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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정원오 “차기 서울시장은 행정가가…오세훈, 너무 한가해”

내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정원오(55) 서울 성동구청장이 지난 17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고민 중"이라며 실제 출마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첫번째 과제인 당내 경선을 독자적인 방식으로 뚫겠다는 각오까지 밝혔다. 정 구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민선 6기부터 내리 3선을 역임했다. 12년간 현장 중심의 세심한 소통 행정과 스마트 버스 쉼터·횡단보도 바닥 신호등 반짝이는 아이디어·기획으로 주민들로부터 90%가 넘는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성남시장 출신 '행정가'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던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도 “일 잘하는 구청장"으로 인정받아 여권 내에서 '리틀 이재명'으로 떠오르고 있을 정도다. 현역 다선 국회의원이나 유명인사가 아닌 사실상 '정치신인'임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서울시장 여당 후보군 중 선호도 1~2위를 오르내리고 있다. 만약 정 구청장이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김태호·김두관 전 경남지사, 이 대통령에 이어 사상 4번째로 기초단체장 출신이 광역단체장이 된 사례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도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등 지방자치단체 경험이 바탕이 돼 실질적 변화를 이끄는 국정 운영이 가능하다"며 “다음 서울시장은 정치인이 아니라 행정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출마 여부 질문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만약 출마한다면 기존 방식이 아닌 내 방식대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과 출마 관련 소통을 했냐는 질문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본인의 높은 지지율에 대해 “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직인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선 “너무 한가하다. 시민들은 매일매일이 경쟁의 지옥이고 전쟁터 같은 삶을 사는데, 서울시는 서울링이나 한강버스 같은 외형적 성과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주민들의 지지율이 90%가 넘는다. 주민들과의 상시 소통(24시간 문자)하는 일이 어렵지 않았나? ▲ 중요한 건 이걸 민원이 아니라 정책 아이디어의 보고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문자를 통해 현재 주민들의 생각과 요구를 파악할 수 있다. 2018년부터 문자 민원 전용 휴대전화 번호를 모든 주민에게 공개했는데, 하루 평균 30~40건의 문자가 온다. 2024년 한 해 약 2만7700건의 문자를 수신하고 처리했다. 문제를 해결한 후 주민들이 “고맙다"고 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얼마 전 구정 여론조사에서 성동구민 10명 중 7명이 “생활 속 불편을 성동구청에 말하면 해결될 것 같다"고 답했다. '써보니 괜찮다', '써보니 다르다'는 경험이 결국 나에게도 큰 효능감이 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왕십리 도선동의 싱크홀 예방 사건이었다. 문자로 제보를 받고 확인했더니 그 아래 정말 큰 동공이 숨어 있었다.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는데, 그 제보 덕분에 위기를 막을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2022년부터 매년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 장비를 투입해 공동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성동구 내 공동 수가 2022년 54개소에서 2024년 13개소로 크게 감소했다. - 재임 기간 자랑하고 싶은 성과는? ▲ '성수동의 눈부신 성장'을 이끈 정책이 특히 뜻깊다. 2014년 첫 부임 당시 성동구에서도 가장 낙후됐던 성수동은 이제 젊은 세대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핫플레이스이자 비즈니스 요충지로 거듭났다. 1970년대 붉은 벽돌 건축물을 보존하면서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신축·증개축 시에도 파격적인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해 지역 정체성을 확립했다. 동시에 2015년 전국 최초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을 도입했다. 이로 인해 성수동의 경제적 가치는 2024년 기준 총 1조5497억원으로 2014년 대비 10년 만에 1조1133억원이 증가해 총 3.5배로 증가했다. 도시재생사업 예산 100억원으로 100배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셈이다. - 내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 의향은? ▲ 연초와 지금의 생각에 차이가 많다. 처음엔 그냥 덕담으로 들었는데, 최근 8~9월쯤부터 그런 얘기가 부쩍 늘고 많아졌다. 최근 (여권 후보군 선호도 1~2위인) 여론조사가 발표되고 나서는 이게 진짜로 고민하지 않으면 무책임한 사람이 되겠다 싶었다. 