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中, OLED 급성장…스마트폰 이어 노트북까지 위협

스마트폰에 이어 노트북까지, 중국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주도해온 OLED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며 위협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프리미엄 시장 집중 및 협력 확대를 통해 맞서고 있다. 10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출하량 기준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의 스마트폰 OLED 시장 점유율은 55.1%로 전년(61.1%) 대비 6%P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BOE, 차이나스타(CSOT), 티안마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점유율은 38.7%에서 44.8%로 상승했다. 불과 1년 만에 한국과 중국의 점유율 격차가 22.4%P에서 10.3%P로 줄어든 것이다. 올해 1분기에는 격차가 3.4%P까지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노트북 시장에서도 중국의 OLED 공세가 거세다. 2021년만 해도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노트북 OLED 시장을 100% 독점했으나, 지난해에는 한국 77.2%, 중국 22.7%로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과거 스마트폰과 노트북 OLED 패널 시장은 한국 기업의 독무대였다. 중국이 액정표시장치(LCD)에 집중하는 동안, 한국은 OLED 기술력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의 강력한 재정 지원과 빠른 기술 발전으로 중국 기업들이 OLED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또한 중국 기업의 급성장 배경에는 강력한 내수 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비보, 오포, 아너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신제품에 자국산 OLED 패널을 적극 채택하면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점유율이 급상승했다. 노트북 시장에서도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제조업체들이 하이엔드 제품에 자국산 OLED 패널을 확대 적용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OLED 시장 모두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국내 기업들은 중국의 공세를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스마트폰 OLED 패널 출하량은 9억1000만대로 전년 대비 9% 증가할 전망이며, 노트북 OLED 패널 출하량도 2023년 894만대에서 2031년 6438만대로 7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프리미엄 시장 공략과 글로벌 협력 확대를 통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OLED 패널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이 자국산 부품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는 가운데,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아직 애플의 고급형 OLED 패널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7' 시리즈의 패널 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노트북 OLED 시장에서도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대형 고객사와 협력을 통해 기술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인텔과 손잡고 인공지능(AI) PC에 최적화된 저전력·고화질 OLED 개발에 나섰다. 이를 통해 성능과 전력 효율성을 높이며 중국의 저가 OLED 패널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이 아직 스마트폰과 노트북 OLED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중국의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프리미엄 시장 차별화와 글로벌 협력 강화를 통해 중국의 추격을 견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HEV 열풍 올라탄 혼다코리아, 2월 판매 168% 증가

혼다코리아가 올해 산뜻한 시작을 알렸다. 뛰어난 하이브리드 성능이 주목받으면서 지난달 전년 대비 대폭 성장한 판매고를 올렸다. 올해 혼다코리아는 어코드, CR-V 등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촉을 강화하고 오딧세이 등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해 상승세를 이어갈 전략이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의 '2월 수입 승용차 판매실적'에 따르면 혼다코리아는 지난달 298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68.5% 증가한 수치다. 더불어 올해 1, 2월 합산 기준으로 따지면 전년 동기 대비 64.9% 늘어난 판매량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상승세에 대해 “지난해부터 불고 있는 하이브리드(HEV) 열풍으로 인해 혼다의 차량들이 조명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수입 하이브리드차들이 연비 성능이 비교적 떨어지는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충전이 불편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만 출시하고 있는 반면 혼다코리아는 연비 성능이 확실한 '풀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은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이다. 