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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엔 거미줄 방공망, 땅엔 AI 로봇 군단”…한화, ‘미래 전장 지휘자’로 도약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들이 '미래 전장(戰場)'의 룰을 통째로 바꾸는 파격적인 육·공(陸·空) 융합 청사진을 동시에 꺼내 들었다. 중동의 핵심 우방국인 아랍에미리트(UAE) 영공 전체를 아우르는 거대한 '통합 대공망'을 주도적으로 설계하는 한편, 세계 무대를 휩쓸고 있는 K-9 자주포 등 주력 지상 무기의 '완전 무인화' 로드맵을 전격 선언했다. 과거 단일 무기체계 수출에 머물렀던 K-방산의 한계를 뛰어넘고 인공 지능(AI)과 초연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국가 단위의 방위 시스템을 통째로 이식하는 '글로벌 톱티어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선전포고다. ◇ 중동 하늘 덮는 거미줄 방어망…UAE와 'K-통합 대공망' 짠다 1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최대 방산기업인 에지(EDGE) 그룹과 'UAE 통합 대공망 구축 사업'을 위한 주요 조건 합의서(Term Sheet)를 체결했다. 서명식은 앞서 지난 15일(현지 시간) 아부다비 에지 그룹 본사에서 치러졌다. 이는 대한민국 방산 수출 역사에 획을 긋는 굵직한 성과다. 그동안 한화는 2022년 UAE를 시작으로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 2025년 이라크에 이르기까지 다기능 레이다·발사대 등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의 핵심 구성품을 공급하며 중동 시장에서 신뢰를 쌓아왔다. 하지만 이번 합의는 개별 장비 납품을 넘어선다. 한화는 에지 그룹과 현지 합작 법인(JV)을 설립해 단거리부터 중·장거리 요격 미사일과 다연장 로켓 '천무', 그리고 현대전의 최대 위협으로 부상한 대드론체계(C-UAS)까지 단일 네트워크로 엮어내는 '다계층 방공망(Multi-layered Air Defense)'을 직접 기획하고 구축한다. 국가 영공의 '방패' 자체를 함께 만드는 시스템 설계자로 체급을 올린 것이다. 양기원 한화시스템 대표는 “단발성 무기 공급을 넘어 방산 기술과 산업을 공유하는 동반자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하는 전환점"이라며 “UAE를 중동·제3국 시장 진출의 전략적 거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마드 알 마라르 에지 그룹 CEO 역시 “자립적인 방산 역량과 현지 산업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한화시스템과 지속 가능한 산업 협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화답했다. ◇ 사람이 사라진 전장…K-9·천무도 스스로 판단하고 쏜다 하늘에서 거대한 방어망이 짜이는 사이, 지상에서는 '병력 없는 전투'를 현실화할 무인화 혁명이 가동됐다. 같은 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래 지상전의 뼈대가 될 '지상방산 무인화 혁신 로드맵'을 전격 공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글로벌 베스트 셀러 무기들의 대대적인 진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9년까지 K-9 자주포와 다연장 로켓 천무·차세대 보병 전투 장갑차 등에 작전 상황에 따라 병력 탑승 없이 원격 제어·스스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선택적 유·무인 복합체계(OMFV)' 기술을 전면 이식하기로 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명품 화력 장비들이 AI를 탑재한 무인 로봇 군단으로 재탄생하는 셈이다. 지상전의 새 시대를 열 무인 지상 차량(UGV) 생태계 선점에도 잰걸음을 치고 있다. 지난 4일 방위사업청과 양산 계약을 맺은 국군 최초의 다목적 무인 차량 '아리온스멧(Arion-SMET)'은 부품 국산화율 98%를 달성, 핵심 방산 기지인 창원 사업장에서 본격 생산돼 내년부터 육군과 해병대에 실전 배치된다. 450kg의 적재 중량·AI 기반 원격 사격 통제·야지 자율 주행 등 압도적 성능을 앞세운 아리온스멧은 앞서 미국 국방부 해외 비교 성능 시험(FCT)을 통과하며 세계적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수조 원대 규모로 열릴 루마니아·핀란드·캐나다 등 글로벌 시장 진출도 정조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아리온스멧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10톤 미만 소형 다목적 무인 차량부터 20톤급 중형 궤도형 로봇전투차량(T-RCV), 30톤급 대형 무인 전투 차량(H-UGV)에 이르는 6종의 공통 플랫폼 풀(Full) 라인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폭발물 탐지 제거 로봇·AI 기반 한국형 공병 전투 차량(K-CEV) 등 다양한 무인체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 방산 패러다임의 대전환…'디펜스 OS'로 육·공 초연결 방산업계는 두 계열사의 이번 동시다발적 발표가 결국 '다영역 전장(Multi-Domain Operations) 통제권'을 쥐겠다는 한화의 중장기 비전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가성비와 화력 중심이던 쇳덩어리 하드웨어의 시대를 지나, 전장의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고 추론하는 'AI 두뇌'가 승패를 가르는 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앞서 한화그룹이 2040년까지 2조 원을 투입해 자체 국방 AI 모델인 '디펜스 OS(Defense OS)'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를 하나로 묶기 위한 포석이다. 지상의 무인 K-9과 아리온스멧의 눈과 발이 하늘의 통합 대공망 레이다·하나의 거대한 인공 지능망으로 실시간 연동되는 초연결 전장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김동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S사업부장은 “최고의 생산 체계 구축을 통해 대한민국 군과 우방국에 안정적으로 무인 차량을 공급하고 선제적으로 미래 전장에 대비하는 국방 무인 체계 선도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대한항공, 차세대 무인기 시연 나란히 ‘합격점’

