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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환경단체 “고리 2호기 포함 노후 핵발전소 가동 중단해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지난 13일 고리원전 2호기 수명 연장을 결정한 데 대해 기후위기 시만행동과 탈핵시민행동, 종교환경회의 등 시민환경단체 등은 1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안위를 성토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이재명 정부와 원안위는 국민의 안전보다 핵산업의 이해를 앞세우는 바람에 부실한 안전성 검증과 중대한 절차적 하자에도 불구하고 고리 2호기의 수명 연장을 강행했다"면서 “이번 원안위의 허가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 원안위 전체회의에서는 재적 위원 6명 중 5명이 찬성하면서 수명 연장이 결정됐다. 시민단체들은 “총원 9명인 위원 중 3명이 공석인 상태이고, 특히 기술 전문 위원이 없는 상황에서 투표로 결정하는 바람에 안전성 검토는 부실했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들은 또 원안위가 고리2호기의 '사고관리계획서'에 대한 심사에 앞서 수명연장에 필요한 방사선 환경영향평가서를 심사하려 시도했던 점은 중대한 절차상 하자라고 지적했다. 방사선 환경영향평가서는 사고관리계획서에 맞춰 작성하게 돼 있고, 중대사고를 반영하도록 돼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안위에 제출한 사고관리계획서에는 중대사고에 대한 평가가 빠져 있고, 드론·항공기 충돌 등 새로운 위협에 대한 대응책이 빠져 부실한 계획서라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시민단체들은 “이런 부실한 사고관리계획서가 원안위 심사를 통과하지도 않았는데, 이 계획서를 바탕으로 작성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명 연장을 시도한 것은 문제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이 문제는 13일 원안위가 사고관리계획서를 먼저 심사하면서 해소됐지만, 사고관리계획서 심사 자체가 형식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고리2호기의 영구 정지와 더불어 남은 9기의 노후 핵발전소의 수명 중단을 위해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는 등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준형 기후위기비상행동 집행위원은 “13일 원안위 회의를 방청했는데, 원안위 위원들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서 문제가 없다고 하니 됐다'는 식이었다"면서 “위원들이 꼼꼼하게 검토하기보다는 거수기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이상현 녹색당 공동대표는 “이번 수명연장 결정은 날치기라고 밖에 얘기할 수 없다"면서 “산업계가 값싼 전기를 사용하는 비용을 공공에 전가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 기장군 고리 원자력 본부에 있는 고리2호기는 1983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해 40년의 설계수명 40년을 채운 뒤 2023년 4월 가동이 정지됐다. 이번 10년 수명 연장으로 2033년까지 가동할 수 있게 됐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이슈] 미국, 한국의 우라늄 농축·재처리 공식 인정…한미원자력협정 ‘사실상 개정’ 수준 확대

미국이 한국의 우라늄 농축(enrichment)·재처리(reprocessing) 절차 개시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이는 2015년 개정된 한미원자력협정(123협정)의 해석 범위를 사실상 조문 개정 수준으로 확장하는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백악관이 13일 공개한 공동 팩트시트에는 한·미 정상회담의 수많은 합의 중에서도 역사적 의미를 지닌 “미국은 대한민국의 민수용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위한 절차가 진행되도록 지원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이는 한국이 단순 연구나 검토 단계를 넘어 실제 농축·재처리 절차에 착수할 수 있는 길을 미국이 공식적으로 연 것을 의미한다. 현재 미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미국이 동맹국에 이러한 권한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례는 거의 없다. 국내 한 원자력 전문가는 “이는 조문을 바꾼 것이 아니라 123협정의 포괄적 해석 범위를 넓혀 사실상 개정 이상의 효과를 부여한 것"이라며 “한국이 연료주기 기술 주권을 확보하는 결정적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합의에서 가장 파격적인 대목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미국이 승인했다는 점이다. 팩트시트는 “미국은 한국의 핵추진 공격형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 또한 연료 조달 방안을 포함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는 AUKUS(호주)에 이어 비핵보유국 중 두 번째로 미국이 핵잠수함 프로그램을 승인한 사례다. 