하이브리드 유행 초반엔 토요타 쪽에 수요가 쏠렸었다. 혼다와 유사한 풀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보유한데다 반일감정이 점차 가라앉은 틈을 탄 토요타가 적극적인 신차공세를 퍼부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최근엔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수요가 더욱 강해졌고 혼다의 기술력이 토요타에 뒤처지지 않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국내 소비자들도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수입차 연료별 베스트셀링카 순위를 살펴보면 혼다 어코드 HEV는 214대 판매되며 4위에 올랐다. 3위 캠리 하이브리드와 불과 7대밖에 차이나지 않은 기록이다. 더 고무적인 점은 어코드와 CR-V 등 주요 하이브리드 모델들이 출시된 지 1년이 넘었음에도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어코드와 CR-V 하이브리드 모델은 각각 2023년 10월, 9월에 출시됐다. 신차가 부족한 점은 아쉽지만 제한된 라인업에도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간만에 올라탄 상승세에 혼다코리아는 올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다. 우선 라인업 다각화를 진행했다. 혼다코리아는 지난달 국내 시장서 인기가 많은 RV·미니밴 모델인 '뉴 오딧세이'를 출시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아니지만 카니발에 질린 고객들에 새로운 선택지로 작용하며 판매량 증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적극적인 할인 행사도 진행한다. 지난 5일 혼다코리아는 3월 자동차 구매 프로모션을 발표했다. 어코드 터보·하이브리드 구매 시 각각 유류비 최대 500만원 또는 유류비 600만원을 지원받거나 제휴금융 무이자 할부 혜택 중 선택 가능하다. CR-V 하이브리드 2WD는 유류비 250만원 지원 또는 제휴금융 무이자 할부 혜택이 제공된다. 이와 더불어 오딧세이 출시를 기념한 특별 프로모션으로 구매 시 평생엔진오일(공임 및 오일 필터 포함) 쿠폰을 포함해 최대 300만원의 구매 혜택도 준비했다. 파일럿 엘리트, 파일럿 블랙 에디션 구매 시에는 보증연장 2년 쿠폰을 제공한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어코드, CR-V 등 하이브리드 판매에 집중하고, 더고에서의 시승 확대 및 문화 프로그램 지속적으로 진행해 고객 만족도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올해도 하이브리드 모델 중심으로 다양한 고객 접점 프로그램을 통해 압도적 고객 만족을 목표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최악의 화학업’ 연초 1조4000억 급전 당겼다… 회사채 2.2배 늘려

국내 대형 화학사들이 올해 업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중국 화학업체가 일반 제품 생산설비를 대규모로 증설한 탓에 기존의 사업 방식이 구조적 한계에 봉착한 것과 관계가 깊다. 국내 화학사들이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지 못한다면 생존을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부가가치 혹은 이차전지 관련 제품 생산을 위해 투자금 마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화학사의 올해 회사채를 대규모로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올해 1~2월 기간 동안 국내 주요 6개 화학사(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 한화토탈에너지스 SK지오센트릭)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1조42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1~2월 동안 6500억원에 그쳤던 것에 비해서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동안은 SK지오센트릭과 한화솔루션만이 회사채를 발행한 반면 올해는 LG화학과 한화토탈에너지스가 포함돼 6개사 중에 4개사가 발행을 진행했다. 지난해 말 롯데케미칼이 실적 악화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해 회사채를 발행할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호석유화학을 제외하고 모두 회사채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다. 이들 대형 화학사는 대기업그룹 계열사로 안정성이 높다는 점이 부각돼 대규모 자금이 몰렸다. 특히 LG화학의 경우 당초 3000억원을 목표했지만 수요예측에서 1조6750억원이 몰리면서 최종적으로 6000억원을 발행했다. SK지오센트릭과 한화토탈에너지스도 각각 3000억원, 3200억원을 조달하는 등 대부분 목표치를 초과하는 자금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업황이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형 화학사들이 적극적으로 자금을 조달한 것은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국내 대형 화학사는 이차전지 및 첨단 산업 소재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등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국내 대형 화학사의 가장 큰 경쟁자인 중국 업체와의 경쟁을 의식한 조치로 분석된다. 