여론조사 선두권인데 고민하지 않으면 무책임하다는 주민들의 민원도 생겼다. 그래서 고민하고 있다. 만약 출마하게 된다면 기존 방식대로 안 할 것 같다. 조직 동원하는 그런 방식의 선거 운동은 안 할 것이다. 지금 나를 지지하는 분들은 나의 방식을 좋아해서 지지하는 건데, 여기서 더 지지를 얻어가는 것도 내 방식대로 해야 한다. 모든 실패하는 것은 비슷한 이유로 실패하지만, 모든 성공하는 것은 각기 다른 이유로 성공한다. 나도 나만의 방식이 있어야 내 길을 가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지지하는 것 아니겠나. - 여권 내 1위를 달리는 이유는? ▲ 서울시 전체로 보면 나에 대한 지지라기보다는 일 잘하는 행정가 출신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같은 행정가 출신인 나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얼마 전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구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것을 구청에 얘기하면 해결해준다'는 믿음이 70%가 넘었다. 구민들이 나를 오랫동안 지켜보고 직접 경험해보니 쓸만하다고 평가해주시고 입소문 내주신 덕분에 이런 이야기도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위치나 자리보다는 '역할'이 늘 더 중요했던 사람이다. 역할이란 내가 풀고자 하는 것,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하기 위해 내가 어떤 자리에 있어야 하는지, 그에 맞는 자격을 내가 갖췄는지를 의미한다. 그동안도 구민들께 정성을 다하는 행정으로 임했듯이, 앞으로도 한결같이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정성을 다하는 모습으로 내 역할에 충실하고자 한다. 만약 더 넓은 곳에서 행정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현재까지 다져온 역량과 실행력을 토대로 지금처럼 온 힘을 다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 구청장 경력만으로 광역단체장을 할 수 있겠나? ▲ 그런 의문을 해소하는 과정이 내 출마 과정이 될 것이다. 출마를 하게 된다면 그런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뭔가가 있기 때문에 할 것이고, 해소가 안 되면 당선이 어렵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구청장을 못한 사람이 시장을 잘할 수는 없다. 구청장을 잘한 사람이 시장을 잘할 가능성이 높다. 금붕어가 수족관에 있으면 아무리 커봐야 10cm지만, 강이나 큰 호수로 가면 30cm까지 자란다. 환경이 변화하면 충분히 바뀔 수 있다. 서울시장을 해본 사람만 계속 시장 해야 되냐, 국회의원은 국회의원 잘했다고 시장 잘할 거냐, 똑같은 문제다. - 내년 서울시장 선거의 시대정신은? ▲ 일하는 서울시를 만드는 것이다. 지금 서울시는 일을 안 했다. 주어진 일만 했지 시민의 삶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 시민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전 세계에서 치열하게 하고 있는데 서울시만 안 하고 있다. 시민으로서 봤을 때 서울시는 굉장히 한가하다. 시민들은 매일매일이 경쟁의 지옥인데, 서울시는 한강버스를 어떻게 하니, 서울링을 만드니, 광화문에 6.25 참전국 뭘 만드니 하면서 되게 한가해 보인다. 시민들의 삶이 나아지질 않는다. 교통은 20년 전 이명박 시장 때 해놓은 틀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20년 동안 축적되고 누적된 어려움이 다 드러나고 있다. 마을버스, 시내버스, 지하철이 다 문제고 적자 투성이다. 올여름 지하철이 얼마나 더웠나. 혼잡한 지하철 출입구를 지날 때마다 위험을 느낀다. 시민들은 치열하게 사는데 서울시는 한가하다. 일하는 서울시, 정말 치열하게 일하고 시민의 삶과 함께하는 서울시가 필요하다. 단순히 외형적으로 보이는 성과보다 주민들의 일상에서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정책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시민들이 직접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이야말로 궁극적으로 서울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 오세훈 현 시장이 유력한 대항마인데. 생각보다 비판의 강도가 약하다. ▲ 아직 출마하지 않았잖냐(웃음). 출마를 하게 되면 세게 하겠다. 근데 지금은 출마도 하지 않고 현재 구청장인데, 정치적으로 세게 얘기하는 것이 별 도움이 안 된다. 무능하다, 사익 추구만 한다는 비판을 하는 사람들은 많다. 나는 그렇게 자극적이고 감정적인 비판을 하고 싶지 않다. 정확한 팩트를 갖고 얘기를 나누고 대안을 갖고 얘기를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고, 그 방식대로 할 것이다. - 이 대통령도 일 잘하는 구청장이라고 칭찬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 ▲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때 70%가 동의하고 30%가 반대하더라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설득 과정에 최대한의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게 내 행정철학이다. 반대를 최소화하고 만장일치에 가깝도록 최대한의 동의를 얻고자 노력했다. 30년간 주민 숙원이었던 '금호동 장터길 확장'도 처음엔 '설마 되겠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전문가들을 계속 만나고 시청 공무원들에게 물어보며 예산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냈다. 건물주분들을 설득하고 또 설득하는 시간을 거쳐 장터길 확장의 꿈을 이뤘다. 