특히 “연료 조달 방안(fuel sourcing)"이라는 표현은 미국이 고농축 우라늄(HEU 또는 HALEU)을 공급하기 위한 한국의 자체 농축 능력 활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 군사 전략 분야 연구자는 “미국이 이 정도 문구를 공식 문서에 담았다는 것은 사실상 한국을 AUKUS와 유사한 '전략적 핵심 파트너'로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번 합의를 통해 한국의 원자력 프로젝트 중 민수용 원전, 핵연료 공급망, SMR, 해군 원자로까지 전 분야를 지원하겠다고 명시했다. 이는 한국이 향후 원전 수출(APR1400·SMR), SMR용 고농축 연료 확보, 사용후핵연료 처리, 핵잠수함 기술, 군·민 겸용 원자력 추진체계 등 모든 영역에서 미국과 전략적으로 협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합의는 한국 에너지·방산·원전 생태계 전반에 큰 파급력을 가질 전망이다. SMR·수소·고농축 연료 시장 경쟁력이 대폭 확대되는 것은 물론 체코·폴란드 등에서 진행되는 원전 수출 경쟁에서도 연료주기 자율성이 확보돼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핵잠수함 확보가 현실화되면서 대한민국 해군력의 구조적 변화를 촉진하고,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에서 미국과 공동 대응이 가능해져 정책적 부담도 크게 완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가 “법적 조문 개정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는 개정 이상의 효과를 지닌 조정"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비핵보유국의 핵연료주기 능력 확보를 극도로 제한해 왔다. 그 벽이 처음으로 한국에게 크게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 에너지안보 전문가는 “2025 한미 정상회담은 한미 원자력 협력의 새로운 시대, '123협정 2.0'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고리 2호기 수명연장…이재명 정부 ‘원전 실용주의’ 본격화

정부가 고리 2호기 계속운전을 사실상 허용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공언해온 '원전 실용주의'가 공식 정책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탄소중립 달성, 전력요금 안정, 한전 재정 개선 등 복합적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기존 원전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이 보다 분명해졌다는 분석이다. 전력·정책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의 배경에 최근 재차 상향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 전기요금 안정화, 한전의 재무 개선이라는 세 가지 과제가 자리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원전은 현행 전력시장 체계에서 가장 저렴한 전원이다. 정산단가 기준으로 액화천연가스(LNG)·석탄 대비 원전 비용이 크게 낮아, 원전 가동률이 높아질수록 전기요금 인상 압력이 줄어든다. 전기요금을 둘러싼 사회적 긴장도가 높은 상황에서 정부가 원전의 현실적 역할을 무시하기 어려운 이유다. 한전 재정 안정화를 위해서도 원전 가동은 필수적이다. 한전은 최근 3분기 연속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상황이 개선되고 있으나, 향후 송전망 확충·재생에너지 연계 투자 등을 지속하려면 안정적 영업이익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원전 가동률 하락은 다시 적자 구조를 초래할 수 있다"며 원전 비중이 기업 재정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한다. 또한 탈석탄 기조가 이미 확정된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보완할 안정적 기저전원이 부족한 현실도 작용했다.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은 당분간 개선되기 어렵고, 석탄은 2040년 폐지가 명문화된 만큼 LNG와 원전만이 NDC 달성을 위한 가용 전원으로 남아 있다. 지난 13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고리원전 2호기에 대해 계속운전을 허가했다. 고리 2호기는 685MWe 용량의 가압경수로형 원전(웨스팅하우스)으로 1978년 건설허가를 받아 1983년부터 운영을 시작했으며, 2023년 4월 8일 40년간의 설계수명이 만료되어 현재 운전이 정지된 상태이다. 한수원은 고리 2호기 계속운전을 위해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했고, 이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약 3년 4개월간 안전성 심사와 원안위의 약 7개월간 심사 끝에 계속운전 허가를 결정했다. 원전업계는 이번 결정이 “예상된 수순"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최근 전력수요가 데이터센터·AI 인프라 확대로 급증하는 가운데, 단기에 안정적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전원은 원전과 LNG뿐이라는 지적이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탈석탄이 고정된 상황에서 재생에너지·NDC·전기요금 안정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충족하려면, 일단 기존 원전은 최대한 돌리는 방식밖에 없다"며 “신규 건설은 매우 제한적으로 추진되겠지만, 계속운전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줄곧 밝혀온 '감(減)원전' 원칙, 즉 무리한 신규 확대는 지양하되 기존 원전의 현실적 활용은 인정하겠다는 그 동안의 발언과도 일맥상통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가동기한이 지난 원전도 안전성이 담보되면 연장해서 쓰고, 짓던 것도 잘 지어야 한다"며 일각에서 제기한 '탈원전 논란'을 일축했다. 