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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가격 바닥쳤나…中 CATL 리튬광산 생산 일시중단에 관련주 급등

세계 최대 배터리기업 중국 CATL이 리튬 광산 운영을 중단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곳곳에서 리튬 관련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중국 정부가 디플레이션과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이번 결정을 계기로 중국 내 다른 리튬 광산들의 운영이 줄줄이 중단될지 주목된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CATL가 중국 장시성 이춘시에 위치한 대형 리튬 광산인 젠샤워 광산 운영을 최소 3개월 중단한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CATL이 인근의 계열 제련 공장에도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번 광산 중단 소식은 CATL의 채굴 허가가 지난 9일 만료된 이후 나왔다. 업계에서는 '내권식'(제살깎아먹기) 경쟁을 관리·단속하겠다고 강조해온 중국 당국이 이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국이 리튬 공급을 조절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이번 광산 중단 소식과 관련해 “중국 정부의 내권식 겨쟁 방지 조치의 일환일 수 있다"며 “리튬이 적절한 수준으로 채굴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리튬 산업은 전 세계적인 공급 과잉과 전기차 수요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2년 가격이 정점을 찍었던 리튬 가격은 이후 90% 가까이 폭락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한 보조금 정책을 중단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날 CATL의 광산 중단 소식이 전해지자 11일 광저우 선물거래소에서 탄산리튬 선물이 가격제한폭(8%)까지 상승해 톤당 8만1000위안을 기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국광해공업공단의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6월 kg당 57.7위안까지 추락해 2021년 1월 이후 4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지난 8일엔 71.70위안으로 반등했다. 리튬 관련주들도 상승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1일 홍콩증시에서 톈치리튬, 강봉리튬 등의 주가는 장중 최대 각각 19%, 21% 급등했다. 호주 증시에 상장된 필바라 미네랄, 라이온타운 리소시스, 미네랄 리소시스 등의 주가도 장중 최대 19%, 25%, 14%씩 상승했다. 국내에서도 리튬 관련주들이 강세다. 이날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리튬포어스(+23.65%), 하이드로리튬(+30%), 포스코퓨처엠(+8.31%), 엔켐(+21.34%) 등의 주가가 모두 상승 마감했다. 이차전지 관련주인 포스코홀딩스(+3.72%), 에코프로(+4.81%), 삼성SDI(+3.21%), LG에너지솔루션(+2.77%) 등도 올랐다. 이와 관련,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매티 자오 중국 리서치 공동 총괄은 “단기적으로 리튬 가격이 크게 오를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젠샤워 광산이 글로벌 리튬 생산의 약 6% 차지하며, 이춘시에 있는 다른 광산들도 전체 생산의 최소 5% 차지한다고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CATL의 이번 조치를 계기로 다른 광산에서도 생산이 중단될지 주목하고 있다. 맥쿼리의 유진 흐사이오 중국 주식 전략 총괄은 “장시성 광산 중단이 CATL 배터리 생산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조치를 통해서 전체적 리튬 생산능력이 감소될 가능성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기업 등록 및 승인 절차 과정에서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중국 지방 정부는 이춘시에 광산을 운영하는 8개 기업들에게 9월말까지 매장량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이나 퓨처스의 장 웨이신 애널리스트는 “CATL의 상황 만으로 시장의 과잉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생산 중단이 9월 30일 이후 이춘의 다른 광산까지 확대될 경우 리튬 가격은 더욱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석탄·석유 사랑’ 어디까지?…이젠 IEA 통제도 넘본다

세계보건기구(WHO), 유네스코(UNESCO), 파리기후협약 등 다양한 국제기구와 조약의 탈퇴 행보를 이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높은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는 국제에너지기구(IEA)를 겨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IEA의 2인자 역할을 하는 부사무총장을 친(親)화석연료 성향의 인물로 교체해 자신의 에너지 정책 기조와 일치하도록 만들려는 구상을 추진 중이다. IEA가 그동안 발표한 보고서들이 넷제로(탄소중립) 실현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움직임은 글로벌 에너지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 IEA 부사무총장인 메리 워릭을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보도했다. 미국은 정규 예산의 14%를 책임지는 등 IEA에서 핵심 돈줄 역할을 하고 있다. 대신 부사무총장직엔 항상 미국인이 임명돼왔고 미국은 이를 통해 IEA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미 국무부 출신인 워릭 부사무총장은 2021년 4월 27일 당시 파티 비롤 사무총장의 발표를 통해 임명됐으며,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정책을 적극 지지해왔다. 