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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회사채 발행에 목표치 5배 달성…‘흥행 대박’ 이유는?

현대건설이 ESG 인증을 받은 공모사채를 발행한 결과 당초 목표액의 5배가 넘는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모으는 '대박'을 터트렸다. 31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8일 20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ESG채권)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총 1조90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만기구조(트랜치, Tranche)별로 2년물 700억원 모집에 3800억원, 3년물 700억원 모집에 5700억원, 5년물 600억원 모집에 1400억원 주문을 받아 완판에 성공했다. 희망 금리 밴드는 개별민평(민간 채권평가사 평균금리) 대비 -30bp~+30bp를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했으며 모든 물량이 마이너스 금리(2년물 -11bp, 3년물 -10bp, 5년물 -10bp)로 목표 신고금액 2000억원을 채웠다. 현대건설은 이번 채권 발행에서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하나증권, 대신증권 총 7곳을 공동 대표주관회사로 선정했다. 추가로 메리츠증권과 한양증권, 현대차증권을 인수단으로 확보해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의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도 마련했다. 이 같은 흥행 요인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투자 위험을 완화시킬 수 있는 요소들을 평가함에 있어서 그룹사의 안정성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판단한다"며 “현대자동차로 대표되는 그룹사의 수익성과 건실한 재무구조로 시장 변동 상황이나 외부 충격에도 안정적 대응이 가능한 점이 투자자들을 사로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재무실적 공개만이 아닌 회사의 성장 가능성, 리스크 관리 노력 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해, 투자자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건설업계 내에서 현대건설의 굳건한 입지로 타 건설사 대비 투자 선호도 높은데다 타 건설사 대비 수익성, 재무구조, 수주실적, 브랜드 가치 등 전반적으로 경쟁우위에 있다"며 “특히 신용등급은 기관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신뢰 지표로 활용되는데 당사 신용등급은 AA-로 건설채 중에는 매우 드물게 기관투자자 수요를 확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채권은 9월 3일 발행 예정이다. 녹색채권인 만큼 조달 자금 대부분이 친환경 건축 프로젝트에 사용된다. 일부 자금은 미 텍사스주 LUCY 태양광 발전 사업에도 사용될 방침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대형 건설사 브랜드 타운 ‘大望’ 쉽지 않네

강남이나 한강변 등 핵심 입지 아파트를 자사 단지들로 '통일'해 브랜드 타운을 만드는 것은 대부분 건설사들의 대망(大望)이다. 그러나 아무리 대형 건설사라도 한 지역에 자사 브랜드로만 아파트가 채워지는 일은 만만치 않다. 최근 업계 1위와 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서울 요지에 브랜드 타운 건설을 노리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난 모양새다. 28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성수 전략정비구역 4지구 재개발 조합은 최근 삼성물산에 항의 공문을 보냈다. 조합 측은 성수 2~4지구를 모두 삼성물산이 시공하고 각 지구의 커뮤니티 시설을 공동으로 통합 사용하자는 삼성물산의 제안에 대해 공식 해명·사과를 요구하는 항의 공문을 보냈다. 문제의 시발점은 삼성물산이 지난 21일 성수 4지구 재개발 조합원들을 상대로 '래미안 갤러리 투어'를 진행하면서 “성수2~4지구를 모두 삼성물산이 시공해 이른바 '삼성타운'을 조성하고 각 지구의 커뮤니티 시설을 공동으로 나누어 사용하자"는 계획을 설명한데 따른 것이다. 조합은 “다른 개별 지구가 커뮤니티를 공동 운영한다는 것은 법적으로 허용될 수 없고, 시공사가 이에 개입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로, 커뮤니티 공동 운영으로 인해 조합원 개개인 자산가치에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면서 삼성물산에 강하게 항의했다. 조합 관계자는 “삼성물산에 이 같은 허위성 홍보를 한 것에 대해 사과 요구 및 제안을 철회하고, 4지구 특화 설계에 대한 명확한 제안을 할 것을 요구했다"며 “29일까지 회신을 요구했는데 오늘(28일)까지도 삼성물산 측으로부터 공문이 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현장 책임자의 시공권 수주를 향한 지나친 의욕이 불러온 해프닝이라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회사는 성수 2~4지구를 묶어 공동 커뮤니티를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며 “(조합에 이 같은 제안이 나간 것은) 성수 2~4지구를 모두 삼성물산이 수주하고자 하는 현장 담당자의 의욕이 지나치게 앞서다보니 일부 조합원들에게 불가능한 제안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삼성물산은 성수전략지구 중 2~4지구 입찰을 검토 중이다. 