최근 중국 업체는 일반 화학 제품 생산을 위해서 대규모로 생산 설비를 늘리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증설 규모를 살펴보면 국내 화학사의 생산능력의 2~3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증설의 결과로 지난해부터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공급 과잉 국면에 진입해 국내 화학사들이 대규모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향후 국내 화학사가 생산원가가 낮은 중국산 일반 화학 제품과의 경쟁을 이겨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효성화학의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롯데케미칼의 해외 자회사 지분 유동화, LG화학의 스티렌모노머(SM) 생산 중단 등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국내 대형 화학사들이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이나 이차전지·첨단 산업 소재 등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에 실패할 경우 재무 리스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1~2월 국내 기준금리가 3% 수준으로 전년 동월 3.5%보다는 하향조정됐으나 전체적으로는 고금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올해 중국 업체의 증설로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의 업황이 악화되면서 국내 대형 화학사들이 자금을 조달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이차전지나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보하지 못하면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에너지경제신문 여론조사] 반도체 위기 극복에 공감…주 52시간 예외 찬성 과반수 넘어

중국 기업이 무섭게 성장하고 국내 수출이 줄어드는 위기 상황에서 반도체 산업 등 특정분야에 대한 '주 52시간 예외 적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9일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18세 이상 남녀 1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반도체산업 등 특정분야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 여부' 여론조사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경쟁 확보와 산업 특성상 집중 연구 기간이 필요하므로 예외 적용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과반인 57.8%를 기록했다. 반면 '장시간 노동으로 생산성 개선을 담보할 수 없고, 타 산업에도 확산될 수 있으므로 예외 적용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27.1%로 나타나 찬성 의견과 30.7%포인트(p)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5.1%에 그쳤다. 지역별·연령대별로 살펴보더라도 모든 계층에서 찬성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권역별로는 인천·경기(찬성 63%), 광주·전라(60.5%), 충청(60%), 서울(56.9%), 대구·경북(50.9%), 부산·경남(49%) 순으로 찬성 응답이 많았다. 연령대별로도 50대와 60대가 각각 65.6%와 62.8%로 찬성 비율이 가장 높았다. 40대와 70대 이상, 30대도 50% 이상이 찬성했다. 20대가 49.3%로 찬성 비율이 가장 낮았으나 반대 의견이 35.6%로 격차가 상당했다. 이는 최근 국내 반도체 산업이 위기 극복을 위해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은 결과로 분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96억 달러로 지난해 2월에 비해서 3%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 2023년 11월 반도체 수출 규모가 늘어나기 시작한 이후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던 흐름이 중단된 것이다. 이는 중국산 저가 공세로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하락세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달 대중국 반도체 수출액도 크게 줄며 전년 동월 대비 15.3% 줄었다. 실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 업체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국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독점하다시피해온 D램 시장에서도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중국 컨설팅업체 자료를 인용해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지난 2020년 0% 수준이던 CXMT 점유율이 지난해 5%까지 늘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D램 시장을 80% 차지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비해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최근 중국 기업들의 반도체 자립에 속도가 붙으면서 수년 내에 한국 메모리 산업을 잠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국내 정치권에서는 최근 '반도체 특별법'을 제정을 논의하면서 주 52시간 근무 예외 문제를 놓고 상당한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부·여당은 연구·개발(R&D) 종사자에 한해 주52시간 근무 예외 조항이 반도체 특별법의 가장 중요한 핵심 사항이라는 입장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당장 예외 조항에 대한 논의를 추진하기보다는 반도체 관련 산업에 대한 지원부터 진행하자는 방침이다. 보다 근본적으로 반도체 산업의 위기에 대한 진단, 노동시간 문제에 대한 인식 차이가 얽혀 있는 상황이라 합의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당은 주 52시간 근무 규제가 반도체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민주당 내에서는 주52시간 예외조항이 노동 조건의 후퇴를 불러올 수 있다며 우려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때 고소득 연구직에 한해 주 52시간 근무 예외 적용을 허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으나 민주노총 등 노동계와 민주당 내 반발이 커지자 입장을 철회하기도 했다. 