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2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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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기술 환경의 근본적 변화”… 삼성·LG전자, AI가 그리는 미래 생활상 제시

“인공 지능(AI) 기술은 로봇·자율 제조부터 리걸 테크 등 서비스 분야까지 우리에게 익숙했던 기술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앞으로도 실력 있는 중소·중견기업들이 더 많이 나와서 우리나라 전자 산업 위상을 더욱 더 드높일 수 있도록 기대하겠다" (한종희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장(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22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하이브리드 AI, 지속 가능한 세상을 그리다'를 주제로 한국전자전(KES 2024)을 개최했다. 국내 전자업계 양대 산맥답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초대형 부스를 차렸다. 삼성전자는 AI 홈·AI 오피스·AI 오피스 등 생활 전반에서 AI 경험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도록 'AI 빌리지'를 조성해뒀다. 인터넷에 기반한 스마트 홈은 해킹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때문에 홈 AI 라이프를 구성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보안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장에서 만난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안 모바일 플랫폼·솔루션인 '녹스'를 통해 악성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위험으로부터 고객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한다"며 “당사 뿐만 아니라 타사 제품들도 연결할 수 있다"며 확장성과 포용성을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AI 혁신은 주방에서도 이어졌다. 나이 든 부모님이 약을 복용할 시간이면 알림을 보내주고, 비스포크 정수기는 그에 알맞는 온도와 양의 물을 제공했다. 또한 집에 있는 반려 동물의 상태를 비스포크 AI 스팀의 카메라로 집안 내부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LG전자는 '영화관'을 컨셉으로 전시장을 꾸렸다. 어두운 산책로를 조성해둔 공간에는 자연의 청정함과 AI가 결합된 휘센 오브제 컬렉션 에어컨과 퓨리 케어 360 공기 청정기가 뿜어내는 바람과 공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후 세제가 뿜어져 나오는 듯한 드럼 세탁기 내부를 조형물로 구현한 듯한 공간을 지나니 역시나 LG 트롬 세탁기 코너가 취재진을 반겼다. LG전자 관계자는 “당사 세탁기·건조기에 적용된 'AI DD(Direct Drive) 모터'는 AI가 세탁물의 무게·옷감 종류·오염도를 분석해 6가지 모드 중 최적의 모션으로 세탁해준다"고 말했다. 싱글 몰트 위스키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얼음의 형태에 대한 요구도 역시 높아지는 추세다. LG전자의 'STEM 얼음 정수 냉장고'는 직수관을 연결해 필요할 때 얼음을 사용할 수 있도록 오토 아이스 메이커 기능을 탑재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용도와 분위기에 맞게 각얼음·조각 얼음·미니 각얼음·크래프트 아이스 등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전자 산업의 쌀로 통하는 '적층 세라믹 콘덴서(MLCC, Multilayer Ceramic Capacitors)' 분야 글로벌 탑 티어 한국무라타전자도 전시장 한켠에 부스를 마련했다. 이곳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40% 이상이다. 삼성전기 등 주요 경쟁사 대비 강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회사 관계자는 “초소형인데다 강한 내전압도 견딜 수 있고, 라인업이 굉장히 많아 차량용 등에 골라 쓸 수 있다"며 “앞으로는 우주나 AI 분야 서버용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2018년 삼성전자 C랩에서 분사된 종합 전기차 충전 기업 에바(EVAR)도 전시에 참가했다. 에바 관계자는 “삼성물산 건설 부문과 삼성벤처스 투자 부문이 출자한 당사는 모든 생산과 품질 측면에서 삼성전자의 기준을 준수하고, 제품 개발과 제조를 보장한다"며 “현재까지 약 310억원 수준의 투자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회사의 강점에 대해 그는 “적외선 센서가 내장돼있어 화재 감지 시 소방서 등으로 바로 연락이 가도록 개발 중"이라며 “2022년부터 작년까지 AC 충전기 시장 점유율 1위인 당사는 미국·일본·캐나다·벨기에 등을 넘어 전 세계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살펴본 곳은 산청토기와였다. 이곳은 전통 한옥 자재를 생산하는 업체로, 암기와와 수기화를 대표 상품으로 삼고 있다. 신유나 산청토기와 부장은 “업계 2위인 당사는 작년 매출 32억원을 기록했다“며 "삼성전자의 스마트 공장 시스템을 지원받은 덕분에 원가를 절감해 단기 순이익 개선을 이뤄냈고, 매출은 20%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건강한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삼성 관계사와의 거래 여부와 무관하게 국내 제조업 중소기업의 경쟁력과 자생력 확보에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친구처럼 먼저 말 걸어주는 AI… 베일 벗은 카카오 ‘카나나’

