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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은 전세 걱정, 한쪽은 빚 걱정”...금융불균형 경고음 커졌다

집값 상승과 빚투 확산, 취약 업종 부실 우려가 동시에 커지면서 한국은행이 금융시스템 전반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였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 과열 조짐 속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지고 있는 데다 건설·부동산·도소매 업종의 건전성 악화 가능성도 여전해 가계와 기업 부문 모두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한국은행은 24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서울 등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 재확대와 차입을 통한 자산투자 증가가 금융불균형을 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다주택자의 채무 부담 확대와 무주택자의 주거비 부담 심화, 취약 업종 부실이 금융권으로 전이될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우선 한은은 최근 가계부채 흐름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냈다. 주택 거래 증가에 따른 대출 수요 확대와 신용대출 증가가 맞물리면서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가계대출 월평균 증가 규모는 지난해 10~12월 2조7000억원 수준에서 올해 1분기 3조원 안팎으로 확대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9조3000억원까지 늘었다. 한은은 수도권 집값 상승과 증시 호조에 따른 레버리지 투자 확대가 금융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시스템 위험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도 경계 구간에 머물렀다. 금융불안지수(FSI)는 지난 5월 17.2를 기록하며 주의 단계가 이어졌고, 중장기 취약성을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도 장기 평균을 소폭 웃돌았다. 다만 가계 전반의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올해 1분기 말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DTI)은 지난해보다 낮아진 것으로 추정됐으며 가계 연체율도 장기 평균을 밑돌았다. 반면 취약차주 비중은 상승해 일부 계층에 위험이 집중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주택 보유 여부에 따른 재무 여건 차이도 더욱 뚜렷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다주택 가구의 순자산은 10억원을 웃돌며 무주택 가구의 약 7배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부채 부담 역시 상대적으로 컸다. 유주택 가구의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무주택 가구보다 크게 높았고, 다주택 가구의 원리금 상환 부담도 상대적으로 무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 다주택 가구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70%를 웃돌아 관리 기준을 크게 초과했다. 3주택 이상 차주의 연체율 역시 1주택자나 2주택자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은 다주택 가구가 금리와 주택가격 변동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만큼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최근 세제와 대출 규제 강화가 수도권 주택 매각과 부채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무주택 가구는 상대적으로 부채 상환 부담은 낮지만 수도권 전·월세 가격 상승에 따른 주거비 압박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무주택 가구는 주거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주거 취약계층 중심의 정책 지원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실거주 목적의 1주택 가구에 대해서는 상환 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 접근성이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 부문에서는 업종별 양극화가 한층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건설·석유화학·금속제품 업종을 취약 업종으로 분류했다. 이들 업종은 최근 10년 평균과 비교해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건설업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부실 영향으로 올해 1분기 말 연체율이 5%를 넘어서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석유화학과 금속제품 업종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지만 아직 연체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과 도소매 업종 역시 안심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두 업종은 금융권 대출 비중이 큰 데다 연체율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금융기관 건전성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건설·석유화학·금속제품 업종에 대해 중장기적인 산업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필요할 경우에는 유동성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금융지원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부동산과 도소매 업종에 대해서는 금융기관의 위험노출 규모가 큰 만큼 보다 엄격한 자산건전성 관리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기업대출 건전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올해 들어 상승세로 돌아서 장기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대기업의 이자상환 능력은 개선됐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가계신용 증가세가 다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취약차주와 일부 업종 기업의 신용위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중동 정세와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국내외 투자자금 흐름 등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 민간신용 규모는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 평균을 웃도는 수준으로 평가됐다. 