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추(秋)석 꿀팁] “혼자서도 맛있게”…편의점 ‘명절 도시락’ 어때?

홀로 추석 연휴를 보내는 이른바 '혼추족'이라면 근처 편의점에서 쉽게 구매 가능한 간편식 도시락은 어떨까. 명절 기간 수요가 높은 음식과 반찬 위주로 풍성한 양을 강조한 국내 주요 편의점 4곳의 명절 특화 도시락을 추천한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GS25는 오는 9일까지 전국 매장에서 '혜자추석명절도시락' 한정 판매한다. 가성비를 강조한 도시락으로 9칸 용기에 흑미밥·김치볶음밥·고구마밥 등 3종 밥과 함께 갈비양념제육·너비아니구이·잡채·나무 3종을 담았다. BGF리테일의 편의점 CU도 총 7종 구성의 폭넓은 선택지가 장점인 '한가위 간편식 시리즈'를 판매 중이다. 4종 전과 나물, 떡이 담긴 대표 상품인 '한가위 11찬 도시락' 외에도 모둠전·돼떡갈비 등 보다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단품 메뉴도 있다. 명절 반찬이 들어간 김밥류도 눈길을 끈다. 너비아니 삼각김밥과 김밥, 잡채 삼각김밥, 당면 없는 잡채 양념김밥 등 다양한 변형 메뉴를 내놓았다. 10월 한 달간 할인 행사도 병행한다. 1일부터 12일까지 '한가위 간편식' 7종을 CU플러스티머니카드로 결제할 경우 반값에 제공하고, 앱 멤버십 QR, 네이버페이, 농협카드 등과 연계한 추가 할인도 마련했다. 세븐일레븐도 최근 소불고기·모둠전·나물류 등 총 12가지 반찬으로 구성된 '오색찬란풍성한상도시락'을 선보였다. 이번에 출시한 제품은 지난해 선보였던 추석 도시락 대비 가격도 400원 하향 조정해 구매 부담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24도 잡채·불고기 등 명절 대표 음식을 담은 '추석명절큰집(ZIP) 도시락'을 내놓았다. 동그랑땡·닭가슴살두부전·고사리 등 12가지의 다양한 반찬도 더해 푸짐하게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명절 특화형 반찬인 '추석보름달한판'도 눈길을 끈다. 잡채와 해물파전, 황태채무침, 삼색나물 등 다채로운 명절음식을 모두 맛볼 수 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트럼프 의약품 관세 또 엄포?…잠정 연기에 업계 촉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부터 적용을 예고했던 의약품 분야 100% 고율 관세의 부과 시기가 잠정 연기됐다. 미국 정부가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상을 지속하기 위해 관세 부과 계획을 일시 중지하면서다. 관세 대응에 나서기 위한 우리 업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2일(현지시간) 백악관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유명 브랜드 의약품을 보유한 거대 제약사와의 추가 계약 협상에 집중하기 위해 의약품 관세 부과 계획을 일시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미국에 의약품 공장을 건설하고 있지 않다면, 10월 1일부터 모든 브랜드 의약품 또는 특허 의약품에 대해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이에 글로벌 빅파마 중에선 대표적으로 화이자가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적극적인 관세 대응에 나서 성과를 거뒀다. 실제 화이자는 지난달 30일 미국 내 700억달러(약 98조500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의약품 직접구매 플랫폼 'TrumpRx.gov' 참여를 통한 미국 내 약가 인하를 합의하며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의약품 관세를 3년간 유예받았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와 일라이릴리도 100% 관세 예고에 앞서 지난달 각각 300억달러(42조원)·50억달러(7조원) 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이처럼 빅파마들의 대미 투자계획 발표가 잇따르자, 트럼프 행정부가 각 기업들과의 구체적인 관세 협상에 나서면서 의약품 관세 부과 계획이 일시 중단된 것으로 풀이된다. 의약품 관세 대응에 고심하던 우리 업계로서는 이번 관세 부과 연기로 한 숨 돌린 모양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약가인하를 포함한 화이자와의 계약을 관세 협상 모델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내 우리 기업의 제품가 인하 압박이 강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지난 1일부터 지속되고 있는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여파로 관련 행정 업무에 차질이 예상돼 관세 불확실성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셧다운으로 미국 연방정부의 업무가 영향을 받게 되면서 관세 부과를 시행하는데 필요한 행정 인력과 업무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트럼프 행정부는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협상을 통해 브랜드의약품 약가인하와 미국 내 의약품 제조시설 투자 확대를 이끌어내는데 집중하면서 관세 부과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한‧일 수교 60주년, 양국 정권 교체기 속 ‘관계 재설정’ 시험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은 올해, 양국이 모두 정권 교체기를 맞으며 한일 관계도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 지난 9월 24일 일본 도쿄 와세다대에서 열린 '2025 한일 언론포럼'에서는 양국의 언론인과 전문가들이 모여 수교 60년의 성과와 과제, 미래 협력 방향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양국의 