결국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말 주 52시간 근무 예외를 허용하는 내용을 제외한 반도체특별법 제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둘러싸고 정부·여당과 논의가 쉽지 않아,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 반도체특별법 제정 강행 수순에 들어가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5~7일 무선 100% 자동응답(ARS) 방식,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다. 조사대상은 각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만3386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최종 1507명(응답률 2.6%)이 응답을 완료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각각 ±2.5%p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TV와 모니터 사이···삼성·LG ‘이동형 TV’ 新가전 흥행에 웃는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동형 TV' 흥행에 함께 웃고 있다. TV와 스마트모니터의 장점을 결합해 만든 신(新)가전이 1인가구·신혼부부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모습이다. 제품 특성을 잘 살린 마케팅 활동을 해외에서 진행해 수요를 더 늘리는 게 양사의 공통 목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 모니터에 무빙스탠드를 결합한 '무빙스타일'을 국내에서 판매 중이다. 이 제품은 2023년 10월 출시 이후 5개 분기 연속 판매가 늘고 있다. 전분기 대비 매번 두자릿수 이상 성장세를 보일 정도다. 삼성전자 스마트 모니터 전체 판매량 5대 중 4대는 무빙스타일로 나가고 있다. 이는 제품이 처음 나온 2023년 4분기와 비교해 비중이 약 5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본격적인 혼수·이사철을 앞두고 제품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의 경우 5월 한달에만 1만대 이상 판매고를 기록했다. 2021년 'LG 스탠바이미'를 선보이며 시장을 개척한 LG전자는 최근 상품성 개선 모델 'LG 스탠바이미 2'를 출시했다. 지난달 5일 진행된 첫 신제품 라이브 방송에서는 초도물량 1000대 이상이 38분만에 완판됐다. 당시 방송에 최대 동시 접속자 수는 40만명에 육박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전작인 스탠바이미도 온라인 행사 물량이 1분만에 동나는 등 이미 흥행돌풍을 일으켰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동형 TV 흥행 배경으로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을 꼽고 있다. 집안에 TV를 두는 대신 스마트폰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보는 경우가 많아지며 무빙스타일이나 스탠바이미가 주목받았다는 것이다. 1인가구나 신혼부부 사이에서 이동형 TV 선호도가 높다는 게 양사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편리하게 이동하며 TV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TV보다 가격 부담이 덜한데 세컨드 TV 등 활용성이 다양하다는 게 인기의 원인"이라며 “최근에는 집 안을 넘어 매장 등으로 진출하며 B2B로 수요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LG전자는 비슷하지만 다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양성'을 강조한다. 무빙스타일은 4K 해상도 M8·M7·M1부터 FHD 해상도 M5까지 4개 라인업을 선택할 수 있다. 크기 또한 43·32·27형 등으로 다양하고 색상도 선택할 수 있다. 사용자가 필요에 맞게 제품을 조합할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이 더욱 쉽게 무빙스타일을 조합해 구매할 수 있는 전용 페이지를 삼성닷컴에 선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제품 경쟁력 강화에 '올인'했다. 수년간 쌓은 제품 판매 노하우에 고객들의 목소리를 결합해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고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신제품을 내놨다. LG 스탠바이미 2는 화질·음질 인공지능(AI) 프로세서 알파8 2세대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AI가 영상과 사운드 등을 분석·보정해 콘텐츠에 최적화한 화면과 서라운드 사운드를 전달한다. 독자 스마트TV 플랫폼 'webOS'를 탑재해 기존 LG전자 TV제품들과 비슷한 가치를 제공하는 것도 장점이다. 삼성·LG전자는 이동형 TV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방법도 고민 중이다. 전통적인 TV 대신 OTT를 선호하는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제품이지만 확장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무빙스타일과 스탠바이미 2 모두 기존 TV 라인에서 만들 수 없다는 점은 변수다. 제조사 입장에서 국내 수요가 언제 정체될지 모르는 상황에 생산량을 무작정 늘릴 수는 없는 셈이다. LG전자의 경우 4년여전 스탠바이미 출시 초기 기존 제품과 혼류생산이 불가능한 탓에 공급을 적극적으로 늘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기아 타스만, 출시 한 달 안돼 4000대 판매 넘어…국내 픽업 시장 부활 ‘신호탄’