한은은 대외건전성 지표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대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금융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구자열 원주시장 당선인 공약, 사업 현장 접목 시동…의료AI·원도심 재생 방안 점검

원주=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구자열 원주시장 당선인의 핵심 공약이 실제 사업 현장에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민선9기 원주시 시민주권시대준비위원회는 23일 서원주역 일원과 원주의료기기산업진흥원, 옛 원주역, 중앙시장 화재 현장 등 주요 사업지를 방문해 미래산업 육성과 원도심 재생 방안을 점검했다. 이번 현장 방문은 구 당선인이 제시한 '서원주 의료AI 연구 생태계 조성'과 '도심문화거점 재생 프로젝트'를 실제 사업과 연계하기 위한 첫 점검 성격이 강하다. 준비위는 현장 브리핑을 청취하고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며 공약의 실행 가능성과 정책 방향을 살폈다. 준비위는 먼저 서원주역 일원과 원주의료기기산업진흥원을 찾아 의료AI 산업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 위원들은 원주가 보유한 의료기기 산업 기반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원주를 의료AI 연구와 실증, 기업 유치가 이뤄지는 미래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고,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에도 행정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오후에는 원주문화재단과 원주시문화공유플랫폼, 옛 원주역, 원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 등 문화·도시재생 현장을 찾았다. 준비위는 원도심에 이미 조성된 문화 인프라를 개별 시설로 운영하는 데 그치지 말고 하나의 문화벨트로 연결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전시와 공연, 체험, 창작 활동이 어우러지는 생활문화 공간으로 발전시키고, 원주만의 역사와 이야기를 담아 관광 콘텐츠로 확장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강원대표도서관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는 옛 원주역에서는 역사성과 상징성을 살린 복합문화공간 조성 필요성이 제기됐다. 위원들은 청년 창업과 문화예술, 시민 활동이 결합된 재생 모델이 원도심 활성화의 핵심 거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중앙시장 화재 현장을 찾은 준비위는 장기간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을 점검했다. 위원들은 화재 부지 정비에 그칠 것이 아니라 옛 원주역과 주변 문화거점을 연계한 도시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현장 점검은 단순한 사업장 방문을 넘어 구자열 당선인의 핵심 공약을 실제 정책과 사업 현장에 연결하는 첫 행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특히 의료AI 산업 육성과 원도심 문화재생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민선9기 시정 방향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김기석 위원장은 “의료AI 산업 육성과 원도심 재생은 민선9기 원주시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과제"라며 “현장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으로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정청래, 민주당 대표 사퇴…연임 도전 공식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당대표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당대표 연임 도전을 위해 거취를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며칠간 불면의 밤을 지새우며 자신을 돌아봤다"며 “오늘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인연을 강조했다. 특히 “저는 노사모다. 노무현을 통해 정치 현실에 눈을 떴고, 노무현의 정치개혁과 지역 경선제 도입으로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다"며 “저는 노무현 키즈"라고 말했다. 발언 중에는 감정이 격해져 울먹이기도 했다. 또 “역사는 직진하지 않지만 결코 후퇴하지 않는다"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의 역사를 자양분 삼아 이재명의 역사를 꽃피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서는 “정치적 운명 공동체이자 한 몸 공동체"라며 “이 대통령이 성공해야 저도 성공한다. 이 대통령과의 의리는 끝까지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개혁의 엔진을 멈추지 않겠다"며 “국민과 당원의 뜻을 잘 알고 있다. 오직 민심과 당심만 보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제가 서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의 사퇴로 당대표 직무는 차기 전당대회까지 한병도 원내대표가 대행하게 된다. 정 대표는 지난해 8월 열린 당대표 보궐선거에서 선출돼 11개월간 당을 이끌어왔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농협은행, 취약층 2.6만명 채무부담 경감…원금 최대 90% 감면