카카오의 새 인공지능(AI) 서비스 '카나나(Kanana)'가 베일을 벗었다. 관계 기반 커뮤니케이션이란 강점을 활용한 서비스 중심 AI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김범수 창업자 구속 등으로 최대 위기에 직면한 카카오가 새 성장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는 22일 경기 용인시 AI캠퍼스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카카오(ifKAKAO)'에서 AI 서비스 '카나나'와 사업 전략을 밝혔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코(KO)GPT 2.0'를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완성도 미진 등을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대신 응용 서비스를 개발해 성공적인 수익모델(BM)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날 '카카오 AI를 통한 더 나은 세상'이란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 정신아 대표는 그룹의 AI 브랜드와 사업 방향성을 공유했다. 핵심 키워드는 '관계'와 '초개인화'다. 다양한 관계와 환경 속에서 형성된 개인의 맥락과 감정까지 고려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골자다. 일상 속 대화형 AI로써 이용자와 친밀한 상호작용을 이끌어내고, 이용자 간 연결성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나아가 연결 대상과 범위를 확장하고, 개인화된 AI 경험을 제공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정 대표는 “다양한 관계와 맥락 속에 개인화된 결과값을 통해 '가장 나다운 AI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텍스트 중심 대화 구조를 넘어 핸즈프리 음성 모드를 제공해 더 풍부한 AI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카나나는 일반적인 AI 비서를 넘어 자신을 가장 잘 아는 '단짝' 같은 AI를 지향한다. 일대일은 물론 그룹 대화의 맥락을 이해해 정보를 얻고, 이를 토대로 가장 최적화된 답변을 제시하는 게 핵심이다. 이용자가 AI를 호출하는 것뿐 아니라 원하는 순간에 AI가 먼저 말을 걸거나, 뒤늦게 그룹대화에 참여할 경우 귓속말로 이전의 대화 내용을 요약해주는 방식이다. 카나나 AI 메이트는 개인 메이트 '나나(nana)'와 그룹 메이트 '카나(kana)'로 구성됐다. 나나는 일대일 대화에, 카나는 그룹대화에 특화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자와 함께 성장하는 AI로, 사용자 맞춤형 경험을 극대화한다는 설명이다. 연말 사내 테스트를 거쳐 내년 초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출시한 후, 완성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이상호 카나나엑스 성과리더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선 기존 틀을 깨는 실험적 시도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별도 앱 출시를 결정했다"며 “카카오톡의 장점은 계승하되 AI의 무한한 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형태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카나나 기반 언어모델 3종도 함께 소개했다. 용량에 따라 △플래그 △에센스 △나노로 분류되며, 카카오톡을 비롯한 그룹 내 모든 서비스에 적용할 방침이다. 정 대표는 이에 대한 예시로 △카카오톡의 AI 기반 안티 어뷰징 시스템 '페이크 시그널' △AI를 활용한 선물 추천·맞춤형 광고 기능 'AI 커머스 MD' 등을 소개했다. 아울러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카카오페이의 금융 관리 서비스 △카카오엔터의 지식재산권(IP) 기반 음성 학습 서비스 등 향후 도입 계획도 발표했다. 회사 AI 윤리 원칙 기반 리스크 관리 체계 '카카오 ASI'로 환각을 줄여 사용 안전성 또한 높일 방침이다. 증권가에서는 카나나 출시로 인한 실적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수익화가 가시화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AI 경쟁력을 입증할 경우 분위기를 반전시킬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행사가 카카오의 시장 신뢰 회복과 성장 가능성을 판가름할 분기점이 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정 대표는 “시람을 이해하는 기술은 결국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전달·해석되는 것이라 생각했다"며 “기술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소외되지 않고, 청소년·어린이가 위험한 콘텐츠와 사람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왔던 경험이 AI 시대에도 발휘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SK C&C, 클라우드 기반 SAP 비용∙회계관리 특화 솔루션 개발

