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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전세불안 잠재울 실효적 대책 마련해야

“곧 전세계약이 끝나 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최근 전셋값이 너무 많이 올라 걱정이다. 서울살이를 포기해야 하나 고민이 된다." 최근 만난 한 지인의 한탄이다. 그의 말대로 최근 전셋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첫째 주(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7% 상승을 기록해 전주 상승 폭을 유지했다. 작년 5월 넷째 주 이후 46주째 상승세다. 실제로 서울 성동구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59㎡는 작년 12월 7억8000만원(16층)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달 2일에는 8억5000만원(12층)에 나갔다. 성동구 금호동 4가에 위치한 힐스테이트서울숲리버 전용 84㎡는 지난달 초 11억8000만원(15층)에 전세 계약서를 썼다. 이는 1년 전 계약된 7억1000만원 대비 67%(4억7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이처럼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보이고 이유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일시적으로 세들어 살면서 시장 분위기를 관망하려는 수요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수년째 수도권 일대를 휩쓴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다세대·연립) 기피 현상이 맞물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물론 정부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전세불안 해소를 위해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긴 하다. 공공이 주택을 매입한 뒤 전세로 공급하는 '든든전세주택'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빌라·오피스텔·단독주택 등 비아파트 10만가구를 매입해 시세보다 싼 전월세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부동산 업계에선 전세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공공의 제한적인 공급만으로 전세수요를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오히려 든든전세주택으로 수요층을 외면한 주택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에서 매입하는 주택 중 상당수가 입지와 상품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의 전세불안이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달 초 출입기자간담회에서 “도시경제 구조가 흔들릴 정도로 위험한 수준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세불안이 이어지면서 서울살이를 포기하고 경기도나 인천으로 집을 옮기는 전세난민이 늘고 무자본 갭투자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세불안을 잠재울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정부는 전세불안 해소를 위해 다주택자들이 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공급 촉진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기자의 눈] 마무리 된 총선… 자본시장 선진화는 본격화돼야

22대 총선이 마무리 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거대 양당은 자본시장 공약을 잇달아 발표하며 표심 잡기에 열을 올렸다. 선심성 공약이라는 비판과 실행여부에 대한 불신, 투자자 보호는 뒷전이라는 무수한 말들이 나왔지만 총선은 예정대로 끝이 났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발행 및 상장을, 국민의힘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내세우며 개미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자 했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올해 열린 상장사 주주총회 취재 결과 주주들이 가장 원했던 안건은 회사가 보유중인 자사주의 소각이었다. 하지만 거대양당 모두 자사주와 관련된 유인책을 내놓지 않았다. 또 전자투표제도 도입과 관련해서도 두 양당은 언급이 없었다. 총선과 관련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이 내놓는 공약이 대부분 인기영합적인 게 많았다며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는 주식으로 돈을 버는 게 죄악시 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시장은 살아있는 생명과도 같다. 생존에 필요한 환경만 제공된다고 해서 제대로 성장할리 만무하다.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게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자본시장은 정책의 지속성은 떨어지고, 이슈가 터질 때마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규제와 완화가 반복된다. 이런 시장을 누가 신뢰할지 의문이다. '저축의 시대는 가고 투자의 시대가 왔다'는 말을 처음 들은 게 2009년 첫 증권부 출입 당시 읽었던 기사다. 이미 15년이 훌쩍 지났지만 코스피는 2000포인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을 통칭하는 '국장'에 대한 비판글이 꾸준히 올라온다. 개인의 호주머니를 외국인과 기관이 털어가는 상황에서 누가 투자를 하겠느냐는 거다. 한 전업 투자자는 국내 증시보다 코인 투자가 더 낫다고 말할 정도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K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했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앞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총선이 끝났다. 승자와 패자 모두 기쁨과 슬픔을 빠르게 잊고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만전의 준비가 필요한 때다. 양성모 기자 paperkiller@ekn.kr

