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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식 무협 회장, EU와 통상 확대 광폭행보

윤진식 한국무역협회(무협) 회장이 지난 6~10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유럽연합(EU) 통상외교 실무책임자들을 잇달아 면담하는 통상협력 활동을 펼쳤다. 11일 무협에 따르면, 윤 회장은 마리-피에르 베드렌느 국제통상위원회 의원, 단 바르나 외교위원회 의원, 마리아 마르틴-프라트 EU 집행위원회 통상총국 부총국장 등과 면담을 갖고 유럽의 통상 및 환경규제 관련 우리 기업의 애로를 전달했다. 윤 회장은 최근 미국 관세정책 영향으로 EU가 역내시장 보호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우려를 전했다. 아울러 EU 진출 우리나라 기업에 역내기업과 동등한 수준의 대우를 해줄 것을 건의했다. 또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관련 폰데어라이엔 2기 행정부의 통상규제 완화 움직임에도 여전히 많은 한국 기업들이 탄소배출량 검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지적하고, 탄소배출량 검증기관의 확대 및 한국검증기관의 제3자 검증기관 인정 등을 촉구하는 의견서도 전달했다. 윤 회장은 “글로벌 통상환경이 격변기에 놓여있는 가운데 어떠한 국가나 경제권도 홀로 이 모든 도전 과제에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우리나라와 EU와 같이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간의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유럽에서도 민간 차원의 통상 지원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마르틴-프라트 부총국장으로부터 현재 집행위 정책 기조에 맞춰 역내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이 원활히 경영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규제 및 비관세장벽 완화 등에 더욱 관심을 갖겠다고 답변을 받았다고 무협은 전했다. 한편, 10일 무협과 주벨기에EU대한민국대사관이 공동개최한 '한-EU 네트워킹데이'에 유럽의회 의원들과 현지 진출 기업인들이 참석해 양측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李대통령-재계 ‘경제활력 선물 보따리’ 교환할까

이재명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주 주요 대기업 총수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재계가 각자 '선물 보따리'를 교환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재계와 긴밀하게 교류해온 만큼 이번 기회에 반도체특별법 등 기업 지원 정책에 대한 밑그림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재계는 새 정부 경제정책 마중물 성격으로 대규모 '투자 보따리'를 준비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재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오는 12일 또는 13일에 주요 그룹 총수 및 경제단체장들과 회동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도 함께한다. 양측이 서로 대화가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조성된 상태에서 이뤄지는 회동이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대화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발 관세전쟁 등 글로벌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데다 내수 경기도 부진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오는 15∼17일(현지시각)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만큼 경제계 목소리를 청취해야 한다는 시의성도 있다. 이 대통령은 경제 회복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두겠다는 의지를 거듭 내비치고 있다. 취임 첫 행정명령으로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을 정도다. 시장은 양측이 만남 이후 어떤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일지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후보 시절 재계와 인연을 감안했을 때 이 대통령이 조만간 '반도체특별법' 등 기업 지원책을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된 지난 4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반도체를 지키는 것은 우리 미래를 지키는 것"이라며 “압도적 초격차·초기술로 세계 1등 반도체 국가를 만들겠다"고 선언한데다, 후보 선출 이후 첫 경제 행보도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방문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민주당 대표 자격으로 반도체특별법 관련 토론회를 열어 좌장을 맡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반도체 연구진 등을 대상으로 주52시간 상한제를 초과하는 기준을 적용하는 것에 대해 나름대로 긍정적인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특정 산업 연구·개발 분야 고소득 전문가들이 동의할 경우 예외로 몰아서 일하게 해주자는 게 왜 안 되냐 하니 할 말이 없더라"고 언급했다. 인공지능(AI) 육성 관련 재계와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실에 AI 미래기획 수석실 설치 등과 맞물려 주요 기업들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지원 방안을 고민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개별 기업과 인연도 눈길을 끈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이재용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기업이 잘 돼야 나라가 잘되고, 삼성이 잘 살아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들도 잘 산다"고 말했다. 