SK C&C는 클라우드 기반 SAP 비용·회계관리 특화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개발에는 SAP 전사적자원관리(ERP)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비용처리와 회계관리를 위해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사용하는 경향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디지털 ERP 전환 과정에서 추가 애플리케이션 개발 부담을 줄이며, 기존 SAP 시스템 기반 애플리케이션에 비해 SAP 라이선스와 업그레이드 비용도 절감시킬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특히 SAP 비즈니스 테크놀로지 플랫폼(BTP)을 기반으로 개발해 기업들이 클라우드 환경에서 SAP ERP 전환을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SAP BTP는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통합하는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이다. SK C&C는 SAP 비용'회계관리 특화 솔루션을 'SAP 스토어' 앱 마켓에 등록해 전 세계 기업에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방식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장종섭 SK C&C 엔터프라이즈 솔루션1그룹장은 “에너지·반도체·통신 등 다수 엔터프라이즈 ERP 프로젝트에서 쌓은 컨설팅 및 구축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SAP 비용·회계관리 특화 솔루션이 기업 고객의 디지털 ERP 전환을 촉진하고 더 나은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LG CNS ‘고객데이터플랫폼’ 출시…“맞춤 솔루션 제공”

LG CNS가 '고객데이터플랫폼(CDP)'을 출시했다고 22일 밝혔다. CDP는 제품·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접점에서 발생하는 고객 데이터를 한 곳으로 수집하고 통합·분석해 고객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이다. 기업들은 CDP를 통해 △데이터 기반 고객경험 여정과 맥락 이해 △정교한 타깃팅을 통한 개인화 마케팅 등이 가능하다. 최근 마케팅,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업의 모든 분야에서 고객경험은 중요한 키워드다. 고객의 관심사와 고객 행동의 원인 등을 이해하는 것이 기업들의 주요 과제다. LG CNS의 CDP는 기업들이 고객들의 모든 여정(최초 인지부터 구매, 사용, 사후관리 등)을 간편하게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고객 정보 통합(ID Resolution) △고객 세분화(Dynamic Segmentation) △고객 속성 생성(Customer Feature) △고객 여정 설계·관리(Journey Builder) 등을 포함한 총 10개의 기능을 제공한다. 고객 정보 통합 기능은 거래 데이터, 행동 데이터 등 흩어져 있는 고객의 온·오프라인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하나로 통합해준다. 고객 세분화는 마케팅 목적에 따라 타깃 고객층을 설정하기 위해 잠재고객을 더 작은 소그룹으로 나누는 기능이다. LG CNS CDP는 고객 속성 생성 기능도 함께 제공한다. 고객 속성 생성은 마케터가 타깃 고객층을 세분화하기에 앞서 필요한 고객의 속성을 만드는 기능이다. 고객 여정 설계·관리는 고객이 어떤 상황인지를 파악해 맞춤 여정을 설계하고, 초개인화 마케팅을 진행하는 기능이다. 이 같은 기능들의 우수함을 인정받아 LG CNS CDP는 지난 7월 국내 최초로 'CDP 인스티튜트(Institute)'의 'RealCDP' 공식 인증을 받았다. 미국에 위치한 CDP 인스티튜트는 CDP 산업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연구소다. 심정애 LG CNS CX 데이터사업담당은 “LG CNS의 CDP는 기업 고객들의 상황에 따라 맞춤 솔루션으로 제공 가능하다"며 “향후 생성형 AI 등 최신 기술로 더욱 고도화해 더 많은 기업 고객들이 데이터로 고객을 이해하고 효과적인 마케팅 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이건희 3000억 유산’ 소아암·희귀 질환 아이들에 ‘희망의 날개’ 달아줬다

“모든 어린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보살피는 일은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입니다."(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 회장) '이건희 소아암·희귀 질환 극복 사업'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되찾고, 더 밝은 미래를 꿈꾸게 된 환자들과 가족, 이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의료진과 지속적인 희망을 전해준 기부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21일 서울대학교 병원 소아암·희귀 질환 지원 사업단(이하 사업단)은 서울 종로구 연건동 소재 서울대학교 어린이 병원 CJ홀에서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를 개최했다. 