만약 삼성물산이 목표로 한 3개 지구를 모두 따내면 서울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성수 지역에 '래미안 타운'이 건설되는 셈이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타운' 건설은 꾸준히 시도돼 왔던 목표다. 2010년대 서초동 재건축 핵심이었던 서초 우성 1·2·3차의 시공권을 모두 확보해 각각 래미안 리더스원·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래미안 서초 에스티지로 재탄생시켜 서초동 일대에 '래미안 타운'을 건설한 바 있다. 더 이전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공덕동 일대에 공덕 래미안 1~5차를 시공했다. 성수전략지구 재개발 출사표를 낸 삼성물산은 2지구에서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와 경쟁을 앞두고 있고 3지구에선 대우건설, 4지구에선 대우건설·롯데건설과 시공권을 놓고 경쟁한다. 한 지역에서 여러 경쟁사와 수주를 놓고 다투는 상황에서 시공사 간 수주 경쟁이 워낙 치열해 지다보니 성수 일대에 '삼성타운'을 건설하고자 하는 현장 담당자의 의욕이 과도한 제안을 했다는 분석이다. 현대건설도 재건축 최대어인 압구정현대 아파트 재건축을 노리고 있다. 총 6개 구역으로 나눠진 이 지역에 현대아파트 원조인 현대건설은 모두 현대의 깃발을 꽂겠다는 기세다. 업계 1위 삼성물산마저 2구역 수주를 시도했다가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입찰을 포기할 정도다. 하지만 2구역에서 삼성물산이 수주를 포기한 후 조합원들 사이에선 현대건설을 향한 볼멘 소리가 나온다. 압구정 현대를 왜 무조건 현대건설만 재건축을 해야 하냐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한 조합원은 “압구정 현대라는 이름값이 있는데 아무리 원조 건설사라도 수의계약을 하는 것은 시공사에 끌려다닐 가능성이 있다"며 “압구정 현대 재건축을 마치 현대건설만 하고, 다른 건설사가 지레 포기하는 현재 분위기는 결코 조합원들에게도 이득이 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3구역에선 부지 내 일부 땅 소유권자가 현대건설인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조합원 77명이 현대건설을 상대로 지분 정리를 위해 '소유권 이전 등기 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등 압구정현대 재건축 지구에서 과거 현대건설로 치우쳤던 선호도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도 파악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아무리 대형 건설사라도 시공사 간 수주 경쟁이 워낙 치열해지다보니 과거처럼 특정 지역에 하나의 브랜드 타운을 형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수주 경쟁 외에도 조합원들의 마음도 워낙 예측 불가능하다보니 어떤 특정 회사의 독식은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확장→매각’ GS건설, 선택과 집중 나서…“제2 성장동력 필요”

GS건설이 최근 베트남 석고보드 공장과 해외 수처리 자회사 이니마 매각에 나서면서 허윤홍 대표 체제에서 추진해온 신사업 확장이 본격적으로 정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무 시절부터 모듈러·엘리베이터·수처리·자재 사업을 직접 챙겨온 허 대표가 결국 확장보다 매각을 택한 셈이다. 장기적인 건설 경기 불황 와중에 부채가 늘어나는 등 회사 안팎의 상황 변화와 경영 전략상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베트남 바리아 붕타우 지역 석고보드 공장과 해외 수처리 자회사 이니마 매각을 동시에 추진하며 비핵심 신사업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 석고보드 공장은 2022년 설립됐지만, 국내외 시장 여건 악화와 건설경기 침체가 겹치며 불과 3년 만에 철수 수순을 밟게 됐다. 업계는 “국내 시장은 KCC·크나우프 중심의 과점 구도가 공고하고, 동남아도 글로벌 강자들이 장악해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았다"고 전한다. 해외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도 매각 대상이다. GS건설은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에너지기업 타카(TAQA)에 지분 100%를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금액은 1조6770억 원으로, 규제 승인 절차를 거쳐 유입될 예정이다. 순부채 조정을 감안하면 1조 원대 중반의 현금 확보가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당초 기업공개(IPO)를 검토했지만, 시급한 자금 수요 탓에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니마는 2012년 약 3500억 원에 인수한 회사다. 