대한민국 방위산업과 항공우주를 이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대한항공이 차세대 국방 무인기(드론) 실전 시연에서 나란히 '성공' 합격점을 받으며 미래 전장의 청사진을 구현했다. 1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방부 주관으로 경기 포천시 일대에서 열린 '2026 국방드론기술전'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물리적 제약을 극복한 '단거리 이착륙' 능력을, 대한항공은 수십 대의 편대를 스스로 지휘하는 'AI 군집비행 및 타격' 기술을 선보였다. 양사 모두 각기 다른 무인기 분야에서 시연 성공을 거두며 K-국방 무인 체계의 압도적인 기술력을 증명한 것이다. ◇ 100m 좁은 전차길 딛고 솟구쳤다…한화 '모하비' 극한 야전 운용 '성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글로벌 무인기 전문 기업인 미국 '제너럴 아토믹스 에어로노티컬 시스템(GA-ASI)'과 2025년부터 공동 개발에 나서는 단거리 이착륙(STOL) 무인기 '모하비(Mojave)'의 모의 전투 비행 시연을 성료했다. 이번 비행은 국내에서 진행된 두 번째다. 이번 시연의 핵심 관건은 반듯한 활주로가 없는 험지에서의 이착륙 성공 여부였다. 육군 제513항공대대 비행장을 박차고 오른 모하비는 폭이 좁고 거친 '전차 기동로'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해당 지점에서 다시 날아올라 예정된 경로에 맞춰 제513항공대대로 무사히 복귀하며 야전 운용 능력을 과시했다. 이 같은 시연 성공의 배경에는 압도적인 하드웨어 성능이 자리하고 있다. 1km 이상의 활주로를 요구하는 기존 동급 무인기와 달리 모하비는 고양력장치와 450마력급 터보 프롭 엔진을 탑재해 100~300m가량의 짧은 야지만 있으면 이착륙이 가능하다. 실제 이번 시연에서 이륙에 필요한 거리는 200m 미만, 착륙 거리는 100m대에 불과했다. 앞서 2024년 11월 해군 대형 수송함(독도함) 비행 갑판 전투 실험 당시 100m 미만의 질주만으로 이륙했던 저력을 이번 육상 험지 시연에서도 재현해 낸 것이다. 이러한 강점 덕분에 국토 대부분이 산악 지형이라 긴 활주로 확보가 제한적인 국내 작전 환경에서도 최적의 솔루션으로 꼽힌다. 미군 역시 전 세계 다양한 작전 환경에서 활동할 STOL형 무인기 도입 사업을 추진하며 모하비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단거리 이착륙 성능과 더불어 임무 중량 능력 또한 압도적이다. 미군의 다양한 요구 사항을 반영해 설계된 모하비는 기체와 연료 무게를 제외하고 순수 임무 수행 장비만 최대 1톤(t)까지 실을 수 있다. 탑재 장비에 따라 지상 공격은 물론 △감시 정찰 △물자 수송 △통신 중계 등 전천후 임무를 수행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시연 성공을 발판으로 모하비 개발 및 양산을 위한 연구·개발(R&D)과 생산 인프라를 국내에 구축한다. 양산 단계 진입 시 국내 생산 비중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21일 창원 1사업장에 국내 무인기 산업 관계자들을 초청해 '산·학·연 상호협력 협약식'을 열고 생태계 확장을 이끌 부품·소재 관련 국내 협력 업체를 대거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GA-ASI 및 국내 기업들과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모하비 개발과 양산을 이뤄내 글로벌 무인기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 스스로 표적 찾고 22대가 벌떼 타격…대한항공 'AI 드론 군집 작전' 대한항공은 현장에서 소프트웨어 통제력의 정점인 '인공지능(AI) 기반 무인기 군집 비행·군집 타격'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기업 중 100%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AI 드론 기술을 들고나와 시연에 성공한 곳은 대한항공이 유일하다. 대한항공은 총 22대 규모의 드론이 자율 군집 제어 기술을 통해 단 한 번의 충돌도 없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임무를 완수한 '벌떼 작전'을 선보였다. 선발대로 나선 정찰 드론 2대가 AI 기반 실시간 자동표적식별(ATR) 기술로 적의 위협을 탐지하고 표적 정찰 임무를 마쳤다. 이어 10대의 드론이 현란한 군집 고기동 비행으로 적의 방공망을 뚫고 교란·기만 임무를 수행했고 나머지 10대의 드론이 선발대가 식별한 표적을 향해 수직으로 강하하며 '군집 동시 정밀 타격'을 꽂아 넣었다. 특히 이날 현장에서는 AI가 드론의 임무 상황을 실시간 파악해 직접 중계하는 방식의 'AI 브리핑'이 진행돼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대한항공이 자체 개발한 'AI 기반 종합 모니터링' 솔루션을 통해 사전에 짜인 대본의 음성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현황을 분석해 “위치 확인. 표적 식별 단계로 전환한다", “정밀 타격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생생하게 음성 브리핑을 진행했다.