그는 지난 2022년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이 주최한 행사에서 “현재 각국의 투자는 넷제로 및 지속가능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수준보다 한참 부족하다"며 “청정에너지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미래의 에너지 안보를 보장하는 최선의 방법이며 온실가스 배출도 감소시킬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IEA와 협력을 이어왔던 미국의 한 관리는 워릭 부사무총장에 대해 “사무총장과 보조를 맞추는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다"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워릭 부사무총장은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그는 지난 4월 한국을 방문해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과 면담을 한 바 있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행정부는 다양한 수단을 통해 부사무총장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한 공화당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신뢰할 수 있으며 IEA 내부에서 싸울 수 있는 사람으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오는 10월 1일부터 IEA에 자금을 중단하는 법안을 추진하는가 하면 미 국무부를 통해 IEA에 압박을 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전직 국무부 관계자는 “에너지부는 지난 3월 워릭 부사무총장을 끌어내리기 위해 국무부가 이를 승인하도록 압박했다"고 밝혔다. 당시엔 국무부의 반발로 무산됐지만 그 이후 IEA와 관계를 이어온 직원들이 대거 해고돼 미 에너지부가 다시 시도할 경우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낮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부사무총장직에 친화석연료 성향의 인사로 앉혀 IEA 보고서의 방향성을 전환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행정부 및 공화당은 화석연료 수요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IEA 보고서로 석탄, 석유 등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트럼프 1기 당시 에너지부 차관으로 지냈던 마크 메네제스는 “모든 사람들이 IEA가 발표하는 보고서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보고서에서 정치적 맥락이 변했다"고 말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6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글로벌 석유 수요가 2030년 이전에 정점을 찍을 것이란 IEA 전망과 관련, “말도 안 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IEA를 향한 트럼프 행정부의 불만은 매년 발표되는 '세게 에너지 보고서'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IEA는 2020년부터 기존의 국가 에너지 정책을 바탕으로 하는 전망인 '현재 정책 시나리오'(Current Policies Scenario)를 '명시된 정책 시나리오'(Stated Policies Scenario)로 대체했다. 명시된 정책 시나리오는 기존의 에너지 정책에 이어 새롭게 발표된 에너지 정책까지 반영했다. 그러나 정책 이행 여부와 무관하게 특정 가정에 기반됐다는 점에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과 관련된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지난해 비롤 사무총장에 발송한 서신에서 IEA가 '현재 정책 시나리오'를 배제한 점을 지목하면서 “에너지전환을 위한 치어리더로 전락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듯 IEA는 올해 발표 예정인 '2025년 세계 에너지 전망'에선 두 시나리오를 모두 반영할 예정이다. IEA 대변인은 “향후 발표될 2025년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엔 '현재 정책 시나리오'가 포함될 것"이라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IEA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는 통상 10월에 공개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구두 합의로 이뤄진 한미 통상 협의, 앞으로가 문제다

유예 시한을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된 한국과 미국간 통상 협의 결과를 놓고 선방했다는 평가가 있지만, 미국에 너무 많은 것을 내주는 협상이 되었다. 합의 골자는 상호관세를 15%로 하되, 한국이 미국에 총 4500억 달러(대미투자 3500억 달러+에너지 구매 1000억 달러)의 패키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미국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15%로 합의하였기 때문에 한국도 무난했다고 한 것 같으나, 일본과 비교한다면 한국은 손해를 보았다. 한미 FTA로 인해 한국 자동차는 미국 시장 수출에 관세가 없는 반면, 일본은 2.5% 관세를 부담하고 있었는데, 관세율이 똑같게 되어 미국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에 유리한 요소가 하나 없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과 FTA 체결국인 만큼 자동차 품목관세 12.5% 정도는 받아왔어야 했다. 그리고 한미 통상 협상이 합의 문건 없이 구두로 이뤄졌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미국과 일본 간에는 합의의 세부 내용을 설명하는 '팩트 시트'가 있으나, 한미간에는 '팩트 시트'가 없다. 