이후 중동·중남미에서 대형 수처리 사업을 잇달아 따내며 꾸준히 의미 있는 이익을 올려왔다. 지난해 매출은 5736억 원, 순이익은 558억 원으로 '효자 계열사'로 꼽혔다. 그럼에도 매각을 결정한 것은 재무구조 개선과 주력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매각 대금이 차입금 상환에 쓰일 경우 GS건설의 부채비율이 190% 안팎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회사 관계자는 “부채비율이 250% 안팎으로 높은 상황에서 주택 중심 사업 특성상 자금 수요가 많다"며 “이니마는 알짜 자회사이긴 했지만 주력 사업은 아니어서 매각을 통해 재무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듈러, 엘리베이터, 석고보드, 이니마까지 이어지다 보니 철수로 보일 수 있지만, 불확실성이 큰 사업은 정리하는 게 맞다는 게 경영진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GS건설은 이와함께 영국 엘리먼츠 모듈러 사업을 청산했고, 자이엘리베이터 지분도 매각했다. 5년 만에 '확장'에서 '매각'으로 돌아선 것이다. 이같은 사업 방향 전환의 배경에는 회사 안팎의 상황 변화가 꼽힌다. 우선 GS건설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53.1%다. 전년 동기 대비 3.1%p 상승했다. 부채총계는 12조9504억 원으로 지난해 말(12조7162억 원)보다 늘었다. 2023년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5500억 원의 재시공 비용을 떠안으며 재무 건전성은 악화됐다. 별도 기준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은 1조7000억 원 수준이지만, 1년 내 만기 도래 차입금은 2조1000억 원에 달해 현금 확보 필요성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매각으로 GS건설이 당장 재무 부담을 덜고 주택·정비사업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성장 축이 없을 경우 또 다른 한계에 부딪힐 수 있으므로 '제2의 성장 동력' 찾기가 과제"라고 지적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DL이앤씨, 2분기 수익 개선 속 하반기 실적 전망 ‘맑음’

DL이앤씨가 2분기 실적발표에서 돋보이는 수익성 개선세를 선보였다고 28일 밝혔다. 부동산 경기침체와 공사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의 악재속에 건설업계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DL이앤씨는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2025년 2분기 매출 1조 9914억원, 영업이익 1262억원, 신규수주 9626억원을 공시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7.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4.7%p 상승해 본격적인 실적개선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이 특히 2022년 4분기 이래 모처럼 1천억원대를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다. 부동산 경기침체와 건설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한발 앞선 수익성 개선 및 실적회복을 실현했다. 수익성 개선과 직결되는 원가율 지표를 살펴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선세를 보여온 원가율이 지속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며 수익성 향상을 실현하고 있다. 연결기준 2분기 원가율은 87.3%다. 지난해 3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90% 이하의 원가율을 달성했다. 2022년 2분기 87.2% 이후 최근 3년 사이 가장 낮은 원가율을 기록했다. 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효율적인 사업 관리와 리스크 대응이 주효했다. 업계 최고 수준의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DL이앤씨는 이번 2분기에도 여러 재무지표를 통해 변함없는 재무안정성을 입증했다. 2분기말 기준 연결 부채비율은 96.0%, 차입금 의존도는 10.6%에 불과하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조 496억원, 순현금은 1조 153억원을 보유해 대형건설사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 DL이앤씨의 재무안정성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신용등급 역시 2019년부터 7년 연속 건설업종 최고 수준인 'AA-(안정적)'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8월 발표된 2025년 시공능력평가순위에서도 전년대비 한단계 순위를 끌어올리면서 4위에 올랐다. 