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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중견 건설사···유동성·미분양·공사비 ‘3중고’

“당장 앞날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제2의 태영건설, 제3의 신동아건설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 건설사 동향에 밝은 업계 한 종사자의 말이다. '63빌딩 시공사'로 유명한 신동아건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중견 건설사들 사이에서 '줄도산' 공포가 번지고 있다. 업황 부진이 지속돼 상당수 기업들이 200%가 넘는 부채에 시달리는 등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수요 위축으로 미분양이 쌓이고 공사비 상승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3중고'에 휘청이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일어난 이후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인건비·자재비 등은 뛰는데 수요가 따라주지 않으며 체력이 약해진 것이다. 인플레이션 여파에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다양한 문제점도 부각됐다. 중견 건설사들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대형사들처럼 모기업 또는 계열사에서 직·간접적으로 자금 지원을 받기가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공사비 인상분을 분양가에 녹이지 못하면서 작년 영업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산되는 곳도 상당수다. 경고등은 이미 켜졌다. 부채비율이 통상 '적정 수준'이라고 평가받는 200%를 넘긴 곳이 계속 늘고 있다. 중공업·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HJ중공업(이하 자본총계, 3656억5600만원)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49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효성중공업(1조3258억3906만원)의 부채비율도 284%에 달했다. 이밖에 △두산건설(4010억9500만원) 338% △HL디앤아이한라(4760억6600만원) 269% △동부건설(4844억2200만원) 250% △계룡건설산업(8987억6164만원) 231% 한신공영(7786억700만원) 221% △SGC이앤씨(작년 6월 말 기준, 3138억3598만원) 269% 등이 사정권에 들어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2025년 건설산업 7대 이슈'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주요 건설사 평균 매출원가율은 93%에 달했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적정 원가율은 80%대다. 원가율이 올라가면 기업은 수익을 내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유동성 위기를 겪는 중견 건설사들은 '미분양 공포'까지 안고 있다. 국토교통부(국토부)에 따르면 작년 11월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5146가구로 집계됐다. 2022년 이후 6만가구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있다. 정부는 미분양 물량이 6만가구를 넘어서면 '위험신호'라고 해석한다. 특히 이 시기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전월보다 1.8%(337가구) 늘어난 1만8644가구로 나타났다. 지방·중소 건설사들은 버티지 못하고 있다. 업황 부진이 이어지며 지난해 부도난 건설업체가 총 27곳으로 201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도 업체의 85% 가량은 지방 소재 기업이었다. 향후 전망도 어둡다. 정부 대출 규제가 계속되고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낮은 상태다. 고객들 사이에서 '브랜드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도 중견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고민거리다. 부동산R114에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에서 분양한 24만1866가구 가운데 10대 건설사(시공능력평가 기준) 물량은 12만538가구(49.8%)로 절반에 달했다. 이 비중은 2022년만 해도 35% 수준이었으나 2023년 43.9% 등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특히 미분양 우려가 적은 서울에서는 10가구 중 8가구 가량이 대형사 아파트였다. 시장에서는 공사비 급등 현상이 올해도 지속되며 중견 건설사들을 압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300원대에서 움직이던 달러-원 환율은 '12·3 계엄사태' 이후 급등해 10일 종가 기준 1450원대까지 뛰었다. 환율이 오르면 원자재 수입 가격이 올라 건설사 수익성이 악화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수도권·지방 양극화 뿐 아니라 금리가 갑자기 오른 것 등이 (중견 건설사) 유동성 관련 리스크를 키운 요인“이라고 짚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 법무학과 교수는 “중견 건설사들 현금 흐름들이 많이 악화된 상태인데 자금 압박을 받으니 부도 위험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차원에서 (구제를 위한) 정책이 나와야하는데 탄핵 정국 등이 마무리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기 힘들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E&A, 말레이시아 바이오정유 플랜트 본계약···1조3891억원 규모