그 밖에도 1977년 공장 가동 이래 소음, 먼지, 교통체증 등으로 주민 생활에 큰 불편을 안겼던 '삼표레미콘 공장을 약 45년 만에 철거'하고,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던 'GTX-C노선의 왕십리역 신설'도 주민과의 약속을 지킨 대표적인 사업이다. 함께 힘을 모아준 주민들에게 감사한다. 성수동 도시재생은 낙후된 공장지대를 창의와 혁신의 공간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수많은 이해관계 조율이 필요했지만, 결국 주민·기업·전문가가 함께하는 상생 모델로 완성했다. '성공버스' 역시 마을버스 업계와 수차례 협의를 거치면서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현재 교통 사각지대를 메우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변화시키며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마을버스 승차 인원도 7% 증가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결국 '행정가형 리더십'은 단순히 정책을 집행하는 일이 아니라, 다양한 목소리를 존중하고 갈등을 조율하며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 다음 서울시장은 '정치인'이 아니라 '행정가'가 되어야 한다고 보나? ▲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삶과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광역이든 기초이든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은 도시 구성원의 행복, 안전, 삶의 질 향상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하고, 이를 위한 정책들이 펼쳐져야 한다. 정치적인 자리 다툼보다는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정책을 펼 수 있는 역량을 갖췄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대통령도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국회의원을 거쳐 지금은 국가를 이끄는 최고 지도자가 되셨는데, 지방자치단체에서의 행정 경험들이 바탕이 되었기에 실질적인 변화를 이끄는 국정 운영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많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정치적 비교가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국민과 주민을 위해 얼마나 성실히, 또 책임 있게 일했는가 하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 '서울의 맘다니'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정원오식 진보'는 어떤 형태인가? ▲뉴욕 맘다니 시장과는 비슷한 부분도 있겠지만 차이점이 더 커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시민들의 삶의 현장, 시민들의 의견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는 비슷한 점이 있다. 나 또한 주민의 삶 가장 가까운 곳에서 12년간 일해온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이고, 소통이 정책의 보고라는 생각으로 구민들의 의견을 가장 가깝게 경청해왔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진보는 '현장'과 '소통'이다. 현장에서 주민의 삶을 직접 보고 듣고, 그들의 불편과 요구를 가장 먼저 정책의 언어로 옮겨내는 것. 그리고 소통을 통해 정책이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끊임없이 점검하며, 잘못된 부분은 바로 고치는 유연함을 갖는 것이 진정한 진보라고 믿는다. 진보는 주민 한 사람의 목소리를 정책의 출발점으로 삼고, 그 작은 변화를 모아 모두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과정 속에서 완성된다. 그래서 앞으로도 현장을 가장 먼저 살피고, 주민의 목소리를 가장 깊이 들으며, 모든 정책을 펼쳐나가고자 한다. - 이 대통령과 (출마 문제에 대해) 논의해보셨나? ▲ 노코멘트 하겠다(웃음). -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동산 정책은 가장 핫한 이슈가 될 것이다. ▲ 서울시뿐 아니라 자치구까지 전방위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지난달 국토교통부 장관이 성수1구역 현장을 방문했을 때 정비사업 인허가 절차 개선을 건의했다. 현재 서울시 내 재개발·재건축 정비구역 1054곳 중 1000세대 미만 중소규모 사업이 839곳으로 79.6%를 차지한다. 하지만 공급 세대 수는 22만8591세대로 전체의 27.9%에 불과하다. 반면 1000세대 이상 대규모 사업은 215곳으로 20%에 불과하지만 공급 세대 수는 58만7465세대로 72.1%에 이른다. 정비사업 규모가 다름에도 서울시 단일 창구 체계에서 동일한 절차를 밟아 중소규모 사업이 신속하게 착공하지 못하고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8조 제1항을 개정해 정비구역 지정권자에 자치구 구청장을 포함해야 한다. 1000세대 미만 중소규모 사업장에 대해선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에 위임하면 주택 공급 속도가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 논란은? ▲ 사실 종묘와 세운4구역 문제는 아무런 갈등 없이 개발과 보존의 균형을 찾아갈 수 있었는데, 서울시가 불필요한 갈등을 스스로 만든 것이다. 2009년에도 오세훈 시장이었는데, 서울시가 건물 최고 높이를 올리려 했지만 문화재청에서 재차 반려했다. 오랜 협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2014년 높이 70m로 확정 고시됐다. 