동종사 대비 재무건정성을 인정받아 경영평가액이 향상되었고, 기술인 등록 및 승급교육을 통해 기술능력평가액 역시 향상된 점이 주효했다. DL이앤씨의 2분기 실적과 재무지표를 근거로 나온 하반기 실적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증권가의 2분기 실적리뷰 및 하반기 전망 리포트에서 이러한 기대를 살필 수 있다. KB증권 장문준 연구원은 주택원가율 악화의 긴 터널을 벗어나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고 평가하면서 소형모듈원전(SMR) 관련 신사업기회 확보 가능성도 높다고 평했다. 미래에셋증권 김기룡 연구원도 하반기에 주택 원가율 개선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뚜렷한 증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SMR, 탄소포집 및 활용,저장(CCUS) 등 신사업 성과를 기대 요인으로 언급했다. DL이앤씨는 좋은 흐름을 보인 상반기의 수익성개선과 실적회복세를 이어가 하반기 실적 역시 일관된 상승세를 유지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지속 전개하고 SMR, CCUS 등의 신사업 분야 육성을 통한 성장동력 다각화에 집중함으로써 고객과 투자자의 기대에 적극 부응할 방침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공사현장 안전 강화, ‘AI-드론’ 新기술 게임체인저로 ‘우뚝’

공사현장 안전 강화가 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이 AI와 드론 등 그간 건설 현장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신기술을 동원해 산재 사고 방지에 나서고 있다. 27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GS건설은 국내 건설사 최초로 오픈 AI사의 기업용 AI 솔루션 '챗GPT 엔터프라이지'를 도입했다. 이번 플랫폼 도입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청진동 GS건설 본사 그랑서울 사옥에서 오픈 AI본사 담당자 5명이 직접 방문해 챗GPT를 통한 업무 효율화 및 자동화 방안 발굴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번 워크숍은 단순한 기능 설명을 넘어, 현업 과제에 AI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고, 특히 건설 현장에서 바로 AI기술을 적용 가능하도록 했다. GS건설은 AI기술이 공사 현장의 안전 강화를 위한 고난이도 과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이라고 평가하고 이를 사업장에 접목하는데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실제로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올해 1분기 임원 워크숍에서 “AI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변화 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주도하기 위한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한 바 있다. GS건설은 아직 초기지만 AI기술을 공사 현장 안전 강화를 위해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역시 건설업계 최초로 AI 기반 설계도면 검토 시스템을 현장에 시범 도입한 것이다. GS건설은 이와 관련한 특허 출원까지 마친 상태다. AI기반 설계도면이 현장에 적용되면 시공 오류에 따른 안전 위험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안전한 시공 환경을 구현이 가능해진다. GS건설 관계자는 “건설업계 전반의 최대 화두가 현장 안전 강화"라며 “당사는 반복적이거나 고위험 작업에 AI 기술을 적극 도입해 인적 오류와 산업 재해를 예방하고, 설계부터 시공까지 전 과정에서 구조 안전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인공지능(AI) 번역 시스템을 도입했다. 현장 곳곳의 대형 전광판에 총 30개국 언어로 안내 문구를 띄우고, 작업 회의 내용을 번역해 공유한다. 이에 따라 호반건설 공사 현장에서 본사 관리직원과 외국인 현장 근로자와의 소통이 더욱 수월해졌다. 특히 현장에서의 사고 방지를 위한 최대 관건인 안전 지침을 전달하는데 있어서 효율성이 늘어났고, 안전교육 효과도 극대화됐다. 이울러 긴급 상황 발생 시 AI 번역을 통한 즉시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사고가 터지더라도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졌다. DL이앤씨는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는 드론 플랫폼을 국내 업계 최초로 주택 전 현장에 도입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의 사물을 가상 세계에 그대로 구현하는 개념으로, 건설 분야에 드론을 활용해 건설 현장을 주기적으로 촬영하고 정밀 분석한 후 근로자들이 사고에 노출될 가능상이 높은 위험 취약 지대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다. DL이앤씨는 현제 드론 플랫폼을 주택 전 현장에 도입해 운용 중이고, 일부 토목과 플랜트 현장에서도 적용하고 있다. 앞으로는 시공뿐만 아니라 수주 단계에서 사업성을 검토하는 업무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드론 플랫폼 활용을 통해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는데 이어 공사 현장의 안전 강화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우미건설, ‘오산 세교 우미린 레이크시티’ 9월 분양

