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AI 국가대표 인터뷰] 14년 내공으로 톱2 진입…엔씨AI “멀티모달로 AX 이끌 것”

“지난 14년 동안 인공지능(AI)을 연구하고, 수많은 게임 스튜디오와 협업하며 쌓아온 데이터와 기술력이 저희의 핵심 무기입니다. 이를 앞세워 5년 뒤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 최종팀에 선정될 자신이 있습니다." 김건수 엔씨AI 에이전틱AI랩 실장은 지난 18일 경기 성남시 엔씨소프트 사옥에서 진행된 그룹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달 초 엔씨AI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 정예팀 승선 소식은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당시 경쟁 컨소시엄에 비해 인지도가 낮았던 게임사가 유력 후보들을 제치고 톱(TOP)5에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씨AI를 잘 아는 이들은 이번 결과를 이례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선정 비결은 '14년 내공'과 '그랜드 컨소시엄'에 있다. 엔씨AI는 지난 2011년 게임사 중 가장 먼저 AI 전담 연구 조직을 꾸리고, 모델 설계부터 파인튜닝(맞춤화)까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프롬 스크래치' 역량을 키워 왔다. 2022년 선보인 비전언어모델(VLM) '바르코' 시리즈가 그 성과다. 김 실장은 “게임 조직과 주로 소통하다보니 이들의 특성에 맞는 모델을 만들기 위해 품질 개선을 많이 해 왔다"며 “그동안 만들어 왔던 게임 에셋(게임 개발에 사용되는 모든 디지털 콘텐츠)과 정보들이 지금보다 폭넓은 멀티모달 모델을 개발하는 데 있어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엔씨AI는 국민 접근성 향상과 '모두의 AI' 실현을 위해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다. 먼저, '정부24'와 같은 공공 사이트에 엔씨AI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적용하는 것을 제시했다. 민원 처리 속도를 높여 비용효율과 편리성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향후에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용 생성 AI 서비스를 개발해 사용 경험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 실장은 “사업 설명회 당시 공공 사이트에 우리가 개발한 파운데이션 모델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했을 때,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바 있다"며 “연말 1차 평가에서 모델 성능이 일정 수준 도출된다면 정부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동안 게임 분야 적용을 중심으로 연구해왔던 AI 기술력을 패션·미디어·콘텐츠 등 다양한 산업 현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컨소시엄 참여사들과의 협업 체계를 토대로 우수 적용 사례를 발굴하는 방식이다. 특히 롯데이노베이트·포스코DX 등 국내 IT서비스 업체를 참여사로 확보하고 있어 산업계 전반으로의 AI 확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특히 '도메인옵스' 플랫폼을 구축해 산업 특화 AI와 고객사 맞춤형 AI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200B(2000억개 파라미터)급 독자 대규모 언어 파운데이션 모델 패키지 △독자 LLM 기반 통합 멀티모달 인지 생성 파운데이션 모델 패키지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반 수익모델(BM)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김 실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나 오픈AI도 산업 특화 AI 모델을 제공하지만, 이를 사용하려면 반드시 AWS나 오픈AI 시스템을 써야 한다"며 “일부 기업은 데이터 유출을 막기 위해 내부 서버에 AI 모델을 설치하고 싶어하는데, 이들 시스템은 데이터를 외부로 보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메인옵스를 이용하면 AI 모델을 다운받아 내부 서버에서 산업 특화 모델을 사용할 수 있다"며 “향후엔 '마켓플레이스'를 개발해 다른 기업들이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산업 특화 모델을 각자의 환경에 맞춰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형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산업별 특화 모델을 IT서비스업체들의 해외 지사를 통해 수출함으로써 글로벌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청사진이다. 김건수 실장은 “협력 중인 업체들이 보유한 해외 지사는 약 100여 곳이 넘는다"며 “산업 전환 과정에서 각 국가별로 추가적인 요구사항을 받고, 이에 맞춰 개선하면서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건수 실장은 마지막으로 “국내에서만 잘 작동하는 게 아닌, 글로벌에서도 성능을 내야 소버린 AI로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단기 성과보다 장기 신뢰·개방성·협력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글로벌 AI 강국 도약에 기여하겠다는 사명감으로 프로젝트에 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인터뷰] 김효식 삼성액티브 팀장 “KoAct 전력인프라 ETF, 성장주에서 고배당 펀드로”