이후 이런 합의가 유지되고 사업이 진행돼 이주와 철거까지 완료됐고, 현재는 착공만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서울시가 돌연 높이와 용적률을 올리겠다고 선포하면서 합의를 어기는 바람에 지금의 문제가 발생했다. 건물 높이를 두 배로 올려주면 토지 소유자들의 개발이익은 크게 올라가지만, 세계유산 종묘의 문화적·경제적 가치는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 재개발을 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 종묘가 가진 세계유산의 가치가 과연 세운4구역에 최대 145m 높이의 고층 빌딩을 짓는 것보다 적은 이익인지 살펴보고, 공익과 사익의 균형을 찾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제시했다. 만약 개발을 밀어붙여서 종묘가 세계유산 지위를 박탈당하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현재 상황은 시장 혼자 결정할 것이 아니라 유네스코의 전문적인 평가와 시민들의 합의를 통해 풀어가야 할 문제다. - 명태균 게이트 의혹이 내년 선거에 영향을 줄까? ▲ 명태균 씨를 신뢰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고, 검찰의 기소 여부를 봐야 된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는데, 서로 주장이 팽팽하지 않나. 오세훈을 신뢰하느냐 명태균을 신뢰하느냐는 참 어려운 질문이다. 시민들도 누구를 더 신뢰하느냐 팽팽한 것 같다. 둘만이 아는 일을 어떻게 알겠나. 우리가 수사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명태균 씨가 꼭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다면 믿겠지만 그것도 아니지 않나. 드러나봐야 알겠지만 기소 여부는 좀 크다. 기소가 되면 기소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걸 보고 판단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다. 재판까지 가봐야 알겠지만, 보통 정치인들은 기소되면 대략 타격이 있는 게 사실이다. - 기후·에너지 문제에 대한 비전은? ▲ 우리나라가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은 친환경 에너지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을 기본으로 AI로 비롯한 엄청난 전력 수요를 동시에 풀어나가야 한다. 친환경 에너지의 범위를 어디까지 줄 것인가는 굉장히 실용적으로 생각해서 가야 한다. 도시에서는 불필요한 전력 소비를 줄이는 사업을 해야 한다. 도시에서 전력을 생산할 수는 없지 않나. 지금까지 에너지 절약 운동을 주로 해왔고, 건물에서 소비되는 에너지가 너무 많으니까 이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전등도 마찬가지고 태양광도 많이 깔고 있다. 서울 도심에서 전력 생산이나 태양광을 해봐야 얼마나 하겠나. 불필요한 것을 줄이고 탄소 배출량도 줄여가서 궁극적으로 에너지 전력 생산을 높이는 것에 기여하는 게 필요하다. - 독자, 시민들에게 한마디. ▲ 2014년부터 12년째 성동구청장으로 성동구와 성동구민을 최우선으로 올인해서 일하다 보니 나를 모르시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그동안 서울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구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해왔던 노력들을 좋게 평가해주시고 입소문도 많이 내주셔서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어떤 일이든 최선과 정성을 다하는 구청장이자 그런 사람으로 나 정원오를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 어느 곳에서든 함께할 여정이 있을 테니, 계속해서 따뜻한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1968년 8월 서울 출생으로 여수고, 서울시립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석사, 한양대 도시대학원에서 도시개발경영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임종석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쳐 성동구 도시관리공단 상임이사 등을 지냈다.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 성동구청장에 당선되며 지방행정가로 입문했다. 이어 2018년 재선, 2022년 3선에 성공했다. 2024년 5~6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자치분권 특보를 역임했다. 최근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거론되며 출마 여부를 고민 중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인터뷰] “새만금, RE100 최적지…첨단산단·균형발전 핵심될 것”

“새만금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최적지다.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고속도로 공약의 기반이기도 하다. 제대로 개발하면 영호남 지역간 불균형도 해소할 수 있다. 지역 주민들의 숙원대로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7월 취임한 김의겸(62·사진) 새만금개발청장의 각오다. 김 청장은 최근 전북 군산 청사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7월 20일 새만금개발청장으로 취임한 이후 김 청장의 첫 언론사 인터뷰다. 김 청장에 따르면, 새만금 개발지 전체 토지 가운데 절반 정도의 매립을 마쳤으며, 매립지 대부분이 이미 민간 기업 등 외부에게 매각된 상태다. - 취임 후 새만금 현장을 둘러보고 가장 먼저 느낀 문제점이나 고민은 어떻게 하고 있나 ▲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에너지 대전환, 에너지 고속도로 문제를 말씀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국가 시책으로 RE100(재생에너지 100%) 산단을 제시했다. 