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전체기사

엔씨소프트, 3분기 영업손실 143억원…적자 전환

엔씨소프트(엔씨)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이 14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이익 165억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4일 공시했다. 매출은 40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순손실은 265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이번 분기 적자를 기록한 데 대해 엔씨는 “마케팅비 등 영업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영업비용은 416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6%,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다. 마케팅비는 487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80%,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신작 출시 및 라이브 게임 대규모 업데이트로 인한 마케팅 사업 활동의 영향이다. 지역별 매출은 한국에서 2862억원, 아시아에서 494억원, 북미·유럽에서 282억원을 기록했고, 로열티 매출은 381억원이었다.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분기 대비 16% 증가한 2534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였으며, '리니지M'은 6월 '리부트 월드' 출시 효과로 매출이 49% 증가했다. 반면 PC 온라인 게임 매출은 전분기 대비 6% 감소한 807억원으로 집계됐다. 엔씨는 글로벌 서비스 중인 '쓰론 앤 리버티(TL)'가 지난달 1일 출시 이후 글로벌 이용자 수 452만명을 돌파하며 주요 국가에서 스팀 글로벌 최고 판매(Top Sellers) 1위를 기록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블레이드 & 소울'은 10월 BNS NEO 서버 출시 이후 높은 트래픽을 유지 중이다. 엔씨는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주요 게임 개발과 신사업 부문을 독립 법인으로 분리해 4개의 신규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TL', 'LLL', 'TACTAN' 등 지식재산권(IP)을 각각 독립된 게임 개발 스튜디오로 출범하고,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와 사업화를 위한 AI 전문 기업을 신설해 창의성과 진취성을 극대화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한 엔씨는 리니지 IP 기반 신작 '저니 오브 모나크'를 올해 4분기에 출시할 예정이며, 2025년에는 '아이온2′, 'LLL', 'TACTAN' 등 신규 IP를 포함한 다양한 신작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한국타이어, 3분기 영업익 4702억원…전년 동기 대비 18.6%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3분기 글로벌 연결 경영실적 기준으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1% 늘어난 2조4352억원, 영업이익은 18.6% 상승한 4702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3분기에는 승용차 및 경트럭 타이어(PC/LT) 매출 내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1.4% 포인트(p) 증가한 44.8%를 기록했다. 주요 지역별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은 중국 66.5%, 한국 58%, 북미 52.8%, 유럽 34.6%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유럽 경기 침체에 따른 예측하기 어려운 글로벌 환경 속에서도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전략적 리더십 하에 꾸준히 전개해 온 혁신 연구개발 투자와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이 성과를 드러내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했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알뜰폰, 지난달 번호이동 시장 회복 견인했지만 성장세 여전히 ‘주춤’

아이폰16 시리즈 출시 효과가 나타나면서 지난달 번호이동 건수가 소폭 올랐다. 그러나 알뜰폰의 수익성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못한 모습이다. 예전처럼 '번호이동 대란'이 일어나긴 힘들 것이란 분석이 업계에서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알뜰폰 경쟁력 제고 정책에 얼마나 힘을 실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4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번호이동 건수는 50만447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49만4150건)보다 약 2,1% 증가한 수치다. 번호이동은 휴대전화번호는 유지한 채 통신사만 옮기는 것으로, 시장 경쟁 활성화 양상을 확인하는 주요 가늠자로 활용된다. 저렴한 요금제를 찾아 이동하는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통신사들이 할인 및 프로모션 경쟁을 펼치는 구조다. 따라서 번호이동 건수가 줄었다는 건 통신사 간 고객 유치 마케팅 경쟁이 약화했음을 의미한다. 지난달 알뜰폰 가입자 순증 규모는 약 2만3923건으로, 전월(2만928건)보다 14.3%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기간 알뜰폰에서 통신 3사로 넘어간 가입자 수는 전월보다 6589명건 늘어난 8만112건이다. 반대로 알뜰폰에서 통신 3사로 넘어간 가입자는 5만6189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9월 아이폰 16 시리즈 출시 효과가 나타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상 아이폰은 공시지원금 규모가 적기 때문에 단말 할인이 큰 곳에서 구매하는 게 통신사를 통하는 것보다 이득이다. 