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트업 생태계에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중소기업 인수합병(M&A) 시장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창업주의 고령화에 따른 기업 승계가 중소기업계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AI를 활용해 중소기업 M&A를 돕는 중개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특화 M&A 중개플랫폼 '씨오M&A'가 출시 한 달 만에 50건 이상의 중소기업 인수합병 거래를 중개했다. 신뢰 관계를 중시하는 50대 이상의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조용한 매각을 원하는 수요를 맞춤형으로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최근 중소기업계에서 기업 승계는 현안 중 하나다. 창업주의 고령화로 승계 작업을 해야 하지만, 자녀들이 가업 승계를 원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기업 명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가업 승계가 아닌, M&A를 통한 기업 승계가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비상장 중소기업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공시 의무가 없다. 따라서 매출이나 영업이익 등의 재무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씨오M&A에서는 자체개발한 AI 매칭 엔진으로 관련 기업의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AI 매칭 엔진은 외부 공공데이터와 유료정보, 뉴스, 특허, 인증 등 13개 이상의 경로에서 수집한 데이터와 내부 대표이사(CEO) 인터뷰 정보를 결합해낸다. 실제 기자가 씨오M&A에 중소기업 A를 검색해보니 자산, 부채, 자본 등의 주요 재무상태표는 물론이고 최근 5개년 간의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조회됐다. 해당 정보는 DART나 챗GPT를 통해서도 얻을 수 없는 정보였다. 씨오M&A는 전국 2만4000여 명 규모의 세무사·설계사 네트워크와 연계해 실제 매물을 발굴하고 매각을 진행하는 하이브리드 모델도 구축했다. 이를 통해 플랫폼에 매물만 등록하면 전문가가 직접 움직여 성사 가능성을 높인다. 씨오M&A 측은 “최근 중소기업 M&A 전문 중개 플랫폼들이 생겨나고 있으나, 대부분 매각 당사자가 직접 매물을 등록해야 하는 구조여서 거래 규모나 품질 면에서 한계가 있다"면서 “씨오M&A는 연 매출 50억~300억 원 수준의 우량 중소기업을 핵심 타깃으로 삼아, 인수자 입장에서 '원하는 조건의 기업'을 찾기 위한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씨오M&A는 올 하반기 중개 업무의 90% 이상을 자동화하는 '딜 AI 에이전트' 고도화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엄태오 씨오M&A 대표는 “기존의 비효율적인 M&A 중개 시장 구조를 기술로 재편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중소기업들이 공정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