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질문에 맞춰 무인기 상태와 기상 정보를 즉각 수집하는 등 현장에 최적화된 맞춤형 실용성을 입증했다. 이날 무결점 시연 성공을 이끈 자율 군집 제어·군집 동시 타격·AI 종합 모니터링 기술은 모두 대한항공이 독자적으로 고안한 '통합 전장 관리 시스템' 아래서 운용됐다. 과거에는 사람 1명이 드론 1대를 통제해야 했으나, 이번 시연 성공을 통해 AI 기술을 활용해 단 1명이 다수의 무인기를 동시에 지휘할 수 있는 통제 역량을 증명했다. 이는 향후 인구 감소에 따른 우리 군의 병력 운용 효율화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수십 년간 축적해 온 무인기 개발·비행 제어 기술에 AI를 접목해 드론이 자율적으로 임무를 마친 사례"라며 “당사가 독자 개발한 기술로 우리나라 드론 기술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국내 드론 산업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김윤정 인턴 기자

[신간] 바다 밑 핵위협과 반쪽짜리 원전 강국…대한민국 안보 주권의 길을 묻다

북한의 고도화되는 핵위협이 지상과 공중을 넘어 바다 밑으로 은밀하게 이동하고 있다. 동시에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발전 기술을 갖추고도 핵심 연료는 해외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안보·에너지 딜레마'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이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치밀한 핵안보 전략을 분석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한 두 권의 묵직한 신간이 나란히 출간됐다. 한국핵안보전략포럼이 엮어낸 총서 시리즈 제5권 '핵잠수함 개발과 운용 전략'과 제6권 '에너지 안보와 핵잠재력'(블루앤노트 펴냄)이다. 두 책은 자체 핵무장이나 핵잠수함 도입을 둘러싼 감정적인 찬반 논쟁을 넘어 대한민국이 직면한 안보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외교·기술·제도를 아우르는 국가적 청사진을 제시한다. ◇ 요격보다 '추적'이 먼저다…핵잠수함 개발과 운용 전략(5권) 북한이 전략 핵잠수함(SSBN)과 핵탄두 탑재 잠수함 개발을 본격화하면서 미사일이 발사된 후 쏘아 맞추는 '요격' 중심의 방어 체계는 근본적인 한계에 부딪혔다. 5권은 이 빈틈을 메우기 위해 수중으로 사라진 적 잠수함을 끝까지 쫓아갈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들은 흔히 오해하는 '핵무장(핵탄두 탑재)'과 '핵추진(원자로 동력)'을 명확히 분리한다. 한국에 당장 필요한 전력은 전략적 핵보복을 위한 전략핵잠수함(SSBN)이 아니라 원자로를 동력으로 하되 재래식 무장을 갖추고 적 잠수함을 장기간 은밀하게 추적·억제할 비핵무장 공격 핵추진 잠수함(SSN)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은 핵잠수함 도입을 '배 한 척을 건조하는 일'이 아닌 △인력 양성 △정비 △지휘·통제 △외교적 조율까지 아우르는 '수십 년짜리 국가 시스템 구축'으로 바라본다. 미국·러시아·프랑스 등 7개국의 개발 사례를 분석한 연구진은 “미국이 저농축 우라늄(LEU) 연료 공급과 제도적 문을 열고 프랑스가 건조 시간과 운용 위험을 줄이는 파트너로 참여하는" 현실적인 한미·한불 투트랙(Two-track) 협력 모델을 제안해 눈길을 끈다. ◇ 에너지 주권 없는 안보 주권은 없다…에너지 안보와 핵잠재력(6권) 원전 독자 설계·수출 강국인 대한민국은 왜 핵연료 공급망과 사용후 핵연료 처리 문제에서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다. 6권은 이른바 '원전 강국의 역설'을 뼈아프게 파고든다.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핵잠재력(Nuclear Latency)'이다. 이는 당장 핵무기를 만들겠다는 선언이 아니다. 다가오는 심각한 안보 불확실성에 직면했을 때 국가가 방어와 억제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적 공간과 기술·산업적 기반을 책임 있게 축적하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들은 농축과 재처리 역량 확보가 단순한 산업 문제가 아니라 2030년대 사용후 핵연료 저장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필수 과제이자 곧 '에너지 주권'이라고 역설한다. 책은 한미 원자력 협정의 명암을 분석하는 한편, 다국적 농축기업 유렌코(URENCO) 및 프랑스와의 실질적인 협력 등 동맹국 미국과의 조율 속에서 실리를 챙길 현실적 로드맵을 모색한다. 나아가 과거 박정희 정부와 대만의 핵개발 실패 사례를 통해 내부 정보 보안과 미국의 압박 등 '지도자의 의지'만으로는 불가능한 국가 전략의 엄중함을 일깨운다. 또한 미국 확장억제의 대안으로 한국·일본·프랑스·영국·독일이 참여하는 '전략적 중강국 5개국 안보협력체(SMP5)' 구상을 새롭게 제안하며 안보 아키텍처의 수동적 수혜자에서 능동적 설계자로 나설 것을 주문한다. ◇ “미래를 준비하는 국가의 '선택 능력'을 묻다" 정성장 한국핵안보전략포럼 대표(세종연구소 부소장)를 비롯해 외교·안보·군사·원자력 등 각계 최고 전문가 18명이 대거 집필에 참여한 이번 신간은 안보 위협은 눈앞에 다가왔고, 방패를 준비할 시간은 부족하다는 하나의 결론을 향해 달려간다 두 권의 책은 “무엇을 가질 것인가"라는 일차원적 질문을 뛰어넘어 '어떤 법적·외교적 틀 속에서 누구와 협력해 안전하게 능력을 축적하고 운용할 것인가'를 묻고 답한다. 격변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정책 입안자와 오피니언 리더, 안보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들에게 훌륭한 전략적 나침반이 돼줄 것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특별 기고] ‘국방 드론 기술전’서 마주한 대한민국 미래 안보, 기술 혁신 넘어 정책적 실효성으로

