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브랜드 최초의 순수전기차 '어벤저'는 작고 귀여운 외모에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이라는 반전매력까지 보유한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였다. 실내 인테리어는 기존 지프의 내연기관 모델들 대비 깔끔하고 세련돼졌다. 반면, 짧은 1회 충전시 주행거리와 비좁은 2열은 이 모델의 한계점으로 지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프는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꼴라보하우스 도산에서 '어벤저' 미디어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사장과 더불어 신임 니르말 나이어 스텔란티스 그룹 인도-아시아 태평양(IAP) 지역 세일즈 마케팅 총괄이 참석했다. 시승은 신사동부터 경기도 남양주시까지 약 편도 40㎞를 주행하는 코스로 이뤄졌다. 특히 지프답게 중간에 '오프로드' 구간이 있어 차량과 브랜드의 매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지프 어벤저는 순수 전기 파워트레인과 전천후 오프로드 성능을 결합한 브랜드의 '황금 막내' 모델이다. 먼저 출시된 유럽 시장에선 10만건의 계약을 돌파해 이미 상품성을 입증한 차량이다. 어벤저의 외관은 브랜드 고유의 '지프다움'을 유지하면서 전기차 특유의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잘 녹여냈다. 각진 '박시 스타일'의 차체와 브랜드 헤리티지가 담긴 '세븐-슬롯 그릴', LED 테일 램프에 적용된 X자 '제리캔(휴대용 연료통)' 디자인 디테일이 멋진 조화를 이뤘다. 측면은 차체 대비 큰 휠을 탑재해 차량의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기존 내연기관 모델인 지프 레니게이드와 비슷했지만 어벤저가 조금 더 부드러운 라인을 보유했다. 실내 인테리어는 깔끔하고 실용적이었다. 이전에 지프의 랭글러, 레니게이드 등을 탔을 때 지나치게 투박한 실내 공간에 실망했던 기억이 있는데 어벤저는 그렇지 않았다. 대시보드 중앙에 대시보드 중앙에 위치한 10.25인치 컬러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운전자를 반긴다. 인포테인먼트는 통합형 유커넥트 5(Uconnect 5) 서비스를 적용됐고 무선 애플 카플레이 및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해 편리성을 강화했다. 어벤저의 숨은 매력은 곳곳에 있는 수납공간이다. 차량 곳곳에 기내용 캐리어 수준에 달하는 34L의 수납 공간을 배치됐다. 대시보드 아래, 콘솔박스, 운전석-조수석 옆 등에 다양한 공간을 마련해놨다. 트렁크 공간도 321L로 동급 최고 수준을 갖췄다. 앞좌석 열선 시트가 지원되지만 아쉽게도 한국인의 필수 옵션 '통풍시트'는 지원되지 않았다. 차량의 주행성능은 빠르진 않지만 부드럽고 편안했다. 어벤저는 전 트림에 걸쳐 높은 에너지 밀도와 효율을 자랑하는 54kWh 리튬이온(NCM) 배터리를 기본 탑재하고 있으며, 전기 모터가 최대 출력 115kW 및 최대 토크 270Nm의 힘을 발휘한다. 출력이 높지 않아 전기차 특유의 툭 튀어나가는 느낌이 없어 좋았지만 그만큼 가속성능도 다른 모델들 대비 다소 떨어지는 듯 했다. 지프답게 오프로드 성능은 확실했다. 다양한 드라이브 모드를 통해 지형에 맞는 주행이 가능했다. '샌드' 모드를 키고 주행하니 차량의 미끌림과 뒤척임을 어느정도 잡아주는 느낌이 들었다. 또 내리막 주행 제어 장치(HDC) 기능을 통해 내리막길 주행 중 속도 제어가 가능해 안정감이 느껴졌다. 차량 하부에 탑재된 배터리는 높은 지상고와 배터리 쉴드로 보호된다. 어벤저는 200㎜의 지상고를 확보해 배터리의 안정성읖 높였다. 또 오프로드 주행 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특수 설계된 엔진, 배터리쉴드는 돌이 튀는 등의 외부 요인으로부터 배터리와 차량 하부를 보호해 준다. 반면 짧은 1회 충전시 주행거리와 비좁은 2열은 다소 아쉬웠다. 어벤저는 1회 충전으로 최대 292㎞가 주행가능하다. 브랜드 측에선 언제든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성능이라고 소개했지만, 웬만한 강원도 여행지도 한 번에 가기 힘든 수치다. 2열은 상상 이상으로 좁았다. 신장 180㎝의 남성이 앉았을 때 무릎이 1열 좌석에 닿았으며 움직이기도 힘든 공간이었다. 최근 출시된 현대차 소형 SUV 캐스퍼 일렉트릭보다 훨씬 좁아 불편했다. 어벤저는 '론지튜드'와 '알티튜드' 2가지 트림으로 판매되며 가격은 각각 5290만원, 5640만원이다. 국고, 지자체 전기차 보조금에 따라 4000만원 대에 구매 가능한 모델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