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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韓증시 ‘254조원 증발’…내년도 악재 계속

올해 국내 증시 상장사 시가총액이 254조원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환율 상승, 정치적 불확실성 등 연이은 악재가 겹치며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소외된 모습을 보였다. 현재 진행 중인 악재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 전망도 불투명한 상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종가 기준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1966조957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의 시가총액은 333조8740억원이었다. 작년 마지막 거래일(12월 28일) 기준 코스피 시총 2126조3720억원, 코스닥 429조3910억원보다 각각 159조4150억원, 94조5170억원 감소한 수치다. 올 한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총 253조9320억원이 증발한 셈이다. 올해 첫 거래일(1월 2일) 코스피 지수는 2655.28에서 시작했으나 이달 27일 종가는 2404.77로 9.4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866.57에서 665.97로 23.15% 급락했다. 반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6.5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3.37% 상승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20.37%, 중국 상해종합지수와 홍콩항셍지수도 각각 14.26%, 17.82% 상승했다. 주요국 증시가 올해 큰 폭으로 성장하는 동안, 한국 증시는 홀로 급격히 하락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34개국 40개 주요 지수 가운데 코스닥의 연초 이후 등락률이 가장 낮았고, 코스피는 4번째로 부진했다. 코스피는 러시아(-18.94%), 브라질(-9.77%)보다는 다소 나은 수준이었지만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코스피 시가총액 규모 1위인 삼성전자의 부진이 뼈아픈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감소액은 148조510억원으로 국내 증시 전체 감소액(253조9320억원)의 절반을 훌쩍 넘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10조3780억원, 기관이 3조9390억원어치를 각각 팔아치우는 등 매도세가 집중된 모습도 확인됐다. 삼성전자의 부진 외에도 하반기부터 이어진 원·달러 환율 상승,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등 연이은 악재로 인해 한국 증시는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에서 유독 고립된 모습을 보였고, 다양한 악재가 연속적으로 발생한 전례 없는 상황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쉽게 회복되기 어려운 상태며, 증시뿐만 아니라 환율과 채권시장까지 부정적인 요소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증시는 30일 마감되지만 내년에도 수많은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국내 증시를 둘러싼 어려운 환경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정식 취임하며 정책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국내에서는 탄핵 정국이라는 정치적 이슈가 맞물려 투자심리 위축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재 국내 경기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도 악화하는 추세에 있어 올해 4분기나 내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의 역성장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 경제 펀더멘탈 약화로 환율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정치적 불안정이 장기화할 경우 경제 성장 둔화와 국가 신인도 하락으로 환율 상승 압력히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시중은행, 조직 ‘슬림화’ 대세…내부통제·디지털은 강화

주요 시중은행들이 본부 조직 슬림화에 방점을 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내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본부 조직 크기3를 줄여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내부통제와 소비자 관련 부서는 강화하고, 미래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부서도 확대했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은 본부 조직을 슬림화하는 내년도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조직 효율화를 통해 전반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국민은행은 기존 31본부 139부 체제를 27본부 117부 체제로 줄였다. 영업조직을 제외한 본부에 있는 관리·지원 조직을 전반적으로 간소화해 업무조직 효율화에 나섰다는 게 국민은행 설명이다. 대신 지역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여의도, 광화문, 강남 등 주요 지역에 본부가 직접 관할하는 지역본부를 운영하도록 했다. 하나은행은 본점 12개 부서를 기존 부서에 통폐합하면서 본점 조직을 슬림화했다. 또 영업 현장 지원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운영 효율성을 강화했다. 우리은행은 본부조직을 기존 20개 그룹에서 17개 그룹으로 축소했다. 개인그룹(개인·부동산금융), 자산관리(WM)그룹(자산관리·연금사업), 기업그룹(중소·대기업) 등을 업무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통합하고, 유사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들을 통폐합했다. 신한은행은 고객솔루션그룹 내 개인솔루션부와 기업솔루션부를 합쳐 '고객솔루션부'를 신설했다. 신한은행은 다양한 통합 솔루션을 도출해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은행들은 내부통제와 고객 중심을 강조하면서 조직 변화에 힘을 실었다. 먼저 각종 금융사고로 홍역을 치른 우리은행은 내부통제 조직을 강화했다. 자금세탁방지센터와 여신감리부를 본부급으로 격상해 감독·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준법감시실에 '책무지원팀'을 신설해 책무관리 업무의 충실도를 높였다. 