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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대통령’ 효과?…여권 후보들 “明心보다 행정 경쟁”

6·3 지방선거에서 주요 광역단체장을 노리는 여권 후보들이 행정 역량을 내세워 유권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일하는 대통령' 이미지를 바탕으로 정책 추진력을 보여주면서, 여권 후보들 역시 단순한 '명심(明心)' 경쟁보다 정책 성과와 행정 능력을 중심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후보들 사이에서 '일하는 행정가' 이미지를 강조하는 선거 전략이 두드러지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정부는 행정을 책임지는 자리이기 때문에 결국 행정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정원오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행정 경험을 전면에 내세우며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 후보는 “이재명 정부와 손발이 맞는 서울시장, 일 잘하는 서울시장이 필요하다"며 “상대와 싸우기보다 시민의 불편과 싸우며 '성수동 신화'를 서울 전역으로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2014년 민선 6기를 시작으로 3선 성동구청장을 지낸 그는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 제정과 붉은 벽돌 건축 보존 정책, 소셜벤처 유치 등을 통해 쇠락한 준공업지역이던 성수동을 서울의 대표적인 창업·문화 거점으로 탈바꿈시켰다. 정 후보는 특히 '성수동 도시재생' 경험을 내세우며 “상대와 싸우지 않고 시민의 불편함과 싸우겠다"며 행정 성과 중심 선거를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정원오 구청장님이 행정을 잘하기는 잘하나 봅니다"라고 언급하며 공개적으로 힘을 실은 뒤 정치권에서도 존재감이 한층 커졌다.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행정 경험과 실무 능력을 강조하며 비슷한 메시지를 내고 있다. 한 의원은 지난달 12일 출마 선언에서 데이콤(현 LG유플러스) 프로그래머와 한국거래소 근무, MBC 아나운서·예능 PD, 청와대 행정관 등 다양한 경력을 언급하며 “국가 행정기관을 직접 움직여 본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과 공공을 모두 경험한 이력이 오히려 현대 행정에 더 적합하다"며 “과거 정치가 정책을 만들어 일방적으로 내려보내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의 정치는 현장의 요구를 바탕으로 정책과 예산을 설계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했다. 여권 후보들 상당수가 '실무형 지도자' 이미지를 강조하는 흐름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출마 행렬에서도 확인된다. 김민석 국무총리,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의 첫 '드림팀'으로 불렸던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 전 수석은 지난달 18일 정무수석직에서 물러나 강원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고, 민주당은 지난달 27일 그를 강원지사 후보로 단수 공천했다. 강원 철원 출신이지만 서울 서대문에서 4선을 지낸 그는 “단순한 행정기관 이전 방식이 아니라 상업·주거·교통·문화 인프라를 결합한 전략적 도시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전 수석과 함께 1기 청와대 정무라인에서 활동했던 김병욱 전 정무비서관도 이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성남에서 시장 선거에 도전한다. 김 전 비서관은 지난 5일 판교역 광장에서 출마를 공식화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주의 철학을 계승한 '김병욱표 실용주의'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선거 캐치프레이즈 역시 이 대통령의 대표 구호를 변주한 '김병욱이 합니다'다. 이른바 '이재명의 입'으로 불렸던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도 이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재·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대변인은 지난 2일 인천 계양구 경인교육대학교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성남시장과 경기도 행정 경험을 언급하며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을 수없이 확인했다"고 말했다. 정치평론가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이같은 흐름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이유도 결국 '일을 잘한다'는 평가 때문"이라며 “특히 중도층은 정치적 호불호보다 성과와 능력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후보들이 '일 잘하는 행정가'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은 지방선거의 성격과 유권자 기대를 고려한 자연스러운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경쟁력이 행정 능력과 정책 추진력, 성과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강조하는 것은 일종의 '간접적인 명심(明心) 마케팅'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직접적으로 '명심'을 내세울 경우 당내 갈등이나 견제 논란이 불거질 수 있고 후보 간 차별성도 약해질 수 있다"며 “행정 능력과 성과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이 대통령의 강점을 우회적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김병헌의 체인지] 새 검찰의 시대, 고해성사에서 시작된다

