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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의 아미코젠②] CSO·이사회 의장 해임된 신용철 회장, 경영권에서 멀어져 간다

아미코젠이 창립 이래 가장 큰 전환점을 앞두고 있다. 금곡PF, 비피도M&A 실패로 신임을 크게 잃은 신용철 회장 체제에 반기를 든 주주와 임직원이 하나가 되어 그를 몰아내려 하고 있다. 오는 26일 이 전례 없는 도전이 성공한다면, 국내 경영권 분쟁사(史)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아미코젠의 격변 스토리를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신용철 회장이 아미코젠 이사회 의장에 이어 최고전략책임자(이하 CSO)에서 잇따라 해임됐다. 신 회장의 경영권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뿐만 아니라 오는 26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주총 의장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그러다 보니 아미코젠에서 그의 입지는 향후 더욱 축소될 수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신용철 회장은 CSO 보직에서 해임됐다. 최고전략책임자(CSO, Chief Strategy Officer)는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최고 책임자이다. 그의 보직 해임은 단순한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연간 6억원 이상의 연봉을 지급할 근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아미코젠이 적자이다 보니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 상황에서 신 회장에게 연봉은 주요 수익원이다. 그는 특히 금곡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상당한 규모의 레버리지를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이번 CSO 보직 해임으로 인한 연봉 중단은 개인 현금흐름에 적잖이 타격을 줄 전망이다. 금곡PF는 부산시 북구 금곡동 1010번지 일원을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하 5층에서 지상 19층에 이르는 건물을 지어 이곳을 지식산업단지와 주거단지로 활용하는 프로젝트다. 신 회장은 사업 주체인 금곡벤처밸리의 실소유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달 8일 이사회 의장직에서도 해임됐다. 이사회 의장은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를 이끄는 수장으로, 이사회 회의를 소집하고 주관하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기에 임시주총을 소집하는 과정에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끼친다. 임시주총 소집 공시가 같은 날 이뤄진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사회 의장 해임은 이사회 과반수가 찬성하거나 주총 특별결의가 통과될 때 가능하다. 아미코젠은 전자이기에 이사회 구성원 과반수가 신 회장에 반기를 들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신용철 대표와 박성규 사외이사의 해임 안건이 상정됐음을 고려했을 때 표쩌 대표이사, 윤영철·오덕근 이사가 한 편일 것으로 추정된다. 신 회장은 이사회를 장악하지 못했기에 임시 주주총회를 대비하는 과정에서 사비 지출이 불가피해졌다. 이는 신 회장에게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또한 주주총회 의장 자리도 신 회장에게 없다. 아미코젠 정관 26조에 따르면 아미코젠의 주총 의장은 대표이사다. 그런데 표쩌 대표는 신 회장에게 등을 돌린 상태로 추정된다. 주총 의장은 막강한 실권을 갖고 있다. 고려아연, KIB플러그에너지 등의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1월에 있었던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의 손자회사인 SMC가 영풍의 지분 10.3%를 인수하며 영풍의 의결권을 무력화 시킨 바 있다. 이를 최종 판단한 사람은 주총의장인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였다. 지난 12월 KIB플러그에너지 주총에서는 의장이 검사인과 법원 판결문을 뒤집기도 했다. 