삼성E&A가 말레이시아 바이오정유 플랜트 본계약을 체결했다. 삼성E&A는 지난 9일 펭게랑 바이오리파이너리와 '말레이시아 신규 바이오정유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공시했다. 계약규모는 9억5000만달러(약 1조3819억원)다. 본사분 약 8176억원, 법인계약분 5643억원이다. 회사는 지난달 11일 이번 프로젝트 낙찰통지서(LOA)를 접수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말레이시아 남부 조호르주 펭게랑 지역에 친환경 플랜트를 건설하는 게 골자다. 연간 65만t의 지속가능항공유(SAF), 바이오 디젤, 바이오 납사 등이 만들어진다. 삼성E&A는 설계, 조달, 공사, 시운전 전 과정을 수행한다. 삼성E&A는 이로 인해 에너지 전환 신사업인 SAF 시장에 처음 진출하게 됐다. SAF는 기존 화석연료 대신 폐식용유, 팜유 등 바이오 원료로 생산된 항공유다. 탄소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 받고 있다. 삼성E&A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에서 10여건 이상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쌓아온 풍부한 경험자산과 모듈·자동화 등 차별화된 기술력을 활용할 것"이라며 “발주처 및 기술선과도 협력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물산 ‘래미안 원페를라’ 이달 분양

삼성물산은 이달 중순 서울특별시 서초구 방배동 818-14번지 일원에서 '래미안 원페를라'를 분양한다고 10일 밝혔다. 방배6구역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하는 단지다. 지하 4층~지상 최고 22층, 16개 동, 총 1097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전용 59~120㎡ 482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견본주택은 서울 송파구 문정동 623번지에 있는 '래미안 갤러리'에 마련된다. 관람은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제로 운영된다. 삼성물산 분양 관계자는 “래미안 원페를라는 방배와 반포를 잇는 핵심 입지로 분양 이전부터 이목을 끌었다"며 “방배동 일대 다수의 대규모 정비사업과 서리풀 업무문화 복합단지 개발 등이 완료되면 지역 일대의 가치 상승으로 기존 부촌의 타이틀을 되찾을 수 있을지 수요자들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건설사 죽어가는데…미분양 대책은 ‘시늉만’

최근 안전 지대로 여겨졌던 서울 등 수도권에서 마저 이른바 아파트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 지난 6일 법정관리 사실이 알려진 신동아건설 발(發) '줄도산' 공포가 재점화되고 있는 핵심 원인이다. 정부도 겉으로는 미분양 해소 대책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가 별로 없고 '시늉만' 내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8644호로 전월 대비 1.8% 증가했다. 특히 1년 전(8179호)과 비교하면 78.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돈을 모두 투입돼 건설을 마쳤지만 팔리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건설업체들의 자금 사정에 치명타를 가하고 있다. 특히 아직까지 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서울의 상황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서울의 준공 후 미분양은 전월(523가구) 대비 무려 15.3%(603가구) 증가했다. 일반 미분양 아파트는 931가구로 집계됐다. 특히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 아파트들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청약시 35.7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계약시 '완판'에 실패한 서울 강서구 등촌동 '힐스테이트 등촌역'이 대표적 사례다. 노원구 월계동 '서울원 아이파크' , 서대문구 홍은동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은평구 갈현동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 마포구 아현동 '마포 에피트 어바닉', 강동구 성내동 '그란츠 리버파크' 등을 포함하면 서울 시내 미분양 아파트는 2000가구에 이를 전망이다. 미분양 적체는 건설사들에게 치명타를 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부도 건설사는 30곳으로 2019년(49곳) 이후 5년 만에 최대였다. △2021년 12곳 △2022년 14곳 △ 2023년 21곳 등 4년 연속 증가했다. 