2010년 일본 사회를 뒤흔든 '오사카지검 증거조작 사건'은 검찰 권력이 어떻게 남용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특수부 검사가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플로피디스크의 데이터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자 일본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일본의 대응은 신속하고 단호했다. 담당 검사는 즉각 체포됐고 상급 검사들까지 사법처리를 받았다. 검찰총장은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더 중요한 것은 사건을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덮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본은 사회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검찰제도개혁회의를 구성해 수사 과정의 영상기록 의무화, 증거 열람 확대, 변호인 조력권 강화 등 근본적인 제도 개혁을 추진했다. 조직의 체면보다 국민의 신뢰를 우선한 것이다. 한국 사회도 지금 비슷한 갈림길에 서 있다. 국회에서는 정부가 제출한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신설 법안, 이른바 검찰개혁 법안이 막바지 심사를 진행 중이다. 법제사법위원회 단계에서 일부 조항을 둘러싼 미세 조정 논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3월 임시국회에서 최종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이르면 4월 이전에는통과 가능성이 높다 이 법안의 핵심은 검찰의 직접수사 권한을 분리하고 기소 중심 기관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그동안 반복되어 온 정치검찰, 정권의 검찰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여야 간 일부 이견이 남아 있지만 큰 흐름에서 보면 검찰 권력의 구조를 바꾸는 역사적 변화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제도 개편만으로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지금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검찰 스스로의 성찰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검찰권 남용과 관련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은 국가기관이 증거를 조작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의혹을 남겼고, 김학의 사건 역시 수사 과정의 공정성과 권력 유착 의혹을 둘러싸고 오랜 논란을 낳았다. 최근 정치권을 둘러싼 사건들에서도 증거 조작이나 수사 편향 의혹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관련 사건, 이재명 대통령의 대북송금 사건과 대장동 금품 사건 등 역시 정치적 논쟁과 함께 수사 공정성 문제를 둘러싼 의혹이 이어져 왔다. 사실 여부와 별개로 이런 논란이 반복된다는 사실 자체가 검찰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흔들렸는지를 보여준다. 문제의 핵심은 검찰이 그동안 이런 논란에 대해 충분한 성찰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사건들은 “일부 검사들의 일탈"이라는 설명으로 정리됐고 조직 차원의 책임이나 사과는 거의 없었다. 그 사이 국민들 사이에서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냉소적인 말이 자연스럽게 회자되기 시작했다. 정의의 기관이어야 할 검찰이 오히려 두려운 권력기관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검찰이 선택해야 할 길이 있다. 제도 개편이 현실화되기 전에 검찰 스스로 국민 앞에 서는 것이다. 과거 논란이 되었던 수사와 권한 행사에 대해 조직 차원의 성찰을 밝히고, 정치적 중립성과 인권 보호라는 기본 원칙을 다시 세우겠다는 다짐을 국민에게 직접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새로운 제도가 출범하기 전에 검찰이 해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다. 검찰이 스스로 변화의 의지를 보여줄 때 검찰개혁 법안은 단순한 검찰 권한 축소가 아니라 새로운 사법 시스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아무런 성찰 없이 제도만 바뀐다면 갈등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이 원하는 검찰은 거창한 조직이 아니다. 권력 앞에서는 당당하고 약자 앞에서는 겸손하며 법 앞에서는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관이다. 국민이 쥐어준 칼자루를 국민을 향해 겨누는 기관이 아니라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방패가 되는 검찰이다.