언론인과 양국 관계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협상 압박 속 양국 정상이 급작스레 교체된 상황에서, 과거사 문제 해결과 상호 신뢰 회복을 바탕으로 한 경제협력 미래지향적 관계 형성을 위해 언론의 역할이 핵심 관건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번 포럼은 '국교정상화 60년의 한일관계 : 파트너십의 변천과 언론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포럼은 △세션 1: '한일 국교정상화 60년의 평가와 현상 진단' △세션 2: '새로운 한일관계의 방향성과 언론의 역할'로 구성돼, 양국의 학계, 언론계 인사들이 심도 있는 발제와 토론을 진행했다 포럼 참가자들은 대체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일 관계가 문재인 정부 시절과 같은 급격한 악화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실제 올해 초만 해도 일본 언론에서는 이재명 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일 관계가 문재인 정부 시절처럼 경색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다소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양국은 8월에 이어 9월 30일 열린 정상회담도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하며 관계 안정세를 이어갔고, 관광·민간교류 분야에서도 상호 방문객 수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활발한 교류가 이어지고 있다. 경제·안보 분야에서도 대미 관세 협상, 동아시아 안보 이슈 등에서 공동 대응 가능성도이 언급됐다.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 기조 속에서 한일 양국의 실질적 정책 공조가 이뤄질 수 있는 여지가 넓어졌다는 평가다. 관세 협상은 물론 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와 에너지 안보 대응, 북핵·중국 문제 등에서 공동 대응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협력 여지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경제 분야에서는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계기로 한일 경제관계의 성격이 변화했다는 점이 분석됐다. 공급망 다변화와 전략산업 협력 등 새로운 과제가 부상한 가운데, 한미일 3국 안보 협력 강화도 양국 관계의 또 다른 핵심 과제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한일 수교 60주년은 과거를 돌아보는 기념의 해이자, 향후 100년의 관계를 준비하는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한일 모두에서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한 지금이야말로, 양국 관계를 제도적·정책적으로 재설정할 '골든타임'이라는 것이다. 양국 전문가들은 관계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 한국 대중의 일본에 대한 인식 개선과 상호 호감 및 신뢰 증진을 꼽았다. 이를 위해 양국 정부의 공공외교 정책과 함께 언론의 건전한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한국 대중의 일본에 대한 인식 개선과 상호 호감·신뢰 증진이 관계 개선의 핵심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토론자들은 “공공외교 정책을 통한 상호 이해 증진"과 함께, 양국 언론이 갈등을 조장하기보다 객관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보도를 통해 협력의 분위기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사·영토 문제, 국내 정치 변수 등 난제가 산적한 만큼, 언론과 시민사회, 정부 모두의 장기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단기적 이벤트에 좌우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신뢰 기반을 구축하는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전문가들은 수교 60년을 맞은 한일 관계가 '관계 안정기'를 넘어 지속가능한 협력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과거사 문제 해결, 공공외교 강화, 언론의 책임 있는 보도, 전략산업 및 안보 협력 등 다층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일언론포럼의 한 참석자는 “이제는 60년을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100년을 바라보는 장기적 협력 전략이 필요하다"며 “정권 교체기라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10월 4일 일본 총리 선거에서 타카이치 사나에가 새 총리로 선출되면서 한일 관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타카이치는 자민당 내 강경 보수파로 분류되며, 독도 영유권, 역사 문제, 자위대 활동 확대 등 민감한 사안에서 보수적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로 인해 향후 한일관계의 개선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외교가에서는 타카이치 신총리 체제에서 한일 관계가 단기간에 급격히 악화되지는 않더라도, 과거사 문제와 안보·영토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 외교 소식통은 “타카이치 신총리가 어떤 대한(對韓) 정책 기조를 취하느냐가 향후 1~2년간 한일관계의 방향을 좌우할 것"이라며 “신뢰 구축과 협력 강화의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통신 3사, 혜택 공세…신뢰 회복 ‘총력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잇따른 해킹 사태로 고객 불신이 커진 만큼,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사들은 일제히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테마파크 중심의 나들이 혜택을 대거 선보인다. 