NH농협은행이 금융취약계층 재기를 돕기 위해 특별 감면에 나선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가 보유한 3년 이상 특수채권 원금의 최대 90%를 감면해준다. 농협은행은 '사회적 배려 대상자 등 개인채무자 특별지원 프로그램'을 오는 7월 1일부터 1년간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지원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고령자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다. 이들이 보유한 3년 경과 특수채권을 대상으로 원금의 최대 90%를 감면하고, 미수이자는 전액 면제한다. 농협은행은 이번 조치로 약 2만6000명의 채무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감면 규모는 총 200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소멸시효가 도래한 채권 소각도 진행한다. 농협은행은 상반기 개인·개인사업자 대상 시효완성 채권 1370억원 규모를 소각했다. 연내 시효가 만료되는 연체채권 1500억원 규모도 '원칙적 시효 완성' 기조에 따라 정리할 예정이다. 장기간 누적된 78억원 규모의 미수이자채권도 소각한다. 이에 따라 차주 약 2590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농협은행은 이번 프로그램이 단순한 채권 정리를 넘어 채무 부담으로 장기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취약계층에게 새로운 출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범농협 차원의 포용금융 확대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농협중앙회는 8876억원 규모의 장기연체채권 소각·감면 방침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약 9만명의 취약계층이 재기 기회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앞으로도 포용금융을 실천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농협은행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나누나”...2금융권, 책무구조도 시행 앞 ‘혼란’

카드와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내달 책무구조도 시행을 앞두고 지배구조 내부 규범 정비 수순을 밟고 있다. 시범 운영에는 높은 참여율을 보였지만 체계상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나 한계점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면서 정상적인 시행 여부를 두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권과 각 업권 등에 따르면 대형 여전사와 저축은행의 책무구조도 시범운영 참여율이 91%로 집계됐다. 책무구조도 도입 및 시범운영 대상은 자산 5조원 이상 여전사와 자산 7000억원 이상 저축은행이다. 대상 금융사 57곳 중 52곳(여전사 22곳, 저축은행 30곳)이 참여했다. 이는 초기 은행권 참여율(29%)을 크게 웃돈다. 참여율이 높았던 대형 금융투자회사·보험사(79%)보다도 높은 수치다. 다만 참여 회사들이 제출한 책무구조도를 검토한 금융감독원이 경영진의 내부통제 책임 강화 등을 위한 보완을 다수 요구한 상태다. 금감원은 시범운영 회사의 컨설팅 중 책무 배분과 기재 방식 등에 미흡한 사례를 여러 건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지적된 부분은 경영관리 임원에게 과도하게 많은 책무가 집중된 사례다. 인사와 보수 등 경영관리 업무를 비롯해 전산시스템 운영 및 내부회계관리, 금융영업 관련 업무까지 한 임원에게 배분해 전문성 부족과 이해상충 문제가 제기됐다. 다수 임원이 책무가 중복되거나 누락된 부분도 확인했다. 모 회사는 여러 임원에게 유사한 여신심사 업무를 배분한 뒤 역할을 불명확하게 구분했고, 임원이 맡아야 할 상품기획이나 사후관리 관련 책무를 누락하기도 해 보완 대상에 올랐다. 책무구조도 작성 자체가 허술하다는 지적도 다수였다. 책무 세부내용과 주요 관리의무를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거나 책무와 무관·모호한 내용을 기재하기도 하고, 관리의무를 단순 반복 서술한 사례 등 다수 금융사의 체계가 미흡하다고 금감원은 평가했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해 견제 기능 자체가 무력화되는 경우도 지적됐다. 금감원 지적에 따라 금융사들은 내달 2일까지 개선된 책무구조도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 내달 정식 도입을 앞두고 우려가 실린다. 2금융권 대다수가 지난 3월 이후 내부 규범 개정을 완료하는 등 정비를 마쳤다는 설명이지만 실무적인 관리 능력이나 현장 인지도 문제 등 사실상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시각에서다. 지적받은 미비점이야 수정하더라도 업권마다 한계점이 뚜렷해 실제 현장에서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당국은 책무 배분이 포괄적이라고 지적하며 보다 구체적인 배분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를테면 금감원은 책무를 △PF대출심사 △연체채권 관리 △민원 관리 처럼 세분화하라는 것이지만, 조직규모가 작은 중소형사는 CRO가 리스크 영역 모두를 관리하고 준법감시인이 내부통제 전반을 관리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업무를 나누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임원수가 적다보니 PF와 기업여신, 소비자보호 등을 한 임원이 맡는 경우가 있다"며 “저축은행의 경우 서로 상이한 업무의 겸직도 흔하고 영업총괄이 소비자보호를, 리스크담당이 준법업무를 수행하는 등 중복 문제를 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2금융권 내부에선 일단 시행에 들어가지만 당분간은 수정·보완이 지속되는 과도기를 거칠 것이란 예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고에 대한 책임 회피가 어려워진다는 점이 도입에 따른 장점이지만 임원 4~5명 수준의 소형사의 경우 관리가 부담스럽고 금감원의 지적을 피하는 수준으로 형식적인 문서 정비에 나서게 되면 검사용 문서로 전락하는 등 취지가 퇴색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사들은 중소 저축은행과 대형 여전사의 운영 격차나 책무구조도로 인한 경영 의사결정 영향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 시행되는 점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사 현장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는 과정부터 임직원 교육 등 제도를 현장에 안착시키는 과정 등 과도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이슈&인사이트] 모아타운에 거는 기대와 우려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론조사 당시 경쟁 후보보다 지지율이 낮았던 오세훈 시장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차 지지율이 상승했다. 