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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삼전하닉 언제까지 갈지 장담 못해”…이언주가 경고한 대한민국 생존 ‘골든타임’

“대한민국은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 자유무역과 글로벌 분업 체계가 이끌던 '공짜 질서'의 시대는 끝났다. 미·중 패권 전쟁과 공급망 무기화 속에서 더 이상 공짜 동맹도, 공짜 시장도 남아있지 않다. 세계 질서가 '효율'에서 '생존'으로 재편되는 지금 AI와 반도체, 에너지는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국가의 생사를 결정짓는 전략자산이 됐다. 3선 의원이자 기업 현장과 경제 정책을 두루 거친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간 를 통해 대한민국이 거대한 전환기 속에서 어떻게 생존하고 다시 성장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해법을 제시했다. ◆이언주 “AI·반도체·에너지, 국가 운명 좌우" 이 의원은 책 서두에서 “국회의원으로서 기업 현장을 찾고 산업정책을 고민할 때마다 늘 한 가지 질문을 품어왔다"며 “대한민국은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다시 성장할 것인가"를 고민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AI와 반도체, 에너지와 공급망, 자본시장과 기술패권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시대"라고 규정한 그는 “과거의 성공 공식은 더 이상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며 “정부·기업·국민, 이 세 축이 함께 움직이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다시 도약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대형 원전은 수명 연장, SMR 적극 활용해야" 특히 '에너지 패권의 역습'을 우려한 이 의원은 기존 원전의 수명 연장과 차세대 원전 기술인 SMR(소형모듈원자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50년 전 세계 전력 수요는 현재보다 약 3배 수준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SMR은 탄소 배출 없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핵심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의원은 “SMR은 대형 산업 시설에 안정적인 전력을 직접 공급할 수 있다"며 “AI 데이터센터처럼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시설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SMR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 한국수력원자력은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50년까지 전 세계에 약 500기의 SMR이 운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경우 신규 원전 건설은 주민 수용성과 긴 건설 기간 등의 현실적인 제약이 존재한다"며 “기존 대형 원전의 수명 연장을 검토하는 한편, 차세대 원전 기술인 SMR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삼전하닉, 언제까지 갈지 장담 못해…성장 엔진 만들어야" AI 및 첨단 산업 지형에 대해서는 “AI 도입 과정에서 노동계와의 충돌은 불가피하다"며 “지금 전 세계에서는 AI 제조공장, 휴머노이드, 헬스케어, 자율주행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의원은 “경쟁력의 핵심은 단순한 제조 기술이 아니라 축적된 데이터와 운영 노하우, 그리고 기술 표준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 경쟁이 일단락되면 세계는 AI를 지배하는 국가와 AI에 지배당하는 국가로 나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AI 시대는 결국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인프라, 제조 역량이 함께 움직이는 시대"라며 “한국은 그 핵심축에 들어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반도체 외길 의존도에 대해서는 경계감을 나타냈다. 이 의원은 “지금 시장이 반도체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언제까지 지금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결국 제2, 제3의 성장 엔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체적 대안으로 “AI 피지컬과 AI 전력인프라 생태계, 바이오와 방산, 첨단 제조업, 코스닥 성장기업 생태계도 함께 키워야 한다"며 “특히 벤처와 스타트업 중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생태계, 결정적으로 기여한 종사자들에게 확실한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보상체계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기적 국가전략+과감한 투자+규제 혁신" 이 의원은 대한민국이 독자적 '경제영토'를 확장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기술, 싱가포르와 중동의 자본, 아세안의 시장이 연결된다면 강대국에 버금가는 경제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면서 “블록화 시대일수록 대한민국은 서로 다른 경제권을 연결하는 전략적 허브가 돼야 한다"며 연결국가 전략을 제시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선택해야 할 길은 모든 것을 잘하는 나라가 아니라, 세계가 반드시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가진 나라가 되는 것"이라며 “반도체와 AI, 첨단 제조, 에너지, 방산 등 전략산업에서 대체 불가능한 기술과 초격차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국가 전략과 과감한 투자, 규제 혁신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는 급변하는 지경학적 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이 나아갈 정교한 이정표이자 산업 정책의 종합 해설서다. 