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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기후에너지복지문화대상 심사평]“재생에너지 보급으로 에너지 자립·비용절감 성과 두드러져”

기후에너지복지대상은 에너지경제가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국내 유일한 기후에너지복지 관련 시상제도이다. 기업, 단체, 비영리 법인등을 대상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소외계층을 포용하는 거버넌스를 확립해 나가는데 큰 뜻을 갖고 에너지복지문화와 기후복지문화 등에서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이를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자 제정한 상이다. 심사위원들은 제3회 기후에너지복지대상에 경상북도와 나주시를 선정했다. 올해 공모는 에너지효율사업과 에너지절약 사업을 실천한 광역, 기초 지방자치단체의 공모가 두드러졌다. 경상북도는 도민과 함께하는 에너지절약, 에너지효율 등을 통한 에너지복지 실현에 기여한 점이 인정됐다. 사회복지시설과 저소득층 가구를 대상으로 노후조명을 고효율 LED 조명으로 교체해 전기요금 절감을 실천했다. 2023년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관내 문경시, 영주시, 예천군 일대등 264개소에 전기 시설물 복구지원 사업과 화재에 취약한 사회복지시설에 '화재취약시설 전기 재해 예방사업'을 전개해 누전 배선용 차단기 교체와 전기사고 사전 예방교육을 통해 도민의 안전과 생명 및 재산 보호에 힘썼다. 에너지효율 개선사업으로 기업 에너지 절감 원스톱 패키지 지원사업을 추진해 설비교체 등 82개 기업을 대상으로 10억1600만원을 지원했다. 아울러 주민밀착형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통한 에너지자립 실천을 위해 최근 2년간(23~24년) 주택건물등 1만2406개소에 1140억9900만원을 투입해 자기소비용 신재생에너지(태양광, 태양열, 지열 등)을 설치하는 등 에너지비용 절감 및 에너지 자립기반 구축에 성과가 두드러졌다. 나주시는 수도권 기업을 대상으로 에너지밸리 투자 유치에 2327억원 규모의 성과를 냈다. 나주시는 에너지 기업을 위한 모든 인프라를 갖춘 도시, 에너지 기업인들 간의 네트워크 강화 도시를 표방해 국내 최고의 에너지신산업 인프라를 지닌 에너지밸리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에너지복지를 위한 에너지취약 계층의 건강과 생존에 필요한 나눔 문화 기부도 적극 실천하고 하고 있다. 아울러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지원사업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9개 읍면동에 42억6200만원을 투입해 주택 및 건물 등에 태양광 455개소와 태양열 93개소에 대한 설비를 지원했다. 세심한 복지 행정을 의해 모든 세대가 함께 행복한 기후 복지도시 구현 사업으로 건강한 보육환경 조성, 난임으로 고민하는 부부, 발달 장애인을 둔 가정, 마을별 치매 고위험군 돌봄 등 계층별 복지정책을 펼치고 있다. 나주시는 제6회 대한민국 솔라리그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에너지 수도 조성을 위한 에너지밸리, 에너지시티, 에너지교육, 에너지복지 등 4대 분야에 걸쳐 다양한 주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끝으로 비록 이번 공모에 수상은 못했지만 나눔과 실천을 통한 사회적 약자, 소외계층에 포용적 사회를 위해 노력해주고 계신 모든 응모 기업과 단체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尹 정부 외면한 RE100, 가격 두배 치솟고 계약물량은 저조

윤석열 정부 3년여동안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용 재생에너지 전력의 가격은 두 배 가까이 치솟았고 계약물량은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의 탄소규제 대응, 정부의 온실가스감축목표 달성 등을 위해 재생에너지 전력수요는 늘고 있지만 이에 맞춰 공급이 늘어나지 못해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오는 6월 3일 대선 이후 출범하는 정부가 재생에너지 공급을 늘려 기업들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8일 한국RE100협의체의 월간 RE100 동향 3월호에 따르면 지난 2월 RE100용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월평균가격은 1메가와트시(MWh)당 7만2329원을 기록했다. 이는 윤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6월 월평균가격 1MWh당 3만8000원과 비교할 때 1.9배 증가한 수치다. REC란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구매하는 인증서로 RE100 실적을 인정받는 수단이다. 기업이 RE100을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사와 맺은 전력구매계약(PPA) 실적은 올해 2월까지 총 1702.9메가와트(MW)로 집계됐다. 이는 발전소 가동 전에 맺은 계약을 포함하므로 실제 운영되고 있는 RE100용 발전소를 뜻하지는 않는다. 기업이 공개한 PPA 계약 건을 기준으로 실제 계약 건은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 윤 정부 3년 동안 총 발전설비가 1만9560MW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기업이 RE100용으로 계약한 PPA 물량은 이에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RE100용 재생에너지 전력가격이 치솟은 것은 재생에너지 공급 부족으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시장의 REC 가격이 비싸진 영향이다. RPS 시장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이 일반 기업이 아닌 화력, 원자력 등을 운영하는 대규모 발전사에게 판매하는 시장이다. 