기아의 중형 픽업 트럭 '더 기아 타스만'이 출시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4000대 이상 판매되며 국내 픽업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9일 기아에 따르면 타스만은 지난달 13일 국내 출시 이후 영업일 기준 17일 만인 3월 7일 계약 대수가 4000대를 넘어섰다. 특히 출시 첫날에만 2200여대가 계약되며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이는 지난해 국내 픽업 시장 총판매량(1만3475대)의 3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국내 픽업 시장은 한때 연간 4만대 이상이 판매될 정도로 활성화됐지만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완성차 5사(현대차-기아-한국지엠-르노코리아-KG모빌리티)의 픽업트럭 판매량은 4만2619대였으나, 2023년에는 1만7455대, 지난해에는 1만3475대로 급감했다.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픽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3.3%에서 2024년 1.1%로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픽업 시장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모델 부재'를 꼽는다. 현재 국내 완성차 5사 중 픽업을 판매하는 브랜드는 KGM과 한국지엠뿐이며 대표 모델은 KGM의 렉스턴 스포츠, 코란도 스포츠와 한국GM의 콜로라도, 시에라에 불과하다. 특히 KGM의 렉스턴 스포츠가 시장 점유율 87~97%를 차지하는 독주 체제를 형성하면서 렉스턴 스포츠의 판매 감소가 곧 국내 픽업 시장 위축으로 이어졌다. 이때 등장한 것이 기아 타스만이다. 타스만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우수한 상품성으로 국내 픽업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 받았다. 타스만은 가솔린 2.5 터보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해 최고 출력 281마력(PS), 최대 토크 43.0kgf·m의 동력성능과 8.6km/ℓ의 복합연비(기본 모델 17인치 휠 2WD, 빌트인캠 미적용 기준)를 확보했다. 또 최대 3500kg까지 견인할 수 있는 토잉(towing) 성능을 갖췄으며 견인 중량에 따라 변속패턴을 차별화하는 토우(tow) 모드로 승차감 및 변속감, 연료 소비 효율을 최적화했다. 아울러 기아는 타스만의 흡기구를 차량 전면부가 아닌 측면 펜더 내부 상단에 적용하는 등 800mm 깊이의 물을 시속 7km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도하 성능도 확보했다. 이에 업계는 타스만이 쏘아 올린 신호탄이 국내 픽업시장 흥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KGM의 새롭게 출시할 픽업 브랜드 '무쏘'의 첫 전기 픽업 모델 '무쏘EV'와 함께 경쟁 구도를 형성하면서 '메기 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타스만의 초기 계약 실적은 상세 사양과 가격이 공개된 후 이루어진 본계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면 국내 픽업 시장의 부흥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기아는 고객의 초기 구매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오는 6월까지 출고한 개인/개인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 첫 1년은 이자만 납입하고 이후 2년간 원리금 균등방식으로 상환하는 거치형 할부 프로그램 '365 라이트 할부'와 △3월 내 계약하는 고객에게 10만원 상당의 계약금 쿠폰을 제공하는 '타스만 더블 케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역대급 폭염 예고’…에어컨 시장, 조기 격돌

겨울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에어컨 시장의 경쟁이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이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며 여름 성수기 대비에 나섰다. 이는 올해 여름이 예년보다 덥고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에어컨 구매 수요가 조기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9일 기상청의 '2025년 여름 기후 전망'에 따르면 올해 여름철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60%로, 낮을 확률(10%)보다 50%p 높게 나타났다. 특히 4월부터 11월까지 여름 수준의 더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전통적인 성수기보다 훨씬 이른 시점부터 에어컨 판매가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4월부터 11월까지 여름 같은 날씨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봄은 사실상 여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 폭염을 정확히 예측했던 기후 전문가다. 유통업계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 가전양판점 관계자는 “더위가 조기에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예년보다 빠르게 계절 존에 에어컨을 전면 배치할 계획"이라며 “소비자들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 미리 제품을 구매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에어컨은 기온이 오를수록 판매량이 증가하는 대표적인 제품이다. 지난해 여름 한반도에 폭염이 찾아오면서, 제조사별 에어컨 판매량이 2023년 대비 최소 10%에서 최대 60%까지 증가했다. 2024년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25.6도)은 1973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컨은 고가 가전 중에서도 수요 변동성이 가장 큰 제품"이라며 “기후 변화에 따라 시장 규모가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업체들이 예년보다 빠르게 경쟁에 돌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장 흐름을 반영해 가전업계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25년형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여름 대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두 업체 모두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한 점을 강조하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무풍콤보 갤러리' 등 4개 라인업을 출시하며 'AI 쾌적' 기능을 적용했다. LG전자 역시 '휘센 오브제컬렉션 타워I', '뷰I 프로' 모델에 'AI바람'과 'AI열교환기' 기능을 추가했다. 