저자는 한·일의 기술, 싱가포르·중동의 자본, 아세안의 시장을 하나로 엮는 '연결국가' 전략과 전략산업의 초격차 확보를 대한민국 생존의 유일한 출구로 제시한다. 대한민국이 세계가 반드시 필요로 하는 대체 불가능한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장기적 국가 전략과 과감한 혁신을 촉구하는 이 책은 메디치미디어에서 펴내며 오는 26일 발행된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10년 만에 부활하는 특별감찰관…李정부 ‘자기 권력 감시’ 시험대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약 10년간 공석이었던 특별감찰관 후보로 최길수 변호사를 지명하면서 특별감찰관제가 다시 가동될 전망이다. 국회 인사청문회 등 최종 임명 절차를 거치면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대통령실 고위 참모 등을 감찰하는 권력 감시 장치가 10년 만에 부활하게 된다. 특히 이번 특별감찰관 부활은 단순히 비어 있던 자리를 채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재명 정부가 강조해온 반부패 원칙을 대통령 자신과 친인척·측근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특별감찰관 후보자에 최길수 변호사를 지명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 20일 본회의를 열고 특별감찰관 후보로 최길수·강지식·최용훈 변호사를 추천하는 안을 각각 의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길수 변호사, 국민의힘은 강지식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는 최용훈 변호사를 각각 추천했다. 이 대통령이 최길수 변호사를 지명하면서 이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하는 절차만 남게 됐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 등의 비위 행위를 감찰하는 차관급 정무직 공무원이다. 대통령 주변에서 발생할 수 있는 권력형 비리를 감시하고 조사하는 제도적 견제 장치다. 하지만 특별감찰관제는 그동안 법에만 존재할 뿐 사실상 작동하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이 2016년 9월 사임한 이후 문재인·윤석열 정부에서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으면서 장기간 공석 상태가 이어졌다. 이번 국회 추천과 대통령 지명을 계기로 10년 가까이 이어진 공백이 해소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특별감찰관 임명을 약속했고 취임 후에도 국회에 후보 추천을 거듭 요청해왔다. 지난해 7월 특별감찰관 임명을 추진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도 국회를 향해 임명 절차를 개시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최근 반부패정책협의회를 가동하며 공직사회 기강 확립에 나선 만큼 특별감찰관 임명은 권력 내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다는 상징성도 갖는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1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잔존해 있는 정치권의 부패를 잘 살펴보고 청산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부패 청산에는 여야나 네 편 내 편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며 공정하고 엄정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정치권 전반의 부패를 겨냥한 것이지만, 대통령 주변을 직접 감찰하는 특별감찰관의 부활과 맞물리면서 의미가 커지고 있다. 반부패를 국정 운영의 원칙으로 내세운 만큼 이 원칙이 대통령 자신과 친인척·측근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느냐가 실제 제도 운용 과정에서 확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특별감찰관의 권한과 감찰 범위가 제한돼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을 둘러싼 한계도 지적된다. 특별감찰관의 감찰 대상은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 등으로 제한된다. 국무총리나 장관 등은 감찰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며, 강제수사권과 기소권도 없다. 