16일 경기 포천 승진 훈련장에서 개최된 '2026 국방 드론 기술전'은 대한민국 국방이 직면한 안보적 현실과 미래 전장의 향방을 동시에 가늠해 볼 수 있는 중대한 시험장이었다. 병력 감소라는 거대한 인구 절벽의 위기 앞에서 우리 군이 나아가야 할 해답은 명확하다. 그것은 바로 'AI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MUM-T)'를 축으로 하는 국방 혁신이다. 이날 현장에서 목격한 첨단 드론과 대드론 체계 발전을 위한 시범에서 비록 실패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연구자의 시선은 그 이면에 놓인 전략적·정책적 과제로 향했다. ​첫째, '실증 전담 부대' 창설과 신속한 전력화의 중요성이다.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단연 실증 전담 부대 지정식과 육군 드론·로봇 사단의 군집 드론 비행 시연이었다. 과거의 무기체계 도입이 오랜 획득 기간과 절차에 묶여 있었다면 급변하는 기술 주기에 대응하는 현재의 국방 정책은 '먼저 검증하고 신속히 도입하는(Fail fast, Learn faster)' 패러다임으로 전환돼야 한다. 실증 전담 부대의 출범은 일선 야전 부대가 주도적으로 최신 기술의 운용 개념을 가다듬고 민간의 혁신 기술을 군에 안착시키는 가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정책적 진전이다. 둘째, 드론의 전장 보편화'에 따른 입체적 대드론(Counter-Drone) 방어망 구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현대 분쟁이 증명하듯 저비용·고효율의 소형 드론은 전통적인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비대칭 위협의 핵심이다. 이번 기술전에서 선보인 27개 분야의 대드론 장비와 하드·소프트 킬 통합 운용 개념은 국가 중요 시설과 전방 기지 방호를 위해 우리가 시급히 완성해야 할 과제다. 기술 개발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이를 국가 방위 시스템 전체와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법적·제도적 통합 안보전략이 뒷받침돼야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민·관·산·학·연의 유기적인 방산 생태계 구축이다. 행사장을 채운 수많은 방산 기업과 연구소들의 면면은 K-방산의 저력을 보여줬다. 첨단 과학 기술 강군 육성은 국방부와 군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실패라는 소중한 경험과 민간의 혁신적인 기술 역량이 국방 연구·개발(R&D)로 신속하게 유입되는 '스핀온(Spin-on)' 체계가 필수적이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규제 혁신이 맞물릴 때 튼튼한 안보가 곧 국가 경제와 방산 수출의 강력한 동력으로 선순환할 수 있다. ​'2026 국방 드론 기술전'은 대한민국이 기술 집약적 미래형 강군으로 도약키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기술의 발전 속도에 발맞춰 이를 뒷받침하는 유연한 국방 획득 정책과 빈틈없는 안보전략이 지속될 때 비로소 우리의 하늘과 땅은 가장 안전하게 지켜질 수 있을 것이다. 김명진 한국항공보안학회 대테러·대드론 전략위원장

“도망치면 감점, 200초 내 격추”…한국항공대 총장배 ‘AI 파일럿 탑건 챌린지’, 가상 창공서 격돌

사람 대신 인공 지능(AI)이 F-16 전투기 조종간을 잡고 가상의 창공에서 숨 막히는 공중전을 벌인다. 미국 등 군사 강국들이 비밀리에 연구하던 'AI 파일럿' 기술을 국내 민간 대학생들의 집단 지성으로 풀어내는 혁신적인 무대가 열린다. 한국항공대학교는 오는 17일 교내 대강당에서 '제1회 한국항공대학교 총장배 2026 AI 파일럿 탑건 챌린지' 본선을 개최하고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 경기를 생중계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대회는 미래 공중전의 판도를 바꿀 무인 전투기 AI 기술을 민간의 창의성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기획됐다. 전국 80여 개 대학에서 290개 팀(873명)이 출사표를 던질 만큼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 8월 치열한 예선을 거쳐 살아남은 최정예 16개 팀만이 이날 본선 무대에 올라 1대 1 도그 파이트(근접 공중전) 방식으로 최강의 'AI 탑건'을 가린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AI의 '실전 지능'을 평가하기 위해 도입된 정교한 교전 규칙이다. 각 팀의 AI는 동일한 가상 F-16 환경에서 200초 동안 맞붙는다. 시간을 끌며 도망만 치는 '버티기형 꼼수'를 차단하기 위해 일방적 회피에는 페널티를 적용한다. 또한 명중으로 인정되는 사격 범위(포위선)는 초반 100초 좁은 각도(2도)에서 시작해 후반부 50초에는 넓은 각도(6도)로 3단계에 걸쳐 확장된다. 초반의 탐색전부터 에너지 관리, 후반 결전까지 국면별로 전술을 유연하게 바꾸는 AI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이처럼 고도화된 AI 공중전 대회가 민간에 전면 개방된 것은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이다. 과거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유사한 '알파 도그 파이트' 대회를 개최한 바 있지만 군사 보안을 이유로 소수 방산기업에만 참가를 제한했었다. 대회를 기획한 방위사업청 소속 임상민 한국항공대 겸임 교수는 “AI 파일럿 기술은 민간의 창의적 시행착오와 검증을 거쳐야 단기간에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이번 대회의 200초 공중전은 미래 우리 영공을 지킬 피지컬 AI 파일럿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DARPA는 가상 대회 우승 알고리즘을 유인 전투기 X-62A에 탑재해 실전 기동 시험으로 발전시킨 바 있다. 한국항공대는 이번 대회를 향후 △2대2 편대 전술 △시계외 교전(BVR) △전자전(EW) 환경까지 반영해 군과 연구 기관을 위한 '국방 소프트웨어 테스트베드'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본선 우승(대상) 팀에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과 상금 1000만 원(총 상금 2500만 원 규모)이 수여된다. 당일 현장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한화시스템·대한항공 등 주요 방산·항공 기업들의 채용 상담 부스도 함께 운영돼 융합형 AI 인재 발굴의 장이 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김윤정 인턴기자