다만 신규 원전 건설에 최소 15년 넘게 걸리는 만큼, 기후위기 대응과 더불어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으로 급증하는 전기 수요에 대응하려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사업을 대대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앞으로 수명 만료 예정 원전 9기 또한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계속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는 이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초안에서 예고된 방향이기도 하다. 결국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믹스는 신규 원전 최소화, 기존 원전 최대 활용, 재생에너지 점진적 확대, 라는 구조로 고착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환경단체들은 “원전 실용주의는 사실상의 원전 회귀"라며 즉각 반발했다. 특히 고리 2호기 이후 다른 원전으로 계속운전이 확대될 가능성을 두고 이재명 정부가 원전 안전 약속을 파기했다는 논란이 불거질 조짐이다. 환경단체의 반발은 이재명 정부의 핵심 지지층과도 맞닿아 있어, 향후 에너지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 요인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기후단체·산업계·지역주민 등 이해관계자와의 조율 부담을 안게 된 셈이다. 고리 2호기 결정은 단순히 개별 원전을 둘러싼 행정 절차를 넘어,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정책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첫 시그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은 전기요금 안정, 한전 재정 안정, 데이터센터·AI 전력수요 급증, NDC·탄소중립 의무, 탈석탄 불가피성이라는 압축된 조건 속에서 지속가능한 전원믹스를 설계해야 한다. 이 복합된 과제를 고려할 때, 향후 몇 년간 '원전 실용주의'는 피할 수 없는 정책 선택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에너지요금위원회’ 독립기관 신설 법안 발의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이 전기·가스·열 등 에너지 요금 결정을 정치적 판단으로부터 독립시키고, 합리적·전문적 가격 결정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에너지요금위원회' 신설 법안을 13일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에너지법, 전기사업법, 도시가스사업법, 집단에너지사업법,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포함한다. 현행법상 전기요금은 전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인가를 받도록 돼 있다. 그러나 전기요금 결정 과정이 정부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왜곡되거나 지연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전기위원회가 독립적 전문기구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또한 전기·가스·열 등 에너지원별로 분리된 요금 결정 체계로 인해 부문 간 정책 정합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김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은 정부조직법에 따라 중앙행정기관으로 '에너지요금위원회'를 신설하고, 전기요금과 도시가스요금의 인가·승인을 위원회가 담당하도록 했다. 집단에너지(열) 요금의 경우 위원회가 지정·고시한 요금 상한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현행법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전기·가스·열 요금을 각각 인가·승인하도록 하고 있지만,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이러한 권한이 독립적 기구인 에너지요금위원회로 이관된다. 이를 통해 가격 결정 과정에서의 정치적 개입을 차단하고, 요금의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 에너지원 간 정합성을 높이는 관리 체계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미국의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 영국의 가스·전력시장위원회(GEMA) 등 주요국의 에너지 규제기관은 높은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다. 김 의원은 “에너지 요금은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국가경제와 산업경쟁력, 국민의 삶을 고려해 합리적이고 전문적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전기·가스·열 등 에너지원별 가격을 종합적이고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글로벌 에너지 가격 변동성과 시장 상황을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는 전문적·독립적 가격 결정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원안위, 고리 원전 2호기 계속운전 허가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 원자력발전소 2호기가 수명 만료 2년 반 만에 다시 운전에 돌입하게 됐다. 원자력안전위원위원회는 13일 제224회 회의를 열어 고리 2호기 계속운전 허가를 표결로 의결했다. 