일본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팩트 시트'를 공개할 것을 요구받자, 이시바 총리는 “그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한미간 협상이 구두로 이루어지다보니, 벌써 한국과 미국 양측의 주장이 서로 다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쌀 시장의 추가개방과 관련해 “전혀 논의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서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을 완전히 개방할 것이며, 자동차와 트럭, 농산물 등을 포함한 미국 제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한국이 자동차와 쌀 등 미국산 제품에 대한 역사적 개방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쌀과 쇠고기의 추가 개방을 막았다고 설명한 한국 정부 인사들의 말과는 다른 입장인 셈이다. 구두 합의로만 이루어졌기 때문에 트럼프는 자신의 주장을 내세워 압박할 것이다. 트럼프는 한국 측이 수용하지 않으면 관세 협정 구두 합의를 깨고 징벌적 관세를 바로 때릴 수 있는 사람이다. 한국은 미국 내 투자 펀드 조성에 3,500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는 우리 돈으로 약 487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정부는 조선, 반도체, 이차전지 등 전략 산업 분야에서 기업들의 미국 진출을 돕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과도한 투자 규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은 55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고 한국은 3500억 달러를 약속했는데, 경제규모 감안시 일본에 비해 한국이 훨씬 많다. 2024년 기준 일본 명목 GDP는 4조 원이고 한국은 2.5조 원으로서, 일본의 경제규모는 한국보다 2.5배 정도 크다. 유리한 지점과 시기에 주도권을 쥐고 전쟁을 해야 승리할 수 있는 것처럼 통상 협상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향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관세협상이라고 해도 한국은 너무나 수세에 몰려 협상했다. 일본, EU 등 주요국들이 속속 합의를 이루는 상황에서 한국은 완전히 뒤로 밀렸고, 심지어 한미 경제·통상 분야 2+2 장관급 회의가 취소당하기도 하였다. 이번 협상 타결은 큰 틀에서의 합의고, 앞으로 세부 항목에 대해 합의해야 하는데, 특히 농산물, 디지털 분야 등 비관세 분야에서 진통 가능성이 크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 주한미군 조정 등 안보이슈도 난제다. 이달 말로 추진중인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성과를 거두어 대한민국의 국익이 확보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기 바란다. 이강국

엔비디아·AMD, 對中 반도체 판매 수익 美정부에 내기로

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으로 인공지능(AI)용 반도체를 판매하는 조건으로 미국 정부에 판매수익 일부를 납부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AMD는 각각 중국 수출용 AI 칩인 H20와 MI308의 판매 수익 15%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에 납부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 8일 엔비디아에 대충 수출 허가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미국 정부가 이 돈을 어디에 쓸지는 알려지지 않는다. H20과 MI308은 엔비디아와 AMD가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의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를 피하기 위해 성능을 낮춰 개발한 대중 수출용 AI 반도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엔비디아의 H20 칩 수출을 금지했지만, 지난달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회동 이후 입장을 바꿔 수출 재개를 허용키로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올 것이 왔다’…AI 대체 우려 기업들 주가 줄폭락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될 수 있는 서비스 및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과거 MP3 플레이어의 등장으로 기존 카세트테이프와 CD 시장이 무너진 것처럼 AI의 확산으로 도태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 중심으로 투자자들이 탈출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 전략가들은 AI로 인해 가장 위험에 처한 기업 26개를 선정했고 이중 웹·홈페이지를 개발하는 플랫폼 업체인 윅스닷컴, 이미지 기업 셔터스톡,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 등이 해당된다. 실제 윅스닷컴, 셔터스톡 주가는 올들어 각각 40%, 30% 넘게 폭락한 상황이다. AI를 통해 이미지와 영상 등을 제작하려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어도비 주가 또한 올해 23% 가량 하락했다. 글로벌 광고기업 옴니컴그룹, WPP 등 주가도 올들어 각각 15%, 50% 넘게 하락한 상황이다. 글로벌 인력솔루션 업체인 맨파워그룹 주가도 올해 30% 가까이 하락했고 로버트하프 주가는 반토막났다. 블룸버그는 “코카콜라는 이미 AI로 광고영상까지 만든 상황"이라고 짚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선정한 26개 기업들의 주가는 생성형 AI 챗GPT가 첫 등장한 2022년 11월 말 이후 지금까지 18.64% 오른 반면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56.60% 급등했다. 