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 박스권 상단 재시도…업종·종목 간 온도 차는 ‘확대’

미국과 한국 증시가 다시 한 번 갈림길에 설 전망이다. 연말을 앞두고 글로벌 유동성 환경은 완화 쪽으로 기울고 있다. 하지만 지수 상승이 곧바로 전면적 랠리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번 주 시장의 초점은 '오르느냐'보다 '무엇이 오르느냐'에 맞춰져 있다. 이번 주 미국 증시는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지나며 정책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됐지만, 연말 랠리를 자극할 변수들은 오히려 단기에 집중돼 있다. 올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선물·옵션 동시만기가 겹쳐 있고,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내년 1분기 내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하 등 글로벌 유동성 흐름은 완화 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산타랠리의 지속 여부는 결국 물가 지표가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의 시선은 정책 방향보다 물가와 이벤트에 더 집중되고 있다. 김승혁 키움증권 글로벌리서치 연구원은 “마이크론(AI 메모리)과 페덱스(물류) 등 핵심 기업 실적을 통해 AI 투자 지속성과 실물 경기 흐름을 동시에 가늠하는 한 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투자 사이클이 여전히 유효한지, 실물 경기 둔화 신호가 확산되고 있는지가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앞서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2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는 기술주 중심의 조정을 받으며 약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45.96포인트(0.51%) 하락한 4만8458.05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3.59포인트(1.07%) 내린 6827.41을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398.69포인트(1.69%) 급락하며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 시장에서는 브로드컴의 실적 발표 이후 나온 전망 코멘트가 투자심리를 흔든 것으로 해석했다. 브로드컴은 AI 매출 성장세는 유지되고 있지만, 비(非) AI 매출 대비 총마진이 낮다는 점을 언급하며 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기대를 일부 낮췄다. AI 투자가 확대되더라도 수익 구조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기술주 전반으로 차익 실현 압력이 번진 모습이다. 엔비디아 H200 칩을 둘러싼 중국 변수도 여전히 남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H200의 중국 수출 허가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실제로는 중국 정부 승인 절차와 사용 목적에 대한 소명이 필요하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텐센트 등 중국 빅테크의 수요는 확인되고 있으나, 규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알리바바의 AI 에이전트 'Qwen'은 공개 테스트 23일 만에 월간 활성 이용자 수 3000만 명을 넘어섰다. AI 애플리케이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AI가 인프라 투자를 넘어 서비스와 소비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기술주 내에서도 실적과 수익성이 검증되는 종목 중심의 선별 흐름이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 증시는 지난주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하며 다시 전일 고점 돌파를 시도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2일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코스피가 상승 마감했고, 외국인도 장 막판 순매수로 전환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회복 흐름이 나타났고, 코스닥은 바이오를 축으로 반도체 소부장, 2차전지, 로봇, 엔터 등 기술주 전반에서 반등이 이어졌다. 증권가는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가 기술적 반등 국면에 들어섰다고 본다. 낙폭을 빠르게 만회한 만큼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기관 중심의 저가 매수 기조가 이어질 경우 박스권 상단 재시도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평가다. 특히 코스피는 반도체 중심의 실적 가시성이 하방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업종·종목 간 온도 차는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을 중심으로 한 기술주 반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증권가는 단기 테마보다는 실적과 현금흐름이 확인되는 종목 중심의 선별 장세를 예상한다. 지수보다는 종목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는 구간으로, 반등 이후에도 변동성 장세가 반복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확장 국면에서 지수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유동성 재확장으로 지수의 상승 가능성이 높더라도 기업 선별 전략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향후 AI 산업은 반도체라는 B2B를 넘어 B2C로 확장될 것이고, 스페이스X 상장 기대로 우주 관련 산업까지 신성장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확장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재, 헬스케어 업종의 부각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주간증시] FOMC 대기 속 강보합 전망…실적 상향·수급 회복 주목

이번 주(8~12일)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주요 글로벌 기업 실적 발표를 앞두고 관망 속 강보합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국내 기업 실적 추정치 상향은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꼽히는 반면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과열 논란과 연말을 앞둔 차익 실현 수요는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5일) 코스피 지수는 그 전주 대비 173.46포인트(4.42%) 오른 4100.05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12.07포인트(1.32%) 상승한 924.74를 기록했다. 코스닥은 정부 정책 기대감에 지난 4일 장중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증권가는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3850~4200포인트를 제시했다. 한국시간으로 11일 새벽 발표되는 FOMC 결과를 전후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나, 전반적인 지수 흐름 자체가 훼손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달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88%대 후반까지 반영돼 있다. 