이번 허가에 따라 고리 2호기의 수명은 설계수명 만료일로부터 10년 늘어나 2033년 4월까지로 연장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이 2022년 계속운전을 신청한 지 3년 반만으로, 고리 2호기는 2023년 4월 8일 운영 허가 기간 만료로 운전을 멈춘 지 2년 반여 만에 다시 재가동 절차를 밟게 됐다. 고리 2호기는 1983년 4월 9일 상업 운전을 시작한 발전소다. 가압경수로 방식의 전기출력 685메가와트(MWe)급 원전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기후부, 2030년 재생E 100GW 목표 재확인…“공공 유휴부지 모두 활용”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030년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달성을 위해 공공기관 유휴부지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공공기관의 지붕·주차장 등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고, 기업들이 전력구매계약(PPA)을 맺는 형태로 RE100(사용전력의 100% 재생에너지 조달)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내년 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이 1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이상 증액되는 방안이 논의되면서 보급 확대 사업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기업들은 공공기관 유휴부지를 활용한 태양광을 통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재생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국현 기후부 재생에너지정책과장은 13일 서울 양재AT센터에서 열린 '2025년 한국RE100 컨퍼런스'(한국RE100협의체·고려대 기후변화대응기술센터 주최, 세미나허브 주관)에서 'RE100 산업단지 구축 및 기업 지원을 위한 신정부 재생에너지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임 과장은 “재생에너지를 2030년 100GW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이며, 이는 지난해 누적 34GW 대비 3배 이상 확대하는 수준"이라며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고, 공공기관도 K-RE100에 참여해 유휴부지를 활용한 태양광 설비 구축과 기업 대상 PPA로 역할을 강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는 1000㎡ 이상 공영주차장에 100킬로와트(㎾) 이상의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설치를 의무화한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개정안이 의결됐다. 임 과장은 “태양광은 영농형·산단·수상·주차장 태양광 등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며 “내년도 재생에너지 예산을 1조3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42% 증액해 국회에서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에너지고속도로를 통해 국가 전력망을 구축하고, 지역별로 지산지소형 지능형 전력망도 함께 마련할 것"이라며 “그 중심에 RE100 산업단지가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상풍력에 대해서는 “해상풍력특별법이 내년 3월 시행된다"며 “정부가 계획적으로 입지를 발굴하고 인허가를 신속하게 처리해 해상풍력 단지 보급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별로 재생에너지 설비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이격거리 규제가 있는 만큼, 마을 주민들이 개발자와 이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이러한 규제도 완화해 나갈 생각"이라며 “보급 확대가 우리 국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산업 경쟁력 강화도 똑같이 중요하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미쓰이스미토모은행, 한국 재생E·데이터센터 금융지원 확대 선언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서울지점(Sumitomo Mitsui Banking Corporation, 이하 SMBC)은 지난 11월 5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국내외 주요 투자자 및 고객 100명을 초청해 'Energy & Infrastructure Finance Meet 2025' 세미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한국 에너지 시장에 대한 금융 지원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SMBC는 오랜 기간 한국 기업들의 해외 건설 및 투자 프로젝트에 장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다양한 형태로 금융 지원을 해왔다. 