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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 증시불황에도 상장 추진하는 이유는?

LG CNS가 기업공개(IPO) 절차를 본격 추진한다. 시장에선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으나, 증권 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사모펀드인 맥쿼리자산운용과의 계약 위반을 피하기 위해 IPO를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8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다음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살펴보면 공모 주식은 총 1937만7190주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5만3700~6만1900원이며, 공모예정금액은 1조406억~1조1994억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 총액은 최대 6조원 수준이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2022년 주관사를 선정한 후 상장을 준비했지만, 코로나 19로 인한 시황 악화를 이유로 연기한 바 있다. 당시 기업가치는 2조원대 후반(약 2조9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올해 국내 증시 상황은 2022년보다 개선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 비상계엄 여파로 인한 환율 급등과 내수 침체 심화로 경제성장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로썬 단기적인 추세적 상승 요인이 보이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연결기준 60% 수준으로 높은 축에 속한다는 점도 리스크로 꼽힌다. 그럼에도 LG CNS가 상장을 추진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가장 큰 이유는 2대 주주이자 주요 재무적투자자(FI)인 맥쿼리자산운용과의 계약 조건을 위반하지 않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LG는 2020년 일감 몰아주기(사익편취)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맥쿼리PE에 LG CNS 지분을 1주당 3만2838원에 약 35%가량 매각했다. 이를 통해 LG는 LG CNS 지분을 84.95%에서 49.95%로 줄였다. 당시 LG는 중대한 요건을 어길 시 맥쿼리PE 측이 LG가 보유한 LG CNS 주식 매도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 LG에게 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풋옵션) 등을 조건으로 달았다. 투자업계에선 '중대한 요건' 중 하나가 IPO 추진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기업들이 상장 전 투자유치 단계에서 사모펀드 등 FI로부터 투자받을 땐 IPO에 관한 약속을 명시하기 때문. 이 때 체결된 주주 간 계약을 보면, 상장 기한을 올해 4월 29일까지로 정했다. 기한 내 상장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LG는 맥쿼리에 투자금 회수방안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선택지로 콜옵션과 상장 재추진이 포함됐다. 상장 추진 약속 기한이 임박했음을 감안하면, 계약위반을 피하기 위한 움직임이란 분석이다. 시장에선 LG CNS의 IPO 추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최근 강(强)달러 현상이 두드러지는 점이 변수다. 원화가치가 급락해 외국계 자금을 모으기 쉽지 않고, 환율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실제 계엄 사태 이후 국내 증시에선 해외 투자자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회피를 위해 사모펀드 매각을 추진한 게 이번 IPO를 다소 무리하게 추진하는 상황으로 온 게 아니냐는 시각이 힘을 얻는 이유다. 상장 성공 시 밸류업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 반대 상황이 벌어졌을 때의 리스크도 적잖기 때문. 장기적으로 기업가치와 경영 전략에 복잡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LG 입장에선 IPO가 불발돼 맥쿼리PE가 일부 지분을 매각할 경우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다시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한 차례 IPO를 연기한 전적이 있음을 고려하면,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실제 교보생명의 경우 지난 2018년 IPO를 추진했으나 한 차례 불발된 전적이 있다. 이에 투자자인 어퍼니티가 풋옵션 행사를 요구했으나 신창재 회장이 이를 거부하며 국제 중재로 불거진 바 있다. 증권가에선 LG CNS의 주요 지수 조기 편입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프리IPO 지분의 오버행 이슈가 리스크로 작용하며 기관 확약률이 낮아질 수 있어서다. 지난해 개정된 코스피 200 지수의 신규상장 수시변경 특례, 정기변경 대형주 특례 규정은 유동시가총액 50% 또는 6개월 상장요건을 요구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일각에선 IPO가 쉽게 되지 않는다는 걸 입증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IPO 시기 조절 등을 통한 기업가치 극대화·투자수익 확대가 더 중요할 수 있다"며 “상황에 따라 투자자와의 계약 사항을 변경할 순 있지만, 구체적인 노력이 증명돼야 이에 대한 설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CES 2025]안경 없이도 3D 체험…삼성전자 가장 진화된 모니터 선봬