[현장] 보조금 쏟아지는 유럽 에너지·방산…진입 전략은 ‘현지화’

지정학적 안보 환경의 급변과 탄소 중립 정책의 가속화에 따라 유럽 역내 방위산업·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관련 기술·제조 역량을 보유한 한국 기업의 시장 진입 기회가 예년에 비해 증가하고 있으나 유럽 역내의 복잡한 법적 규제와 자국 산업 보호 기조가 실질적인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15일 법무법인 율촌은 유럽 주요 5개국 대형 로펌과 공동으로 '한국 기업을 위한 유럽 에너지 & 방위산업 전략적 기회' 세미나를 열고 현지 법률 동향과 실무적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유종권 율촌 변호사의 사회로 진행된 본 행사에는 이탈리아 GOP·네덜란드 AKD·폴란드 DZP·스페인 PLL·독일 글라이스 루츠 소속 실무 파트너 변호사들이 발제자로 참석해 각국의 법적 규제 현황과 진출 로드맵을 공유했다. ◇ 송전망 확보 리스크·소수 지분권자 법적 보호 한계 제1부 에너지 세션에서는 각국의 신재생 에너지 지원 제도 현황과 더불어 외부 자본 진입 시 수반되는 물리적 인프라 및 회사법적 쟁점이 다뤄졌다. GOP는 이탈리아 정부의 에너지 인프라 지원 제도를 설명했다. 이탈리아는 37.15GW 규모의 대형 태양광·풍력 발전을 지원하는 'FER-X' 기금을 운용 중이고 에너지 저장 장치(ESS) 운영 사업자에게 15년 단위의 장기 차액 정산 계약(CfD)을 보장하는 'MACSE' 제도를 신설해 초기 투자 수익의 예측성을 제고했다. 또한 과거 탈원전 정책을 고수했던 이탈리아가 최근 전력 생산 비용 급등·2050년 탈탄소 목표 달성을 위해 소형 모듈 원전(SMR)을 중심으로 한 8GW 규모의 원자력 발전 재도입을 국가 계획에 명문으로 반영한 점이 조명됐다. PLL 로펌의 파블로 혼토리아 변호사 역시 스페인 정부가 '넥스트 제너레이션 EU' 기금을 활용해 재생에너지 장비 제조 설비에 15억 유로 규모의 보조금을 배정하고 있음을 부연했다. 그러나 현지 법률 전문가들은 정책적 인센티브 이면에 존재하는 물리적 인프라의 한계를 위협 요인으로 지적했다. AKD의 에르빈 라데마커스 파트너 변호사는 '전력망 혼잡' 현상을 프로젝트의 재무적 타당성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요소로 평가했다. 발전 시설이 완공되더라도 기존 송전망 용량 부족으로 계통 연결이 지연될 경우 전력 판매를 통한 현금 창출이 불가능해진다. 이는 상업 은행·기금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심사 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금융 조달 적격성' 상실로 직결된다. 라데마커스 변호사는 법률 실사 단계에서 관할 전력망 운영 기관의 고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접속 대기 순번과 인허가 예상 시점을 교차 검증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재무적 투자자(FI)로서 현지 합작 법인의 소수 지분(통상 10~20%)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한국 기업에 대한 회사법적 쟁점도 논의됐다. 인프라 프로젝트는 통상 25년 이상 지속되는 장기 사업이어서 투자 실행 전 주주 간 계약서(SHA) 상에 △핵심 자산 처분 등에 대한 이사회 거부권 △추가 자금 조달 시 지분 희석 방지 조항 △동반 매각 참여권·풋 옵션 등의 방어적 권리를 명시적으로 규정해 법적 구속력을 확보해야 한다. 아울러 에너지 인프라는 국가 핵심 안보 시설로 분류돼 취득 지분율이 10~25% 수준에 불과하더라도 각국의 외국인 직접 투자(FDI) 심사 대상에 예외 없이 포함된다는 점이 강조됐다. 심사 기간 중에는 거래 종결이 법적으로 유예되므로 전체 투자 일정 수립 시 이를 반영해야 한다. ◇ '브라운필드' 투자로 규제 우회 전략 제2부 방위산업 세션에서는 지정학적 위기를 기점으로 국방 예산을 급격히 증액하고 있는 폴란드와 독일 시장의 조달 시스템 특수성과 우회 진입 전략이 논의됐다. 방위산업 시장은 무기 체계 생산 허가·이중 용도 품목의 수출입 통제 및 기밀 유지 등 엄격한 다중 규제가 적용되는 산업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 총생산(GDP) 대비 5% 규모의 대규모 방위비를 지출하고 있는 폴란드의 특수성과 관련, DZP 로펌의 토마슈 다브로스키 방산팀장은 조달 절차의 예외적 구조를 설명했다. 국가 안보상 긴급한 전력화가 요구되는 주요 무기 체계 사업의 경우 폴란드 정부는 'EU 기능조약 제346조(안보를 위한 공공조달 예외 조항)'를 원용해 일반적인 입찰 절차를 생략하고 정부 간(G2G) 신속한 수의 계약 형태로 조달을 진행하는 기조가 관찰된다. 