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20년 표류 상암 DMC 랜드마크…디벨로퍼 필요해

“133층 짜리가 들어온다고 했죠, 20년 전부터. 이번엔 뭔가 다르지 않을까요?" 서울시가 20년간 표류한 서울 마포구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랜드마크 부지 규제를 완화하고 다시 매각에 나서자 상암 일대 주민들은 은근한 기대감을 비쳤다. 전문가들은 시의 이번 규제완화가 사업성을 개선해 현실성을 높였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랜드마크가 상암의 거점으로서 기능하려면 도시의 미래를 설계할 디벨로퍼가 받쳐줘야 한다고 진단한다. 24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시는 상암동 1645번지·1646번지 2개 필지로 구성된 DMC 랜드마크 용지에 대해 지난 10일부터 공급공고를 실시했다. 두 필지의 총 면적은 3만7262.3㎡다. 용지 공급 예정 가격은 감정평가액인 9241억원이다.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인 만큼 사업 유치가 쉽지 않은 모습이다. 2004년부터 20년간 6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이제껏 성사되지 않았다. 2008년에는 대우건설 등 출자사 25곳이 참여해 사업비 3조7000억원 규모의 133층 '서울라이트 타워'를 짓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2년 계약이 해제됐다. 매각이 추진된 이래로 민간 시장 여건은 바뀌었다. 공사비 상승, 금융시장 변동, 사업기간 장기화 등 초기 사업구조 설계의 안정성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이에 시는 용도계획과 대금납부 조건 등을 현실화했다. 지정용도 비율을 기존 50%에서 40%로 하향 조정했다. 30%로 주거비율을 제한했던 기준을 삭제했고, 국제컨벤션 의무 도입 기준도 없앴다. 용도별 최소비율 기준을 삭제함에 따라 사업자는 업무시설·숙박시설·문화 및 집회시설 등을 유연하게 제안할 수 있다. 자금조달 여건도 개선했다. 기존에는 매매대금을 5년간 6개월 단위로 균등분할 납부하도록 했지만 기준을 유연화해 계약체결일로부터 5년 이내의 범위에서 분할납부 횟수, 납부일정, 납부금액 등을 서울시와 협의해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민간 참여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중도금 반환채권 양도에 관한 특약을 신설하고, 제3자 양도제한 기간도 기존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했다. 시의 규제 완화를 두고 상암 일대 시민들은 기대감을 표했지만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상암 일대 공인중개사 A씨는 “랜드마크 용지는 이 지역 주민들의 20년 숙원사업"이라면서 “이번 규제 완화로 민간 사업자들에게 최소한의 수익은 보장해주는 것이니 이번엔 뭔가 다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상암에 15년간 거주해왔다는 B씨는 “상암 월드컵 경기장, 우리금융센터, 누리꿈스퀘어가 다 삼성물산이 지은 것"이라며 “랜드마크 빌딩도 삼성물산이 들어와서 이 일대를 브랜드처럼 조성하면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 회의감을 드러내는 주민도 있었다. 50대 C씨는 “교통이 좀 애매한데 랜드마크 수요가 있겠냐"면서 “지하철 입구라도 가까워야 유동인구도 늘고 사업성도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랜드마크 부지는 가장 가까운 수색역에서는 도보로 20분 이상, 버스를 이용해도 비슷한 시간이 소요된다. 도보로 랜드마크 부지를 가기 위해서는 수색역에서 내려 지하보도를 통해 역을 가로질러 상암동으로 넘어가야 한다. 한편 대장홍대선 상암역이 들어서면서 교통 여건은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대장홍대선 실시 계획을 확정했고 2031년 개통을 목표로 사업 추진 중이다. 시의 이번 규제완화를 두고 사업의 현실성을 제고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규제 완화를 통해 100층 이상의 마천루가 아니라 그것보다 낮은 높이의 빌딩 여러 동으로 설계안이 제안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GBC 사업이 이와 유사한 과정을 거쳤다. 당초 현대차그룹은 2014년 옛 한국전력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매입하면서 105층 단일 타워를 계획했지만 지난해 말 최고 49층, 3개 동으로 변경한 계획에 대해 추가 협상을 마무리했다. 주거 비율 제한 규정을 풀어 분양을 통해 사업비를 충당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도 사업성을 제고하는 요인이다. DMC 랜드마크 부지가 반복되는 유찰을 겪은 것도 결국엔 비용 때문이다. 초고층으로 지을수록 화재·지진·바람을 견디는 건축 기준이 강화되므로 건축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시가 사업 시행자에게 DMC 산업 생태계와 연결되는 사업을 추진하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하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상암은 신촌역세권, 영등포역세권처럼 구도심 중에서도 거점을 조성해서 전략적으로 키우는 지역"이라면서 “서울시가 업무용 랜드마크를 통해 서울시 내에서도 균형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도록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시는 이번 공급 공고를 통해 단순한 고층 건물이 아니라 DMC의 산업적 정체성과 도시의 상징성을 담아낼 수 있는 랜드마크를 유도하겠다고 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평가 항목에는 미디어·콘텐츠·AI·데이터 등 DMC 핵심산업과의 연계 계획, 사업성, DMC 활성화 기여도 등이 포함된다. 한편, 시가 밑그림을 그리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도시의 미래를 바라보고 설계하는 디벨로퍼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시개발전문가인 장귀용 창 대표이사는 “우리나라 디벨로퍼들은 아파트를 지어서 파는 분양 중심"이라며 “오피스를 일단 짓고 나서 누구든 들어오겠지 하는 생각으로 공급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일본의 모리빌딩 같은 디벨로퍼는 분양에 집중하기보다 장기적으로 자산을 관리하면서 임대업을 수행한다. 자산가치 상승을 통해 추가 사업을 벌이는 구조다. 일본에서 성공적인 도심재개발사업으로 평가받는 롯폰기힐즈 사업에서 그들은 지주들에게 지역이 어떻게 바뀌게 될 것인지 비전을 제시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알려졌다. 장 이사는 “공무원·디벨로퍼·기업 등 다양한 주체가 모인 거버넌스가 상암 일대를 어떤 모습으로 조성할지 논의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시가 기존에 DMC가 가지고 있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인프라와 AI·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결합한 디지털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이를 구현하는 것은 디벨로퍼이기 때문이다. 앵커기업이 들어오면 그 일대 시장 지형도 바뀔 수 있다. 상암은 1999년 새서울타운 발전 구상 이후 미디어·IT 중심의 첨단 산업단지로 성장하며 1차적인 성공을 거뒀다. 이제 DMC 랜드마크 사업은 단순히 초고층 건물을 세우는 사업이 아니라, 미디어·AI 산업과 도시공간을 연결해 상암의 다음 20년을 설계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비아파트 살리려면 공급보다 ‘신뢰’…체감형 수요대책 필요②

정부가 수도권 비아파트 매입임대 9만가구 공급과 안심신탁사업 등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 방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단기적으로 공급을 확충해 전·월세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전세사기 이후 무너진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정책 체감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비아파트 시장은 공급 부족뿐 아니라 수요 자체가 위축된 상황인 만큼 임차인이 체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수요 회복도 가능하다고 진단한다. 18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지난 5월 향후 2년간 수도권에 비아파트 매입임대주택 9만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신축매입임대를 확대해 전·월세 공급을 늘리고 공공이 비아파트 시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공공만으론 임차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는 없다. 전국 임차가구는 2024년 기준 847만가구로 추산된다. 이중 공공임대주택은 197만2000가구로 임차가구의 23.2%다. 공공임대주택에 살지 않는 나머지 649만8000가구는 민간에서 공급해야 한다. 공공임대주택은 2000년대 들어 매년 10만가구 내외로 공급돼왔다. 공공주도 정책으로 공공임대주택 물량을 획기적으로 늘린다고 하더라도 매년 2~3배 이상의 공공임대주택을 단기에 확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특히 비아파트의 경우 공급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최근 10년간 비아파트 착공실적은 연평균 약 16만가구 수준이었으나 2025년 착공실적은 최근 10년 평균의 약 2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세 시장의 주요 공급원 중 하나인 비아파트의 공급 기반이 크게 위축된 이유는 수요가 살아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2년 전세사기 사태가 번지면서 빌라나 오피스텔을 찾는 임차수요가 끊겼다. 임대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비아파트 분양시장이 축소됐고 공급 감소로 이어졌다. 전세사기 예방을 위해 정부는 하반기에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을 임대인이 아닌 별도의 공적기구가 맡아 운용하는 안심신탁사업을 추진한다. 