정보보호본부와 자금세탁방지본부는 준법감시인 아래로 모아 중복되는 내부통제 기능을 제거했고, 준법감시, 금융소비자보호, 정보보호, 자금세탁 방지 등 사각지대 없는 내부통제 구현을 위해 담당 임원들로 구성된 협의체를 신설했다. 국민은행은 준법감시인 산하에 상시감시, 책무관리 전담 조직을 별도로 설치해 내부통제 관련 체계를 더욱 촘촘하게 했다. 지역그룹대표 역할은 고객 기반 확대와 정도영업 중심으로 전환하고, 인사평가 항목에 내부통제 지표를 신설했다. 소비자보호그룹은 행장 직속으로 편재해 실행력을 높였다. 하나은행은 고객 관리 체계를 바꿔 영업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영업지원그룹 내 '손님관리시스템부'를 신설했다. 이 부서는 은행의 고객 관리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선 과제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고객몰입조직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신한은행은 고객솔루션부 신설과 함께 고객 편의성 혁신을 주도하는 '고객편의성 트라이브(Tribe)'도 새로 조직했다. 미래 변화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조직 등을 강화한 점도 이번 조직 개편의 공통된 특징이다. 국민은행은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이 본격화되는 것에 대비해 기존 금융AI센터를 1, 2센터로 확대 개편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솔루션그룹을 '디지털솔루션본부'와 '디지털혁신단'으로 재편해 고객솔루션그룹으로 통합하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했다. 플랫폼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디지털이노베이션(영업추진4)그룹'도 신설했다. 하나은행은 기존 AI·디지털그룹을 '디지털혁신그룹'으로 확대 개편했다. 디지털 전략 기능과 신사업 추진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에서다. 우리은행은 원(WON)뱅킹사업본부의 편제를 강화했다. WON뱅킹사업부, 마이데이타(MyData)플랫폼부, 인증사업플랫폼부 등 3개 부서를 집중 배치해 최근 리뉴얼한 모바일뱅킹 WON뱅킹의 경쟁력 제고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은 고객이라는 대명제를 중심에 두고 본부조직 슬림화와 영업조직 효율화를 위한 고민을 담았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객 중심의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 디지털 사업의 추진력 확대 등을 핵심 과제로 두고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원/달러 환율, 한 달만에 1500원 육박…일본 엔화 다음으로 크게 올라

미국 달러화 대비 한국 원화가치가 한 달 새 5% 추락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선에 바짝 다가갔다. 달러 강세 속에 이달 초 비상계엄으로 시작된 국내 정국 불안까지 더해진 탓이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 27일 장중 1386.7원까지 고점을 높였고 1470.5원(야간 거래 마감 기준)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480원대 후반까지 뛴 것은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처음이다. 환율은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승리가 확정된 지난 11월 6일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던 1400원 선을 돌파했다. 이후 ▲11월 13일 1410원 ▲ 12월 3일 1420원·1430원·1440원 ▲ 12월 19일 1450원 ▲ 12월 24일 1460원 ▲ 12월 26일 1470원 ▲ 12월 27일 1480원 선을 차례로 뚫으며 빠른 속도로 고점을 높여왔다. 환율은 미 대선 전후로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가 나타나면서 빠르게 상승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 인상과 이민자 추방 등 공약을 실행해 인건비와 물가가 높아지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정책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달러 강세를 촉발했다. 특히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내수 부진이 계속되고 우리 경제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마저 3분기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성장 전망이 어두워진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 2기 무역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감에 원화는 더 약세였다. 그러나 11월 말 1400원 선 부근에서 등락하던 환율이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야간 거래에서 순식간에 1442.0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은 비상계엄이 여섯 시간 만에 해제되면서 1410∼1420원대에서 움직였으나, 윤 대통령 탄핵안 1차 표결이 무산된 뒤 1430원대로 올라섰다. 환율은 지난 19일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 전망치를 상향하자 1450원대로 뛰어올랐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탄핵당한 27일에는 1480원대로 올라섰다. 외환 당국이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히고,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규모를 확대하는 등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환율 상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달 원화 가치 절하 폭은 주요국 통화와 비교해도 일본 엔화 다음으로 가장 컸다. 27일 야간 거래 종가(1470.5원) 기준으로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11월 말(1396.5원)과 비교해 5.03%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달러 대비 원화 가치 절하율(-5.03%)은 같은 기간 유로(-1.48%), 파운드(-1.29%), 스위스프랑(-2.42%), 호주달러(-4.72%), 캐나다달러(-2.88%), 역외 위안(-0.70%), 대만달러(-0.93%)보다 훨씬 컸다. 원화보다 가치 절하 폭이 큰 통화는 일본 엔화(-5.23%)뿐이었다. 엔화는 일본은행이 이달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하면서 약세를 나타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산업연구원·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 국책연구기관은 대외 불확실성이 산재한 상황에서 환율이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7개 금융협회, 저출생 위기 극복 ‘금융권 릴레이 챌린지’ 실시