이에 알뜰폰 업계는 '아이폰 자급제폰+알뜰폰 요금제' 조합을 내세워 이용자 확보에 나섰다. 다만 예년에 비해선 출시 효과가 다소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아이폰 15 시리즈가 출시된 지난해 10월 번호이동 건수는 49만6256건으로 직전달인 지난해 9월(40만6618건)보다 약 22% 늘었다. 올해보다 약 20% 특히 통신 3사가 이번 단말에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책정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알뜰폰 성장세가 여전히 둔화세를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실제 알뜰폰 시장은 올해 들어 크게 위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8월 전체 알뜰폰 가입자는 941만6526건으로 전월(936만5701건) 대비 0.5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1% 미만 대의 증가율을 보이는 상황으로, 2022년~2023년 매달 10%씩 성장했음음을 고려하면 순증폭 감소세가 뚜렷하다. 통신업계에선 번호이동 시장이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 이전처럼 활발한 경쟁이 일어나기는 어려울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알뜰폰으로선 악재다. 더욱이 내년부턴 전파사용료도 단계적으로 부담해야 해 업계 부담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알뜰폰 사업자의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통신 3사 알뜰폰 자회사의 점유율 제한 강화 및 자체설비 보유 알뜰폰(풀MVNO) 활성화, 망 도매대가 인하 등이 거론된다. 정부는 연내 망 도매대가 인하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이는 알뜰폰 사업자가 이동통신 3사에 지불하는 망 사용 비용을 뜻한다. 지난해 12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도매대가 산정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고시 개정 등을 통해 내년에 도매대가 인하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통신 3사 자회사 점유율 제한의 경우, 아직 내부 자료 검토 단계지만 일정 수준의 제한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은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통신 3사의 자회사가 더 늘었던 것 같다"며 “일정한 점유율 제한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알뜰폰 활성화 정책(가칭)'을 이르면 지난 9월 발표 예정이었지만, 검토가 길어짐에 따라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인도 스마트폰 시장 사로잡은 삼성…中 공략은 숙제

삼성전자가 신흥 스마트폰 시장 인도에서 2개 분기 연속 매출액 1위를 달성하며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저가형부터 프리미엄 제품까지 폭넓은 시장 공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애플·중국 샤오미 등 경쟁사의 추격 속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배력이 약화된 삼성전자에게 인도 시장에서의 성공은 한 줄기 빛이 될 거란 평가다. 다만 인도와 함께 세계 스마트폰 양대 시장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점은 숙제로 꼽힌다. 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22.8%의 매출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 2분기에도 매출액 기준 24%의 점유율로 인도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저가형 제품에 집중하고 있는 샤오미 등 중국 업체와 프리미엄 제품에 특화된 애플과 달리 저가형과 프리미엄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점이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에서 1위 사업자가 된 배경으로 꼽힌다. 한종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뉴델리무역관은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저가의 보급형 스마트폰부터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까지 제품의 범위가 폭넓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과거에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보급형 스마트폰이 다수였다면,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프리미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국민 소득 증가와 고도 기술에 대한 수요 확대로 고가 스마트폰 부문이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보급형 '갤럭시 A' 시리즈와 프리미엄 '갤럭시 S' 시리즈 등 다양한 라인업을 인도에 선보이며 존재감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들어 인도 뭄바이에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 '삼성 BKC'를 개관하는 등 인도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도 소비자들은 삼성 BKC에서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인도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성장성이 큰 국가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지난해 417억달러(약 57조원)이던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오는 2028년 591억달러(약 81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는 25세 이하 인구 비중이 40%를 넘어 앞으로도 스마트폰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과 샤오미의 공세에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가 예전만 못한 삼성전자는 고성장이 예견된 인도에서의 성공으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다만 중국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 미만이다. 