보증기관에 전세금이 예치되면 보증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별도의 대위변제 절차 없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즉시 돌려줄 수 있다. 세입자가 낸 전세보증금은 전월세안정화기구가 관리하고 임대인에게는 운용 수익을 매월 지급하는 방식이다. 전월세안정화기구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내부에 별도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탁 제도 적용 대상은 등록 임대사업자와 비등록 민간 임대인 모두다. 비등록 민간에까지 대상은 확대됐으나 선택제라는 점에서 자발적인 참여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다. 보증금 전체를 예치할 경우 전세로서의 의미가 없어지고 사실상 월세화가 진행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임대차 기간에 보증금을 자유롭게 운용할 수 없게 되므로 자발적으로 참여할 유인이 적다. 에너지경제신문이 만난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정책을 체감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경매까지 2년이 걸렸다는 피해자 A씨는 안심신탁사업 도입 소식을 듣곤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다 맡기려고 할지 모르겠다"며 “당장 내 상황이 바뀌는건 아니니 정책이 체감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에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등록임대사업자 요건 강화를 들었다. 자금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임대사업자가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고 하면 임차인 입장에서 소송을 해도 돈을 돌려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수 있는 사람은 민간임대주택으로 등록할 주택을 소유한 자다. 주택을 소유할 계획이 확정된 자도 가능하다. 과거 5년 이내에 민간임대주택 사업에서 부도가 발생한 사실이 있는 경우만 임대사업자 등록이 제한된다. 임대인의 실질적인 자본력을 검증하는 절차는 없다. 임대인의 부채비율이나 자산규모, 신용도 등은 임대사업자 등록시 고려 대상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전세사기 원인부터 세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흔히 전세사기라고 부르지만 엄밀히 보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사례로 보는 것이 맞다"며 “처음부터 악의적으로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임대인도 있지만, 집값 하락으로 반환 능력을 잃은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비아파트는 거래가 적어 적정 시세를 판단하기 어려운 구조여서 전세금이 실제 가치보다 높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집값이 하락하면 곧바로 보증금 미반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임대인의 자본력을 일정 수준 이상 확인하는 등록요건 강화와 함께 전세금을 보다 합리적으로 산정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자기자본 요건을 신설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등록 임대 사업자를 낼 때 최소 30% 이상의 자기 자본을 보유한 사람에게만 등록을 허가해 주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초 전세금 비율을 제한하는 방안도 고려대상이다. 최초 전세 보증금을 매입가격의 80%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다. 권 교수는 “경매 시 한 번 유찰되면 서울 기준 감정가의 20%가 떨어진다"며 “경매 리스크를 고려해 전세금을 최소한 첫 유찰 가격 이하로 들어가도록 제한해야 안전하다"고 말했다. 보증금 일부만 기관에 예치하는 에스크로 방식도 안심신탁사업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권 교수는 “전세금의 20% 정도를 HUG 등 공공기관에 예치하면 역전세 상황에서도 일부 보증금을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다"며 “예치금은 공공이 주택공급이나 PF 재원으로 활용하고 발생한 수익 일부를 임대인에게 돌려주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비아파트 시장 회복의 핵심은 공급 규모보다 임차인이 '이제는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수요가 회복돼야 민간의 공급도 따라오는 만큼 피해자가 체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전세보증금 못받으면 피해지원 받을 수 있을까?”①

“정부에선 전세사기 피해자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피해자가 아닌 건가요?" 전세 계약 전 임대인의 근저당권 설정 여부·세금 체납 내역까지 확인한 20대 신혼부부. 이들이 계약할 당시에도, 지금도 전셋집의 등기부 등본은 깨끗하다. 그럼에도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13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건의 발단은 올해 1월 진행된 재계약이었다. 재계약 당시 1억7400만원에서 1억6000만원으로 감액 계약을 했다. 차액 1400만원을 돌려받았어야 했으나 임대인은 이를 반환하지 않았다. 당시 대리인으로 나선 집주인의 딸은 “가족들과 상의해보고 연락 주겠다"고 한 뒤로 답변 없이 이들을 차단했다. 알고 보니 계약 당시 임대인은 임대 사업자라는 사실을 숨긴 채 관련 의무 조항이 빠진 일반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했다. 임대인은 이들 부부가 거주하는 오피스텔의 다른 집도 소유하고 있었는데, 해당 집은 이미 경매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구제를 받기 위해 이들은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에 연락했다. 임대인과 문자로는 이미 임대차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이야기가 된 상태이지만, 피해지원센터에서는 “계약서 상으로는 계약이 끝난 게 아니기에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없다"고 했다. 현 시점에서는 사기 피해가 아니라 임대인의 채무불이행에 해당한다는 이야기다. 민사소송이라는 선택지도 있지만, 임대인이 돈이 없다고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승소하더라도 실질적인 보증금 회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A씨는 “임대인이 가지고 있는 다른 집에 이렇게 문제가 많은 줄 알았다면 계약에 신중했을 것"이라며 “임차인 입장에서 서류상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전부 확인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이런 일을 당하니, 그동안 전세를 살며 무사했던 건 그저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씨는 임대 사업자 자격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B씨는 “임대 사업자 등록 시 임대인의 부채비율이나 자산규모 등 실질적인 자본력을 검증하는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주기적으로 갱신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자금을 돌려막기 하다가 생기는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는 전세사기를 사회적 재난으로 인식하고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민주당 전세사기대책특별위원회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강화를 위한 입법 과제를 구체화했다. 주요 방안으로 △경·공매가 종료된 전세사기 피해자를 대상으로 임차보증금의 일정 비율 회복을 보장하는 '최소보장제' △신탁사기 등 무권계약 피해자에게 경·공매 종료 전 최소보장금 '선지급-후정산' △'공동담보 피해자에게 경매 차익 일부 선지급' 방안이 마련됐다. 그 일환으로 국토교통부와 LH는 7월 중 공동담보 피해자의 경매 차익 일부를 선지급하는 방안을 실시할 예정이다. 11월에는 최소보장제와 선지급-후정산 제도를 실시할 계획이다. 2022년에 전세사기 문제가 불거진 이후, 피해자 선구제 논의가 이제야 구체화 된 이유는 결국 재원마련과 형평성 논란 때문이다. 진장익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그동안 개인이 맺은 사적 계약의 피해를 정부가 재정으로 보조해 주는 것이 맞느냐는 논의가 있어 왔다"며 “정부가 취약 계층에게 주거 복지 차원의 지원을 제공하듯, 전세사기 피해자 역시 복지적 관점에서 접근해 지원할 수 있는 것"이라고 봤다. 재원 확보 방안에 대해 진 교수는 부동산 상승기 때 정부와 지자체가 확보한 초과세수 수입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발생한 세수는 부동산에서 발생한 피해와 부작용을 치유하는 데 쓰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진 교수는 “늘어난 지방세 수입을 특별회계로 묶어 피해자 구제 재원으로 충당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의 구제 방안의 부실화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선구제-후정산 방안에 대해 “전세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 개입하는 사후 조치인 데다, 정부가 매입한 구상채권은 기본적으로 회수가 어려운 부실채권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결국 국민의 세금이 대거 투입되지만 정작 채권 회수는 되지 않는 재정 부실화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책이 진일보했다면서도 피해자들이 체감하는 실효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여러 보완책에도 정교해지는 전세사기를 원천 차단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서 교수는 “작정하고 속이려는 수법이 워낙 다양한 데다, 근본적으로는 자산 가격 급등락 과정에서 전세금이 높아졌다가 집값이 하락하며 생기는 구조적 성격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피해자 부부는 '골든쀼'라는 이름으로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이 전세사기 피해 사실을 공유한 릴스(짧은 동영상)를 올리자 13일 기준 600개 가까운 댓글이 쏟아졌다. 이들이 놀란 이유는 최근에 전세사기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고, 이렇게 다양한 사기 수법이 있는 줄 몰랐기 때문이었다. B씨는 “언론에서 많이 다루지 않으니 직접 겪기 전까지는 전세사기는 주춤한 줄 알았다"며 “당사자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이들은 전세사기 피해자 인정 기준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기준을 조금 더 유연화했으면 한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A씨는 “전세사기 방법은 너무 다양한데 피해자로 인정받기는 어렵다고 느꼈다"며 “일단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기 못하면 안내를 받기가 어려워 어떤 것부터 알아봐야 하는지, 그 다음엔 뭘 해야 하는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로 인정 자체가 안됐으니 국가에선 이런 케이스가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할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세운지구, 오피스 변혁 가능할까…또 20년 표류 안 하려면