7개 금융협회가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한 릴레이 챌린지를 실시했다.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신용정보협회 등 7개 금융협회는 지난 2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저출생 위기 극복 금융권 릴레이 챌린지'를 진행했다. 이번 챌린지는 가족 친화 기업문화를 확산시키고, 출산과 육아에 대한 긍정적인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추진됐다. 지난 19일 한국경영자총협회를 포함한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가 '산업계 릴레이 챌린지'를 먼저 시행했으며, 7개 금융협회도 금융권 릴레이 챌린지로 이를 이어받았다. 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은 “저출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아이가 주는 행복과 육아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금융권은 일과 가정 양립 제도 정착을 통해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한편, 육아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금융협회 챌린지를 시작으로 내년 1월부터는 소속 금융회사들도 금융권 릴레이 챌린지를 자율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권 의지를 다지고, 우수 사례를 공유·확산하기 위해 금융회사 임원들이 '일과 생활의 균형, 금융권이 앞장서겠습니다'라는 챌린지 표어가 기재된 피켓을 들고 촬영한 인증 사진이나 영상과 메시지를 해당 회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 등에 게시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올해 삼성전자 주가 폭락에…삼성그룹株 시총 160조원 덩달아 증발

삼성전자 주가 부진으로 올해 국내 증시에서 삼성그룹 시가총액이 160조원 넘게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삼성그룹 종목들의 합산 시가총액은 지난 26일 기준 548조441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709조6920억과 비교하면 올 들어 약 161조2500억원, 22.7% 쪼그라들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삼성그룹 종목은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22개 종목(우선주 포함)으로, 이들 시총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6일 기준 27.57%로 조사됐다. 지난 2021년 1월 초 38%대까지 올랐던 수치가 올해 하반기 들어 30% 아래로 내려오더니 최근 27%대까지 내려온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코스피에 입성한 지난 2016년 11월 이후 수치와 비교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같은 기간 31.71% 빠진 영향이 컸다. 아울러 삼성SDI(-47.66%), 삼성E&A(-42.68%), 호텔신라(-42.58%), 삼성에스디에스(-23.94%) 등을 포함한 14개 종목이 약세를 보였다. 한편 금융 계열사인 삼성생명(45.44%), 삼성화재(40.68%), 삼성카드(26.58%) 등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기대감에 올랐다. 최근 조선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며 삼성중공업(49.37%)도 크게 상승했고, 외국인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던 삼성바이오로직스(23.28%)도 올랐지만 그룹 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부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삼성그룹을 주 테마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ODEX 삼성그룹밸류'는 올해 들어 14.15% 내렸다. 또한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과 'ACE 삼성그룹동일가중'은 각각 13.12%, 3.86% 하락했다. 증권가에선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가 내년에 쉽게 반등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달 들어 NH투자증권(9만→7만5000원), KB증권(8만→7만원), DB금융투자(9만→7만9000원), iM증권(7만2000→7만1000원) 등 다수 증권사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원/달러 환율 급등에도…서학개미 美주식투자 오히려 더 늘었다

미국 달러화 대비 한국 원화 환율이 급등하고 있음에도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 가치가 삼성전자 시가총액 절반을 넘어섰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5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주식 보관액은 1175억8700만 달러로 일주일 전(1121억1800만달러)보다 약 4.9%가 증가했다. 현재 미국 주식 보관액을 한화로 환산하면 173조9290억원으로 26일 기준 삼성전자 시총 319조9980억원의 54.4%에 달한다.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약화)은 외국 주식을 투자하는데 있어 악재로 꼽힌다. 해외 주식 매수를 위해 더 많은 자금이 요구될뿐만 아니라 환율이 향후 하락할 경우 이에 따른 환차손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사태에 미국 통화 당국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신호까지 겹쳐 19일에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50원대를 넘겼다. 그 뒤로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아 27일 한때 1486.7원까지 올랐다. 그럼에도 현재 '서학개미'들 사이에선 외국 주식 매수가 주춤하지 않은 것이다.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혁신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 완화 수혜 덕에 미국 증시가 계속 고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이 이미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 굳어진 데다, 마땅한 대안 투자처가 없고 고환율이 '뉴노멀'이 될 것이란 관측도 미국 쏠림을 가속화한다는 분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달 보고서에서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에 힘입어 지난 11월의 거래 대금이 635억달러(약 89조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일반 투자자의 월평균 미국 증시 거래 대금은 국내 증시 거래 대금의 25% 수준까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보유한 미국 종목은 테슬라(271억5000만달러)였고, 엔비디아(125억3000만달러), 애플(49억600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33억6000만달러)가 뒤를 이었다. 