다만 세부적인 차별화 전략은 다르다. 삼성전자는 에너지 절감을 핵심으로 내세웠다. 신제품의 '절약모드'를 활용하면 전력 소비를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LG전자는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LG 씽큐 앱의 '스마트 스케줄' 기능을 통해 고객의 생일, 결혼기념일 등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격적인 마케팅도 눈에 띈다.삼성전자는 이달 말까지 삼성스토어에서 에어컨 신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최대 50만 삼성전자 멤버십 포인트를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LG전자 역시 이달 말까지 25만 원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판촉에 나섰다. 중견 가전업체인 캐리어에어컨도 시장 경쟁에 합류할 전망이다. 캐리어에어컨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여름철 수요 확대를 고려해 조만간 신제품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에어컨은 단가가 높은 핵심 가전제품으로,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올여름이 예년보다 덥고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전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고려아연 분쟁 ‘다시 원점’ 정기 주총서 승부 가른다

MBK파트너스·영풍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경영권 분쟁의 판세가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다. 임시 주주총회에서 상호주 제한을 활용해 영풍 측의 의결권을 제한한 방식이 상법에 어긋난다는 법원은 판단이 내려지면서 다시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예고되고 있다. 다만 법원이 집중투표제 효력은 인정하면서 주총 표 대결을 통한 양측의 수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이달 말 예정된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분쟁 당사자들이 다시 정면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임시 주총에서 결의된 사항들 대부분이 폐기되면서 양 측이 해당 사항을 다시 표 대결을 진행해야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는 지난 7일 MBK·영풍 측이 제기한 '고려아연 임시 주총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고려아연이 '상호주 제한'을 활용해 영풍 의결권을 제한한 것은 잘못됐다고 판단한 가운데 고려아연 측 경영권 방어의 핵심인 집중투표제의 효력은 인정했다. 이에 따라 MBK·영풍 측의 의결권 효력이 있는 지분이 40.97%로 살아나면서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을 위한 표 대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영풍·MBK는 고려아연 임시 주총 전날 고려아연 측이 의도적으로 신규 상호 출자를 형성해 고려아연 지분 25.4%를 보유하고 있는 영풍의 주총 의결권을 제한한 것이 위법하다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고려아연은 임시 주총 전날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을 통해 '고려아연→SMC→영풍→고려아연'의 순환구조를 형성했다고 공시하고, 이를 근거로 임시 주총에서 영풍의 고려아연 의결권 행사를 제한했다. 그 결과 당시 MBK·영풍 측은 의결권 효력이 있는 고려아연 지분이 40.97%에서 15.55%로 축소돼 임시 주총 표 대결에서 패배했다. 지난 임시 주총에서는 이사회 이사 수 19인 상한 설정, 이사 7인 선임 등 안건이 통과됐다. 신임 이사 7인은 모두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인사들로 채워졌다. 이로 인해 고려아연 이사회 구성은 기존 최 회장 측 이사 11명 대 영풍 측 이사 1명의 '11대 1' 구조에서 '18대 1' 구조로 재편됐는데, 이날 법원 결정으로 모든 결의가 무효화되면서 이달 말 주총에서 다시 원점에서 새로운 이사회 구성을 위한 표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MBK·영풍 측은 지난달 주주제안을 통해 고려아연 정기 주총에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 5명의 후임과 12명의 신규 이사 선임을 요구한 상황이다. 자신들 측의 이사 17명을 진입시켜 이사회를 장악한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된다면 '6대 18' 구조로 재편될 수 있다. 다만 법원이 지난 임시 주총에서 결의한 집중투표제 효력은 유지하면서, 이사회 장악과 수성을 놓고 양측이 다시 표 대결을 벌이게 됐다. 최 회장 측이 제안한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할 때 선임하는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주주에게 부여하고 원하는 후보에게 몰아주는 방식으로 투표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표 대결에서 변수 가능성이 높아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적은 최 회장 측이 다소 유리한 면이 있다. 이에 따라 집중투표제를 전제로 정기 주총에서 이사 선임 표 대결이 진행된다면 최 회장 측이 일방적으로 밀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사 수 상한이 없어진 상황이라 최 회장 측이 이사회의 과반수를 유지하더라도 MBK·영풍 측이 임시 주총 등을 소집해 그 이상 이사를 선임하면 결국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는 구조다. 