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기업 엔케이맥스가 회생계획 인가 전 매각에 나선 가운데 소액주주들도 냉가슴을 앓고 있다. 동의 없는 매각절차에도 불구, 의결권이 없어 자신들의 의사를 직접 타진하고 못하고 있어서다. 회사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를 하회하는 상황에서 소액주주연대 측은 우량기업이 회사를 인수해 향후 기업가치를 올려주길 바라고 있다. 3일 투자은행(IB)에 따르면 엔케이맥스는 회계법인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 매각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엔케이맥스는 지난 2015년 코스닥 시장에 기술특례 상장된 바이오기업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연구개발 활동으로 적자가 계속돼 결국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투자유치에도 실패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실제로 회사는 2023년 사업연도에도 감사범위 제한 및 계속기업 존속능력 불확실을 사유로 감사보고서에 '의견거절'을 받았다. 올해도 상반기 말 기준 영업손실 72억원, 순손실 287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에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으나, 미국 자회사 지분 일부를 매각하며 1000억원 가량의 이익이 계상되며 탈출했다. 결국 엔케이맥스는 지난 4월 회생절차를 신청했으며 6월 법원의 결정을 받았다. 이번 매각 시도는 인가 전 인수합병(M&A)에 해당해, 성사될 경우 우발채무 단절, 재무건전성 확보, 회생기업 취득세 절감 등 이점이 있다. 엔케이맥스의 존속을 바라는 입장에서는 이번 M&A의 성공이 누구보다 절실하다. 업계에 따르면 엔케이맥스의 청산가치는 150억원 내외 수준인 반면, 계속기업가치는 음수(-)이기 때문이다. 통상 회사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낮을 경우 회생절차는 폐지된다. 즉 이번 M&A가 법원 인가를 받으려면 현재의 청산가치 이상으로 엔케이맥스를 사들일 인수 희망자를 찾아야 한다. 이번 M&A는 스토킹 호스(Stalkng horse)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으로 곧 사전계약을 맺을 우선 희망자를 모색한다. 스토킹 호스란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먼저 보인 희망자와 우선 사전계약을 맺은 후, 본격적으로 공개경쟁입찰을 시작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 인수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국내에는 지난 2017년 처음 도입됐으며 이미 한일건설, 이스타항공 등 매각사례에서 적용된 바 있다. 엔케이맥스도 바이오기업 특성상 숫자로 드러나지 않는 성장 잠재력이 있다는 의견이다. 엔케이맥스 사업부는 세포 치료제 및 진단키트로 나눠져 있다. 이 중 세포 치료제 생산공장은 한국과 미국에 각각 위치하고 있으며, 각각 연간 1만8000도즈(dose), 3600도즈의 연간 생산규모를 보유했다. 진단키트 생산시설은 판교에 위치했다. 회사가 보유한 주요 파이프라인도 주목된다. 엔케이맥스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에 슈퍼 엔케이(SNK) 면역세포치료제 임상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다. 이 중 'SNK01'은 한국, 미국, 멕시코에서 4건의 임상을 진행 중이며, 'SNK02'도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을 승인받았다. 최근에는 SNK01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파킨슨병 환자 치료를 위한 동정적 사용 승인을 받기도 했다. 엔케이맥스뿐 아니라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자회사 엔케이젠바이오텍에 대한 관심도 크다. 이 회사의 지분을 엔케이맥스가 약 40% 보유하고 있으며, 알츠하이머와 고형암에 대한 임상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향후 엔케이맥스의 매각 향방이 불투명한 가운데, 개인주주들은 불안감을 표하고 있다. 현재 엔케이맥스에 대한 소액주주 지분이 99%에 달하는 상황에서 공개매수 절차가 불가피한데, 개인주주 입장에서 청산가치가 예상보다 낮게 나와 투자 손실을 보전할 만한 공개매수가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거래 정지 중인 엔케이맥스의 직전 주가는 2020원이며, 올 연초만 해도 6000원을 상회하던 주가가 연내 급락해 손실을 본 개인주주들이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엔케이맥스 소액주주연대는 박상우 대표이사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제공 계약 체결 사실을 숨겨 재산상 이익을 취했다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한 상태다. 당시 박 대표는 주주들에 '회사 경영 활동은 정상적으로 진행 중', '재무건전성과 경영 안정성 또한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투자를 결정하는데 혼동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연대는 이번 회생도 박 대표 측의 이익을 위해 주주들에게 예고 없이 신청한 것이라며 반대의사를 표했으나 의결권이 없어 막지 못했다.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기업이 회생신청을 할 경우 주주의 의결권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엔케이맥스 소액주주연대 측은 “주주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답답하다"며 “지금으로써는 좋은 곳에서 회사를 인수해 주식가치를 끌어올려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성우창 기자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