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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공매도, 내년 3월 재개...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금융감독원은 2025년에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공매도 재개 등 자본시장 선진화 과제들을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고 31일 밝혔다. 금감원은 전일 내년 1분기 추진할 자본시장 선진화 후속 과제들과 타임라인을 제시했다. 우선 오는 3월 말 공매도를 재개한다. 금감원은 1월까지 공매도 통합 가이드라인을 발간하고 공매도 등록번호 발급 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통합 가이드라인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 등 외국인 투자자의 전산화를 지원하는 한편 공매도 거래법인을 대상으로 등록번호 발급 절차를 안내할 예정이다. 2월에는 시장 참여자와 함께 하는 열린 토론회를 개최한다. 3월엔 공매도 법인과 거래소의 공매도 재개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금융위원회·거래소와 공동으로 무차입 공매도 적발 프로세스 시연회를 연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년에도 주주가치 중심 경영 지원, 기관투자자의 경영 관여 활동 독려 등을 통해 주주가치 중심 기업경영 확립을 위한 과제를 이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합병·분할 제도개선, 내부자거래 사전 신고제, 배당절차 개선, 자사주 제도 개선, 전환사채 규제 강화 등 제도 개선이 많았던 만큼 기업공개(IPO)와 증권신고서 작성 업무 수행에 필요한 사항을 상세히 안내하기 위한 지역별 릴레이 업무 설명회를 2월 중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2월부터 기관투자자의 경영 관여 활동을 지속적으로 독려해 나갈 예정이다. 자산운용사, 연기금, 의결권 자문사 등과의 간담회를 통해 수탁자의 주주권 행사 과정에서의 독립성·투명성·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는 인센티브 등 추가 방안을 논의하고 운용사별 의결권 행사 내역을 비교·공시하도록 해 보다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는 의결권 행사를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법령 개정 지원도 계속된다. 학회 등과 공동으로 세미나, 학술대회를 추진해 일반주주 보호 강화를 위한 법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며 입법 논의 지원 등 후속 작업도 협력할 예정이다. 4월엔 약 1년 만에 행동주의 펀드, 유관 기관 등과 함께 제2차 간담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주주 행동주의 펀드의 주요 경영 관여 활동에 대한 금감원의 분석 결과와 일본 등 선진국의 기업과 행동주의 펀드 간 협력체계 구축 성공 상례를 공유, 필요한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밖에 영문공시 확대, 대체거래소(ATS) 조기 안착 지원 등 자본시장 인프라 개선 지원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금융당국 “지배구조 우수기업 ‘감사인 주기적 지정’ 6→9년으로”

금융당국이 회계·감사 관련 지배구조 우수기업의 경우 '감사인 주기적 지정' 기간을 3년 유예시키기로 했다. 기업이 자율적으로 감사인 독립성·감사품질 향상 등 회계투명성을 높여나가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31일 금융감독원과 함께 '회계·감사 지배구조 우수기업에 대한 주기적 지정 유예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회계·감사 관련 지배구조 우수기업은 감사인 주기적 지정을 6년이 아닌 9년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감사기능 독립성, 전문성 등 우수기업 평가·선정을 위한 '5대 분야 17개 항목'의 평가기준도 공개했다. 평가기준은 회계업계·기업계·유관기관·학계 등이 참여한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마련됐다. 우선 회계업계와 기업계의 의견을 조정·반영하는 한편, 해외사례와 국내·외 연구자료 등을 검토해 회계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지표를 선별했다. 회계·감사와 관련한 지배구조를 평가하는 다양한 기준이 있고 전문가마다 중요도와 실효성에 대한 여러 시각이 있지만, 객관적으로 평가가 가능하고 실현가능성이 높은 사항을 우선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TF에는 △금융위 △금감원 △한국거래소 △자본시장연구원 △한국ESG기준원 △회계기준원 △한국공인회계사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학계 등이 참여한다. TF는 예측가능성 제고·지배구조 개선 유도를 위해 평가기준을 최대한 구체화·정량화하고 '절대평가' 방식을 적용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내년 1분기 내에 민간 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하반기에 평가·유예대상을 결정할 계획이다. 주기적 지정 원점재검토 이전까지 3년간(2025~2027년) 신청 받아 운영한다. 기업이 지정유예 심사를 신청하면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 평가를 거쳐 증권선물위원회가 유예 대상을 최종적으로 선정하게 된다. 평가위원회는 △금융위 △금감원 △ESG기준원 △한국회계학회 △한공회 △상장협 △코스닥협 추천을 받아 민간 전문가 7인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평가실무는 감사인 지정업무를 담당하는 금융감독원이 주관하고 지배구조 평가에 전문성이 있는 ESG기준원이 지원할 예정이다. 주기적 지정유예 심사 신청 대상 기업은 상장회사 중에서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신(新) 외부감사법이 시행된 2018년 후 1년 이상 지정감사(주기적 지정 또는 직권 지정 모두 포함)를 받은 경우로, 최근 3년 내 결격사유가 발생하지 않은 곳이다. 