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화물운수법·최저 임금·노란봉투법…기업 공시 뒤흔드는 노동 이슈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새로운 경고 메시지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재무 건전성이나 시장의 변동성 같은 전통적인 리스크를 넘어 '노동 이슈'라는 새로운 암초가 기업의 항로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 역시 더 이상 노동 문제를 부수적인 인력 관리 영역이 아닌 사업의 존폐를 가를 수 있는 중대한 경영 리스크로 인식하기 시작한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종합물류기업 ㈜한진은 최근 공시한 투자 설명서를 통해 노동 이슈가 단순한 비용 문제를 넘어설 수 있음을 직접적으로 경고했다. 한진은 먼저 육상 운송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업계를 특성을 설명하며 화주-주선 업체-운송 업체-개별 차주 간 복잡한 거래 구조와 위수탁제 위주의 시장 구조로 인해 운송업자의 화주에 대한 운임 교섭력이 매우 낮은 편이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2002년 출범한 화물연대의 파업 가능성을 핵심 위험 요인으로 명시했다. 특히 구체적인 정치적 상황을 언급하며 리스크의 현실성을 부각했다. 투자 설명서에는 “2025년 7월21일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후보 당시 공약이었던 일부 화물 자동차에 안전 운임제를 3년 간 한시적으로 재도입하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했고 해당 법안은 과거 이슈가 됐던 '3년 일몰제'를 다시 포함시켜 노동계의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고 적혀있다. ㈜한진은 공시를 통해 '최저 임금' 불확실성도 지적했다. 회사는 “물류 산업의 특성상 도급비나 위탁 작업료 등 인건비성 원가가 비용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최저 임금 변동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내년 최저 임금 인상률인 2.9%가 비교적 평이했다면서도 예측 불가능한 정부 정책 자체가 경영 리스크임을 분명히 했다. 투자 설명서에는 “향후 정부의 정책이나 경기 상황에 따라서 최저 임금이 급격하게 상승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례로 2018년과 2019년 최저 임금은 전년대비 각각 16.4%, 10.9% 인상되며 급속하게 상승했다"고 썼다. ㈜한진은 원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화를 확대하고 있지만 최적화와 효율화가 지연되고 원가 상승이 판가의 지속적인 인상으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공개했다. 최근 가장 첨예하게 부각된 이슈는 지난달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이다. 이 법은 사용자의 범위를 원청까지 확대해 책임 범위를 넓히고 노동 쟁의 대상을 경영상 결정에까지 포함하며 쟁의 행위에 대한 기업의 손해 배상 청구를 제한함을 골자로 한다. 법안이 공포 6개월 후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주요 기업들은 투자 설명서를 통해 이 법이 초래할 구조적 위기를 경고하고 나섰다. SK㈜는 1700억원 규모의 사채 발행 투자 설명서에서 해당 법안이 손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의 석유화학 부문 사업 재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명시했다. 이 회사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은 회사의 사업 경영상 결정이 근로 조건에 영향을 주는 경우 노동 쟁의 행위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라는 구체적인 이유를 들며 경영상의 전략적 결정이 노조의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복잡한 원하청 구조가 얽힌 건설업계도 마찬가지다. 법이 시행되면 현장 곳곳에서 노사 갈등과 잦은 파업이 빚어져 공기 지연과 비용 증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건설은 3100억 원의 사채 발행 증권 신고서에 “노동 쟁의의 범위를 임금과 근로 조건뿐 아니라 경영상 결정과 구조조정, 정리 해고 등으로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자유기업원 관계자는 “노란봉투법은 △노사간 쟁위 행위 빈번화 △사회 갈등 장기화 우려 △죄형 법정주의 명확성 원칙 위배 △기업의 법적 위험 예측 불확실성 증대 △폭력·파괴 행위에 대한 면책과 손해배상 제한에 따른 불법파업 억제력 약화 △사용자 재산권의 과도한 침해 및 법치주의 근간 훼손 등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그룹 시총 ‘100조원 클럽’ 첫 입성”

코스피 지수가 4년2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찍은 가운데 주요 그룹사들의 시가총액도 연초 대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그룹은 160% 넘는 증가율로 30대 그룹 가운데 1위를 차지하며 사상 처음으로 '시총 100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14일 리더스인덱스가 30대 그룹 상장사 219개의 시가총액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시총은 1500조2219억원에서 2099조8306억원으로 40.0% 증가했다. 1월2일과 9월10일 종가를 비교했을 때 9개월만에 600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한국 증권 시장 전체 시총(코스피·코스닥·코넥스 포함)은 2307조3380억원에서 3139조7112억원으로 36.1% 늘었다. 30대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65.0%에서 66.9%로 1.9%포인트 올랐다. 시총 증가율 1위는 한화였다. 44조8068억원에서 118조1583억원으로 163.7% 뛰었다. 