나아가 2020년 이후 한국 내 해상풍력, 태양광, BESS(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 등 재생에너지와 디지털 인프라(데이터센터) 관련 대출 기회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국내 원화 대출 및 금융 지원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러한 배경 하에 SMBC 서울지점은 싱가포르의 APAC 헤드 오피스(Head Office)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성장 잠재력이 높은 두 산업(재생에너지 및 데이터센터)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을 모시고 이번 세미나를 개최했다. SMBC는 각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들을 초청하여 시장의 주요 이슈와 전망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성공적인 장을 마련했다. 첫 번째 세션 '아시아의 미래에 에너지 공급 (Energizing Asia's Future)'에서는 한국의 에너지 전환 방향과 투자 환경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패널에는 KDB(한국산업은행)의 한원석 팀장, 글로벌 법률사무소 Ashurst의 안나 정 파트너변호사, 덴마크계 재생에너지 투자개발사 CIP의 이현승 상무, 글로벌 인프라 투자사 ISQ의 조슈아 찬 상무, 그리고 SMBC의 야시 샤 (Yash Shah) 상무(아시아 에너지담당)가 참여했으며, SMBC의 줄리아 통 부장이 좌장을 맡았다. 주요 논의는 한국 정부의 재생에너지 성장 목표, 수소 및 BESS 추진 현황, 그리고 인프라에 미치는 실제적인 영향 등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다른 아시아 태평양(APAC) 시장과의 비교를 통해 에너지 안보, 경제성, 탈탄소화라는 '트릴레마(trilemma)'에 직면한 국가들의 교훈과 기회를 공유했다. 또한, KDB와 SMBC 등 국내외 금융기관의 관점에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 리스크와 '은행 가능성(bankability)' 확보 방안 및 CPPA(기업 전력 구매 계약)와 같은 혁신적인 금융 구조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SMBC 아시아 에너지 부문 대표 야시 샤는 “한국은 재생에너지와 수소, 배터리저장시스템(BESS) 등 차세대 인프라 프로젝트의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장 중 하나"라며 “SMBC는 전통 에너지부터 신재생까지 모든 스펙트럼의 프로젝트 파이낸스 솔루션을 통해 한국 내 금융지원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CIP 이현승 상무는 “새 정부의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및 범부처 태스크포스 구축 등은 속도 있는 재생에너지 보급을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며 “해상풍력뿐 아니라 관련 산업생태계 전체를 묶는 금융·정책 플랫폼을 통해 예측 가능성이 제고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DB 한원석 팀장은 “국내 은행권은 해상풍력과 BESS 금융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프로젝트 초기단계 리스크를 분담할 공공성 기반의 '퓨처에너지펀드'가 민간 유동성을 이끌 핵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iSquared Capital 조슈아 찬 상무는 “명확한 규제 환경과 현 정부의 재생에너지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을 고려할 때, 한국을 유망한 투자 환경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Ashurst의 안나 정 파트너변호사는 “한국 또한 자발적 탄소 거래소 이니셔티브와 파리협정 제 6조에 따른 다른 국가들과의 양자 협정을 포함하여 배출권 거래제의 상호 운용성을 향해 조치를 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두 번째 세션 '아시아의 디지털 인프라 (Digital Infrastructure in Asia)'에서는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을 조명했다. 패널 토론에는 법무법인 세종의 김동선 변호사, K&L Gates LLP의 박세라 변호사, Digital Edge 코리아의 박태영 지사장, 그리고 SMBC의 라키 아난드 (Rakhi Anand) 상무(아시아 디지털 인프라 담당)가 참석했으며, SMBC의 최성훈 차장이 좌장을 맡았다. 토론자들은 APAC 데이터센터 시장이 일본, 싱가포르, 호주를 중심으로 가속화되고 있으나, 한국은 정책적 복잡성, 전력 접근성, 인허가 등의 규제 병목 현상이 입지 선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한국에서 데이터센터 개발이 사회간접자본(SOC)보다는 여전히 토지 확보, 건축 인허가, 준공 후 임대 방식으로 진행되는 부동산 개발사업 구조로 자리 잡은 이유와 제도적 문제점이 논의되었다. 외국계 투자자 및 금융기관들은 전력망 확보, 앵커 고객 확보, 신뢰할 만한 EPC/운영 파트너십 등이 금융 조달의 핵심 요건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ESG 및 RE100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복잡한 PPA 조달 과정 등 한국의 잦은 정책 변화가 있어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를 지연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음이 언급되었다. SMBC 아시아 디지털 인프라 부문 대표 라키 아난드는 “APAC 지역의 데이터센터 투자는 일본·싱가포르·호주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으며, 한국은 특히 수요와 금융유동성이 풍부한 핵심시장"이라며 “SMBC는 상암고양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성사시켰다"고 소개했다. 