지금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검찰개혁 법안은 그런 변화를 위한 제도적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검찰 스스로의 변화 의지가 필요하다.일본이 증거조작 사건 이후 국민 앞에 책임을 인정하고 제도를 바꾸며 신뢰를 회복하려 했던 것처럼, 한국 검찰 역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검찰이 국민 앞에 솔직하게 말할 때다. 과거의 잘못과 논란에 대해 성찰하고, 다시는 정치권력과 결합한 검찰이 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그 고백이 있을 때 비로소 검찰개혁은 갈등의 정치가 아니라 국민 통합의 과정이 될 수 있다. 그 순간부터 검찰은 더 이상 '정권의 검찰'이 아니라 진정한 국민의 검찰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경제 여론조사] 李 대통령 지지율 58.2%...“민생 위기관리 능력 호평”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전주보다 1.1%p 오른 58.2%로 집계되며 1주 만에 반등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에 따른 민생 중심의 위기관리 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실시한 3월 1주차 주간 집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58.2%(매우 잘함 46.9%, 잘하는 편 11.3%)로 지난주 대비 1.1%p 상승했다. 부정 평가는 37.1%(매우 잘못함 28.3%, 잘못하는 편 8.9%)로 1.1%p 하락했다. 긍·부정 격차는 전주 18.9%p에서 21.1%p로 확대됐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4.7%였다. 일간 흐름을 보면, 지난달 27일 56.5%(부정 38.5%)로 마감한 뒤 지난 4일에는 60%까지 치솟았다. 이후 5일 58.9%, 6일 56.6%로 주 후반에 소폭 내려앉았지만 주간 내내 50%대 후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리얼미터는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환율 1500원 돌파와 코스피 폭락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의 100조 원 주식시장 안정 프로그램 지시와 유가 최고가격 지정 검토 등 민생 중심 대응이 위기관리 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아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권역별로는 광주·전라 86.1%로 6.3%p 상승하며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서울 54.8%로 4.9%p 상승했고, 인천·경기 59.2%로 1.8%p 올랐다. 반면 대전·세종·충청 55.9%로 6.4%p 하락하며 낙폭이 가장 컸다. 대구·경북은 2.6%p 내린 43.2%, 부산·울산·경남은 1.5%p 내린 51%를 기록했다. 성별로는 남성 55.5%, 여성 60.8%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30대 52.8%로 5.3%p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고, 70대 이상도 56.5%로 5%p 상승했다. 반면 60대는 55.7%로 3.1%p 하락했다. 이념별로는 진보층 88.1%로 6%p 상승했고, 보수층 30.8%로 1.9%p 올랐다. 반면 중도층은 58.9%로 2.7%p 내렸다. 직업별로는 학생 44%로 8.1%p 급등하며 상승폭이 가장 컸다. 자영업 59.2%로 2.8%p, 무직·은퇴·기타 54%로 2.4%p, 사무·관리·전문직 64.8%로 1.3%p 각각 올랐다. 반면 판매·생산·노무·서비스직은 55.4%로 3.6%p, 농림어업은 54.7%로 3%p 각각 하락했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전주 대비 1%p 오른 48.1%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국민의힘은 1.4%p 내린 32.4%로 하락했다. 양당 격차는 전주 13.3%p에서 15.7%p로 확대되며 6주 연속 오차범위 밖 차이를 유지했다. 조국혁신당은 0.5%p 내린 2.8%, 개혁신당은 0.4%p 오른 2.6%, 진보당은 0.2%p 높아진 1.3%였다. 무당층은 0.4%p 늘어난 10.4%로 집계됐다. 리얼미터는 “민주당은 경제 위기 속 정부의 안정 대책과 사법개혁 3법 통과 등 국정 과제를 주도적으로 추진하면서 지지층이 결집해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당사 압수수색과 당 지도부·친한계 간 계파 갈등이 겹친 상황에서 민생 위기 대응보다 사법 저지 장외 투쟁 등 정쟁에 치중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강해지며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이번 대통령 지지율 조사는 이달 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응답률 4.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다. 정당 지지도는 5~6일 이틀간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응답률 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두 조사 모두 무선(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오세훈 “당 노선 정상화 과제”...