[기자의 눈] 단기납 종신보험에 여전히 쥔 고삐…당국 제재가 남긴 것은

금융당국의 '자율 시정' 지시로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를 둘러싼 업계 긴장감이 잠잠해졌지만 보험업계는 여파에 시름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보험사들의 과당경쟁을 경계하며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에 제동을 걸어왔다. 생보업계는 환급률을 조정해가며 판매를 이어왔지만 결국 '고(高) 환급률'에 대해선 현재 백기를 든 모양새다. 금융감독원은 단기납종신보험에 대해 최종적으로 '생보업계에 자율시정을 권고한다'고 매듭지었지만 동시에 환급률과 시책을 매일 보고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금감원은 지난달 20일부터 단기납종신 환급률과 시책 변동 현황을 금융사 자료제출 요구 시스템(CPC)을 통해 보고받고 있다. 겉으로는 자율성을 부여한듯 보이지만 실상은 현재 상황에서 환급률을 높이거나 경쟁적인 분위기가 감지되면 언제든 칼자루를 쥐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생보업계는 단기납 종신 상품의 사실상 시장퇴출 단계에 직면하면서 소위 '돈이 될 만한' 장사에 대비해 왔다. 최근에는 수익성을 위해 경영인정기보험이나 건강보험 등에 시선을 돌리면서 종신보험을 대표로 판매하는 생보업계가 종신보험 판매에 관심이 없어진 '웃픈'(웃기면서도 슬프다를 의미하는 신조어)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단기납 종신보험의 판매 열기를 다른 상품으로 대체하는 움직임도 나온다. 최근 업계에서 연단리 7~8%의 변액연금보험 출시를 준비하면서 제2의 단기납종신보험 전쟁이 펼쳐질 것이란 예상도 이어지고 있다. 변액보험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종신보험도 팔기가 어려워지자 먹고살기가 힘들어진 생보업계는 손보업계 판매 영역으로까지 눈을 돌리면서 업계간 새로운 갈등도 에상되고 있다. 생보업계는 건강보험 판매로 전장을 옮긴 뒤에도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까지 팔겠다며 최근 금융당국에 판매 허용을 요청했다.지난 2003년 손보사에 장기보험을 허용한 것처럼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업계예선 시장에 자율성이 있는건지 잘 모르겠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불완전판매와 건전성을 이유로 업계를 보호하겠다며 나타난 제재가 결국 상품 경쟁력이나 창조성면에서 보험사의 발목을 잡는 또 다른 요소가 되고 있단 입장이다. 단기납 종신을 두고선 특정 상품에 대해 일일보고를 받는 것이 흔치 않은 만큼 보험사로선 여전히 긴장감도 가져가야 한다. 경쟁이 심화된 제3보험 시장에서도 과열현상이 나타난다면 또 다시 당국 제재와 절판마케팅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경쟁을 정상적으로 완화시킬 근본적인 장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기자의 눈] ‘영화인 빠진’ 영화관티켓 부과금 폐지