다브로스키 팀장은 폴란드 조달 시장 내 안정적인 공급망 진입을 위해 산하 50여 개 계열사를 보유한 국영 방산 지주사 'PGZ 그룹'과 전자전 분야 등에 특화된 주요 민간 업체인 'WB 그룹'과의 하도급·파트너십 구축이 실무적 전제 조건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대규모 자본 소요 특성을 고려해 폴란드 당국은 계약 초기 10~30% 규모의 선수금을 지급하는 관행이 확립돼 있고 한국 공적 수출 신용 기관의 금융 보증을 결합한 자금 구조에 익숙하다는 점이 시장 진입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1000억 유로 규모의 특별 국방 기금을 편성한 독일 시장에 대해서는 독일 글라이스 루츠의 안셀름 크리스티안센 파트너 변호사가 실무적인 우회 투자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현재 유럽 내 자체 생산 역량이 증액된 국방 예산을 집행하기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고 독일 군 당국이 납기 역량을 입증한 한국 기업을 북대서양 조약 기구(나토, NATO) 우방국 수준으로 신뢰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스티안센 변호사는 관련 소재·부품 부문 진출을 모색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브라운필드(Brownfield) 투자'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내연 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산업 전환 여파로 폐업 위기에 직면했지만 금속 정밀 주조·단조 기술 등을 보유한 독일 내 자동차 부품 공장을 한국 기업이 인수해 드론·정밀 타격 무기·탄약 부품 등의 방산 제조 시설로 전환하는 전략이다. 이같은 투자는 기존 현지 근로자의 고용을 승계하고 지역 경제 기반을 보전한다는 정치적 명분을 제공해 통상적으로 매우 엄격하게 적용되는 독일 정부의 FDI 안보 심사를 원활하게 우회 통과할 수 있는 실효적 방안으로 평가받았다. ◇ '유럽 퍼스트' 기조 대응…'능동적 현지화' 이날 논의된 주요국 사례들은 유럽 연합 내 '역내 생산 우대(Europe First)' 기조가 제도적·실무적으로 고착화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독일과 같이 명시적인 절충 교역 의무를 입찰 조건에 법제화하지 않은 국가여도 실무 조달 계약 협상 과정에서는 수주 기업에게 기한 내 부품 공급망을 역내로 이전할 것을 요구하는 암묵적인 할당 압력이 광범위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때문에 현지 파트너와의 합작 법인(JV) 설립·기존 현지 기업 인수·합병(M&A)·브라운필드 투자 등을 적극 추진해 물리적·법률적으로 현지 기업과 완벽히 동일한 '유럽 법인'의 지위를 확보하는 고강도 현지화 전략 수립이 필수 불가결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獨 정부·튀링엔주 첨단기술사절단 방한…韓 항공·우주 공급망 진입 모색

독일의 광학·포토닉스 산업 중심지인 튀링엔(Thüringen)주 소재 첨단 강소기업들이 한국 항공·우주 산업과의 비즈니스 협력을 위해 방한했다. 14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는 독일무역투자청(GTAI)과 튀링엔주 경제진흥개발공사(LEG Thüringen) 주관으로 B2B 네트워킹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항공우주·광학·정밀 기계 분야의 독일 혁신 기업 9개사가 참가해 자사의 기술력을 소개하고 국내 기업과의 파트너십 구축을 모색했다. 행사 사회를 맡은 이은이 123팩토리 대표는 “튀링엔은 광학·미세 전자·첨단 소재 분야에서 연구 기반을 갖춘 곳"이라며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환영사에 나선 펠릭스 카르코프스키 주한독일상공회의소 부대표는 “한국은 반도체와 항공·우주 분야의 글로벌 혁신 허브이고, 튀링엔은 광학·센서 기술에서 세계적인 전문성을 자랑한다"며 양측의 상호 보완적인 강점이 결합될 때 창출될 시너지를 강조했다. 카타리나 비클렌코 GTAI 한국 사무소장은 튀링엔 지역에 약 100개의 광학 관련 기업이 포진해 연간 80억 유로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고, 헤르베르트 슈튁츠 튀링엔주 경제진흥개발공사 투자진흥부장은 튀링엔이 반경 800km 내에 유럽 GDP의 70%가 집중된 지리적 요충지임을 내세웠다. 기업 피칭 세션에서는 항공·우주 분야를 정조준한 독일 기업들의 기술력이 이목을 끌었다. 에어버스 방산·우주 부문의 자회사이자 우주용 광학 기기 전문 기업인 예나 옵트로닉 측은 '항공우주 품질 경영 시스템(DIN EN 9100) 인증을 보유했다. 이 회사는 위성의 자세 제어와 방향 탐지를 돕는 'ASTRO' 별 추적기(Star sensor) 라인업과 국제우주정거장(ISS) 화물선 도킹 등에 사용되는 'RVS' 라이다 제품군을 주력으로 내세웠다. 예나 옵트로닉은 자사 시스템이 아르테미스(Artemis) 달 탐사 임무부터 유인 우주 비행·고해상도 지구 관측·우주 쓰레기 제거 임무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투입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슈테펜 슈바르츠 예나-옵트로닉(Jena-Optronik) 마케팅·세일즈 담당 부사장은 최근 급변하는 우주 산업 트렌드에 맞춰 체질 개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부연했다. 과거 35년간 대형 정지 궤도 위성용 고신뢰성 장비 생산에 주력해 왔으나 약 5년 전부터 저궤도 초소형 군집 위성 시장으로 중심축을 적극적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슈바르츠 부사장은 “과거 12~14개월이 소요되던 납기를 2~4개월, 긴급 시 최단 6주 수준으로 대폭 단축해 주당 15개의 궤도 센서를 생산할 수 있는 고도화된 양산 체제를 갖췄다"며 “이미 1300개 이상의 유닛을 제작해 납품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뛰어난 기술력을 앞세워 한국의 주요 우주 기업들과 심도 있는 기술 협력을 타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초경량 헬리콥터 제조사 edm 에어로텍(aerotec)과 모기업인 드라이링 기계공학(Dreiling Maschinenbau GmbH)도 큰 관심을 모았다. 현장에 임석한 회사 임원은 1982년부터 이어온 드라이링의 맞춤형 특수 기계 제작 역량을 먼저 소개한 뒤 'CoAX 600'을 선보였다. 