“2030년대 중반쯤 넘어가면 코액트(KoAct) 글로벌친환경전력인프라 액티브 ETF는 성장주 펀드가 아닌 고배당 펀드가 되어 있을 것이다." 김효식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팀장은 'KoAct 글로벌친환경전력인프라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의 향후 변화를 이렇게 내다봤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현재 성장주 위주로 구성된 이 ETF가 2030년대 중반에는 고배당 성향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은 이러한 전망과 관련해 지난 7일 서울시 서초구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본사에서 김 팀장을 직접 만나 ETF의 전략과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 팀장은 “전력 수요 확대에 따라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어지면서 기자재 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향후 10년간 인프라 확충이 집중된 뒤에는 전력 유틸리티 기업들이 주도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컨스텔레이션 에너지, 비스트라 등 전력 판매 기업들은 전기요금 상승과 전력 수요 증가로 가격과 판매량이 동반 확대되고 있다. 반면 전력망 보유 업체들은 지속적인 투자비 부담으로 단기 실적 개선이 제한적이다. 그러나 설비투자가 일단락되면 비용 부담이 줄고, 전기요금과 판매량은 한 단계 높아진 상태를 유지한다. 김 팀장은 “이익 체력이 상승한 뒤에는 하락하기 어려우며, 이에 비례해 배당을 늘리는 경우가 많다"며 그는 “2030년대 중반에는 컨스텔레이션 에너지, 넥스트에라 에너지 등 미국 유틸리티 기업 비중이 확대되면서 고배당 펀드로 변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oAct 액티브는 현재 수익률이 100%를 넘나든다. 이 ETF는 지난해 1월 18일 상장 이후 지난 8일 기준 순자산가치(NAV) 누적 수익률이 100.5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초지수(Solactive 글로벌 에코파워인프라 PR 지수)는 88.21% 상승했다. 시장가격(종가) 기준으로는 102.06%에 달해 코스피(+31.56%), 나스닥(원화 환산·+47.78%), S&P500(원화 환산·+38.62%)을 크게 웃돌았다. 포트폴리오는 이달 8일 기준 전력인프라(38%), 천연가스·원자력·기타(13%), 태양광(16%), 풍력(11%), 유틸리티(10%), 수소(11%) 등으로 구성됐다. 국가별 비중은 미국(68%), 유럽(19%), 한국(12%) 순이다. 상위 편입 종목에는 GE 베르노바(8.0%), 블룸에너지(7.8%), 퍼스트솔라(6.8%), 지멘스에너지(6.8%), 노르덱스(5.6%) 등이 포함됐다. 이 같은 장기 전망의 배경에는 전 세계적인 전력 수요 급증이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제조업 리쇼어링 등 산업 구조 변화가 본격화되면서 지난 20여 년간 정체됐던 전력 수요가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베인앤컴퍼니 분석에 따르면 2023~2028년 새롭게 발생하는 미국 전력 수요의 44%가 데이터센터·AI 산업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AI 산업의 설비투자(CAPEX) 모멘텀도 견조하다. 클라우드 상위 11개 사업자의 2025년 CAPEX 증가율 전망치는 지난해 11월 대비 계속 상향되고 있으며, 구글·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도 최근 실적 발표에서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추가로 올렸다. AI 서버·반도체 공급망 전반의 매출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정책 지원도 모멘텀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월 트럼프 행정부는 'AI 액션 플랜'을 발표하며 인허가 절차 신속화, 규제 완화, 연방정부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여기에 '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 법안 통과로 5조 달러 규모의 연방 부채 한도가 증액돼 AI·전력 인프라 분야 재정 투입 여력이 확대됐다. 감세 조치로 빅테크 기업의 R&D 비용을 당해 연도에 즉시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CAPEX 확대 가능성도 커졌다. 미국 내에서는 변압기·전선·터빈 발전기 등 전력망 기자재 전반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태양광·풍력·천연가스·원자력 등 석탄을 제외한 모든 발전원의 수요도 동반 상승세다. 운용사 측은 “특정 세부 섹터에 치중하지 않고 전력 인프라 산업 전반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KoAct 액티브가 기존 재생에너지·클린에너지 ETF와의 차별성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다수의 재생에너지 ETF가 태양광·풍력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KoAct는 천연가스·원자력도 친환경 산업으로 편입한다. 