심각한 점은 과거 지방·중소 건설사에서 점차 서울 등 수도권·중견 건설사로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신동아건설이 대표적 사례다. 신동아건설은 최근 경남 진주 신진주 역세권 타운하우스, 의정부역 초고층 주상복합 등 책임 준공을 맡은 일부 현장에서의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인해 회사 재무 상황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세제 혜택' 등 소극적인 방법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취득한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의 경우 취득·양도·종합부동산세 산정 시 주택수에서 제외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1주택자가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 구입 시 양도·종부세를 산정할 때 1세대1주택 특례를 적용한다. 또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2년 이상 임대로 활용할 경우 주택건설사업자의 원시취득세도 최대 50% 감면한다. 실제 정부는 지난해 1월, 8월, 9월 등 잇따라 주택공급 및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미분양 해소에 나섰지만 증가 추세는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벼랑 끝'에 내몰린 지방·중소건설업체는 물론 시공능력평가 20~30위권의 중견건설업체들까지도 정부의 이같은 대책이 형식적이며 실질적인 효과가 미미하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정부가 직접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해 임대용으로 활용하는 등 좀 더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준공 후 물량들은 주택시장이 가장 좋았을때 추진된 것으로, 갑작스럽게 주택시장이 나빠지면 지금 같은 위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사업성이 불충분하거나, 지역수요가 충분치 못하거나, 공급물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 발생이 가시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내수가 극도로 침체돼 있다는 것"이라며 “일자리 창출이나 주변 산업 연관 효과가 가장 큰 건설업체들이 부도가 나도록 미분양 적체를 방치할 경우 국민 경제 전체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출 규제로, 이를 완화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줘야 미분양 문제 또한 해소될 것"이라며 “대출 규제가 완화되지 않으면 어떤 미분양 대책이 나오더라고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중견 건설업체들까지 연쇄 부도에 휩싸일 경우 부작용을 감당할 수가 없을 것"이라며 “탄핵 정국에 정책 리더십이 실종된 상태지만 하루 속히 공공기관 매입 물량을 대폭 늘리고 미분양 물량에 대한 세금 부담을 완화해주는 한편 세제 혜택 확대, 대출 규제 완화 등의 적극적인 대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반도체·車 다음은 ‘K-건설’…해외 누적 수주 1조달러 돌파

우리나라 건설산업이 반도체·자동차에 이어 세 번째로 글로벌 누적 수주(수출)액 1조달러(약 1459조원)를 돌파했다. 1965년 현대건설이 태국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를 따낸 지 59년만이다. 중동·유럽 등 여러 시장에서 다양한 기회가 열리고 있어 앞으로 더욱 큰 성과가 기대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우리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액이 371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254개 회사가 101개국에서 605개 사업을 따낸 결과다. 2016년 이후 최대치기도 하다. 해외 건설 수주는 2021년(306억달러) 이후 2022년(310억달러), 2023년(333억달러)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누적 총 수주금액은 1조9억달러다. 현대건설이 1454억8000만달러로 전체의 14.5%를 차지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924억달러), 삼성E&A(898억달러), 현대엔지니어링(731억달러), GS건설(714억달러), 대우건설(702억달러), DL이앤씨(479억달러), SK에코플랜트(473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지역 기준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17.7%), 아랍에미티르(UAE, 8.4%), 쿠웨이트(4.9%), 싱가포르(4.8%), 베트남(4.8%) 등의 순이었다. 누적 1조달러를 수주하기까지 해외건설 산업은 양·질적으로 다양한 변화를 겪어왔다. 1960년대~1990년대 초반까지 주로 토목·건축 분야에 진출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엔지니어링 등 용역 분야 진출도 증가하고 있다. 