대규모 발전사들은 RPS에 따라 발전량의 일부를 재생에너지로 채워야 한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하지만 윤 정부 동안 연간 재생에너지 신규 보급량은 지난해를 제외하고 3000MW 밑으로 떨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사업용 태양광 신규 보급 용량은 2020년 4100MW, 2021년 3900MW, 2022년 2700MW, 2023년 2900MW, 2024년 3160MW를 기록했다. 해상풍력은 윤 정부 동안 보급 실적이 전무하다. 재생에너지 설치 구역을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제한하는 이격거리 규제와 윤 정부의 일부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 철회 등이 보급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입장에서는 RPS용 거래 가격에 맞춰 기업들에게 REC를 팔고자 한다. 비싼 RPS용 거래 시장이 있는데 그보다 싸게 REC를 팔 이유가 딱히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월 RPS용 REC 가격은 1MWh당 7만2424원으로 RE100 시장(7만2329원)과 거의 일치한다. REC 시장에 맞춰 PPA 시장도 전기요금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으로 국내 수출 기업이 RE100 압박을 받고 있는 만큼 다음 정부에서 공급을 늘려주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택중 RE100협의체 의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쉽고 싸게 살 수 있도록 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리는 게 다음 정부의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정권 교체 시 탈원전 회귀?…신규원전‧계속운전 불투명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으로 오는 6월 3일 조기 대선이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정권이 교체될 시 윤 정부가 추진해 온 친원전 정책이 축소될까 원전업계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건설 중이던 원전 건설을 중단한 바 있어 부지 선정조차 완료되지 않은 신규 원전 건설사업은 중단 가능성이 더 높은 게 아니냐는 우려가 많은 상황이다. 8일 원전업계에서는 정권이 교체될 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신규 원전 건설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탈원전 정책으로 고사 직전이던 원전생태계에 이제야 다시 활력이 될고 있는데 정권에 따라 에너지계획이 손바닥 뒤집히듯이 바뀌어서는 안된다"면서도 “문재인 정부는 건설 중인 원전(신한울 3·4호기)마저 중단했는데, 아직 부지 선정조차 완료되지 않은 신규 원전 2기 건설과 원전계속 운전이 취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올해 초 확정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신규 원전 2기의 부지 선정 절차가 내년 9월까지 예정되어 있으나, 아직 시작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다. 정권 교체가 이뤄질 경우 이와 관련해 중대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원전 계속운전도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한국수력원자력은 8일 월성 2·3·4호기 계속운전 관련 경주시 주민공청회를 진행했다. 이 공청회는 계속운전에 대한 찬반 공청회가 아닌 계속운전 운영변경허가 신청 시 첨부서류로 들어가는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다. 국내 원전은 처음 운영을 시작할 때 허가받은 기간이 다 되면 계속운전 심사를 거쳐 허가를 갱신해야 하고, 그러지 못하면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현재 고리 2·3·4호기는 안전상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심사가 지연돼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문재인 정부 시절 1차 운영 허가 기간(40년) 만료가 다가왔지만 탈원전 정책에 따라 운영 허가 갱신 절차에 들어가지 않았던 탓이다. 현재 원전 2기가 계속운전 심사를 받기 위해 멈춘 상태고, 앞으로 최대 10기가 순차적으로 계속운전 심사를 받게 된다. 한수원 측은 향후 계속운전이 진행 될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일단 기존에 하기로 한 절차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은 지난해 11월 이렇게 계속 운전 심사를 한번 통과할 때 운영 허가가 연장되는 기간을 현행 10년에서 최대 20년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탄핵으로 인해 실행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특히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그동안 당의 주장대로 신규 원전과 수명연장 대신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민주당 정부가 출범한다면 즉시 '새정부 에너지 정책 방향'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수정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인 2022년 7월, 전 정권의 탈원전 정책을 공식적으로 폐기하며 '새정부 에너지 정책 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정책의 일환으로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와 수명만료 원전의 계속 운전을 통해 2030년까지 원전 발전 비중을 30% 이상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각에서는 정국 혼란으로 에너지의 정치화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홍종 한국자원경제학회 회장은 “지금의 상황은 에너지 정책의 방향성과 미래 발전 비중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력 수급 안정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체계 구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정국이 혼란하지만 에너지정책의 탈(脫)정치화와 경제성·현실성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산불 재해민 돕기 행사 돋보인 ‘칠갑산 장승문화축제’