법무법인 세종 김동선 파트너변호사는 “한국의 데이터센터는 법적으로 별도 용도구역이 없어 부동산 개발사업 구조로 진행돼 왔다"며 “정부가 AI 데이터센터를 국가전략 인프라로 규정한 만큼, 민간투자법 적용 등 제도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Digital Edge Korea 박태영 지사장은 “한국은 투자자 입장에서 분명 매력적인 시장이며 성공적으로 개발한 프로젝트는 큰 가치를 지니나 여러 요소로 인해투자자와 사용자들에게 모두 개발하기 어려운 지역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K&L Gates 박세라 파트너변호사도 “전력 인입과 건축 인허가 절차가 분리돼 있어 프로젝트 속도가 늦어진다"며 언급하였으며 “데이터센터 관련 정책의 방향이 자주 바뀌는 점과 RE100과 PPA 제도의 불확실성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SMBC 서울지점 제재승 본부장은 “이번 세미나는 국내외 고객들에게 한국의 전략 산업 동향을 제공하고,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히며 “SMBC는 앞으로도 국내외 고객들의 한국 투자에 더욱 적극적으로 금융 지원을 해나가며 아시아 시장의 성장에 기여할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귀뚜라미, ‘2025년 한국의 소비자보호지수(KCPI)’ 5년 연속 우수기업 선정

(주)귀뚜라미(대표 김학수)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발표한 '2025년 한국의 소비자보호지수(KCPI, Korean Consumer Protection Index)'에서 5년 연속 온열가전 부문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3세대 카본매트로 난방매트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귀뚜라미는 올해도 KCPI 세부 조사항목에서 고른 점수를 획득하며, 5년 연속 온열가전 부문 조사 기업 중 유일하게 우수 등급을 부여받았다. 한국의 소비자 보호지수는 국내 44개 산업군 267개 기업의 소비자 보호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체감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귀뚜라미는 지난 2020년 보일러 업계 최초로 3세대 카본매트 온돌을 시장에 내놓으며 1세대 전기매트와 2세대 온수매트가 지배하던 난방매트 시장에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켰다. 귀뚜라미의 60년 난방기술을 접목한 3세대 카본매트 온돌은 전자파, 전기료, 세탁, 환경 호르몬 등 소비자들이 난방매트 사용 시 생각할 수 있는 다양한 고민사항을 해결해 동절기 필수 가전으로 자리매김했다. 귀뚜라미 3세대 카본매트는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220V 전압을 저전압(매트 DC 24V)으로 변환해 작동하며, 전자기장환경(EMF) 인증을 획득해 유해 전자파로부터 안전하다. 온수매트(300W)의 절반 수준인 160W 저전력으로 설계돼 하루 8시간씩 한 달 내내 사용해도 월 7000원대 전기요금으로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 특허 받은 '아라미드 카본열선'은 80만회 굽힘 테스트를 통해 내구성을 검증했다. 여기에 열선이 이탈하지 않도록 특수 열 압착 방식으로 매트에 고정하고 '워셔블 시험'까지 완료해 세탁·보관이 편리하다. 또한, △ 라돈 및 토론과 관련한 국내 안전 기준을 통과하고 △ 유해물질 및 아동용 섬유제품 시험을 완료해 온 가족이 안심하고 사용 가능하다. 이와 함께 귀뚜라미 3세대 카본매트는 △ 잠잘 때 체온 변화에 맞게 숙면 온도를 3단계로 제공해 주는 '자동 온도 조절 시스템'을 비롯해, △ 3단계 온도 설정이 가능한 '찜질 모드', △ 9시간 동안 33℃ 포근한 온도를 유지하는 '취침 모드' 등 사용자가 직접 조작할 수 있는 다채로운 숙면모드를 탑재해 편안한 잠자리를 돕는다. 귀뚜라미는 본사 직영 온라인 쇼핑몰인 '귀뚜라미몰'에서 3세대 카본매트를 판매하며 소비자들의 쇼핑 편의와 사후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귀뚜라미몰에서는 '카본매트 온돌 기획전' 카테고리를 별도 개설해 △ 3세대 카본매트 인기제품 라인업, △ 구매혜택, △ 제품 관리 서비스, △ 라이프스타일 별 제품 추천, △ 실 사용 후기 등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모든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귀뚜라미보일러 관계자는 “귀뚜라미는 3세대 카본매트 시장의 개척자로서 소비자들의 다양한 불편 사항과 고민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제품 품질과 서비스 개선 노력을 이어왔다"며, “귀뚜라미 60년 난방기술로 탄생한 3세대 카본매트와 함께 동절기 소비자들의 쾌적한 숙면 생활을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E칼럼] 글로벌 공급망,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다

미.중 양국이 경주 APEC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간 유예하는 대신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펜타닐 관세를 종전 20%에서 10%로 낮추는데 합의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영향권에 있던 우리 반도체와 전기차 엽계는 일단 한 숨을 돌리게 됐다. 특히, 우리 반도체 업계는 그간 희토류 공급망 불확실성으로 위기감이 고조돼 왔다. 중국 등 특정국가에 생산이 집중된 희토류 등 전략광물은 수출 통제 시 글로벌 공급망에 매우 큰 충격을 입힌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전 세계 전략광물 76개 중 30개는 중국 등 특정국가에 생산이 집중되어 있다. 더구나 생산이 편중된 광물 30개 중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광물은 8개에 불과하며, 현재 대량 생산되진 않지만 추가 생산 가능성이 존재하는 광물은 대략 7개이다. 