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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 “트럼프, 경제·인플레 정책에 더 신경써야”

미국 유권자들이 가장 원하는 경제, 인플레이션 대응 정책 등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선시하지 않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이날 CBS뉴스가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2월 26~28일 실시) 결과에 따르면 51%가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다만 부문별로 살펴보면 응답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51%가 지지한다, 49%는 '지지하지 않는다고'고 응답했다. 인프레이션의 경우 지지한다 비중이 46%을 기록한 반면 이민 정책의 경우 54%가 지지한다고 답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우선시했으면 하는 정책을 묻는 질문에 경제를 '최우선'으로 꼽은 비중이 82%로 1순위에 올랐고 인플레이션이 80%로 뒤를 이었다. 최우선 항목에서 응답 비중이 가장 낮게 나온 정책은 관세(30%)로 나타났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우선시하는 정책을 묻는 질문에 경제와 인플레이션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고 답한 비중은 각각 36%, 29%로 나타났다. 미국-멕시코 국경이 73%로 가장 높았고 연방정부 구조조정(69%), 관세(68%)가 뒤를 이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미 정부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답한 비중은 81%에 달했지만 '좋은 변화'와 '나쁜 변화'에 대한 의견은 각각 35%, 40%로 비슷하게 나왔다. 같은 날 공개된 CNN-SSRS 여론조사 결과(2월 24~28일 실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선순위를 올바르게 정했다고 답한 비중이 40%로 나타났는데 이는 직전 조사(2월 13~17일)의 45%보다 낮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8%로 직전과 비슷했다. 이날 공개된 조사결과는 지난달 해리스폴이 실시한 여론조사(2월 6~8일) 결과와 대체적으로 일치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해리스폴이 조사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물가가 오를 것으로 본 응답자가 60%에 육박했다. 물가가 내릴 것으로 본 응답자는 11%에 그쳤다. CBS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CBS 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지 5주밖에 안됐다"며 “행정부 정책 시행과 함께 가격 하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CNN-SSRS와 WP-입소스는 각각 1206명, 2601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각각 지난 13~17일, 지난 13일~18일 실시했다. 여론조사 결과의 오차 범위는 WP-입소스가 ±2.1%포인트, CNN-SSRS가 ±3.1%포인트다. CBS-유고브와 CNN-SSRS는 각각 2311명, 2212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고 오차범위는 CBS-유고브가 ±2.5%포인트, CNN-SSRS가 ±2.4%포인트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와 파국에 젤렌스키 사태 진화…“광물협정 서명할 준비”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광물협정 서명 의향을 밝히면서 파국으로 끝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폭풍을 수습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긴급 유럽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는 광물 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됐다며 “미국 대통령이 건설적인 대화를 위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정적인 행동과 답변을 위해 초대한다면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최근 벌어진 일과 무관하게 우크라이나는 광물협정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합의할 준비가 됐다며 “미국과 우리의 관계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미국과의 광물협정에 서명할 예정이었으나, 양측 사이에 거친 설전이 벌어지면서 백악관을 쫓겨나듯 떠나야 했다. 광물협정 체결 역시 무산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종전구상을 받아들이지 않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이 제공한 원조에 감사하지 않고 무례한 태도를 보인다고 몰아붙였다.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이 세계 3차 대전을 놓고 도박을 벌이고 있다고도 맹비난했다. 아울러 “당신이 합의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빠질 것이다. 우리가 빠지면 당신은 (홀로) 끝까지 싸우게 될 것"이라며 미국이 우크라이나 대한 원조를 중단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날 광물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됐다고 밝힌 것은 사태 수습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공개된 장소에서 회담을 진행하는 것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모두에게 긍정적이지 않았다고 했다. 