삼성전자가 CES 2025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접목한 혁신 제품을 대거 선보이며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선도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 중인 'CES 2025'에서 AI(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된 초대형 TV와 게이밍 모니터 등 혁신 제품을 공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시제품은 'NQ8 AI 3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한 2025년형 Neo QLED 8K(QN990F) TV다. 삼성전자가 현재까지 개발한 가장 진보된 TV 모델이다. Neo QLED 8K는 저화질 콘텐츠를 8K로 업스케일링하는 '8K AI 업스케일링 Pro'와 컬러와 입체감을 향상시키는 '오토 HDR 리마스터링 Pro' 기술이 적용됐다. 또한 구글과 공동 개발한 3D 오디오 기술 '이클립사 오디오'를 탑재해 몰입감 있는 사운드를 제공한다. 다른 초대형 TV 라인업도 대폭 강화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115형과 100형 Neo QLED 모델을 최초로 공개했으며, 98형 Neo QLED 8K, 85형 Neo QLED 4K, 83형 OLED까지 다양한 대화면 제품을 선보였다.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마이크로 LED도 101형, 114형, 144형 등 풀라인업을 구축했다. 모니터 부문에서는 총 5종의 혁신 제품을 공개했다. 32형 스마트 모니터 M9(M90SF)은 자발광 OLED 패널과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해 콘텐츠별 최적화된 화질을 제공한다. 4K 해상도와 165Hz 주사율을 지원하며, 화상회의용 4K 빌트인 카메라도 탑재했다. 게이밍 모니터 라인업도 강화됐다. 오디세이 OLED G8(G81SF)은 업계 최초로 27형 크기에 4K 해상도와 240Hz 주사율을 구현했으며, 오디세이 OLED G6(G60SF)는 OLED 최초로 500Hz 주사율을 달성했다. 특히 오디세이 3D(G90XF)는 특수 안경 없이도 3차원 경험이 가능한 무안경 3D 기술을 적용했다. 업무용 모니터 시장을 겨냥한 37형 뷰피니티 S8(S80UD)도 공개됐다. 업계 최초로 16:9 비율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독일 TUV 라인란드로부터 '인체공학적 작업 공간 향상' 인증을 받았다. 프로젝터 시장에서는 업계 최초의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 '더 프리미어 5'를 선보였다. 터치 솔루션을 탑재해 교육, 비즈니스, 가정 등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으며, 직관적인 UI로 편리한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 미래형 디스플레이도 눈길을 끌었다. CES 2025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홀로 디스플레이는 물리적 매질 없이 공중에 선명한 화면을 구현하는 기술을 선보였으며, 미러 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 LED 기술로 거울 폼팩터를 구현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AI 기업들과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와의 협력도 강화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는 스마트 모니터에 '코파일럿' 서비스를 탑재하기로 했으며, 구글과는 '이클립사 오디오' 기술을 공동 개발했다. SM엔터테인먼트와도 협력해 에스파의 'Whiplash' 영상으로 새로운 오디오 기술도 시연한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삼성 AI 스크린은 단순한 시청 기기를 넘어 생활의 중심에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선사하는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개인화된 AI 경험 제공할 것”

삼성전자가 AI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스마트홈 전략을 본격화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5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품 간 유기적 연결을 통한 'Home AI' 구현 계획을 밝혔다. 10년 이상의 스마트홈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번 전략은 AI 기술과 스마트싱스 연결성을 강화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 2025에서 다양해진 주거 형태와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Home AI'를 선보였다. 한 부회장은 “AI 기능이 탑재된 제품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서 제품 간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알아서 잘, 깔끔하고 센스 있게 맞춰주는 'Home AI'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보안 강화도 핵심 과제다. 삼성전자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녹스 매트릭스'와 하드웨어 보안칩 '녹스 볼트'를 통해 개인정보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녹스 매트릭스는 연결된 기기들의 보안 상태를 상호 점검하다 외부 위협이 감지되면 해당 기기의 연결을 즉시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녹스 볼트는 비밀번호와 생체 인식 데이터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별도 하드웨어 보안칩에 저장해 해킹 공격을 막는다. 