금융위는 “기업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회계투명성 강화 노력을 유도하기위해 중점 평가항목과 배점을 명확히 공개하는 한편, 평가기준을 최대한 정량화해 '절대평가'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회계·감사관련 지배구조의 '수준'을 평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회사의 개선·변화 '노력'도 평가에 반영했다"며 “여건상 즉시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어려운 경우 정관이나 내규 반영, 확약서 등 구속력 있는 방법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집중투표제 도입 가처분 신청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내달 23일 개최되는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방식으로 이사를 선임'하는 제2호, 제3호 의안상정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10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특수관계인인 유미개발은 집중투표제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정관 개정안을 제안한 바 있다. 이와 동시에 집중투표제 도입을 조건으로 집중투표 방식으로 이사를 선임하도록 '청구'했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 측은 해당 집중투표제가 최 회장의 '자리 보전용'에 불과하다며 반대의사를 밝힌 바 있다. MBK 파트너스 관계자는 “집중투표제 도입을 조건으로 해당 임시주주총회에서 바로 연이어 집중투표 방식으로 이사진을 선임하고자 하는 최 회장 측 '집중투표청구'에 대해 자본시장은 물론 법조계에서 다양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며 “임시주주총회 날짜 역시 얼마 남지 않은 관계로, 집중투표제 방식 이사선임 의안을 상정하지 못하게 하는 가처분을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 측은 최 회장 측의 집중투표청구가 상법 제382조의2 제1항의 규정과 상충된다고 주장한다. 해당 규정은 집중투표를 청구할 시점에 정관에 이를 배제하는 규정이 없어야 함을 명시하고 있으나, 청구 당시 고려아연 정관에는 집중투표제 도입이 가능하지 않았다. 또한 집중투표 방식 도입은 최대주주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의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권을 침해하고, 주주평등의 원칙에도 반한다는 지적이다. 최 회장 측이 기습적으로 정관 변경과 집중투표 청구를 제안함에 따라 다른 주주들은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해 이사 후보 추천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임시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가 도입된다면, 오로지 유미개발과 그 배후의 최윤범 회장만이 집중투표청구로 인한 과실을 독점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며 “집중투표제가 도입될 것을 몰랐던 최대주주 측과 나머지 주주들은 모두 집중투표제에 따른 이사후보 추천권과 의결권을 행사할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게 된다는 점에서 부당하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2024년 증시결산] 코스피, 올해 10% 급락…글로벌 증시 바닥권

올해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가 연간 10% 가까운 하락세로 한해를 마감했다. 상반기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3000선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으나, 하반기 부진 끝에 지난해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2400선마저 무너졌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내내 하락세를 면치 못한 끝에 700선을 밑돌았다. 연초만 해도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이 상승 모멘텀을 제공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반도체 업황 전망이 악화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등 대내외 악재에 지수가 속수무책으로 밀렸다. 외국인이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의 순매수세를 기록하다 하반기 매도세로 전환했고, 개인도 5조원이 넘는 순매도세를 기록하는 등 '셀코리아'가 두드러졌다. 불안한 장세에 거래가 대형주로 몰리면서 일평균 거래대금은 증가했음에도 거래량은 줄었고, 기업공개(IPO) 시장도 횡보세에 머물렀다. 업종별로는 밸류업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 및 통신, 운송장비·부품 등이 각각 18.4%, 20.2%씩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반면, 중국 경기 부진과 반도체 업황 우려 등으로 화학(-34.7%), 섬유·의류(-27.3%) 및 전기·전자(-22.8%) 업종은 약세였다. 투자자별로 보면 외국인은 1월부터 7월까지 24조1000억 원을 순매수하였으나, 8월 순매도 전환 후 연말까지 총 22조8000억 원을 매도했다. 기관은 하반기 이후 연기금 중심으로 매수세 유지해 총 1조50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신규상장 기업 수는 전년 대비 1개사가 늘며 11사를 기록했다. 공모금액은 1조9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6000억원 늘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거래소, NH·메리츠 등 9개 증권사와 시장조성계약 체결