2006년 세운지구가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지 20년 만에 서울시가 세운상가 6구역 일대 도시계획 밑그림을 완성했다. 시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내 6-1-1구역과 6-4-1구역의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안을 지난달 30일 수정 가결했다. 이번 결정으로 을지로에 대규모 오피스와 주상복합, 녹지공간이 들어설 기반이 마련됐다. 서울 오피스 시장에서는 2028년 이후 도심권역(CBD)에 대우건설이 개발 중인 원엑스(ONE X)와 세운지구 개발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가 잇따라 진행되면서 공급 과잉 가능성도 제기된다. 도시계획의 큰 틀이 마련된 지금, 세운지구가 도심 복합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20년간 발목을 잡아온 것은 무엇이고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시는 제6차 도시재정비위원회를 열고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내 6-1-1구역과 6-4-1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안)을 각각 수정가결했다. 이번 계획 지정으로 을지로 업무기능이 강화되고 도심 주거 공급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을지로3가역 인근 세운6-1-1구역에는 프라임급 대규모 오피스 시설과 오피스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저층부에는 벤처기업집적시설·창조교류플랫폼·근린생활시설 등을 한곳에 모아 도심형 복합혁신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대지면적의 47% 이상을 개방형 녹지로 계획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인접한 6-1-4구역의 광장형 도심숲과 유기적으로 연계해 녹지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통행 개선을 위해 을지로3가역 7번 출구를 대상지 내부로 옮긴다. 을지로 지하상가와 건축물 지하 공간을 통합해 상업거점을 개발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세운6-4-1구역에는 주상복합 거점이 조성된다. 1만9418.2㎡ 규모 촉진구역을 신설하고 주거·업무(오피스텔)·판매기능이 도입된 복합개발계획을 수립한다. 건축계획안에 따르면 대상지는 지상 49층 규모의 공동주택 999세대를 공급하고 복합시설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번 계획에는 공공임대산업시설을 설치해 기존에 세운상가에 있던 세입자의 재정착을 지원한다. 인쇄업 등 도심산업 종사자와의 상생을 위한 공공기여 방안도 반영됐다. 세운지구 도시계획 가이드라인이 나오면서 CBD 일대 오피스 시장에도 다시 관심이 쏠린다. 과거에는 도심 노후화와 여의도 개발 등의 영향으로 금융회사들이 CBD를 떠났다. 최근에는 도심 재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금융권을 비롯한 기업들이 다시 도심으로 돌아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오피스 시장에서는 향후 CBD에 공급과잉으로 임대료나 자산가치가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만큼 을지로에 대규모 오피스 공급 소식은 기정사실처럼 들린다. 그러나 세운지구 개발사업이 20년 간 표류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도시정비 전문가들은 세운지구가 20년 동안 표류한 이유로 '재정비촉진지구 제도의 특성'과 '제도적 일관성의 부재'를 꼽는다. 재정비촉진지구는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일반 재개발과 달리 여러 구역을 하나로 묶어 도시 전체의 통일성과 연속성을 확보하도록 설계된 제도다. 당초에는 개별 사업을 따로 추진하는 것 보다 도시계획을 일괄적으로 수립해 사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한 구역의 높이나 용적률, 개발 방식이 바뀌면 인접 구역과의 연계성까지 다시 검토해야한다. 계획 변경이 반복되다보니 한 구역의 지연이 다른 구역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전체적인 사업 속도가 늦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서울시장 교체에 따른 정책 기조 변화도 주민들의 불신을 키웠다. 오세훈 시장 시절 전면 철거 중심이던 계획은 박원순 시장 시절 도시재생과 보존 중심으로 바뀌었다. 이후 다시 오 시장이 복귀하면서 고밀 녹지생태도심으로 선회했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동의서를 받으러 다니면 사인을 잘 안 해준다고 들었다"며 “20년 동안 정비 방침이 일관되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기획부동산이나 업자들이 등장했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니 주민들 사이에 '어차피 또 엎어질 것'이라는 불신이 깊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6-4-1 구역은 현재 아직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지 못한 채 준비위원회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시는 이번 변경안을 통해 세운 6-4-1구역 등에 공공임대산업시설을 조성해 기존 인쇄업체 등 도심산업 종사자의 재정착을 지원할 계획이다. 시세의 70~80% 수준으로 임대료를 책정해 상생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회의적이다. 세운지구의 핵심 산업인 인쇄업은 대형 윤전기와 종이 원료, 완성품을 지속적으로 운반해야 하는 특성상 1층 공간이 필수적이다. 지하나 상층부로 이전할 경우 장비 반입 자체가 어렵고 물류비 부담도 크게 늘어난다. 사업을 추진하는 토지 소유주나 디벨로퍼(시행사) 입장에서도 가장 사업성이 높은 1층 상가를 공공임대산업시설로 제공하는 데 부담이 적지 않다. 공공임대산업시설을 마련하더라도 실제 재정착 과정에서는 상당한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사업 방식을 둘러싼 충돌도 남아있다. 6-4-1구역의 경우 재개발준비위원회는 신성상가아파트를 포함한 조합방식 통합개발을 원하지만, 시행사 측은 해당 아파트를 제외하고 매입방식의 분리개발 추진을 선호했다. 전문가들은 소형 지분자가 많은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이 포함될 경우 조합의 의사결정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3구역에서는 1+1 분양권 배분과 이익 배분을 둘러싼 갈등으로 관리처분계획을 둘러싼 소송이 이어졌고 사업이 상당 기간 지연된 사례가 있다. 세운지구가 또 다시 20년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사업 초기 단계에서 조합 정관에 권리관계와 이익·부담에 대한 균형 배분 원칙을 명시해야 한다. 프리미엄 상승에 따른 지분 갈등이나 다수결에 의한 정관 변경 리스크를 명시해둬야 사업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도심산업 종사자들의 재정착을 지원하는 과정에서도 업종의 특성을 고려한 협상안을 통해 현실적인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장귀용 도시정비 전문가는 “도시계획이 확정됐다고 사업이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과정이 시작되는 것"이라며 “주민 간 이해관계 충돌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풀지 못하면 또다시 계획 변경과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건설생태계] 자율주행이 바꾸는 도시...국토교통기술대전서 본 모빌리티 미래