이는 2023년 유럽연합(EU)이 발표한 '그린 택소노미'에서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공식 녹색 산업으로 분류한 데 따른 것이다. 원자력은 탄소 배출이 거의 없고, 천연가스는 석탄 대비 배출량이 크게 적다. 또 변압기·전선 등 전력망 기자재 업체까지 포트폴리오에 포함해 전력 인프라 산업 전반에 투자한다. 김 팀장은 “아이셰어즈 글로벌 클린에너지 ETF, 미국 인프라스트럭처 ETF 등과 비교해도 KoAct ETF가 상장 이후 원화 환산 수익률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는 재생에너지 중심 상품과 달리 발전원과 전력망 기자재를 아우르는 폭넓은 투자 전략 덕분"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향후 1~2년간 주목할 세부 테마로 변압기 등 전력기기와 가스발전소 기자재 업종을 꼽았다. 전력기기 업체들은 최근 수년간 큰 폭의 이익 성장과 주가 상승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업황 피크아웃까지는 시간이 남았다는 판단이다. 변압기 상승 사이클보다 약 2년 후행하는 가스발전소 기자재 업종이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하고 있으며, GE 베르노바, 지멘스에너지 등 전통적인 가스터빈 제작사뿐 아니라 블룸에너지(Bloom Energy), 캐터필러(Caterpillar) 등 비상발전기·연료전지 업체도 수혜가 예상된다. 원자력 분야에서는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소형모듈원전(SMR) 상용화가 2030년대 초중반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 팀장은 “아직 당장 의미 있는 실적이 발생하지 않는 기업이 많지만, 중장기 성장 모멘텀만큼은 뚜렷하다"고 내다봤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AI 국가대표 인터뷰] SKT “수치보다 실용성…‘유용한 AI’ 만들겠다”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인공지능(AI) 기술 중 한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끝까지 간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포스트 트랜스포머 모델 기반 거대언어모델(LLM)을 구축해 지금보다 더 좋은 성능을 낼 수 있는 AI를 만들겠습니다." 김태윤 SK텔레콤(SKT) 파운데이션 모델 담당(부사장)은 18일 에너지경제와 인터뷰에서 전문성·실용성을 겸비한 모델을 개발해 모든 사람이 기술의 유용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SKT의 AI 모델 개발 전략을 소개했다. 앞서 SKT는 네이버클라우드·LG AI연구원·엔씨 AI·업스테이지와 함께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정예팀 5곳의 하나로 선정됐다. 김 부사장은 지난 2016년부터 자체 LLM '에이닷 엑스(A.X)'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이번 정부 프로젝트에서 SKT 컨소시엄을 이끌고 있다. SKT의 목표는 AI 모델 성능 고도화와 서비스 확산이다. 포스트 트랜스포머 모델로 K-AI 서비스를 구현해 궁극적으로 '국가 AI전환(AX) 촉진'을 선도한다는 포부이다. 구체적으로 생성형 AI의 모태가 된 트랜스포머 기술을 고도화해 전력과 비용은 낮추고 연산 성능은 높인다는 게 핵심이다. 기존 국내 LLM의 규모를 뛰어넘는 초거대 AI를 개발할 계획이다.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음성·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통합 처리할 수 있는 '옴니모달' 기술을 적용한다. 단순한 LLM을 넘어 컴퓨터와 연결한 에이전트 등을 모두 통합하는 형태의 모달리티 모델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실용성이다. 단순 수치가 아닌 서비스 사용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취지다. 김 부사장은 “글로벌 모델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강력해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수준의 모델을 만드는 걸 궁극적 목표로 한다"며 “기술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것과 실제로 모든 사람에게 유용성을 가져다 주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벤치마크에서 경쟁사를 몇 점 차이로 이겼다는 건 쉬운 영역일 수 있다"며 “여기서 더 나아가 실제 서비스의 사용성을 확보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게 우리가 생각하는 중요한 가치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컨소시엄 참여사들과의 시너지 효과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SKT 컨소시엄에는 △크래프톤(게임사) △리벨리온(AI반도체) △셀렉트스타(데이터) △서울대 산학협력단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연구팀의 선행연구 결과를 토대로 모델을 개발하면 실제 사용 사례와 서비스 데이터를 분석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각 산업 영역별 특화 솔루션을 개발, AI 기술 확산 속도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기술 개발부터 서비스 구현까지 전 과정을 자체 수행하는 '풀 스택(Full Stack)' 역량을 토대로 기업간거래(B2B)·기업소비자간거래(B2C) 영역에서 AI 적용 사례를 지속 발굴·확산할 방침이다. 