이미 글로벌 안전 과학 분야 인증기관 'UL 솔루션즈'의 IoT 보안 평가에서 가전업계 최다 다이아몬드 등급을 획득했다. 한 부회장은 “연결된 기기들이 상황에 맞는 기능을 수행해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고, 가족과 반려동물까지 세심히 케어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삼성전자는 'Home AI'를 이동수단과 사무공간, 상업시설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번 CES에서 공개한 '스마트싱스 프로'는 상업시설과 사무실, 호텔, 학교 등에서 에너지 통합관리와 설비 유지보수를 효율화하는 B2B 솔루션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B2B 솔루션 사업을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응해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DX부문장 산하에 '품질혁신위원회'를 신설하고 한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또 CTO 전경훈 사장 직속으로 AI 컨트롤타워를 설치하고 연구소와 각 사업부에 AI 전담조직을 뒀다. 한 부회장은 “품질 확보와 고객 중심의 초격차 기술 혁신이 업의 본질"이라며 “인재와 기술 확보, 새로운 성장을 위한 투자도 과감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외 공신력 있는 기관의 검증을 더욱 확대해 'Home AI'에 대한 신뢰를 높여가겠다"고 덧붙였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2나노 파운드리 시대, 삼성전자·인텔·TSMC ‘GAA 전략 삼분지계’

반도체 파운드리 미세 공정의 기준이 더욱 높아짐에 따라 삼성전자·인텔·대만반도체제조(TSMC)가 전통적인 트랜지스터 구조인 '핀펫(Fin Field Effect Transistor)'에서 탈피해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술을 채용하고 있다. 3사의 GAA 구조는 목표 시장 만큼이나 서로 달라 트랜지스터의 특성과 공정 방식도 달리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부품의 크기를 점점 줄여나가는 미세 공정의 기준은 점차 3나노에서 2나노로 상향되고 있다. 과거 2차원의 평면적인 형태로 반도체의 전류 흐름을 관장했던 20나노 공정까지는 '플라나' 구조가 주요 사용됐다. 이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와 채널이 배치된 방식으로, 초기 반도체 기술에서 사용됐다. 하지만 트랜지스터 소형화가 이뤄지며 게이트가 채널을 충분히 제어하지 못해 누설 전류량이 늘어났다. 이 때문에 전류가 흐를 수 있는 면적을 2차원에서 3차원으로 확장한 핀펫 구조로 발전했다. 이는 채널이 수직으로 돌출된 '핀' 형태를 지녀 게이트가 채널의 상단·좌측·우측 등 3면을 감싸는 방식으로 설계돼 누설 전류를 줄이고 전력 효율이 향상됐다. 또 지스터 크기를 줄이더라도 성능과 안정성을 유지하며 소형화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3나노 이하 공정에서는 핀의 크기를 더욱 작게 만들기 어려워졌고, 채널의 단면적이 한정돼있어 더 많은 전류를 처리함에 있어 한계에 봉착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나온 것이 GAA 공정이다. 이는 채널을 4면에서 완전히 감싸는 구조여서 게이트가 전류 흐름을 훨씬 더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매우 얇은 판 모양의 구조를 가진 트랜지스터인 '나노시트'의 구조적 설계를 통해 채널 간 간섭을 줄이고, 전력 효율이 개선됐다. 또 채널 높이와 두께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설계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어 용도에 맞춘 최적의 트랜지스터 설계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GAA는 트랜지스터 소형화가 극단적으로 진행되는 3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에서도 안정적인 동작이 가능해 더 많은 소자를 칩에 집적할 수 있도록 해준다.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 GAA는 2nm 이하 공정에서도 트랜지스터 집적도와 성능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GAA 공정을 채택한 업체는 삼성전자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TSMC·인텔이다. 그러나 각 회사별 브랜드 네임과 특징이 서로 다른 만큼 시장 전략도 판이하다. 우선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인 '멀티 브릿지 채널 펫(MBCFET)'은 여러 나노시트를 수직으로 쌓은 형태다. 각 나노시트는 다리(브릿지) 역할을 수행한다. 이에 따라 모든 나노시트를 4면에서 감싸 채널을 제어한다. MBCFET은 저전력·고성능 특성을 지녀 모바일·자율 주행·사물 인터넷(IoT)·데이터 센터·인공지능(AI) 가속기에 알맞다. MBCFET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정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미래의 첨단 응용 분야에서 요구되는 성능과 효율성을 충족시키기 위한 중요한 기술적 도약이다. 인텔의 '리본 펫'은 삼성전자 MBCFET과 구조가 비슷하지만 이는 채널을 얇고 긴 리본 형태로 제작해 설계 유연성을 강조했다. 또 리본을 수직으로 적층해 채널 수를 늘렸다는 특징이 있다. 리본 펫은 전력 효율이 높으면서도 높은 전류를 처리할 수 있어 전성비 측면에서 AI 가속기·고성능 컴퓨팅(HPC)·데이터 센터·클라우드 서비스 등에 적합하다. 