이는 헬기의 필수 요소로 여겨지던 꼬리 날개(테일 로터)를 없애고 첨단 탄소 섬유 복합재로 제작된 2쌍의 메인 로터가 서로 반대로 회전하는 '동축 반전(Coaxial)' 시스템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드라이링 기계공학이 정밀 가공한 로터 마스트가 적용된 이 기체는 160마력의 벨기에산 6기통 UL 파워 UL390iS 엔진을 탑재해 자체 중량 340kg, 최대 이륙 중량 600kg을 구현했고 최고 시속 170km의 비행 성능을 자랑한다. 지난 2017년 전작인 CoAX 2D에 이어 2023년 6월 CoAX 600 모델 역시 독일 항공 당국의 형식 증명(Type Certificate)을 획득하며 우수한 안전성과 기술력을 공식 입증했다. 이어진 현장 인터뷰에서 드라이링 기계공학 관계자는 동축 반전 기술의 압도적인 효율성을 거듭 강조했다. 보통의 헬리콥터는 기체 회전을 막기 위해 꼬리 날개를 구동하는 데 적지 않은 엔진 동력을 분산시켜야 하지만 CoAX 600은 꼬리 날개가 없어 동력을 100% 양력을 발생시키는 데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기존 헬기 대비 동력 효율이 약 30%가량 높고 조종 안정성도 뛰어나다"며 현재 이 2인승 유인 헬기 플랫폼을 무인화해 군용 드론으로 전환하는 R&D 프로젝트를 내부적으로 진행 중이라는 사실도 귀띔했다. 아울러 아시아 시장 진출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이번 방한을 통해 무역·판매를 조력할 상업적 파트너를 발굴하고자 한다는 것이 해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절단을 이끈 GTAI 측은 이번 방한을 통해 양국 기업 간 실질적인 공급망 통합이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GTAI 관계자는 “한국과 독일 기업이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서로의 공급망에 편입될 수 있는 협력 포인트를 찾는 것이 이번 사절단의 핵심 목표"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LIG·로템·KAI, 폴란드 MSPO서 유럽 방산 세일즈

대한민국 방위산업을 이끄는 'K-방산 드림팀'이 폴란드를 교두보 삼아 유럽 시장 평정에 나선다. 한화그룹(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현대로템·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이달 8일부터 11일까지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리는 제34회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 'MSPO 2026'에 참가해 육·해·공과 우주를 아우르는 초연결 방산 솔루션을 대거 선보인다고 7일 밝혔다. 가장 넓은 274㎡ 규모의 통합관을 꾸린 한화는 '다층 방공망'과 '우주 AI'를 전면에 내세웠다. 위협 고도별 요격 시스템은 물론, 1발당 2000원의 비용으로 초소형 드론을 무력화하는 레이저 대공 무기 '천광'을 전시한다. 오는 9일에는 3종 위성 영상을 AI가 실시간 분석하는 첨단 지휘 통제 솔루션을 현지 공개하고 지상에서는 성능 개량형 K-9A2 패키지를 앞세워 폴란드 K-9 3차 실행 계약(EC3) 수주에 박차를 가한다. '유도 무기 명가' LIG D&A는 폴란드 군의 핵심 과제인 '다층 방공망' 및 '한국형 정밀 유도 폭탄(KGGB)' 사업을 정조준했다. 천궁-Ⅱ와 L-SAM 등 촘촘한 방공 솔루션을 제시하는 한편, 독일의 방산 거인 '라인메탈' 부스에 양사가 합작한 단거리 방공 미사일 발사대 목업을 공동 전시하며 유럽 진출을 위한 투트랙 마케팅을 전개한다. 현대로템은 이번 전시에서 폴란드 맞춤형으로 진화한 주력 K-2 전차(흑표)를 비롯해 차세대 지상 기동 플랫폼의 라인업을 선보이며 K-방산의 압도적인 지상전 지배력을 각인시킬 예정이다. 미래 항공 전력을 선도하는 KAI는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을 중심으로 다목적 무인기가 연동되는 '차세대 공중 전투 체계(NACS)' 개념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아울러 유럽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는 FA-50과 회전익 항공기(MAH·LAH) 등에 유·무인 복합체계(MUM-T)를 접목한 성능 확장성을 강조하며 이번 전시를 기점으로 유럽 항공우주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AI 지분 인수 승인…한화 “우주 생태계 협력” vs 노조 “수직 계열화 저지”

공정거래위원회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취득 승인을 두고 한화그룹과 KAI 노동조합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한화그룹 측이 '한국판 스페이스X' 구상을 위한 지속적인 협력과 생태계 조성을 강조하고 나선 반면, KAI 노조는 방산 독과점과 항공 생태계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공정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 계열사 3곳이 KAI 주식 총 15.89%를 취득한 건에 대해 일반 심사 없이 승인을 결정했다. 