아울러 향후 임기 만료로 신임 이사를 선출하게 된다면 MBK·영풍이 더 많은 이사 자리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장기적으로 경영권 확보가 가시권에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영풍은 보유하고 있는 고려아연 지분 전량(25.42%)을 지난 7일 신설 유한회사에 현물 출자했다. 최 회장 측이 고려아연 다른 자회사를 통해 정기 주총에서도 순환출자 고리를 만들어 의결권을 제한할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을 신설 유한회사에 넘기면 '고려아연-SMC-영풍' 고리만 남게 돼 순환출자에 따른 상호주 제한 조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 측은 법원 판결이 다소 불리하게 나왔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며 “반면 MBK·영풍 측은 다소 여유 있게 정기 주총 대응 전략을 준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주간 신차] 전동화와 고급화의 향연…GV60·무쏘EV·G90 블랙에디션 출시

3월 첫째주 국내 자동차 시장에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3대의 신차가 등장했다. 고급 전기 SUV부터 레트로 감성을 담은 전기 픽업트럭, 최상위급 럭셔리 세단까지 다양한 소비자층을 겨냥한 신차들이 출시됐다. 이번 주 가장 뜨거운 신차는 제네시스의 GV60이다.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준중형 전기차 'GV60 부분변경 모델(GV60)'의 상세 정보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고 6일 밝혔다. 2021년 10월 출시된 GV60는 제네시스 최초의 전용 전기차로 역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에 강력한 성능과 최첨단 고급 사양을 갖춘 모델이다. 이번 GV60는 3년 5개월 만에 선보이는 부분변경 모델로 브랜드 디자인 철학인 '역동적인 우아함'을 바탕으로 디테일을 강화해 한층 아이코닉하면서 고급스러운 내·외장 디자인을 갖췄다. 또 84kWh의 4세대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481㎞(복합, 스탠다드 2WD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이전 451㎞ 대비 30㎞ 늘어난 성능이다. 용량 증대에도 배터리 냉각 성능 개선 등을 통해 350kW급 초급속 충전 시 기존과 동일한 18분의 충전 성능을 확보했고 배터리 컨디셔닝 모드를 개선해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도 최적의 급속 충전 성능을 제공한다. 차세대 스마트 회생 제동 시스템과 다양한 주행 특화 사양을 통해 럭셔리 전기차만의 편안하면서도 역동적인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아울러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와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등을 적용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비롯한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를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다. 이어 관심받는 모델은 KG모빌리티의 전기 픽업트럭 '무쏘EV'다. KG모빌리티는 지난 5일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본사에서 무쏘EV를 공개했다. KGM은 1993년 처음 출시했던 무쏘의 정신을 이어받아 '무쏘 브랜드'를 론칭하고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방침이다. 이날 선보인 무쏘EV는 무쏘 브랜드의 첫 번째 차량으로 전기 SUV에 픽업 스타일링을 더한 모델이다. 전면부는 선명한 후드 캐릭터 라인과 다이내믹한 블랙 그릴이 대비를 이뤄 강인한 인상을 구현했다. 이어 측면과 후면부는 승용차와 트럭의 경계를 낮춰 일상과 아웃도어를 아우르는 균형감을 표현했다. 전면부터 후면까지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은 역동성을 더하며, C필러 가니쉬는 그립감이 좋은 도구를 연상시키는 독창성으로 유니크함을 강조했다. 인테리어는 Slim&Wide(슬림&와이드) 콘셉트를 바탕으로 슬림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구현했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12.3인치 KGM 링크 내비게이션을 하나로 연결한 파노라마 와이드 스크린은 일체감이 느껴지는 미래지향적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클러스터는 주야간 통합 GUI를 적용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아테나 2.0'을 적용해 각종 운행 정보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다. 픽업트럭답게 넉넉한 적재공간도 확보했다. 무쏘EV의 데크는 최대 500kg까지 적재할 수 있어 캠핑 장비, 서핑보드, 바이크 등 레저 활동에 필요한 각종 장비들을 여유롭게 실을 수 있다. 넉넉한 주행거리도 보유했다. 무쏘EV는 내구성이 뛰어나고 화재 위험성이 낮은 80.6kWh 용량의 리튬인산철(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해 공기저항을 많이 받는 픽업 특유의 구조에도 일상생활에 충분한 1회 충전 주행거리 400㎞ 및 복합 전비 4.2㎞/kWh를 달성했다. 급속 충전(200kWh) 시 24분 만에 충전(80%)이 가능하며,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지원해 캠핑과 야외 작업 등 다양한 환경에서도 전력을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이번주 신차는 제네시스 'G90 롱휠베이스 블랙'이다. 웬만한 수입 럭셔리 세단에 뒤처지지 않는 압도적인 분위기가 매력인 모델이다. 제네시스는 5일 블랙 라인업의 최상위 플래그십 모델 'G90 롱휠베이스 블랙'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G90 롱휠베이스 블랙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한층 더 높여줄 모델로, 차량 내외장에 차별화된 블랙 색상을 적용해 고급감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제네시스는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과 엠블럼 △전면 범퍼 인테이크 몰딩 △후면 범퍼 하단부 몰딩 △DLO(Day Light Opening) 몰딩 △헤드램프 내부 사이드 베젤 등 G90 롱휠베이스 외장 주요 부위에 블랙 색상을 입혔다. 