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를 앞두고 한국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며 글로벌 기술 리더십 강화에 나선다. 내년 1월 7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서 한국 기업들은 역대 최대 규모의 혁신을 선보일 예정이다. 11일 가전·전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지 CES 2025 행사장에 부스를 마련하고 개막 하루 전인 1월 6일 오후 2시(현지시간)에 '모두를 위한 AI: 경험과 혁신의 확장(AI for All: Everyday, Everywhere)'을 주제로 프레스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인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대표 연사로 나서 삼성전자의 홈 AI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영상디스플레이 16개, 생활가전 4개, 모바일 5개, 반도체 3개, 하만 1개 등 총 29개의 혁신상을 받으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를 위해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중앙홀에 3000㎡ 규모의 대형 전시관을 마련하고, 스마트싱스(SmartThings)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AI 홈 솔루션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형 마이크로 LED TV와 8K Neo QLED TV, QD-OLED TV 등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라인업을 대거 공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공감지능과 함께하는 일상의 라이프스 굿'을 주제로 'LG 월드 프리미어'를 진행한다. 조주완 CEO가 대표 연사로 나서 AI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한 미래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무선 오디오 브랜드 'LG 엑스붐'의 새로운 제품을 공개하며, 세계적인 뮤지션 윌아이엠과 협업한 AI 기반 라디오 앱 'RAiDiO.FYI' 기능도 선보일 계획이다. LG전자도 행사장 LVCC 중앙홀에 2800㎡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하고, 투명 OLED 디스플레이와 마이크로 LED TV, 웹OS 플랫폼 기반의 스마트홈 솔루션을 전시한다. 특히 이번에는 AI 기반의 가전제품 라인업을 대거 선보이며, LG 씽큐(ThinQ) 플랫폼을 통한 통합 스마트홈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SK그룹은 AI를 전시 주제로 정하고,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참가한다. SK텔레콤은 AI 기반 모바일 금융사기 탐지·방지 기술 '스캠뱅가드'로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SK하이닉스는 HBM3E 등 AI 반도체 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SK그룹은 LVCC 웨스트홀에 통합 전시관을 마련하고, AI 반도체와 배터리, 통신 기술을 아우르는 종합 전시를 준비 중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4 개발 로드맵을 최초로 공개하며, SK온은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은 이미 CES 2025 혁신상 수상을 통해 입증됐다. 전 세계 수상기업 292개 중 한국 기업이 129개사를 차지하며 최다 수상국에 올랐다. 특히 디지털헬스, AI, 지속가능성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기업수 기준으로는 전체의 44.2%, 혁신상수 기준으로는 46.1%를 차지했다. 분야별로는 디지털헬스케어 47개사, 모빌리티·운송 31개사, 스마트홈 28개사, 지속가능솔루션 23개사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정부 지원도 함께다. 코트라는 403개 한국 기업을 위한 통합한국관을 운영하며, CES 혁신상 수상기업들을 위한 지원 사업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현장에서 붐업코리아, 인베스트코리아서밋 등 대표 연례 행사와 연계해 혁신상 기업을 위한 전시관과 상담관을 연중 조성할 예정이다. 코트라는 이번 CES에서 스타트업 피칭 데이를 개최하고, 글로벌 바이어 매칭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현지 벤처캐피털과의 네트워킹 세션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CES 2025는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8년 만에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생성형 AI와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며, 유키 구수미 파나소닉홀딩스 CEO는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스웨덴 볼보그룹의 마르틴 룬드스테트 CEO는 자율주행 기술의 미래를 제시할 예정이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CEO와 제니퍼 위츠 시리우스XM CEO도 무대에 오르며 테크 산업을 넘어선 융합의 장이 될 전망이다. 한편 자동차·중공업 분야의 한국 기업들은 이번 CES에 참가를 하지 않는 분위기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그룹 수석부회장, 두산그룹의 박정원 회장과 박지원 부회장은 불참할 예정이다. 대신 이들 기업은 각각 모빌리티와 건설기계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 전시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CES 2025는 AI 기술이 주도하는 새로운 디지털 혁신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며 “특히 한국 기업들의 AI 기술력과 혁신 역량이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받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