중국의 경우 인도와 함께 스마트폰 양대 시장으로 불릴 만큼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할 여지가 많다"며 “5G 네트워크의 지속적인 개선으로 인한 5G 스마트폰의 대중화가 시장 수요를 더욱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는 전체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선 중국 내 입지를 다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앞세워 중국 시장에서의 반등을 도모하고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에서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은 어렵기 때문에 프리미엄 폴더블 폰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 7월 선보인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6'·'갤럭시Z 플립6' 등에 힘입은 성과도 눈에 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중국 폴더블폰 시장에서 점유율 7.7%를 기록했다. 이 같은 점유율은 지난 2분기(3%)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 최근엔 최신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 스페셜 에디션(SE)의 중국 버전 'W25' 모델을 선보이는 등 중국향 제품을 출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이 같은 시도가 당장 중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를 내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 현지 기업들의 폴더블폰 제품 기술력이 상당 수준으로 올라와 있고, 중국 소비자들의 애국소비 영향 등 걸림돌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한국앤컴퍼니그룹, 사장단 인사 단행…이수일 부회장, 한온시스템 통합 추진단장 선임

한국앤컴퍼니그룹이 38명 규모의 정기 인사를 실시했다. 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한온시스템 PMI 추진단을 만들고 단장엔 이수일 부회장을 선임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오는 12월 1일자 2025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4일 밝혔다. 한온시스템 인수 본계약 체결 후 통합(PMI) 추진단도 발족했다. 이번 임원·PMI 추진단 인사 핵심 키워드는 '프로액티브 리더'다. 프로액티브 리더는 조현범 회장이 주문한 그룹 차원 인재상이다. 조 회장이 주도한 기업 문화 '프로액티브(Proactive) 컬처'와 마찬가지로 능동적·혁신적으로 일하며 미래 하이테크 산업을 선도하는 구성원을 의미한다. 한온시스템 PMI 추진단장에는 이수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부회장을 선임했다. 한국타이어 신규 대표이사로는 안종선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이상훈 한국타이어 구주본부장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내정했다.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엔 박종호 한국타이어 경영지원총괄 사장이 내정됐다. 신규 임원 승진 대상자는 총 38명이다. 그룹 관계자는 “조현범 회장이 주문한 프로액티브 역량과 혁신의 현실화 가치가 인사에 그대로 반영됐다"며 “미래 모빌리티 테크 기업에 걸맞는 능동적인 인재들과 함께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수일 부회장은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의 실적을 달성하는 등 재임 기간 중 한국타이어의 질적, 양적 성장을 이끌었다. 안종선 한국타이어 대표 내정자는 2021년 한국앤컴퍼니로 영입된 후 ES(Energy Solution)사업본부의 핵심 경쟁력 강화는 물론, 리튬 이온 배터리(LIB) 등 신규 사업을 발굴하며 글로벌 스마트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도 성장시켰다. 이상훈 한국타이어 대표 내정자는 중국, 유럽 등 글로벌 핵심 시장에서 지역본부장을 맡아 타이어 판매의 획기적인 증가를 이끌어냈을 뿐 아니라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며 중장기 성장을 위한 비즈니스 기반까지 탄탄하게 다졌다. 구본희 한국타이어 연구개발혁신총괄 부사장은 전기차 전용 타이어 등 연구개발(R&D) 성과를 통해 사장으로 승진한다. 한국앤컴퍼니의 박종호 대표 내정자는 회사의 재무구조 역량 강화에 큰 기여를 했고 경영기획, 해외 위험관리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한온시스템 인수에 이은 성공적 조직 융합과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급변하는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서 프로액티브 역량으로 무장한 하이테크 기업으로 공고히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최태원 “AI 보틀넥 해결, SK가 글로벌 혁신 가속화 기여할 것”