추후 정상회담을 한다면 비공개여야 할 것이란 시각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점을 인정했고 트럼프 대통령, 공화·민주 양당, 미국 국가 전체에 감사를 표했지만 충돌에 대한 사과는 거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에 대한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는 한편 우크라이나와 체결하려 했던 광물 협정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NN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과 협상할 수 있고, 결국 러시아와 협상을 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연방 하원의장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 그(젤렌스키)가 정신을 차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거나, 그 일을 할 다른 누군가가 우크라이나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CBS 뉴스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우크라이나와의 광물협정을 재추진하는 방안이 논의되지 않고 있다면서 “그(젤렌스키)가 싸움을 계속하길 원한다면 무의미해질 경제협정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해야만 했던 건 들어와서 이 경제협정에 서명하는 것이었고, 다시 한번 우크라이나와 미국 국민 간에 이견이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었다"며 “그는 그걸 날려버리는 쪽을 선택했다"고 비난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우크라전 종전’ 광물 협상이 파국으로…트럼프 고함치다 끝난 ‘빈손 회담’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8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이 고성과 설전 끝에 파국으로 마무리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무례하다고 말할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했고 J.D. 밴스 미국 부통령까지 가세하면서 2대1 난타전이 벌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압박에 굴하지 않았지만 결국 빈손으로 백악관에서 나왔으며 종전의 첫 단추로 여겨졌던 광물협정 또한 결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22분께 백악관 웨스트윙 문 앞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직접 환영했으며 이후 집무실로 같이 이동해 공개 모두발언을 진행했다. 두 정상은 처음에는 각각 미국과 우크라이나간 광물협정 및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등에 대한 일반적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회담 분위기는 시작한지 40분쯤부터 적대적으로 바뀌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4년 러시아가 자국 크림반도를 병합한 뒤 체결된 협정에도 불구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2년 전면전을 일으켰다는 점을 재차 지적한 뒤 “우리는 휴전 협정에서 서명했고 모두 우리에게 '그가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그는 협정을 어겼다"면서 “그는 우리 국민을 죽였으며 사람들이 계속 죽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은) 멋진 바다(대서양)가 있어서 아직은 (러시아의 위협을) 느끼지 못하지만, 미래에 느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느낄지에 대해 말하지 말라"며 “당신은 좋은 위치에 있지 않다. 당신은 스스로 그렇게 나쁜 위치에 있게 만들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신은 수백만 명과 3차 세계 대전을 놓고 도박하고 있다"라면서 “당신 나라에는 큰 문제가 있으며 당신은 이기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안보 지원을 거론하면서 “만약 미국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2주 만에 졌을 것"이라면서 “당신은 감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없으면 당신에게는 (전쟁을 끝낼) 아무 카드도 없다. 합의하거나 아니면 우리는 빠질 것"이라며 젤레스키 대통령에게 “무례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밴스 부통령도 “백악관에 와서 미국 언론을 앞에 두고 그 문제를 논쟁하려고 하는 것은 무례하다"라면서 “당신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서 한 번이라도 고맙다고 한 적이 있느냐"라고 비판했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16분께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회담이 끝났음을 알렸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관여한다면 평화를 이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평화를 위한 준비가 됐을 때 다시 올 수 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등과 회의를 진행하고 회담을 사실상 진행치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백악관에서 떠나 달라고 요구했다. 광물협정을 연결고리로 미국의 지원을 확보하려고 했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40분께 빈손으로 백악관을 나왔다. 이날 트럼프 대토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파국으로 이어진 배경엔 광물협정을 바라보는 두 대통령의 입장차가 뚜렷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그동안 미국이 지원한 대가로 우크라이나 광물 개발 수익을 나누자고 요구하는 등 이 협정을 '비용 청구서'로 여겼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광물 협정은 향후 종전 협상이 러시아에 유리하게 흐르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안전판이었다. 