나경원 “반성이 먼저”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향해 당 노선 정상화라는 선결 과제를 풀어야 한다고 촉구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더 이상 당 탓하지 말고 본인부터 반성하라"고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7일 페이스북에서 “무엇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길인지 반드시 결론을 내야 한다"며 “공천 접수를 미루더라도 우리 당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치열한 끝장토론을 할 수 있는 자리부터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당 노선 정상화라는 선결 과제를 풀지 않는 이상, 후보 접수와 경선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며 “현 상태에서의 경선은 많은 지역에서 노선 갈등으로 이어져 본선 경쟁력의 처참한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현역 단체장이 아닌 후보들을 대상으로 예비경선을 실시한 뒤 본경선에서 현역과 1대 1로 대결하는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KBO의 최종 결승전인 '한국시리즈'에서 착안한 것이다. 이를 두고 조은희 의원은 “오 시장을 정적으로 규정하고 '오세훈 제거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오세훈 시장은 “수도권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 수도권을 내주면 보수는 또다시 암흑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우리 당은 수도권 선거를 포기했다. 절박한 심정으로 당의 변화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의 발언을 두고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 중 한 명이자 장동혁 대표와 가까운 관계로 평가되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 시장은 5선에 도전하는 현역 시장으로의 평가가 그리 좋지 않은 것에 대한 본인 반성이 먼저"라고 비판했다. 그는 “좋은 일은 내 탓, 좋지 않은 일은 남 탓은 좀 궁색하지 않은가"라며 “더 이상 당 탓하지 말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구성원들 모두 안타깝고 애끓는 심정"이라며 “서로 손가락질해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 손가락을 거두고 내부를 향한 날 선 비판을 외부로 돌리며 대안을 이야기할 때 우리 당은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李대통령도 봤다’ 왕과 사는 남자 천만영화...정치권도 ‘축하 물결’

단종의 최후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가 한 목소리로 축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엑스(X·옛 트위터)에 왕과 사는 남자 1000만 관객 돌파에 대해 “영화인들의 뛰어난 상상력과 이야기의 힘, 그리고 이를 아낌없이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 만든 값진 결실"이라며 “2년 만에 이룬 성과이기에 더욱 뜻깊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많은 이들이 한 영화를 찾았다는 것은 작품이 전하는 진심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며 깊은 울림을 이끌어냈다는 뜻"이라며 “감독님과 배우,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애써주신 모든 스태프 여러분께 축하와 더불어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창작의 자유가 살아 숨 쉬고 문화가 국민의 자부심이 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정부 역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설 연휴를 맞이해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극장을 찾아 왕과 사는 남자를 직접 관람했다. 여야도 왕과 사는 남자의 1000만 관객 돌파를 축하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창진 선임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성과는 이 대통령이 강조해 온 'K-이니셔티브'의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며 “민주당은 문화가 곧 국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맞춰 정부와 함께 창작 생태계를 더욱 두텁게 지원하고 K-콘텐츠 산업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제도·정책적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조용술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이 축적해 온 역량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왕과 사는 남자'와 같은 작품들이 꾸준히 만들어진다면, 대한민국 영화 생태계 역시 다시 한번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도 영화 산업이 안정적으로 창작되고 흥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제도, 정책을 면밀히 살피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장항준 감독을 만나 축하했다. 최 장관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장 감독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케이크와 꽃다발을 건네는 사진 15장을 공개했다. 