범죄 혐의가 확인될 경우 고발이나 수사의뢰를 할 수 있지만 직접 강제수사에 나설 수 없는 구조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특별감찰관의 권한이 어정쩡한 측면이 있다"며 “감찰관의 권한이나 영역을 보다 확대해 대통령실에서 나올 수 있는 비위나 잡음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년 단임제에서 친인척 비위 상황에 전혀 얽히지 않은 대통령은 거의 없었다"며 “대통령 주변에 대한 감찰 기능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별감찰관을 대통령이 최종 지명한다는 점에서 독립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대통령 주변의 비위를 감찰해야 하는 인사를 대통령이 직접 지명하는 구조인 만큼, 감찰 대상과 임명권자 사이의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본지에 “특별감찰관을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대통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며 “청와대 고위직들과 대통령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정말 소신 있는 사람이 아니면 제대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나 청와대 핵심 참모들과 대립각을 세우기 싫어 무난하게 직위를 수행한다면 무용론에 휩싸일 수 있다"며 “국민을 대신해 감시하는 자리인 만큼 소신을 갖고 일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10년 만의 특별감찰관 부활은 이재명 정부에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장기간 멈춰 있던 대통령 주변 권력 감시 장치를 정상화한다는 제도적 의미이고, 다른 하나는 이 대통령이 강조한 '네 편 내 편 없는 부패 청산' 원칙을 자신의 권력 주변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정치적 의미다. 특별감찰관의 지명과 임명이 끝이 아니라 실제 감찰이 시작되는 순간부터가 본격적인 시험대인 셈이다. 향후 특별감찰관이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대통령실 고위 인사 등을 얼마나 독립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을지, 또 이재명 정부가 그 결과를 얼마나 투명하게 수용할지가 10년 만에 되살아난 특별감찰관제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넣을 사람 없고 지역 조직 깨진다”…‘장동혁 야심작’ 당협 재선출 또 보류된 내막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당원직선제'를 명분으로 추진한 '당협위원장 전면 재선출' 안이 24일 최고위원회(이하 최고위)에서 또 보류됐다. 현역 의원들의 집단 반발에 한발 물러선 모양새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갈등만 키울 뿐 장 대표가 얻을 실속은 적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당협위원장 선출 방식 변경의 건'을 논의했지만 안건을 상정하지 않고 결론은 다음 최고위 회의로 미뤘다. 지난 20일 보류한 데 이어 두 번째다. 기존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선출은 사고 당협이 발생할 경우 당 지도부가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구성해 특정 후보를 단수 추천한 뒤 해당 지역구의 당원협의회 운영위원회에서 찬반을 결정한 후 최고위에서 의결을 받아 최종 확정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임기가 만료된 당협 역시 운영위 추인을 거쳐 사실상 유임되는 것이 관행이었다. 이 방식을 뒤엎고 당원직선제 투표로 전국 254개 당협위원장을 재선출하자는 것이 장 대표의 '당원 중심 정당' 기조다. 원외 당권파가 다수인 최고위에서는 해당 안건에 대한 표결 시 통과 가능성이 높지만, 장동혁 지도부가 숨고르기에 나선 것은 단순한 의원들 반대가 아닌 다른 셈법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은 이날 에너지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지역 당원들의 생각은 다양하다"며 “친장계(친장동혁계)가 혜택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도 장 대표의 당원직선제는 “당협 차원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며 “별로 공감이 안 가는 기획"이라고 지적했다. 당 관계자 역시 “현직 당협위원장들 상대로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장 대표 측 예상대로 '당원직선제'를 하더라도 '친장계' 당협위원장이 당선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얘기다. 실제 국민의힘이 지난 19일까지 전국 시·도당 의견을 수렴한 결과, 14곳 중 9곳이 기존 운영위원회 선출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하면서 당원직선제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보였다. 지역 조직들의 의견이 엇갈린 상황에서 지도부 차원의 인적 자원도 부실한 상황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친한계(친한동훈계) 인사인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장동혁 지도부가 솔직히 어디 지역구에 넣을 사람도 별로 없을 거다. 기존에 당협위원장 하던 분들이 다시 재신임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그럼 이걸 왜 하냐? 장 대표가 다음 전당대회를 염두에 두고 당원들에게 어필하는 모습을 계속 쌓고 싶어서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협 자체가 깨진다"며 “지역 당력을 흩어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동혁 지도부는 이날 당원 직선제에 대해 한발 물러섰지만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와 기존 최고위원 다수가 견지하고 있던 당협위원장 직선제가 후퇴하거나 원점 재검토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초당적 논의”…김민석·장동혁, 첫 회동서 부동산 문제 접점 찾았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첫 공식 회동에서 수시로 만나 대화하는 여야 관계를 만들자며 협치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 제청을 둘러싼 논란에서는 서로의 해석을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초과세수 활용과 부동산 정책 등 민생 현안에서는 국회 차원의 논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향후 여야가 접점을 넓힐 가능성도 내비쳤다. 