이번 회담 분위기가 급반전한 이유도 푸틴 대통령이 협정을 깨고 2022년 전면전을 일으켰다는 점을 젤렌스키 대통령이 강조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의 질문에 “푸틴에 대한 그(젤렌스키)의 혐오 때문에 내가 협상을 타결하는 게 매우 어렵다"고 말했고, 배석한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를 위해 러시아와 외교를 하는 것이라고 옹호했다. 그러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불법으로 병합한 이후 체결된 민스크 평화협정을 위반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사실을 지적하고서 “J.D. 무슨 외교를 말하는 것이냐"고 물었고 이에 밴스 부통령이 발끈했다. 밴스 부통령은 “집무실에 와서 미국 언론 앞에서 이걸 따지는 게 무례하다"면서 “당신은 이 분쟁을 끝내려고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이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민을 존경한다"고 말하면서 사태 진화에 나섰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지원 없이는 러시아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것이 이곳에 온 이유이자 미래의 협상에 관해 이야기하는 이유"라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은 양측 모두에게 좋지 않다"며 “미국 파트너를 잃고 싶지 않다"고 손을 내밀었다. 다만 그는 충돌에 대한 사과는 거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과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매우 정직해야 한다. 우리가 나쁜 짓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상호 칼럼] 트럼프의 이유 있는 폭주와 유럽의 한심한 대응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가장 먼저 추진하고 있는 외교·안보 정책 중 하나는 우크라이나 전쟁 신속 종결이다. 이에 미국은 유럽과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우크라이나를 배제하고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18일에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 큰 틀에서 종전 합의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독재자이며 수백만 명의 사람을 죽인 무모한 전쟁광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불법 침공을 받고 국토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젤렌스키에게는 충격적인 발언이었을 것이다. 미국이 이렇게 러시아와의 종전을 서두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 군사력을 인도·태평양 지역에 집중하여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다. 미국은 유럽보다는 인·태 지역이 미래 미국의 핵심 이익이 달린 곳으로 무서운 중국의 질주를 막지 못하면 미국이 패권을 상실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란 인식이다. 미국은 유럽 주둔 미군 병력을 줄이지 않으면 미국의 역량을 중국 견제에 집중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냉전 이후 유럽이 국방비를 삭감하고 미국에 의존해 온 게 사실이다. 실제로 주유럽 미군이 10만 명에 달하는데 유럽 국가 대부분은 GDP 대비 2% 미만의 국방비를 지출하다 보니 10만 명 이상 상비군을 운영하는 나라가 몇 없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럽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벌어진 최대 규모 전쟁이고 만약 우크라이나가 점령되면 유럽이 다음 전쟁터가 되는 상황에서 나토 회원국들은 국방력 개선 노력을 미루고 있다. 더군다나 유럽이 종전 이후 평화 유지를 위해 우크라이나에 파병하는 대안을 놓고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미국은 이런 무책임한 유럽의 태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최근 국방비를 5% 이상 올리라는 요구를 하며 윽박지르고 있다. 유럽의 이기적인 판단이 큰 비극을 초래한 과거가 있다. 1991년 발생한 유고슬라비아 내전은 유럽의 치부를 잘 드러낸 사례다. 특히 1995년 7월 보스니아 도시인 스레브레니차에서 발생한 세르비아의 대학살극으로 8,000명의 남자 성인과 어린이가 살해되었지만, 유럽은 나치 독일 수준의 인종청소가 재현되는 걸 막지 못했다. 이후 1998년에 발생한 코소보 전쟁에도 유럽은 계속 무기력했다. 당장 이익이 없다 보니 적극적인 개입을 주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과격한 언동이 일견 폭주로 보일 수 있다. 지나치게 미국 중심적이고 이기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냉정한 현실은 유럽이 이런 상황의 원인을 제공한 책임이 크다는 사실이다. 덴마크, 폴란드 정보기관 등이 향후 수년 내 러시아가 유럽을 침공할 것이란 관측을 했다. 그러나 변화의 속도는 더디다. 유럽의 선두 주자인 독일은 러시아 에너지 의존, 탈원전 등 파퓰리즘 정책을 남발하다 경제가 망가졌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도 인기영합주의 마약을 끊기 어려워한다. 지금까지 안일한 사고에서 벗어나 시급히 국방력을 확충해야 하지만, 유럽은 한국산 무기를 구입하지 말고, 유럽산을 사야 한다며 이 급한 와중에도 자기 밥통을 지키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유럽의 근시안적이고 이기적인 행동에 실망이 크다. 비록 버틴다지만, 유럽은 결국 트럼프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상호

독일 총선 기민·기사당 1위…보수정권 3년 만에 등장?