한국거래소는 주식시장의 가격발견기능과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총 9개 증권사와 내년 시장조성계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9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교보증권, 다올투자증권, LS증권, IMC증권, 신영증권, CLSA 등이다. 회원사는 내년 1년간 계약 대상인 종목에 대해 상시적으로 매수·매도 호가를 제출해 유동성을 공급할 예정이다. 내년 유가증권시장의 시장조성계약 종목은 313개로 올해 309개 보다 1% 늘었다. 코스닥 시장은 410개로 올해 381개보다 8% 늘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조성 종목에 다수의 시장조성자가 배정되도록 노력했다"며 “유가증권시장 시장조성 종목의 83.1%, 코스닥은 37.3%가 1개의 종목에 2개 이상의 시장조성자가 배정됐다"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올해 코스닥 시총 순위 ‘지각변동’…바이오↑·이차전지↓

올해 제약·바이오 업종의 약진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알테오젠은 올 들어 급등하면서 시총 1위로 올라섰고 리가켐바이오, 삼천당제약, 휴젤 등이 10위권에 새롭게 등장했다. 반면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에 시총 규모가 반토막 났고 엘앤에프는 주가 급락에 시총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코스닥 시총 1위는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이다. 시총 규모는 16조5555억원으로 2위인 에코프로비엠(10조7875억원)과는 약 5조8000억원 차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차전지 열풍을 타고 급등하면서 명실상부한 코스닥 시총 1위 기업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전기차 캐즘으로 업황이 타격을 입으면서 알테오젠에 밀려 시총 2위로 내려갔다.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1년 만에 62% 하락, 시총은 17억원 넘게 증발했다. 에코프로비엠의 모회사인 에코프로도 시총 순위 2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 이차전지 소재 기업인 엘앤에프도 지난해 시총 5위였지만 올해 주가 급락에 114위를 기록하는 등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해 20만원대에 거래되던 엘앤에프는 이날 장중 8만1800원까지 떨어졌다. 시총은 7조원대에서 2조9400억원으로 1년 새 4조원 넘게 급감했다. 이차전지 기업들이 일제히 주가 급락세를 겪는 동안 제약·바이오 종목들이 그 자리를 꿰찼다. 올해 신약 개발과 기술 이전 등의 호재로 바이오 업종으로 투심이 집중되면서 상위권에 올라선 것이다. 간암치료제 '리보세라닙'의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앞두고 있는 HLB는 지난해 시총 순위 6위에서 3위로 뛰어 올랐다. 지난 5월 FDA 허가에 실패한 이후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지만 재도전에 나서면서 임상 결과 발표 기대감에 다시 반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상위권에 오르지 못했던 바이오 종목들이 10위권에 새롭게 진입한 점도 특징이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해 말 25위에서 올해 5위로 20단계 올랐다. 휴젤도 지난해 23위에서 6위로, 삼천당제약도 지난해 24위에서 올해 7위로 올라섰다. 리가켐바이오는 항체약물접합제(ADC) 후보물질 LCB84는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임상 2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해 말 미국 존슨앤존슨(J&J) 자회사인 얀센 바이오텍과 LCB84의 개발과 상용화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 체결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면서 시총 순위도 크게 뛰었다. 삼천당제약 역시 독일 기업과의 미국·중남미 6개국 바이오시밀러 독점 공급 계약 소식에 이달에만 주가가 50.6% 올랐으며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94% 급등했다. 엔터주도 약세를 보이면서 바이오 기업에 시총 순위가 밀려났다. 지난해 10위를 기록했던 JYP 엔터는 14위로, 지난해 18위였던 에스엠(SM)은 23위에 그쳤다. 증권가에서는 바이오 종목의 약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1월 13일부터 15일까지 미국에서 개최되는 JPM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앞두고 바이오 업종 투심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트럼프 2기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기업별 펀더멘털에 따라 각기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JPM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필두로 다양한 제약·바이오 기업의 사업계획이 발표되며 연구개발 성과가 하나둘씩 공개될 것"이라며 “국내 참가 기업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휴젤, 클래시스, 롯데바이오로직스(비상장) 등이 있다"고 말했다. 장민환 iM증권 연구원은 “기술개발이 특히 활발한 ADC, 비만치료제 및 자가면역질환 영역에서 선도 업체 대비 우수한 임상 결과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기업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2025 증시 전망] ①하락 거듭하는 코스피, 녹록지 않은 ‘을사년’