이것이 새만금사업의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새만금은 풍부한 재생에너지원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지역이다. AI를 비롯해 대량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첨단 사업을 새만금에서 친환경 에너지 산단의 중심이 되도록 기틀을 세우겠다. 또 RE100 산단을 통해 저렴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보급하면 이것이 유인책이 돼 새만금이 위치한 전북 지역의 정주여건도 강화될 것이다. - 전국 산단의 가장 큰 실패 요인이 산단만 존재하고, 이를 받쳐주는 기반이 부족하다는데 있다. 새만금이 산단 성공에 있어 어느 정도 여건을 갖추고 있는지. ▲ 새만금은 전체 크기가 1억2300만평으로, 서울 전체 면적의 3분의 2 크기다. 한강 이남보다 크고, 여의도 면적의 140배 규모가 되는 광활한 여건이다. RE100 산단 지정은 전남 무안이나 광양 등과 새만금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만금의 강점이라면 앞서 열거한 지역은 태양광 에너지만 주로 존재하고, 산업단지가 없다. 또 경쟁지역들은 주로 농촌지역들이라 정주여건이나 교육 인프라가 부족해 제로베이스에서 새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새만금은 산단이 이미 조성돼 있고, 현재도 들어오고 있다. 군산이라는 도시를 통한 인프라 시설도 어느 정도 충족돼 있다. - 새만금개발이 국가적으로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 이 대통령이 강조한 에너지고속도로 정책을 보면 예전 경부고속도로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1960년대 우리나라가 농업 중심 사회에서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그 축을 중심으로 해서 새로운 산업수요가 창출됐다. 단순한 물류 이동이 아닌 도로 축을 따라 대한민국 산업의 근간이 마련됐다. 이 와중에서 호남 지역은 식량 공급지로서의 역할에만 그치고, 영남에 비해 소외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전라도가 경제적으로도 낙후되면서 이는 정치적인 불안 요소로도 작용했다.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에너지 고속도로가 완성되면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첨단 사업의 유치, 신성장 동력을 위한 기반이 만들어지면서 영호남 간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이는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면서 지방이 소멸하는 국가적인 위기 상황을 해결하는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취임 이후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이 부분에 있어 맡은 소임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 새만금개발을 통해 지방이 살아날 수 있다는데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 혹자는 우리나라는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싱가포르의 경우처럼 자원과 에너지를 한 곳에 모으는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물론 과거부터 시행했던 이런 전략으로 인해 현재 대한민국이 이만큼 성장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국민소득이 3만달러가 넘어서면서 이같은 전략은 한계에 도달했다. 지금 현 시점에선 이미 3만달러를 넘어 4만달러에 도달했어야 하는데 계속 정체 상태다. 이는 그만큼 수도권 포화 현상으로 인해 생산성의 증대가 일어나기 보다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봐야 한다. 새만금개발은 국가적인 에너지 자원의 분산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 지금 새만금 개발에서 가장 시급하게 손봐야 할 부분은? ▲ 개발 에너지를 곳곳에 전파할 수 있는 네트워크망의 부재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새만금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현지 공장이나 산단에서 바로 활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용인의 반도체 클러스터 등을 감안하면 반드시 새만금에서 개발된 에너지를 외부에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부분도 중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만금이 생산하는 에너지를 신속하게 화성 등 수도권 산단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HVDC·고압직류송전망) 건설을 서둘러야 한다. 한국전력이 올해 초 밝힌 계획에 따르면 이를 2036년까지 완수하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이미 그 이전에 임기가 끝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리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해도 효율적인 사용이 어렵다. - 새만금 개발을 통한 기업 유치 활동은 실질적으로 효과를 보고 있을까 ▲ 최근 LS그룹과 협업해 새만금 산단에서 4만 평 규모의 전구체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구자은 LS그룹 회장을 만나 HVDC 건설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나눴다. 