우미건설은 내달 경기도 오산시 서2구역에서 '오산 세교 우미린 레이크시티'를 분양한다고 27일 밝혔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 10개 동 규모로 들어서며 전용 84·94·101㎡ 총 1424가구로 조성된다. 주택형별로는 △84㎡ 1077가구 △94㎡ 182가구 △101㎡ 165가구다. 지역 내 희소성이 높은 중대형 위주의 대단지라는 점이 특징이다. 사업지는 세교 2·3지구 중심부에 위치한다. 향후 세교 1·2·3지구 개발이 완료되면 약 6만6000가구, 15만 명 규모의 신도시급 주거벨트가 형성될 전망이다. 특히 세교3지구는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접해 연구개발(R&D)·업무 기능이 강화된 '자족형 커넥트(Connect) 시티'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어 추가적인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 교통 여건도 개선될 예정이다. 현재 오산역(1호선)을 이용할 수 있으며, GTX-C노선(계획), 동탄 도시철도(트램, 예정), 분당선 연장(계획) 등이 추진 중이다. 생활 인프라도 풍부하다. 가수초를 도보로 통학할 수 있으며, 단지 동측으로는 가감이산 조망, 서측으로는 서동저수지 수변공원(예정)이 인접해 쾌적한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다. 특화 설계도 눈길을 끈다. 오산 지역에서 드문 유아풀을 갖춘 실내수영장과 최상층 스카이라운지, 게스트하우스가 마련된다. 또한 실내골프연습장, 피트니스클럽, 탁구장, 작은도서관, 독서실, 스터디룸 등 커뮤니티 시설도 갖출 예정이다. 지상에 차량이 없는 단지 설계와 세대당 1.5대의 주차 공간(근린생활시설 주차장 제외)도 장점이다. 회사 관계자는 “민간택지에 공급되는 만큼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로 적용돼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고 말했다. 견본주택은 경기도 화성시 산척동 734-3번지에 마련될 예정이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건설인들 “뼈 깎는 노력으로 산재 근절”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가 최근 부진한 건설 사업의 쇄신 및 산재를 줄이기 위한 안전 조치 강화 등을 결의했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27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2025 건설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맹성규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을 비롯한 정부인사 및 건설단체장 유관기관장과 주요 건설업체 CEO 등 약 1000명이 참석했다. 이날 한승구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장은 “건설산업은 취업자 200만명, 국내총생산 중 건설투자액 15%, 수출분야에서 세 번째로 1조 달러 달성 등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은 물론 국가 경제발전을 견인했다"며 빈번한 중대재해와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공사비 상승, 경기침체로 인한 건설투자 부진 탈출 등을 함께 강조했다. 한 회장은 “건설산업의 신뢰회복과 재도약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으로 중대재해를 근절해야 한다"며 “건설안전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관심으로 올 한해, 중대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적정공사비와 적정공기가 확보되는 시장 질서를 조성해야 한다"며 “일한 만큼 대가를 받지 못하는 시장은 개별 기업의 생존마저 위협하고, 이는 안전사고, 부실시공, 하도급대금 및 임금 체불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야기해 건설산업 기반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아 최태진 현도종합건설(주) 대표가 건설인 대표로 중대 재해 근절 동참 결의문을 낭독했다. 결의문은 △안전에 관한 법령과 기준을 준수해 정부 안전정책에 동참 △건설 현장에서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 안전 문화 확산에 앞장 △ 안전 교육과 활동에 참여 및 안전시설 설치와 활용 생활화 △안전에 대한 투자 확보 및 충분한 공사 기간과 공사비를 보장하는 건설시장 선진화를 위해 노력 지속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건설산업의 각 분야에서 큰 공로를 세운 건설인 111인이 정부 포상 및 각종 표창을 수상했다. 금탑산업훈장은 김상수 한림건설(주) 회장이 수훈의 영예를 안았다. 은탑산업훈장은 이성수 (주)신우공영 대표이사와 정달홍 (주)성보엔지니어링 회장이 수상했다. 동탑산업훈장은 △이용호 (주)신성건설 대표이사 △장세현 동극건업(주) 대표이사 △이선구 (주)대흥건설 대표이사가 받았다. 산업포장은 임근홍 (유)유림건설 대표이사 등 3인이 수상했다. 홍진영 태백개발중기 대표 등 6인이 대통령 표창을, 이훈구 신도종합건설(주) 대표이사 등 6인이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건설산업은 이제 양보다 질 위주로 미래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건설산업이 저성장 경기침체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로 도약할 수 있도록 공기업도 앞장서며 주택공급 확대,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 해외건설 진출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사고 줄이라며 공급은 빨리?” 건설사들 ‘진퇴양난’ 호소