의결권 대리 행사의 적법 여부 등의 조사를 위해 법원으로부터 검사인으로 선임된 손범식 변호사는 “오픈아시아 및 엠스퀘어 등으로부터 의결권 대리 행사를 위임받은 주식 2711만주와 2192만4461주 속에는 울산지방법원의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결정에 따라 의결권이 제한된 3010만7809주가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선기 이사 등의 이사 선임안이 부결되었다고 검사인이 발표했으나, 주총 의장인 허성호 전 대표는 의결권을 인정, 부결이 아닌 가결됐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경영권 분쟁에 상당히 정통한 관계자는 “주주총회에서 의장은 승패를 바꿀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이 있다"면서 “지분율이 아무리 높아도 의장 지위가 없다면 패배할 수 있는 것이 K-주주총회다"고 평가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특징주] 트럼프 관세 리스크 빗겨간 엔터株 강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가운데 관세 리스크의 영향을 받지 않는 엔터주가 장 초반 강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0분 기준 에스엠은 전 거래일 대비 7700원(8.79%) 오른 9만5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JYP 엔터도 전 거래일 대비 3400원(4.38%) 오른 8만1100원에 거래 중이다. 이외에도 하이브(3.20%), 와이지엔터테인먼트(3.05%) 등도 오름세다. 국내 주요 엔터주가 강세를 보이는 데는 엔터테인먼트 업종이 관세 부과 관련 타격을 적게 받기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미국으로 들어오는 어느 철강과 알루미늄도 25% 관세를 부과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오는 11일이나 12일에 상호관세를 발표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관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이 하락했지만 관세 부과 피해와 무관한 엔터 업종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엔터 기업 특성상 관세 우려보다는 아티스트의 컴백 등이 주가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엔터 산업이 관세 무풍지대로 거론되는 이유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블랙핑크 완전체 컴백이 예정돼 있어 가파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올해 역대 최대 매출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주는 미 관세 영향이 없고 BTS, 블랙핑크, 등 슈퍼 IP의 컴백과 엔화 강세 등 우호적 환경이 조성돼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특징주] 씨유테크, 주당 234원 현금배당 소식에 주가 강세

씨유테크 주가가 장 초반 강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씨유테크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4.67% 오른 314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 7일 씨유테크는 보통주 1주당 234원의 결산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시가배당율은 7.98%, 배당금총액은 41억원이다. 배당기준일은 지난해 12월31일이다. 씨유테크는 스마트폰, 자동차, 전기 전자제품 등의 보드에 사용되는 PCA 제조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관련주로 꼽힌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특징주] 전진건설로봇, 우크라이나 종전 논의에 3%대 강세

전진건설로봇 주가가 장초반 3%대 강세다. 종전 논의가 대두되며 우크라이나 재건주에 매수심리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55분 기준 전진건설로봇은 전일 대비 3.85%(2000원) 상승한 5만6700원을 기록했으며, 장중 최고가는 5만9800원을 터치했다. 이러한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백악관의 긍정적인 움직임이 있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9일(현지시각)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주 유럽에서 진행될 고위급 회담에서 전쟁 종식을 위한 실질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대 콘크리트 펌프카(CPC) 제조사인 전진건설로봇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목받고 있다. 회사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베트남 투자계획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특징주] 올릭스, 일라이 릴리와 9000억대 계약 체결...상한가

신약 개발 기업 올릭스가 10일 장초반 급등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올릭스는 전 거래일 대비 29.93% 오른 2만6700원에 거래중이다. 올릭스는 지난 7일 미국 제약기업 일라이 릴리 앤드 컴퍼니와 총 9100억원 규모의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대사이상지방간염(MASH)과 심혈관·대사질환을 표적하는 임상 1상 물질인 올릭스의 'OLX702A(물질명 OLX75016)'의 개발 및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계약 체결 후 올릭스는 릴리에게 독점적 라이선스를 부여하게 된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현대로템, 디펜스 부문 실적 폭발...14개 증권사 목표가 일제히 ‘상향’