구 회장에게 한전이 제시한 2036년 HVDC 준공은 시기적으로 너무 늦으니 이를 당길 수 없는지 물었다. 구 회장은 해저 밑바닥으로 전선이 깔리는 토목공사의 어려움이 있지만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면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하더라. 문제는 HVDC 건설에 있어 필수적인 전선을 만드는 부분에서 국내 최대 전선 기업인 LS 전선도 관련 기술과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HVDC 전선의 필수 기술과 노하우가 미국에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미국과의 협업이 중요한만큼 우리 기업들이 미국과의 관계를 잘 풀어나갈 수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새만금이 전국가적으로 필요한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여력은 갖추고 있는지 ▲ 전북의 태양광 생산 능력은 수요에 비해서 공급은 충분하다. 문제는 태양광 에너지를 전력화 시키는데 필수적인 송배전망을 한국전력이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윤석열 정부가 임기 동안 이를 소홀히 하면서 현 정부에서도 재생에너지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 새만금 개발이 성공하기 위한 어떤 실행 전략을 구상 중인가. ▲ 재생에너지 공급을 6기가와트(GW)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고, 이재명 정부 임기 내인 2030년 이내 이를 완수할 수 있도록 모든 직원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 - 취임 이후 새만금개발이 개선되고 있는 실질적인 성과가 있는지 ▲ RE100 산단을 조성하기 위한 대대적인 지원과 행정적인 뒷받침을 제공하고 있다. 깨끗하고 값싼 전기를 제공하는 것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재생에너지는 공짜다. 시스템 구성에는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만, 한 번 만들어 놓으면 저렴한 비용으로 풍부한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다. 기업들도 재생에너지를 싸게 확보활 수 있는 새만금에 매력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을 위해 1년 전기료만 4조원을 쓴다. 만약 새만금에서 전력을 반값에 제공하면 삼성전자도 1년에 2조원으로 반도체 생산이 가능하다. 여기에 새만금 땅 값은 수도권의 10분의 1 수준이다. 저비용 강점을 통해 유수 기업을 유치하면 정주여건이나 교육 여건들도 지금은 뒤처지지만 기업들을 유치하면 세이브한 재원으로 인프라도 발전 시킬 수 있다. - 새만금 산단이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돼야 할 문제는 ▲ RE100 산단 특별법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사항으로 아직 법이 통과되지 않은 상태다. 우선 정부에서 재정적, 제도적으로 도움을 주겠다는 입장인만큼 기대를 하고 있다. 특히 새만금은 굉장히 넓은 땅이다. 유수의 대기업이 들어와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면 사람이 몰릴 것이고, 기반 수요인 학교나 병원 등도 갖춰질 것이다. 이러려면 반드시 국회에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조 속에서 새만금은 어떤 역할을 담당하게 되나 ▲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맞아 재생 에너지의 불완전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새만금개발은 재생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수소 연료 전지 등 지역 내에서 관련 인프라를 갖추려 하고 있다. 2023년 7월에 지정된 새만금 2차 전지 특화 단지는 이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성과들이다. 새만금에서 생산된 2차 전지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이 아닌, 중소기업에서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새만금에 부지는 많다. 중소기업들이 새만금에서 공동 연구를 통해 효율적으로 2차 전지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 - 새만금에 중국 업체 등이 들어오는데 따른 문제점은 없을까 ▲ 2차 전지 생산 중국 업체가 들어올 경우 기술경쟁력에서 앞서는 중국 기업에 우리 기업이 밀릴 위험은 있다. 그러나 오히려 미중 간 관세 전쟁으로 중국 생산품의 가격 경쟁력은 약화될 수 있다. 이는 우리 기업에 오히려 호재로 작용 할 수 있다. - 새만금 산단에 유치되는 우리 기업들에 대한 혜택은 충분한가 ▲ 새만금에 들어오면 현재 법인세 등 세금이 아예 면제되고 있다. 투자진흥지구 지정을 통해 새만금 개발 투자 유치 기업에 3년 동안 법인세가 100% 면제되고, 2년 동안 50% 면제되는 3+2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 새만금 지역을 여전히 늪지대로 보는 등 부정적인 의견도 존재한다. ▲ 새만금 사업이 워낙 오래전부터 진행되던 사업이다보니, 지역민들을 중심으로 지지부진한 사업 속도에 대해 실망하는 분들도 다수 계신다. 특히 윤석열 정부 당시 잼버리 실패 등 사건으로 관련 예산이 삭감되는 아픔도 겪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에선 삭감된 예산을 다시 회복했다. 또 현 정부는 새만금 사업의 성공의 열쇠를 속도로 보고, 신속한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청도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 새만금개발청에서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책 중 특히 무게를 두시는 부분이 어떤 방향인지. ▲ 조력 에너지 강화를 중요한 부분으로 판단하고 있다. 