앞서 2월에는 현대차 아산 공장을 찾아 “기업의 성장은 경제 성장의 전부"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과는 경제단체 간담회 등에서 만나 AI 산업 발전에 대한 생각을 공유했다. 재계는 이 대통령의 '경제 살리기' 구상에 힘을 보태는 방법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대선 이후 통상 풀어왔던 '투자 보따리'를 이번에도 풀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2022년 5월에는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그룹, 신세계, 두산 등이 향후 국내에 100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재계가 결사반대하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이나 상법개정안에 대한 의견 조율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후보 시절부터 밀어붙여온 정책이라는 이유에서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쟁의행위 범위를 확대하는 동시에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도록 한 게 골자다. 상법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조항을 넣는 게 핵심이다. 지난 3월 상법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을 당시 대한상의,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단체들은 공동 성명을 내고 “상법 개정안은 경제계 뿐 아니라 대다수 상법 학자들도 법리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지적해왔고 기업현장의 혼란과 소송남발 등 부작용도 크다"며 대통령에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美 협력 넘어 환태평양·EU와 통상 다각화 시급”

대미통상 현안, 글로벌 공급망 재편, 디지털 규범 등장 등 국내외 통상환경 전반의 '복합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산업협력 수준을 넘어 환태평양·유럽연합(EU) 등을 아우르는 통상 다각화 및 협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10일 서울 여의도 FKI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선진통상포럼 '통상 및 경제안보 정책과제와 전망' 공동세미나에서 이태규 한경연 수석연구위원은 복합위기 대처를 위한 우리나라의 '통상정책 방향과 과제' 주제발표에서 통상 다각화와 전략적 공급망 협력 강화를 주문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은 특정 지역 및 품목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아 외부 변수에 취약하다. 수출 다각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출집중도는 더 강화되는 추세"라고 우려하며 “미국과 산업협력도 중요하지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등 통상 다각화와 유럽연합(EU)과 전략적 공급망 협력 강화가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앞서 허윤 서강대 교수는 개회사에서 “주요국의 경제안보 정책 강화 속에서 미국과의 통상협상 타결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극복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며 “앞으로의 전략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첫 번째 주제인 '미·중 관세전쟁: 전개양상과 대응전략'을 발표한 이승주 중앙대 교수(정치국제학과)는 “트럼프 2.0 시대 관세전쟁이 세계 경제 질서의 거대한 지각 변동 일으키고 있다"며 “급변하는 국제정세 대응은 물론, 트럼프 1기부터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며 나타난 미-중 관계의 전략적 연속성과 진화 양상을 면밀히 분석해 거시적 관점에서 우리의 중장기 통상 대응 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안보 정책: 분석과 전망' 발표를 맡은 최석영 전 제네바 대사(법무법인 광장 고문)도 “글로벌 경제안보 경쟁이 심화로 외교·통상·산업 간 종합적인 정책 연계의 필요성이 커졌다"면서 “현재 각 부처의 경제안보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계·조율하고 부처 간 협업을 촉진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체계적 거버넌스 구축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산업계 하투’ 임박…李정부 노동정책 시금석 촉각

산업계 주요 기업들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달린 '하투(夏鬪)'를 앞두고 여느 때보다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발 관세전쟁,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 경기 침체 우려 등 글로벌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음에도 노조가 '정년 연장' 등을 앞세워 사측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친노동 성향의 이재명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하투 협상 전개 과정이 새 정부의 노동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계는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사는 이달 중순 상견례를 열고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할 예정이다. 노조는 앞서 △기본급 월 14만1300원 인상 △정년 최장 64세로 연장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통상임금의 750%→900% 확대 △임금 삭감 없이 금요일 근무를 4시간 단축 등을 골자로 한 요구안을 확정했다. 