인공 지능(AI)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SK그룹이 '함께하는 AI, 내일의 AI(AI together, AI tomorrow)'를 주제로 전략을 제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의 꾸준한 발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협력해야 한다"며 “그 과정 중에 있을 여러 병목 현상을 해결해 글로벌 AI 혁신의 일익을 담당하겠다"고 다짐했다. 4일 SK그룹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함께하는 AI, 내일의 AI(AI together, AI tomorrow)'를 주제로 'SK AI 서밋 2024'를 개최했다. 이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조 연설을 통해 '협력과 생태계로 만들어 가는 SK의 비전'에 대해 설명했다. 최 회장은 “아주 많은 사람들이 AI를 안다고 하지만 아직은 극 초기이고, 우리는 모르는 게 훨씬 더 많아 이를 풀어내려면 끊임 없이 생각하고 진전을 이뤄내야 한다"며 “우리 모두의 삶과 사회에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올 AI의 미래를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AI가 계속 성장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보틀넥(병목 현상, Bottleneck)이 있다"며 “AI에 대한 투자를 회수할 '대표 사용 사례'(Killer Use Case)와 수익 모델 부재 △AI 가속기·반도체 공급 부족 △첨단 제조 공정 설비(Capacity) 부족 △AI 인프라 가동에 소요되는 에너지 공급 문제 △양질의 데이터 확보 문제 등 5가지 보틀넥 해법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SK는 반도체부터 에너지, 데이터 센터 구축·운영과 서비스의 개발까지 가능한 전세계에서 흔치 않은 기업"이라며 “파트너들의 다양한 솔루션을 묶어 AI 보틀넥을 해결하고 좀 더 좋은 AI가 우리 생활에 빨리 올 수 있도록, 글로벌 AI 혁신을 가속화하는데 기여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AI, 특히 거대 언어 모델(LLM)의 시작은 오픈AI의 챗GPT로부터 시작됐고,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SK그룹 역시 이 두 회사와 많은 협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행사 중간 중간에는 SK그룹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의 최고 경영자(CEO)들이 영상 축사를 통해 AI 열풍이 부는 업계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양한 산업 분야의 조직들이 AI 혁신을 겪고 고객들의 변화를 가속화하는 과정에서 SK그룹과 협력 관계를 다져오고 있다. 사티야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 경영자(CEO)는 “SK그룹은 통신·반도체·데이터 센터에서부터 에너지·소재·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선도 기업이고, 협력적 AI 생태계에 대한 여러분의 비전은 우리의 비전과 일치한다"며 “우리는 (SK그룹과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기대하며 한국과 전 세계에 강력한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을 호령하는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와 밀월 관계를 형성해왔다. 그런 만큼 이 자리에서는 엔비디아 측이 SK하이닉스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SK하이닉스의 고 대역폭 메모리(HBM)와 미래의 맞춤형 메모리 등에 관련된 많은 혁신은 우리가 만드는 아키텍처와의 궁합이 좋아 다방면에서 공동 설계를 하고 있다"며 “오랜 세월 동안 컴퓨터 산업에 변혁을 가져온 SK하이닉스의 로드맵은 매우 공격적이고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와 HBM4를 공동 개발해 2026년 양산하겠다는 TSMC도 SK AI 서밋에 참가했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SK하이닉스는 최첨단 HBM 기술을 제공하는 데 앞장서 왔으며, 혁신에 대한 헌신은 AI의 미래를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며 “AI 분야에서 협력과 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SK그룹의 지속적인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더 깊고 긴밀한 협력을 통해 우리가 함께 놀라운 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글로벌 AI 리더들이 이와 같은 영상 축사를 보내오자 최태원 회장은 “SK하이닉스·엔비디아·TSMC 3사는 협력을 통해 AI 혁신을 이끄는 세계 최고의 수준의 반도체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학습시키고 있는 LLM을 위해서는 약 50GW 수준의 AI 데이터 센터를 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탄소 중립도 지켜야 하는 만큼 '퀵 레벨'에서 발생하는 열을 낮추기 위해 저전력 반도체칩을 개발하고 있고, 데이터 센터에 분산 전원 공급 솔루션을 연결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인터넷 시대의 진입에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했던 한국이 AI 시대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려면 AI 인프라와 인재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며 “그룹이 보유한 AI 인프라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들의 성장과 AI 생태계 구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사장)는 “주요 지역 거점에 대규모 AI 데이터 센터를 구축해 아시아 태평양 허브화를 추진하고, 수도권에서는 GPU 애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전국 단위 통신 인프라를 통해 AI를 구축하고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와 함께 AI 인프라 슈퍼 하이 웨이를 전 지구적으로 확장하겠다"고 공언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사장)는 “HBM3E 16하이 스택 48GB 제품은 16층까지 쌓아올린 제품으로, 선제적으로 개발 중인 제품"이라며 “내년 초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할 예정이고, 패키징 기술의 경우 양산성이 검증된 선단 MR-MUF 공정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곽 사장은 “이 제품은 전작 대비 학습·추론 성능이 각각 18%, 32% 향상되는 것을 확인해 고객들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며 “AI 메모리에 요구되는 스펙도 다양해지고 고도화되고 있어 당사는 LPCAMM2 모듈을 PC와 데이터 센터에까지 공급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정유업계, 국내·해외 판매량 모두 늘었는데도 실적 우울

