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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아 체제 카카오 1년] ‘구원투수’ 자격 입증했지만 리더십 시험은 이제 시작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이달 28일 취임 1년을 맞는다. 지난해 창업자가 얽힌 사법리스크로 최대 위기를 겪었음에도 수익성과 성장성을 일정 수준 확보했다는 평가다. 다만 인공지능(AI) 서비스 경쟁력 입증과 노사갈등 해소를 통한 주가 부양이 올해 최대 숙제로 꼽힌다. 정 대표는 구원투수로 등판하자마자 회사 안팎의 리스크 진화에 나섰다. 지난해 2월 대표 내정 이후 한 달여 동안 임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한 후, 내부 전열을 가다듬는 작업에 착수했다.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면서 카카오톡과 AI에 힘을 싣는 등 체질개선도 병행했다. 전문성을 갖춘 젊은 리더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는 한편, 의사소통 체계를 개선해 업무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그 결과 계열사 수는 2023년 8월 144곳에서 올 2월 116곳으로 1년 6개월새 28곳 줄었다. 직책 구조 또한 부문장·실장·팀장·파트장·셀장 5단계에서 성과리더·리더 등 2단계 체계로 간소화했다. 올 초 조직개편을 통해 카카오톡 기반 사업 영역을 최고제품책임자(CPO) 산하 조직으로, 카나나알파(기술)·카나나엑스(서비스) 영역으로 나뉘었던 AI 조직은 '카나나'로 일원화했다. 외부적으로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의 전략적 제휴를 위한 물밑작업을 펼쳤고, 국내 시장에 적합한 AI 서비스를 공동 개발·제공키로 했다. 카나나를 비롯한 주요 서비스에 오픈AI의 최신 기술을 접목하는 게 골자다. 오픈AI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와 함께 챗GPT 엔터프라이즈도 도입키로 했다. 이를 통해 대내적 경영 불확실성은 일정 부분 해소한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7조8716억원·영업익 4602억1216만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익이 전년 대비 0.16%가량 소폭 감소했지만, 매출은 4.16% 증가한 규모다. 창업자 구속·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등 악재를 고려하면,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는 평가다. 연내 생성형 AI를 도입한 4가지 신규 서비스를 출시해 대중화 속도를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0월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AI 언어모델 통합 브랜드 '카나나'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AI 검색과 AI 메이트, 카나나 앱, 오픈AI와 공동 개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정 대표는 최근 카카오 창립 15주년 맞아 개최된 '원 카카오 서밋'에서 사업 전략으로 △언어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에이전트 플랫폼 △심층 데이터 구축을 제시했다. 김범수 창업자가 건강 문제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정 대표 단독체제가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네이버 등 주요 기업이 AI 서비스를 잇따라 공개하는 동안 사법리스크에 발목이 잡히며 후발주자로 분류된 만큼 사업 경쟁력을 입증하는 게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사업 청사진과 전략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상태지만, 현재로썬 구체적인 서비스 구현 방식과 수익화 전략, 방향성은 모호하다는 게 한계다. 업계에선 서비스 내용에 따라 카톡 트래픽, 체류시간 등 확장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플랫폼·커머스 등 사업의 성장동력과 콘텐츠 매출 개선을 판가름할 것이라 분석이다. 이에 따라 경쟁사에서 이미 선보인 서비스와의 차별화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친구탭 기능 추가, 커머스 개편, 오픈채팅탭 개설 등을 통해 채팅탭에만 집중됐던 트래픽을 다양한 탭에서도 활성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해 왔으나 기대만큼의 성과를 확인하긴 어려웠다"며 “AI 메이트·검색 도입을 통해 사용자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된 맞춤형 경험을 제공한다면 카카오톡 유저 지표 개선과 사업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핵심 사업 정리 과정에서 심화된 노사갈등을 해소해 임직원 신뢰를 회복하는 것 또한 주요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연이은 분사·매각에 따라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어지며 고용불안이 확산된 영향이다. 지난해 매각설이 불거진 카카오VX의 경우, 200여명 가까이 희망퇴직을 단행한 가운데 최근 추가적인 권고사직과 전 직원 연봉 동결을 통보한 상태다. 그동안 회사는 매각설을 부인해 왔으나, 사업보고서를 통해 연내 매각 계획을 확실시했다. 최근엔 포털 서비스 '다음(DAUM)' 분사 계획을 공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내부 갈등이 고조될 전망이다.