현대차 노사는 2019년 이후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파업 없이 단체교섭을 타결했다. 노조가 성과에 기반한 현실적인 요구안을 제시하면 사측이 이를 수용한 결과다. 다만, 올해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위축, 관세 리스크 등 여파로 무리한 임금 인상이나 성과급 지급 결정이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 역시 연말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정년 연장 등 다소 과격한 제시안을 내놓고 있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는 SK하이닉스 상황도 비슷하다. 노조가 △임금 8.25% 인상 △연봉 상한선 상향 △초과이익분배금(PS) 배분율 상향 등 다소 파격적인 금전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 회사 직원들의 작년 기준 평균 연봉은 약 1억1700만원이다. 철수설에 휩싸인 한국지엠 노사는 시한폭탄을 들고 있다. 노조가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 △당기순이익 15% 성과급 지급 △통상임금의 500% 격려 지급 등 수용하기 어려운 안을 선보이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철수설 종식을 위한 신차 배정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들어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조선·철강 업계는 기본급 인상에 집중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노조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안을 사측에 각각 제안했다. 정년도 65세로 늘리자고 언급했다. 포스코는 기본급 7.7% 인상 등을 핵심으로 한 요구안을 내놨다. 산업계는 올해 임단협에서 '노동조건 개선'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전개 과정과 그 결과에 따라 향후 가시화될 이재명 정부의 노동정책과 직,간접적 영향을 주고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약속했던 정년 연장, 주 4.5일제 등을 노조가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 정년 연장을 위한 구체적인 안을 제시한 현대차,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이 대표적이다. 임금 삭감 없이 금요일 근무를 4시간 단축하자는 현대차 노조의 주장은 이 대통령의 '주 4.5일제' 공약도 닮았다. 일각에서는 국회에서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이 통과된 이후 산업계에 하투(夏鬪) 기류가 더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개정안은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하고 노조의 불법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는 게 골자다. 기업들은 임단협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노조가 '묻지마 파업'을 벌이거나 2·3차 협력업체가 단체행동에 나타나는 현상 등을 걱정하고 있다. 임인영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최근 기고문에서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원청이 하청노조에 대한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가 결코 적지 않으리라 전망된다"며 “우리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노사관계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구광모 LG회장, ‘배터리 캐즘’ 돌파구 해외서 찾다

“배터리 산업을 미래국가 핵심산업이자 그룹 주력사업으로 반드시 성장시키겠다." 지난 3월 그룹 지주사 ㈜LG 주주총회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천명한 '배터리 굴기(崛起)' 선언이다. 실천 의지를 증명이라도 하듯 구 회장은 '배터리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글로벌 경영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인도네시아 등 주요 해외 사업장을 찾아 직접 시설을 점검하며 파트너 기업과 연대·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이달 초 인도네시아 출장길에 올라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그룹이 합작해 설립한 'HLI그린파워'을 방문, 전극·조립·활성화 공정 등 배터리셀 생산라인을 점검했다. 임직원들에게는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LG 웨이(Way) 배터리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집중해 달라고 당부도 잊지 않았다. HLI그린파워는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에 있는 배터리셀 공장이다. 총 32만㎡ 부지에서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전기차 15만대 가량에 탑재할 수 있는 용량이다. 이 공장은 지난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배터리셀 양산을 시작해 4개월만에 수율 96%를 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구 회장은 전기차 및 배터리 캐즘 돌파를 위해 파트너와 연대와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LG는 전했다. 구 회장은 그동안 전 세계의 생산시설을 직접 방문하며 '배터리 현장 경영'을 펼쳐오며 '배터리 굴기'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2022년 10월 미국 오하이오주 출장길에 올라 LG-제너럴모터스(GM) JV 얼티엄셀즈 제1공장을 둘러봤다. 2023년 4월 청주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찾았고, 지난해 6월 미국 테네시의 LG-GM 조인트벤처 얼티엄셀즈 제2공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구광모 회장이 이처럼 적극적인 글로벌경영 발걸음을 펼치는 배경에는 배터리업계 캐즘의 장기화가 작용한 탓이다. LG엔솔의 생산 공장 평균 가동률은 2023년 69.3%에서 지난해 57.8%로 떨어졌다. 