23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연방의회 총선거에서 중도보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올라프 숄츠 총리의 사회민주당(SPD)과 극우 독일대안당(AfD)을 따돌리고 제1당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공영 ARD방송 출구조사 결과, CDU·CSU 연합의 예상 득표율은 28.8%로 AfD(20.2%), SPD(16.2%)를 크게 앞섰다. 녹색당은 12.0%, 좌파당은 8.6%로 예측됐다. 친기업 자유민주당(FDP)은 4.6%, 포퓰리즘 성향 자라바겐크네히트연합(BSW)은 4.7%로 원내 진출이 불투명하다. 선거법상 정당투표 득표율이 5%를 넘거나 지역구 299곳에서 3명 이상 당선자를 내야 의석을 배분받는다. 제2 공영 ZDF방송 출구조사에서는 CDU·CSU 연합이 28.5%, AfD는 20.0%, SPD 16.5%의 득표율을 올릴 것으로 예측됐다. ARD방송은 이날 오후 7시 기준 전체 630석 가운데 CDU·CSU 연합이 210석을 가져가고 AfD에 145석, SPD 118석, 녹색당 94석, 좌파당에 62석이 배분될 것으로 계산했다. 정확한 의석 배분은 FDP와 BSW의 원내 진출 여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이들 정당이 기준을 넘겨 의석을 가져갈 경우 다른 정당들 몫은 그만큼 줄어든다. CDU·CSU 연합은 의석 배분이 확정되는 대로 연립정부 구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연정 구성에 성공할 경우 프리드리히 메르츠 CDU 대표가 총리를 맡을 전망이다. 메르츠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이제 내 앞에 놓인 책임이 막중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또 “세상이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연정 협상을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CDU·CSU 연합은 지난해 11월 일명 '신호등' 연정 붕괴로 시작한 이번 총선 기간 내내 30% 안팎 지지율로 선두를 지켜왔다. CDU·CSU 연합 주도로 연정이 구성되면 CDU 소속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가 2021년 12월 퇴진한 이후 3년여 만에 다시 보수 성향 정권이 들어서게 된다. 연임에 도전한 숄츠 총리는 “선거 결과가 나빴고 나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급성장한 AfD는 2021년 총선 때 10.4%의 배에 가까운 득표율로 원내 제2당에 오를 전망이다.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역사적 승리"라며 “우리는 CDU와 연정 협상에 열려 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정치적 변화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독일 정당들은 AfD가 민주주의를 해친다며 연정 구성을 비롯한 모든 협력을 거부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디지털세’에도 칼 빼들어…한국도 영향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디지털세'(digital service tax)를 포함해 미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를 규제하는 외국 정부에 대응하겠다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 빅테크에 디지털세를 부과하는 해외 국가들의 수입산 제품에 관세 부과를 조사하도록 행정부에 지시하는 각서에 서명했다. 디지털세는 물리적 고정사업장 없이 국경을 초월해 사업하는 정보통신(IT) 기업에 물리는 세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서에 서명하면서 “다른 나라들이 우리한테 디지털과 관련해 하는 짓은 끔찍하다"고 했다. 각서는 “우리 행정부는 미국 기업과 노동자, 그리고 미국의 경제와 국가안보가 외국 정부의 일방적이고 반경쟁적인 정책과 관행에 의해 훼손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각서에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정부에 대응할 때 △미국 기업에 부과한 세금 △미국 기업의 성장이나 의도한 활동을 억제하는 규제 △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위태롭게 하는 모든 행동, 정책이나 관행 △미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하는 모든 행동, 정책이나 관행 등을 고려하겠다고 명시됐다. 관계 부처에 미국 기업들이 외국 정부의 세금이나 규제를 신고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라고도 했다. 각서에는 영국과 프랑스 등이 디지털세를 부과하는 국가라고 지목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튀르키예, 인도, 오스트리아와 캐나다가 디지털세를 매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때 일부 국가들의 디지털세에 대해 무역법 301조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무역법 301조는 무역과 관련해 외국 정부의 차별적 관행이 있다고 판단하면 그에 대응할 권리를 미국 정부에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2021년 미국과 6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가 이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도의 글로벌 협상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디지털 서비스세 부과와 미국의 관련 대응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각서에서 한국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한국도 이번 조사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각서는 “국경 간 데이터 이동을 제한하고,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가 현지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자금을 대도록 하고, 망 사용료와 인터넷 종료 수수료를 부과하는 외국 법 체제"도 문제 삼았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한국 정부의 지리 정보 반출 금지와 외국 기업에 대한 망 사용료 부과 움직임을 비관세장벽이라고 주장해왔다. 