미국 컨설팅 기업 더퓨처럼 그룹의 다니엘 뉴먼 최고경영자(CEO)는 “이러한 변화는 현실"이라며 “우리는 5년에 걸쳐 이런 일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2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인력이 많은 서비스업 기업들이 가장 취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리서치업체 가트너 주가가 지난 5일 28% 폭락한 점이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우려를 증폭시켰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가트너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매출 전망치를 최소 645억 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기존 전망치인 653억달러보다 하향 조정된 수치다. 이 주가는 지난 한 주에만 30% 하락했는데 이는 주간 기준 역대 최대 하락폭이다. 가트너는 주가가 평소 크게 움직이지 않는 '무거운 주식'이라는 점에서 이번 주가 하락이 더욱 주목을 받는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가트너는 자체 AI 도구를 활용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AI가 가트너의 리서치 및 분석 보고서보다 더 저렴한 대안을 제공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애널리스트들이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가트너의 2분기 실적발표를 두고 “AI로 대체될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고 밝혔고 베어드는 “점진적으로 우려되는 AI 리스크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50파크인베스트먼트의 아담 사한 CEO는 “AI가 더 빠르고 저렴하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모든 회사들은 사라질 것"이라며 “그래픽 디자인, 행정 업무, 데이터 분석 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금은 AI로 소프트웨어 코딩, 이미지 및 영상 생성 등의 작업들이 가능해지면서 생산성이 향상됐지만 빅테크들이 AI에 투자를 확대함에 따라 대체될 수 일자리 분야가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테크 업계에선 AI가 너무 빨리 확산해 기업들의 줄파산이 시간문제라는 인식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HFS리서치는 “많은 기업들이 AI 리스크에 직면함에 따라 이같은 투자 테마는 앞으로 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푸틴 아직 만나지도 않았는데…종전 협상 벌써 삐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 정상회담을 통해 4년째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지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휴전 조건에 반대하면서 향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 대통령인 저와 러시아 대통령의 푸틴 간 회담은 2025년 8월 15일 위대한 알래스카주에서 열릴 것"이라며 “추가 내용은 추후 공개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또 같은날 백악관에서 열린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평화 합의 서명식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중재 상황에 대해 “난 우리가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난 매우 곧 푸틴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답방까지 제안하면서 미러 정상회담에 기대감을 표명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텔레그램을 통해 “다음 회담을 러시아 영토에서 개최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해당 초청장은 이미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러 양자회담 후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동참하는 3자회담도 기대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러시아는 거부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은 거론되지 않고 있다. 이에 미국이 러시아아와 종전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패싱'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우크라이나가 원하지 않는 양보를 조건으로 미국과 러시아가 휴전에 협상할 것이란 우려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푸틴 대통령은 2014년 이미 강제병합한 크림반도는 물론이고, 돈바스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등을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면 휴전하겠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 정권교체 등 협상 여지가 거의 없어 보이는 일부 요구는 거둬 들인 듯한 모습도 보이고 있다. 돈바스 전황의 경우 현재 러시아가 루한스크를 완전 점령한 뒤 현재 도네츠크도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은 도네츠크 서부의 주요 도시를 방어 거점으로 삼아 버티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매우 복잡하다. 하지만 우리는 일부(영토)를 돌려받을 것이다. 일부는 교환할 것"며 “양측에 더 좋은 방향으로 영토가 교환될 수 있겠지만 우리는 내일 혹은 다른 날에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젤렌스키 대통령은 무언가에 서명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고, 그가 그것을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영토 양보를 조건으로 한 휴전안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9일 텔레그램에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에 대한 답은 우크라이나 헌법에 있다. 