향후에는 새로 개발한 모델로 글로벌 시장도 노린다는 구상이다. 김 부사장은 “컨소시엄 소속 기업들과 SKT는 이미 글로벌 서비스를 하고 있고, 해외 지사도 있다"며 “실제 내부에서 현재 보유 중인 모델들로 테스트한 결과, (글로벌 적용 측면에서) 나쁘지 않은 결과들을 얻었다"고 전했다. 1차 평가(12월) 전까지 모델 완성도 제고와 기술 접목 영역 확장에 집중한다. 작업마다 특화된 소규모의 전용 LLM만 활성화해 AI 학습 비용을 절감하는 '전문가 혼합(MoE)' 기술을 활용해 학습 데이터·알고리즘 최적화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김태윤 부사장은 “SKT는 궁극적으론 지금의 트랜스포머보다는 더 발전된 기술을 만들고자 한다"면서 “글로벌 수준의 모델을 만드는 것을 넘어 산업 발전을 촉진하거나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고 피력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AI 국가대표 인터뷰] 네이버 “어디서나 통하는 AI 만들 것…옴니모달 차별화에 역점”

“국내외 어디서나 활용 가능한 국가대표 인공지능(AI) 모델을 구현해 'K-AI'를 세계 무대에 각인시키고자 합니다. 백 마디 말보다, 눈앞에서 작동하는 압도적인 결과물로 우리의 비전과 기술력을 증명하겠습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클로바 기술총괄은 지난 13일 에너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국가대표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목표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4일 △SK텔레콤 △LG AI연구원 △엔씨 AI △업스테이지와 함께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5대 정예팀에 이름을 올렸다. 기술 개발부터 서비스 구현까지 전 과정을 자체 수행하는 '풀스택' 역량을 전면에 내세워 2027년 톱(TOP)2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미 2021년 국내 기업 최초로 자체 개발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이며 기술력을 입증했던 만큼, 승선이 가장 유력한 곳으로 꼽혀 왔다. 플랫폼 기업으로서 소비자향(向) 서비스를 운영한 경험도 많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옴니(Omni) 파운데이션 모델로 실질적 가치를 창출하는 '완성형 멀티모달 AI'를 구현, 국민들의 AI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 고유 맥락을 이해하는 진정한 의미의 '소버린 AI(국가주권형 AI)'를 실현한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누구나 AI 에이전트를 개발·등록·유통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 '마켓플레이스'를 제공한다. 전문 AI 에이전트의 특성이 서로 섞이지 않으면서, 필요할 땐 안전하게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AI 기술 진입 문턱을 낮춤으로써 범국민적 확산을 목표로 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성 총괄은 “의료 AI 에이전트와 제조 AI 에이전트의 경우, 각자의 전문성과 보안 정책상 때문에 별도로 존재해야 한다"며 “이처럼 독립적인 전문 에이전트들이 사용자와 안전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술·사업적 기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실현할 네이버만의 핵심 무기는 옴니모달리티(Omnimodality)와 실시간 처리 기술이다. 옴니모달은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음성·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통합 처리하는 기술이다. 네이버의 언어·음성 기반 멀티모달 기술과 미국 영상 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의 영상 AI 기술을 결합한다. 이를 고도화하기 위한 원천기술 연구개발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성 총괄은 “AI 기술이 실제 서비스와 유기적으로 결합돼 있는 구조로, 오직 네이버만이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AI 연구가 서비스 고도화에 직접 기여하고, 다시 양질의 학습 데이터와 노하우로 축적되면서 기술 및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K-AI 글로벌 수출 모델을 확립할 방침이다. 모든 국가가 자국 문화·언어에 맞는 AI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형태다. 네이버가 보유한 기술·노하우를 패키지로 제공하는 '소버린 플랫폼 AI 솔루션' 전략에 기반한다. 단순히 AI 모델 하나를 수출하는 게 아닌, 풀스택 기술과 에이전트 플랫폼 자체를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설정한 AI 모델 개발 기간은 3개월이다. 성 총괄은 “1차 평가(12월) 전까지는 빠른 프로토타이핑(제품 개발 초기 단계에서 아이디어를 시각화하고, 사용자 피드백을 수집해 개선하는 과정)과 증명에 집중할 것"이라며 “우리가 지향하는 옴니모달 아키텍처의 핵심 성능을 입증하고, 실시간 처리 기술의 차별화 경험 생성 정도를 명확히 보여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일찍이 '소버린 AI'에 주목했던 건 기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기회를 만들 수 있고, 국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한 우리의 개발 철학과 정부의 사업 방향성이 맞닿아 있고, 회사의 본업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이번 프로젝트를) 충분히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에경 초대석]‘이재명의 부동산 스피커’ 한문도 “부동산 시장 정상화 골든타임”