사업단은 “치료와 연구 등 지난 4년 간의 성과를 공유하며 환아·가족,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진 모두의 노고를 위로하고 미래를 향한 희망과 용기를 북돋우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2021년 10월 이건희 선대 삼성전자 회장이 작고하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리움 관장 등 유족은 쉽게 치료하기 어렵고 재발 가능성이 큰 소아암·희귀 질환 환아 치료와 이들을 위한 선진 의료지원 체계 구축에 써달라며 3000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는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이라며 특히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를 고민했던 고 이건희 회장의 유지를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태 서울대학교 병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2021년 4월, 고 이건희 회장의 지원 덕에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이 발족해 굉장히 열악한 소아암·희귀 질환 치료법과 질병 연구에 집중 연구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려 환아들로 하여금 새로운 미래를 꿈꾸게 해줄 수 있는 출발점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단은 고 이건희 회장의 경영 철학인 '인간과 생명 존중'을 바탕으로 소아·청소년 환자의 전인적 치료와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에 대한 의료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10년 간 진행되는 이 사업은 소아암과 희귀 질환 환자들의 치료와 연구를 지원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다양한 질병과 적은 환자 수로 인해 치료법 개발이 어려운 이 분야에서, 특히 수도권 외 지역 환자들은 의료 접근성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단은 전국적인 의료 인프라 확충과 지역 병원들과의 협력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현재 사업단은 1단계 기반 구축을 완료하고, 2단계에서 구체적인 치료 성과를 도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사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 진행된다. 우선 소아암 사업에 1500억원을 배정해 완치율 향상을 위한 치료와 연구 인프라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소아 희귀질환 진단 네트워크와 첨단 기술 치료 플랫폼 구축 사업을 위해 60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아울러 전국 네트워크 기반의 코호트 연구를 진행하는 공동 연구에 900억원이 배정돼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올해 6월 기준 2021년부터 현재까지 소아암·희귀질환 환자 9521명이 진단을 받았고, 3892명이 치료를 받았다. 또한 코호트 데이터 2만4608건이 등록됐고, 전국 202개 의료 기관과 1504명의 의료진이 협력해 아이들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이러한 성과를 기념하고, 앞으로의 비전을 나누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상영된 '투게더 위 아 스트롱' 영상은 소아암과 희귀 질환을 이겨내는 환자들의 여정을 담아 참석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어진 '희망 이야기' 토크 세션에서는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병마를 이겨내며 꿈을 키워가는 과정, 그리고 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이야기를 나누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희망을 다졌다. 또한 'SNUH 어뮤즈먼트 파크' 전시에서는 서울대 어린이 병원에서 진료 받은 어린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과 응원 메시지가 전시돼 참석자들에게 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전해졌다. 이 전시는 사업단의 지원을 받은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다른 어린이들도 참여해 밝은 미래를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행사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단순한 치료와 지원을 넘어, 아이들과 그 가족들이 꿈꾸는 미래에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전국적인 의료 네트워크와 협력을 통한 의료 접근성 향상의 목표가 점차 실현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은화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장(서울대 병원 소아진료부원장)은 “우리 사업단은 소아암과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들에게 더 나은 진단과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이 사업은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도 희망을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회장과 홍 전 관장은 서울대 어린이 병원 1층에 설치된 고 이건희 회장의 부조상을 관람했다. 이는 서울대 병원 측이 고 이 회장의 기부에 대한 감사와 예우의 뜻을 담아 2022년 10월 설치한 것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美·日·中 대비 부족한 반도체 투자 세액 공제 확대해야”