2016년 자율주행차 임시 운행 1호가 첫발을 뗀 뒤로 서울~평창 자율주행 시연, 세종 로보셔틀, 판교·강남 로보라이드 등 국토교통부는 실증사업을 이어왔다. 올해는 광주 도시 전체를 무대로 200대 자율주행차를 투입한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이 교통수단 이상의 변화가 될 것이라 전망한다. 대중교통 체계·물류시스템 등의 변화가 결국 도시 전체의 모습을 바꿔놓을거라 본다. 도시의 미래를 바꿀 모빌리티의 발전이 어디까지 왔는지 '2026 국토교통기술대전'에서 엿볼 수 있었다. 국토부가 주최하고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주관하는 국토교통기술대전이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회했다. 이번 행사는 국토부가 AI, 로보틱스 등 첨단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미래 혁신을 주도하는 부처로서 이미지를 전환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드론으로 대표되는 미래 모빌리티와 AI, 스마트건설, 우주항공 등 첨단기술 기반 분야를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개회 행사에서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국토부는 부동산도 맡고 철도 사고도 막고 건설사업도 하는 곳이긴 하지만, 더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첨단기술 발전, 미래 개척하는 부처라는 걸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교통의 시대에서 모빌리티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생긴 가장 큰 차이는 공급자 관점에서 이용자 관점으로의 전환이다. 과거에는 공급자가 어떤 수단을 제공하느냐에 따라서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했지만, 지금은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수단으로 목적지에 도달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날 대한교통학회에서 진행한 '미래교통기술이 이끄는 모빌리티 정책토론회'에서 민동환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이사는 모빌리티가 3단계로 진화를 거쳐왔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교통 인프라는 도로와 정류장이었다. 우버나 카카오택시로 대표되는 플랫폼 모빌리티로 넘어오면서는 앱과 결제가 핵심 인프라가 됐다. 데이터가 새로운 자산이 되는 가운데 자율주행 모빌리티가 새롭게 대두됐다. 수요와 공급의 단순 매칭을 넘어 운행·배차·재배치·관제·정비까지 통합 관리하는 단계로 넘어왔다. 차량 운영이 자동화된 것이다. 자율주행 모빌리티에서는 관제센터가 인프라다. 이젠 운영체계(OS)가 새로운 권력이 됐다. 플랫폼과 함께 자율주행 모빌리티가 도입되면서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이동 수요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례로 우버는 차량을 공급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를 파악하고 그 중 가장 적합한 이동 수단을 배정하는 관제 능력을 경쟁력으로 삼았다. 이날 행사에 모빌리티 분야는 13개 기관이 참여했다. 그중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은 수요대응형 셔틀 서비스 차량과 교통소외지역 이동지원 서비스 차량 등을 소개했다. 위 두 사업은 오는 9월부터 내년 12월까지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에서 시행 예정이다. 수요대응형 셔틀 서비스 차량은 정해진 노선·정류장 없이 '가치타요' 앱으로 호출하면 원하는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의 이동을 제공한다. 최대 15대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교통소외지역 이동 지원 서비스 차량은 장애인·노약자·교통소외지역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지원한다. 교통약자 일반형 카니발(3대), 휠체어형 카니발(2대), 교통소외지역 아이오닉5(5대)가 운영 예정이다. 서비스 차량은 '누리GO'앱으로 사전·실시간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물류 부문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날 행사에서 융복합물류사업단은 '모듈형 말단배송 로봇 플랫폼'을 선보였다. 흔히 '라스트 마일(Last Mile)'로 불리는 말단배송은 택배가 최종 목적지인 집 앞까지 전달되는 마지막 단계를 뜻한다. 사업단이 소개한 배송 로봇은 아파트 공동 현관이나 엘리베이터 등 건물 내외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주행 기술을 갖췄다. 스마트 택배함과 연계해 물건을 자동으로 싣고 내릴 수 있으며, 여러 대의 로봇을 관제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해 비상 상황에도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 자율주행 로봇이 복잡한 아파트 복도를 스스로 지나 집 앞까지 물건을 배달하는 시대가 머지않은 셈이다. 대기업에 비해 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중소·영세 운송업체를 위한 디지털 지원책도 마련된다. 사업단은 높은 비용 부담으로 그동안 수작업에 의존해야 했던 영세 업체들을 위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공공 운송관리시스템(TMS)'을 개발해 무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최적의 배차 계획과 운행 경로를 AI가 자동으로 찾아 운송 효율을 높인다. 탄소 배출 관리까지도 가능해진다. 물류 생태계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 중소 운송 사업자의 자생력을 기르고 국가 물류 정보를 통합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모빌리티의 변화에는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이사는 “예전에는 하나의 운송수단이 하나의 목적으로만 사용됐지만 자율주행 시대에는 시간대별 운영방식이 다양해질 것"이라며 “아침에는 출퇴근 셔틀로 이용하다가, 오후에는 병원·은행 등 왕복 픽업을 한다거나 고령자를 자택에 호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때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한계가 문제 된다. 한국은 면허 체계가 특정 목적으로만 이용하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기술이 경계를 허물어도 제도가 융합되지 않으면 하나의 차량이 다양한 목적으로 활동할 수 없다.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는 상황은 운수업계 관점에선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운전·면허 중심 모델은 약화될 것이지만, 운전·안전관리 영역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리가 익숙한 운수사는 지역 원격관제 허브의 역할을 수행해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 빅테크가 못하는 현장 민원, 교통약자 동행, 사고 수습 등 로컬 네트워크의 가치도 상승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 기술 실증을 넘어 산업이 전환되는 시기에 연착륙을 위해서는 원격 운영자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관제 인력의 자격·권한·교육체계 등을 마련하는 것이 무인차 사고 책임소재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보험·책임 체계 정비도 필요하다. 운수업계 연착륙을 위한 교육도 요구된다. 대량 실업 방지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직무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빅테크·로컬 운수사·지자체의 민관협력 공공조달모델을 통해 새로운 지역 모빌리티 거버넌스를 설계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데이터 수집 및 처리 기준을 마련해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동시에 데이터 공유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표준화하는 작업도 요구된다. 개회 행사에서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겸 42dot 대표는 “국토부의 자율주행실증사업 덕분에 예외 상황(Edge case)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었다"며 “인프라와 제도가 길을 열어주고 생태계와 인재들이 이를 함께 지원한다면 우리도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저축은행 대출 부실 심화…비아파트 공급 ‘빨간불’

전월세 임차시장 안정화를 위해 정부는 수도권 도심에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민간사업자들의 공급 촉진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정책보증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수도권 외곽과 지방의 비아파트 사업장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가보다 시세가 떨어지거나 공사가 중단되는 상황이다. 수분양자들이 분양 계약을 해지하겠다며 소송을 제기하자 중도금 대출을 제공한 저축은행의 부실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는 소형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려 하지만 민간 수요가 살아나기 힘든 상황에서 금융권 부실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교통부는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공급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국토부는 전월세 가격 상승의 주 요인이 2022년부터 2024년 간 착공 감소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부동산 PF 위기, 러-우 전쟁 등으로 건설공사비가 급등해 주택 착공이 위축됐고, 이에 따라 입주 물량이 감소해 서울·수도권 전월세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민간 비아파트 공급 부진을 보완하고자 공공(LH)의 규제지역 내 신축 매입임대 무제한 공급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비아파트 공급 확대 계획에 역량을 집중하고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를 수도권에 내년까지 4만1000가구, 2030년까지 11만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내년 공급 목표치인 4만1000가구 중 도시형 생활주택이 2만6000가구, 준주택(프리미엄 원룸·오피스텔 등)이 1만5000가구다. 2030년까지 목표치는 도시형 생활주택은 7만7000가구, 준주택은 3만3000가구로 확대된다. 규제를 완화해 공급을 촉진한다는 구상이다. 도시형생활주택은 1·2인 가구를 위해 도시지역 내 300가구 미만·전용 85㎡ 이하 주택이다. 현재 300가구 미만인 가구 수 기준을 준주거·상업·공업 지역의 경우 500가구 미만까지, 역세권은 700가구 미만까지 완화한다. 층수 제한도 연립·다세대의 경우 현 5층에서 6층으로 완화한다. 주차장·일조권·주민공동시설 관련 규제도 기준을 낮춰 공급이 용이하도록 규제를 낮출 예정이다. 민간 사업자들을 위한 정책보증도 실시한다.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사업자 대출 한도를 전용면적 60㎡ 이하 기준 현행 7000만원에서 1억1000만원으로 높인다. 