“근본적인 문제는 역대 정권들이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거시적 안목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오로지 표에만 의존한 편협한 정책 방식이 지금의 결과를 초래했다. 앞으로는 정권의 향방과 무관하게, 국민을 위한 정책적 관점에서 출발한 총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공급 예측이 가능해지고 수요 쏠림 현상도 막아 주택 시장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 한문도(61·사진) 명지대 실물투자분석학과 교수는 지난달 31일 에너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역대 정부 부동산 정책의 문제점을 짚으며 이같이 제안했다. 6.3 조기 대선으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는 시대적 책무가 있고, 시점도 적절한 때라는 것이다. 한 교수는 현재 한국부동산경제협회 명예회장과 국제부동산정책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우리나라 부동산 학계의 대표적인 학자 중 한 명이다.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임대주택연구소를 운영했고 이후 제8대 한국부동산학박사회 회장, 한국부동산경제협회 회장, 한국주택신문 전문가협회 회장, 국제부동산정책학회 사무총장 등을 맡아 활발한 학술·정책 활동을 폈다. 대표적 '하락론자' 중 하나로 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의 집권 후 더욱 주목받고 있는 부동산 학계 '스피커'다. 한 교수는 한국 부동산 시장의 근본적인 '환골탈퇴'를 강조했다. 그는 “공공개발과 민간개발은 도시계획의 기본 구조에서 상호보완적인 관계"라며 “그러나 한국의 경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진보 정권은 공공, 보수 정권은 민간개발 위주로 편중돼 시장의 변동성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에 따르면 이는 주택 공급 총량에 대한 안정적인 예측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향후 10년 안에 주택 수요 급감에 따른 큰 시장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장기적인 로드맵이 필요한 이유이다. 일부 쏠림 현상이 있는 서울 지역은 시장가격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지만, 수도권을 포함한 지방은 저성장 기조에 따라 가처분 소득과 소비가 감소하면서 '수축 사회'의 양상이 예고됐다. 한 교수는 “모든 데이터가 이러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침체가 장기화된 일본과 달리, 우리는 가랑비에 옷이 젖는 것처럼 충격을 완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투자와 투기에만 기대는 부동산 시장 프레임에서 이제는 벗어날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 준비한다면 10∼15년 후에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 교수는 이재명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강화와 투기 중심의 부동산 프레임을 탈피한 장기 로드맵을 구체화해 실행하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권에 흔들리지 않는 구체적 로드맵을 수립해 수도권의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지방으로 인구가 분산되도록 정책적인 뒷받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균형발전을 위해 서울·수도권에 집중된 대학 교육 문제에도 과감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대학을 지방으로 이전하거나, 최소한 분교를 추진해 전국적으로 분산 배치하는 것도 좋은 방안으로, 정부와 국민이 공감하고 있는 사회현상을 잘 활용해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또 지방 건설 경기 부양을 위한 미분양 매입 정책의 실효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분양가가 너무 높거나 인구 감소 등으로 수요가 없는 지역들인 만큼 시장 논리에 맡겨 자연스럽게 정리되도록 하는 구조조정이 더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7만 호 수준의 미분양을 마치 금융위기처럼 과장하며 불안을 조장하는 것은 친시장 세력의 주장일 뿐이며, 5만~7만 호는 적정 수준의 미분양이라고도 강조했다. 최근 우려되고 있는 수도권 주택 공급 부족의 해법으로는 3기 신도시의 신속한 추진을 제시했다. 이미 택지 조성이 완료된 만큼 정부가 강력히 추진한다면 3~4년 내 입주도 가능해, 3기 신도시 정책을 신속히 추진하는 것이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는 설명이다. 