삼성·SK·현대차·LG 4대그룹 외 100조원 클럽에 가입한 것은 한화그룹이 유일하다. 2022년 방산 부문을 재편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출범시키고,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하며 해양 방산으로 외연을 확장한 게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가율 2위는 미래에셋이었다. 5조8826억원에서 14조7285억원으로 150.4% 뛰었다.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증가율만큼은 최상위권이다. 상법 개정 영향으로 증시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권주가 급등한 것이 직접적 배경이다. 효성그룹은 7조2596억원에서 17조4874억원으로 140.9% 늘며 3위를 기록했다. 10조원이 넘는 증가분 대부분은 효성중공업에서 나왔다. 효성중공업은 인공지능(AI) 보급 확산에 따른 전력 인프라 투자 기대와 고수익 전력기기 수요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했다. 두산은 원자력 모멘텀을 타고 4위에 올랐다. 26조1936억원이던 시총은 62조5537억원으로 138.8% 늘었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 회사는 11조5685억원에서 40조991억원으로 246.6% 올랐다. 시총 규모 기준으로는 삼성그룹이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삼성은 503조7408억원에서 674조9706억원으로 34.0% 늘며, 30대 그룹 전체 시총(2099조8306억원)의 약 32%를 차지했다. SK는 2위를 지켰고, 3위와 4위는 순위가 뒤바뀌었다. 현대차가 135조1076억원에서 172조1879억원으로 27.4% 증가하며 LG를 제쳤다. LG는 141조3066억원에서 145조5088억원으로 3.0% 늘어나는 데 그쳐 4위로 밀려났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인터뷰] HP프린팅코리아 “탄소 저감, 재활용 확대로 ‘ESG 모범’ 실천”

“HP는 프린팅 사업 전반에 걸쳐 탄소 저감, 재활용 소재 확대, 에너지 효율 향상을 중심으로 지속가능성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김광석 HP프린팅코리아 대표는 지난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글로벌 기업 HP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 모범생'이라는 사실을 누누이 강조했다. 회사가 인공지능(AI) 기술, 친환경 설계, 디지털 포용성 등 '지속가능한 테크 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하고 전사적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다. 김 대표는 “HP프린팅 부문에서 가장 중요한 ESG 목표는 지속가능성과 디지털 포용성을 동시에 실현하는 것"이라며 “기술 측면에서는 에너지 효율성과 자원 순환을 고려한 프린터 설계 및 솔루션 개발, 사회적 측면에서는 디지털 접근이 제한된 계층에게 실질적인 학습 기회와 성장 기반을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HP가 전세계에서 추진하고 있는 활동도 소개했다. 지난해에만 총 2430만달러(약 337억원) 상당 현금 및 제품을 본사 및 재단을 통해 지역사회에 전달했으며, 올해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 기여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HP는 오는 2030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테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비전 아래 △기후 행동 △인권 보호 △디지털 형평성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영향력'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각 지사에서는 지역 특성에 맞춘 사회공헌활동을 자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HP는 전사 차원 자원봉사 캠페인인 '40일간의 선행(40 Days of Doing Good)'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디지털 소외 계층을 위한 'HP 이매진 보조금'을 통해 형평성 기반의 교육 기회도 제공 중이다. '40일간의 선행'은 HP가 매년 약 6주간 전 세계적으로 운영하는 릴레이형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지난 4월 1일부터 5월 10일까지 전세계 56개국에서 1만3247명의 직원이 참여해 총 9만5120시간의 봉사활동을 펼쳤다. 김광석 대표는 “(한국 특화 ESG 활동에) 임직원의 83% 이상이 참여한 결과, HP프린팅코리아는 본사로부터 'HP Inspires Giving Vanguard Award'를 수상하며 선한 영향력 확산의 모범 사례로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이밖에 지난 7월 성남시 HP 오피스에서 지적장애인 복지시설 예가원에 1만달러(약 1390만원)의 기부금을 전달해 장애인의 자립과 재활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에 대한 HP의 비전도 공유했다. “HP는 프린팅 사업 전반에 걸쳐 탄소 저감, 재활용 소재 확대, 에너지 효율 향상을 중심으로 지속가능성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사업장 전체에서 2019년 대비 탄소 배출량을 41% 감축했으며, 2030년까지 5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품 소재에서도 HP 프린터뿐 아니라 데스크탑, 노트북, 디스플레이, 워크스테이션을 포괄하는 주요 제품군의 99%에 재활용 소재를 적용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HP는 기술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방식으로 연결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중요한 사명으로 보고 있다"며 “프린팅 사업 역시 단순한 출력 기능을 넘어 디지털 접근성, 자원 효율성, 업무 생산성이라는 세 가지 가치를 동시에 실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