선거 후 출구조사에서는 5% 차이로 패배한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밤새 진행된 개표 결과 역전해 최종적으로 당선되었다. 서울시에서 최초로 5선 시장이 된 오세훈 시장은 부동산 표심의 지지를 많이 받았다는 것이 분석 결과 드러난 여러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런 지지층 중에는 오세훈 시장이 기존에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모아타운 대상지 주민들이 포함되어 있다. 일부 언론사는 오세훈 시장이 상대 후보보다 적은 비율을 득표했던 자치구에서도 모아타운이 추진되고 있는 행정동은 상대적으로 더 높은 비율의 득표를 했다는 분석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널리 알려진 신(속)통(합)기획뿐만 아니라 모아타운도 오세훈 시장을 다시 지지해 사업의 추진력을 얻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모아타운은 주로 도심의 주거 환경이 노후화된 지역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을 모아 하나의 마을처럼 정비하는 사업이다. 서울시가 정비구역 지정 단계에서 공공지원을 하여 전체 정비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신통기획보다는 덜 알려져 있지만, 모아타운은 소규모주택정비법에 따라 시행되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이나 소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지역에서는 기존의 낮은 사업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반 재개발·재건축에 비해 소규모 정비사업은 추진위원회 단계가 생략되어 있고, 조합 설립 이후 사업시행계획인가에 관리처분계획을 포함해 받으면서 행정 업무가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진행된다. 이런 절차적 완화는 정비사업 추진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금융비용을 구조적으로 줄이는 수단으로 기능하므로 상대적으로 큰 인센티브로 인식된다. 이런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근본적 문제는 모아타운을 구성하는 모아주택이라는 소규모 정비사업들이 도시정비법에 따른 일반 재개발·재건축보다는 사업성이 낮다는 점에 있다. 물론 도심에서 대규모로 정비사업을 하려면 정비구역 지정 요건이나 동의율 충족에 많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일부 구역만 소규모로 사업을 시행하면 더 신속한 추진이 가능하다. 다만, 이렇게 소규모로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경우 정비기반시설을 개선할 여지가 줄어들고, 일반 분양 물량 증가로 사업성 확보가 곤란하다. 실제로 2025. 8. 기준 서울시 모아타운 사업장 총 107곳 중 93%가 서울시 평균 공시지가보다 공시지가가 낮은 지역이다. 분양가는 일반적으로 지가에 비례하기 때문에 낮은 지가는 사업성에 제약 요인이다. 서울시는 이런 낮은 사업성을 해결하고자 소규모 정비사업의 경우 용적률을 완화하고, 보정계수를 도입해 임대주택 비율이나 기부채납 등 공공기여 부담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여기에 모아타운 내 모아주택 간 건축협정이나 특별건축구역 지정으로 정비기반시설 통합 개발을 위한 제도적 지원도 마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아타운은 근본적으로 여러 소규모 정비사업의 집합체다. 모아타운 전체가 하나의 사업지가 아니다 보니 규모의 경제가 이루어지지 않아 높아진 공사비로 분양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는 1군 건설사들은 참여를 꺼린다. 설령 중소 건설사를 시공사로 선정해도 공사비가 이미 높은 상황이라 미분양, 임대 수입 상실, 추가 분담금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은 지지부진하다. 여기에 최초 모아타운에 대해 장밋빛 미래를 제시했던 정비업체나 조합 관계자가 실제 사업이 진행되면서 예상보다 많아진 추가 분담금을 조합원들에게 제시하는 순간 조합원들은 혼란에 빠진다.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 등 임원 급여에 대한 불만이 더해 지면 조합은 극심한 내분을 겪게 된다. 여기에 사업비나 이주비 대출을 받은 상황이라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금융비용에 조합원들의 시름은 깊어 가고, 정비사업은 출구를 찾지 못하게 된다. 모아타운이 이런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지 않으려면, 최초 모아타운 지정 시부터 신중하게 대상지를 선정하고, 필요시 해제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오세훈 시장의 연임에는 모아타운 정책을 지지하는 주민들의 도움이 있었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사업성 확보가 가능한 구역은 공공지원 강화로 신속한 추진을 돕고, 그렇지 않다면 주민 의견을 수렴해 매몰비용을 줄여야 한다. 이것이 진정으로 지지해 준 주민들을 위한 길일 것이다. 양희철