김 대표와 장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만나 향후 여야 관계와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 대표가 지난 17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이후 장 대표와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대표는 회동에서 “장 대표와 끊어지지 않는 대화의 다리를 놓고 싶다"며 “다른 모든 정치적 대화의 끈이 끊어져도 장 대표와 저는 대화하는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례화·상시화를 넘어 '수시화'하면 좋지 않을까 한다"며 “같은 국회 안에 있기 때문에 필요할 때 만나고 전화도 하면서 수시로 통화하는 관계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장 대표도 “직접 만나 수시로 대화하자는 제안에 적극 공감한다"며 “정례화가 아니라 수시화되는 여당 대표와 야당 대표가 됐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다만 여야 대표 간 대화와 협치가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 차까지 좁힌 것은 아니었다. 특히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 제청을 둘러싼 논란에서는 뚜렷한 시각차가 드러났다. 장 대표는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최종영 당시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을 수용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사법부 독립을 지키는 것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라고 강조했다. 이는 조 대법원장이 대통령실과 사전 협의 없이 대법관 후보자를 서면으로 제청한 것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사법부의 독립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김 대표는 “절차상 문제가 있었던 것은 맞는 것 같다는 맥락을 담아준 것으로 이해한다"면서도 “20년이 지난 상황에서는 어느 한쪽의 결단이 아니라 모든 기준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장 대표는 “오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실과 사전에 협의하거나 조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게 개인적인 헌법 해석이자 소신"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여야 대표는 민생·경제 현안에서는 상대적으로 대화의 여지를 보였다. 장 대표는 100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조성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초과세수의 50%를 중산층과 서민, 청년 등을 위해 사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김 대표는 “국가재정의 투명한 통제와 국민적 합의가 서야 한다"며 국회에서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동산 정책에서도 양측은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시장 안정 필요성에 공감대를 보였다. 장 대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문하면서도 전날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정부·여당이 정책 보완 방침을 밝힌 데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부동산 문제는 여야가 함께하는 공개 토론의 틀을 만들어가면 좋겠다"며 “초당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제주 실종사건에 ‘경찰 불신’ 재점화…“잘못 누가 바로잡나”

경찰관이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 처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장윤기 살인 사건, 부산 돌려차기 사건 논란에 이어 이번에도 여파는 정치권의 형사사법 체계 개편 논쟁으로 번졌다. 경찰이 수사와 사건 종결을 전적으로 주도하는 구조에서 경찰을 통제할 외부 장치 부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24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 경장은 직무유기,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긴급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A 경장은 지난 5월 15일 30대 여성 고(故)장미란씨의 실종 신고를 받은 뒤 2시간 30분 만에 사건을 임의 종결했다. 실종자와 연락이 닿았다고 가족에게 설명한 뒤 시스템에서 신고를 삭제했으나, 실제 안전 확인은 이뤄지지 않았다. 제주경찰청은 이날 오전 제주시 한림읍 인근에서 합동 수색 중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실종 신고 후 101일 만에 발견된 시신은 부패가 진행돼 신원을 알 수 없는 상태다. 경찰은 감식을 통해 신원 및 사인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 같은 허위 처리는 60대 남성 B씨 사건에서도 반복됐다. A 경장은 지난달 2일 B씨의 실종 신고를 받은 뒤 5시간 30여 분 만에 사건을 종결했다. 가족이 이후 두 차례나 재신고를 했음에도 묵살당했다. 