금리도 3.4%로 내려 현행보다 0.4%p 낮춘다. 비주거시설에서 주거시설로 용도를 변경하는 사업자를 위한 기금대출과 모기지 보증을 신설한다. 기존에 아파트 전용으로만 있었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보증을 비아파트 전용으로 확대한다. 정부의 공급 확대 의지와는 달리 시장은 녹록치 않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분석대상(KIS Coverage) 은행지주 계열의 중도금대출 잔액은 2025년 말 6561억원으로 총여신의 7.1%, 자기자본의 61.4%를 차지하고 있다. 중도금대출은 분양 후 입주 전까지 납부해야 하는 중도금 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대출로 통상 집단대출 형식으로 이뤄진다.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중도금대출은 주로 서울 및 수도권 소재 오피스텔·생활형숙박시설·상가 등 비주거용 물건을 대상으로 한다. 2025년 말 기준 저축은행의 중도금 대출 물건 소재지는 서울 15%, 경기·인천 50%, 지방 35%다. 수도권이 65%를 차지하며 그중에서도 경기·인천의 비중이 높다. 대상 물건은 오피스텔 56%, 생활형숙박시설 31% 등으로 비주거용에 집중돼 있다. 중도금 대출은 주택도시공사(HUG) 보증 대상이 아니고 담보 설정도 불가능해 실질적으로는 신용대출에 가깝다. 이에 일반적으로 사업장 물건의 사업성과 시행사의 보증에 기반해 이루어진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일부 중도금 대출 사업장에서 시가가 분양가보다 낮아지거나 공사 중단이 발생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이다. 수분양자들이 집단으로 분양계약 해지·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하는 등 관련 분쟁이 확대되고 있다. 은행지주 계열의 전체 중도금 대출 잔액 중 21.5%인 1409억원이 소송에 노출돼 있다. 이 금액은 사실상 회수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아 50%의 충당금이 적립된 상태다. 금융회사가 이미 그중 절반 정도를 손실로 인정하고 비상금을 쌓아뒀다는 의미다. 수분양자가 입주를 포기하거나 입주 지정 기간까지 상환을 이행하지 않아 중도금 대출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저축은행은 단계별로 자금 회수에 나선다. 저축은행 부실이 문제되는 이유는 부동산 경기가 나빠져 사업이 멈췄을 때 저축은행은 PF 대출기관보다 후순위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건설 사업장에는 PF 대출기관과 중도금 대출기관이 돈을 빌려준다. PF 대출기관은 사업 전체에 자금을 빌려준 금융기관들로 사업이 망하면 건물을 통째로 팔 수 있는 처분권을 쥐고 있다. 분양자 개인들에게 중도금을 빌려준 저축은행은 건물 전체에 대한 처분권은 없다. 부동산 경기가 나빠져 사업이 멈추면 PF 대출기관이 사업장을 통째로 공매로 넘긴다. 이때 중도금 채권자인 저축은행은 일반 PF 대주단과의 정산 협의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인다. 자금회수가 길어지면 최종적으로는 대출 채권을 헐값에 파는 부실채권 매각을 통해 정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에는 손실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 부실 중도금 대출은 할인 분양 등을 통해 어느정도 회수되고 있어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최근 연체율이 27.5%까지 상승했고, 시행사의 자금난으로 사업장이 경매나 공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늘면서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오피스텔 회수가 문제다. 오피스텔은 중도금 대출 물건의 약 60%를 차지하는데,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전국 평균 낙찰가율은 63%에 그쳤다. 이는 대출 당시 평균 LTV(담보대출비율)인 60% 수준과 비슷하다. 지역별로는 서울 73%로 가장 높았고 경기 65%, 인천 59% 순이다. 지식산업센터, 생활형숙박시설 등 기타 비주거용 자산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들 자산은 대출 당시 LTV가 40~60% 수준이었지만, 최근 낙찰가율이 39~46%까지 폭락했다. 대출액보다 경매 낙찰 가격이 더 낮아진 것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오피스텔보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시공사 부도 등으로 공사 중단이 발생할 경우 원금 손실률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비아파트 공급 확대 정책의 취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근본적인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의 비아파트 주택공급 촉진을 위해 여러 방안이 제시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그간 시장 심리가 무슨 이유로 비아파트가 아닌 아파트로 편중돼왔는지를 감안한다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비아파트 주택도 결국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맞물려야하기에 근본적인 시각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다주택자 규제에 있어서 일정 규모 이하는 다주택에서 제외해주는 대책이 없으면 오피스텔을 지어도 분양이 안된다"며 “결국 오피스텔은 돈이 있는 사람이 사서 전세를 놓는 것이 일반적인데, 현재의 다주택자 규제로는 분양받을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지적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의 방향성은 긍정하되 민간 유인 구조의 문제를 강조했다. 그는 “택지개발은 7년 이상, 지금 착공해도 아파트 입주까지는 3년 이상 소요되므로 빠른 공급을 위해 비아파트 시장을 활성화하고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는 방향성은 맞다"면서도 “민간이 움직일 유인이 부족한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세제혜택·금리지원·인허가 속도 개선·주택 수 배제와 같은 제도 개선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은 다주택자 규제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비아파트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은 정책과 시장이 상충하는 대목이라는 점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롯데 1.5조 PF 뚫었다’…중동신도시 개발 신호탄 되나

롯데건설이 시공·분양하는 홈플러스 부천 상동점 주상복합 개발사업이 1조5000억원 본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을 마무리했다. 이 부지에는 최고 49층 규모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이번 자금조달로 우발채무 2280억원을 전액 해소하며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대규모 자금 확보에 성공하면서, 향후 노후계획도시 정비계획과 GTX 노선 추진 등 개발 호재가 맞물린 부천 일대 주택공급 사업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23일 건설·금융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부천시 원미구 상동 540-1 일대에 지하 8층~지상 49층 7개동 규모 공동주택 1859세대와 부대시설을 신축하는 사업에 대한 PF 금융 약정을 최종 마무리했다. 이번 약정은 키움증권 주관으로 우리투자증권, 대신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가 대주단으로 참여했다. 인수한 PF 자금 규모는 총 1조5000억원 규모다. 주관사인 키움증권은 후순위 1556억원을 포함해 전체의 절반 가량인 7706억원을 인수했다.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후순위 대출에 대해 자금보충 의무를 부담한다. 미이행시 채무인수 의무를 진다. 홈플러스 부천 상동점은 지난해 7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했다. 그 이전까지는 홈플러스가 영업 중이었기 때문에 영업보상금 지급과 명도, 건물 철거 등에 상당 시간이 소요됐다. 우선 준비 자금을 위해 그 기간동안 7500억원 규모 장기 PF 대출을 조달한 바 있다. 2024년 5월 에프엘자산운용의 금융 주선으로 만기 6.5년으로 기존 브릿지론을 상환하고 필수 사업비와 금융비용을 마련한 바 있다. 하반기에 본격적인 공사 착공과 분양을 앞두고 기존 장기 PF를 이번 본 PF로 전환했다. 2년 전보다 PF시장 금리가 낮아져 금융비용 절감 효과도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롯데건설의 유동성 우려가 불거지며 신용공여에 대해 고금리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이후 롯데건설은 지난해부터 신종자본증권을 발행·공사대금채권 유동화 등으로 자금 조달을 다변화하며 재무구조 개선을 이어왔다. 롯데건설은 이번 PF 실행에 따라 우발채무 2280억원을 전액 해소한다. 전체 우발채무 규모도 약 2조7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시장에선 상업용 부동산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PF 시장이 경색된 가운데 6곳에 달하는 증권사가 한 사업장에 자금을 투입했다는 점에서 부천 상동 일대 사업성이 주목된다. 주관사인 키움증권이 자금 조달 과정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 부분은 입지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상동 지역은 1기 신도시 내에서 신규 공급이 드문 지역"이라며 “본 사업지는 해당 권역 내 우수한 입지"라고 말했다. 개발 용지인 홈플러스 부천 상동점은 2022년까지 홈플러스 전국 점포 중 매출 1위 자리를 장기간 지켜왔다. 지하철 7호선 상동역 바로 앞에 위치해있고 현대백화점, 뉴코아아울렛, 이마트 등 다른 상업시설도 인근에 밀집돼있다. 부지 인근에는 대규모 주거단지가 밀집해 배후수요가 탄탄하다. 상동역 인근으로 라일락마을(대우유림·신성미소지움 아파트 등), 진달래마을(효성센트럴·대림e편한세상 아파트 등), 다정한마을(삼성래미안·KCC스위첸 아파트 등), 행복한마을(금호어울림·서해그랑블2차 아파트 등), 백송마을(풍림아이원·동남디아망 아파트 등), 푸른마을(창보밀레시티·한라비발디 아파트 등), 하얀마을 (아이파크·주공 아파트 등) 1만3728세대 이상이 밀집해있다. 