새해가 하루 남았지만 코스피 전망은 어둡다. 올 하반기 들어 심화한 원화 약세,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이 내년 초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반등을 점치기 어려운 코스피 지수를 뒤로 하고 외국인·개인 투자자 이탈이 지속 중이다. 이런 와중에 조선, 바이오 등 업종에서 희망을 찾으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마지막 거래일을 맞은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0.22% 내린 2399.4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거래로 코스피는 연초 이후 10% 가까이 하락했으며, 최근 6개월 연속 월간 등락률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 하반기부터 시작한 악재를 극복하지 못한 채 한 해를 마치는 모습이다. 지난 1월 2일 2640대에서 시작된 코스피는 8월 금리 인하 기대감과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을 타고 2896.43(7월 11일 장중)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시작된 악재로 하락 일로를 탔다. 하반기가 시작된 7월 무렵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기조 장기화와 이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국내 증시를 위축시켰다. 지속되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부동산 시장 불안도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했다. 뒤이어 반도체 업종의 업황 둔화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이 더해지면서 주요 대형주 중심의 지수 하락이 가속화됐다. 9월 이후에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키웠다. 특히 미국 기술주 조정과 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시작된 외국인의 매도세가 하락 압력을 배가시켰다.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12월 비상계엄·탄핵 정국 등 연말 대내외 불확실성도 악재로 작용했다. 안정되는 듯했던 원·달러 환율은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1400원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코스피를 괴롭혔던 악재들은 내년 초까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달러당 원화가 1500선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수출 둔화 우려도 지속 중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96.1로, 4분기 만에 100을 하회했다. 특히 주요 수출 대상국인 북미·유럽의 수입 수요가 약화돼, 중국의 범용 D램 수출이 늘어 반도체 부문 경합이 심화할 전망이다. 내년 출범할 미국의 트럼프 2기 정부도 보호무역주의 성향으로 수출 둔화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외인·개인 투자자의 탈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미 외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5개월째 순매도세를 지속 중이다. MSCI 신흥국 지수 내 한국 증시 비중도 10%대 초반으로 줄었다. 개인도 최근 1개월간 2조원가량 순매도한 가운데, 서학개미들의 외화증권 보유고는 1179억달러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미국 증시가 나날이 고점을 찍고 있는 만큼 이탈세가 거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긍정적인 요인을 찾기 힘들다. 호재도 별로 없지만 악재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이라며 “시장 전반의 분위기를 반전할 만한 요인이 없는 한 내년 1분기까지는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국내 증시에서 '생존 전략'을 찾으려는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새해 최대 변수로 꼽히는 트럼프 정부 출범 수혜주를 찾거나 한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 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업종들이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조선 업종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 한국 조선업계와의 관계를 강조해 대표적인 수혜주로 떠올랐다. 우주항공이 포함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지정학적 불안에 대응할 방산 업종도 유력한 투자처로 꼽힌다. 제약·바이오주도 차기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트럼프 정부는 헬스케어 산업 관련 규제 완화 및 약가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성장한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위탁개발생산(CDMO)기업에 반사이익이 있으리라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한국이 '슈퍼 IP'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엔터·식품주도 주목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증시는 훌륭하지만 비싸 보이고, 한국증시는 걱정이 많지만 싼 종목들도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주식 등으로 한국 가계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미국 주식이 늘 불패의 자산이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롯데쇼핑·이마트, 내년실적·신용등급 전망 ‘먹구름’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최근 재무구조 개선에 시동을 걸고 있다. 