원유 수요 증가 및 우리 기업 기술발전 등에 힘입어 최근 3년 동안 플랜트 등 산업설비 분야에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수주했다. 업계는 'K-건설' 특징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중동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해왔지만 2022년부터 작년까지를 보면 미국(16.9%), 인도네시아(4.8%), 헝가리(3.6%) 등 새 시장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 유형도 다각화하고 있다. 단순 도급사업에서 수익이 많이 나는 투자개발사업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지난해엔 투자개발사업이 전년 실적의 3.5배 수준인 51억7000만달러(전체의 13.9%)로 늘어났다. 기업들의 투자개발사업에 대한 관심 증가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설립, 글로벌 플랜트건설스마트시티(PIS) 펀드 조성 등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역대 수주 실적 1위는 20009년 UAE 원자력 발전소(191억3000만달러)였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2012년, 80억3000만달러),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지난해, 73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국토부는 해외건설이 국가 경제성장에 기여해왔고, 그 기여 정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2012년부터 건설수지 세계 1~2위를 꾸준히 유지 중이다. 특히 경상수지 대비 건설수지 비중이 13%로 주요국 중 가장 높았다. 해외건설이 경상수지 흑자 확대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는 뜻이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건설수지 비율 역시 0.24%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우리 기업들은 해외건설 분야에서 전통적인 건설산업 틀을 넘어 도시개발, 철도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 중"이라며 “앞으로도 기업들을 적극 지원해 'K-도시' 및 'K-철도', 투자개발사업 등을 통한 해외건설 2조달러 시대를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47년 역사 신동아건설 ‘법정관리’···건설사 줄도산 우려 커진다

새해 벽두부터 건설업계에 한파가 몰아닥치고 있다. 경기 침체에 문을 닫는 중소 건설사가 늘어난 가운데 중견 기업들까지 미분양 여파에 휘청이고 있다. 국내외 경제 관련 불확실성 역시 계속 커져가고 있어 자칫 중견 건설사들이 '줄도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아건설은 전날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유동성 악화로 지난달 말 만기가 도래한 60억원 규모 어음을 막지 못한 탓이다. 지난 2010년 워크아웃을 신청해 2019년 11월 벗어났지만 다시 법정관리로 가게 됐다. 신동아건설은 주택 브랜드 '파밀리에'로 알려진 시공능력평가 58위 중견건설사다. 1980년대에는 여의도 63빌딩과 LG 광화문 빌딩 등을 짓기도 했다. 경영 악화의 주 원인은 부동산 경기 침체다. 수요 위축 여파로 경남 진주 역세권 타운하우스, 의정부역 주상복합 등 신동아건설이 책임 준공을 맡은 사업장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지난달 인천에서 분양한 '검단신도시 파밀리에 엘리프' 역시 1·2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이 0.51대1에 그쳤다. 신동아건설 측은 “최근 경기가 악화한 데다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이 한꺼번에 몰렸다"며 “자본잠식 상태는 아니고 청산보다 지속 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해 법정관리를 택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자금난을 겪는 건설사가 아직 많은 가운데 대내외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중소·지방 건설사 중에는 이미 문을 닫은 곳이 상당수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부도를 신고한 건설업체는 27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3곳)보다 2배 이상 뛰었다. 연간으로 따져도 2019년(49곳) 이후 5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지방 업체가 전체 부도 업체의 85%를 차지했다. 지난달에는 전라북도에 근거지를 둔 제일건설이 부도 처리되기도 했다. 1988년 건설된 이 회사는 2022년 기준 2156억원의 매출을 올린 중견업체였다. 전북 지역 내 시평 4위권으로 경쟁력을 유지해왔지만 미분양 파도를 견디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중견·대형사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계기로 '부동산파이낸싱프로젝트(PF) 우발채무 위험' 경각심이 높아진데다 앞으로 시장 전망도 밝지 않기 때문이다. 