인텔은 2나노 공정부터 리본 펫을 적용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TSMC는 올해 안으로 2나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제품을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애플·AMD·엔비디아와 같은 주요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 TSMC는 광범위한 수요를 경쟁사들 대비 안정적인 수율로 처리하는 것이 강점이다. TSMC 관계자는 “주요 고객사들은 2나노 IP 설계를 완료하고 실리콘 검증을 시작했다"며 “2나노 기술은 에너지 효율적인 컴퓨팅에 대한 증가하는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전체 노드 성능과 전력 이점을 제공할 것이고, 파생 제품들을 통해 미래에도 기술 리더십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CES 2025] “中 못 따라올 걸”… 초프리미엄 ‘LG 시그니처’ 띄운다

LG전자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LG 시그니처' 신제품을 공개하며 초프리미엄 가전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중국 업체들의 가성비 공세에 대응해 고급 가전 시장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CES 2025에서 LG 시그니처존을 마련했다. LG 시그니처는 LG전자의 초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다. LG 시그니처 제품군에는 냉장고, 식기세척기, 레인지 등이 포함됐다. 고품격 디자인과 인공지능(AI) 기술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 인스타뷰 냉장고'는 AI 기반 식재료 관리 솔루션을 결합했다. AI가 내부 카메라로 냉장고에 들어오고 나가는 식품을 자동으로 인식하며, 연동된 LG 씽큐 푸드 앱을 통해 보관 목록과 위치까지 보여준다. 투명 올레드 디스플레이도 적용해 고객은 평상 시 표출되는 커버 스크린에 원하는 사진을 액자처럼 띄워놓거나 제공된 영상을 재생시킬 수도 있다. '식기세척기'에는 '팝아웃 핸들' 기능이 적용됐다. 평소에는 외부로 돌출되는 부분이 없다가 사용자의 손이 가까이 다가오면 핸들이 자동으로 올라오는 구조다. 도서관에서 조용히 대화하는 수준의 초저소음을 구현한 점도 이목을 끈다. '인덕션 더블 오븐 슬라이드인 레인지'에는 내부 카메라로 음식물을 인식해 메뉴를 추천해 주는 '고메AI' 기술이 적용됐다. 바게트와 크로와상, 머핀 등 베이커리 3종은 고객이 굽기 정도를 선택하면 AI가 요리의 상태를 파악하기도 한다. 전면에 달린 27인치 LCD 화면을 통해 조리 과정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한 '후드 겸용 전자레인지'도 LG 시그니처존에 자리했다. 고객이 시그니처 전자레인지와 오븐을 서로 연동하면, 인덕션 더블 오븐 슬라이드인 레인지의 조리 상황을 전자레인지의 디스플레이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LG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글로벌 가전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중국 제조사와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꼽힌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 메이디그룹은 2023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세계 가전업계 매출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올 3분기까지 가전 매출은 약 26조원으로 메이디그룹(약 63조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중국 가전업체들은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저렴한 가격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9월 열린 'IFA 2024'에서 중국 가전업체에 대해 “무서워해야 할 대상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초프리미엄 제품군 강화로 중국 업체의 공세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 특성상 아직까지 고급 시장에서는 경쟁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초프리미엄 가전의 경우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한 제품인 만큼 경기 침체의 영향을 덜 받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 등으로 인해) 국내 가전업체가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초프리미엄 가전을 앞세워 고물가에 영향을 덜 받는 고소득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방법 등으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CES 2025] ‘롯데 3세’도 찾은 이 곳…AI로 중무장한 ‘칼리버스’ 선봬