서프라이즈한 실적을 낸 현대로템에 증권가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방산 부문의 가파른 매출 상승과 높은 영업이익률이 어우러지며 호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10일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미래에셋, 메리츠 등 14개 증권사가 현대로템의 목표주가를 모두 상향 조정했다. 목표가가 가장 높은 곳은 교보증권으로 15만원을 제시했으며, 현대차증권의 경우 8만7000원을 제시했다. 평균 목표가는 10만571원이다. 현대로템의 이달 초 시가는 5만9200원이다. 목표주가 상향의 배경은 '실적'이다. 현대로템의 2024년 4분기 매출액은 1조44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6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7% 증가했다. 매출도 크게 증가했고, 이익의 질적인 측면 역시 대폭 개선된 수치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레일솔루션 부문에서 1400억원 가량의 선제적 비용이 반영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제외한 4분기 영업이익은 2897억원 수준"이라며 “디펜스 부문 영업이익률은 31%, 수출부문은 41%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3분기 대비 4분기 원달러 평균환율이 40원, 기말환율 기준 150원이 상승하며 수출 사업 쪽 영업이익 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사업 부문적으로 볼 때 실적을 견인한 건 디펜스솔루션 부문이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디펜스솔루션 부문의 4분기 매출액은 8981억원, 영업이익은 2787억원을 기록했으며, 수출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41%까지 상승했다"며 “이는 환율 상승과 원가 절감 노력, 생산 효율성 개선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지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디펜스솔루션의 수출사업 수익성이 2분기 25%에서 3분기 27%, 4분기 40%로 꾸준히 확대되었고, 이로 인해 연간 수출사업의 수익성은 약 34% 수준으로 성장했다"며 “이는 긍정적인 환율효과와 원가절감 노력, 양산물량 증가에 따른 규모의 경제 달성 및 습숙률 확대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전망 역시 밝다. 배성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 56대가 모두 납품된 폴란드 1차 관련 K2 전차는 2025년 96대가 추가 납품되며 총 180대 인도가 완료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폴란드 K2전차 2-1차 계약이 올해 상반기, 빠르면 1분기 중 체결될 것으로 예상되며, 계약 규모는 4조5000억원에서 6조원 수준이 될 것"이라며 “루마니아와도 5조원 규모의 계약이 2025년 중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재호 DB금융 연구원은 “디펜스 수출의 영업이익은 약 4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세계 꼴찌’ 오명 벗었다…코스닥 수익률, 주요국 중 3등

지난해 전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연간 수익률 꼴찌를 기록했던 코스닥 지수가 올 들어 반등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로봇, 유리기판 등 성장주가 상승세를 견인하면서 코스피(유가증권시장)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올해 코스닥 수익률은 9.54%로 집계됐다. 폴란드(12.03%), 러시아(11.73%)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연초 대비 5.10% 올랐다. 코스닥 지수가 지난해 21.74% 하락하면서 세계 꼴찌 수익률을 기록했던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주별로 보면 1월 첫 주부터 이달 첫 주까지 6주간 코스닥 수익률은 5.97%, 1.71%, 0.94%, 0.55%, -0.06%, 2.00%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1.54%, 3.02%, 0.30%, 0.52%, -0.77%, 0.18%)을 대체로 앞섰다. 코스닥 시장이 연초 강세를 보이는 것은 성장 산업 중심으로 실적 상승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자금이 유입되면서다. 