대통령 탄핵 등 정치 불안에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을 앞두고 중국과 무역갈등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환율 급등으로 주요 원자재 수입 가격이 오르며 공사비 추가 인상에 대한 걱정도 큰 형국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은 '2025년 건설산업 7대 이슈'를 주제로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내외 경제와 건설·부동산 시장, 사업 환경 등을 고려할 때 올해 건설업황이 크게 호전되기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신동아건설의 부채비율은 2023년 말 기준 429% 수준이었다. 시장에서는 일상적인 환경에서 건설사 부채비율이 200% 아래로 내려와야 적정한 수준이라고 본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이보다 높은 곳은 GS건설(238%), 롯데건설(217%), 코오롱글로벌(559%), 금호건설(640%) 등이다. 수요 회복도 요원해 보인다. 작년 1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5146가구로 집계됐다. 이 중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8644가구로 전월보다 337가구(1.8%) 늘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건설사들 현금 흐름이 많이 악화돼 부도 위험성들이 많이 높아지고 있다"며 “탄핵 정국 등 마무리되지 않으면 정부 정책 추진 능력 등이 떨어지기 때문에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 시장에서 서울·수도권 등 일부 지역만 주목받고 나머지는 미분양 문제가 발생하는데 (지난 몇 년간) 금리가 갑자기 오르다보니 유동성 관련 리스크가 커졌다"며 “올해 분양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고 금리는 얼마나 빠르게 내려갈지 등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서울시, 공사대금·임금 체불 방지 건설현장 특별점검

서울시가 설 명절을 앞두고 건설현장 공사대금을 비롯해 근로자 임금, 자재·장비 대금 등의 체불을 방지하기 위한 특별점검에 나선다고 7일 밝혔다. 시는 오는 9일부터 17일까지 '체불예방 특별점검반'을 가동하고, 시 발주 건설공사 중 체불 관련 민원이 발생한 적 있거나 하도급업체가 많은 취약 현장 10곳을 방문해 집중 점검한다. 점검반은 변호사·노무사·기술사 등으로 구성된 명예 하도급호민관 7명, 시 직원 7명 등 총 14명으로 구성된다. 공사 관련 대금 집행과 이행 실태, 근로계약서와 건설기계 임대차계약 적정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해 실질적인 체불예방 효과를 높일 예정이다. 분쟁 발생 시에는 명예 하도급 호민관이 법률 상담이나 조정을 통해 원만한 해결도 유도한다. 시는 오는 24일까지를 '하도급 대금 체불 집중 신고기간'으로 지정하고, 신고가 많은 현장에는 추가로 기동 점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번 점검에서는 △'건설기계 대여 대금 현장별 보증서' 발급(건설산업기본법 제68조의3) △'하도급 지킴이' 사용(건설산업기본법 제34조 제9항) △'건설근로자 전자인력관리제' 운영(서울시 공사계약 특수조건 제20조의5, 건설근로자법 제14조 제3항) 등 실태 확인도 병행해 전반적인 현장의 목소리 또한 청취할 계획이다. 시는 점검 과정에서 임금이나 대금 체불, 지연지급 등이 발견되면 경중을 파악해 시정명령, 영업정지 등 규정에 따라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신고는 '서울시 하도급부조리신고센터(02-2133-3600)'를 통해 이뤄지며, 신고된 현장은 미지급금 현황 파악부터 당사자 간 합의 유도까지 대금 체불이 신속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특별 관리된다. 시는 현재까지 하도급자 권익 보호 및 체불 해소를 위해 '하도급부조리신고센터'를 연중 상시 운영 중이며 최근 3년간 민원 695건을 접수 및 처리하고, 약 75억원의 체불 금액을 해결하는 성과를 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입지 좋은 아파트가 잘 팔린다”…건설사 홍보 열중

건설사들이 신규 분양 아파트 홍보 과정에서 '입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생활 인프라, 학군 등 이용이 편리하다는 점을 강조해 향후 집값이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조성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이앤씨는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대잠동 일원에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공원 1단지'를 조만간 선보인다. 지하 3층~지상 35층, 전용면적 84~178㎡ 999가구 규모다. 양사는 단지 주변으로 대이초, 이동중, 포항제철고 등 우수한 학군이 위치했다는 점을 마케팅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 롯데마트, 포항문화예술기관과 함께 포항성모병원, 포항세명기독병원, 경상북도 포항의료원 등 다양한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해당 단지는 포항시청, 대이동 행정복지센터, 포항시 남구청 등 정부기관으로 이동도 수월한 편이다. 