누구도 이를 벗어날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인들은 땅을 점령자에게 내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편을 드는 사람들조차 러시아가 악을 저지르고 있음을 안다"며 “우리는 러시아가 자행한 일에 보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푸틴 대통령을 강하게 압박할 것인지가 협상 성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복귀 후 한동안 친러시아로 치우친 중재 외교를 편다는 평가를 받다 최근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6일엔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이유로 인도에 대해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3주후 시행)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산 에너지의 또 다른 핵심 고객인 중국에 대한 관세 등을 통해 푸틴 대통령을 압박할 수 있다. 반대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별다른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채 푸틴 대통령에게 자기 주장과 함께 지연전술을 쓸 기회만 제공할 경우 '푸틴에게 이용당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협상 전술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조너선 에얄은 “트럼프 입장에서는 푸틴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다고 생각에 흥분해서 어떤 제안이든 덥석 물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가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어설픈 절충안을 받아들일 위험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팀 쿡 백악관 방문하더니…애플 주가, 5년만 주간 최대 상승폭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 주가가 관세 불확실성 해서 기대감으로 5년만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4.24% 오른 229.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애플 주가는 지난 3월 7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상승으로 애플의 이번 주 상승폭은 13.33%에 달했다. 이는 2020년 7월 이후 주간 기준 최대 상승폭이다. 애플 시가총액 또한 이번 주에만 4000억달러 넘게 증가해 총 시총은 3조4000억달러 수준으로 불어나 시총 2위 마이크로소프트(3조8800억달러)와 격차를 좁혔다. 애플 주가가 급등한 배경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일 미국 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다. 쿡 CEO는 향후 4년간 미국 제조업과 공급망에 1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애플에 대해 반도체 관세 면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집적회로와 반도체에 매우 큰 관세를 부과할 것이지만 애플에게 좋은 소식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거나 건설할 계획이 있다면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시 말해 집적회로와 반도체에 약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지만 미국에서 (공장을) 건설한다면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며 “공장이 건설 단계라 (반도체 제품을) 생산하지 않더라도 부과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애플 주가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의 사믹 채터지 애널리스트는 “애플과 쿡은 관세로 인해 직면할 수 있는 문제들이 수개월 지속된 상황 속에서 뛰어난 수준으로 불확실성을 관리했다"며 애플 주식 투자의견에 '비중확대'를 제시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 분석기업 멜리우스 리서치의 벤 라이츠스 분석가는 이날 애플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 주가를 240달러에서 26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에버코어ISI는 투자의견을 아웃퍼폼(수익률 상회)로 제시했고 목표주가를 250달러로 잡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 웰스파고도 애플 목표주가를 각각 250달러, 245달러로 제시했다. 웨드부시증권의 대니얼 아이브스는 애플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며 12개월 목표가를 270달러로 제시했다. 그는 “이번 주는 쿡 CEO가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조 관계를 강화하고 미국 내 제조 투자 확대를 약속한 중요한 한 주였다"며 “이는 애플과 트럼프 행정부 간 긴장을 완화하고 특히 관세 면제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중국과 인도에서의 복잡한 제조 과정을 헤쳐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푸틴과 15일 알래스카서 만난다…우크라전 휴전 눈앞”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 대통령인 저와 러시아 대통령의 푸틴 간 회담은 2025년 8월 15일 위대한 알래스카주에서 열릴 것"이라며 “추가 내용은 추후 공개될 것"이라고 적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평화 합의 서명식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중재 상황에 대해 “난 우리가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난 매우 곧 푸틴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관영 매체 타스도 크렘린궁이 트럼프와 푸틴의 알래스카 회동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후 푸틴 대통령과 6차례 통화했지만 대면으로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푸틴 대통령이 알래스카를 방문하면 그가 2015년 유엔 총회 참석 계기에 방미해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만난 이후, 비록 본토는 아니지만, 약 10년만에 미국 땅을 밟는 것이 된다. 