현재 KAI의 최대 주주는 지분 26.41%를 보유한 한국수출입은행이고 정부 측 지분율이 35%를 넘어 공정위는 현시점에서 한화가 실질적 경영 지배력을 확보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공정위 승인 직후 한화그룹은 공식 입장을 내고 지분 인수의 배경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그간 K-방산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우주항공산업 생태계 조성 등을 위해 KAI와 협력 방안을 강구하면서 KAI 지분을 인수해왔다"며 “최근에는 인수한 KAI 지분이 15%를 넘겨 공정위에 기업 결합 심사를 신청했고 승인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화그룹은 K-방산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대한민국 우주항공산업 발전, 지역 경제 활성화에 적극 기여하기 위해 앞으로도 변함없이 KAI와 지속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며 “공정위의 신속한 심사·승인에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한화그룹이 자사의 발사체·위성·엔진 역량에 KAI의 체계 종합 역량을 결합해 2040년까지 55조 원을 투자하는 '한국판 스페이스X' 구상에 본격적인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KAI 노조는 한화그룹의 인수 명분인 '방산 대형화·수직 계열화'를 강하게 비판하며 결사 저지에 나섰다. 노조는 지난 2일 공정위 앞 집회에 이어 7일 '방산 대형화의 함정'이라는 7쪽 분량의 심층 입장문을 내고 한화그룹 측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노조는 대형화가 무조건적인 경쟁력 강화를 담보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거대 방산 기업 BAE 시스템즈 사례를 거론하며 “대형화 과정에서 수많은 독자 완제기 제조사들이 통폐합되며 기술이 단절됐고 결국 독자 완제기 개발 능력이 퇴화했다"고 지적했다. 재무적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민간 그룹에 편입될 경우 마진율이 낮은 완제기 개발 부문이 유도무기 등 고마진 사업에 밀려 대한민국 유일의 독자 전투기 개발 맥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다. 한화그룹이 시너지로 내세우는 '패키지(수직 계열화) 수출'에 대해서도 억지 논리라고 일축했다. 노조는 “전 세계 어떤 항공기 제조사도 전투기와 엔진을 수직 계열화하지 않으며, 독립적인 위치에서 최적의 장비를 선택해야 기체 경쟁력이 유지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실전 검증까지 15년 이상 소요되는 초창기 국산 엔진을 패키지로 강요할 경우 오히려 완제기 수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미 해군 훈련기(UJTS) 입찰 포기 역시 미국의 까다로운 자국산 우선 조달 규정(Buy American) 탓일 뿐, 한화그룹의 인수 여부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화그룹의 '단기 실적주의'와 방산 독과점에 따른 부작용도 쟁점화했다. 노조는 한화그룹이 도심 항공 교통(UAM) 파트너사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기 수익성 악화로 5년여 만에 손실 처리한 사례를 짚으며 “수십 년의 장기 투자가 필요한 항공우주산업에 치명적 위험 요소"라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한화그룹이 KAI까지 품어 주요 방산 매출의 70%를 싹쓸이하면 국가 안보가 '단일 실패점' 위험에 노출된다"며 “수직 계열화 명목 아래 한화 계열사 부품 채택을 우선시하는 내부 거래가 고착화되면 지난 30년간 KAI와 동반 성장해 온 중소 방산 부품사들이 설 자리를 잃고 국내 항공 생태계 전체가 붕괴할 것"이라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안전에만 45억 썼다…130억 불꽃으로 쏘아 올린 한화 김승연의 ‘함께 멀리’ 철학

1년 중 단 하루의 축제를 위해 130억 원을 쾌척하고 이 중 45억 원을 '안전'에 쏟아부었다. 한화그룹의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인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첨단 IT 기술을 접목해 환경·사회·지배 구조(ESG) 경영의 표본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한화는 전날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를 개최했고, 약 100만 명의 관람객이 운집한 가운데 행사가 무사고로 종료됐다고 밝혔다. 2000년 첫 회부터 20년 넘게 이어져 온 이 행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뚝심이 짙게 배어있다. 김승연 회장은 올해 축제를 앞두고 “한화가 하늘 위로 불꽃을 쏘아 올리는 이유는 하늘을 보는 모든 사람이 함께 누릴 수 있는 행복이기에 그 행복을 전하고 싶어서"라고 강조했다. 또 김 회장은 시민들이 더욱 즐겁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축제 운영을 특별히 당부했다. 이러한 나눔의 철학에 따라 ㈜한화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가를 위해 헌신한 유공자와 보훈 가족 300여 명을 현장에 특별 초청해 예우를 다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안전에 대한 과감한 투자다. ㈜한화는 올해 질서 유지·안전 관리 비용으로 전년 대비 17% 증액된 45억 원을 배정하고, 역대 최대 규모인 5000여 명의 인력을 촘촘히 배치했다. 스마트앱 '오렌지세이프티'와 5G 통신망 기반의 실시간 CCTV 모니터링 등 첨단 '스마트 안전망'은 100만 인파 속에서도 사고 없는 축제를 만드는 핵심 역할을 했다. 현장을 찾지 못한 시민들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한화TV 생중계는 누적 조회수 268만 회, 최고 동시접속자 26만 명을 기록하며 전 국민이 함께 즐기는 축제임을 증명했다. 불꽃쇼가 끝난 뒤에는 한화 임직원 1200여 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이 심야까지 한강공원 일대의 쓰레기를 줍는 '클린 캠페인'을 전개하며 기업 시민으로서의 책임을 다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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