롯데이노베이트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에서 자회사 칼리버스에 적용된 인공지능(AI) 기술을 선보인다. 양사는 오는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 2025에 참여한다. 칼리버스는 쇼핑·엔터테인먼트·커뮤니티 등을 극사실적 비주얼과 독창적인 인터랙티브 기술을 접목해 만든 초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지난해 8월 출시했다. 실사 융합기술, 이용자가 직접 만드는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등 여러 신기술을 적용해 현실과 가상세계가 상호작용하는 게 특징이다. 지난 3차례 참여한 CES에서 고도화된 메타버스 기술을 공개한 바 있다. 올해는 현실과 다름없는 사실적인 그래픽으로 광활한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빌딩, 나무, 풀잎 등에 AI 기술이 활용됐다. 이를 통해 개발에서 완성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저가 자신만의 콘텐츠를 쉽게 생성해 AI 컴퓨터 캐릭터(NPC) 등과 서로 소통 및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UGC 요소를 선보이는 공간도 준비했다. 칼리버스가 추구하는 웹3.0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도 제시한다. 칼리버스의 세계관을 반영한 게임 요소가 가미된 새로운 행성, 빌딩 거래 시스템 등 향후 업데이트 계획도 함께 밝혔다. 롯데이노베이트는 CES 부스를 총 6개 존으로 구성했다. 가상현실(VR) 디바이스, 3차원(3D) 안경 등을 통해 K팝과 EDM 공연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고, △아바타 커스터마이징 △마이홈 등 UGC 기반 콘텐츠도 경험할 수 있다. AI 스캔 기능을 활용해 자신의 모습이나 실제 상품을 모바일로 360도 스캐닝해 디지털 휴먼, 아이템을 만드는 전 과정과 리얼타임 렌더링 기반의 실시간 3D 합성 기술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또한 모바일이나 태블릿에 별도의 3D 보호필름을 부착하는 것만으로도 K팝과 EDM 공연을 입체감 있게 느낄 수 있는 시연존도 운영한다. 전시 첫날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현장을 찾기도 했다. 새해 첫 글로벌 행보로 그룹의 신사업을 직접 살펴보기 위함이다. 그는 2023년부터 3년 연속 CES에 참가해 AI를 비롯한 미래 먹거리 사업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경엽 롯데이노베이트 대표가 신 실장에게 직접 전시관을 소개했다. 그는 3D 안경으로 K팝 아티스트 공연을 보는 메타버스 전시를 직접 체험하고, 김 대표의 설명을 들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등 AI 사업 추진 동향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후 칼리버스와 전기차충전 플랫폼 EVSIS의 전시관을 둘러본 뒤 현장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사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김 대표는 “AI 기술의 고도화는 메타버스 세상을 앞당길 것“이라며 “혁신적인 기술을 지속 개발해 현실과 가상 세계를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칼리버스는 신규 메타버스 게임 '칼리버스 인베이전'을 다음달 정식 출시한다. △외계 생명체와 전투를 벌이는 스토리의 1인칭 슈팅 게임 △댄스 요소를 가미한 리듬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삼성전자 영업이익 6.5조로 예상치 하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 탓에 2024년 4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5조원, 영업이익은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6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30.50% 늘었으나 시장 기대보다 대폭 하회하는 수준이다. 이는 스마트폰·PC 등 전방 정보기술(IT) 수요 침체가 예상보다 깊어짐에 따라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범용 메모리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역시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의 IT 제품 중심 업황이 악화된 탓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공급 과잉으로 인해 메모리 가격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또 고객사 재고 조정에 따라 메모리 출하량과 평균 판매 단가(ASP)가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범용 메모리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며 고객사 재고 조정과 공급 과잉으로 메모리 가격이 급락했다. 고용량 메모리 판매 확대에도 선단 공정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 비용 증가로 실적 개선이 어려웠다. AI 열풍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대한 수요는 견조했으나, 삼성전자의 HBM3E 양산 일정이 지연되며 실적에 기여하지 못했다. 엔비디아에 공급할 HBM3E는 10개월 이상 테스트 절차 중으로, 본격적인 실적 회복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 경영자(CEO)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글로벌 기자 회견 자리에서 삼성전자의 HBM에 대해 “현재 테스트 중이고, 성공할 것이라 확신한다"면서도 “그러나 새로이 설계를 해야 하고,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효자 노릇을 해온 디바이스 익스피리언스(DX) 부문의 실적도 녹록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바일 신제품 출시 효과 감소에 따른 수요 부진과 업체 간 경쟁 심화가 겹쳐 다소 둔화됐다"고 언급했다. 한편 잠정 실적을 발표하는 것이었던 만큼 삼성전자는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부문별 영업이익이 △DS 3조원 △MX·네트워크 사업부 2조원 △디스플레이 1조원 △TV·가전 3000억원 내외일 것으로 추산한다. 