수도권 역세권 대규모 부지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부지는 3만7599㎡(약 1만1394평) 규모 부지다. 대규모 부지가 하나로 정리돼있다는 점에서 건설사 입장에서 여러 필지를 합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소요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게 된다. 증권사가 PF 딜 검토시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분양성이었다. 분양성을 고려할 때 부천 일대 개발가능성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부천은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 대상지이고, GTX-B·D 계획으로 교통 접근성도 향상될 전망이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조용익 더불어민주당 부천시장은 중동 1기 신도시 재정비와 원도심 패스트트랙 도입하겠다고 했다. 중동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은 2035 부천시 노후계획도시정비기본계획(중동신도시) 수립에 따른 것이다. 부천 상동 택지개발지구는 1990년대 초에 먼저 개발된 중동신도시의 확장으로 1999년 착공돼 2000년대 초반까지 개발됐다. 정비계획을 통해 기준년도인 2022년보다 2만4000가구를 추가 공급해 8만2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특별정비예정구역은 18개소로 모두 주택단지 정비형이다. 특별정비예정구역 지정 원칙에 따라 기본 방침인 국토부 상 기준과 부천시 추가 기준이 구역별로 달리 적용된다. 현재 3000가구가 넘는 대상 구역은 미리내(4274가구)·한라(3372가구)·덕유(3363가구)·반달A(3570가구) 등이다. 현재 중동신도시 내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기존 용적률은 215~225% 수준이다. 향후 정비사업이 본격화 되면 제3종 일반주거지역 기준 350%에서 특별법상 최대 450%까지 용적률이 대폭 상향 적용될 전망이다. 용적률이 높아지는 만큼 공공기여 비율은 차등 적용된다. 기준 용적률인 350%까지는 증가분의 10%만 공공기여로 환수하지만 이를 초과해 최대 용적률인 450%까지 높일 경우 증가 용적률의 41%를 공공기여로 부담하는 방식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용적률 인센티브와 공공기여 제도로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나면서 이 일대 주택 공급 확대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현재 진행 중인 도시개발사업은 상동특별계획구역 복합개발·대장신도시 건설·종합운동장일원 역세권 융복합개발 등이다. 상동특별계획구역복합개발은 2020년부터 2032년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GS건설 컨소시엄이 민간투자비 6조9300억원을 들여 복합센터와 랜드마크타워를 세우고 콘텐츠기업용지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사업계획 변경과 관련한 절차 이행 중인 상황이고 2028년에 단지 내 공사 착공·준공이 이뤄질 전망이다. 대장신도시는 2019년에 수도권 3기 신도시, 부천 대장지구 선정 이후로 경기도·한국토지주택공사(LH)·부천도시공사가 시행하는 공공주택사업이다. 조 시장은 대장산단을 반도체·UAM 중심 첨단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광역교통 분야에서는 GTX-B·D와 대장-홍대선이 추진 중이다. GTX-B·D는 각각 2032년·2033년 개업 예정이다. GTX-B노선은 인천 송도에서 서울을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약 82.8km를 잇는다. 지난달 기준 재정 구간 공정률 5.7%, 민자구간 재정률 2.7%를 넘어 본격적인 공사단계에 진입했다. GTX-D노선은 서부권에서 출발해 서울을 지나 수도권 동부로 연결된다. 부천시는 지난해 7월 서부권광역급행철도사업을 확정하고 GTX-D노선 연계를 본격 추진했다. 대장-홍대선은 대장신도시와 홍대입구역을 잇는 약 20km 노선으로 지난해 12월 착공해 2031년 개업 예정이다. 지난달 우리은행이 1조9000억원대 금융조달을 주선하며 사업 안정성이 확보되는 모양새다. 현장에서는 개발 기대감이 읽혔다. 상동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부천은 물론이고 인근 거주자들에게도 수요가 높은 부지"라며 “분양가는 다소 높게 책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목동 재건축 이주수요, 주복·오피스텔로 쏠릴까

총사업비 30조원 규모 재건축 시장의 마지막 대어로 꼽히는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 사업이 시동을 걸고 있다.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을 뜻하는 '압여목성' 중 목동은 총 14개 단지 중 4개 단지가 조합을 설립하고, 나머지 대부분이 신탁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반기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준비 중인 단지가 다수인 가운데 재건축이 진행될 경우 2만7000여세대가 이주를 시작할 때 주상복합·오피스텔로 수요가 몰릴지 주목된다. 30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 결과, 현재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 가운데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단지는 모두 4곳으로 늘었다. 지난해 5월 목동 6단지가 조합 설립 인가를 가장 먼저 받아 사업 속도가 빠르다. 6단지는 다음 달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예정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는 DL이앤씨가 선정됐다. 이후 12단지, 8단지에 이어 지난 21일 4단지가 양천구청으로부터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다. 4단지는 오는 7월, 8단지는 8월 중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내고 연내 시공사 선정을 마칠 예정이다. 나머지 10개 단지 중 8개 단지는 신탁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신탁 방식은 조합이 사업 전반을 전문 신탁사에게 맡기고 개발이익의 일부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8개 단지는 신탁사 사업 시행자 지정·고시가 모두 완료됐다. 5·9·10·11·13·14단지는 올해 하반기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14개 단지 중 재건축 이후 4000세대 이상인 곳은 7단지(4335세대)·10단지(4050세대)·14단지(5123세대)다. 이중 대장 단지로 꼽히는 곳은 7단지다. 14개 단지 중 가장 신시가지 중심에 위치해 있고, 역세권 단지기 때문이다. 7단지는 40평 기준 지난해 실거래가 기준으로 36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대형 건설사들은 모든 후보지를 잠재적 후보군으로 두고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세대수가 많은 대단지들은 대형사들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하거나 호의적인 기류가 있는 곳을 나중에 선택하겠지만 지금으로선 아직 구체화하진 않은 단계"라고 설명했다. 목동 부동산 시장의 가장 두드러진 특성은 신축 주거가 드물다는 점이다. 1980년대에 목동 신시가지를 중심으로 해서 대규모 공급이 이후 40년이 경과된 상황이다. 구축단지 기준 2만7000여세대가 재건축 이후 4만7000여세대로 확대 공급될 예정이다. 구축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는 상황에서 지역 시세를 이끌고 있는 것은 주상복합 단지들이다. 한 주택업계 전문가는 “재건축 이슈로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면 하이페리온, 트라펠리스, 파라곤 등 주상복합·오피스텔 가격도 따라 올라가는 특징이 있다"며 “이는 신축이 없어 신축을 원하는 수요가 주상복합과 오피스텔에 쏠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특성을 가진 지역은 목동뿐만 아니라 용산, 여의도도 마찬가지"라고 부연했다. 현대 하이페리온은 2003년 6월 준공된 주상복합(아파트·오피스텔)으로 지난해 9월 167㎡이 매매 최고가 43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목동 트라팰리스는 2009년 9월 준공된 주상복합 아파트다. 지난해 1월 238㎡ 기준 매매 최고가 72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목동 파라곤은 2023년 3월 준공된 오피스텔로 올해 4월 84㎡ 기준 매매 최고가 11억2500만원이었다. 일반적으로 자녀 양육 가구에서 주상복합과 오피스텔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다. 분양가가 비싸고, 전용면적이 적게 나오기 때문이다. 분양가가 비쌀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일반 아파트는 주거지역에 지어지지만 주상복합이나 오피스텔의 경우 교통이 좋은 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에 지어진다. 분양가의 상당 부분을 토지비가 차지하기 때문에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분양 평수 대비 실제 사용하는 집 안 면적인 전용률은 일반 아파트의 경우 80% 내외다. 주상복합의 경우 전용률이 70~75% 수준이고, 오피스텔 전용률은 40~50% 수준으로 아파트에 비해 전용률이 작다. 그럼에도 목동에서 주상복합·오피스텔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는 이유는 학군지라는 특성 때문이다. 목운중학교의 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등학교 진학률은 20%다. 학원가 기준으로는 대치동과 목동이 대표적으로 꼽히는 가운데 대치동에 밀집된 학원 수(약 160개)보다 목동이 더 많은 수준이다. 물론 재건축 진행 속도가 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착공·준공·입주까지는 10년 이상 소요된다. 신탁 방식을 놓고 일부 단지에서 조합원들이 높은 수수료와 의사결정 구조를 문제삼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거나 조합 방식을 원하는 등 잡음도 들려온다. 