건설사들이 산재 사고 재방 방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당국이 대규모 주택공급을 독려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사업장이 늘어나면 확률적으로 그만큼 산재 사고의 가능성도 늘어나는 만큼 건설사들은 딜레마에 빠졌다. 26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김윤덕 장관 주재로 다음 달 초 10대 건설사 대표이사(CEO)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앞서 지난 14일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0대 건설사 CEO를 소집해 산재 사고와 관련, 건설사들의 현장 관리 실태에 대해 질책하기도 했다. 내달 예정된 국토부와 건설업계 간담회는 주택공급 정책 당국인 국토부가 건설업계의 공급 활성화에 대한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의도로 마련된다. 업계는 정부가 대규모 주택공급 정책을 예고한데 대해 일단 겉으로는 반긴다는 입장이지만, 속내는 간단치 않다. 우선 대형 건설사 CEO들을 소집하는 것 자체가 대규모 공급을 독려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부담이 되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 사업장이 늘어나면 그만큼 수익이 늘어날 기회가 더 많이 생긴다는 점에서 원론적으로는 주택공급이 늘어나면 업계가 나쁠 것은 없다. 다만 현재 상황은 녹록치 않다. 현장 안전을 강화하라는 정부의 지시를 따르려면 신규 사업장이 증가할수록 사고 방지를 위한 지출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국내 대형 건설사 고위 임원은 “지금도 물론 현장 사고 방지를 위해 많은 시설 투자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욱 안전 강화를 위한 지출 압박이 커질 것"이라며 “이런 추세가 더욱 가속화 되면 무작정 사업장을 늘리기보다는 수익이 많이 남는 몇몇 현장만 운영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구할 수 밖에 없다. 정부의 주택 공급 증가책과는 상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사고 방지는 너무 당연한 책무지만, 공급 물량을 늘리기 위해 건설업체의 현장 관리 능력을 넘어설 정도로 사업장 수가 늘어나면 오히려 사고 발생 위험성이 더 커질 수 있다"며 “기업과 당국 모두 안전이 보장되는 수준에서 주택공급을 증가시켜야 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한쪽에선 건설사들이 사고 방지에 힘을 쏟지 않는다고 질책하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빠른 주택 공급을 위해 사고 발생이 불가피한 공사 속도를 높이려고 독려하는 모순적인 행위를 보이고 있다는 불만이다. 여기에 공기업 코레일의 산재 사고도 건설업체들의 심사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지난 19일 경부선 남성현-청도 구간에서 무궁호화 열차와 선로 작업자가 충돌해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정부는 그러나 코레일에 대해선 지난 7월 건설사 산재 사고 당시처럼 당국이 호된 질책을 하는 것처럼 비춰지면서 건설업계 내부에선 불만이 높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사과했고, 코레일 사장도 자리에서 내려왔지만 이번 철도 사고로 인해 코레일은 포스코이앤씨 등 건설사처럼 비판의 대상이 되지는 않아 보인다"며 “지난 공사현장 사망 사고처럼 이번 철도 사고도 장관이나 정부 당국이 철도 사고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집터뷰]“공급대책, 구체성·투명성 갖춰야 심리 안정 효과”