이들은 모두 AI를 핵심 경쟁력으로 삼는 기술 기업이다. 5위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지수를 3배로 증폭해 추종하는 '프로쉐어스 울트라프로 QQQ' ETF(상장지수펀드)로 보유액이 31억5000만달러였다. 한편 국내 증시의 주요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25일 50조6265억원까지 떨어졌다가 26일에는 52조5959억원으로 반등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넣어 둔 잔금의 총합이다. 주식을 사기 위해 계좌에 넣어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되찾지 않은 돈인 만큼, 투자 열기에 비례해 움직인다. 대표적인 파킹형 자금인 CMA 잔고는 26일 기준 85조9183억원으로 일주일 전(86조5875억원)보다 6692억원 줄었다. 다른 파킹형 자금인 MMF 잔고는 19일 189조3852억원에서 26일에는 174조7139억원으로 1주일 사이 14조6713억원(7.8%)이 감소했다. CMA와 MMF는 통상 투자 용처를 찾지 못한 단기 자금을 묻어두는 용도로 쓰인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연초 ‘따따블’ 외치던 IPO시장, 美대선·탄핵정국에 ‘급속냉각’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뚜렷한 '상고하저' 양상을 보이며 막을 내렸다. 연초부터 따따블(공모가 4배 상승)을 기록한 새내기주가 대거 등장, 연중 시장에 훈풍이 예상됐다. 그러나 연말로 접어들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탄핵정국에 따른 불안심리가 증시 부진으로 이어졌다. 이 여파로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이 잇따르며 시장 침체로 이어졌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기업 수는 총 115개사(스팩 포함·코넥스 제외)로 지난해 114개사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갔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상장사가 8개사, 코스닥 상장사가 107개사로 집계됐다. 공모 규모는 4조2788억원으로 지난해 4조387억원에 비해 5.9% 커졌다. 올해 상반기 IPO 시장은 지난해 IPO 시장 흥행에 힘입어 따따블 기업이 속출하는 등 훈풍이 예상됐다. 지난 1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우진엔텍은 상장 첫날 공모가(5300원) 대비 300% 오른 2만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도 현대힘스, 티디에스팜 등도 상장 당일 따따블을 기록했다. 상장 첫날 주가가 급등하면서 투자심리는 더욱 과열됐고 수요예측 열기도 고조됐다. 기관투자가들 역시 수요예측에서 물량을 더 받기 위해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하는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가 잦았다. 실제로 신규 상장사 중 84%가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공모밴드 상단 이상으로 확정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IPO 시장 과열 열기가 급격히 사그라들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증시가 부진해진 여파다. 이후 씨케이솔루션, 미트박스글로벌 등 총 31개사가 상장을 철회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달 들어 탄핵정국이 전개되면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자 투자심리는 빠르게 얼어붙었다. 이달 상장한 온코크로스, 쓰리에이로직스 등이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희망범위를 하회했다. 올해 마지막 코스피 신규 상장사였던 엠앤씨솔루션도 공모가 하단을 밑도는 수준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공모가가 낮게 책정돼 가격 부담이 줄었지만 일반청약 경쟁률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증시에 입성하더라도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내년 전망은 밝은 편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장을 철회했던 기업들이 대거 내년 시장 입성에 재도전해 시장이 탄력적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지난달 말 상장 계획을 철회했던 오름테라퓨틱은 내년 1월 코스닥 상장에 재도전한다. 몸값을 8000억원대에서 6000억원대로 낮춰 흥행에 성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기관의 자금 집행이 다시 시작되는 연초에 맞춰 1월 효과를 누리려는 기업들도 1월 IPO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내년 1월에만 8개 기업이 공모 일정을 준비 중이다. 공모 규모만 1조원이 넘는 초대형급 IPO인 LG CNS가 내년 1월 21일과 22일 일반 청약을 목표로 IPO 일정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모주에 대한 투심이 위축되면서 투자자들도 묻지마 청약은 자제하는 분위기"라며 “기업들도 올해보단 내년으로 상장 일정을 늦추는 방향으로 일정 조정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으로 넘어가면 시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예금자보호한도 1억원으로 상향...국회 본회의 통과