세계 각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각종 제도적 지원에 나선 가운데 국내에서는 지원 수준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성 확보 차원에서 타국 수준에 준하는 지원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높아지고 있다. 21일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작년 초 확대된 대기업 반도체 시설 투자 세액 공제율은 15%이고, 연구·개발(R&D)의 경우 30~40% 수준이라 이는 경쟁국 대비 부족한 실정이다. 미국은 기업 규모와 무관하게 반도체 장비·제조 시설 투자에 대해 25% 수준의 세액 공제를 제공한다. 중국은 반도체 첨단 기술 도입·적용 기업에 대해 최대 10년간 법인세를 최소 50%에서 100%까지 면제해준다. R&D 비용은 200%까지 소득 공제가 적용되고 집적 회로(IC) 생산 설비 부품 수입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대만반도체제조(TSMC) 유치에 성공한 일본은 첨단 반도체 제조 시설에 대해 최대 40%까지 세액을 공제해주고, 국내 생산·판매량에 따라 10년간 법인세도 최대 20%까지 깎아준다. 통상 1개 반도체 라인 건설에는 약 3년 간 45조원 가량 소요되는데 국내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K-칩스법)의 일몰 기한이 올해 12월까지여서 추가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의 대규모 투자에 대한 기업 부담을 줄여주고, 투자 장려를 위해서는 경쟁국 수준의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 차원의 반도체 R&D 투자도 미진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2020년 기준 국가 R&D 총 투자 대비 반도체 분야에는 2.4%만 투자하고 있는데 2008년 대비 0.2%p 늘어났다. 전체 수출액 중 반도체가 20% 이상을 차지하는 것에 비해서는 '짠물'이라는 평가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국내 시스템 반도체·인프라·장비 분야 투자가 전체 정부 R&D 투자의 76%를 차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정부 방침은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 10% 달성과 공급망 자립률 50% 달성에 방점이 찍혀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정부 R&D 투자·전략은 기술 중심이 아닌 인프라 구축과 인력 양성 등 반도체 산업의 구성 요소 위주로 전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물에 잠긴 AI’… 액침냉각 기술 급부상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열 관리 문제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장비가 고도화되면서 기존의 공랭식 냉각 방식으로는 서버의 열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어려워지면서, 액침냉각 기술이 차세대 열관리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2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서버에 적용되는 액체 냉각 시스템 보급률이 올해 약 10%에서 내년 20%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액침냉각은 전자 장비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냉각액에 직접 담가 열을 식히는 기술이다. 이 방식은 공랭식에 비해 냉각 효율이 월등히 높고 전력 소비도 3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전해졌다. 또한 균일한 온도 유지, 외부 오염물질 차단, 화재 위험 감소 등의 장점을 갖고 있어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기대된다. 현재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 전력의 30~50%가 냉각에 소비되고 있다. 액침냉각 기술을 도입하면 이러한 전력 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어,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 절감과 함께 탄소 배출량 감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 액침냉각 업계에는 국내 기업도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먼저 SK엔무브는 가장 최근 액침냉각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SK엔무브는 미국의 주요 기술 기업에 액침냉각 시스템을 공급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델 테크놀로지스와 같은 대형 IT 기업들이 SK엔무브의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해졌다. SK엔무브는 올해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에서 자사의 액침냉각 시스템을 테스트한 후, 해외 기업에 공급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SK엔무브는 지난 9월 세계 최초로 액침냉각 방식의 에너지저장장치(ESS)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리튬이온 배터리 모듈을 특수 열관리 유체로 채워 각 셀을 격리시키는 방식으로, 화재 위험을 크게 줄이고 안전성을 높였다. 