[EE칼럼] 산을 푸르게 만든 것은 식목일이 아니라 석탄이었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약 63%가 산림으로 이루어진 대표적인 산림국가다. 오늘날의 울창한 산림은 흔히 식목일이나 산림녹화 정책의 성과로 설명되지만, 에너지 전환 역시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5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가정용 연료의 대부분은 땔나무였으나, 태백 탄전 개발과 연탄 보급 확대에 따라 난방 연료가 나무에서 석탄으로 전환되었다. 산림이 회복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조림 사업뿐 아니라, 나무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널리 보급되면서 산림 훼손 압력이 감소한 점도 크게 작용했다. 에너지 전환이 환경 개선으로 이어진 사례는 해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지난 20년간 탄소배출량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발전 연료의 변화였다. 셰일혁명을 통해 공급된 저렴한 천연가스가 석탄 발전을 대체했고, 동시에 여러 주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효율 향상 정책을 추진했다. 정책과 시장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이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이 사례는 탄소중립이 단일한 해법만으로 달성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환경단체들은 천연가스 역시 화석연료라는 한계를 지적했고, 반면 재생에너지 중심 전환의 현실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했다. 그러나 실제 변화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기술, 정책 수단이 상호 경쟁하고 조정되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졌다. 미국의 경험은 탄소 감축이 이상적인 해법보다는 현실적인 선택과 점진적인 변화의 축적을 통해 가능해진다는 점을 시사한다. 중국의 사례는 또 다른 관점을 제공한다. 중국은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인 동시에 세계 최대 태양광·배터리 생산국이다. 국제사회의 탄소중립 흐름이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점을 일찍 인식하고, 제조 경쟁력을 기반으로 관련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왔다. 그 결과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자리매김했으며, 청정에너지 산업은 국가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했다. 중국의 역할은 단순히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난 10여 년간 태양광 발전 비용이 크게 하락한 배경에는 중국의 대규모 생산 능력과 가격 경쟁력이 있었다. 국제사회가 정책을 통해 시장을 형성했다면, 중국은 제조 역량을 통해 기술 보급 비용을 낮추는 데 기여한 것이다. 이는 에너지 전환이 환경정책인 동시에 산업정책이라는 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유럽 역시 주목할 만하다. 유럽연합은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탄소 감축을 추진해 온 지역이지만, 최근에는 산업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정책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2024년 발표된 마리오 드라기 전 ECB 총재의 보고서는 높은 에너지 비용이 유럽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탈탄소화와 산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탄소중립의 성공이 목표 선언 자체보다 실현 가능한 이행 경로를 마련하는 데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탄소중립은 환경정책인 동시에 산업정책이자 에너지정책이다. 그러나 국내 논의는 여전히 감축 목표나 특정 기술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탄소중립이 새로운 성장 기회보다는 비용과 규제로 인식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미국, 중국, 유럽의 경험은 공통적으로 탄소중립이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산업, 기술, 공급망, 에너지 안보가 복합적으로 연결된 전략적 과제임을 보여준다. 결국 중요한 것은 탄소를 얼마나 감축하느냐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어떠한 산업과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느냐에 있다. 지방정부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탄소중립을 단순한 감축 사업의 나열로 볼 것이 아니라, 지역 산업과 일자리, 에너지 체계와 연계된 발전 전략으로 설계해야 한다. 지역의 여건과 비용 부담, 산업 구조를 고려한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환 경로가 요구된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환경에 대한 논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사회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균형을 이루는 과정 속에서 발전한다. 탄소중립 역시 이상과 현실, 환경과 산업, 규제와 성장 사이의 균형점을 모색하는 과정이다. 궁극적으로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은 하나의 정답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주체가 지속 가능하게 수용할 수 있는 접점을 마련하는 데서 출발한다. bienns@ekn.kr

돌봄·안전·산업·교육까지 확장하는 경북