올해 1분기에는 51.1%까지 더 내려왔다 실적도 기대이하다. LG엔솔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747억원으로 집계됐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 금액(4577억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적자다. 회사는 올해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도 성장 모멘텀을 지속하기 위해 운영 효율화, 전략적 사업 기회 발굴, 관세 영향 최소화 및 비용 절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경쟁사들의 추격도 걱정거리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하이브리드차 포함) 배터리 총사용량은 308.5 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 대비 40.2%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LG엔솔·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빅3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은 전년동기 대비 4.6%포인트 하락한 17.9%로 고전하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고 중국기업과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욱 철저하게 '포스트 캐즘'을 준비하겠다는 게 구 회장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구 회장은 인도네시아에서 LG전자 찌비뚱 생산·연구개발(R&D)법인과 현지 가전유통매장을 찾아 밸류체인 전반 경쟁력을 점검하면서 전자 등 기존 주력사업 경쟁력을 확인했다고 LG는 전했다. 자카르타 LG전자 판매법인을 방문해 현지 경영진 등과 만나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의 고객·유통·경쟁 관점에서의 시장 변화 트렌드 및 사업현황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구 회장은 “현재 격화되고 있는 경쟁 상황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5년 뒤에는 어떤 준비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 어떤 선택과 집중을 해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미래 전략 마련에 힘써 달라"고 당부해 '포스트 캐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LG그룹은 인도네시아에 총 10개 법인, 생산공장 4개를 운영하고 있다. 1990년 LG전자가 첫 발을 내디딘 이후 LG이노텍(2000년), LG CNS(2006년), LG엔솔(2021년) 등이 진출해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대한상의 “AI 도입 기업, 매출·부가가치↑…제조업 도입률 여전히 저조”

새 정부가 'AI 세계 3대 강국' 진입을 위한 대규모 국가 AI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기업의 AI 도입이 실제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AI를 도입한 기업은 매출과 부가가치 등 주요 지표에서 미도입 기업보다 뚜렷한 우위를 보였으나, 제조업 분야의 AI 도입률은 여전히 낮아 산업 전반의 균형 있는 AI 확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 성장 이니셔티브(SGI)는 8일 'AI 도입이 기업 성과 및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2017~2023년 통계청 기업활동조사 데이터를 활용한 실증 분석 결과를 8일 공개했다. AI를 도입한 기업은 미도입 기업에 비해 부가가치는 평균 7.6%, 매출은 약 4%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I 도입 이후에는 상위 성과 기업과 고생산성 기업의 비중이 뚜렷하게 늘어났다. 다만 AI 도입이 노동 생산성이나 총 요소 생산성(TFP) 등 기업의 생산성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끌어올렸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SGI는 이 같은 결과가 도입 초기에는 효과가 미미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가 커지는 'J-커브 효과'나 정량적 데이터의 한계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의 AI 도입률은 2023년 기준 6.4%로, 2018년(2.8%) 대비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등장 이후인 2022년부터 도입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산업별로는 정보통신업(26%)이 가장 높았고, 금융·보험업, 교육서비스업이 뒤를 이었다. 반면 제조업은 4% 수준에 머물러 산업 간 AI 도입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SGI 측은 일본, 독일 등 제조업 중심 국가도 도입률이 낮지만, 제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복잡한 데이터와 환경 변수 등으로 인해 산업특화 및 기업 맞춤형 AI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 언급했다. 또한 제조업 분야에서 AI 기술 융합이 지체될 경우, 산업 AI 개발과 활용을 가속화하는 중국 등에 비해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양수 SGI 원장은 “AI 투자 성과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은 리더십"이라며, “단순한 기술 지원을 넘어 경영진의 AI에 대한 이해도와 판단 역량을 높이는 정책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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