그러나 전망은 암울하다. 민간소비 회복 지연에 따른 실적 저하와 투자부담이 계속되며 재무악화에 따른 신용 위험도 상승할 전망이다. 30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내년 부채율 전망치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쇼핑의 내년 부채비율은 186.16%로 올해 185.80% 보다 0.36%포인트(p)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이마트의 부채비율은 146.58%로 올해(146.59%) 보다 0.01%p 내려간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두 회사 모두 부채비율이 안정권을 훌쩍 벗어난 수치다. 부채비율은 통상 100% 이하를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한다. 롯데쇼핑은 이자 부담 수준을 알 수 있는 차입금의존도 비율도 안정 수준을 넘어섰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현재 롯데쇼핑의 차입금의존도는 39.8%에 달했다. 차입금의존도는 30% 이상을 넘어가면 안정권을 벗어난 것으로 본다. 같은 기간 이마트의 차입금의존도는 25.1%다. 다만 최근 4년 간 꾸준히 상승하며 150%에 육박한 부채비율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양사의 내년 실적과 신용등급을 전망하며, 재무부담이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있다. 영업수익성은 저조한 수준을 시현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리뉴얼 등 투자에 따른 비용 부담이 계속된다는 진단이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이마트, 롯데쇼핑을 비롯한 소매유통업계의 내년 실적은 저하되고, 신용등급 방향성은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나신평은 올해 이마트의 장기 신용등급을 전년 AA/N(부정적)에서 AA-/S(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하향의 조정의 주요 원인으로는 △고물가·고금리 지속 등으로 가계 소비심리가 위축 △지마켓(옛 이베이코리아) 인수 이후 사업적 시너지 창출이 지연되며 온·오프라인 유통 부문의 사업경쟁력 저하 △부동산 경기하강으로 건설 부문(신세계건설)의 이익창출력 대폭 약화 등이 꼽힌다. 이동선 나신평 연구원은 “대형마트, SSM, 편의점 부문의 통합구매 추진을 통한 원가경쟁력 개선, 몰타입의 점포 전환 등을 통한 집객력 강화, 비효율점포의 구조조정 등을 통해 단기적으로 영업수익성의 일부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오프라인 점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본적지출(CAPEX) 규모를 감안할 때 자체적인 잉여현금흐름 창출 등을 통한 이마트의 재무안정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쇼핑은 점포망 구조조정과 리뉴얼 등으로 영업수익성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추세이나,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진단이다. 전자제품 전문점(롯데하이마트)과 이커머스(롯데ON) 부문의 저조한 수익성, 가계 소비심리 위축 등에 따른 백화점 부문의 영업실적 둔화세가 지속돼서다. 이 연구원은 “업황 저하로 현금흐름 창출력이 둔화된 점, 온라인 사업 강화(오카도 물류자동화센터), 신규 오프라인 점포 출점(부산 광복타워, 대구 수성복합몰 등), 기존 점포 리뉴얼 등과 관련한 높은 투자부담 등이 롯데쇼핑 재무안정성의 주요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이마트, 롯데쇼핑 등 소매유통업계의 내년 신용도 핵심 키는 비용절감과 투자부담에 있다고 평가했다. 업태 전반의 성장 여력이 제한적인 가운데, 수익성 확보에 있어 비용절감은 더 중요해진다. 영업 업태가 다각화된 경우 사업부 통합을 통한 비용 효율화 작업을 지속해야 한다. 오프라인 점포 유지와 고객 유인에서도 투자 부담이 상당한 만큼, 영업현금창출력과 비효율자산 매각 등을 통한 투자부담 대응 여력이 주요 모니터링 지점이 될 예정이다. 거시경제 여건이 재차 악화된다면 내수소비 회복이 지연되며 업계 전반의 영업실적은 저하될 전망이다. 비우호적인 시장상황에 따른 비효율자산 매각지연 및 매각대금축소 발생시 재무부담 상승을 제어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운영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 수준, 자산 재배치와 유휴자산 매각을 활용한 투자부담 대응 여력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실적부진, 과중한 재무부담이 지속되는 중하위권 업체를 중심으로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5 증시 전망] ②S&P500 “매년 역대 최고치 경신 이어져… 다만 속도는 완만”

증권업계가 2025년 미국 증시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다수의 증권사들은 내년 미국 증시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2024년과 같은 급등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30일 에프앤가이드 기준 2025년 S&P500 지수를 예상한 증권사는 삼성, KB 등 총 6개 증권사로 이들은 5520p~6780p 사이에서 S&P 지수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S&P500 지수의 주요 상승 동력으로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른 생산성 향상, 미국의 견조한 성장세 등이 거론됐다. AI는 과거 인터넷, 스마트폰 등이 혁신적 변화를 가져온 것처럼, 산업 지평을 바꾸고 국가생산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리고 AI는 엔비디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기업들이 선도하고 있다. AI 기술은 정체되기보다는 강인공지능,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 등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고 있다. 