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미국 대선을 40여일 앞두고 양당 후보들이 경합주에서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경제 공약'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중산층 지원'을,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와 법인세'를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25일(현지시간)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피츠버그에서 “강력한 중산층 형성을 내 대통령직을 결정짓는 목표이자 집권의 이유로 삼을 것임을 맹세한다"며 집권시 1억 명 이상의 중산층을 위한 감세 등 대대적인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공약했다. 구체적으로 젊은 부부가 아이를 낳으면 첫해 6000달러(약 799만원)의 신생아 세액공제를 제공하고, 영유아 및 노인 돌봄 비용과 간병 비용을 낮출 것이라고 공약했다. 또 중산층을 위한 300만채의 새 주택 건설 및 임대를 위해 부동산 개발업자 및 건설업자들과 협력할 것이며, 첫 주택 구입자에게 계약금 용도로 2만5000달러(약 3300만원)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료품 가격 '바가지'를 막는 사상 첫 연방 차원의 입법에도 나설 것이라고 공약했다. 기업 세금 정책과 관련해 해리스 부통령은 “노조 가입이 허용되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린 기업들에 세액 공제 혜택 줄 것이라고 밝혔고, 스타트업에 대한 세액 공제 혜택을 현재의 5000달러에서 5만 달러(약 6660만원)로 10배 상향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MSNBC와의 인터뷰에서 집권하면 법인세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해리스 캠프 제임스 싱어 대변인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법인세 세율을 현재의 21%에서 28%로 인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자신이 “자본주의자"라면서 이념에 기반한 정책이 아닌 실용적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동시에 친중산층, 친노조 기조도 분명히 했다. 같은 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남부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를 나흘 만에 다시 찾았다. 그가 다른 경합주를 제쳐놓고 이곳을 다시 찾은 건 노스캐롤라이나에서의 판세가 녹록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화당 우세지역으로 여겨져 온 노스캐롤라이나는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세가 크게 오르면서 최근 들어 경합주로 바뀌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 민트힐 유세에서 제조업 부흥 등 자신의 경제 공약을 거듭 부각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연단 뒤에는 '일자리(JOBS)! 일자리! 일자리!'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붙이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의 핵심 제조업인 가구 산업이 쇠락한 것을 언급한 뒤 “내가 4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최악의 무역협정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끝내고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으로 대체해 여러분의 사업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또 “중국산 가구 수입에 22% 관세를 부과하는 등 전례 없이 중국에 맞서서 노스캐롤라이나 가구 산업을 구했다"며 “내가 한 일이 없었다면 이 건물은 문을 닫고, 비어 있고, 일자리도 없을 텐데 지금은 번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경쟁자, 수년 전에 여러분의 사업과 일자리를 빼앗은 모든 외국에 관세를 부과해 노스캐롤라이나나 이 나라 다른 주의 업체들과 경쟁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또 다른 경합주인 조지아 연설에서 “트럼프에 투표하면 중국에서 펜실베이니아로, 한국에서 노스캐롤라이나로, 독일에서 조지아로 제조업의 대규모 엑소더스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멕시코 국경을 넘어서 들어오는 모든 차에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트럼프 감세안'에 따라 현재 21%로 낮아진 법인세를 추가로 15%까지 인하하겠다는 자신의 공약을 언급한 뒤 “이것은 내 제조업 르네상스 계획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는 경제다. CNN과 SSRS가 2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등록 유권자(2074명) 중 41%는 경제를 가장 우선시하는 이슈라고 대답했다. 민주주의 수호(21%), 이민(12%), 낙태(11%)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경제를 중시한다는 유권자 중 55%는 인플레이션 문제를 최대의 경제 이슈로 꼽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