각서에는 또 유럽연합(EU) 회원국이나 영국에 미국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표현의 자유와 정치 활동을 약화하거나 콘텐츠를 관리하는 데 사용하도록 하는 정책이 있는지 조사해 대응 방안을 권고하라는 지시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 등 행정부 인사들은 유럽 국가들이 극우 사상과 혐오 발언 확산을 막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 기업 등을 규제하는 것을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USTR에 주요 교역국과 전자상거래에 대한 관세 유예를 영구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식별하라고 지시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우크라와 광물 합의 타결 임박…디지털세 부과에 대응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서로 만나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BBC,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종전 합의가 체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크라니아와 광물 협상 체결이 임박했다고 했다. 그는 “합의가 임박했다. 그들이 원하는 것 같다. (합의를 통해)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머물게 될 것이고 그들은 만족해한다"며 “우리는 돈을 돌려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미국이 투자와 안전 보장을 제공하는 대가로 우크라이나의 희토류를 다량으로 확보하는 안을 놓고 협상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희토류 자원 지분 50%를 요구했는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우리나라를 팔 수는 없다"며 일축했고, 향후 종전 협상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국민 대다수는 러시아에 대한 양보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오는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행사에 참석할 수 있다는 관측과 관련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푸틴 대통령을 '독재자'로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예고해온 상호 관세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곧 상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이 미국산 자동차 등 제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고 싶어한다면서 “그들은 갑자기 우리한테 매우 친절해졌으며 다른 나라들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구글이나 애플 등 미국의 거대 다국적기업에 매겨지는 '디지털세'(digital service tax)에 미국이 상호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조사하도록 미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이 우리한테 디지털과 관련해 하는 짓은 끔찍하다"고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허니문 효과’ 벌써 끝?…취임 후 한달 만에 지지율 흔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한 달째를 맞은 가운데 이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 수행에 대한 부정평가가 늘어났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0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이날 CNN과 워싱턴포스트(WP)가 각각 여론조사 업체와 함께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 수행에 대한 찬성 대 반대 비율이 CNN-SSRS 조사에서 47%대 52%(CNN), WP-입소스 조사에서 45%대 53%(WP)로 집계됐다. 지난달 여론조사 결과에서 긍정 평가 비율이 부정 평가보다 더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 수행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유권자들이 한 달만에 급증한 것이다. 실제 미 퀴니피액대학이 지난달 23일~2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46%, 부정 평가는 43%로 각각 집계됐다. 또 이번 CNN 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임기 나머지 기간을 전망하는 질문에 '비관적'과 '두렵다'는 응답이 54%로 '열광적'과 '낙관적'이라는 응답(46%)을 웃돌았다. 지난해 12월 조사 당시 같은 질문에 52%가 긍정적, 48%가 부정적으로 답했는데 두 달 사이 양쪽 비율이 뒤집힌 것이다. 이를 두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허니문 효과가 사라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의 대규모 연방 기관 구조조정과 정리해고에 대한 반감이 부정 평가를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WP 조사에서 연방 공무원들의 대규모 해고를 반대하는 의견이 58%로 집계됐고 머스가 연방 정부에서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한 찬성 의견은 34%에 그쳤다. CNN 조사에서도 응답자 54%는 머스크가 연방 정부에서 진행하는 일을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 조사에서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는 응답이 52%로, 그렇지 않다(47%)는 응답보다 우세했다. 