▷'아픔 공감' 전통문화의 향연 속 산불 재해민 돕기 행사 돋보여 청양=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지난 5일과 6일, 청양문화원이 주관한 제26회 청양칠갑산 장승문화축제가 대치면 장승공원 일원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틀간 진행된 이번 축제는 영남지방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한 피해를 위로하는 의미 있는 행사로 시작됐다. 첫날 비가 내리는 가운데 건강 걷기와 접목한 대장승 퍼레이드가 취타대 연주 없이 조용히 진행됐으며, 예정됐던 대형 연 퍼포먼스 등의 행사는 축소되어 피해지역 주민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행사에서는 '산불 재해민 돕기' 모금 부스를 운영해 방문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했고, 모인 성금을 피해 지역에 전달할 계획을 밝혔다. 이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축제로서의 의미를 더했다. 이러한 노력이 관람객들 사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았고, 많은 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와 같은 노력은 단순한 문화행사 이상의 가치를 지니며 지역사회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자연재해로 인한 고통을 함께 나누는 계기가 됐다. ▷다양한 전통놀이와 공연으로 채워진 둘째 날 둘째 날에는 화창한 날씨 속에 봄나들이를 즐기는 관광객들로 붐비며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장승문화축제의 대표 행사인 전통혼례식을 비롯해 웃다리 풍물굿과 제2회 장승가요제가 주요 행사로 진행되어 축제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특히 알품스 공원에서는 연날리기, 윷놀이 등 다양한 전통놀이 공간이 마련되어 가족 및 연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었다. 다양한 프로그램은 방문객들에게 풍성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하며 한국 전통 문화를 알리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어린아이들과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오며 교육적인 효과도 있었다. 이를 통해 청양지역은 단순히 전통문화를 보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대적 감각을 더해 새롭고 매력적인 관광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앞으로도 창의적인 접근을 통해 관광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친환경 실천이 돋보였던 축제 이번 칠갑산 장승문화축제는 친환경 요소에도 중점을 두어 눈길을 끌었다. 일회용기가 아닌 다회용기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관람객들은 자연스럽게 탄소중립 실천에 동참할 수 있었다. 이런 시도 덕분에 이틀간 약 2만 개의 다회용기가 사용됐으며, 쓰레기 배출량이 작년보다 약 80% 줄어드는 성과를 거두었다. 임호빈 추진위원장은 “장승과 자연, 사람이 공존하는 축제로 개최돼 한편으로는 산불 피해지역 주민들의 아픔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면서 “앞으로 청양을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곳으로 만들고 세계 속의 장승문화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청양군의 친환경 정책은 환경보호뿐만 아니라 지역 이미지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며,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 설정에도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legance44@ekn.kr

한국환경연구원 제14대 김홍균 원장 취임, “경험과 도전으로 미래 선도”

한국환경연구원(KEI) 7일 김홍균 신임 원장의 제14대 취임식을 개최했다. 김홍균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환경 전문 연구기관으로서 압도적 기본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기본과 원칙을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미래를 예측하는 안정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경험주의로 신뢰와 감동을 쌓고, 조직 발전을 위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할 땐 리스크를 넘어선 도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직운영 측면에서는 △시스템 체계화를 통한 업무 효율성 향상 △보다 정당한 보상체계 마련 △임직원 역량 제고를 통한 인력풀 강화 △정책기여도 제고 △환경영향평가의 신뢰성, 객관성, 전문성, 공정성 향상은 물론 관련 자료들의 외부 접근성 강화 노력 △취약계층 배려, 근로조건 개선 등 인권경영 등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김홍균 원장은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국가물관리위원회 위원, 한국환경법학회 회장, 중앙환경정책위원회 위원, 토양정화자문위원회 위원장, 국제환경법정책학회 회장, 법무법인(유) 광장 변호사(파트너), 환경부 고문 변호사 등을 지낸바 있다. 한편,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NRC)는 지난달 27일 제372차 이사회를 열어 제14대 한국환경연구원 원장으로 김홍균 진앤리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를 선임했고 김홍균 원장의 임기는 3년(2025.3.31~2028.3.30)이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EE칼럼] 기본에 투자 없는 국가는 미래가 없다