정유업계의 올 3분기 농사는 '흉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수출 판매 물량이 늘어났으나, 판가가 급락한 탓이다. 이후로도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이 점쳐진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9월 석유제품 내수 소비량은 2억3634만5000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1.4% 많아졌다. 수출량도 1억2803만5000배럴 13.8% 증가했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의 영업손실은 42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원 가까이 하락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에쓰오일도 8589억원에서 -4149억원, HD현대오일뱅크 역시 3191억원에서 -2681억원으로 나빠졌다. GS칼텍스 또한 이같은 흐름과 유사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 및 중국 수요 부진 등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3분기 국제유가는 배럴당 평균 78.3달러로 8.4달러 낮아졌다. 정제마진이 축소된 것도 악영향을 끼쳤다. 이는 휘발유와 경유를 비롯한 제품값에서 원유값·수송비·운영비 등을 제외한 값으로, 국내 기업들의 손익분기점(BEP)은 5달러 수준이다. 대한석유협회는 수출채산성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제품수출단가에서 원유도입단가를 뺀 것으로, 지난해 3분기 19.4달러에서 1년 만에 5.5달러로 72% 가까이 급락했다. 이에 따라 3분기 수출액도 113억9300만달러로 4.0% 하락했다. 휘발유의 경우 성수기 종료에 따른 계절적 수요 감소와 신규 정유공장 가동이 겹치면서 시황이 악화됐다. 경유는 중국과 유럽 내 산업용 수요 약세 및 미국·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재고량이 많았던 것이 판가에 악영향을 끼쳤다. 파라자일렌(PX)과 벤젠을 포함한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스프레드도 감소했다. 드라이빙 시즌 종료로 아로마틱 원료의 휘발유 블렌딩 수요가 줄어들고 정기보수를 마친 아시아 지역 생산설비들이 물량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납사값이 낮아진 것도 재고평가이익 축소로 이어졌다. 4분기 전망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미국 기준금리 하락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완화 △유럽·중동을 비롯한 지역 내 정제설비들의 가을철 정기보수로 인한 공급 감소 효과 △겨울철 항공유와 난방유 수요 증가 등으로 시황이 회복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에 대해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감산 완화로 공급량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석유 수요 둔화 우려 등으로 가격을 끌어올리기 힘들고 재정적 어려움이 길어진 산유국들이 가격방어에서 시장점유율 확보로 노선을 바꾼다는 이유다. 나이지리아를 포함한 아프리카와 미주 지역 생산량이 불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비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유로존의 불황이 장기화되고 중국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점도 언급된다. 석유화학은 계절적 수요 둔화와 신규 다운스트림 설비 가동에 따른 신규 수요 및 역내 폴리프로필렌(PP)·폴리올레핀(PO) 설비 증설 등이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활유·윤활기유 사업은 원재료값 하락을 비롯한 요인에 힘입어 수익을 냈고, 4분기에도 몬순 시즌이 종료되면서 촉진된 수요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 설비들이 정기보수에 돌입하는 것도 공급량 감소로 이어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석유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나, 전기차 전환·탄소중립 등 장기적인 리스크를 안고 가는 상황"이라며 “지속가능연료(SAF) 생산설비 구축을 비롯한 투자 부담도 향후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전기차 회사 ‘배터리 내재화’ 트렌드에 소재 업계는 ‘미소’