이와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미국인들의 실망감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 문제는 매 대선마다 승패를 가르는 최대 이슈로 꼽혀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당시 물가를 낮추겠다고 공언해왔다. 실제 CNN 조사 결과, 응답자 62%는 트럼프 대통령이 물가를 낮추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공화당 지지자의 47%도 이같이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WP 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전반적인 경제 정책에 대한 반대 의견이 53%로, 찬성(45%)을 웃돌았다. 10명 중 9명이 식품 가격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표시했고, 4명 중 3명 꼴로 유가·에너지 가격을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인 관세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은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WP 조사 결과 캐나다, 멕시코와 중국에 대한 관세로 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답한 비중은 69%에 달했다. 반면 불법이민자 추방 정책에는 39%가 '적절하다', 15%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답해 도합 54%가 지지 의견을 표했다. 이민정책이 '지나치다'는 부정적인 응답은 45%에 그쳤다. CNN-SSRS와 WP-입소스는 각각 1206명, 2601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각각 지난 13~17일, 지난 13일~18일 실시했다. 여론조사 결과의 오차 범위는 WP-입소스가 ±2.1%포인트, CNN-SSRS가 ±3.1%포인트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독재자’라며 젤렌스키 압박 높이는 트럼프…우크라 선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 '독재자'라는 단어까지 동원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심지어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도 중단할 가능성마저 시사하자 우크라는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종전 협상안을 수용할지 미국 없이 전쟁을 이어갈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그(젤렌스키)는 선거를 거부하고 지지율 또한 매우 낮으며 그가 유일하게 잘하는 것은 바이든을 갖고 노는 것"이라며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 젤렌스키는 (러시아와 합의에) 서두르지 않으면 나라를 잃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지율이 4%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날엔 그를 독재자라고까지 지칭하며 더욱 깎아내린 것이다. 이는 또한 미국이 전쟁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정도 성공한 코미디언인 젤렌스키는 미국을 설득해 3500억 달러를 전쟁에 지출하게 만들었다"며 “이 전쟁은 이길 수도 없고 시작할 필요도 없으며 미국과 트럼프 없이 결코 해결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런면서 “미국은 유럽보다 2000억 달러를 더 지출했는데 유럽의 돈은 보장받는 반면 미국은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한다"며 “젤렌스키는 우리가 보낸 돈의 절반이 없어졌다고 인정한다"고도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바이든은 시도조차 하지 않았고, 유럽은 평화를 가져오는 데 실패했으며, 젤렌스키는 아마 '수월한 돈벌이'(gravy train)를 유지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비판 수위를 높이는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로선 미국 없이 러시아와 전쟁을 이어가거나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종전 협상안을 따를지 선택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다. 카네기국제형화재단(CEIP)의 크리스토퍼 치비스 선임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파기할 가능성은 분명히 있으며 행정부 내부에서 이에 만족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이와 관련, 마이크 왈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며 “상황이 전개되는 순서에 대해 일부는 불만을 갖겠지만 테이블에 앉히기 위해선 양측과 대화해야 하며 우리가 그것을 하고 있다"고 폭스뉴스에 말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에게 마땅한 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 가까이 이어진 상황 속에서 미국이 지원을 전면 중단할 경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게 패배할 공산이 크다. 실제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장은 이날 폴란드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24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서 미국이 없다면 우리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한 종전 협상안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다. 