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위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매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연구개발(R&D) 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신약개발→매출증가→투자증가' 선순환이 자리잡는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올해 1~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 3128억원을 지출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 가장 많은 연구개발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년동기대비 증가율도 34.0%에 달해 1~3분기 누적기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 유일하게 3000억원 넘는 연구개발비를 지출했다. 이는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은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등 바이오시밀러 제품 수를 내년까지 11개로 늘리기 위해 임상시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이달 초 미국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 '월드 ADC 2024'에서 표적항암제인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2종의 개발 성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셀트리온에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3분기 누적 2601억원을 연구개발에 지출해 2위를 차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년동기대비 연구개발비를 17.0% 늘리며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확대 등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어 유한양행이 1~3분기 누적 2011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해 전체 3번째, 전통 제약사 중 가장 많은 연구개발비를 지출했다. 특히 유한양행은 전년동기대비 48.5% 늘려 1~3분기 누적기준 1000억원 이상 연구개발비를 투자한 제약바이오기업 중 가장 큰 성장폭을 보였다. 이는 지난 8월 폐암 신약 '렉라자'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과 마일스톤(단계별 수수료) 수령에 탄력받아 제2의 렉라자 발굴을 위한 신규 후보물질 도입 등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이어 대웅제약이 1713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해 전통 제약사 2위에 올랐다. 국산 34·36호 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와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 등이 매출 효자로 성장한데 탄력받은 것으로 특히 매출액의 18.3%를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5대 전통 제약사 중 가장 높은 매출액 대비 비중을 보였다. 국산 1호 비만치료제 등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한미약품은 1537억원을 지출해 전년동기대비 12.8% 늘렸다. 반면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감소한 GC녹십자와 종근당은 같은기간 연구개발비 역시 줄이거나 거의 동결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GC녹십자는 전년동기대비 18.9% 감소한 1207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했고 종근당은 전년동기대비 2.2% 증가한 1049억원을 지출했다. 이밖에 SK바이오팜과 동아에스티는 모두 올해 1~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 1000억원을 넘기며 신약개발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SK바이오팜은 1~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 1180억원을 지출해 전년동기 987억원에서 19.6% 늘렸고 동아에스티는 1031억원을 지출해 전년동기 821억원에서 25.6% 늘렸다. SK바이오팜(30.7%)과 동아에스티(19.9%)는 매출액 대비 투자금액 비중에서도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이을 후보 신약으로 '방사성 의약품(RPT)'를 점찍고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업체 테라파워 등과 협력해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확보,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 도입 등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동아에스티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는 오는 29일 회사명을 '메타비아'로 변경하는 등 비만치료제,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메타비아는 심혈관 대사를 뜻하는 의학용어인 '카디오메타볼릭(cardiometabolic)'에서 따온 명칭이다. 업계는 상위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자체개발 신약과 바이오시밀러에 힘입어 매출과 수익이 동반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이를 신약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