최 장관과 장 감독은 '왕과 사는 남자'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한 6일 저녁에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장관은 SNS에 “관객 1000만을 넘긴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겨울처럼 꽁꽁 얼어붙어 있던 우리 영화의 실낱같은 '희망'이자 따사로운 '축복'"이라고 밝혔다. 최 장관은 “우리 영화는 이제 이렇게 힘찬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며 “한국영화 화이팅"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왕과 사는 남자는 개봉 31일째인 전날(6일) 오후 6시 30분 기준 누적 관객 1000만명을 넘어섰다. 역대 국내 개봉작 중 34번째로 탄생한 천만 영화다. 국내 개봉작이 천만 관객을 동원한 것은 2024년 파묘, 범죄도시 4 이후 2년 만이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푸른 점퍼 입혀주고 포옹”…‘지선 D-90’ 속도내는 민주당

6·3 지방선거가 9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더불어민주당이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인천시장 후보로 박찬대 의원, 강원도지사 후보로 우상호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경남도지사 후보로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을 단수 공천하며 주요 승부처의 '대진표'를 먼저 확정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5일 김경수 위원장을 경남도지사 후보로 단수 공천했다. '3호 단수공천자'다. 국민의힘에서는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조해진 전 의원이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현직인 박 지사가 김 위원장과 맞붙는 구도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김 후보에게도 당을 상징하는 푸른색 점퍼를 직접 입혀주며 “최적의 후보이자 최고의 필승 카드"라고 추켜세웠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7일 우상호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강원도지사 후보로 '1호 단수 공천'하며 본선 체제로 전환했다. 국민의힘에서는 현직 김진태 강원도지사 외에 염동열 전 의원도 예비후보로 뛰고 있지만, 민주당은 김 지사를 대결 상대로 집중 거론하는 분위기다. 이어 '2호 단수 공천'은 인천시장 후보인 박찬대 의원이다. 정 대표는 박 의원을 “이재명 대통령 대선 승리를 위해 전국을 누빈 정권 교체의 일등 공신"이라고 했다. 이어 당 상징인 푸른 점퍼를 직접 입혀주며 “한번 안아볼까"라며 포옹했고, 박 의원의 소감 발표 뒤에는 “잘했다"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현직 유정복 인천시장(국민의힘)이 3선 도전에 나선 가운데 양측의 1대1 맞대결 구도가 유력하다. 박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원내대표로 호흡을 맞춘 '명심' 후보로도 거론된다. 민주당은 단수 공천과 병행해 수도권 핵심 지역 경선 레이스도 본격화했다. 서울시장 경선에는 김영배·박주민·전현희 의원, 정원오 성동구청장, 김형남 전 군인권센터 사무총장 등 5명이 나선다. 민주당은 권리당원 100% 투표로 진행되는 예비경선을 통해 5명의 후보를 3명으로 좁히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5선 도전을 준비하는 가운데 윤희숙 전 의원이 출마 선언을 했고, 나경원·신동욱·안철수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경기도에서는 현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권칠승·추미애·한준호 의원, 양기대 전 의원 등 5명이 경선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심재철·원유철·함진규 전 의원 등이 출마를 준비 중이고, 양향자·조광한 최고위원 출마설이 나온다. 한 의원은 지난 4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송영길 전 대표와 만찬 회동을 하며 '명심' 후보임을 강조하는 행보에 나섰다. 앞서 지난 2일에는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 박찬대 의원과 함께 인천 계양의 한 식당에서 만찬을 가졌다. 계양을 지역구는 이 대통령이 2022년 6월 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곳이다. 이들이 모인 식당 역시 이 대통령이 의원 시절 자주 찾던 단골집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변인과 박·한 의원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였을 당시 각각 공보실장, 비서실장, 수행실장을 맡았던 인연이 있다. 영남권에서도 대진표 윤곽이 잡히고 있다.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군은 김상욱 의원, 이선호 전 대통령자치발전비서관, 안재현 전 노무현재단 울산지역위원회 상임대표가 3파전을 벌인다. 국민의힘에서는 김두겸 울산시장과 서범수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텃밭인 호남권은 경선 열기가 특히 뜨겁다. 전남·광주 광역단체장 선거와 관련해 민주당에서는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도지사, 민형배·신정훈·이개호·정준호·주철현 의원, 이병훈 전 의원 등 총 8명이 경선을 치른다. 