푸틴 대통령과의 '딜'을 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으로 인해 그동안 유지되온 서방의 대(對)러시아 단일대오가 균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로선 제재 완화 등을 통해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러 회담을 비롯한 미러관계 개선 움직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3년간 이어진 러시아의 고립을 끝내는 데 도움을 준 것이라 믿는다"며 “이런 모든 것이 우크라이나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접근은 광범위한 반발을 초래하고 있어 미국이 앞으로도 이대로 추진할지 주목받는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미국 대통령이 친구로부터 돌아서서 블라디미르 푸틴 같은 폭력배를 편드는 것을 바라보기 역겹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딕 더빈(일리노이·민주)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입장에서 식은 죽 먹기"라고 비꼬았다. 공화당 소속인 존 케네디(루이지애나) 상원의원도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시작했다"며 “쓰디쓴 경험을 통해, 푸틴은 깡패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러, 우크라戰 종전협상 넘어 협력 강화…트럼프·푸틴 브로맨스 나오나

미국과 러시아가 3년 가까이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을 논의하기 위해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한 가운데 이를 계기로 그동안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가 빠른 속도로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러 양국은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4시간이 넘는 장관급 회의를 가졌다. 미국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내세우고 러시아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보좌관,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국부펀드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번 회담에선 우크라이나의 참여가 배제됐다. 미 국무부는 전쟁을 지속 가능하고 양측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가능한 한 빨리 종식시키기 위해 고위급 협상팀을 꾸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양국간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양측은 양국 주재 대사관 운영 정상화, 종전 이후의 경제 및 투자 협력 확대 등을 위해 협의하기로 했고 미국은 특히 대러 제재 해제 가능성마저 시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에 대해 “협상 이후 종전 합의에 대한 더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협상은 잘 진행됐고 러시아는 뭔가를 하고 싶어한다"며 이달 안에 푸틴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에 대해 “아마도"라고 했다. 이날 협상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뒤집으려는 행보로 읽힌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경제적 제재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등으로 러시아를 철저히 고립시키려는 정책을 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협상은 사전단계에 불과하지만 미국 측의 이러한 태도는 전쟁을 이미 넘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관계를 강화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열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우크라의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하기도 했다. 그는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가 협상에서 배제돼 강하게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전쟁을 멈췄을 기회가 3년이나 있었다"며 “(러시아와) 합의 하면서 전쟁을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가 전쟁을 피할 기회가 사전에 있었다는 의미로 러시아의 침략을 우크라가 야기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크라이나에서 선거가 치러지지 않았고 사실상 계엄령이 선포된 상태"라며 “말하기 싫지만 우크라이나 지도자(젤렌스키)는 지지율이 4%에 불과하다. 나라도 산산조각이 났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에 대한 외교적 해결의 일환으로 우크라에서 선거를 강행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 코넬대학교의 브라이언 로젠펠드 부교수는 “우크라가 배제된 채 미국과의 고위급 회담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끝났음을 의미한다"며 “이는 러시아가 원하는 결과"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전쟁을 이끌어온 젤렌스키 대통령을 축출한 뒤 우크라에 친러·친푸틴 정권을 수립하는 방안을 암암리에 모색해왔다. 우크라의 유명 코미디언 출신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9년 대선에서 5년 임기의 대권을 잡았으나 전쟁 발발과 함께 계엄령이 선포돼 우크라는 현재 전시 내각 체제로 국가가 운영되고 있다.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지난해 3월 대선을 치러야 했지만 전시 체제에 따른 선거 중단으로 임기도 연장됐다. 이후 러시아 측은 “젤렌스키가 대선을 취소함으로써 국가 권력을 찬탈했다"는 주장을 이어오고 있다. 향후 양국이 상황에 따라 종전협정 등 합의문에 서명할 일이 있을 때 상대가 적법한 대통령이어야 하는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니라는 것이 러시아의 입장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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