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은 이같은 방침에 강하게 반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임금및단체협상(임단협) 또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교착상태에 빠졌다. 현재 11개 법인 중 2개 법인만이 임단협을 마친 가운데 회사가 성과급 교섭을 거부하면서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그동안 카카오가 판교테크노밸리에서 가장 먼저 교섭이 체결돼 왔음을 감안하면, 정 대표 취임 이후 노사 협상 기조가 바뀌었을 것이란 관측이 적잖다. 노조는 정기 주총일인 26일까지 사측으로부터 답변이 없을 경우 임단협 일괄 결렬 후 대규모 단체행동을 예고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에어부산, 5820만원 들여 ‘1400억원’ 여객기 20대 지킨다

에어부산이 지난 1월 김해국제공항에서 리튬 이온 배터리에 의한 화재 사건을 계기로 화재 대응을 위한 대응 장비를 기내에 비치하는 등 종합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 한국항공보안학회(학회장 소대섭 한서대학교 항공보안학과장)는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항공 위험물과 항공 보안 문화'를 주제로 춘계 학술 대회를 지난 21일 개최했다. 올해 1월 28일, 김해국제공항에서는 홍콩으로 출발하기 위해 계류장에서 대기 중이던 에어부산 A321-200 여객기(HL7763, BX391)가 반소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합동 화재 감식을 진행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객실 왼쪽 28열부터 32열까지의 좌석 부분에서 전기 배선과 기내 조명 기구, 보조 배터리 잔해 등을 확보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정밀 분석 결과 당시 기내에서 발견된 보조 배터리 잔해에서는 다수의 전기적 용융흔이 식별됐다. 이에 따라 국과수는 배터리 내부에서 양·음극이 합선된 상태를 뜻하는 '절연 파괴'가 발생함에 따라 최초 발화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항철사조위는 현재까지의 조사 결과를 근거로 보조 배터리에 의한 화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이어나갈 방침이고, 사고 조사 과정에서 안전 조치가 필요한 경우 에어부산 등에 안전 권고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이날 김선열 에어부산 차장은 “사고 후 국토교통부가 운송과 운항 지침을 강화하고, 각 공항에서 점검 활동을 진행했다"며 “보조 배터리와 전자 기기 관련 규정을 강화하고, 승객에게 사전 안내와 체크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종합 대책에 대해 설명했디. 김 차장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홈페이지·모바일 서비스 안내 페이지에 '승객 직접 소지 물품' 안내 페이지를 신설해 보조 배터리와 전자 담배를 추가했고, 홈페이지와 모바일 항공권 예약 시 이에 관한 동의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 또 공항에서의 수속 단계 관리 강화 이행 상태 점검 차원에서 100Wh 이하 5개 초과 시 초록색, 100~160Wh의 경우 노란색 승인 스티커를 부착토록 했고, 160Wh를 초과하는 제품은 반입 불가 조치를 내리고 있다. 이에 관해 카운터에서 수퍼바이저가 시리얼 넘버 승인 대장을 작성하고 관리해 승인 스티커 시리얼 넘버 분실 방지 책임을 진다. 각 배터리 개수 초과 시 공무·의료 목적 등 특별한 경우 외 승인을 내주지 않기로 했다. 항공기 탑승 개시 전 탑승구에서는 방송을 통해 기내 보조 배터리와 전자 담배 반입·보관 방법 등에 대해 탑승 시작 전 직원이 배터리 보유 여부를 질의한다. 탑승객 명단 중 '노 배터리' 표식이 없는 승객들을 대상으로는 2차 질의를 하고, 미 포장 시 비닐팩을 제공하고 보딩 사인 10분 전 한국어·영어·일본어 등 3개 국어로 탑승구 안내를 실시한다. 아울러 단자 캡·절연 테이프·배터리 보관용 비닐팩을 탑승객들에게 나눠줌으로써 배터리 단락을 방지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김 차장은 “종전까지 에어부산은 전자 비행 정보 장치(EFB)를 활용하는 조종사들에게는 샤오미 보조 배터리를 지급해왔으나 부풀어 오르는 문제가 발생해 삼성전자 제품으로 교체해주기로 했다"며 “2년 주기로 바꿔주고, 여기에는 약 1000만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가 가능한 보관용 하드 케이스도 나눠주고, 충전구가 장착된 여객기에서는 이를 통해 충전토록 권고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충전구가 없는 기재는 3대로, 리스 만기에 따른 반납일 전까지 보조 배터리를 쓰도록 한다. 김 차장은 “리튬 이온 전지 화재에 대응하기 위해 브라임스톤이 제작한 파이어 백·스모크 백·방화 장갑 1세트씩 지난 10일부터 기내에 비치하기 시작했다"고도 했다. 이어 “완충된 2만mA팩에서 일반 노트북 배터리 대비 5배에 달하는 화재와 폭발을 억제하는 것으로 입증됐다"며 “휠체어 보관대에 둘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는 세트당 1646달러(약 241만원)로, 현재 가용 기재가 20대임을 감안하면 4820만원 가량 들었을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배터리 교체 비용까지 포함하면 약 5820만원인 셈으로, 대당 291만원씩 투자한 꼴이다. 