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문명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이야기하는 책 중에 1998년에 출간된 재래드 다이어먼드의 '총 균 쇠'가 있다. 풀리처 상을 받기도 했는데 벌써 2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명저로 꼽히고 있다. 다만 너무 분량이 많아서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야지만 하는데 저자도 처음에 볼 때 정말 매우 힘들게 보았다. 헌데 우연히 도서관에 갔다가 10대 들이 쉽게 읽도록 하기 위하여 만든 김정진의 '10대를 위한 총 균 쇠' 책을 다시 읽었다. 저자가 나름 대로 최신의 연구 조사와 분석을 추가하면서 쉽게 재미있게 만들었다고 본다. 특히 인간인 호모사피엔스가 이제는 창조주가 되어 AI를 만들었으며 그 결과 어찌될지 보아야 하는 것으로 마친다. '총 균 쇠'의 핵심은 '무기 세균 도구(기술)'로 대변 되는 제목에서 보듯이 인류의 발전을 위 세가지로 집약하고 있다. 그러나 핵심은 민족의 차이는 생물학적 차이가 아니라 환경적 차이라는 것이며 어디에 태어 났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유럽이 지정학적으로 다른 날 보다 더 유리해서 일찍 발전이 먼저 되었다는 것도 저자의 주장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농업이 발달하고 무역이 발달하면서 물건들을 수송하는 도로가 발달했다. 실크로드가 대표적이다. 유럽의 경우 역대 강대국들은 영국, 스페인, 포르투칼, 프랑스, 독일, 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대 해양의 시대부터 선박을 이용하여 발전 시켰다 하지만 독일은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발전 시켰다고 본다. 1932년 8월 6일 최초의 고속도로가 본-퀼른 사이에 결정된후 잠시 중단되다가 다시 활성화 되어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 한국도 경부고속도로를 산업의 동맥이라고 부른다. 전력도 마찬가지다. 전력망이 고속도로 역할을 하는 것은 자명하다. 헌데 요즘에 보면 동맥경화 현상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우선 5월에 발표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보면 2038년까지 탄소 중립·녹색 성장 기본법과 연계하여 원전은 35.6%(249.7TWh) 신재생에너지 32.9%(230.8TWh), 수소·암모니아 5.5%(38.5 TWh) 등 무탄소 전원 발전 비중이 70.2%로 되고 원전도 신규로 3기 정도를 건설한다. 석탄과 LNG는 감소하여 각각 10.3%, 11.1% 수준이 된다. 미래로 갈수록 전기의 수요는 늘어날 것이다. 건물, 산업 자동화, 자동차, 전력 등 모든 것이 전기화로 가기 때문이다. RE100에 대한 무형의 규제도 이미 일어나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한전의 경영 적자 수준도 나쁘다. 이런 와중에 이미 전력의 동맥경화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예컨대 정부가 반도체와 2차 전기, 디스플레이의 미래 산업화를 위하여 7곳을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하고 612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용인을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로 지정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42년까지 562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문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만 필요한 전력은 10 GW는 넘을 것으로 본다. 발전소 짓기도 어렵고, 가져 오기도 어렵다. 실로 산너머 산이다. 정부와 국회는 하루 속히 지난 국회에서 처리 못한 '국가 기간 전력망 확충법'을 처리해야 한다. 남부지역의 재생 에너지와 동해안 지역 원전 전기의 수도권 첨단 산업 공급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합리적인 전력 요금의 개선도 마련해야 하며, 미래에 부응한 전력 시장의 개편도 해야 한다. 정말 전력부분에서는 할일이 태산이다. "가자니 태산이요 돌아 서자니 숭산이다“ 그래도 "태산을 넘으면 평지를 본다“는 말처럼 무슨 일이 있어도 넘어야 한다. 김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