최근 정부가 영화 입장권 가격의 3%에 해당하는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과금을 '그림자 조세'로 규정하고 폐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영화입장권 가격이 500원 줄어드는 셈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영화를 볼 때마다 영화발전기금을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점에서, 현재의 재정충당 구조가 부당하다는 지적은 타당한 면이 있다. 그러나,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가금이 폐지된 뒤 영화계를 향한 지원 확대가 과연 제대로 이루어질 지는 의문이 드는 부문이다. 현재 정부는 독립·예술영화 지원, 신인 창작자 발굴 등 영화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영화관람객 입장권 금액에서 3%를 징수해 '영화발전기금'으로 조성하고 있다. 해당 부과금이 영화발전기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7%로, 정부는 '그림자 조세'를 줄이기 위해 부가금을 없애고 영화발전기금에 빠진 부분만큼 정부 예산으로 대체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영화계를 차질없이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영화계의 우려가 나오는 것은 최근 정부가 문화·예술 관련 예산 삭감 기조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사업 예산은 지난해 114억원에서 올해 67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영화제 지원사업 예산도 24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지역영화 지원 관련 사업은 지난 2018년 이후 7년만에 폐지했다. 영화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예산 삭감 이전에도 독립·예술영화 지원은 열악한 수준이었다. 영화감독들이 “한국영화는 지원받은 게 거의 없이 알아서 컸다"고 자조할 정도다. 실제로 독립·예술영화 감독들은 생계를 위해 여러 업무를 병행하는 것은 기본이며, 영화 편집을 돕는 전문장비 구비센터의 숫자도 적어 센터 이용을 위해서는 장기간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업계에서 체감하는 현장 상황은 이미 녹록치 않다. 그럼에도 정부가 재정 충당책을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정부 예산으로 지원하겠다는 원론적 이야기만 늘어놓은 것은 영화계의 불신을 키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정부가 영화발전기금 부족분을 국고로 충당할 경우, 지원영화 선별 시 정부 입김이 강해질 것이라는 예상은 영화인이 아닌 일반인들도 쉽게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독립·예술영화 특성상 정부나 사회 비판성 작품이 기성영화보다 많다는 점에서 정부 입맛대로 지원 잣대를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또한, 이번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과금 폐지는 '영화 및 비디오물 진흥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국회에서 통과돼야 추진이 가능하기에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영화업계가 정부의 입장권 부과금 폐지를 '총선 표 얻기'용 포퓰리즘 정책으로 비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K-콘텐츠가 세계에서 위용을 떨치고 있는 시기이다. 그런 만큼 K-콘텐츠의 지원을 강화해 뿌리를 튼튼하게 해야할 때이나, 재정 불안을 조성하는 것만으로도 독립·예술영화 감독들이 이탈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총선을 위한 '던져놓기'식 정책이 한국 독립·예술영화 맥을 끊는 '쇠말뚝'이 되는 게 아닌지 영화인만의 우려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기자의눈] 네거티브 공방으로 얼룩진 총선판

총선이 6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는 공약·정책보다는 '네거티브' 공방에만 열중하는 분위기다. 선거 초반 '막말 금지령'을 내리며 중도층 공략에 방점을 뒀지만 그 모습은 온데 간데 없다. 여야 모두 상대 당을 악마화하며 서로 심판하자고 몰아가기만 할 뿐 '정책 대결'은 펼치치 않는 모양새다. 여야 대표들은 온갖 종류의 심판론을 주장하며 노골적인 비방전에만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이·조(이재명, 조국) 심판론'을 내세웠다. 한 위원장은 전국을 도는 유세 현장에서 “이번 선거는 범죄자를 심판하고 이조 심판을 해야 한다"며 “범죄자 세력이 여러분과 같은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걸 막아야"한다고 거침 없는 언행을 이어갔다. “정치를 개같이 하는게 문제다", “감옥가기 싫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종북 세력과 야합했다"는 등의 발언도 서슴없이 내뱉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총선 날인 4월 10일을 '윤석열 정권 심판의 날'로 규정하며 '정권심판론'을 펼치고 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을 이렇게 퇴행시킨 장본인은 윤석열 정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투표한 유권자를 비하하는 '2찍' 발언에 이어 윤 정부를 '의붓아버지, 계모'라고 평하기도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서는 “별명이 나베"라고 비꼬았고,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추념식에서는 “국민의힘은 4·3 학살의 후예"라는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3년은 너무 길다', '검찰독재정권 조기 종식'을 슬로건으로 삼고 정권 심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위원장과 조 대표 사이에서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조 대표는 한 위원장에게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으로부터 버려질 것"이라고 주장했고 한 위원장은 “파렴치 잡범 조국, 감옥서 영치금 뜯어내고 책 팔 것"이라는 등 서로에 대한 적개심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여야 후보 사이 고소·고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중·성동갑 전현희 민주당 후보와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는 각각 '허위사실 공표죄'와 '무고죄'로 서로를 고발하기도 했다. 이 모두가 유권자를 안중에 두지 않는 무시하는 행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승리에만 매몰돼 저열한 말싸움만 이어가는 여야의 행태는 국민들에게 실망감과 피로감만 안겨주고 있다는 것이다. 여야가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는데 총력을 다하는 사이 국민들의 삶과 직결된 민생이나 지역현안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여야 모두 앞으로 남은 6일간이라도 후보들과 각 당은 상대를 헐뜯지 않고 정책과 공약으로 정정당당하게 총선에 매진 해야할 것이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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