포스코이앤씨는 또 이달 중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중노송동 395-3번지 일원에서 '더샵 라비온드'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최고 14~25층, 28개 동, 총 2226가구 아파트다. 이 중 1426가구가 일반물량이다. 회사는 전주동초, 신일중, 전주고가 단지에서 도보권에 있다고 알리고 있다. 홈플러스, 롯데백화점, CGV, 전북대학교병원 등 주요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 KTX 전주역과 전주고속터미널을 이용해 수도권 및 주요지역으로 이동이 편리하다는 점 등도 적극 홍보하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은 부산시 북구 덕천동 361번지 일원에서 '한화포레나 부산덕천3차'를 선보인다. 전용면적 59㎡~84㎡ 총 429가구 크기다. 한화는 단지에서 덕성초, 덕천중 등 도보 통학이 가능하고 경혜여고, 만덕고, 화명고 등 우수한 학군이 인근에 있다고 설명했다. 태영건설은 이달 중 대구 동구 신천동 일원에서 '더 팰리스트 데시앙'을 분양할 계획이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0층, 8개 동, 아파트 418가구(전용면적 100~117㎡), 오피스텔 32실(전용면적 97·109㎡) 규모다. 태영건설은 단지가 대구의 교통·교육·쇼핑시설 등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입지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양극화에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짙어지자 입지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모습이다. 같은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라도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사례가 빈번해진 데 따른 것이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아르테온'(2020년 2월 입주)은 도보권에 교통환경을 잘 갖추고 있고 초등학교를 품은 곳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KB부동산 시세를 보면 지난해 11월 해당 단지 전용 84㎡A 타입 평균 매매 가격은 16억9500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단지 건너편에 있는 2021년 1월 입주 아파트는 같은 크기 매매가가 15억2000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파트 가격 형성에 있어 주요 인프라는 단순 편의를 넘어 주거지의 품격과 생활 만족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같은 지역이라도 인프라 접근성이 좋은 곳은 수요가 꾸준히 높아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현대 한남4구역 ‘출혈 경쟁’···수익성 확보 비상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한남4구역 재개발 수주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해당 사업장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조합원이 책정한 금액 이하 공사비를 제시하고 연일 파격적인 추가 혜택을 약속하는 등 경쟁이 '제 살 깎아 먹기' 양상으로 번지고 있어서다. 연말·연초 환율이 급등하는 등 공사비 인상에 대한 부담도 여전한 상황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남4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를 재개발해 51개동 2331가구 규모 아파트 등을 짓는 사업이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상호 비방전까지 서슴지 않으며 한남4구역 시공사 선정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서울 핵심 지역 재개발 사업인데다 규모가 더 큰 '압구정 3구역' 수주 전초전이라는 점에 주목한 결과로 풀이된다. 시공능력평가 1·2위 업체간 '자존심 대결' 성격도 짙다.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합동 설명회 이전부터 양측은 출혈 경쟁을 벌여왔다. 금액만 놓고 보면 삼성물산은 공사비 관련 인상분 314억원 부담, 추가 증가분 650억원 선반영 등을 약속했다. 사업 수주 후 시행인가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조합 측과 협의해 조절할 내용이지만 상당 부분을 스스로 감당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3조원 규모 사업비도 자체 조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 보증 수수료를 아끼는 등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이득이 현대건설보다 2900억원 가량 많다는 게 삼성물산 측 주장이다. 현대건설은 아예 비용 자체를 못박았다. 조합원이 당초 책정한 공사비보다 868억원 적은 1조4855억원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1인당 약 7200만원을 아낄 수 있다는 게 업체 측 계산이다. 현대건설은 또 사업비 전액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가산금리 0.1%를 더한 수준으로 책임 조달하겠다고 제안했다. 