결국 장씨 사건 보도 이후 B씨 가족의 재신고로 뒤늦게 수색에 나섰지만, B씨는 최초 신고 51일 만에 제주시 구좌읍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B씨의 아들은 “경찰 말만 믿고 기다렸는데 시신으로 돌아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번 사건은 민주당이 추진해 온 형사사법 체계 개편의 핵심인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와 맞물려 여야 간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제주 실종사건 경찰의 허위 종결 참사, 국가 치안 시스템의 붕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참담한 사건"이라며 “당장 이재명 민주당 정권이 강행한 형소법 개악, 10월 2일 시행부터 즉시 유예해야 한다"고 밝혔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에서 “경찰이 처리하는 사건을 모두 검찰로 송치해 최소한의 재확인과 감시, 견제가 되도록 해야 한다"며 “검사가 서류만 보고 사건암장이나 부실수사, 부패를 확신할 수 없을 때는 직접 보완수사를 해서 진실을 찾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찰을 비난하면서도 제도 개혁은 경계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진짜 경찰을 죽일 수도 없고 살릴 수도 없고, 염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기회가 있기 때문에 경찰이 심기일전해서 다시 한 번 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도 좋다. 저는 그렇게 본다"라고 말했다. 개선책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사고가 안 터지게 봐야 한다. 새로운 시스템이 갖춰지면 중수청이나 공수처에서 잘하도록 자꾸 감독하고 채찍질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전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제주 경찰 허위 종결 논란과 관련 “추후에 문제점이 있다면 보완책들을 하나하나 마련하겠다"고 했다. 문대림 민주당 의원은 수사권 조정 대신 실종사건 이중 확인 의무화와 실종자 프로파일링 기록 수정·삭제 시 상급기관 통보 등 재발 방지책만 제안했다. 초기 대응이 생명인 실종사건에서 허위 보고 하나로 현장 투입 자원이 원천 차단된 점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담당자가 입력한 결과를 상급자가 재검증하지 못했고, 피해 가족의 거듭된 재신고마저 걸러내지 못한 시스템적 결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경찰청은 전국 관서의 실종사건 처리 과정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는 한편, 담당자가 실종 해제를 요청하더라도 관리자의 최종 승인을 거치도록 시스템 개선에 착수했다. 정치권에서는 경찰 수사권을 둘러싼 근본적인 견제와 균형 재정립 논의가 계속될 전망이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이슈&인사이트] 조성현 대령과 특검만능주의

이강윤 정치평론가 2024년 12월 계엄 그날 밤, 예하 출동 부대에 “국회에 진입하지 말고 서강대교에서 대기하라"고 지시한 게 국회 청문회와 헌재 법정에서 확인됐다. 헌재에서 “본회의장 인원들 싹 다 끌어내라"는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를 일관되고도 구체적으로 증언, 탄핵 결정에 적잖은 근거를 제시했다. 계엄 당일 자신과 자신 부대의 행적과 임무수행에 대해 공개 반성과 사과도 했다. 많이들 알고있는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대령 얘기다. 조 대령은 작년 9월 '헌법적 가치 수호 유공자'로 선정돼 보국훈장 삼일장을 받았다. 국방부는 “조 대령이 불법·부당한 명령을 따르지 않고 국민과의 충돌을 피해 국가적 혼란 방지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한 마디로 '참 군인'이라는 얘기다. 들리는 말로는 조 대령이 장성 진급을 한사코 사양했다고도 한다. 2차 종합특검이 지난 20일 조 대령을 내란 가담 혐의(중간실행자)로 기소했다. 특검이면 특검이지 2차 종합특검은 도대체 뭔가. 비유가 좀 그렇지만, 학원종합반같은 건 아닐텐데, 뭘 '종합'한다는 건지 널리 알려져있지 않다. 1차 종합특검은 무슨 수사를 어떻게 했고 성과는 뭐였지? 특검이 하도 많아서 AI에게 정리해보라고 했더니 똑똑하다는 AI도 헷갈려하며 답변이 계속 오락가락한다. 2차 종합특검이 어떤 사안을 왜 추가 수사하기 위해 출범했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이 드물다. “지방선거까지 내란척결 분위기 유지하려 1, 2차 특검 끝나자마자 또 띄운 거"라는 항간의 추측이 무성했었다. 2차 종합특검의 조 대령 기소는 특검만능주의와 기소 숫자를 수사 성과로 여기는 관행/집착이 빚은 넌센스가 아닌가 싶다. 탄핵만능주의도 마찬가지. “대법관 서면 제청은 건국 이후 전례 없는 일"이라며 대법원장 탄핵을 또 꺼낸다. 대법원은 “청와대에서 일정을 잡아주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고, 청와대는 “서면제청에 대한 협의 자체가 없었다. 법원 얘기는 다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신뢰와 권위의 상징이어야 할 청와대와 법원이 진실 게임을 벌이는 형국이다. 옳지 않다. 국격에도 좋지 않고. 서로 말꼬리 잡으며 탓하거나 여염 사인들처럼 진실 공방 벌이지 말고, 지금이라도 격에 맞게 소통해 서로 지킬 예의와 절차를 밟아나가리라 기대한다. 청와대와 민주당의 '조희대 거부감'은 작년 5월 초, 당시 이재명 후보의 선거법위반사건(허위사실공표)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심때문일 것이다. 결국 파기환송심은 연기됐고 다른 사건에 대한 재판도 줄줄이 중단됐다. 엄밀히 말하자면 여러 재판의 유-무죄 여부에 대한 결정은 잠시 서랍속에 넣어둬진 상태다. 끝난 게 아니고. 물론 이번에 대법원이 제청한 대법관 후보 중 한 사람을 두고 양측 견해가 달라서 생긴 사달같은데, 갈등의 근원이자 핵심은 '상호 불신'일 것이다. 