우리가 좋아하건 싫어하건 현대사회는 모든 분야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제한된 재화를 많은 사람이 동시에 원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국가 예산도 마찬가지이다. 국가에서는 긴급성과 파급효과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해서 일의 우선순위와 예산 투입의 규모를 정한다. 선정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정량화 지표를 사용하여 결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중요하고 긴급하다고 평가되는 분야인 상위 1~3등에만 선택과 집중이라는 미명아래 넘치는 지원을 받는 경우가 많다. 문제점의 시작은 여기서부터 인지도 모른다. 이렇게 매년 반복되면 4등 이하는 수십년이 지나도 선정되지 못해 예산 배정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이 숫자로 평가되어 우리가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정량화 지표를 믿는다고 치다. 그럼 4등을 하면 4년 뒤에 예산을 받을 수 있는 것인가? 매년 4등에 해당하는 예산을 받는 것이 공정한 것인가? 과연 어떻게 소중한 국가 예산을 할당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인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지금처럼 선택과 집중으로 1~3등에게만 예산과 관심을 주면 항상 일정한 비율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당장 급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분야는 10년이 지나도 예산과 관심은 받을 수 없다. 여기엔 공평하다고 생각하는 획일주의도 한몫한다. 10가지 분야와 주제가 정해지면 1/N 나누어 배분하는 식이다. 사안의 중요도에 따라 배분하면 된다. 이렇다 보니 장기적으론 꼭 필요한 일이지만 매번 같은 중요도로 낮은 순위로 평가되는 분야는 수십 년이 지나도 관심과 지원을 받을 기회가 없을 수 있다. 이런 분야가 바로 국가 에너지자원 분야이다. 당장은 지원이나 관심이 없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서 그 결과가 쌓이고 싸이면 훗날에 큰 문제가 되는 분야이다. 이런 평가 때문에 일의 본질이 왜곡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정치적인 곳에는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과학기술 연구 분야에까지 확장되어 있다. 과거보다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정권에 따라 각광받는 연구 분야가 다르고 이에 따라 연구비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 어느 조사에 따르면 연구과제 제목도 정권의 입맛에 맟춰 선호하는 주제어가 많다는 분석도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녹색이라는 단어가, 박근혜 정부에서는 창조라는 말이 들어가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신재생이라는 말이, 윤석열 정부에서는 원자력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10년 이상의 긴 기간이 필요한 연구분야에서 조차도 정권교체에 따라 연구 분야별로 부침이 있으니 씁쑬한 일이다. 그렇다 보니 모든 사람이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만 하지 끝맺을 줄 모르고, 시작한 것을 잘 가꾸어 지속적인 성과를 내는 것에 인색하게 되는 현상이 고착화 되고 있다. 연구 분야와 유사하게 오랜 시간 동안 꾸준한 지원이 필요한 분야가 인력양성과 에너지자원 분야이다. 국가의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되는 에너지자원 문제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민간기업은 손실에 오랜 기간 노출되면 기업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기 때문에 단기적인 이익에 초점을 맞춰 투자할 수밖에 없다. 잘 알려진 대로 석유가스 및 각종 광물을 포함한 자원가격은 15년 내외의 긴 가격변동 주기를 갖고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대부분의 자원빈국은 민간기업보다는 공기업을 내세워 에너지자원의 확보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와 그들의 차이점은 단기적 성과에 집착한 보여주기식 성과와 인내심 부족인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의 해외자원개발 실패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공기업의 실력도 외부 요인도 아닌 정부의 보여주기식 성과주의에 있다. 앞으로의 성패도 이런 유혹을 어떻게 없애느냐에 달려있다. 기본에 투자 없이는 국가의 밝은 미래는 없다. 신현돈

전주시, 정부 문턱 넘어선 기린대로 BRT 구축사업 ‘급물살’