특히 해양 응용을 위한 안전성과 화재 예방에 중점을 둔 ESS 개발로, 선박용 ESS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GS칼텍스도 자체 개발한 액침냉각유 '킥스 이머전 플루이드 S'로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 제품은 미국보건재단 식품등급 인증을 받은 환경 친화적 제품이다. GS칼텍스는 최근 4종의 액침냉각유를 추가로 출시하며 제품 라인업도 확대했다. 새로운 제품들은 데이터센터, 전기차 배터리, ESS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하도록 개발됐다. SK텔레콤도 지난해 11월 액침냉각 기술 검증에 성공한 상태다. 인천 본사에 구축한 시스템에서 4개월간의 테스트 결과, 기존 공랭식 대비 냉각 전력을 93% 절감하고, 서버 전력을 10% 이상 절약하여 전체 전력 소비량을 37% 줄이는 효과를 확인했다. SK텔레콤은 이를 바탕으로 인천 본사에 액침냉각 시스템을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에쓰오일과 HD현대오일뱅크도 액침냉각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에쓰오일은 서울 마곡 기술개발센터의 윤활R&D팀을 중심으로 차세대 열관리 시스템용 액침냉각유를 개발 중이다. HD현대오일뱅크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액침냉각 사업 진출을 적극 검토 하며 'XTeer E-cooling Fluid'라는 상표권을 미리 확보한 상태다. 또 LS일렉트릭은 글로벌스탠다드테크놀로지(GST)와 손잡고 액침냉각시스템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액침냉각 환경에서의 메모리 성능과 호환성 검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세계 액침냉각 시장 규모는 2023년 4억 달러에서 2031년 21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24.1%에 달한다. 특히 AI 컴퓨팅의 발전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 증가는 액침냉각 시스템에 대한 수요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액침냉각유는 전기 비전도성과 높은 열전도성, 환경 친화성 등을 모두 갖춰야 해 개발이 쉽지 않다. 또 초기 설치 비용이 높고 관리가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액침냉각 기술의 안정성과 환경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검증과 비용 효율성 개선, 산업 표준화된 기술 개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 많다"며 “AI 시대의 도래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전기차와 ESS 시장이 확대되면서 액침냉각 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수익성 악화 삼성 MX…‘스냅드래곤 서밋’에 쏠리는 눈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폰 사업 등을 담당하는 모바일 경험(MX) 부문의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다수의 갤럭시 제품에 탑재되는 퀄컴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의 부품 가격 상승 여파를 피하지 못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서밋'에 주목하고 있다. 행사에 참석하는 노태문 삼성전자 MX 사업부장(사장)이 칩 단가를 낮출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는 분위기다. 21일 증권가 등에 따르면 MX 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 2조6000억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21.2% 감소한 수치다. 앞서 MX 부문은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7%가량 줄어든 바 있다. MX 부문의 경우 매출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 출시 제품이 잘 팔린다는 얘기다.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건 부품 가격 상승 탓이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MX 부문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부품 원가 부담 가중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모바일 AP 가격 상승이 악재로 다가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를 구동하기 위한 두뇌에 해당하는 칩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AP 솔루션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8%가량 상승했다. 