에버랜드 종일권 45% 할인 쿠폰부터 서울·부산 롯데월드 종합이용권 최대 55%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롯데월드의 경우 SKT 고객 본인은 55% 할인, 동반 3인은 서울 롯데월드 30%, 부산 롯데월드 50%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서울·부산 키자니아에서는 어린이 고객 반일권 30% 할인과 함께 보호자 2명까지 무료입장 혜택을 제공한다. 경기도 하남·고양·안성 스타필드 내 아쿠아필드 입장권은 최대 45% 할인되며, 부산 해운대 '부산엑스더스카이' 전망대 역시 본인과 동반 3명까지 40% 할인가에 방문할 수 있다. 최근 스타벅스와 신규 제휴를 맺은 LG유플러스도 멤버십 혜택을 강화했다. VIP 이상 고객은 지난달 29일부터 매월 한 번 스타벅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VIP 고객은 '더블 사이즈업', VVIP 고객은 '아메리카노 톨(Tall) 사이즈 무료' 또는 '더블 사이즈업 1회'를 선택할 수 있다. 또 제휴를 기념해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는 스타벅스의 대표 리워드인 '별'을 선물한다. 고객은 LG유플러스 '당신의 U+' 앱에서 오전 11시 선착순으로 발급되는 쿠폰을 받아 사용할 수 있다. 장기 고객을 위한 혜택 경쟁도 치열하다. SK텔레콤은 프로농구 시즌을 맞아 가입 10년 이상 고객 1750명을 추첨해 서울 SK나이츠 홈경기(10~11월)에 초청한다. 초청 고객에게는 인기 구역 전용 좌석과 함께 SK나이츠 굿즈 쿠폰도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매달 넷째 주를 '장기고객데이'로 지정해 실생활 쿠폰과 문화 혜택을 제공한다. 2년 이상 고객에게는 월 2GB 데이터 쿠폰과 포인트, 해킹·피싱 보험을 추가 지원하며, 영화 관람권·제휴사 할인 등 다양한 선택형 혜택도 마련했다. KT 역시 '장기고객 감사드림'을 통해 충성 고객 보강에 나섰다. 모바일·인터넷·TV 이용 기간을 합산해 5년 이상 고객에게는 연 1회 최대 10장의 '쿠폰드림'을 지급한다. 이 쿠폰은 데이터·요금 할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독, 안심 서비스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통신 3사가 잇달아 고객 혜택을 강화하는 것은 해킹 사태 이후 신뢰 회복이 절실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4월 SK텔레콤의 유심(USIM) 기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이어, 지난달에는 KT에서 2만여명의 고객 개인정보가 새나갔다. LG유플러스 역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조사 대상에 포함되며 통신 3사 모두 해킹 위협에 노출됐다. 이에 따라 3사는 고객들에게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이탈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무너진 신뢰를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2035 NDC 톺아보기-수송·건물③] 2035년 내연차 금지·그린리모델링 확대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기 위해선 향후 10년 남짓한 기간 안에 내연기관차 판매를 사실상 중단하고 무공해차 중심으로 수송 부문 구조를 전환해야 한다. 정부는 탄소중립을 위한 고강도 감축 시나리오에서 2035년 내연차 신규 판매 금지를 추진 방향으로 제시했으며, 신차 판매의 90% 이상을 전기차·수소차 등 무공해차로 채워야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전체 차량 중 무공해차 비중은 3%에도 미치지 못해 산업 구조·인프라·보급 속도 모두 대대적 변화가 필요해보인다. 건물 분야에서는 10년 후에 모든 건물의 에너지자립률을 40% 이상 상향시키는 방안도 제시됐다. 정부가 지난달 23일 공개한 2035년 NDC 수송 부문 감축 시나리오에 따르면, 온실가스를 48% 줄이는 보수적 시나리오의 경우 등록 차량 약 2800만대 가운데 무공해차를 최소 840만대(약 30%)까지 확대해야 한다. 53% 감축 시나리오에서는 950만대(34%) 이상, 고강도 감축(61~65%) 시에는 약 980만대 이상(35% 이상) 보급이 필요하다. 이를 달성하려면 2035년까지 판매되는 신차의 90% 이상이 무공해차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현실과 목표 간 격차다. 지난해 기준 국내 등록 차량 2629만대 중 무공해차는 약 72만대로 전체의 2.7% 수준에 불과하다. 보급 속도를 감안하면 현재 추세로는 2035년까지 800만~900만대 수준의 무공해차 확보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30일 공개된 2035 NDC 건물 부분 감축 시나리오에서는 2035년 건물에서의 배출을 2018년 대비 46.7~51.3% 감축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를 위해 정부는 10년 뒤 모든 건물의 에너지자립률 40% 이상 상향을 검토 중이다. 신축 공공건물에는 자립률 60% 이상, 민간 신축에는 40% 이상을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현재는 연면적 1000㎡ 이상 신축 공공건물에 제로에너지건축물(ZEB) 4등급(자립률 40% 이상) 의무화가 시행 중이며, 민간은 5등급(20~40%)으로 완화돼 있다. 정부는 2035년부터 매년 기축건물 연면적의 3%를 그린리모델링하는 로드맵을 과제로 제시했다. 그린리모델링은 단열·기밀·창호 교체 등 성능개선과 태양광·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등 분산자원·관리시스템 도입을 통해 난방·냉방 부하를 낮춰 배출을 줄이는 접근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李 “스와프는 필수” 배수진…한미 관세협상, APEC ‘빅딜’ 주목