전주=에너지경제신문 안진구 기자 전주시가 추진해온 기린대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구축사업이 최종 관문인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 문턱을 넘어서면서 사업 추진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시는 기린대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구축사업에 대한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의 마지막 관문인 2단계 심사가 조건부로 최종 통과됐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중앙투자심사에서 행정안전부는 △일반차로 감소로 발생할 수 있는 교통 영향 및 시민 의견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조건으로 승인 의결했다. 이에 따라 시는 오는 2026년 개통을 목표로 기린대로 BRT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현재 실시계획 승인권자인 전북특별자치도의 실시계획안 공고 및 의견 수렴 절차가 진행 중으로, 시는 조만간 승인이 이뤄지면 올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6년 개통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기린대로 BRT 사업은 전주시내 중심도로인 기린대로(호남제일문~한벽교)의 9.5㎞ 구간에 버스중앙차로와 중앙정류장 등 기반시설을 설치하고, 교통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총사업비는 448.5억 원으로, 이 중 50%를 국비로 확보해 재정 부담도 크게 줄었다. 기린대로에 BRT가 도입되면 △전용차로를 통해 빠르고 정확하게 운행하는 '정시성 높은 버스' △상습 정체 구간의 개선과 신호체계 정비 등을 통한 '교통혼잡 완화' △중앙정류장 설치를 통한 '보행자 안전 확보' △대중교통 활성화를 통한 '탄소발생 저감' 등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앞서 시는 지난 2022년 '기린대로 BRT 구축사업'이 조건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한 이후 2단계 심사를 위해 중기지방재정계획 수정, 정류장 설치계획 마련 등 보완요청 사항에 대해 수차례 협의를 이어왔다. 이후 지난해 한 차례 고배를 마신 후, 이번 심사를 철저히 준비한 끝에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며 최종 통과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 이 과정에서 시는 BRT 도입은 단순한 '버스 중앙차로'가 아니라 도시의 질서를 재편하는 사회적 인프라 사업으로 분석하고, 12회의 간담회와 66회의 설명회, 3회의 시민워크숍, 시민 대토론회 등 다양한 소통채널을 운영하며 시민 참여를 이끌어냈다. 그 결과 시민과 함께 기린대로 BRT 설계(안)을 최종 확정하기도 했다. 최준범 전주시 대중교통국장은 “기린대로는 전주시의 대동맥으로, 이 도로 위를 오가는 수많은 시민의 하루가 조금 더 편하고, 조금 더 안전하고, 조금 더 예측 가능하게 바뀌는 것이 BRT 도입의 목적"이라며 “앞으로 공사추진 과정에서 불편은 있을 수 있지만, 시는 시민 여러분의 신뢰를 바탕으로 활발하게 소통하며, 불편을 최소화하고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ajk79@ekn.kr ajk79@ekn.kr

대통령 탄핵에 에너지 공공기관장들 긴장…“알박기 물러나라” vs “임기보장 필요”

에너지 공공기관장들이 임명권자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임기 완수에 빨간불이 켜졌다.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됐을 당시에도 임기가 남았던 에너지 공기업 사장단이 일괄 사표를 내고 물러난 바 있기 때문이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이른 바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큰 곤욕을 치룬 적이 있고, 공공기관장 임기는 법적으로 보장되고 있어 윤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들을 강제로 사퇴시킬 순 없다. 오는 10월 중순으로 예상되는 국정감사가 벌써부터 뜨거워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정권이 교체될 경우 윤 전 대통령이 탄핵되기 전 임명한 공공기관 사장단에 사퇴 압박이 가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공공기관 사장단에 사퇴를 강요한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탄핵 전부터 “대통령과 공공기관장 임기를 일치시키겠다"며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을 추진 중이며, 이는 기존 기관장들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 정책위는 최근 “탄핵 정국 이후 공공기관 알박기 인사가 15개 기관에서 63명이 임명됐고, 41명은 공모 중"이라며, 전방위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인사 문제를 지적했다. 에너지 관련 기관에서는 탄핵 정국 이후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국민의힘 출신 정치인 이주수 대표이사가 취임했다. 한전KPS와 한국전력기술의 경우 정치인 출신은 아니지만 지난해 말 최종후보자로 선임된 후 여전히 임명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취임한 한국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등 발전공기업 5사 사장들도 2년 반의 임기가 남아 있다. 이들 사장단의 임기는 차기 정권에서도 상당 기간 겹쳐져 있다. 한국에너지공단과 전력거래소, 한국광해광업공단 등은 신임 기관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며, 이들 역시 여당 정치인 출신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지적과 탄핵으로 인해 이들 기관장 선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재임 중인 기관장들의 연임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2022년 8월 22일 취임)은 올해 8월, 정용기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2022년 11월 29일)과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2022년 12월 9일 취임)은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된다. 