주요 매입처는 미국 퀄컴 등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된 신제품 가운데 갤럭시 S24 울트라 모델과 갤럭시 Z 플립6·폴드6 등 갤럭시 Z6 시리즈에 모바일 AP 퀄컴의 '갤럭시용 스냅드래곤8 3세대' 제품을 적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AP는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이기에 가격이 비싸 원가에서 비중이 높다"며 “특히 타 사 칩을 사용할 경우 높은 가격을 제시하더라도 수용할 수밖에 없어 원가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MX 부문의 수익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5 시리즈의 경우 전 모델에 퀄컴의 스냅드래곤8 4세대 제품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 칩의 경우 스냅드래곤8 3세대보다 25~30% 더 비싸질 것이란 시각이 우세한 만큼 MX 부문의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노태문 사장이 하와이행 비행기에 오르는 이유다. 노 사장은 21~23일(현지시각) 하와이에서 진행될 '스냅드래곤 서밋'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퀄컴의 차세대 칩인 스냅드래곤8 4세대가 공개될 예정이다. 업계에선 노 사장이 이번 출장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 등 퀄컴 경영진을 만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 S25 시리즈에 탑재될 모바일 AP 칩 가격 상승이 점쳐지며, 칩 가격 협상을 통해 원가 부담을 최대한 낮추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갤럭시 S25 시리즈에 사용될 모바일 AP를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중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IT업계 ‘인력 재편 두얼굴’… AI 인재 모시기와 구조조정 병행

국내 정보기술(IT) 업계가 인공지능(AI) 인재를 영입하면서 조직개편도 병행하는 모습이다. 주력 사업의 무게중심을 AI로 옮기며 체질 개선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구조조정에도 속도가 붙으며 고용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게임업계를 중심으로 AI 인재 확보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AI 연계 서비스가 속속 나오고 있는 데다 내부적으로도 기술이 적용되는 업무 범위가 확대되면서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컨슈머부문 AX(AI전환)마케팅 △최고기술책임자(CTO)부문 네이티브 앱 개발 △CTO 부문 데이터 거버넌스 등 AI 직군 채용을 진행했다. 올해 1000명 규모의 AI 인재 채용 계획을 밝힌 KT는 △AICT(AI+ICT) 프로젝트 전략가 △AI 분야 B2B 전문가 △클라우드 분야 B2B 전문가 △IT분야 B2B 전문가 등을 상시 채용하고 있다. 내년엔 AI·클라우드 분야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AX 전문기업도 출범할 예정이다. 게임업계 역시 AI 개발 조직이 꾸려진 기업들을 중심으로 전문인력 채용이 활발하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텍스트를 음성으로 바꿔주는 텍스트투스피치(TTS)와 자연어처리(NLP) 분야를 중심으로 AI 직무 인력을, 크래프톤은 NLP·챗봇 등 AI 엔지니어와 연구개발(R&D) 분야 경력직을 채용 중이다. 이들은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AI 기술을 활용한 제작 혁신 등을 제시한 바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AI 인재들이 해외로 유출됨에 따라 채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급여 등 채용 조건을 올리고, 내부적으로도 AI 인재 육성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작 신규 채용 규모는 줄어들며 경력직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는 추세다. 사람인에 따르면 올 2분기 IT업계 채용 공고 중 신입 모집 공고는 4%로 집계됐다. 반면 경력직 모집은 지난해 2분기 47%에서 1년 새 5%포인트(p) 상승했다. 전체 규모에서 AI 관련 경력직 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며 신입 개발자 등이 설 자리가 줄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성과가 미미했던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도 한창이다. 변화폭이 가장 큰 곳은 KT와 엔씨다. KT는 선로·전원 등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유지 업무를 전담할 자회사 2곳을 설립하고, 관련 인력 약 5700명을 전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특별희망퇴직을 시행한다. 시장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인력 운용의 효율화가 필요한 일부 직무를 재배치한다는 설명이다. 엔씨는 4개의 신설 법인 설립과 함께 인력 감축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안을 내부적으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엔씨QA·IDS를 분사한 데 이어 엔씨AI·스튜디오엑스·스튜디오와이·스튜디오지(가칭) 등 4개 자회사를 신설키로 했다. 일부 개발 프로젝트와 지원 기능을 종료·축소한 후, 인력 재배치와 희망퇴직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엔씨가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건 2012년 이후 약 12년 만이다. 군살빼기를 진행 중인 카카오 역시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카카오VX의 경우 스크린 골프 장비 골프장 예약 플랫폼 등을 제외한 비핵심 사업을 철수할 예정이다. 