한편 장용석 인천국제공항보안 본부장은 “사전에 모든 배터리를 한개의 방화 컨테이너 박스에 보관해둔 상태로 연기가 퍼지면 승객들이 극도의 불안과 공포를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철성 아시아나항공 항공보안팀장(차장)도 “수출용 배터리는 충전율이 30%를 넘지 못하게 돼있는데, 높을수록 함께 모이면 폭탄이 될 수 있어서"라며 “개인이 하나씩 갖고 있는 게 낫다"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IPA, 인천항 수출입 화물 유치 위해 ‘총력’...“발로 뛴다”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인천항만공사(IPA)는 23일 임원진이 직접 화주 기업을 방문해 화물을 유치하는 집중 마케팅을 펼친다고 밝혔다. IPA에 따르면 공사는 최근 세계 교역 환경 변화와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관세 정책 및 컨테이너 운임 지수 하락 등의 영향으로 인천항 물동량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화물 유치를 적극적으로 도모하고 시장 변화에 대한 민첩한 대응을 위해 지난 1월부터 '인천항 수출입 활성화 티에프(TF)팀'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항 수출입 활성화 티에프(TF)팀' 활동의 하나로 추진된 이번 마케팅은 단순한 관리 차원의 접근이 아닌 실질적인 해결책을 도출해 인천항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신규 화물 유치는 물론 기존 물량의 이탈을 방지하고자 하는 기관장의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우선 철강·목재·사료·자동차·자동차부품·유류·화장품·케이-푸드(K-FOOD)·건자재·식품 원재료 등의 화물에 대한 유치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며 이는 인천항 전체 물동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거나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화물이다. 공사는 내달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하며, 인천항 이용 관련 애로사항 및 건의사항 등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고 맞춤형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신규 항로 개설과 기존 항로 활성화를 위해 선사, 컨테이너 및 벌크부두 운영사, 항만 배후단지 입주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대면 마케팅에도 힘쓸 계획이다. 공사는 오는 25일 컨테이너 터미널과 합동으로 진행하는 중국 화물 유치 마케팅을 시작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다각화된 정규 항로를 구축하고, 인천항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여 신규 화물 유치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경규 IPA 사장은 “'인천항 수출입 활성화 티에프(TF)팀'의 추진력 강화를 위해 임원이 직접 뛰는 마케팅을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인천항 고객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고 인천항이 물류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sih31@ekn.kr

경기도, 세계 최대 AI 컨퍼런스 ‘엔비디아 GTC 2025’ 참석...AI 글로벌 협력 강화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경기도가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열린 세계 최대 AI 컨퍼런스 '엔비디아 GTC 2025'에 참석해 도내 AI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김기병 경기도 AI국장을 단장으로 한 경기도 대표단은 이번 컨퍼런스에서 실파 콜핫카르 엔비디아 글로벌 국가 AI 협력 총괄, 수잔 마샬 인셉션 프로그램 시니어 디렉터 등 주요 임원들과 면담을 갖고 경기도 AI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회담에서는 도내 AI 스타트업 지원과 제조기업의 AI 전환(AX)을 촉진하기 위한 AI 컴퓨팅센터 구축 및 글로벌 협력 프로그램 구체화 방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또한 시스코, 세일즈포스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기술 및 스타트업·투자 담당 임원들과 만나 경기도의 AI 산업 경쟁력을 소개하고, 투자 및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도 대표단은 경기도 AI 산업의 국제적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엔비디아 GTC 2025'에 참석한 주요 국가 AI 책임자들과도 만남을 추진했다. 