◇경북도, 장애아동 돌봄 야간·휴일까지 넓힌다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도는 오는 7월부터 전국 최초로 'K보듬 6000, 장애아동 365일 돌봄' 사업을 시행한다. 장애아동 가정이 평일 저녁과 주말, 공휴일에도 전문 돌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사업은 포항, 경주, 김천, 구미 등 권역별 장애아전문어린이집 4곳을 거점으로 운영된다. 평일에는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돌봄이 제공된다. 평일 야간에는 수요에 따라 자정까지 연장 운영해 긴급 돌봄 수요에도 대응할 계획이다. 특히 교사와 아동 비율을 1대 2로 강화하고, 야간과 휴일에는 보육교사 2명 이상을 상시 배치해 안전성을 높인다. 단순히 운영시간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장애 특성을 이해하는 전문 인력이 돌봄을 맡는다는 점에서 기존 일반 보육 서비스와 차별성이 있다. ◇새마을운동 56주년, '제3세대 운동' 전환 강조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새마을운동 제창 56주년을 맞아 경북도청 동락관에서는 24일 제16회 새마을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행사에는 새마을지도자와 기관단체 관계자 등 1천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기념식은 '제3세대 새마을운동, 다시 뛰는 경북'을 주제로 진행됐다. 유공자 표창과 경상북도새마을회 신임회장 취임식도 함께 열렸다. 경북도는 새마을운동이 과거 농촌 근대화 운동의 상징을 넘어 청년 참여, 디지털 전환, 글로벌 협력으로 확장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새마을운동의 발상지라는 상징성에 머물지 않고 시대 변화에 맞는 실천 운동으로 재정립하겠다는 의미다. ◇경북도, 재해복구 97.6% 완료…우기 앞두고 현장관리 강화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도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추진한 재해복구사업 4627건 가운데 4517건을 완료해 97.6%의 준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재 남은 사업은 110건이다. 태풍 힌남노 피해가 컸던 포항 지역 주요 복구사업도 대부분 마무리됐다. 냉천 일대에는 침수 상황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실시간 대응체계가 구축돼 도시침수 발생 전 골든타임 확보가 가능해졌다. 도는 우기철을 앞두고 공정률이 낮은 사업장과 하천·제방·사면 등 위험도가 높은 현장을 중점 관리한다. 집중호우 예보 시에는 배수시설과 가설구조물, 절·성토 사면을 사전 점검하고 수방자재와 장비를 현장 가까이에 배치해 추가 피해를 막을 방침이다. ◇전기산업 엑스포 개막…에너지 전환 산업 한자리에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2026 대한민국 전기산업 엑스포'가 24일 대구 엑스코에서 개막했다. 경북도와 한국전기공사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지자체가 주최하는 유일한 전기·전력산업 전문 전시회로, 26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올해 엑스포에는 국내외 130개 기업이 400개 부스를 운영하며 발전·송배전·변전기자재, 전기안전,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분야 기술을 선보인다. 전시장에는 원자력 르네상스, 신재생에너지, 기자재, 시공·안전 등 4개 특화관이 마련됐다. 브라질,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등 10개국 19개사 해외 바이어가 참여하는 수출상담회와 공공기관·대기업 구매상담회도 함께 진행된다. 경북은 원전과 수소, 태양광, 풍력 산업 기반을 활용해 전기산업 전 주기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경북교육청, 장애학생 직업기능경진대회, 자립 역량 키우는 무대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교육청은 24일 경산자인학교에서 '2026 경상북도 장애학생 직업기능경진대회'를 개최했다. 도내 특수학교와 일반학교 특수학급 고등학생 58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참가 학생들은 가죽공예, 바리스타, 로보트론, 사무지원, 제품 포장, 외식 서비스 등 12개 종목에서 실력을 겨뤘다. 대회는 실제 직업 현장과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돼 학생들의 직무 수행 능력과 실무 적응력을 평가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우수 성적 학생들은 오는 10월 제주에서 열리는 전국장애학생 직업기능경진대회에 경북 대표로 출전한다. 경북교육청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장애학생의 진로·직업교육과 취업 연계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경북교육청, 사교육 부담 줄이는 지역 맞춤형 공교육 모델 추진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교육청은 포항, 구미, 영천, 상주, 울진 등 5개 지역에서 '사교육 부담 없는 지역·학교' 사업을 본격 운영한다. 지역별로 2억 원이 투입되며 사업은 2027년 2월까지 이어진다. 포항은 공공 학습센터를 통해 수준별 특강과 학습 코칭을 제공하고, 구미는 금오공과대학교와 연계한 신산업 체험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영천은 1대1 멘토링과 지역 과학자원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상주는 예술·체육 방과후 활동을 강화한다. 울진은 해양체험, 영어 나눔 프로그램, AI·디지털 특별과정을 통해 지역 여건에 맞는 학습 지원을 확대한다. 이번 사업은 사교육을 단순히 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공교육 안에서 학생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기반을 넓히는 데 초점이 있다. 지역 자원과 학교 교육을 연결해 학습 격차 완화와 교육비 부담 경감을 동시에 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북교육청, STEAM 교육공동체 가동…교사 연구가 학생 체험으로 연결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교육청은 창의융합교육 확산을 위해 '2026년 창의융합인재교육지원단 STEAM 교육공동체' 운영에 들어갔다. STEAM은 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을 융합한 교육 방식으로, 미래 사회에 필요한 문제해결력과 협업 능력을 키우는 데 목적이 있다. 교육공동체는 서부·남동부·북부지원단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서부지원단은 시스템 사고를 활용한 프로젝트 수업을 연구하고, 북부지원단은 생성형 AI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융합수업 자료 개발에 나섰다. 각 지원단이 개발한 프로그램은 7월 29일부터 31일까지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열리는 창의융합 사제동행캠프에서 학생 체험 프로그램으로 활용된다. 도내 초·중·고 학생 100여 명이 참여해 교사들이 직접 만든 융합교육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동탄 20억이면 차라리 분당”…셔세권 벨트의 종착지 판교·분당 가보니