한 교수는 “3기신도시사업추진단에 확인한 결과, 정부 의지만 있다면 단기간 내 공급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광명을 제외한 토지 보상은 대부분 완료됐고, 실시계획 승인도 마친 상태"라며 “지장물 철거도 완료 단계여서 정부가 사업계획만 수립하면 바로 추진할 수 있다. 군부대 이전 지연 등은 일부 언론 보도와 달리 대부분 해결돼, 실제로는 시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1기 신도시 재건축은 전 정부에서 급하게 추진된 선거용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로 인해 구체적 로드맵 없이 방향만 제시된 데다, 지난해 1차 선도지구 지정 이후 일부 지역에서는 독자 재건축을 추진하며 이탈하는 사례도 나타났다는 게 한 교수의 지적이다.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급속 추진보다는 주민 공청회와 도시계획 재정비 등을 거쳐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소규모 정비사업 중 하나인 모아타운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했다. 주택 공급 확대라는 취지와 달리 기존 정비사업 진행 중이던 구역이 공사 직전 지정되며 사업이 중단돼 역효과가 발생한 사례가 많아서다. 주민 의견 수렴 없이 공공이 주도적으로 밀어붙이는 경향이 강한 것도 문제로,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고 조합원 미달 지역에 대해서는 가로주택정비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택 택지가 부족한 서울 도심에서는 차량이 없는 '무차지구'(노카존)을 제안하기도 했다. 네덜란드의 헤베엘 단지와 유사한 방식으로, 현재의 도시계획은 인구 밀도에 따라 주차 대수를 정하도록 되어 있어, 고밀도 개발이 어려운 실정이다. 반면 무차지구는 공간 활용의 효율성이 높고, 청년이나 직장인을 위한 주거 공급 방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게 한 교수의 아이디어다. 민간 재건축과 관련해서는 최근 도마에 오른 재건축이익초과환수제 폐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한 교수는 “근본적인 문제는 조합원이 얼마만큼의 수익을 낼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재건축이 기획되고 있다. 심지어 이익 기준점조차 명확하지 않은 데다, 정권에 따라 그 기준이 달라져 왔다"면서 “주민들이 사유재산 증식을 위해 용적률 인상을 요구할 때, 국가는 공공성을 우선시해야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 의식을 반영한 선심성 정책이 반복돼 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용적률 인상에 따른 자산가치 상승이 국가 정책에 따른 결과라면, 공공도 그 이익을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로 인해 현재 재건축 이후 원주민 정착률은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따라서 소유주, 임차인, 공공이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여야가 합의해 도시계획의 기본에 충실한 중장기 가이드라인을 확립해야 하며, 원주민과 임차인의 거주 환경 또한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게 한 교수의 지적이다. 최근 이 대통령이 언급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에 대해선 '근본적인' 처방을 강조했다. 그는 “10년 전부터 논의된 주제다. 병을 치료하려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하듯, LH 개혁 역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그간의 개혁은 수박 겉핥기식에 그쳤다"고 말했다. LH의 만성 적자는 국가의 책무인 임대주택 공급 정책 수행으로 인한 필연적인 결과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 택지 개발과 임대주택 공급을 회계적으로 구분하면, LH는 사업성과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어 이 부분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교수는 “최근 LH는 유동성 부족으로 금융기관의 투자를 유치한 주택개발 공모 리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금융기관의 투자 수익률은 일반 예금의 3배 수준으로, 만약 국민이 이 사업에 참여한다면 수익이 국민에게 돌아가 자산 편중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즉, 자금을 무작위로 투입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발행 계획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면 LH의 유동성 문제는 물론 주택 공급 지연 해소, 국민 자산 수익률 증가 등 여러 측면에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건설사도 시공에만 집중할 수 있어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한 교수는 “LH 직원 상당수는 성실하게 일하고 있지만, 일부 '미꾸라지' 같은 일탈 직원으로 인해 조직 전체가 비난받는 경향이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 개선뿐 아니라 인센티브 도입 등을 통해 내부 사기를 진작시키는 방식의 개혁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