예금자 보호 한도를 현행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이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2001년부터 24년간 각 금융기관당 5000만원 한도에 머물렀던 예금자 보호 한도를 1억원으로 상향하는 것이 골자다. 개정안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제2금융권 여건 등 금융시장 상황을 감안해 공포 후 1년 이내의 기간 중 시행령으로 정하는 날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해당 개정안은 정부 이송·공포 절차를 거칠 예정이며, 구체적인 시행시기는 공포 후 1년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해 시행령에서 정한다. 현행 예금자 보호 한도는 2001년 이후 24년간 5000만원을 유지했다. 이에 그간의 경제규모 성장과 예금 자산 증가를 반영하고, 해외 주요국에 비해 보호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 등을 고려해 예금보호한도를 상향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2001년 1493만원에서 작년 말 기준 4334만원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1인당 GDP 대비 예금자 보호 한도는 한국이 1.2배로 미국(3.1배), 영국(2.2배), 일본(2.1배)보다 낮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는 작년 10월 예금보호한도 상향 방안이 포함된 '예금보호제도 개선 검토안'을 국회에 보고했고, 국회를 중심으로 한 '예금자보호법' 개정 논의를 적극 지원했다. 이번 법 개정으로 금융회사가 파산해 예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도 예금자들이 보다 두텁게 재산을 보호 받을 수 있고, 현행 예금보호한도 내에서 여러 금융회사에 분산 예치해 온 예금자들의 불편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예금보호한도를 상향해 해외 주요국 수준으로 예금자를 보호하고, 보호범위 내 예금이 증가해 금융시장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를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금보험공사 측은 “앞으로 금융위원회와 함께 예금보호한도 상향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자금이동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금융안정계정 도입 등 금융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도 함께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예금보호한도 상향에 따른 적정 예금보험료율을 검토할 것"이라며 “현재 금융업권이 과거 금융 부실을 해소하기 위해 소요된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2028년부터 새로운 예금보험료율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내란리스크가 불붙인 원·달러 환율...“1500원 진입 머지않았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 등 국내 정치 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탄핵정국 불확실성이 지금보다 커질 경우 예상보다 빠른 시일 안에 환율이 1500원선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2.7원 오른 1467.5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4거래일 연속 올라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7원 오른 1467.5원으로 출발한 뒤 오전 11시 34분께는 1486.7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장중 고가 기준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최고치다. 그러나 환율은 오후 들어 방향을 틀어 1460원대까지 하락했다. 환율이 하루 만에 21.2원 등락한 것이다. 이날 국회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국내 정치 리스크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다시 원화 약세를 부추겨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 권한대행의 탄핵안 가결로 경제 수장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권한대행직을 넘겨받게 된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경제부총리까지 내려오면서 한국은 사상 초유의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라는 사태를 마주하게 됐다. 외신들은 한덕수 권한대행의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을 일제히 긴급 타진하는 등 한국의 정치 상황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취임 후 다양한 보호무역 정책을 취하면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이 한국의 경제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AP통신은 “한 권한대행에 대한 잠재적인 탄핵소추는 고위급 외교를 중단시키고, 금융시장을 뒤흔든 정치 마비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에 진입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당장 환율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외국인이 바라보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 리스크 완화가 선제돼야 한다"며 “역으로 탄핵정국 불확실성이 확산된다면 예상보다 조기에 1500원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1400원 중후반대에서 하방경직적인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오름폭이 20~30원 가량 되돌려질 여지가 있지만, 부진한 내수 경기가 하방 압력을 더하는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농협금융 차기 회장 후보에 이찬우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NH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이찬우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내정됐다. 농협금융은 27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이 전 수석부원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 단 이 내정자가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 대상으로 즉시 선임이 제한돼 취임은 내년 2월로 미뤄질 예정이다. 이석준 현 농협금융 회장의 임기는 이달 말까지로, 내년 1월 1일부터 2월 초까지는 이재호 농협금융 전략기획부문장(부사장)이 회장 직무 대행을 수행한다. 농협금융은 내년 2월 3일에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 내정자를 차기 회장으로 최종 선임할 계획이다. 이 내정자는 1966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대 사대부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발을 들였고, 기획재정부 차관보, 경남도청 경제혁신추친위원회 위원장,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을 역임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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