토마스 빈더 프랑스 공공재정국장 겸 AI 총괄이사, 엠란 미안 영국 과학혁신기술부 국장, 리사 얀센 오스트레일리아 디지털 제품 디자인 국장 등과의 회담을 통해 공공기관 관점에서의 AI 추진 방향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도는 이번 회의를 통해 빅테크 기업들이 경기도 AI 기업을 더욱 밀착 지원할 수 있는 협력 환경이 마련된 것으로 보고 지난해 엔비디아와 체결한 업무 협력의 후속 조치로 도내 제조기업의 AI 전환 지원을 위한 '경기 AX센터' 운영 관련 세부 협력을 진행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엔비디아가 경기도 기업을 대상으로 딥러닝 교육 과정(DLI)을 제공하며 세일즈포스는 글로벌 협력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며 시스코는 도내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치해 기업 지원 및 기술 컨설팅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김기병 경기도 AI국장은 “이번 엔비디아, 시스코, 세일즈포스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미팅은 경기도 AI 생태계가 글로벌 시장과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며 “이러한 노력을 통해 글로벌 AI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국내 AI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탄생하고 경기도가 글로벌 AI 혁신 허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ih31@ekn.kr

조원태, 보잉·GE와 ‘48조원 규모’ 회동…대한항공 차세대 기재 도입 박차

대한항공이 글로벌 항공기 제작사 보잉과 항공기 엔진 제작 업체 GE에어로스페이스와 손잡고 항공기 공급망 협력을 강화한다.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차세대 기단 조기 확보를 통해 중장기 기재 전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대한항공은 전날 미국 워싱턴 D.C.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켈리 오트버그 보잉 사장(CEO), 러셀 스톡스 GE에어로스페이스 상용기 엔진 및 서비스 부문 사장 겸 CEO와 만나 항공기와 엔진 공급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논의를 통해 대한항공은 보잉사와 지난해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체결한 양해 각서(MOU)의 이행을 조속히 마무리하기로 했다. 해당 MOU에는 △보잉 777-9 20대 △보잉 787-10 20대 도입 △항공기 10대 추가 구매 옵션이 포함돼 있다. 도입 시점은 2033년까지다. 또한 GE사로부터 예비 엔진 8대(옵션 2대 별도)를 구매하고, 보잉 777-9 항공기에 탑재되는 GE9X 엔진 정비 서비스 계약도 체결할 계획이다. 이번 3자 간 협력 규모는 항공기 구매 249억달러와 엔진 구매·정비 서비스 78억달러 등 총 327억달러로, 21일 환율 기준 약 47조9700억원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항공사 출범에 맞춰 차세대 기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신형 항공기를 조기 확보해 공급망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고효율 기종 전환을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며 ESG 경영도 강화할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 시점에 조 회장이 현지까지 갔다는 것은 미국이 우리나라를 민감 국가로 지정한 점을 해소하기 위한 방책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中 공세 막자” 삼성전자 전세계서 ‘갤럭시 인지도 높이기’ 총력전

삼성전자가 전세계 곳곳에서 '갤럭시 이색 마케팅'을 진행하며 고객들과 호흡하고 있다. 미국·유럽 같은 주요 시장 뿐 아니라 호주, 페루, 칠레, 태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샤오미, 오포 등 중국 기업들이 스마트폰 '저가 공세'를 바탕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가자 '프리미엄 마케팅'을 진행해 이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읽힌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호주에서 시드니 항구와 브리즈번강을 오가는 '갤럭시 GO 선박'을 운영 중이다. 실제 배를 타고 출퇴근하는 현지인들에게 갤럭시 S25 시리즈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선상에서 다양한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동시에 무료 스낵까지 제공해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해진다. 페루에서는 '갤럭시 열차'가 달리고 있다. 페루의 수도 라마 지하철 1호선 일부 열차 표면을 삼성, 갤럭시 등 문구로 꾸민 것이다. 해당 노선은 매일 50만명 이상 승객이 이용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열차' 개통식을 별도로 열고 승객들에게 기념 교통카드 등 굿즈를 제공하기도 했다. 브라질 상파울루 최고층 빌딩 '삼파 스카이'에는 갤럭시 S25 전망대가 마련됐다. 방문객들은 150m 높이에서 S25 울트라의 '100배 디지털 줌' 기능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기능으로 사진과 영상도 편집해볼 수 있다.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메르데카 118' 빌딩에도 갤럭시가 브랜드가 떴다. 삼성전자가 주도해 화려한 불꽃놀이와 레이저쇼를 펼쳤다. 또 스마트폰을 활용해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현지인들에게 갤럭시의 AI 기능을 적극 알리고 있다. 칠레의 수도인 산티아고에 위치한 '톨바라바(Tobalaba)' 지하철역은 '갤럭시 AI 역'으로 변신했다. 이 역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8만4000여명이다. 