집터뷰 - 부동산 전문가들에게 수요자들을 대신해 시장 전망, 주요 이슈, 현안을 물어 보고 답을 구합니다. 정부가 지난 6·27 부동산 대출 규제를 통해 시장을 압박했지만, 서울 아파트는 이미 규제에 내성이 생겼다. 발표 직후 주간 상승률은 지난 6월 넷째 주 0.43%에서 이달 셋째 주 0.09%(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로 낮아지며 안정세에 접어드는 듯했지만, 불과 두 달 만에 하락세가 완만해지면서 효과는 사실상 소진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다시 불안해진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선 정부가 공급 대책을 조속히 내놔야 하는데, 심리적 안정 효과를 위해선 구체성, 투명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인만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지난 2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강남, 용산, 성수 등 주요 지역에서는 여전히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 결국 돈 되는 곳으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같이 말했다. 6월 거래량은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기준 약 1만2000건으로 과열 국면을 보였으나, 7월은 4500~5000건 선으로 내려왔다. 그러나 지난해 저점기(3000건대)와 비교하면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김 소장은 “6월과 비교해 줄었다는 상대적 착시일 뿐, 여전히 거래는 이어지고 있다. 살 사람은 계속 사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대출 규제 효과는 사실상 소진됐고, 앞으로는 공급 정책이 집값 안정의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공급 대책도 뻔히 한계가 보인다는 점이다. 김 소장에 따르면 서울은 땅이 없다는 구조적 제약 속에서 근본적 해법을 찾기 어렵고 결국 재건축·재개발밖에 없다. 그러나 공공성과 조합원 이익이 충돌해 속도를 내기 어렵다. 3기 신도시 개발도 문재인 정부, 윤석열 정부 때도 써먹었던 카드였다. 그는 “국민들은 이미 내성이 생겨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다"며 “3기 신도시는 세 번째 곰탕을 우려내는 것과 같다. 기대감은 사라졌고, 실질적인 공급 효과도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비사업의 제도적 걸림돌도 문제다. 특히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조합원이 재건축으로 발생한 초과이익이 8000만원을 넘길 경우 최대 50%까지 환수해가는 제도)는 공급에 큰 지장을 주고 있다. 김 소장은 “강남·용산은 조합원당 수억 원의 부담이 예상돼 사실상 사업이 막혀 있다. 폐지해야 공급이 나오지만, 야당의 반발과 정치적 부담 때문에 현 정부도 손대기 어렵다"며 “정치적 딜레마가 공급 정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해선 심리적 안정 장치가 필요하다는 게 김 소장의 주장이다. 그는 “ “청약 페스티벌처럼 신도시 분양 계획을 1·2·3차로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일정과 물량을 투명하게 제시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며 “실제 공급이 어렵더라도 기다릴 수 있다는 기대를 만들어줘야 한다. 지금처럼 '곧 대책 나온다'는 말만 반복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정부가 공급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국민들은 이제 '또 대책이냐'는 피로감을 느낀다"며 “효과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신뢰도는 떨어지고, 시장은 점점 정부 발표에 반응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또 “부동산 정책은 단순히 집값 안정 수단을 넘어 정치적 신뢰와도 직결된다. 정부가 국민과 소통하며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향후 어떤 대책도 시장에서 힘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는 저성장과 양극화를 꼽았다. 김 소장은 “잠실 아파트가 반년 만에 25억에서 35억으로 오르는 것은 비정상이다. 똘똘한 한 채 쏠림이 심화되면 일본처럼 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의 대물림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소장은 “부모가 집이 없으면 자녀도 집을 사기 어렵다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2030세대는 불안감 속에 재테크에 몰두하지만 정부는 이를 투기로 몰아붙이고 있다"며 “이로 인한 분노와 불평등이 사회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소장은 “6·27 대출 규제 효과는 이미 끝났고, 공급 대책도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정책 실효성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건 심리적 안정용 시그널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어느 정부보다 어려운 미션을 안고 있는 것이 현 정부"라고 평가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반도체보다 래미안이 효자”…삼성물산, 정비사업 수주 ‘쾌속 질주’