한미 관세 협상이 교착 국면에 들어섰다. 미국이 대규모 직접 투자를 요구하는 데 맞서 한국 정부가 통화스와프를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며 '시한 없는 장기전'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다. 다만 미국이 일시적으로 '관세 복원' 카드를 꺼내 한국을 압박했음에도 불구하고 협상 자체를 중단하기보다는 다양한 채널을 통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예정된 내달 APEC 정상회의가 협상 향배를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한미는 지난 7월 30일 타결한 관세 협상에서 미국이 예고한 대(對)한국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이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추진하기로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두고는 여전히 간극이 크다. 특히 미국 측의 투자 방식 요구 변화가 협상 난항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당초 대출이나 보증 형태가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에 대해, 미국이 대부분을 '현금 직접투자' 방식으로 이행할 것을 요구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일본과의 합의 사례처럼 사실상 '투자 백지수표'를 요구한 것이다. 정부는 이 같은 요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현급 직접 투자금액이 과도하고우리가 직접 운용할 수 없는데다, 이 조건을 맞추는 과정에서 외환시장 충격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3500억 달러는 지난 8월 말 기준 한국 외환보유액(4163억 달러)의 84%에 해당하는 거대한 규모다. 정부는 단기간에 이 같은 현금을 마련할 경우 원화 가치 폭락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위기 재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에 대한 우리 측은 '보험' 성격으로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요구하고 있다. 통화스와프는 외환시장 안정성을 확보하는 대표적 안전장치다. 통화스와프는 비상시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달러 등 상대국 통화를 빌려올 수 있는 계약으로, 외환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한다. 실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까지 치솟았지만, 3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이 전해지자 하루 만에 177원 급락하며 시장이 안정됐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쇼크 때도 600억 달러 규모의 계약 발표만으로 환율이 40원 가까이 떨어지는 등 통화스와프는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는 '소방수' 역할을 해왔다. 반면 미국 측은 경제적 필요성과 정치적 판단을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미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직접 투자 양해각서(MOU)를 전제로 자동차 관세 인하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이 백악관 방문 당시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았다며 “유연성은 없다. 한국은 합의를 수용하거나 관세를 내야한다"고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3500억달러를 보증이 아닌 현금 투자로 하지 않을 경우엔 상호관세율을 다시 25%까지 올리겠다고 '으름장'을 던진 것이다. 정부는 이번 협상과 관련해 “데드라인을 따로 두고 있지 않다"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사실상 '배수진'을 친 채 미국 측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국면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본이 한국보다 앞서 자동차 관세 인하 혜택을 확보하면서, 우리 측 협상 지연이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5일(현지시간) 의약품에 대해 100% 관세 부과 계획을 공개하면서, 현재와 같은 교착 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이 구두로 약속받은 의약품 최혜국 대우 적용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 안팎에서는 향후 한미 협의에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직접투자 비중 조율 △투자 프로젝트 선정 방식 등 세 가지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목할 점은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음에도 양국이 협상 판을 깨지 않고 대화를 이어가며 접점 모색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이번 방미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과 회동해 '상업적 합리성' 보장과 한미 통화스와프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의 입장을 전달했다. 