예산 확보도 해놨고, 내년 상반기에 사업 구상 및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치겠다. 이재명 정부 내에 조력 사업 발전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새만금산단 조력 발전은 수질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 방조제 안의 물을 활용하다보니 물의 순환에 있어 취약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방조제 규모를 확대해 이를 해결하려고 한다. - 정부 부처가 개편이 됐다. 새만금 개발에 있어 부처 간 소통 부재로 어려움이 있지는 않을까 ▲ 새만금 개발 성공을 위해선 모든 부처가 그 필요성을 공동적으로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최근 새만금공항 건설과 관련한 시민단체의 소송에서 최근 법원이 시민단체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사업수행 차질이 예상되는데 청의 입장은 무엇인지? ▲ 이번 판결은 새만금 국제공항 기본계획을 취소하라고 판결한 것이지, 사업 자체가 중단된 것은 아니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항소했고, 전북특별자치도 협력 의지를 밝혔다. 국제공항은 새만금과 지역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핵심인프라로 국토부와 함께 공조해 사업이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고 있다. 새만금 공항을 제외한 SOC사업은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 판결로 인해 현재까지 투자 계획이 재검토 되는 일은 없다. 앞으로도 대내외 환경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투자 예정 기업들과 적극 소통하면서 투자를 독려해 나갈 예정이다. -청이 소재한 새만금청이 사업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전북특별자치도등 지자체와의 긴밀한 협업도 중요하다. ▲ 전북도와의 협업은 잘 진행 되고 있다. 약간의 문제가 있다면 새만금 지역 내 군산, 김제, 부안 등 3개 시군이 각자 자기 지역의 관할권 확대를 위해 목소리를 키우다 보니 불협화음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들 3개 시군 책임자를 만나면 항상 하는 말이 '솥안의 밥이 익지도 않았는데 자기 밥그릇에 담으려고 아웅다웅 하다보면 솥이 엎어진다. 우선은 자기 그릇에 밥을 푸려하지 말고 밥을 잘 짓는데 집중하자'고 설득하고 있다. 새만금 개발 성공으로 밥이 잘 지어지면 3개 시군이 메가시티로 함께 더욱 발전할 수 있다. - 새만금개발을 위한 기업 유치 작업은 얼마나 진행 중인가. ▲ 현재 매립을 통해 산단으로 조성된 부지는 90% 정도 외부에 매각됐다. 다만 아직 매립하지 않은 땅도 상당수로, 전체 새만금 개발 부지 중 48% 정도가 매립을 완료한 상태다. 앞으로 더욱 많은 부지를 매력적인 예비 산단 부지로 개발하겠다. 연말 특별법이 제정되면 부지 매립 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김의겸 청장은 언론인 출신의 정치인이다. 1963년 5월 22일 경상북도 칠곡군 출생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한겨레신문 입사해 국제부, 정치부, 사회부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와중에 특종 보도로 유명해졌다. 2017년 기자직을 그만둔후 2018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됐다. 2019년 3월 대변인 사퇴 후 2020년 3월 총선에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2021년 3월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1번 김진애 의원이 사퇴하면서 의원직을 승계했다. 2022년 9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을 맡았으며 2024년 4월 총선에선 낙선했다. 2025년 6월 대선에선 이재명 캠프에서 활동했으며 지난 7월 제7대 새만금개발청장으로 임명됐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인터뷰] 김효식 삼성액티브 팀장 “KoAct 전력인프라 ETF, 성장주에서 고배당 펀드로”

“2030년대 중반쯤 넘어가면 코액트(KoAct) 글로벌친환경전력인프라 액티브 ETF는 성장주 펀드가 아닌 고배당 펀드가 되어 있을 것이다." 김효식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팀장은 'KoAct 글로벌친환경전력인프라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의 향후 변화를 이렇게 내다봤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현재 성장주 위주로 구성된 이 ETF가 2030년대 중반에는 고배당 성향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은 이러한 전망과 관련해 지난 7일 서울시 서초구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본사에서 김 팀장을 직접 만나 ETF의 전략과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 팀장은 “전력 수요 확대에 따라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어지면서 기자재 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향후 10년간 인프라 확충이 집중된 뒤에는 전력 유틸리티 기업들이 주도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컨스텔레이션 에너지, 비스트라 등 전력 판매 기업들은 전기요금 상승과 전력 수요 증가로 가격과 판매량이 동반 확대되고 있다. 