최근 전기차 시장에 '배터리 내재화' 붐이 일고 있다. 가장 원가가 높은 부품을 스스로 만들어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러한 흐름에 배터리 소재 업계는 미소를 짓고 있다. 최종 고객사인 자동차 기업과 직접 접촉하면서 전보다 더 비중있는 위치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캐즘 돌파 방안으로 '배터리 내재화'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기존 테슬라, 폭스바겐 등에 이어 최근엔 현대자동차, 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계들이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했다. 배터리 내재화 전기차 제조업체가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생산해 자사의 전기차에 탑재하는 것이다. 기존처럼 배터리 제조업체에 외주를 맡기는 방식에서 탈피하려는 시도다.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격엔 유통비 등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들이 포함돼 있는데 내재화를 하면 이러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 이처럼 내재화는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과 직결될 뿐만 아니라 배터리 수급 안정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 화재 원인파악 절차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이미 실행에 옮겼다. 오는 12월 현대차 의왕연구소에 차세대 배터리 연구동을 신설하고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가속화 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 8월 CEO 인베스터 데이서 “내재화된 배터리 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배터리 셀 경쟁력을 높이고, 배터리 안전 기술을 고도화하는 등 고객 가치 실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완성차 업계의 이러한 움직임에 배터리 소재들은 미소를 보이고 있다. 완성차 회사가 배터리 생산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 위해선 이전보다 배터리 소재 기업과의 접촉 및 직거래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소재 기업 입장에선 이전보다 최종 고객사인 자동차 기업과 거래가 많아지면 포트폴리오 확대, 정확한 시장 파악, 매출 증가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배터리 소재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업계서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와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소재사와 직접 계약 추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소재사는 최종 고객사 니즈에 맞춰 더욱 능동적인 대응 가능하기 때문에 제품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 고객사인 배터리사와 더불어 자동차 기업과의 거래도 늘어난다면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통과정이 줄어 비용이 주는 만큼 이전보다 더 높은 가격에 소재를 납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소재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론 큰 변화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완성차 기업과 배터리사 모두와 거래할 수 있는 것은 분명히 긍정적인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내재화에 대해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소재기업과 자동차 회사의 직거래가 늘수록 배터리사의 주도권이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OEM사의 배터리 내재화 추진으로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최윤범의 ‘벼랑끝 유증’… 백기사 표심 얻을지 ‘위태한 승부수’

최윤범 회장이 단행한 고려아연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경영권 방어를 위한 '벼랑 끝 전술'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최 회장의 우호 세력으로 분류됐던 현대자동차 등이 경영권 분쟁에서 중립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면서 자칫 백기사들이 중립을 선택할 가능성을 고려해 유상증자를 단행했다는 진단이다. 4일 산업권에 따르면 조만간 열릴 고려아연 주주총회가 중요한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을 더 많이 확보한 MBK파트너스·영풍 측이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고 법원의 가처분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최 회장 측은 최근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반격을 노리는 모습이다. 최 회장이 결정한 대규모 유상증자는 앞서 자사주 공개매수처럼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는 승부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는 소액주주와 캐스팅 보터인 국민연금이 지지를 잃게 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단행된 조치라 더욱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 회장 측은 이에 대해 뚜렷한 이유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 다만 재계에서는 그동안 우호 세력으로 분류된 지분들이 막상 표 대결에서 중립을 지킬 가능성이 높아져 최 회장이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경영권 분쟁을 살펴보면 상대측인 MBK·영풍은 서로간의 계약이라는 확실한 결속력을 통해 단일한 대오로 움직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최 회장 측의 백기사들은 각자 고려아연 지분 보유 목적과 이해관계가 상당히 다르다는 진단이 나온다. 백기사 중 고려아연 지분 5.05%를 보유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9월 최 회장의 비전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에 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LG화학도 배터리 소재 확보를 위한 협력 차원으로 지분 1.9%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0.5%를 보유한 모건스탠리는 지분 투자를 통한 수익 창출이 목적이다. 