대장 단지인 7단지는 코람코자산신탁과 예비신탁사 업무협약을 맺었다가 절차와 정보공유 문제로 조합 방식으로 선회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GS건설은 중대형 규모 오피스텔을 공급해 재건축 수주까지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GS건설은 최고 48층·3개 동·651실 규모의 목동윤슬자이를 6월 분양할 예정이다. 입주는 2030년 하반기 예정이다. 전용면적은 114~204㎡이고, 모든 호실에 발코니가 설치된다. 고급 커뮤니티와 단지 내에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멤버십 피트니스 클럽과 컨시어지 서비스도 도입해 실용성과 고급화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GS건설은 자이 브랜드 경험을 확대해 윤슬자이 오피스텔 분양을 비롯해 향후 수주에서의 시공권까지 공략하는 모양새다. 목동 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31일까지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 브랜드 팝업을 열었다. 관계자는 “브랜드 팝업을 통해 20·30대 고객들은 물론이고 40·50대 실수요자에게도 브랜드를 경험하고 체험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서도 “목동윤슬자이 분양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그 연장선에서 상품 소개에 앞서 살고 싶은 브랜드를 소개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목동 재건축 수주 전략에 대해 GS건설 관계자는 “12단지를 중심으로 2·7단지 등 인근 단지들을 함께 검토하며 각 단지의 사업 준비 수준과 투입 우선순위를 유연하게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반응은 낙관론과 회의론이 공존한다. 이주수요가 주상복합·오피스텔로 모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오목교역 인근 공인중개사는 “4·7·8단지가 이주를 시작하면 윤슬자이뿐 아니라 오목교역 인근 주상복합·오피스텔 전반이 오를 확률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주민 A씨는 “단지 재건축되고 나서 1년 후 키맞추기 하는게 목동 오피스텔 공식"이라는 의견을 냈다. 재건축 이후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그 뒤를 따라 주변 오피스텔 가격도 격차를 좁히며 따라 올라간다는 의미다. 반론도 있다. 지금은 신축이 귀하니 주거용 오피스텔 수요가 높지만, 재건축이 완료돼 신축 아파트 공급이 쏟아지면 오피스텔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반감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인근 주민 B씨는 “재건축 시작되면 인근 아파트 전세로 가지 오피스텔로 갈까 싶다"며 “오피스텔 특성상 취득세·중개수수료 등 거래 비용도 아파트보다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재건축이 진행되면 교육수요 때문에 주상복합과 오피스텔로 이주 수요가 몰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재건축이 되면 사업기간인 2~4년동안 입주민들은 전세를 살아야 하는데 보통 주거를 멀리 이전하지 않으므로 순차적인 재건축이 필요하다"면서도 “목동 지역은 교육에 대한 수요가 일정부분 있기 때문에 주상복합과 오피스텔로 수요가 몰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공공리츠 재도약…수익성·공공성 다 잡으려면

공공부문에서 리츠(REITs) 활용이 다시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11월 부동산투자회사법 일부개정법률안 시행 이후 지역상생리츠 제도 등이 도입되면서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들이 리츠 사업에 나서고 있다. 공공개발 수익을 주민과 나누거나, 임대주택 공급을 위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주로 활용된다. 민간 리츠의 제1목적은 수익이겠지만, 공공리츠는 저렴한 주거를 공급하겠다는 '공공성'과 투자자에게 수익을 돌려줘야 하는 '수익성'을 모두 챙겨야 한다. 이 긴장 관계를 푸는 것이 공공부문 리츠가 더 활성화될 수 있는 조건일 것이다. 4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에 시행된 부동산투자회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리츠투자가 지역발전과 지역상생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역상생리츠 제도를 도입했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발생된 수익을 나눠주는 부동산투자회사다. 지역상생리츠는 지역발전 등 공익을 위하여 특정 지역 주민에게 청약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국토교통부장관이 인정하는 경우에는 부동산투자회사가 청약의 자격을 따로 정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지역상생리츠를 제도적으로 구체화 한 것은 서울시다. 시는 지난달 관련 용역을 발주하며 '서울동행리츠' 사업에 착수했다. 시민이 공공개발 주체로 참여해 안정적인 수익을 공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시가 구상 중인 리츠 사업은 운영단계에서 공모를 통해 시민들이 주주로 참여해 수익을 나누는 구조다. 시 관계자는 “개발 사업이 진행되는 투자단계나 건설단계는 워낙 리스크가 많아 사업이 좌초되거나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며 “준공 후 수익이 안정화되는 운영단계에서 수익을 나누는 구조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동행리츠는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등이 지분의 51% 이상을 확보하는 공공참여형 사업구조를 중심으로 할 예정이다. 최소 연 6%의 안정적인 배당을 목표로 한다. 시민 청약 규모는 리츠 자본금의 30% 내외를 기준으로 한다. 시범적용 검토 사업지는 용산과 서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B9 부지 복합개발사업은 총 사업비 약 2조5000억원 규모다. 코레일과 SH공사가 공동으로 시행중인 도시개발사업 지구중 SH가 직접개발을 검토 중이다. 5월부터 구체적인 금융구조설계와 리츠출자자 활성화 방안을 수립해 2027년 민간 출자자모집에 착수하고, 공사가 마무리되는 2033년 경 시민 공모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초구 양재동 소방학교 부지는 당초 있던 소방학교가 있던 자리로 현재는 비어있다. 비어있는 부지에 공공시니어 주택과 문화여가, 커뮤니티를 조성하고자 대상지 공모형 민간투자사업(BTO)방식을 적용해 사업 추진하고 있다. 서초 부지는 지난해 11월 공모를 이미 시작해 현재 민간제안자가 사업계획을 구체화하는 과정에 있다. 이르면 연내 민간투자사업 최초제안서를 접수 받고, 2027년 민간투자사업 관련 검토절차 등을 거쳐 2028년 착공이 목표다. 시설이 준공될 것으로 예상되는 2033년에는 시민 공모가 가능해질 예정이다. SH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자금조달 목적으로 리츠를 활용하고 있다. SH는 2020년 도시재생사업을 촉진하는 리츠를 최초로 시행했다. 주택도시기금과 공동으로 1800억원을 조성해 '공간지원리츠'를 개발했다. 공간지원리츠는 저층주거지나 쇠퇴한 상권지역 등 서울 낙후지역의 도시재생 사업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다.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조성되는 시설을 선매입하여 저렴하게 사용자에게 다시 공급하는 방식이다. 민간사업자가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해 건설·개량한 시설을 선매입할 수 있기 때문에 민간기업이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할 경우 초기 자금부담이 줄어들고 건설할 시설의 판매처도 확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간지원리츠 1호 사업은 천호1 도시환경정비사업 지역에서 매입한 오피스텔(147가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1호 사업은 주거 261가구, 비주거(근린생활시설·오피스) 19가구가 포함된 6개 사업장에서 시행됐다. 현재 사업 자산 매입이 완료돼 전 사업장이 운영 중인 상태다. 1호사업은 시에 지정된 47개 도시재생활성화지역이 우선 대상이 됐으나 현재 3곳 진행됐고 그 외 3개 지역은 정비사업지역 등이다. HUG는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에 주택도시기금의 출자·융자와 HUG 보증부 PF대출을 지원하고있다. 임대리츠의 자본을 모을 때 정부는 우선주로, 민간사업자는 보통주로 참여하는 구조다. 융자지원의 경우, 기금융자지원은 주택도시기금이 저렴한 금리로 빌려주고, 민간융자지원은 일반 시중은행에 대출을 받기위해 HUG가 보증을 지원해준다. 특히 HUG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2014년 박근혜 정부가 도입한 기업형 임대주택 뉴스테이(공공지원 민간임대)를 기반으로 한다. 주택도시기금과 민간사업자가 자본금을 출자하고, 임대리츠를 설립해 공동 운영하며 주변 시세의 90% 이내에서 8년 이상 장기 임대를 제공하는 구조다. 대표 사례인 위스테이 지축은 539가구 규모 협동조합형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이다.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은 입주 이후 8년이 지나면 임대가 종료된다. HUG는 지난달 19일 리츠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토지임대부와 협동조합형 임대리츠 등 다양한 임대주택 모델의 사업화 범위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리츠라는 자금조달구조로 저렴한 가격에 서민 주거를 공급하려면 필연적으로 비용을 치러야 한다. 수익성과 공공성이 부딪히는 지점은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임대 기간이 끝날 때다. 임대리츠의 지분을 보유한 건설사 등 민간 투자자들은 임대 종료 이후 주택을 시세만큼 비싸게 분양하고 싶어 한다. 반면 입주민들은 싼 가격에 분양 받아 계속 거주하길 원한다. 분양전환을 앞둔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임차인들이 원하는 것은 안정적인 임대 연장 운영이다. 최근 광주 광산구 임차인들의 고분양가 반발 집회와 위스테이 지축 입주민들의 임대 연장 요구가 있었다. 지난달 20일 광주 광산구의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임차인들은 임대기간 만료를 앞두고 입지 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분양가를 제시하고 있다면서 계약 연장을 호소했다. 