연결 기준 작년 총 매출은 300조800억원, 영업이익은 32조7300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5.89%, 398.1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날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22조7775억원, 영업이익 1461억원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 역시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3.3% 급감하며 예상치(3970억원)의 37% 수준에 불과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해상 운임 급등과 연말 재고 건전화를 위한 일회성 비용 발생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주요 사업 부문인 TV와 생활 가전의 수요 회복이 더디고, HE사업부는 적자를 기록했으며 H&A사업부는 손익분기점 수준에 머물렀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LG전자는 올해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에 기반한 질적 성장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품질·원가 등 사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동시에 고정비 효율화를 통한 건전한 수익 구조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LG전자 실적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사업 구조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소비 심리 위축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대외 불확실성 요인들이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G전자 4분기 어닝쇼크…영업익 ‘반토막’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해상운임 급등과 재고 건전화를 위한 일회성 비용 발생이 어닝쇼크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2024년 4분기 매출액 22조7775억원, 영업이익 1461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 이는 증권가가 예상한 영업이익 3970억원의 37% 수준에 그치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3125억원 대비 53.3% 급감했다. 예상치 못한 글로벌 해상운임 급등이 수익성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연말 재고 건전화를 위한 일회성 비용 발생도 실적을 압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간 실적은 매출액 87조7442억원으로 전년 대비 6.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조4304억원으로 6.1% 감소했다. 이는 증권가 컨센서스 3조9700억원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특히 4분기 실적 쇼크로 인해 연간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TV와 생활가전 등 LG전자 주력 사업 부문의 수요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실적에 대해서도 HE사업부는 적자, H&A사업부는 손익분기점 수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올해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과 질적 성장 가속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생활가전 부문에서는 AI 가전과 볼륨존 라인업을 확대하고, 구독과 D2C(Direct to Consumer) 등 사업 방식 다변화를 추진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webOS 플랫폼 기반의 광고·콘텐츠 사업 확대와 전장사업의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전환 등을 통해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특히 전장사업은 지난해 연간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며 미래 성장동력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사업구조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소비심리 위축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해상운임 상승과 환율 변동성 등 대외 불확실성 요인들이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6조5000억원 ‘어닝 쇼크’…시장 기대 밑도는 성적표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한 가운데 범용 메모리 수익성 악화 탓에 시장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8일 삼성전자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 75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65%, 영업이익은 130.50% 늘었다. 실적이 늘기는 했지만 시장 기대보다 대폭 하회하는 수준이다. 