삼성물산이 반도체의 아쉬운 실적 속에 건설부문의 도시정비사업 수주가 쾌조를 보이면서 하반기 실적 반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25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서 열린 개포우성7차 재건축조합 총회 시공사 선정 투표에서 대우건설을 제치고 시공권을 따냈다. 삼성물산은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746명 가운데 403명(54%)으로부터 선택받았다. 대우건설은 335표(45%)였다. 당초 이 곳은 대우건설이 조합이 설립되기 전인 2020년부터 약 5년간 공을 들였던 곳이었다. 그러나 삼성물산이 올해 시공권에 도전해 후발주자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수주에 성공했다. 대우건설이 오랜기간 쌓아온 표심을 삼성물산이 단기간에 뒤짚은 것은 아파트 브랜드 파워 1위 '래미안'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대우건설의 '써밋'도 밑바닥에서부터 다져온 과거 전력과 책임 준공 등 조합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여러 조건을 내세워 고연령층 조합원들의 표를 상당수 가져간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래미안이 압도적일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과는 달리 '빅3' 대우건설도 업계 1위 삼성물산을 상대로 54대 45로 꽤나 선전했지만 결국 래미안의 벽을 넘는데는 실패했다. 삼성물산은 같은날 삼호가든5차 재건축 시공권도 따냈다. 이곳은 작년 7월 첫 입찰 당시 당초 참여가 유력시됐던 포스코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가 입찰의향서를 내지 않으면서 유찰된 데 이어, 올해 1월과 2월에도 입찰에 나섰지만 포스코이앤씨만이 단독참여를 하면서 세 차례 유찰돼 수의계약으로 전환됐다. 그리고 조합 측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택한 곳이 삼성물산이다. 조합이 사실상 삼성물산에 먼저 손을 내밀고 '러브콜'을 보내 시공사로 선정된 것으로, 입찰 의지가 없던 건설사를 시공사로 선정한 것은 업계 관례 상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만큼 조합원들 사이에서 '래미안'의 선호도가 높다는 것이 판명된 셈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 최근 선보인 래미안 원베일리, 원펜타스 등 강남권 단지들이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강남 지역에서 래미안의 가치가 굳건함을 확인해 주신 것이 이번 수주에 주효했다"며 “복잡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책임있게 수행할 수 있는 신뢰감을 조합원 분들께서 높이 평가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이처럼 지난 주말 강남권 재건축 수주에 연이어 성공하면서 올해 들어서만 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이 7조원을 돌파해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2024년 수주액이 3조6398억원이었는데 8월에 작년 한해 수주액의 두 배에 육박하는 먹거리를 확보했다. 회사의 전통적인 일감이었던 반도체 물량 감소로 실적이 위축된 상황에서 건설 부문, 특히 도시정비사업 수주가 실적 반전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진과 대미 투자 등의 영향으로 평택 반도체 캠퍼스 등 관련 공장 증설에 속도를 늦추면서 최근 삼성물산의 실적도 위축된 상황이다. 2분기 삼성물산 건설부문 매출액은 3조3950억원으로 전년(4조9150억원) 대비 30.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180억원으로 전년 동기(2830억원) 대비 58.3% 빠졌다. 반도체 공장 건설을 중심으로 한 하이테크 사업 규모가 줄어든 것이 결정적이었다. 삼성물산의 하이테크 사업은 반도체 사이클에 따라 크게 출렁이는 외부 리스크가 크다. 반면 래미안의 브랜드 파워 1위는 소비자들로부터 다져온 입지가 탄탄하고, 경기와도 큰 상관 없이 안정적이다. 반도체 경기가 단기적으로 개선되기 어려운 만큼, 삼성물산은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탄탄한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를 무기 삼아 강남권과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한 핵심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싹쓸이하고 있다.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경영 전략을 내세워 하반기 실적 반등을 노릴 전망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대형 반도체 인프라 시공 사업이 작년을 기점으로 상당 부분 마무리됐고, 올 3분기까지는 하이테크 사업은 큰 변화 없이 현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도정 사업이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인만큼 당장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일감을 확보하고, 4분기에 반도체 사이클 전환을 통해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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