나머지 광물은 국내 생산이 어려워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희토류, 니오븀, 흑연 등은 수출 통제 광물일 뿐만 아니라 수입 의존도가 80%를 상회하여 꾸준히 관리가 필요하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전 세계에 관세 전쟁을 선포해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월 텅스텐을 시작으로 4월 희토류 등 주요 전략광물에 대해 수출 통제에 이어 9일에는 희토류와 관련 기술의 수출을 더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해외 희토류 물자에 대한 수출 통제" 와 “희토류 관련 기술 통제에 관한 결정"을 발표했다. 중국의 수출 통제로 인해 전략광물의 공급망은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코발트의 경우 콩고가 글로벌 총 생산량의 약 4분의 3을 담당하고 있는데 지난 2월 가격이 무려 84% 급등 했었다. 희토류는 중국이 글로벌 총 생산량의 약 70%를 담당하는데 4월 디스프로슘 가격이 3배 이상 올랐다. 글로벌 전략광물 공급망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중국은 대부분의 생산이 편중된 광물을 보유하고 있다. 국가별로 생산 편중 광물은 중국(22개), 미국(2개), 콩고(1개), 인도네시아(1개), 남아프리카공화국(1개), 브라질(1개), 칠레(1개), 러시아(1개) 등이다. 특히 중국은 갈륨, 마그네슘 금속의 글로벌 생산량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수출 통제 품목이 주로 반도체, 배터리, 항공우주 등 첨단산업에 활용되고 있는 광물들이라는 점이다. 현재 생산 편중 광물을 보유한 8개국 중 6개국이 해당 광물에 대해 수출 통제를 하고 있다. 주로 자국 내 광물 부가가치 창출 목적으로 원광 수출 금지와 별도 수출 허가 절차를 만들어 수출 허가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공급 억제로 가격 방어를 위해 수출 전면 금지 등의 형태로 통제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아연이 비스무트, 안티모니, 인듐, 텔루륨 등을 생산하고 있는 대표적 핵심기술 보유 기업이다. 과거엔 우리나라도 갈륨, 마그네슘, 형석 등을 생산 했지만 채산성 악화로 인해 현재는 생산을 하지 않는다. 우리의 첨단산업에 필요한 희토류, 니오븀, 흑연 등은 아직도 수입 의존도가 90% 가까이 되며 중국, 브라질의 수출 통제에 있다. 따라서 전략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선 정부와 기업이 보다 세밀한 전략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 정부는 중국의 수출 통제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광산개발, 비축 확대, 재자원화 등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수출 통제를 이겨낼 수 없다. 결국 수출 통제의 파도를 넘기 위해서는 첫째, 공급망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모니터링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모니터링 방식을 더욱 체계화하고 정기적으로 리뷰를 통해 현행화해야 한다. 둘째,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기업 지원책이 더 확대 되어야 한다. 공급망을 확보하려면 우선 다원화된 조달 전략과 공급처 확보가 중요하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품목의 경우 연구개발 지원을 통해 대체 물질을 발굴하는 등 중.장기적인 플랜이 필요하다. 셋째, 기업의 해외 자원개발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공급망은 자원개발을 통한 확보 없이는 성과를 낼 수 없다. 자원안보 차원에서라도 일정 수준의 해외 광산을 보유해야 한다. 해외 광산을 보유해야 하는 이유는 보유한 지분 만큼 비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정책의 일관성 및 예측 가능성이 강화되어야 한다. 즉 전략과 실행이 따로 움직여서는 안되며 지속 가능해야 투자 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다. 다섯째, 인력 양성에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대학의 자원 특성화 학과 지정을 통해 꾸준한 재정적 지원을 함으로써 많은 전문 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연구개발(R&D) 지원을 공공기관, 대학, 연구소 등에만 집중하지 말고 중소기업에게도 지원 대상을 넓혀야 한다. 정부는 핵심광물의 경우 가격과 수급에서 위기 발생 가능성이 높고 위기 시 국내 산업 및 경제에 파급 효과가 크다는 점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 강천구

최연혜 마법 또 통했다…코레일 이어 가스공사도 정상화