계엄 이후 여권을 봐오면서 든 생각은 과유불급, 네 글자다.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중학생 정도면 다 아는 성어다. 그런데 이 성어를 대개들 잊는다. 특히 권한이나 권세를 쥐게 되면 그러하다. 브레이크 고장난 기관차는 반드시 사고를 부른다. 토인비의 말처럼 되풀이되기에 역사인가. 과유불급을 잊은 결과는 당연히 실패와 후회일 터. 후회란 항상 일이나 상황이 끝나고서 뒤늦게 혀를 끌끌 차며, 가슴 치며 하는 거다. 그래서 뒤 후(後)자 후회. 전철은 밟으라고 있는 게 아니라 교훈 삼으라고 있는 건데, 꼭 되밟고는 후회한다. 정 그래야 직성이 풀리겠거든 전철 되풀이하고 나중에 땅을 치며 후회하라. 어쩌면 그리도 대부분의 정권이 닮았고 진행루트가 비슷한가. 이런 반복, 답답하고 폭폭하다. 야당일 때와는 달리 청와대는 국정의 총괄-포괄 책임 기관으로서 의연하고 대범한 자세가 절실하다. '하나 되는 대한민국'이 그냥 내건 구호가 아니라면. 아직도 '윤 어게인'밖에 모르는 국민의힘을 보면 황당하고 어이 없다. 정당이라 보기 힘들다. 그런 국힘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보고 '우리 편'에서 '모두'로 나아가는 게 맞다. 그게 집권 세력이 취할 바다. 당정청의 강경파들을 보면 안중무인인듯 하다. 진정으로 이 정부를 성공시키려거든 돕는 자세와 방법에 대한 겸손한 숙고가 필요하다. △각종 '내로남불'과, △여론과 다른 강성 드라이브(공소취소특검 추진, 형사소송법 개정, 법왜곡죄 등), △유치찬란한 구시대적 충성경쟁과 전쟁을 방불케하는 상호 비방 따위로 국정지지율이 추세적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민심이 유리되고 있건만, 철야부흥회 전도사처럼 정신승리와 “전투 앞으로!"만 외쳐댄다. '에코 챔버'다. 양극화 대책, 지방소멸 대책, 출생절벽 대책, 부동산 대책, 경기침체 타개책에 진력하고 또 진력해도 여가가 없을 때이거늘…. bienns@ekn.co.kr

[분석] 민주당 호남서 21%p↓ ‘역대 최저’…전대 컨벤션 효과 실종, 왜

8·17 전당대회 당시 47.9%까지 올랐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한 주 만에 41.9%로 떨어졌다. 특히 민주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호남에서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통상 전당대회 직후에는 지지층 결집으로 지지율이 오르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에는 정반대 흐름이 나타났다. 24일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20~21일 실시한 조사 결과 호남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76.9%에서 21.2%포인트(p) 급락한 55.7%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직전 최저치는 지방선거 공천 잡음 등이 겹쳤던 지난 5월 2주차 57.2%였다. 호남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12.2%에서 22.3%로 10.1%p 뛰었다. 충청에서도 민주당은 53.3%에서 36.8%로 16.5%p 떨어진 반면 국민의힘은 43.2%로 올라서며 여야 순위가 뒤바뀌었다. 대구·경북에서는 민주당 29.0%, 국민의힘 52.4%로 격차가 23.4%p까지 벌어졌다. 호남 민심 이반은 김민석 신임 당대표 체제가 기대 속에 출범했지만 직후 불거진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을 둘러싼 당내 갈등,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기된 대리투표 의혹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대표가 전용기 의원을 지명직 청년 최고위원으로 결정하면서 '경선 방식의 청년 최고위원 선출'을 기대했던 친청계 최고위원이 반발했다. 김 대표가 최고위원들과 충분한 협의 없이 의원총회에서 인선 명단을 공개한 것을 두고도 친청계가 비판에 나서면서 새 지도부 출범 직후부터 당내 갈등이 재점화한 양상을 보였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전남광주 북구의원 출신 정달성 청청유랑단장은 고령의 권리당원에게 온라인 투표 방법을 안내했다가 대리투표 의혹이 제기돼 제명 제소됐다. 이에 정청래 후보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당 선관위에서 잘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중앙당윤리심판원은 제소건을 기각했다. 부동산 이슈도 이번 조사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용산공원 청년·신혼부부 주택 공급 방안을 두고 오세훈 서울시장 등 야권과 마찰이 이어지면서 30대 유권자층의 지지 정당이 크게 바뀌었다. 30대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8.7%에서 30.0%로 8.7%p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은 33.2%에서 45.4%로 12.2%p 상승했다. 사무·관리·전문직군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이 6.4%p 빠졌다. 세대별로 보면 40대(53.2%)와 50대(56.1%), 60대(43.4%)에서는 민주당이 여전히 국민의힘을 앞섰다. 그러나 20대는 민주당 27.4%, 국민의힘 48.5%, 30대는 민주당 30.0%, 국민의힘 45.4%로 두 연령대 모두 국민의힘이 우세했고, 70세 이상에서도 국민의힘(47.5%)이 민주당(36.0%)을 앞섰다. 민주당 지지 기반 내부의 변화도 감지됐다. 8월 3주차 진보층의 민주당 지지율은 68.2%로, 8.9%p 빠졌다. 중도층에서는 민주당 43.9%, 국민의힘 34.1%로 민주당이 여전히 앞섰다. 서울에서도 민주당의 우위가 예전 같지 않았다. 