이들이 주주총회에서 최 회장을 지지할지 확실치 않다는 진단이다. 실제 고려아연 이사회에 입성해 있는 현대차 측 이사는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결정과 가격 상향 결정 이사회에 연달아 불참한 것으로 파악된다. 때문에 현대차그룹이 계획에 없었던 경영권 분쟁에 엮여 어느 한 쪽과 불편해지는 일을 피하고 싶어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이 같은 입장이라면 분쟁의 변곡점인 주주총회에서도 기권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사정이 비슷한 LG그룹과 모건스탠리도 이 같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아울러 MBK·영풍이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발표한 직후 현대차·LG그룹 주요 관계자들은 백기사를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최 회장과 회동하는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다소 선을 긋고 멀리서 관망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이 시기 최 회장과 직접 면담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또 지난해 말 MBK파트너스의 공격을 받았던 한국타이어는 스스로를 최 회장의 우호주주라고 선언했으나 다른 백기사들은 비슷한 신호를 내놓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최 회장이 지분 보유 목적이 다른 각각의 주요 주주들로부터 확실하게 지지를 얻기가 쉽지 않다. 만약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현대차·LG·모건스탠리가 중립을 택해 7.45% 수준의 지분이 기권표가 된다면 7.5% 가량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최 회장의 손을 들어주더라도 결국 MBK·영풍과의 지분 격차인 3%포인트(p)를 좁혀 역전하기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MBK·영풍이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하게 되고 최 회장은 순식간에 경영권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백기사가 중립을 택해 기권표가 나오더라도 MBK·영풍을 앞지르기 위해 최 회장이 유상증자를 결정하게 됐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 때 최 회장의 백기사 중 일부가 지분을 매각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며 “벼랑 끝에 서 있는 최 회장 입장에서는 모든 백기사를 신뢰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김영섭 KT 대표, 자회사 전출 압박 논란에 “송구하다”

김영섭 KT 대표가 사내 임직원들에게 네트워크 전문 자회사 설립 등 조직개편 과정에서 발생한 경영진들의 전출 압박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날 광화문 사옥에서 사내방송을 통해 특별대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선 네트워크 전문 자회사 2곳의 설립 취지와 향후 운영 계획을 설명했다. 아울러 직원들과 실시간 질의응답도 가졌다. 앞서 KT는 신설 자회사 전출 희망자 접수 마감일을 지난달 28일에서 이달 4일로 1주일가량 연장하고, 주요 경영진들이 권역별로 돌며 자회사 전출 대상 직원 대상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안창용 KT 엔터프라이즈부문장(부사장)이 직원들의 전출을 종용하는 듯한 발언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커졌다. 이에 대해 사내 다수 노조인 KT노동조합(1노조)은 지난 1일 성명문을 통해 조합원에 대한 강요와 압박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김 대표는 해당 임원의 발언에 대해 “최근 회자된 불미스러운 사례에 대해 최고경영자로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직원들의 전출을 강요한 인력들에 대해선 징계를 검토하겠다고도 밝혔다. 조직개편 및 자회사 설립 배경에 대해선 역량·사업구조 조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조직·인력 구조에 변화를 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빅테크들이 과감히 혁신해 성장하는 동안 국내외는 통신사 십수년 간 성장 정체기를 겪고 있다"며 “AI를 빠른 시간 내에 장착하지 못하고 혁신하지 못하면 심각한 국면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강압적인 대규모 구조조정이 아닌, 신설 전문 기업을 설립해 앞으로도 함께 일하는 구조를 만들어 망 안전성을 지키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네트워크 운영·관리 부문 인력 구조조정 사유로 신입사원이 입사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점을 언급한 점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현장 인력의 70% 이상인 9200여명이 50대 이상"이라며 “선로 관리 등 분야에서 시장 임금 체계보다 KT 임금이 높아 그간 신입사원을 채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신설 자회사엔 기존 네트워크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들을 우선 전출한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자회사로 이동한 직원들이 정년때까지 잔여기간에 받을 수 있는 급여 등 경제적 효익 측면에서 손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신설 법인은 KT 100% 자회사로, 협력회사가 아니다"라며 “네트워크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법인을 구성하면 새로운 방식의 전문성을 확실히 도모할 수 있는 체제와 집단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