최근 관련 부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으며, 불응 시 자택 대기발령과 급여의 70%만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안내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부서 소속 인원은 약 100명이다. 이외에도 SK텔레콤은 퇴직 프로그램 '넥스트 커리어'의 위로금 지급 규모를 대폭 늘리며 희망퇴직을 유도하는 모양새다. 이 회사는 지난 2019년 제도를 도입한 지 약 5년 만에 위로금을 기존 5000만원에서 최대 3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희망자는 프로그램을 통해 2년간 유급 휴직을 진행하고 복직 또는 퇴직을 선택할 수 있다. 이는 AI 기술 도입이 빨라지면서 시장 환경 및 인력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인건비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경영 전반의 변화를 통해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것. 다만 지난해부터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어지며 고용불안이 확산됨에 따라 노사갈등도 증폭되는 상황이다. 노사 간 소통을 강화해 직원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취지를 전달하고, 선택지를 다양화하는 등 해법 도출이 중요하단 게 업계 중론이다. IT업계 관계자는 “기술 혁신 및 사업 재편에 따른 인력 조정은 불가피한 일이지만 기존 사업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는 있다"며 “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며 핵심 인재 이탈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고용안정 확보를 위한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이건희 4주기, 차분한 가운데 의료·문화 공헌 기려

삼성그룹이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4주기를 맞아 의료와 문화 분야 공헌을 중심으로 고인의 철학을 기리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21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오는 25일 이건희 선대회장 4주기를 앞두고 그룹차원의 추모 행사가 연이어 열린다. 행사는 단촐하다. 대내외 위기론 속에 지난해보다 차분한 분위기가 예상된다. 기일에는 경기 수원 선영에서 4주기 추도식이 열릴 예정이다. 올해는 별도 추모행사 없이 유족들과 삼성 사장단이 모여 신경영 철학 등 고인의 업적을 기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24일 오후에는 경기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4주기 추모음악회가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비롯한 신예 연주자들이 참여했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유족들, 삼성 사장단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21일에는 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사업단이 사업 4년차를 맞아 의료진과 환자 가족들이 함께하는 자리를 진행했다. 이 사업은 이 선대회장의 '어린이 사랑'과 '인간 존중' 철학을 바탕으로 한 의료공헌의 일환으로, 지난 2021년 유족이 기부한 3000억원을 재원으로 출범했다. 이번 추모 행사에서는 이 선대회장의 문화예술, 의료 분야 철학이 집중 조명될 전망이다. 특히 이 선대회장의 '문화 인프라' 육성 의지는 그의 생전 활동과 유산을 통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고인은 생전 “문화적인 경쟁력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업의 문화 인프라 향상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삼성은 재능 있는 예술 인재를 선발해 해외 연수를 지원하고, 백건우와 백남준, 이우환 등 한국 예술인들의 해외 활동을 후원해왔다. 지난 2021년에는 유족들이 이 선대회장이 평생 모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점을 국가기관 등에 기증하며, 그의 문화공헌 철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삼성은 지역사회를 위해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을 개방하여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등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탈상 의미가 컸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위기론 속에 더 조용히 추모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선대회장은 지난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라 1993년 '신경영 선언'으로 그룹 혁신을 추진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4년 5월 쓰러진 후 6년 5개월여 만인 2020년 10월 25일, 78세로 별세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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