또 지난해 증시가 크게 하락하면서 낙폭이 과대했다는 평가가 나오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 또한 증시 반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7일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은 9조9293억원으로 지난해 6월19일 10조4509억원을 기록한 이후 약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달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4801억원으로 지난달(6조9389억원)과 대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연초에는 기업의 사업 및 투자 계획 발표 등으로 내러티브 성장 산업 중심의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해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 자금이 유입되는 점도 코스닥의 상대적 강세를 이끄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특히 올 들어 로봇, 유리기판 등 성장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로봇용 액추에이터를 생산하는 업체인 하이젠알앤엠으로 연초 대비 199.63% 상승했다. 이외에도 레인보우로보틱스(152.3%), 에스피시스템스(126.36%), 고영(123.43%), 클로봇(114.37%) 등 로봇 관련 종목이 상승률 상위권을 기록했다. 새로운 성장주로 유리기판주가 떠오르면서 필옵틱스, 와이씨켐 등도 각각 143.29%, 108.27% 급등했다. 박준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리기판은 기존 유기기판(FR4)을 보완하는 기술로 차세대 기판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최근 삼성전자가 여러 소부장 업체들과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리기판 사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승 장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실적 시즌이 진행되며 개별 종목 장세 움직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와 같이 대형주 중심의 이익 하향 조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2월까지는 내러티브와 기대감이 집중되는 코스닥의 상대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을 높게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롯데쇼핑, ‘토지재평가’로 부채율 60%p↓…재무 개선 ‘첫 걸음’

롯데쇼핑이 토지재평가를 통해 부채비율을 크게 개선하는 등 그동안 시장에서 제기된 재무건전성 우려를 해소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실질적인 손익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전일 공시를 통해 자산재평가를 통해 토지자산의 장부가액이 기존 8조2686억원에서 17조7351억원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재평가 차액은 9조4665억원에 달했다. 토지재평가를 통해 부채비율은 128.6%로,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 190.4%에서 61.8p포인트 낮아졌다. 여전히 안정적인 기준인 100%를 웃도는 수준이지만, 일시에 60%p대를 낮췄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회사 측은 향후 신용평가 등급과 투자재원 조달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외부 시각도 롯데쇼핑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다만 온도차는 존재한다. 토지재평가는 실제 현금 유입이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올해 수익성 개선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한 신용평가 연구원은 “신용평가 등급 상향에 긍정적인 부분이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영업단에서의 변화가 아닌 기존 자산에 대한 가치를 재산정해서 발생한 것으로 다른 부분과 종합적으로 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ACT)를 운영하는 컨두잇 윤태준 소장은 “의미있는 첫 발걸음이나 자산재평가는 실제로 현금이 유입되는 재무구조 개선책이 아니기에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토지재평가 공시 이후 목표주가를 올리지 않았다. 실제 이날 삼성증권은 롯데쇼핑에 대해 '자산재평가가 끝이 아닌 시작이어야 한다'며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종전대로 유지했다. 자산재평가로 회사 자본이 증가하고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등 재무구조가 개선됐지만, 자기자본이익률(ROE) 상향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산재평가로 ROE는 2025년 추정치 2.0%에서 1.3%로 더욱 하락한 상황"이라며 “조달금리 하향, 저수익 자산 구조조정 등을 통한 실질적인 손익 개선이 뒤따를 때 기업가치 제고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쇼핑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731억원으로 전년보다 6.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13조9866억원으로 3.9% 줄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격변의 아미코젠①] 벼랑 끝에 몰린 신용철 회장, 이사 해임 안건 부의돼