반면 전력망 보유 업체들은 지속적인 투자비 부담으로 단기 실적 개선이 제한적이다. 그러나 설비투자가 일단락되면 비용 부담이 줄고, 전기요금과 판매량은 한 단계 높아진 상태를 유지한다. 김 팀장은 “이익 체력이 상승한 뒤에는 하락하기 어려우며, 이에 비례해 배당을 늘리는 경우가 많다"며 그는 “2030년대 중반에는 컨스텔레이션 에너지, 넥스트에라 에너지 등 미국 유틸리티 기업 비중이 확대되면서 고배당 펀드로 변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oAct 액티브는 현재 수익률이 100%를 넘나든다. 이 ETF는 지난해 1월 18일 상장 이후 지난 8일 기준 순자산가치(NAV) 누적 수익률이 100.5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초지수(Solactive 글로벌 에코파워인프라 PR 지수)는 88.21% 상승했다. 시장가격(종가) 기준으로는 102.06%에 달해 코스피(+31.56%), 나스닥(원화 환산·+47.78%), S&P500(원화 환산·+38.62%)을 크게 웃돌았다. 포트폴리오는 이달 8일 기준 전력인프라(38%), 천연가스·원자력·기타(13%), 태양광(16%), 풍력(11%), 유틸리티(10%), 수소(11%) 등으로 구성됐다. 국가별 비중은 미국(68%), 유럽(19%), 한국(12%) 순이다. 상위 편입 종목에는 GE 베르노바(8.0%), 블룸에너지(7.8%), 퍼스트솔라(6.8%), 지멘스에너지(6.8%), 노르덱스(5.6%) 등이 포함됐다. 이 같은 장기 전망의 배경에는 전 세계적인 전력 수요 급증이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제조업 리쇼어링 등 산업 구조 변화가 본격화되면서 지난 20여 년간 정체됐던 전력 수요가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베인앤컴퍼니 분석에 따르면 2023~2028년 새롭게 발생하는 미국 전력 수요의 44%가 데이터센터·AI 산업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AI 산업의 설비투자(CAPEX) 모멘텀도 견조하다. 클라우드 상위 11개 사업자의 2025년 CAPEX 증가율 전망치는 지난해 11월 대비 계속 상향되고 있으며, 구글·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도 최근 실적 발표에서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추가로 올렸다. AI 서버·반도체 공급망 전반의 매출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정책 지원도 모멘텀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월 트럼프 행정부는 'AI 액션 플랜'을 발표하며 인허가 절차 신속화, 규제 완화, 연방정부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여기에 '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 법안 통과로 5조 달러 규모의 연방 부채 한도가 증액돼 AI·전력 인프라 분야 재정 투입 여력이 확대됐다. 감세 조치로 빅테크 기업의 R&D 비용을 당해 연도에 즉시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CAPEX 확대 가능성도 커졌다. 미국 내에서는 변압기·전선·터빈 발전기 등 전력망 기자재 전반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태양광·풍력·천연가스·원자력 등 석탄을 제외한 모든 발전원의 수요도 동반 상승세다. 운용사 측은 “특정 세부 섹터에 치중하지 않고 전력 인프라 산업 전반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KoAct 액티브가 기존 재생에너지·클린에너지 ETF와의 차별성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다수의 재생에너지 ETF가 태양광·풍력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KoAct는 천연가스·원자력도 친환경 산업으로 편입한다. 이는 2023년 유럽연합(EU)이 발표한 '그린 택소노미'에서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공식 녹색 산업으로 분류한 데 따른 것이다. 원자력은 탄소 배출이 거의 없고, 천연가스는 석탄 대비 배출량이 크게 적다. 또 변압기·전선 등 전력망 기자재 업체까지 포트폴리오에 포함해 전력 인프라 산업 전반에 투자한다. 김 팀장은 “아이셰어즈 글로벌 클린에너지 ETF, 미국 인프라스트럭처 ETF 등과 비교해도 KoAct ETF가 상장 이후 원화 환산 수익률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는 재생에너지 중심 상품과 달리 발전원과 전력망 기자재를 아우르는 폭넓은 투자 전략 덕분"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향후 1~2년간 주목할 세부 테마로 변압기 등 전력기기와 가스발전소 기자재 업종을 꼽았다. 전력기기 업체들은 최근 수년간 큰 폭의 이익 성장과 주가 상승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업황 피크아웃까지는 시간이 남았다는 판단이다. 변압기 상승 사이클보다 약 2년 후행하는 가스발전소 기자재 업종이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하고 있으며, GE 베르노바, 지멘스에너지 등 전통적인 가스터빈 제작사뿐 아니라 블룸에너지(Bloom Energy), 캐터필러(Caterpillar) 등 비상발전기·연료전지 업체도 수혜가 예상된다. 원자력 분야에서는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소형모듈원전(SMR) 상용화가 2030년대 초중반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 팀장은 “아직 당장 의미 있는 실적이 발생하지 않는 기업이 많지만, 중장기 성장 모멘텀만큼은 뚜렷하다"고 내다봤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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