충남과 대전은 통합 논의가 표류하며 판이 여전히 유동적이다. 민주당 유력 후보로 꼽히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충남·대전 특별법이 통과될 경우 '10일 이내 사퇴' 요건을 충족하면 통합시장 후보로 출마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이 같은 '속도전'을 두고 본선에서의 변수와 갈등을 줄이기 위한 '공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한 라디오방송에서 “거론되는 인물들의 면면이 무게감 있는 정치인들"이라며, 경선으로 힘을 빼기보다 단수 공천으로 선거에 집중하려는 결정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민주당이 다자구도·이탈표를 부르는 '공천 불복' 가능성을 선제 차단하는 흐름이라고 짚었다. 그는 “공천에 불복하거나 컷오프 된 사람들이 무소속으로 나가면 1대1 구도가 깨지고 조직을 가져가 구도에 문제가 생긴다"며 “민주당이 그걸 최소화하려는 것 같고 현재까지는 큰 잡음이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공천보다 당 지지율과 지도부 리더십이 먼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5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민주당 공천 속도를 두고 “부럽다"며 “인지도·지지도가 있는 인물들을 '흠집 없이' 단수 공천해 일찌감치 현장에 투입하는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해선 “현역 단체장 불출마 압박, '복면가왕식' 경선 구상 등으로 공천 룰을 둘러싼 잡음만 키우고 있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오세훈 겨냥하는 박주민…“러닝으로 한강버스와 대결”

“팀 민주당이 한강버스를 이겼다."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박주민 의원이 서울 여의도 한강변에서 '한강버스'와 속도 실험에 나섰다. 시민운동가 출신 '거리의 변호사' 이미지로 알려진 박 의원이 이번에는 직접 달리고 타보며 서울 교통 정책을 검증하는 모습을 공개한 것이다. 유튜브 채널 '박주민TV'에 올라온 '한강버스를 이겨라'라는 제목의 영상에서다. 6일 유튜브 채널 '박주민TV'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 관공선 선착장 인근에서 박 의원과 김영배 의원, 김형남 김형남 전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이 “3·2·1 출발" 신호와 함께 여의도 한강버스 선착장까지 이어지는 한강변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1.3㎞ 구간을 직접 뛰어 한강버스보다 먼저 도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달리기를 시작한 지 몇 분이 지나자 호흡이 거칠어졌다. 하지만 세 사람은 멈추지 않고 속도를 유지했다. 한강버스와의 거리를 의식한 듯 발걸음을 더 재촉하는 모습도 보였다. 세 사람은 19분가량을 달린 끝에 선착장에 도착했다. 결과는 한강버스와 거의 동시에 도착하는 '무승부'로 나타났다. 결승선에 도착한 뒤 박 의원은 “놀란 건 한강버스가 재개됐는데도 불구하고 시간이 맞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여의도 선착장에서는 환승하는 데 20분이나 걸린다. 같은 노선의 같은 버스 교통수단인데 환승을 하게 만드는 게 이상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여전히 미비한 점을 감추고 말했던 시간을 지키기 위해 편법을 쓰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며 “이번 실험을 통해 한강버스 정책은 전면 백지화가 필요하다는 느낌을 다시 한 번 받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를 통해 서울 교통 정책을 직접 체험하는 콘텐츠를 잇따라 공개하고 있다. 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메시지를 보낸 뒤 테슬라 자율주행(FSD) 차량을 시승하는 장면을 공개하며 “AI 자율주행을 통해 버스 배차 간격 문제와 심야 이동 문제, 교통 소외 지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혁신 기술은 서울 교통의 고질병을 고칠 수 있는 결정적 열쇠"라고 덧붙였다. 테슬라 자율주행 체험은 머스크가 직접 답을 보낸 것은 아니지만 관련 게시물을 본 테슬라 본사가 관심을 보이면서 성사됐다고 한다. 의원실 측은 “테슬라 본사가 아시아 지사를 통해 확인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새벽 시간대 직접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장면도 공개했다. 박 의원은 지난달 26일 오전 5시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6411번 버스에 탑승했다. 첫차가 신도림역에서 오전 6시33분에 출발하는 노선이다. 이 버스는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이 2012년 진보정의당(정의당 전신)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새벽 청소 노동자를 태우는 버스'로 언급하며 널리 알려졌다. 버스 안에서 박 의원은 출근길 시민에게 “아침 일찍 어디 가시는 길이세요?"라고 물었고, 시민은 “대림동에 일하러 간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서울 교통 정책은 결국 시민의 이동권 문제"라며 “새벽 노동자와 교통 소외 지역 시민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대중교통 정책 공약도 제시하고 있다. 