삼성전자는 이와 별도로 산티아고 상공에서 300대의 드론을 활용한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태국에서는 '갤럭시 S25 뮤직 페스타'가 열렸다. 현장에는 태국 국민 캐릭터인 '버터베어'와 인기 가수 '와룬톤' 등이 함께했다. 갤럭시 S25 시리즈의 '오디오 지우개' 기능을 활용한 창의적인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인도인들은 '플레이갤럭시 컵 시즌3' 대회를 통해 갤럭시 제품의 게임 퍼포먼스를 체험했다. 삼성전자가 신흥 시장에서 스마트폰 인지도 높이기 작업에 열중하는 것은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신흥국에서는 삼성전자가 주요 경쟁 상대인 애플을 앞서는 경향이 있지만 샤오미, 오포 등이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출하량 기준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는 애플(18.7%)이다. 삼성전자(18%)가 2위로 밀려난 모습인데 양사 모두 전년과 비교해 판매는 각각 0.9%, 1.4% 줄었다. 반면 3위 샤오미는 실적을 15.4% 끌어올리며 점유율 3위(13.6%) 자리를 꿰찼다. 일부 국가에서는 중국 기업과 경쟁에서 밀리는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인도 시장 출하량 기준 점유율 순위에서 5위(11%)까지 밀려났다. 비보(21%), 샤오미(15%), 오포(12%) 등에 밀린 결과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갤럭시 S25 시리즈 홍보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면 A 시리즈나 Z 플립·폴더에 대한 관심도 역시 끌어올릴 수 있다고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인도 현지 매체 타임즈나우 등은 홈페이지 산업면 메인 기사에 '갤럭시 Z 시리즈 예상 스펙' 등 기사를 게재하는 등 삼성전자 제품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인포메이션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올해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4.1% 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액으로는 약 9980만달러(약 1463억원)씩 커지는 셈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주간 신차] 럭셔리카 총출동…LX700h·고스트 시리즈 II·Q6 e-트론 출시

3월 셋째 주 렉서스부터 롤스로이스까지 다양한 럭셔리카들이 대거 등장했다. 온·오프로드 모두 거뜬한 렉서스 LX700h, 세계 최정상 럭셔리 세단 롤스로이스 고스트 시리즈 II, 프리미엄 전기차의 대명사 아우디 Q6 e-트론이 출시돼 시장에 새로운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렉서스코리아는 지난 17일 렉서스 플래그십 SUV인 '디 올 뉴 LX 700h(THE ALL-NEW LX 700h)'를 공식 출시했다. LX 700h는 전동화를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했다. 3.5L V6 트윈 터보 엔진과 10단 자동 변속기 사이에 클러치가 포함된 모터 제너레이터(MG)를 배치해 엔진과 모터의 강력한 출력과 토크를 효과적으로 노면에 전달하며, 주행 상황에 따라 엔진 단독 또는 모터 단독 주행을 최적의 방식으로 자동 제어할 수 있게 됐다. 또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차량에는 탑재되지 않는 발전기(얼터네이터)와 스타터를 기본 장착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정지하더라도 엔진만으로 비상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엔진 차량과 동등한 도하 성능(700㎜)을 확보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메인 배터리에 새로운 방수 구조를 적용하는 등, 다양한 최신 기술을 개발하여 극한 환경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성능을 구현했다. LX는 전통적으로 '보디 온 프레임(Body-on-Frame)' 구조를 적용하여 여유로운 실내 공간과 뛰어난 오프로드 성능이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됐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2850㎜의 휠베이스라는 LX만의 황금비율을 이어왔다. LX 700h는 '전자제어 가변 서스펜션'의 액추에이터의 밸브 구조를 새롭게 설계해 거친 노면에서도 감쇠력을 부드럽게 조절할 수 있게 했다. 또 극한의 오프로드 주행을 지원하는 다양한 기능이 적용됐다. '디퍼렌셜 락(Differential Lock)' 기능을 통해 험로에서도 최적의 구동력을 제공하여 손쉽게 탈출할 수 있으며, '트랜스퍼 레인지 셀렉트(Transfer Range Select)' 기능을 활용하면 트랜스퍼 케이스 기어를 저단과 고단으로 변경해 다양한 주행 환경에 맞게 최적화된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저단(로우 레인지) 변속 시 저속에서 차량이 정지할 때의 감쇠력 조절 기능이 개선됐다. 이어 '멀티 터레인 셀렉트(MTS)'는 다양한 지형에서 최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6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하며, '능동형 차고 조절 서스펜션(AHC)'은 주행 환경에 따라 차고 높이를 자동 또는 수동으로 조절해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향상시킨다. 특히, AHC는 유압 방식을 채택하여 뛰어난 내구성과 빠른 반응 속도를 자랑한다. 