아미코젠이 창립 이래 가장 큰 전환점을 앞두고 있다. 금곡PF, 비피도M&A 실패로 신임을 크게 잃은 신용철 회장 체제에 반기를 든 주주와 임직원이 하나가 되어 그를 몰아내려 하고 있다. 오는 26일 이 전례 없는 도전이 성공한다면, 국내 경영권 분쟁사(史)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아미코젠의 격변 스토리를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신용철 아미코젠 회장이 코너에 몰렸다. 비피도 인수 실패 책임을 소액주주에 사실상 전가했고, 금곡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위험이 아미코젠까지 전이된 상황에서 새로운 인수희망자에 대한 불신까지 더해져 이사회 신임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제약용 특수효소 개발 기업 아미코젠은 2월 26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 신용철 회장 및 박성규 사외이사 해임 안건을 상정했다고 공시했다. 아울러 신 회장은 2-5호와 2-6호 의안으로 이우진 및 권혁준 신임 이사 선임의 안건을 이사회 제안이 아닌 주주제안 방식으로 부의했다. 그간 신 회장은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었으나 이제는 아니라고 보여진다. 이사회를 통해 안건을 부의하지 않았으며, 해임 안건까지 상정됐기 때문이다. 즉, 이사회 구성원들이 신 회장에게 반기를 들었다고 풀이된다. 지난해 9월 아미코젠은 계열사인 비피도의 지분 30%와 경영권을 150억원에 매각했다. 지난 2021년 비피도 지분 30%를 601억원에 인수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불과 3년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매각한 것이다. 비피도는 신용철 회장이 그의 88년생 자녀를 이사에 임명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인 계열사다. 2021년 7월 신 회장은 비피도를 한 주당 2만4500원에 인수했는데, 당시 과도한 웃돈을 지불했다고 평가받았다. 신 회장의 선택으로 지불한 과도한 웃돈은 주주들이 부담해야 했다. 2023년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대부분은 비피도 인수 자금 상환에 사용되었다. 유증으로 모집한 자금 중 329억은 1회차 전환사채(CB) 상환에 사용됐으며, 이는 비피도 인수를 위한 자금이었다. 신 회장은 경영상의 실책이 원인이 된 유상증자의 참여율도 30%에 그치며, “책임경영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아미코젠은 사업적으로 우수한 회사다. 바이오 회사 중에서도 매출이 안정적인 편이다. 2019년 이후 매년 매출액이 1000억 원을 넘으며, 90% 이상 수입에 의존하던 배지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문제는 신용철 리스크다. 신 회장은 금곡벤처밸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에 장기간 공을 들이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곡벤처밸리의 모회사인 테라랜드는 신용철 의장의 개인회사로 알려졌다. 사업 초기에는 그의 개인 자금 중심으로 운영됐다. 회사의 직접 개입은 없었다. 하지만 그의 지분 중 41.6%가 담보로 활용될 정도로 의존도가 높아지자 아미코젠이 직접 나서기 시작했다. 아미코젠은 그동안 금곡 PF 사업에 간접적으로 참여해왔다. 아미코젠은 2022년 말 기준 금곡벤처밸리에 20억2000만원을 대여하거나 부산시와 금곡 PF와 관련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2023년부터 아미코젠은 금곡 PF 사업에 대한 입장을 변경했다. 아미코젠과 비피도는 금곡첨단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을 진행하는 금곡벤처밸리의 모회사인 테라랜드에 각 30억원을 출자했다. 이로 인해 아미코젠은 금곡 PF 사업의 리스크에 노출되었으며, 바이오 산업 리스크뿐만 아니라 부동산 경기 리스크에도 직면하게 됐다. 아울러 주주연대와 이사회가 연합한 흔적도 보인다. 통상적으로 이사회 안건과 주주제안 안건이 함께 올라온다면 이사회 안건이 우선적으로 부의되곤 한다. 주주연대가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먼저 부의하는 경우도 많으나 사측에서 어떻게든 저지하려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아미코젠 임시주주총회에서 2-1호 안건은 주주연대의 제안이 상정됐다. 이는 주주연대와 이사회가 어느 정도 교감이 있음을 시사한다. 주주연대 관계자는 “1호 안건으로 사내 이사 소지성 선임의 건이 상정된 것은 과거 주주연대가 임시주총을 우선 소집했기 때문이나, 해당 안건을 상정하는 것은 작년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회와 소액주주연대가 동의한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애프터마켓서 중요정보 보도되면 거래 정지”…대체거래소 3월 서비스 개시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오는 3월 4일 정식 출범을 앞두고 투자자에 주의를 당부했다. 