가스공사 최연혜 사장의 3년 임기가 한달가량 남은 가운데, 2022년 러-우 사태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경영을 맡아 500%에 가깝던 부채율을 4년만에 300%대로 떨어트리며 준수한 성적으로 임무를 완료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3분기 말 연결기준으로 부채율 37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의 433%보다 58%포인트 낮아졌다. 차입금이 4조308억원 줄면서 총부채가 5조461억원이나 감소했다. 기업 평균적으로 300%대 부채율은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 가스공사로서는 그래도 꽤 낮아진 수준이다. 가스공사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LNG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을 때 이를 요금에 반영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흡수했다. 이로 인해 현금이 바닥나고 투자비는 물론이고 운영비도 없어 사채를 한도까지 찍어내며 간신히 버텼다. 그해 말 부채율은 499%에 이르렀다. 그때(12월 11일) 최연혜 사장이 가스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은 최 사장의 전적을 높이 사 그를 부실 공기업의 구원투수로 보냈다. 최 사장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코레일 사장을 맡으면서 곧바로 고질적 문제였던 적자구조를 흑자로 돌려 세우면서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리고 단숨에 정치권까지 입성했다. 가스공사도 최 사장 부임 이후 실적이 개선되고, 재무구조가 건실해졌다. 영업이익은 2023년 1조5534억원, 2024년 3조34억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부채율은 483%, 432%로 낮아졌다. 올해 경영평가도 전년보다 한단계 상승한 B등급(양호)을 받았다. 가스기업은 4분기 실적이 가장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4분기 실적이 더해지면 부채율은 더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최 사장의 능력이라기 보다는 호전된 외부 환경적 요소와 전임 사장의 대책이 본격 실현된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국제 가스가격은 2022년을 정점으로 이후 현재까지 계속 낮아지고 있다. 또한 전임 사장에서 도입한 개별요금제 체결이 본격화되면서 발전용 수요이탈을 막은 효과도 있다. 하지만 농구단 인수 및 운영, 당진 5기지 건설, 직수입 수요 이탈 등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공사 내부 화합을 바탕으로 건실 경영과 중앙정부 및 정치권의 지원을 이끌어 낸 최 사장의 리더십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내외부의 평가다. 최 사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10일 만료된다. 가스공사는 아직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및 차기 사장 공모를 내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최 사장의 성과가 적지 않지만, 전임 정부에서 임명됐기 때문에 임기는 만료될 것으로 보인다"며 “코레일에 이어 가스공사도 어려운 상황에서 맡아 정상 궤도에 올려 놓으면서 '부실 공기업 마스터'라는 또 다른 별명을 갖게 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한편 가스공사는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6조3722억원, 영업이익 3890억원, 당기순이익 86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4%, -11.5%, -44.1% 감소했다. 3분기 누적으로는 매출액 26조7350억원, 영업이익 1조6276억원, 당기순이익 539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9%, -10.9%, -33.9% 감소했다. 가스공사는 판매단가가 MJ당 1.19원 감소하면서 매출 1조6137억원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천연가스 3분기 누적 판매량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총 누적 판매량은 2535만3000톤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이다. 도시가스용은 1363만9000톤으로 전년보다 3.9% 증가했다. 주택용은 569만1000톤으로 7.5% 증가, 산업용은 425만1000톤으로 0.5% 감소, 도시가스발전용은 124만7000톤으로 9% 증가했다. 반면 발전용은 1171만4000톤으로 전년보다 4.2% 감소했다. 한전 발전사용은 362만9000톤으로 16% 감소했고, 민간 발전사 및 기타용은 808만5000톤으로 2.2% 증가했다. 가스공사는 “도시가스용은 2월, 4월 평균기온이 예년 대비 대폭 하락함에 따라 민수용 수요가 증가했고, 발전용 연료전지 수요 증가로 판매물량이 증가했다"며 “발전용은 경기 불황으로 총 발전량 감소 및 기저발전 증가로 첨두발전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민수용 원료비 미수금은 더욱 증가했다. 3분기 말 민수용 미수금은 14조1827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74억원 늘었다. 원료비 미수금은 원료비 연동제 규정에 따라 원료비가 증가하면 요금도 올리게 돼 있으나,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으로 인해 요금을 제한적으로 올리고 나머지를 미수금으로 뒀다가 나중에 받기로 한 수익이다. 하지만 정부가 요금을 올리지 않으면서 미수금은 더이상 받을 수 없는 수준으로 쌓이고 있다. 가스공사는 9월 말 기준으로 총 436개 관리소에 5248km 주배관망을 운영하고 있다. 주배관망은 2029년까지 493km를 추가할 예정이다. 당진생산기지 건설도 2027년 5월까지 1단계 27만㎘*4기 및 본설비를 완료하고, 2029년 12월까지 2단계 27만㎘*3기 및 부대설비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향후 투자비용은 2025년 2조3600억원, 2026년 1조8129억원, 2027년 1조8449억원, 2028년 1조8768억원, 2029년 1조4684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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