이번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개전 4년째인 우크라이나 전쟁이 분수령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과 관련해 대러시아 2차 제재 시한을 앞두고 급물살을 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지난 6일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긍정적으로 평가하자 양국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의 이번 회담이 러시아가 평화를 구축할 마지막 기회냐는 질문에 “난 마지막 기회라는 표현을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난 푸틴 대통령이 평화를 원하며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금 평화를 원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휴전 성사 가능성에 대해 “내 본능은 우리가 (휴전을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정말로 말하고 있다"면서 “매우 곧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휴전 조건으로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할 것으로 예상하냐는 질문에 “매우 복잡하다. 하지만 우리는 일부(영토)를 돌려받을 것이다. 일부는 교환할 것"며 “양측에 더 좋은 방향으로 영토가 교환될 수 있겠지만 우리는 내일 혹은 다른 날에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러시아의 협상가들이 러시아가 침공해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계속 소유하게 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고 소개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고, 현재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러시아에 넘기는 방안을 제시한 적이 있다. 대신 러시아가 일부 점령한 자포리자와 헤르손 지역의 통제권은 우크라이나에 반환할 것을 주장했다.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어떤 영토도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오랫동안 주장해왔다. NBC방송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는 이날 러시아가 휴전을 위한 요구 사항을 제시했고,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협상 전술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조너선 에얄은 “트럼프 입장에서는 푸틴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다고 생각에 흥분해서 어떤 제안이든 덥석 물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가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어설픈 절충안을 받아들일 위험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평화 합의에 서명한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와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을 기대하냐는 질문에 “내가 뭘 해도 그들은 (나에게) 주지 않을 것이며 나는 상을 받으려고 정치공작을 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상을 받으면 분명 매우 영광이겠지만 난 결코 정치공작을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상을 위해 (평화 중재를) 하는 게 아니다. 난 정말로 인명을 구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다. 그게 내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이만큼 개입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하원, 자국 보호 규제서 ‘동맹국 예외’ 추진…마스가 탄력받나

미국 의회가 자국 조선·해운업 보호를 위해 만든 규제에서 한국 등 동맹국을 예외로 두는 초당적 법안을 발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조선업 재건을 추진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제안한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에 탄력을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8일 미 의회에 따르면 애드 케이스(하와이) 민주당 하원 의원과 제임스 모일런(괌) 공화당 하원의원은 지난 1일 '해운 동맹국 파트너십 법안'(Merchant Marine Allies Partnership Act)을 발의했다. 1920년 제정된 존스법은 미국 내 항구를 오가는 모든 화물은 미국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법안으로, 반드시 미국에 등록되고 미국 시민이 소유하고 미국 시민과 영주권자가 승무원으로 탑승한 선박으로만 운송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자국 조선업과 국가 안보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제정됐지만 오히려 독과점을 부채질해 결과적으로 해당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했다는 평가가 많다. 케이스 의원은 “해양법의 오랜 허점으로 존스법은 자국내 해운업의 쇠퇴를 가속화했다"며 “존스법을 적용해 운항 중인 선박은 100척 미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마땅한 운송 대안이 없는 일부 지역에서는 극심한 독점 환경이 조성돼 운송료가 치솟았다"고 덧붙였다. 