민주당 38.2%, 국민의힘 37.8%로 사실상 차이가 사라졌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당 지지도는 전국 18세 이상 1009명(±3.1%p, 응답률 2.9%)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에너지경제 여론조사] 李지지율 6주째 하락 40.2%…민주 41.9%·국힘 37.6%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6주 연속 하락하며 또다시 최저치를 경신했다. 24일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0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2.8%포인트(p) 내린 40.2%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56.9%로 지난주보다 2.8%p 상승했다. 긍정과 부정 평가의 격차는 16.7%p로 오차범위 밖이었으며, '잘 모름'은 3.0%였다. 일간 흐름을 보면 지난주 14일 42.3%로 마감한 긍정 평가는 19일 41.5%, 20일 38.7%, 21일 39.0%로 등락했다. 권역별로는 전남광주·전북이 8.8%p, 대구·경북이 3.1%p, 대전·세종·충청이 2.7%p, 인천·경기가 2.3%p 각각 하락했다. 연령대별로는 70대 이상이 8.2%p, 50대가 4.7%p, 30대가 4.4%p, 20대가 2.4%p 각각 하락했다. 반면 60대에서는 3.2%p 상승했다. 리얼미터는 “용산공원 주택공급 논란으로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이 커진 가운데, 조희대 대법원장 서면 제청과 개헌 추진을 둘러싼 여야 갈등, 한미연합훈련 축소에 따른 안보 불안까지 겹치면서 보수층과 70세 이상 고령층의 이탈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 20~2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41.9%, 국민의힘이 37.6%를 기록했다. 양당 격차는 4.3%p로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좁혀졌다. 민주당은 지난 조사보다 6.0%p 하락했고 국민의힘은 4.5%p 상승했다. 조국혁신당은 3.9%, 진보당은 2.3%, 개혁신당은 2.0%를 기록했다. 기타 정당은 2.5%, 무당층은 9.7%였다. 민주당은 전남광주·전북에서 21.2%p, 대전·세종·충청에서 16.5%p, 대구·경북에서 14.1%p, 서울에서 3.6%p 각각 하락했다. 반면 부산·울산·경남에서는 3.7%p 상승했다. 국민의힘은 대구·경북에서 13.5%p, 대전·세종·충청에서 11.8%p, 전남광주·전북에서 10.1%p 각각 상승했다. 서울에서는 2.9%p, 부산·울산·경남에서는 1.5%p 하락했다. 민주당은 70대 이상에서 11.7%p, 30대에서 8.7%p, 40대에서 5.3%p, 20대에서 5.1%p, 50대에서 3.7%p, 60대에서 2.3%p 각각 하락했다. 국민의힘은 30대에서 12.2%p, 70대 이상에서 8.3%p, 40대에서 3.3%p, 20대에서 2.6%p, 50대에서 2.5%p 각각 상승했다. 리얼미터는 민주당에 대해 “당대표 전당대회 종료에 따른 컨벤션 효과가 소멸한 가운데, 용산공원 주택공급을 둘러싼 부동산 정책 갈등과 김민석 지도부의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을 둘러싼 당내 갈등 노출이 겹치며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여권의 부동산·정국 운영 논란과 한미연합훈련 축소에 따른 안보 불안을 집중 부각하면서 보수층 결집과 민주당 이탈층을 흡수하며 30대·70대 이상 및 대구·경북 등에서 지지세를 확대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무작위 추출 임의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의 응답률은 3.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이며, 정당 지지도 조사의 응답률은 2.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李대통령과 공개 설전 벌인 SNS 이용자, 차단당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소셜미디어(SNS)에서 공개적으로 '당무개입' 논쟁을 벌였던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 '풀잎이'가 최근 이 대통령의 공식 계정으로부터 차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통령이 해당 이용자의 비판을 직접 인용해 조목조목 반박한 지 한 달여 만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풀잎이'는 최근 자신의 X 계정에 이 대통령의 공식 계정으로부터 차단됐다는 내용의 화면을 캡처해 게시했다. 화면에는 “@jamyung_Lee(이 대통령)의 공개 게시물을 볼 수 있지만 상호작용은 차단되며 팔로우하거나 쪽지를 보낼 수도 없다"는 안내 문구가 담겼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달 1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대통령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청년 후보들의 기탁금을 낮추자고 공개 제안했고, '풀잎이'는 이를 문제 삼았다. 이 이용자는 이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과 당대표의 역할을 혼동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천 개입 사건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관련 사례까지 거론해 당무개입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해당 게시물을 자신의 계정에 직접 공유하며 반박에 나섰다. 법이 금지하는 당무개입은 공직선거법 등을 위반해 공천이나 경선에 개입하는 경우를 뜻한다고 설명하며, 자신도 민주당 당원인 만큼 일상적 정당활동에는 얼마든지 의견을 낼 권리가 있다는 취지로 맞섰다. 당직 선거와 관련해서도 특정 후보를 편들기 위한 발언이 아니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풀잎이'의 지적에 대해 의견과 질책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는 취지로 답했다. 