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복귀할 경우 연임이 유력했으나, 현재 상황에서는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평가된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2023년 9월20일 취임)은 내년 9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돼 윤 정부 임기까지 모두 지낸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도 곧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진두지휘하던 동해심해 가스전 프로젝트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한국전력기술의 경우 김태균 한국전력 기술혁신본부장이 지난해 11월 초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최종 후보로 통보받았으나 지난해 말 비상계엄 및 탄핵정국과 맞물리면서 임명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한국가스기술공사는 최근 임시주총에서 이은권 신임 사장 선출 건이 의결됐으나, 아직 한덕수 대통령직무대행의 최종 임명 절차가 남아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도 최종 1배수 인물에 대한 한 대행의 최종 임명만 남은 상태다. 현재 공모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인 기관들은 오는 6월 대선 이후에나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과거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이미 임명된 사장들의 임기가 보장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측은 '탈(脫)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공공기관장들의 사직을 압박한 '블랙리스트'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2019년 1월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등이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블랙리스트란 '국가 권력이 정책이나 생각이 다르다는 등의 부당한 이유로 특정인들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해 만든 명단'을 말한다. 윤 정부에서 이 사건을 조사한 여파로 지난 정부 후반부에 임명된 공기업 수장들은 정권이 바뀌어도 물러나지 않고 임기를 마쳤거나 아직 임기가 남은 기관장들은 직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탄핵으로 인해 국회 다수석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정권을 차지할 가능성도 높은 더불어민주당에서 미리부터 압박에 나서고 있는 만큼 임기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한전과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동서발전과 남동발전 등 여당 정치인 출신 기관장들은 하반기 국정감사에서 사퇴 압박을 비롯한 공세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쳤기에 공기업 사장단도 임기를 채울 수 있었다"며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탄핵됐기 때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공공기관 사장단이 자리를 지키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이 절대 다수당이라 사퇴압박은 더욱 거셀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에너지정책은 일관성, 연속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정권에 상관없이 수장을 계속 유지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지역냉난방 열요금, 지역난방공사보다 저렴해진다···업계 불만 나올 듯

지역냉난방 사업자들의 열요금이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요금보다 최대 5% 더 저렴해진다 열요금 인하 및 원가 공개 압박이 커지면서 일부 지역냉난방 사업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지역냉난방 열요금 산정기준 및 상한 지정' 일부 개정 고시안을 오는 7일부터 21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6일 밝혔다. 산업부는 지금까지 지역냉난방 열요금 상한선을 지역난방공사 요금의 100% 혹은 110%로 정해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상한선을 98%까지 낮춘다. 내년에는 97%, 2027년까지는 95%로 단계적으로 인하한다. 2년 후에는 지역냉난방 사업자들이 열요금을 지역난방공사 요금의 최대 95%만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원가가 많이 들어갔다면 원가 관련 자료 증빙을 통해 기존처럼 지역난방공사의 최대 110%까지 요금을 받을 수 있다. 집단에너지사업편람에 따르면 지역난방공사는 열생산량 기준으로 전체 지역냉난방 시장에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서울에너지공사, GS파워 등 공기업이나 사기업이 나눠 먹는 구조다. 산업부는 지역냉난방 사업자들이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열병합발전기로 전기판매매출을 늘릴 점을 고려해 지역난방공사보다 열 요금을 더 낮추도록 상한 구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즉 지역냉난방 사업자들은 본래 열을 파는 사업자이나 열 생산 과정에서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설비를 다수 갖췄고 전기판매사업에서 충분한 이익을 보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2023년 기준 지역냉난방 사업자의 총 열생산랑중 열병합발전(CHP)가 차지하는 비율은 49.3%에 이른다. 나머지는 열생산량은 하수열, 소각열, 산업폐열 등 외부수열로 거의 채웠다.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방식을 집단에너지라고 일컫는다. 일부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의 불만이 예상된다. 