이와 함께 '크롤 컨트롤' 기능은 오프로드나 미끄러운 노면에서도 가속 페달이나 브레이크 조작 없이 스티어링 휠만으로 극저속 주행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내리막 주행 제어장치(DAC)'는 내리막길에서 각 바퀴의 브레이크 유압을 자동으로 조절해 가속 조작 없이 일정한 속도로 안전하게 하강할 수 있도록 돕는다. 롤스로이스모터카는 럭셔리 세단 '고스트 시리즈 II' 및 고성능 모델 '블랙 배지 고스트 시리즈 II'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이번에 국내에 출시한 롤스로이스 고스트 시리즈 II는 2020년 출시된 2세대 고스트의 진화된 모델로, 절묘한 변화를 통해 더욱 자신감 넘치는 외관과 세련된 디자인을 완성했다. 강력한 V12 파워트레인은 그대로 유지했다. 고스트 시리즈 II 전면부의 일루미네이티드 판테온 그릴과 헤드라이트는 현대적으로 다듬어졌으며, 개선된 주간주행등 그래픽은 그릴 하단에서 프런트 윙 가장자리로 이어지면서 차량의 넉넉한 전폭을 강조한다. 후면에는 차량의 옆면 및 뒷면과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테일 램프가 장착된다. 롤스로이스 스펙터(Spectre)에서 영감을 받은 테일 램프는 두 개의 개성 넘치는 수직 라이트 패널이 특징으로 그 옆에는 곡선 크롬 요소가 배치됐고 더블 'R' 모노그램이 새겨져 있다. 170㎜ 더 넓은 뒷좌석 공간을 제공하면서도 우아한 실루엣은 그대로 유지했다. 전용기 기내를 연상시키는 뒷좌석 리클라이닝 세레니티 시팅을 주문할 수 있으며, 고스트 시리즈 II와 마찬가지로 샴페인 냉장고를 옵션으로 제공한다. 중앙 정보 디스플레이의 조수석 쪽에는 새로운 환희의 여신상 시계 캐비닛이 탑재됐다. 새로운 일루미네이티드 페시아 디자인은 별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됐다. 시트에는 가죽에 작은 천공을 수만 개 이상 뚫어 예술 작품을 만드는 '플레이스드 퍼포레이션(Placed Perforation)'이라는 특별한 패턴 기법이 적용된다. 뿐만 아니라, 시트 일부분에 식물에서 영감을 얻은 새로운 소재인 '듀얼리티 트윌(Duality Twill)'을 도입해 특별함을 더했다. 고스트 시리즈 II에는 롤스로이스의 독보적인 강력한 저소음 6.75리터 트윈 터보차지 V12 가솔린 엔진과 8단 변속기가 탑재되어 최고출력 571마력(PS), 최대토크 86.7㎏.m의 성능을 발휘한다. 틱오버보다 단 600rpm 높은 1600rpm에서 최대 토크에 도달한다. 고스트 시리즈 II에 탑재된 플레이너 서스펜션 시스템은 전방 서스펜션 위에 어퍼 위시본 댐퍼 유닛을 적용해 편안한 승차감을 선사한다. 5링크 리어 액슬에도 동일한 자가 평형 유지 대용량 에어 서스펜션 기술이 적용돼 함께 장착된 플래그베어러(Flagbearer) 시스템은 카메라로 전방 도로를 탐지하고 노면 상황에 맞게 서스펜션을 조절한다. 아우디 코리아는 준대형 프리미엄 SUV '더 뉴 아우디 Q6 e-트론'을 공식 출시했다. Q6 e-트론은 프리미엄 세그먼트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프리미엄 플랫폼 일렉트릭(PPE) 기술이 적용된 최초의 양산 모델이다. '더 뉴 아우디 Q6 e-트론'은 '더 뉴 아우디 Q6 e-트론 퍼포먼스', '더 뉴 아우디 Q6 e-트론 퍼포먼스 프리미엄', '더 뉴 아우디 Q6 e-트론 콰트로 프리미엄', '더 뉴 아우디 SQ6 e-트론' 총 4가지 트림으로 출시한다. 독일 잉골슈타트 공장에서 직접 조립한 100kWh 최신 고전압배터리를 장착한 '더 뉴 아우디 Q6 e-트론'은 PPE 플랫폼과 800V 아키텍쳐와의 최적의 호환성으로 주행거리와 충전성능이 대폭 향상됐다. 차량은 유럽 WLTP 기준으로 최대 270kW 급속충전이 가능하며 10%에서 80%까지 약 21분만에 충전이 가능하고 10분 충전으로 약 255㎞의 주행이 가능하다.(아우디 Q6 e-트론 콰트로 프리미엄 모델 기준) '더 뉴 아우디 Q6 e-트론 퍼포먼스'와 '더 뉴 아우디 Q6 e-트론 퍼포먼스 프리미엄'은 최대출력 225kW 과 49.46㎏.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최고속도는 210㎞/h(안전제한속도),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시간은 6.7초가 소요된다. '더 뉴 아우디 Q6 e-트론 콰트로 프리미엄'은 합산 출력 285kW와 전축 28.04㎏.m, 후축 59.14㎏.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며 정지상태에서 100㎞/h까지 5.9초 소요된다. '더 뉴 아우디 SQ6 e-트론'은 합산 출력 360kW와 전축 28.04㎏.m, 후축 59.14㎏.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고 정지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시간은 4.4초에 불과하다. 복합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거리는 '더 뉴 아우디 Q6 e-트론 퍼포먼스'와 '더 뉴 아우디 Q6 e-트론 퍼포먼스 프리미엄'은 468㎞, '더 뉴 아우디 Q6 e-트론 콰트로 프리미엄'은 400㎞, '더 뉴 아우디 SQ6 e-트론'은 412㎞의 주행이 가능하다. 완벽하게 새로워진 실내는 인체공학적 요소와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어 '소프트랩(softwrap)' 컨셉과 새로운 컨트롤유닛으로 더욱 편안한 주행환경과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새로운 차원의 디지털 스테이지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11.9인치 버츄얼 콕핏 플러스와 14.5인치 터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아우디 어플리케이션 스토어에서 다양한 앱 설치와 이용이 가능하다. AI 기반의 음성인식 기능으로 다양한 차량 기능을 제어할 수 있으며 다양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조수석 탑승자를 위한 조수석 전용 10.9인치 디스플레이로 운전석과 별도로 내비게이션과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고려아연의 영풍 의결권 다시 제한…다음주 가처분 결정