현재 양국간 통상, 투자문제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키를 쥐고 있지만, 통화스와프 문제는 재무부가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미는 관세 협상 후속 논의와는 별개로 외교·안보 채널을 통해 다양한 현안을 물밑에서 다루고 있다. 한국의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역량 확보'를 위한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문제, 한국의 국방비 증액과 미국산 무기 구매 확대 등이 그 핵심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 방한이 예정된 11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통상은 물론 외교·안보 현안을 포괄하는 '빅딜'이 양국 간에 추진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오는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뤄질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 간 만남이 협상의 주요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경주 APEC이 중요한 계기이고, 양국 정상 간 미팅이나 면담은 당연히 있을 것"이라며 “협상팀에서도 이러한 국제행사를 중요한 기회로 인식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사상 최대 복지예산’은 거짓말?…서울시, 3년째 수천억 불용액

서울시가 지난해 “사상 최대 복지예산"을 편성했지만, 실제로 쓰지 못한 돈이 28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복지 분야가 전체 일반회계에서 집행잔액(불용액) 1위를 차지했고, 이런 대규모 불용액은 최근 3년 연속 수천억 원 규모로 이어졌다. 서울시의회 결산검사위원회가 공개한 '2024회계연도 서울시 결산검사의견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 일반회계 예산현액은 34조 5026억 원이었다. 이 가운데 복지 분야 집행잔액은 2800억 원으로, 예산현액 대비 2.1%에 해당한다. 전체 일반회계 불용액 6787억 원 가운데 단일 분야 최대 규모다. 결산검사위는 불용액 발생 원인으로 사업계획 변경, 집행 지연, 수요 추계 부실 등을 꼽았다. 이는 곧 계획한 복지 서비스가 제때 실행되지 못했다는 의미다. 문제는 수천억 원대 복지 분야 불용액이 최근 3년 연속 반복됐다는 점이다. 사회복지 불용액은 2022년 2240억 원(1.8%), 2023년 3073억 원(2.4%), 2024년 2800억 원(2.1%)으로 매년 대규모로 발생했다. 이는 오세훈 시장이 '사상 최대 복지예산'을 강조해온 기조와 뚜렷한 괴리를 보여준다. 실제 오 시장은 2023년 11월 2024년도 예산안 설명회에서 “재정 상황이 어려워도 약자와의 동행 예산만큼은 반드시 지키겠다"며 “총예산이 줄었지만 복지 분야를 중심으로 3025억 원을 늘린 13조 5125억 원을 편성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4월에는 장애인 복지예산 1조 6363억 원을 “역대 최대"라고 별도 홍보하며, 대중교통 이동편의 지원·복지콜 서비스·거주시설 개선 등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매년 수천억 원대 불용액이 반복되면서 홍보와 집행 사이의 괴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 예산의 특수성을 들어 불용액 발생을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복지사업의 상당수가 국고보조 매칭사업이어서 중앙정부의 최종 교부액이 줄면 지방비 매칭분도 줄어 불용액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요 추계가 어려운 점도 불용액 발생 요인으로 꼽힌다. 그 그러나 3년 연속 반복된 대규모 불용액을 단순한 구조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많다.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정책위원은 “국고보조사업 특성상 중앙정부 보조금이 줄면 지방비 매칭분도 따라 줄어 일부 불용액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수천억 원대 불용액이 3년째 이어지는 것은 단순 행정 착오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즉 일부 불용액은 제도 구조상 불가피하더라도, 이처럼 반복적으로 대규모가 발생하는 것은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니라는 뜻이다. 김 위원은 특히 “복지사업비를 과다 편성해 추경 재원으로 남기거나, 복지 확대를 과시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예산 편성과 집행 전 과정에서 투명성을 높이고, 복지 대상자 발굴 등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숫자 부풀리기식 예산 편성보다는 실제 수요를 반영한 집행력이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법치주의와 재정 민주성 차원에서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복지예산은 시의회의 심의·의결을 거친 공적 약속인데, 반복적으로 집행하지 않으면 시민에게 공언한 복지 규모가 왜곡된다"고 말했다. 