대통령이 자신을 비판한 개인 이용자를 직접 소환해 반박하는 모습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대통령의 SNS 소통 방식과 당무개입 논란을 둘러싼 논쟁이 확산됐다. 그러나 한 달여 만에 상황은 정반대로 흘렀다. '풀잎이'가 결국 이 대통령의 계정에서 차단되면서, 당시 “의견을 감사히 받아들인다"던 취지의 발언이 무색해진 모습이다. '풀잎이'는 차단 게시물을 올리며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풀잎이'는 단순한 비판 계정이 아니었다. 당시 논란 과정에서 이 계정은 정청래 당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취지의 게시물과 함께 김민석 후보를 비판하는 글도 다수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지난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어졌던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정(친정청래)계 지지층 간 갈등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번 차단을 두고도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대통령의 공식 계정이 반복적인 비판이나 조롱성 게시물까지 모두 수용해야 할 의무는 없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반면 '풀잎이'가 민주당 지지층인 만큼,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차단한 것은 소통 방식의 선택적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는 이번 차단 조치와 관련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의 SNS 관리는 비서진이 아닌 본인이 직접 한다는 이유로 관련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100조 반도체 초과세수 앞다퉈 “내가 쓰겠다”…재정원칙은 실종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내년 국세 수입이 당초 전망보다 80조원가량 늘어난 58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초과 세수를 담을 '미래대응기금'을 둘러싸고 여권 안팎에서 재원 활용 방안이 쏟아지고 있다. 기금 규모도 당초 거론되던 수준을 넘어 최대 100조원까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반도체 초과세수를 지방 청년의 교육과 미래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한 바 있다. 용처를 둘러싼 요구는 빠르게 늘고 있다. 한정애 민주당 사무총장은 20일 “지금처럼 전례 없는 세수 현황이 몇 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며 청년 주거 공급에 재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기형 의원도 “추가 세수 20조원 정도는 과감하게 들여서 청년 주거 공급에 써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 분야에서도 요구가 이어졌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건강보험 국고 지원 확대와 국민연금 크레딧 및 저소득층 연금 지원 확대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강청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초과세수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활용하는 데 공감한다고 했고,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미래세대 연금 재원 활용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지역에서 역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는 반도체 산업에서 발생하는 법인지방소득세를 시·군이 아닌 도 단위에서 걷어 재배분하는 세제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추미애 경기지사는 기업 유치와 인프라 구축 비용을 지방정부가 부담하는 만큼 합리적인 세수 배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획예산처는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 월 15만원을 지급하는 농어촌 기본소득을 미래대응기금 지원 사업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도체 초과이익 환수 정책 검토 중단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5만1984명의 동의를 얻어 이달 초 상임위에 회부됐다. 청원인은 “기업이 어렵게 이뤄낸 성과를 추가적으로 환수하겠다는 발상은 투자 의욕을 저해하고 시장경제 원칙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정부와 국회는 국민과 기업에 새로운 부담을 지우는 정책보다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투자 확대와 연구개발 촉진,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며 “또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회와 정부가 먼저 예산 낭비를 줄이고 책임 있는 재정 운영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고할 만한 해외 사례로는 아일랜드의 '미래아일랜드펀드(FIF)'가 거론된다. 아일랜드는 글로벌 정보기술 기업들의 법인세로 발생한 초과세수를 일시적 현상으로 규정하고 일반 예산과 분리해 2041년까지 인출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다. 고령화와 기후변화 등 장기 재정 수요 대비를 위한 격리형 저축 구조라는 점에서 비교 대상으로 언급된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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