MBK·영풍 측이 제기한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과 관련해 법원이 다음주 결론을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21일 영풍의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첫 심문을 진행한다. 해당 가처분은 이달 28일 예정된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영풍 측이 보유한 지분 25.42%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지를 따져보는 것이다. 이 의결권 행사 여부에 따라 고려아연 경영권이 좌우될 수 있는 만큼 분쟁 당사자들이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려아연의 정기 주총이 열리기 전인 오는 28일 이전 법원이 가처분 결론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고려아연은 지난 12일 호주 자회사이자 주식회사인 썬메탈홀딩스(SMH)가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이 보유한 영풍 지분 10.3%를 현물 배당받는 방식으로 상호출자 고리를 변경했다. SMH는 호주에서 아연 제련업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을 관리하는 지주회사다. SMH는 고려아연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완전 자회사이며, SMC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직전 임시 주주총회 바로 전날 SMC를 통해 '고려아연→SMC→영풍→고려아연'의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했다고 공시했다. 이를 근거로 임시 주총에서 영풍의 고려아연 의결권 행사를 제한한 바 있다. 상법에서 A사가 단독 또는 자회사·손자회사를 통해 다른 B사의 주식을 10% 이상 보유한 경우, B사가 가진 A사의 지분은 의결권이 제한된다는 상호주 제한 규정을 활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 진행된 임시 주주총회 효력 정지 가처분 판결에서 법원은 SMC가 주식회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의 근거를 들어 MBK·영풍 측이 제기한 가처분을 대부분 인용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정기 주총에서는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약 25.4%의 의결권이 회복됐으나 새로운 순환 출자 고리를 만들어지면서 다시 법정에서 맞붙게 됐다. 만약 법원이 이번 가처분을 기각하면, 최윤범 회장 측은 상당 기간 동안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영풍이 고려아연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면, 최 회장 측이 핵심 안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최 회장 측은 지난 1월 임시 주총에서도 영풍 의결권 제한을 통해 상정한 핵심 안건을 모두 통과시킨 바 있다. 반면 법원이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허용하면, 지분율에서 다소 앞선 MBK·영풍 측이 이번 주총을 계기로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이 경우 최 회장 측이 법원 판단에 불복해 본안 소송에 나설 경우 최소 1년 이상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MBK·영풍 측은 이 시간 동안 고려아연 이사회를 최대한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가처분이 분쟁의 중요한 분수령"이라며 “법원이 가처분 심문에서 영풍 의결권 행사 여부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진에어 여객기, 고도계·속도계 이상 메시지에 긴급 회항

서울 김포국제공항에서 포항공항으로 가던 진에어 여객기가 운항 중 고도계와 속도계 문제로 출항지로 되돌아왔다. 21일 진에어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 김포공항에서 승객 42명을 태우고 출발한 LJ659편은 운항 중 회항했다. 고도계와 속도계에 이상 메시지가 표시됐기 때문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김포공항으로 돌아온 항공기는 점검 중"이라며 “대체 항공편이 편성돼 12시 50분에 출발했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BM4’ 개발 사활…SK·삼성·마이크론 AI 반도체 패권전쟁