미얼런 의원은 “이 초당적 법안은 수십 년 동안 괌과 하와이 같은 곳에서 미국인들에게 불공평한 부담을 준 구식 해양법을 현대화하는 것"이라며 “중국의 이익으로 이어지는 허점을 막고 일본, 한국과 같은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과 협력함으로써 우리는 조선 역량을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의된 법안은 동맹국에서 구매한 선박에 대해 존스법 면제를 허용해 미국 내 항구 간 운송을 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미국 기업이 한국·일본 등 동맹국에 위치한 조선소에서 주요한 선박 개조 작업을 할 경우, 기존 50%의 수입세를 면제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또한 법안은 동맹국 기업이 일정한 규제 조건에서 외국에서 건조하고 외국 승무원이 탑승한 선박으로 미국 연안 운항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한미간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수준에 그쳤던 한미 조선업 협력이 상선 선박 건조, 개조 등 분야로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법안이 아직 발의 단계인 만큼 최종 통과될 여부는 미지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관세와 협상으로 새 질서”…美, 트럼프式 무역체제 선언

“과세와 협상을 통해 미국은 새로운 글로벌 무역 질서의 기초를 마련했다" 미국의 무역정책을 총괄하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를 중심으로 하는 무역정책을 기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대체할 새로운 질서로 규정했다. 그리어 대표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도입된 브레턴우즈 체제와 이후 설립된 WTO 체제가 지속불가능하다며 “미국은 자국내 일자리 및 경제 안보 감소로 이어지는 시스템에 돈을 지불하고 있고 다른 국가들은 필요한 개혁에 나서지 않았으며 중국이 가장 큰 승리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WTO 등) 체제는 관세가 정당한 정책임을 거부했는데 이는 미국이 핵심 제조 및 기타 산업을 관세로 보호하는 것을 희생했음을 의미한다"며 “지난 30년간 미국은 시장에 대한 장벽을 낮춤으로써 해외 상품, 노동력과 자본의 대규모 유입을 허용했지만 다른 국가들은 시장을 막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제 개혁이 다가오고 있다"며 “우리는 트럼프 라운드를 목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 세계 각국과 진행한 무역 협상을 과거의 다자 무역 협상에 빗대어 '라운드'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라운드를 통해 “우리의 무역 파트너들은 미국에 시장을 개방하는 것에 이렇게 관심을 보인 적이 없었다"며 “지난 짧은 몇 개월 동안 미국은 수년간의 헛된 WTO 협상을 통해 얻은 것보다 더 많은 해외 시장 접근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유럽연합(EU)과 발표한 무역 합의를 “공정하고, 균형 있으며, 다자 기구의 모호한 염원이 아닌 구체적인 국익에 부합하는 방향의 역사적 합의"라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글로벌 무역이 경제적 및 정치적 현실에 맞게 재편돼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짚었다. 폰데어라이에 집행위원장은 턴베리 기자회견에서 “출발점은 불균형이었다. 우리측의 대미 흑자와, 미국측의 적자"라며 “무역관계 균형을 맞추고자 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어 대표는 또 다른 여러 국가도 미국과의 경제 관계를 더 지속 가능하게 재조정할 필요를 인식하고 있다면서 EU 외에도 영국,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필리핀, 한국, 태국, 베트남 등과 체결한 무역 합의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이어 “턴베리에서 굳혀진 새로운 경제 질서가 실시간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미국이 상대국의 무역 장벽을 제거할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은 제조업 부문의 관세를 없애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뒤집었다. 이제 우리는 해외 무역 장벽을 전체적으로 제거함과 동시에 자국을 관세로 보호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미국에 시장을 개방하기로 한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을 언급하면서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은 15% (상호)관세와 함께 미국의 자동차 기준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이 3500억달러를 미국 제조업에 투자하기로 했다면서 “한국은 비(非)시장 경쟁 앞에서 쇠퇴한 미국 조선 산업의 재활성화를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다른 나라가 무역 협상에서 한 약속을 지키도록 강제하겠다면서 미국은 시간을 오래 끄는 WTO 분쟁 해결 절차를 활용하는 대신 “합의의 이행을 긴밀히 감시하고 이행하지 않는 경우 필요하면 더 높은 관세율을 신속하게 재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 관세를 도입했을 당시,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하늘이 무너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은 실제로 하락했다"며 “지금은 더욱 광범위한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데 인플레이션은 통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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