그는 “대중교통은 시민의 공유자산"이라며 10년 로드맵을 통해 서울 대중교통을 단계적으로 무상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박 의원은 “차가 없어도, 돈이 많지 않아도 누구나 어디든 갈 수 있는 서울을 만들겠다"며 “교통비 부담부터 줄이는 '기본특별시 서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의 이런 행보는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정책 경쟁의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한강버스 정책을 직접 겨냥하는 동시에 자율주행과 대중교통 무상화 같은 미래 교통 공약을 앞세워 '교통 정책 대결' 구도를 만들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 본인이 원래 현장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며 “발표할 공약에 맞춰 실제로 체험해보고 무엇이 필요한지 몸으로 느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한 콘텐츠"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장 선거 구도에서 차별화된 메시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도 남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내 경선에서도 결국 후보별 정책 색깔이 분명해야 한다"며 “박 의원이 교통 정책을 중심으로 체험형 콘텐츠를 이어가는 것도 그런 차별화를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李 대통령 “금융 안정화 100조 투입...유가 ‘최고가격제’ 검토”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중동발(發) 지정학적 충격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100조 원 규모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신속하게 집행·관리하길 바란다"고 5일 밝혔다. 에너지 가격 급등과 관련해서는 주유소의 폭리·매점매석을 강력히 단속하고, 필요하면 유류 최고가격 지정까지 검토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제8회 임시 국무회의에서 주식과 환율 같은 금융 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는 자본시장 안정과 체질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가속화하고, 자금시장 불안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마련된 100조 원 규모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적절하고 신속하게 집행·관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이를 통해 주가를 직접적으로 떠받치는 것처럼 오해가 생길 수 있다"며 “억지로 정부가 주식을 사는 식의 대응은 해선 안 된다"고 했다. 특히 휘발유 가격 급등과 관련해 '최고가격 지정제' 검토를 지시했다. 그는 “유류 공급에 관해서는 아직 객관적으로 심각한 차질이 벌어지는 것도 아닌데, 갑자기 무슨 주유소 휘발유 가격, 유류 가격이 폭등했다고 한다"며 “어려운 시장 환경을 악용해 매점매석을 하거나 불합리한 폭리를 취하려는 시도엔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가격을 일률적으로 전국에 적용하기 어렵다면 지역별이나 유류 종류별로 나누는 방식 등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 신속히 지정하도록 해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조사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담합' 적용 외에 행정조치 여부도 점검하라"고 지시하면서 주유소 신고 제도 도입 등 추가적인 관리 방안 검토 필요성도 언급했다. 각 주유소가 매입하는 기름값 정보를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라고 말했다. 이날 이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중동 정세 여파로 주식·환율 등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상황 속에서 나온 첫 공개 메시지다. 이 대통령은 전날까지 싱가포르와 필리핀을 방문하는 3박4일 정상 외교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단독] ‘3조’ 체불 임금, 국민 세금으로 줬다

민생 경제의 핵심인 '임금 체불'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대지급금 제도가 부실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사업주를 대신해 체불 임금으로 지급한 '대지급금'은 3조원을 넘어섰지만 회수율은 25% 수준에 그쳤다. 결국 사업주의 채무를 국민 세금으로 메워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5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대지급금 누적 지급액은 총 3조 1791억 원을 기록했다. 연도별로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1년 5466억 원과 2022년 5369억 원에서 2023년 6869억 원, 2024년 7242억 원으로 급증세를 보였다. 