예산이 '약속'이라는 점에서 집행하지 않은 채 남겨두면 시민 입장에서는 속은 셈이 된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또 “불용액을 기관장이 재량적으로 운용하거나 예비비로 단순 이월하는 것도 법치주의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며 “수요 추계 검증, 집행 가능성 평가, 분기별 집행계획 의무화 등 사전 검증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편성과 집행 모두 제도적 안전장치를 강화해야만 같은 논란이 되풀이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日다카이치 “야스쿠니참배, 적시 적절히 판단…외교 문제 아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총재가 4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 “적시에 적절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첫 여성 총리를 앞두고 민감한 외교 현안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다카이치 총재는 이날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야스쿠니 신사는 전몰자 위령을 위한 중심적인 시설"이라며 “어떻게 위령할지, 어떻게 평화를 기원할지는 적시에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절대로 이것은 외교 문제로 삼을 일이 아니다"라며 “조국을 위해 목숨을 잃은 분들에게 경의를 표할 수 있는 국제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미일 관세 협상과 관련해서는 “특별히 합의를 뒤집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은 미국과 관세협상을 하며 5500억 달러(약 774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에 합의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지난달 토론회에서 미일 합의에 대해 투자 운용 과정에서 만일 국익을 해치는 불평등한 부분이 나오면 확실히 이야기해야 한다며 “재협상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그는 “(투자 운용 과정은) 미국의 투자위원회에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일본과 미국 양쪽에서 협의하는 장이 마련될 것"이라며 “협의하는 자리의 의견을 듣고 미측 위원회가 트럼프 대통령에 제언하는 구조로 안다"고 했다. 이어 “운용상 일본 국익에 맞지 않는 일이 일어나면 협의 틀에서 확실히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교 안보 정책을 놓고는 “무엇보다 일미 동맹 강화를 확실히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며 “일미한으로 협력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다만 한일 양자 관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일본은행의 금리정책과 관련해서는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을 책임지는 것은 정부"라며 “2년 연속 물가가 올랐으면 이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은행과 커뮤니케이션을 치밀하게 해야 하고 보조를 맞춰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은행은 지난 1월 기준금리를 0.25% 정도에서 0.5% 정도로 인상한 후 5차례 연속 동결한 상태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철강업계, 전기요금 낭보에 ‘미소’ 유럽 탄소관세에 ‘긴장’

올해 4분기 전기 요금이 10개 분기 연속 동결되면서 생산 원가 부담이 가중되던 철강업계가 시름을 덜게됐다. 다만, 최근 미국발 관세의 멍에를 벗은데 이은 호재임에도 이달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세 도입 등 굵직한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마냥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한전)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의 협의를 거쳐 올해 4분기(10~12월)에 적용될 연료비 조정단가를 현행과 같은 킬로와트시(kWh)당 +5원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가정용은 10분기, 산업용은 4분기 연속으로 전기 요금이 동결됐다. 전력 다소비 업종의 대표 격인 철강 산업에 있어 이번 동결은 '가뭄의 단비'와 같다. 실제로 지난 3년간 산업용 전기 요금은 75~81% 폭등하며 철강업계의 수익성과 가격 경쟁력을 잠식해왔다. 원가에서 전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비용 압박을 견디다 못한 일부 기업들은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야간에만 공장을 가동하거나 특정기간 아예 가동을 멈추는 '셧다운'과 같은 극단적인 조치까지 단행하는 실정이다. 철강업계는 관세가 오르면 생산 효율을 높여 대응할 수 있지만 전기 요금은 차도가 없어 절박함을 토로하고 있다. 철강업계에 이번 전기 요금 동결이 더욱 반가운 이유는 최근 미국과의 통상 분쟁에서 거둔 값진 승리에 기인한다. 미국 상무부는 그동안 한국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해 철강산업에 부당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현대제철과 포스코에 각각 1.08%, 0.87%의 고율 상계 관세를 부과해 왔다. 그러나,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은 최근 상무부에 결정을 재검토하라는 취지의 '2차 파기환송' 판결을 내리며 우리 정부와 철강기업의 손을 들어줬다. CIT는 상무부가 특정 산업에 혜택이 집중됐다는 '특정성' 요건을 입증하기 위해 내세운 논리가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미 상무부는 철강 등 소수 업종이 균형을 깰 정도로 많은 전력을 사용하므로 특혜라고 주장했지만 CIT는 산업의 에너지 집약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분석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전력 사용량 상위 3~4개 산업을 임의로 묶어 특정 업계에 혜택이 돌아간 것처럼 보이게 한 '그룹화' 논리에 대해서도 “어떠한 유의미한 설명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리고 기각했다. 