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산 목재와 낙농제품에 대해 '상호관세'를 조만간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유무역협정에 해당되는 품목에 대해서 관세를 면제한다고 발표한지 하루 만에 새로운 관세를 꺼낸 것이다. 블룸버그통신,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캐나다는 수년간 목재와 낙농 제품에 대해서 우리를 갈취해왔다"며 캐나다가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이 250%에 달해 우리 농가가 이용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이 그것(목재와 낙농제품에 대한 관세)을 철회하지 않는 한 똑같은 관세를 적용할 것이고 이것이 바로 상호관세"라며 “이르면 오늘(7일) 관세 부과를 할 수 있겠지만 월요일(10일)이나 화요일(11일)까지 기다릴 수 있다. 그러나 우린 (관세 부과를) 할 것이고 불공정하기 때문에 똑같은 관세율을 매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캐나다가 목재에 대해서도 “어마어마하게 높은" 관세를 부과해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불법 이민자와 마약 유입 등 문제를 이유로 지난달 4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가 양국의 국경 보안 강화 조치를 평가하며 1개월 유예했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유예기간 만료 후 지난 4일자로 멕시코·캐나다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강행했다. 이로 인해 미국증시는 폭락하고 업계에서는 재고를 강력히 요청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두 나라로부터 수입하는 자동차에 대해 1개월 관세 면제를 결정했다. 전날에는 '1개월 면제' 대상을 모든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 적용 품목으로 확대했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캐나다산 목재와 낙농제품을 겨냥해 상호 관세 카드를 꺼낸 것이다. CNN은 “매 시간마다 바뀌는 것처럼 보이는 구불구불한 관세 정책의 또다른 반전"이라고 꼬집었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캐나다는 목재와 낙농제품을 두고 오랜 기간 갈등을 이어온 만큼 캐나다가 미국에 대한 관세를 철회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특히 목재 관세를 두고 두 나라는 수십년간 충돌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본격적인 관세 드라이브에 나서기 전부터 미국은 캐나다 목재에 11.5~17.3% 관세를 부과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낙농제품에 상호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두 나라에 대한 큰 경제적 타격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목재의 경우 미국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관세에 대한 더 많은 변화와 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하면서 앞으로도 자신의 관세 정책에 반전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이어 “항상 약간의 수정은 있다"며 “앞에 벽이 있다면 때로는 벽을 통과하지 않고 돌아서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에도 자신의 관세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제조업 붕괴를 막을 뿐만 아니라 빠르게 되돌리고 큰 이익을 얻기 시작했다"며 “자동차 생산 분야에서만 일자리 9000개를 창출했는데 이는 업계가 많은 변화에 대비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