위스테이 지축의 입주민들 역시 지난달 19일 최인호 HUG 사장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임대 연장 운영을 요청했다. 이에 최 사장은 “임대 연장 운영이 제도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리츠의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수익성과 공익성의 충돌은 초기자산을 매입하는 진입단계에서도 문제가 된다. SH가 시행하는 공간지원리츠 1호는 2020년 도입됐지만, 2호는 올해 1월 최초 출자해 사업 추진을 준비 중이다. 도시재생 공간지원리츠가 1호와 2호 사이에 5년의 공백을 겪은 배경에 대해 SH 관계자는 지방공기업법 개정을 들었다. 지방 공기업법이 개정되면서 전문기관의 출자 타당성 검토를 거치느라 적기에 사업 수행이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서울 자산가격 급등으로 인한 세제도 장벽이다. SH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서울 자산 가격 급등으로 공시가격 9억 이하 주택 매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리츠라는 자금조달 수단은 있지만 종합부동산세 부담 때문에 살 수 있는 자산이 제한된 것이다. 구도심은 서울 중심에 위치해있는 경우가 많아 이곳을 매입하면 종부세 부담이 커져 리츠 수익성이 악화된다. 공공리츠가 지역이익을 공유하고 서민주거수단을 뒷받침하려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임대 연장 운영이 제도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리츠의 사업 구조 고도화가 필요하다"며 “적기에 출자를 하기 위해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공공부문 리츠 종부세 면제 등 제도개선이 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 생태계] 백년전 도시문제 해법 ‘센트럴파크’ 여전히 유효한 이유는

조성된 지 20년이 넘어가는 서울숲은 뉴욕 센트럴파크를 표방했을 만큼 오늘날 센트럴파크는 전세계 공원의 이상향이다. 센트럴파크를 설계한 프레더릭 로 옴스테드는 19세기 중후반 뉴욕에 마차가 다니던 시절에 도시가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시 한복판에 있는' 공원을 설계하면서 공원이 주는 여유의 감각이 도시의 확장이 가져오는 부작용을 제어할 수 있으리라고 믿었다. 옴스테드의 문제의식이 아직도 유효한 지금, 에너지경제신문이 책 『공원의 탄생』 저자인 신명진 서울대환경계획연구소 선임연구원을 만나 센트럴파크 조성 배경과 시사점 그리고 앞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녹지공간의 모습에 대해 들어봤다. 옴스테드는 조경이라는 영역을 개척하고 현대 공원의 출발점인 센트럴파크를 설계한 인물이다. 조경에 머물지 않고 도시와 사회문제를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원, 선원, 농부, 저널리스트 등 다양한 경험을 하며 영국과 미국 남부를 여행하며 도시와 공원을 바라보는 시야를 얻었다. 그는 1857년 센트럴파크 사업의 감독관을 맡았고 이듬해 센트럴파크 설계공모전에 건축가 캘버트 복스와 함께 출품해 당선됐다. 1873년 완공된 센트럴파크는 대형 도시공원 모델로서 전세계로 전파됐다. 옴스테드는 인위적인 것을 줄이고 개입을 최소화해 있는 그대로의 환경을 보전하는 것을 중시했다. 인간의 개입이 일어나지 않은 대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영구적으로 쾌적한 자연을 재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태도가 특징이다. 옴스테드가 센트럴파크를 설계하던 19세기 중반 뉴욕은 아수라장이었다. 신 박사는 “당시 도시는 사람 살 곳이 못된다는 표현이 정확하다"고 말했다. 도시로 사람들이 모이면서 위생문제가 가장 심각했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사용인을 두고 깨끗한 상태를 유지했지만 일반 사람들은 그렇지 못했다. 공공에서 사람을 고용해서 청소를 한다는 개념, 즉 '미화원'의 개념이 처음 등장하던 시기였다. 오염이 심각해지자 물과 공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위생에 대한 개념과 맞물려 신경증에 대한 관심도 싹트던 시기였다. 지금만큼 정신병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는 않았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정신병적 증상이 아픈 상태라는 대중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다. 당시에 스트레스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지만 옴스테드는 사람들이 도시에 살면서 서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봤다. 그는 매일 같이 타인들과 스쳐가면서도 동시에 다른 이들과 공통의 경험을 갖지 못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다. 옴스테드는 도시인들에게 편안함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공원을 통해 사람들이 심적으로 완화하는 기회를 가지고, 그것이 사람들이 온화하고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봤다. 신 박사는 이를 보고 코로나 시기를 떠올렸다. 그는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할 수 있는게 없던 시기에는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며 “센트럴파크가 만들어질 당시엔 치료법 등이 대중화되지 않았고 정보전달도 빠르지 않았기 때문에 상황이 비슷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센트럴파크는 맨해튼 주민들에게 전경으로 기능하기보단 언제든 가서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고 오는 일상적인 공간이 됐다. 공원이 길쭉하게 뻗어 여러 입구로 진입이 가능했고, 큰 공원이라고 해서 전체를 다 돌 필요도 없다. 옴스테드는 사람들이 사회적이고, 힘을 들이지 않는 형태의 여가 활동을 선호하고 그것이 공원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봤다. 공공이 그런 공간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휴식을 취할 기회는 항상 소수에게만 돌아갈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 위해서 '공원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그는 영국 리버풀 일대를 여행하면서 찾았다. 그가 방문했던 버컨헤드 공원이 특이한 점은 시민들이 세금으로 만든 곳이라는 점이었다. 공원 내에 필지를 넣어 들어와서 살 수 있도록 선분양으로 비용을 충당하기도 했다. 세금으로 조성한 곳이다보니 시민들이 편안하게 다닐 수 있었고 옴스테드는 이런 점에 놀랐다고 했다. 공원을 조성할 때도 소유권과 관리 문제가 연결되면 아무나 공원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기반 시설이 갖춰져있지 않아 생기는 문제들을 타파하기 위해 여러 정책들이 우후죽순으로 나왔다. 1850년대에는 뉴욕만이 아니라 많은 도시에서 공원 운동(Public Park Movement)을 벌였다. 공원을 만드는 것을 법제화한 것이다. 센트럴파크 법도 이때 만들어졌다. 신 박사는 “프라이빗한 공간이 아니라, 세금으로 공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있었다"며 “퀸즈나 뉴저지 같은 곳에 가서 숨을 돌릴 수도 있었지만, 당시에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노동자들은 일당을 포기하고 가기 어려우니 도시에 숨돌릴 공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옴스테드는 도시의 확장을 예상했다. 그가 본 도시의 확장은 결국 문화적 힘에 의한 것이었다. 도시와 시골의 절대적인 차이는 위생적이고, 잘 정돈된 길을 걸어 스스로 학교·도서관·예술을 접할 일상의 기회에서 비롯된다고 봤다. 산책이 당시에는 매우 사교적인 행위였다고 한다. 확장되는 도시에서 옴스테드는 “공원의 목적이자 정당성을 사람들의 마음에 영향력을 끼치고 이를 통해 도시의 삶을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간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이상을 그리는 사람이었다. 앞으로 어떤 녹지공간이 필요한가에 대해 신 박사는 다양한 형태의 공원들이 존재해야한다고 봤다. 오늘날 도시에서 센트럴파크같은 대규모 공원 부지를 찾기는 쉽지 않다. 이미 개발이 많이 진행돼 도시 구조가 공간적으로도, 거버넌스 차원에서도 훨씬 복잡해진 상황이다. 용산공원 이야기가 매번 나오는 이유도 그만큼 큰 공간이 서울에 없기 때문이다. 신 박사는 이미 만들어진 도시에서 녹지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선형공원이 효율적이라고 봤다. 한강공원도 선형공원 중 하나다. 그럼에도 땅 위에 나무 심고 벤치 놓는 일반적인 공원의 틀을 깨는 사례들이 나온다. 뉴욕 하이라인의 경우 원래는 뉴저지에서 신선한 우유와 고기를 배달하던 공중 철길이었으나 자동차의 발달로 폐철도가 됐다. 방치된 철길 위로 바람에 날려 온 흙이 쌓였고 그 위에 풀이 자라자 시민단체들이 이곳에 공원을 만들어야겠다고 한게 시작이다. 땅이 아니었던 곳이 땅이 된 케이스다. 베를린의 쥐트겔렌데 자연공원은 보행편의를 생각하지 않은 공원이라는 점에서 독특하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자연이 숲을 우거지게 두는 방식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서울 청계천의 경우 고가도로를 허물고 녹지공간이 아니었던 것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공원과는 달랐다. 물을 순환하는 시스템에 대해 자연스러운 생태가 아니라고 하는 의견들도 있지만 청계천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편 공원이 조성됨에 따라 그린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불거지는건 과거나 현재나 동일했다. 공원조성이 지가 상승을 유발해 저소득층과 소상공인이 내몰리는 현상은 과거보다 더욱 심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신 박사는 “옴스테드가 차도 없고 이제 막 철로를 두던 시절에 살았을지라도 도시가 마주한 문제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며 “그린 젠트리피케이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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