이번 승소는 단순히 관세 부담을 던 것을 넘어 향후 미국이 동일한 논리로 한국 산업을 공격할 명분을 약화시키는 중요한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연이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철강업계의 앞날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당장 이달부터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전환 기간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CBAM은 철강·알루미늄 등 6개 품목을 EU 역내로 수출할 때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만큼 'CBAM 인증서'를 구매해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는 제도다. 철강업계에서는 사실상의 탄소 관세로 인식되는 것으로 내년부터는 실제 비용 부담이 발생하는 본격적인 시행 단계에 들어간다. 문제는 CBAM의 핵심 표적이 사실상 한국 철강 산업이라는 점이다. 2023년 기준 CBAM 초기 적용 대상 6개 품목의 대한(對韓) 수입액 중 철강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상회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CBAM이 본격 시행되면 국내 철강업계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10년간 최소 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철강업계뿐만 아니라 철강을 중간재로 사용하는 자동차·조선·건설 등 국내 주력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범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이진숙 50시간 만에 석방…“검·경이 씌운 수갑 사법부가 풀어줘”

경찰에 체포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 법원이 4일 석방 명령을 내렸다. 서울남부지법 당직법관인 김동현 부장판사는 이날 이 전 위원장이 청구한 체포적부심사 심문을 마친 후 “현 단계에서는 체포의 필요성이 유지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며 청구를 인용했다. 앞서 이날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체포적부심사 심문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김 부장판사는 결정문에서 “헌법상 핵심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이유로 하는 인신 구금은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상당 정도 조사가 진행됐고, 시살관계에 대한 다툼이 크지 않은 점, 이 전 위원장이 성실히 출석하겠다고 약속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부장판사는 “피의사실의 범죄 성립 여부에 관해 다툼 여지가 상당하기는 하나 수사 필요성이 전면 부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공소시효가 다가오고 있어 수사기관이 신속히 소환 조사할 필요가 있고, 이 전 위원장이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은 점도 사실이라고 했다. 경찰이 방통위로 유선과 팩스 전송으로 여러 차례 출석요구 사실을 알렸기에 이 전 위원장이 출석요구 사실을 몰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단기 공소시효로 사안이 시급한 만큼 이 전 위원장도 자신의 출석 가능한 일정을 적극 밝히고, 최대한 신속히 출석 요구에 응할 필요가 있었음에도 회신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법원 결정에 서울 영등포경찰서 유치장에 수용됐던 이 전 위원장은 즉시 석방됐다. 지난 2일 오후 4시께 자택에서 체포된 이후 약 50시간 만이다. 이 전 위원장은 법원 명령 약 20분 후인 이날 오후 6시45분께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나오며 “경찰의 폭력적 행태를 접하고 보니 일반 시민들은 과연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경찰, 검찰이 씌운 수갑을 그래도 사법부가 풀어줬다"며 “대한민국 어느 한구석에는 민주주의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것 같아 희망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을 향해 “이재명 대통령 일정과 함께 많이 보이는 것이 법정, 구치소, 유치장 장면"이라며 “대통령 비위를 거스르면 당신들도 유치장에 갈 수 있다는 함의가 여러분이 보시는 화면에 담겨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이 전 위원장의 석방 결정에 “법원은 수사 필요성과 체포의 적법성은 인정되지만, 체포의 필요성 유지가 인정되지 않아 석방 결정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앞으로 미체포 피의자 신분으로 이 전 위원장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 전 위원장은 국회 발언과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편향적 발언을 해 공직선거법·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