'CD금리 + 가산금리 0.78%'를 내세운 삼성물산과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양측이 연일 파격적인 혜택을 발표한 탓에 공사비 외 비용 부담도 커진 형국이다. 삼성물산은 가구당 누릴 수 있는 커뮤니티 규모가 약 5.03평으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강남권 신축 아파트 평균의 2배 수준이다. 한남4구역 전체에 총 1만평 규모 공원 5개를 조성한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현대건설은 아파트 설계에 세계적 건축가 자하 하디드, 부대 시설 조성에 프랑스 유명 현대 미술가 자비에 베이앙과 협업하겠다고 했다. 라인당 엘리베이터 1대로 이동 효율 극대화, 100% 확장형 및 세대당 2.11대의 주차 공간 마련 등도 약속했다. 양사가 '자존심 싸움'을 벌이다 정작 수익성은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건설업계는 경기침체, 공사비 급등, 부동산파이낸싱프로젝트(PF) 부실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며 수년간 힘든 시기를 보내왔다. 대형 건설사 대부분 외형이 성장하더라도 이익이 급감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현대건설의 경우 연결 기준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5125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공사비 인상 기조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2·3 계엄 사태' 이후 환율이 급등하며 원자재 수입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멘트 업계만 봐도 환율 영향으로 유연탄 수입비가 뛰는데 환경규제까지 더해져 한숨을 쉬고 있다. 건설사 역시 올해부터 층간소음·제로에너지건축 등 비용을 높이는 규제에 대응해야 한다. 정비사업장에서 조합과 시공사가 공사비를 두고 갈등을 겪는 사례도 계속 나타나고 있다. 삼성물산의 경우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 사업 비용 재산정에 많은 시간을 썼다. 현대건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도 공사비 갈등 여파로 부산 부산진구 촉진4구역 재개발 시공 계약을 포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남4구역이) 향후 강남권 수주에 영향 미쳐 중장기적으로는 이익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공사비 급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는 점은 변수"라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건설사 입장에서 최근 시장에 수주할 게 없는데 올라간 비용을 감당할 만한 곳이 서울 중심권 정도다보니 (한남4구역을 두고) 경쟁이 다소 과열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아파트 분양 시장 과점화…대형건설사가 ‘장악’했다

지난해 서울 분양 물량 중 80%가 대형 건설사인 것으로 집계되는 등 아파트 시장의 양극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감소, 지역별 양극화 등에 따라 전체적으로 주택 수요가 감소한 데다 부동산 경기가 장기적 침체 국면을 보이고 있다. 수요자들도 이에 대응해 '브랜드 아파트'를 갈수록 더 선호하고 있다. 5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 중 10대 건설사 비중이 3년 연속 80%를 웃돌았다. 10대 건설사가 서울에서 공급한 물량은 2022년 2만2891가구(86.3%), 2023년 1만9414가구(81.5%), 지난해 2만3711가구(82.8%)로 나타났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공급 물량도 지난해 전체 13만9285가구 중 6만8402가구를 기록하며 전체의 49.1%를 차지했다. 2022년과 2023년에는 이들 건설사의 공급 비중이 각각 37.0%, 46.3% 정도였다. 전국적으로 보면 10대 건설사 비중이 약 50%였다. 지난해 분양한 24만1866가구 중 12만538가구(49.8%)로 집계됐다. 2021년에는 전체 공급 물량(37만5353가구) 가운데 10대 건설사 비중이 29%(10만8626가구)에 불과했다. 2022년(33만8351가구)에도 35.2%(11만9029가구)로 3분의 1 수준이었다. 이후 2023년 43.9%, 지난해 49.8%로 꾸준히 상승했다. 건설사 별로는 GS건설이 1만9676가구로 가장 많았다. 현대건설(1만9325가구), 대우건설(1만8601가구), 롯데건설 1만7132가구), 포스코이앤씨(1만2674가구), HDC현대산업개발(8578가구), DL이앤씨(8425가구), SK에코플랜트(5808가구), 현대엔지니어링(5249가구), 삼성물산(5070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대형 건설사 '쏠림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 중론이다. 같은 지역에서도 브랜드에 따라 청약 경쟁률부터 입주 이후 매매가격까지 차이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1월 전국 10대 건설사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17.2대 1이었으나 그외 건설사는 8.7대 1에 그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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