“동탄 20억원이면 차라리 분당을 보죠." 최근 경기 남부 부동산 시장을 달구는 '셔세권(셔틀버스+세권)' 열풍의 종착지로 꼽히는 곳이 바로 분당과 판교다. 동탄과 수지, 광교를 거치며 이어진 집값 상승 흐름이 결국 분당·판교로 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 결과, 실제 올해 경기 남부 집값 상승세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화성 동탄 아파트값은 9.57% 올라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용인 수지구는 9.03%, 성남 분당구는 7.4%, 수원 영통구는 5.72% 상승해 수도권 평균 상승률 2.8%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동탄은 6월 들어 2주 만에 4.24% 뛰었고, 동탄역 인근 대장 단지인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는 최근 22억2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반도체 업황 호조와 성과급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통근권을 중심으로 이른바 '반도체 머니'가 주택시장에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동탄의 가파른 상승 이후 시선이 분당과 판교로 이동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동탄역 인근 일부 단지의 전용 84㎡ 가격이 20억원을 넘어서면서 상대적으로 주거 인프라와 학군, 직주근접성을 갖춘 분당과 판교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판교 일대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판교와 분당, 수지, 광교, 동탄을 하나의 경기 동남권 성장축으로 보는 시각이 강해졌다"며 “AI 산업 확산과 반도체 슈퍼사이클, 대기업 일자리 증가가 맞물리면서 이 일대 주거 선호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판교와 분당은 이미 생활 인프라와 업무지구가 완성된 지역"이라며 “주변 지역 가격이 오르면 일정 시차를 두고 가격이 따라붙는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집값 상승세는 개별 단지에서도 확인된다. 부동산 플랫폼 집피드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한솔마을5단지 전용 52㎡는 지난 5월 15억원에 거래됐다. 서울 마포구 창전동 신촌태영데시앙 전용 85㎡가 올해 1월 13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분당 구축 소형 아파트 가격이 서울 주요 지역 중형 아파트 가격을 웃도는 사례가 나타난 셈이다. 실제 한솔마을5단지 전용 52㎡는 2016년 3억원대 중반 수준에서 최근 15억원까지 오르며 4배 이상 상승했다. 최근에는 정비사업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자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동탄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 부담을 느끼는 수요자들이 분당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직원뿐 아니라 판교테크노밸리 종사자, 전문직 수요까지 겹치면서 문의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판교역 일대 분위기는 더욱 활기를 띠고 있었다. 판교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IT기업과 스타트업 사무실이 밀집해 있고, 점심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직장인들로 거리가 붐볐다. 판교는 원래도 강남 대체 주거지로 평가받았지만 최근에는 반도체 벨트의 핵심 배후 주거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백현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판교는 강남 접근성과 직주근접성 때문에 원래 수요가 강했던 곳"이라며 “최근에는 반도체 업계 종사자들까지 관심을 보이면서 수요층이 더 두터워졌다"고 설명했다. 판교 일대 부동산 업계에서는 동판교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판교는 판교테크노밸리와 가까운 직주근접 입지에 신분당선, 월판선, GTX-A 등 교통 호재가 겹쳐 고소득 실수요층의 선호가 꾸준하다"며 “AI 산업과 반도체 산업 확장으로 경기 남부 일자리 축이 커질수록 판교의 주거 가치는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입지의 아파트들은 결국 주변 상급지와 가격 차이를 좁히는 흐름을 보인다"며 “동판교 역시 단기 급등 부담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교통망 확충과 기업 집적 효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장 분위기가 무조건 뜨거운 것만은 아니다. 거래량 자체는 과열 국면이라기보다 관망세가 짙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미 가격이 상당 부분 오른 데다 대출 규제 영향도 남아 있어 실수요자들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내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가격이 많이 오른 만큼 매도자들도 서둘러 팔 이유가 없다"며 “매수자들도 추가 상승을 기대하면서도 부담을 느끼고 있어 거래는 생각보다 차분하다"고 말했다. 분당 재건축 기대감 역시 시장을 떠받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자동과 수내동, 서현동 일대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장기적인 가치 상승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동탄이 삼성전자 배후 주거지라면 수지는 분당·판교의 대체지, 분당과 판교는 강남 접근성과 학군, 업무지구, 정비사업 기대감까지 갖춘 경기 남부 최상급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분당과 판교는 신규 공급이 제한적이다. 이미 개발이 완료된 도시인 만큼 재건축이나 정비사업 외에는 대규모 공급이 쉽지 않다. 반면 판교테크노밸리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확장으로 고소득 일자리는 꾸준히 늘고 있다.