새로운 호가 시스템, 최선집행기준(SOR) 등 투자 환경에 큰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변동성 완화장치(VI)와 별도로, 애프터마켓 운영 중 투자 관련 주요 보도가 나올 경우 매매 거래가 즉시 정지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는 지난 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본인가를 받고 내달 4일부터 공식 운영을 시작한다. 이미 미국, 호주, 일본 등 선진국에는 ATS를 통한 복수 시장 체제가 도입됐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거래소 외 새로운 거래소에서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된다. 넥스트레이드운영 초기에는 코스피 5종목, 코스닥 5종목 등 10개 종목만이 거래 대상이 되지만, 향후 800개 종목으로 범위를 넓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관련 법령 개정으로 상장지수펀드(ETF) 및 상장지수증권(ETN)도 거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하면 이에 동참하는 증권사마다 마련한 시스템에 따라 투자자는 거래 시장을 선택할 수 있다. 이는 각 증권사가 마련한 시스템에 따라 약간씩 차이를 보이게 된다. 투자자가 직접 한국거래소나 넥스트레이드를 선택할 수도 있으며 증권사가 갖춘 SOR 시스템에 따라 거래 당시 최적의 거래 시장을 자동으로 선택해 주문할 수도 있게 된다. 이는 투자 전 증권사에서 보낼 예정인 사전 설명서부터 확인해야 한다. 즉 각 증권사의 기준이 다를 수 있어 투자자들은 본인의 투자 스타일에 맞는 증권사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현재 29개 증권사가 넥스트레이드에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정규 거래 시장 19개사, 프리-애프터마켓 15개사) 운영 초기 어떤 증권사가 선정될지는 이달 중 공개될 예정이다. 넥스트레이드는 기존 거래소 대비 낮은 수수료 정책을 택하는 데다 한국거래소와 별도로 호가가 형성된다.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간 호가 교환은 없으며 일단 주문이 들어가면 투자자가 이를 취소하고 다른 시장에 주문을 넣어야 한다. 또한 넥스트레이드는 오전 8시부터 시작되는 프리마켓(Pre-Market), 오후 3시 30분부터 시작되는 애프터마켓(After Market)이 있다. 기존 한국거래소에도 오전 8시 30분~9시, 오후 3시 30분~8시에 진행되는 시간 외 거래가 있지만, 이는 동시호가 주문 시스템으로 일정 시간 모인 매수도 주문을 모아 동시에 하나의 가격으로 체결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넥스트레이드의 프리·애프터마켓은 일반 시장과 같이 실시간 접속 거래를 지원한다. 또 넥스트레이드 내 종목의 초기 주가는 전날 한국거래소 종가 기준 ±30% 범위 내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이외에도 '중간가 호가' 시스템이 도입됐는데, 이는 투자자가 직접 가격을 지정하지 않고 현재 매수·매도 호가 중간 가격으로 자동 체결되는 방식이다. 또 다른 '스톱 지정가 호가'는 특정 가격(스톱 가격)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지정가 주문이 생성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205원을 스톱 가격으로 설정하면, 시장에서 해당 가격이 형성될 경우 215원 지정가 주문이 자동으로 들어간다. 한국거래소와 마찬가지로 넥스트레이드에도 VI가 도입된다. VI는 특정 종목의 가격이 일정 기준 이상 급등락할 경우, 일시적으로 매매를 중단하고 단일가 매매 방식으로 전환해 가격 변동을 완화하는 제도다. 한국거래소와 동일하게 적용되며, 직전 체결가 대비 3% 또는 6% 변동 시 발동돼 2분간 거래가 정지된다. 김영돈 넥스트레이드 기획마케팅본부장은 이에 대해 “에프터 마켓에서는 거래소에서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기 때문에 넥스트레이드는 언론 보도에 의존해 중요 정보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만약 거래소였다면 매매 정지 또는 조치가 필요했을 정도의 중요 정보가 발생할 경우, 이를 자체적으로 감지해 해당 종목의 매매 거래를 즉시 정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넥스트레이드 및 금융투자협회에서는 ATS 출범을 통해 국내 주식 시장이 보다 경쟁적이고 효율적인 구조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기존 독점 체제에서 복수 시장 체제로 전환되며 투자자들에게 더 다양한 거래 기회와 유리한 조건이 제공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간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투자자가 두 시장을 활용한 차익거래(아비트리지)도 가능하다"며 “단 시장 원리에 따라 이런 차익거래 기회는 순간적으로만 발생하고 빠르게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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