한 북미, 유럽 등 북반구에는 북극 한파 영향으로 강추위가 계속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 추위를 가두는 역할을 하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북극 추위가 남하하면서 강추위가 발생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정부가 올해 1월 1일부터 자국을 경유하는 러시아의 대유럽향 가스관 밸브를 모두 잠가버리면서 유럽의 가스 수급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유럽과 아시아가 경쟁적으로 미국산 LNG를 수입하면서 가스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는 경향도 있다. 2월 중순을 지나면서 북반구에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이 오고 있지만, 가스 가격은 이와 반대로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유럽은 가스 수요가 가장 많은 혹서기와 혹한기를 대비해 가스를 지하기지에 저장해 놓는데, 현재 저장률이 지난해보다 훨씬 적은 상태여서 저장용 수요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럽의 가스현황을 알려주는 GIE AGSI(Gas Infrastructure Europe Aggregated Gas Storage Inventory)에 따르면 15일 현재 유럽연합의 재고율은 44.6%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62.2%보다 17.6%p 적은 수준이다. 유럽연합은 가스 수급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피크 시기를 앞두고 재고율 80% 확보를 정책 목표로 하고 있다. LNG 수입업체의 한 관계자는 “유럽의 재고보충용 수요가 본격적으로 발생하면 LNG 현물가격이 현재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현물가격이 오르면 국내 LNG 직수입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이에 대비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수자원공사, 보츠와나 220억원 규모 통합물관리 사업 수주…아프리카 물시장 확대 박차

한국수자원공사가 보츠와나에서 220억원(1570만 달러) 규모의 통합물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하며 글로벌 물문제 해결에 나선다. 수자원공사는 지난 14일 보츠와나 수도 가보로네에서 보노 쿠모타카(Bono Khumotaka) 보츠와나 수자원주택부 차관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사업은 수도 인근 림포포(Limpopo)강 유역에서 수위와 강수량을 원격으로 계측하고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통합물관리 상황실을 포함해 2028년까지 3년간 진행된다. 아프리카 지역은 기후변화로 인해 물 부족 문제가 심화하고 있으며, 보츠와나 역시 만성적인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은 3년간 이어진 극심한 가뭄으로 2018년 '데이제로(Day Zero)'를 선포하며 수돗물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보츠와나 정부는 이러한 물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수자원 효율적 관리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번 사업을 추진했다. 특히 사업 비용 전액을 공적개발원조(ODA) 없이 국가 재정으로 부담하는 것은 드문 사례로, 물문제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수자원공사는 2017년부터 보츠와나의 국가 수자원관리 마스터플랜 수립과 통합물관리 타당성 조사에 참여하며 협력을 이어왔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계기는 지난해 12월 두바이에서 열린 COP28(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윤석대 사장과 케펜체 므주반딜레(Kefentse Mzwandile) 보츠와나 수자원주택부 장관 간 고위급 면담이 이뤄지면서다. 이 회의를 계기로 보츠와나 정부는 숮원공사의 기술력을 인정해 단독 수행사로 지명했고, 수의계약을 통해 최종 계약이 성사됐다. 이번 사업은 2019년 수자원공사가 제안한 총 600억원 규모의 통합물관리 시스템 구축 계획 중 수도권 지역에서 우선 시행되는 프로젝트다. 이후 후속 사업 수주 가능성도 열려 있다. 오네체 라모가피(Oneetse Ramogapi) 보츠와나 수자원주택부 장관은 “빠른 경제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물안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한국수자원공사의 초격차 물관리 기술 도입이 물 위기 경감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앞으로도 국가 물안보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기술 교류 등 한국수자원공사와 물관리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대 수자원공사 사장은 “이번 계약은 기후변화로 물문제를 가장 극심하게 겪으며 물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아프리카 대륙에 최초로 초격차 물관리 기술을 수출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우리 기업과 동반 진출의 기회로 삼아 기회의 땅으로 조명받고 있는 아프리카 경제협력에도 마중물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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