이들은 집단에너지가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해서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전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강조한다. 또한, 수요지 인근에 집단에너지 시설을 돌려 송전망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있어 집단에너지 사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아 한다고 주장한다. 집단에너지협회가 지난 2일 국회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는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집단에너지 사업을 지원하고 탄소배출권 확보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열요금 상한선을 낮추는 정부 조치는 집단에너지를 지원한다는 정책과 역행한다.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이 국민에게 저렴한 열요금을 공급한다는 취지는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다른 영역에서 집단에너지를 더욱 지원해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기존처럼 지역난방공사의 요금보다 더 많이 받으려면 원가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는 점도 불만이다. 원가는 사업상 기밀에 속하다는 이유다. 산업부도 이같은 업계 불만을 고려해 개정안에 사업자가 제출한 자료의 용도외 사용금지를 고시에 반영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국회 “민감국가 지정, 원전산업에 중대한 영향 없을 것”

국회가 미국의 한국에 대한 민감국가 지정이 우리 원전시장이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 의견을 내놔 주목된다. 다만 국회는 민감국가 지정 해제를 위해 미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지정 사유를 정확하게 파악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4일 국회 입법조사처는 '미 에너지부의 민감국가 지정,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한 이슈분석을 통해 미국의 한국에 대한 민감국가 지정이 △체코원전 수출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실증 △전력설비 업계의 미국시장 진출 확대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에 대해 “중대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회는 이 같이 평가한 근거로 세가지를 제시했다. 체코원전의 경우 현재 최종 계약 막바지 단계로, 큰 틀에서 협상을 마무리하고 세부 조율 단계에 있다는 점을 들었다. 당초 체코원전 수주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됐던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공사와 미국 웨스팅하우스사 사이의 지식재산권 분쟁이 올해 1월 양측이 합의함에 따라 우려했던 점이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또한 국회는 12.3 비상계엄 사태로 초래된 국정 혼란으로 인해 원래 목표했던 3월 계약이 4월 또는 5월로 연기될 가능성은 있으나, 민감국가 지정이 한국과 체코 간 원전 계약 성사 여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실증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점도 민감국가 지정에 따른 중대한 영향에서 피해갈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국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35~2036년 사이 필요한 신규 발전설비 중 680MW를 SMR 상용화 실증 1기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한국원자력연구원·한수원·산업체가 공동으로 혁신형모듈원자로(i-SMR)를 개발 중이다. 민간에서도 SMR을 활용한 발전·열 생산 등의 해외사업 진출을 위해 SK·GS·두산 등 다수 국내 사업개발·제작·EPC(설계·조달·시공) 기업들이 미국 뉴캐슬, 테라파워, 엑스에너지 등 미국의 민간 SMR 설계 기업과 공동역량 확보 및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또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와 양자회의 및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IAEA) 등을 통한 다자협력을 통해 SMR 안전규제를 마련 중이다. 이러한 요인들이 다각도로 반영되면서 민감국가 지정에 따른 국내 원전산업에 대한 영향을 줄일 것으로 국회는 내다봤다. 우리나라가 확보하고 있는 전력설비 분야의 높은 기술경쟁력도 민감국가 지정으로 인한 중대한 영향을 감소시키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인공지능(AI) 산업 발달·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증가에 따라 전력망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전선 등 전력설비의 경쟁력을 고려할 때, 민감국가 지정이 우리나라 전력설비 업계의 미국시장 진출을 확대하는데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국회측은 밝혔다. 민감국가 지정이 바이든 행정부 말기에 이루어진 데다, 미 에너지부 내 일부 관련 부서만 공유한 비공개 사안이라는 점도 그 자체로서 한국 산업에 큰 영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국회는 보고서를 통해 “민감국가 지정 해제를 위해 미국과의 협의 과정에서는 지정 사유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지적하며 “국제 공동연구에 대한 보안 규정을 강화하고, 국제협력 및 리스크 대응을 위한 상시적인 부처 간 협업 체계 마련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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