차세대 AI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같은 날 HBM4 관련 소식을 각각 발표하면서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을 둘러싼 긴장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HBM4 12단 제품을 2025년 하반기에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같은 날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HBM4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제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HBM4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이는 HBM4 개발 단계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이제 본격적인 제품 검증 단계에 돌입했다는 의미다. 반도체 업계에서 샘플 출하는 단순한 개발 완료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주요 고객사가 직접 테스트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실질적인 검증 과정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SK하이닉스는 “HBM4 12단 샘플을 고객사에 제공하며, 올해 하반기에 양산 준비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미 HBM3E 시장에서도 경쟁사보다 앞선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지난해 HBM3E 제품의 초기 양산과 공급에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을 제치고 엔비디아 및 AMD 등 주요 고객사와 협력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이번 HBM4에서도 동일한 전략을 유지한다면, 향후 AI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주도권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HBM4는 기존 HBM3E 대비 메모리 대역폭과 전력 효율이 더욱 향상된 제품으로, 엔비디아, AMD, 인텔 등의 AI 반도체 기업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샘플 출하를 가장 먼저 발표함으로써, 향후 AI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같은 날 삼성전자는 주주총회에서 HBM4 12단 제품을 2025년 하반기부터 양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말 발표한 반도체 로드맵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AI 반도체 시장에서 HBM 점유율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포부와는 달리 삼성전자는 아직 샘플을 출하하지 못한 상태다. 즉, SK하이닉스가 이미 제품 검증 단계에 들어간 반면, 삼성전자는 HBM4 개발이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 명확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샘플을 고객사에 제공하고, 해당 제품이 검증된 이후에야 양산이 가능하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2025년 하반기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하더라도, 샘플 출하 시점이 늦어질 경우 실제 양산 일정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HBM3E 대응이 늦어지면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밀린 전례가 있다. 특히 HBM3E 제품의 초기 검증 단계에서 문제를 겪었고, 결과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예상보다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 HBM4 제품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삼성전자가 다시 한 번 시장에서 신뢰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HBM을 생산하는 중 업체인 마이크론도 지켜만 보고 있지는 않을 예정이다. 현재까지 HBM4 경쟁에서 마이크론은 비교적 늦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마이크론은 HBM4 12단 샘플을 아직 출하하지 않았으며, 공식적으로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샘플 출하가 없고 양산 예상 시점도 가장 늦기는 하지만 무시할 수 는 없다. 마이크론은 HBM3E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엔비디아 등의 주요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은 HBM4에서도 같은 전략을 유지하며, 품질 안정성을 강점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마이크론은 현재 1β(5세대 10nm급) 공정을 적용한 고용량 제품을 개발 중이며, 삼성전자보다 안정적인 공급을 강점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 한편 현재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0% 이상으로 1위, 삼성전자가 30~35%, 마이크론이 15~20% 수준이다. HBM4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가 한발 앞선 상태에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2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HBM4 12단 제품이 본격적으로 공급되리라 예상되는 2025년 하반기부터 시장의 판도가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며 “품질 검증과 양산 속도, 고객사 확보 여부가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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