또한 유광 블랙 색상의 20인치 블랙 전용 휠과 블랙 플로팅 휠 캡을 장착하고 차량 후면에 다크 메탈릭 컬러의 제네시스(GENESIS) 레터링을 적용해 G90 롱휠베이스 블랙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완성했다. G90 롱휠베이스 블랙의 실내는 블랙 색상의 내장재와 사양으로 고급감을 높였다. 실내 공간에 있는 주요 버튼과 스위치, 가니쉬, 스티어링 휠 및 패들 시프트, 멀티펑션, 도어스텝 등에 모두 블랙 색상을 입혔으며, G90 롱휠베이스 블랙 전용 세미아닐린 퀼팅 시트를 적용했다. 또 파노라믹 디스플레이에 표현되는 △웰컴 및 굿바이 애니메이션 △2D 및 3D 차량 이미지 △그래픽 테마를 새롭게 구현했고, 스마트 키의 버튼과 엔진 룸 커버 엠블럼에도 블랙 색상을 입히는 등 G90 롱휠베이스 블랙만의 차별화된 감성을 더했다. G90 롱휠베이스 블랙은 가솔린 3.5터보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 사륜구동의 단일 파워트레인 및 구동 타입으로 운영한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큰형님’ 삼성전자 주가 급락에…삼성물산 7조·삼성생명 12조 평가손실 ‘날벼락’

삼성전자의 주가 급락이 삼성그룹 계열사의 손실로 전이된 지점이 확인됐다. 반도체 업황 부진과 AI(인공지능) 경쟁력 우려 등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1년 새 32% 넘게 하락하면서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등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9일 삼성물산의 2024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2조2305억원 규모의 총포괄손실을 기록했다. 금융자산 평가손실 7조2238억원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삼성물산이 보유 중(5.01%)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2023년 말 7만8500원에서 2024년 말 5만3200원으로 32.2% 하락한 것이 원인이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으로 지분의 평가가치가 23조4572억원에서 15조8971억원으로 줄었다. 이로 인해 삼성물산이 기록한 금융자산 평가손실은 7조5601억원에 달하며, 이는 전체 금융자산 평가손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만, 삼성물산의 금융자산 평가손실이 모두 총포괄손익으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회계적으로 '기타포괄손익(OCI)'에 반영되며, 당기순이익(NI)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총포괄손실은 금융자산 평가손실 규모에 비해 적은 2조2305억원으로 집계됐다. 확실한 건 삼성전자 주가 하락이 삼성물산의 총포괄손익 적자 전환을 유발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주가 변동은 삼성물산의 기업가치와 재무건전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023년 말 대비 100조원 이상 감소했다. 반도체 시장 침체, AI 반도체 경쟁력 약화 우려, 글로벌 반도체 업계 경쟁 심화 등이 삼성전자 주가 하락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게 끝이 아니다. 삼성생명 역시 삼성전자 주가 하락의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보통주 기준 8.5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삼성물산보다 더 많다. 따라서 삼성전자 주가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 규모도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의 가치는 약 27조원에 달한다. 지난 2023년 말에는 40조원에 달했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주가 하락을 감안하면 삼성생명의 평가손실 규모는 12조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삼성생명의 2023년 당기순이익 2조337억원의 5배가 넘는 금액이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이 계열사들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한 평가손실에 그치지 않는다. 평가손실은 당기순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자본총계를 감소시켜 기업의 재무 건전성에 부담을 준다. 삼성물산의 경우 자본총계가 39조8971억원에서 37조2585억원으로 감소해 기업가치 하락이 불가피해졌다. 또 삼성전자 주가 변동성이 지속될 경우 추가적인 금융자산 평가손실 가능성도 있다. 이는 주주가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의 근본 원인으로는 반도체 업황 부진과 AI 경쟁력 우려가 꼽힌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했고, 이는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또 엔비디아 등 업계 주요 고객사의 AI 전략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주가 하락을 불러온 요인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가 단기간 내 급격히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등 계열사들의 실적 부담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결국 삼성전자 주가의 향방이 삼성그룹 전체의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며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회복과 AI 경쟁력 확보를 통해 주가를 회복해서 계열사들의 실적 부담을 덜어낼 수 있도록 그룹의 역량이 집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