이후 2025년에는 6845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대지급금은 파산했거나 임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는 사업장을 대신해 국가가 체불 임금을 근로자에게 먼저 지급하고, 이후에 사업주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5년 내 상환하도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대지급금 회수율은 여전히 3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사업주로부터 회수한 금액은 2021년 1482억 원(27.1%), 2022년 1532억 원(28.5%), 2023년 1481억 원(21.6%), 2024년 1582억 원(21.8%), 2025년 1793억 원(26.2%)으로 총 7870억 원(24.8%)이다. 돌려 받지 못한 금액은 2조 3921억 원에 달한다. 특히 건설업종에서 '도덕적 해이' 문제가 부각된다. 지난 5년간 건설업 대지급금 총액은 7180억 원에 달하지만, 회수액은 1426억 원에 불과해 회수율이 2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낮은 회수율은 사업 완료 후 법인을 해산하거나 사업주가 재산을 은닉하는 등의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사업주가 임금 지급 능력이 있음에도 간이대지급금을 사실상 '쌈짓돈'처럼 이용하는 사례도 적발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임금을 허위로 신고해 간이대지급금 3억3000만 원을 부정 수급한 뒤 잠적한 건설업체 대표가 구속됐다. 이 사건에는 서류 위조에 가담한 하청업체 관계자와 허위 근로자 10명도 연루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해당 대표는 임금체불 진정서를 관할 노동청에 제출하고 허위 노무비 명세서를 증빙자료로 내는 방식으로 돈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허위 근로자 명단에는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가족과 지인까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현장에서는 대지급금을 정부가 대신 지급해 주는 '공짜 돈'처럼 여기면서, 대지급금 범위 내 임금 체불은 문제 되지 않는다는 인식까지 퍼져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대지급금 제도가 체불 피해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지만 회수율이 낮고 사법처리 비율도 충분하지 않다"며 “대지급금 회수율을 높이고 상습 체불 사업주에 대한 사법처리를 강화해 임금 체불을 근본적으로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與 정을호, 금배지 떼고 靑으로…김준환 전 국정원 차장 비례 승계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청와대 정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의 비례대표 의원직은 김준환 전 국가정보원 차장이 승계하게 된다. 4일 여권에 따르면 정 의원은 국회의원직 사퇴 절차를 밟은 뒤 이르면 이날부터 청와대에서 정무비서관 업무를 시작한다. 5일부터 3월 임시국회가 시작되는 만큼 사직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이날 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성남시장 출마를 위해 사임한 김병욱 전 정무비서관의 후임으로 정 의원을 내정했다. 이재명 정부에서 현역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내려놓고 청와대 참모 등 정무직으로 이동한 사례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 임광현 국세청장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달 18일 홍익표 정무수석이 임명된 데 이어 정 의원이 정무비서관으로 합류하면서 청와대 2기 정무라인도 윤곽을 갖추게 됐다. 정 의원은 이 대통령의 중앙대 후배다. 지난해 6·3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배우자실 비서실장을 맡아 김혜경 여사를 밀착 보좌했다. 대학 졸업 이후 참여연대에서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다가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당직자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이후 그는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창당준비위원장과 사무총장을 맡았다. 비례대표 후보 14번으로 공천을 받아 당의 득표율 26.7%에 힘입어 국회에 입성했다. 이해찬 대표 시절에는 당대표비서실 국장을 지냈고,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총무조정국장을 맡아 당시 사무총장이던 조정식 대통령 정무특보와 함께 당 운영을 담당했다. 정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되는 비례대표 의원직은 더불어민주연합 비례 순번 18번인 김준환 전 국가정보원 차장이 승계한다. 김 전 차장은 행정고시 34회 출신으로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뒤 줄곧 정보 분야에서 활동한 '정보통'으로 꼽힌다. 노무현 정부 시절 국정원 개혁 작업에 참여했으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국정원 2차장과 3차장을 지냈다. 이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상임감사를 맡았고, 22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인재 영입으로 정치권에 합류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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