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제한적인 구조가 형성되면서 집값 상승 기대감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최근 경기 남부 집값 급등세를 두고 시장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과 분당·과천 등 규제지역의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구리, 남양주, 용인 기흥, 화성 동탄 등 상대적으로 규제 강도가 낮은 지역으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기흥과 동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산업벨트 수혜 기대가 맞물리면서 셔세권 수요가 가격을 밀어 올리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거래 증가와 함께 계약 해제 건수도 늘고 있다는 점은 시장의 단기 과열 신호로 볼 수 있다"며 “동탄과 기흥 등 일부 지역은 규제지역 지정 요건에 근접한 만큼 향후 정부가 추가 규제 카드를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풍선효과에 따른 상승세는 대출·세금·청약 규제가 강화될 경우 지속성이 약해질 수 있다"며 “단기 시세차익보다는 실거주 가치와 장기적인 지역 경쟁력을 기준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말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만든 새로운 부동산 지도가 동탄과 수지, 광교를 지나 판교와 분당으로 향하고 있지만, 시장은 상승 기대와 규제 가능성 사이에서 다음 방향을 저울질하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25조 美 원전 공급망 시장 열렸다”...K-원전, 대미투자 기회 선점해야

미국 정부가 자국 원전 공급망 재건을 위해 175억달러(약 25조원) 규모의 대규모 금융 지원에 나서면서 한국 에너지 기업들에도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미 양국이 합의한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와 연계해 원전·전력망·가스 인프라 분야에 한국 기업들이 적극 진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에너지지배금융(EDF)은 지난 23일(미국시간)웨스팅하우스 AP1000 원전 10기 건설에 필요한 장기 납기 기자재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175억달러 규모의 조건부 대출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미국이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 착공을 목표로 공급망 재건에 본격 착수한 것이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넘어 미국 내 원전 산업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국가 전략 사업으로 평가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업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지난 18일 시행된 대미투자특별법과 맞물려 이번 발표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미 양국은 관세 협상 과정에서 3500억달러 규모 전략투자에 합의했으며, 정부는 이를 집행하기 위한 한미전략투자공사와 투자기금 설립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원전이 대미 투자 자금이 투입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분야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원전은 AI 시대 필수 인프라인 전력을 공급하면서도 탄소 배출이 적고, 한국 기업들이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AP1000 원전 핵심 주기기를 제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직접적인 수혜 기업으로 거론된다. 창원 공장의 대형 단조 설비와 원전 제작 역량은 미국이 단기간에 구축하기 어려운 경쟁력으로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를 단순한 투자 의무가 아니라 한국 에너지 산업의 글로벌 도약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희집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최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지금 미국 시장에는 엄청난 기회가 열리고 있다"며 "에너지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사실상 1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는 "송전망, 가스망, 원전, ESS, 재생에너지 등 대부분의 투자 대상이 에너지 분야와 연결돼 있다"며 "어차피 우리가 부담하게 될 투자라면 한국 기업들이 실제 사업 기회를 확보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점"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본도 최근 대미 투자 확대를 계기로 원전 산업 재도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프랑스 역시 미국 시장 진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현재의 원전 경쟁력을 당연하게 여길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를 활용해 미국 공급망에 선제적으로 진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원하는 것은 단순 자금이 아니라 실제 공급망과 제조 역량"이라며 "한국이 원전 기자재와 전력기기, 가스 인프라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만큼 대미 투자 자금을 사업 기회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DOE 발표가 단순한 금융 지원을 넘어 향후 수십 년간 이어질 미국 원전 르네상스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이 이 시장을 선점할 경우 단순 수출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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