이는 주식시장에서 AI 모멘텀이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생성형AI의 활용이 '글 요약과 코딩' 정도에 그칠 거라는 냉소적인 평가와는 달리, 생성형AI의 활용처는 확산되고 있다"면서 “생성형AI 성장 기대는 계속되며, 멀티플을 지지하는 힘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 미국의 경제 성장에 믿음도 견고하다. KB증권에 따르면 2021~2023년 연간 명목 GDP 성장률의 전년 말 컨센서스 대비 괴리율은 평균적으로 +2.5%p였다.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미국은 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2024년 1~2분기의 명목 GDP 성장률 역시 2023년 말 컨센서스보다 평균 1.4%p 높았다. 고용은 안정되고, 이를 비탕으로 강한 소비는 지속되다 보니 성장은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김 연구원은 “명목 경제 성장 전망율을 바탕으로 추정한 S&P500 주당순이익 (EPS)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25년 16.2%, 2026년 17.2%"라며 “2023년 이후의 이익 모멘텀 반등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지수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하는 증권사는 없었다. 이는 충분히 많은 상승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 한해 △S&P500 35.2% △나스닥100 36.6% △필라델피아 반도체 52.0% 등 미국 증시는 전반적으로 급등장이 펼쳐졌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S&P 500 지수의 12개월 선행 PER은 25.0배, PBR은 2006년 이후 최고치인 5.0배를 기록 중이다. 이번 AI 붐이 과거 IT 버블과는 달리 실질적인 이익 성장을 동반하고 있다 보니 멀티플 과열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지만 충분히 멀티플이 상승했기에 추가적인 상승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통상 주가 예상은 실적과 향후 전망이 포함되는데 향후 우호적인 환경을 고려해 높은 배수(멀티플)을 측정하곤 한다. 다만, 대세 상승 흐름은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박혜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고밸류에이션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나, 구조적으로 증시 밸류에이션이 이전보다 한 단계 높아졌을 가능성을 제시한다"면서 “멀티플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4년의 고점이 2025년의 록 바텀(Rock Bottom)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차기 트럼프 정부가 미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시행할 주요 정책으로는 관세 인상, 법인세 인하, 규제 철폐 등이 꼽히는데 이 중에서 가장 주목 받는 것은 관세 인상이다. 차기 트럼프 정부가 출범된 이후 대중국 관세 60% 인상과 보편적 기본관세 10~20% 부과가 추진될 전망이다. 이 중 문제는 보편적 기본관세이다. 미국에 수입되는 물품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자국 산업 보호 기능도 있지만 미국 내 인플레이션은 야기할 수 있어 미국이 금리인하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중 관세 인상은 사실상 기정사실화된 반면, 보편적 기본관세는 30% 수준의 시행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박 연구원은 “보편적 기본관세는 실제 시행보다 무역 협상의 레버리지(지렛대)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우세하다"면서 “대중 관세만 인상될 경우 인플레이션 완화 속도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규제 철폐의 경우 특정 섹터에 우호적인 가능성이 상당하다. AI, 가상자산, 금융, 자율주행 등 빠른 시일 내 정책 집행이 용이한 업종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그는 “트럼프 정책 수혜를 찾는다면 규제 완화에 집중하자"면서 “트럼프 수혜주 플레이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선 이중에서도 내년 중으로 이행 가능성이 높은 것과 낮은 것을 구분할 필요가 있으며 금융, 가상자산 등을 최우선으로 선호한다"고 말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특징주] 제노코, ‘제주항공 참사’ 부른 조류사고 방지 시급…레이저 퇴치 장치 특허 ‘부각’

제노코가 조류 퇴치 기술이 재조명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27분 기준 제노코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890원(14.46%) 상승한 1만4960원을 기록 중이다. 이날 주가 상승은 최근 제주항공 사고와 관련해 공항 주변 조류 퇴치의 중요성이 부각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제노코는 드론 탑재형 레이저 조류 퇴치 장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기술은 소음과 조명 장치가 부착된 비행체를 원격 PC로 제어해 특정 비행 경로를 따라 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 기술은 강한 빛을 이용해 조류를 퇴치하는 방식으로, 항공기 안전 운항에 위협이 되는 조류 충돌 사고 예방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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