이는 스마트폰·PC 등 전방 정보기술(IT) 수요 침체가 예상보다 깊어짐에 따라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범용 메모리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역시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의 IT 제품 중심 업황이 악화된 탓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공급 과잉으로 인해 메모리 가격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또 고객사 재고 조정에 따라 메모리 출하량과 평균 판매 단가(ASP)가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인공 지능(AI) 광풍에 고 대역폭 메모리(HBM) 수요는 여전히 견조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HBM 양산 일정이 늦어져 아직 관련 제품의 실적 기여도가 낮은 실정이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3E를 납품해야 실적 개선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10개월 넘게 여전히 테스트 절차 중에 있다. 전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 경영자(CEO)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글로벌 기자 회견 자리에서 삼성전자의 HBM에 대해 “현재 테스트 중이고, 성공할 것이라 확신한다"면서도 “그러나 새로이 설계를 해야 하고,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설계를 맡은 시스템 LSI 사업부와 파운드리를 포함하는 비 메모리 부문도 가동률 하락과 일회성 비용 반영 등에 적자를 지속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 사업은 개인용 컴퓨터(PC)와 모바일 중심 컨벤셔널 제품 수요 약세 속 고용량 제품 판매 확대로 4분기 메모리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비용 증가와 선단 공정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 비용 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비 메모리 사업은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가동률 하락과 R&D 비용 증가 탓에 실적이 하락했다"고 부연했다. 효자 노릇을 해온 디바이스 익스피리언스(DX) 부문의 실적도 녹록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바일 신제품 출시 효과 감소에 따른 수요 부진과 업체 간 경쟁 심화가 겹쳐 다소 둔화됐다"고 언급했다. 한편 잠정 실적을 발표하는 것이었던 만큼 삼성전자는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부문별 영업이익이 △DS 3조원 △MX·네트워크 사업부 2조원 △디스플레이 1조원 △TV·가전 3000억원 내외일 것으로 추산한다. 연결 기준 작년 총 매출은 300조800억원, 영업이익은 32조7300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5.89%, 398.1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사업부별 실적을 포함한 작년 4분기와 연간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CES 2025] 젠슨 황 “삼성 HBM 아직 테스트 중…최태원 만날 예정”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해 “삼성은 설계를 새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CEO는 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퐁텐블루 호텔에서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말했다. 황 CEO가 삼성 HBM의 설계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은 인공지능(AI) 가속기용 고성능 메모리 칩으로,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은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아직 납품을 위한 품질 테스트 중이다. 황 CEO는 지난해 3월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도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10개월 넘게 아직 테스트 중인 셈이다. 다만 황 CEO는 “원래 엔비디아가 사용한 첫 HBM 메모리는 삼성이 만든 것이었다"며 “그들은 회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테스트에 왜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느냐"는 질문에 “한국은 서둘러서 하려고 한다. 그건 좋은 것이다"라며 “오래 걸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새로운 설계를 해야 하고, 할 수 있다"며 “그들은 매우 빠르게 일하고 있고 매우 헌신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HBM3E에 적용 중인 1a D램의 회로를 다시 설계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진행한 삼성전자의 컨퍼런스콜에서도 “HBM3E 제품은 이미 진입한 과제 향으로 공급 확대하고 개선 제품은 신규 과제향으로 추가 확대해 범위 늘려나갈 예정"이라며 설계를 다시 진행하는 문제를 공식화한 상태다. 황 CEO는 최태원 SK 회장과의 회동 계획도 밝혔다. 최 회장은 CES 2025 참관차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이번 CES 기간 최 회장을 만나느냐"는 질문에 “만날 예정이다.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황 CEO는 이날 진행한 약 2시간 분량의 키노트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진행 중인 다양한 파트너십을 소개했지만, 한국 기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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