다만 미국 정부 셧다운 여파로 10~11월 고용지표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부재한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경우 단기 조정 가능성도 거론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지표 3개월 평균 기준으로는 일자리가 6만3000명 늘어나 연초 대비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이며 경제활동참가율이 연초 수준으로 오른다면 실업률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며 “9월 고용 증가 폭이 양호했지만 여전히 고용시장 둔화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연준이 데이터 부재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이는 금리 인하 취소가 아니라 시점이 지연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2026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129조6000억원까지 높아졌고, 반도체 업종을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 전망치 역시 17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나 연구원은 “통상 4분기에는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상향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이익 모멘텀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대형주 중심 매수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가운데 이번 주 FOMC를 앞두고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증시도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포함한 대형주 중심으로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되며 강보합권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을 이탈한 시점부터 저가 매수를 재개한 상황이며,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한 기관 수급과 연기금의 순매수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은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고용지표가 소폭 개선된 가운데 이번 주 FOMC를 앞두고 시장 전반은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주에는 브로드컴 실적과 FOMC가 예정돼 있는 만큼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공개될 점도표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주요 기술기업 실적도 시장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번 주에는 오라클과 어도비를 시작으로 브로드컴, 마이크론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나 연구원은 “연말까지 AI 인프라 투자 모멘텀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AI 소프트웨어와 피지컬 AI 분야로 관심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FOMC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금리 인하 여부보다 점도표와 파월 의장의 발언을 통해 확인될 중장기 통화정책 경로"라며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저가 매수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주간증시] FOMC 앞두고 숨 고르는 증시…금리·AI 변수에 촉각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지난주 국내 증시는 소폭 상승했다. 구글이 출시한 제미나이 3.0이 우호적인 평가를 얻으면서 AI 모멘텀 회복 기대감도 부각됐다. 이번 주 증시는 12월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준의 통화정책 컨센서스와 글로벌 유동성 흐름에 따라 방향성이 갈릴 전망이다. 다만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FOMC 이후로 미뤄지면서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금요일 코스피 지수는 3926.59로 마감했다. 주 초반 3908.70으로 출발한 것에 견줘 17.89포인트 올랐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대되면서 코스피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연준 이사들은 12월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았다. 또한 차기 연준 의장으로 금리 인하를 강하게 주장하는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장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기대감이 한층 강화됐다. 인공지능(AI) 모멘텀도 증시 상승을 뒷받침했다. 구글이 최근 출시한 제미나이 3.0이 시장에서 긍정적 평가를 얻으며 알파벳을 중심으로 AI·반도체 투자심리도 회복했다. 제미나이 3.0 개발에 활용된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메타가 구글 TPU 도입을 논의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관련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특히 TPU에도 HBM이 탑재된다는 점에서 국내 반도체 업종 전반에 우호적인 수급이 유입됐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는 한 주간 매도 우위를 보이며 지수 상단을 제한했다. 11월 24~28일 기준,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2조1609억원, 1조3411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3조332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9월과 10월에 13조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연간 누적 순매수로 전환했지만, 11월 들어 14.5조원을 순매도하며 사상 최대 규모로 팔아치웠다. 9월 이후 외국인 수급은 IT 업종,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몰려있다. 9월과 10월 외국인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순매수 대금은 8.7조원이고, 11월 순매도 대금은 10.9조원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외국인 자금이 추세적인 매도로 이어질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계 자금이 과거 6개월 이상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는 구간은 항상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이하의 원화 강세 시기였다"며 “미국계 자금 입장에서 원화가 약한 상황에서 추세적인 국내 주식 비중 축소의 이득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의 지속 여부, AI 버블론 확대 여부, 국내 경제지표 결과가 상승·하락 요인을 가를 전망이다. 먼저 하락 요인으로는 FOMC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꼽힌다. 연준 내부에서도 금리 인하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21일 연준 내 실질적 2인자로 불리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단기적으로 “금리를 추가 조정할 여지가 남아 있다"며 매파적 기조를 내비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 발언 이후 시장에서 12월 금리를 25bp 내릴 가능성은 30%에서 28일 84%로 뛰었다. 다만 일각에선 최종 투표에서 동결과 인하가 6:6으로 맞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투표권이 있는 위원들 발언을 종합하면 6:6이 될 수 있기 때문에 1일에 있을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이 중요하다"며 “사전 토론에서 6:6이 나오면 파월 의장의 협상 능력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AI버블 논란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1~2일 엔비디아가 주요 AI학회에서 발표에 나서고 AMD, 램 리서치, 아리스타 네트웍스 등이 'UBS 글로벌 테크 & AI 컨퍼런스'에 참석한다. 5일 열리는 마이크로소프트(MS) 주주총회에서 AI 투자와 비용 관련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여 기술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반면 상승 요인으로는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거론된다. 1일부터 연준의 양적긴축(QT) 중단이 본격화하며 시장 유동성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수출·GDP 등 국내 지표가 견조하게 나오면 외국인 수급 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셧다운 종료 이후 미 재무부의 일반계정(TGA) 방출은 '정부 재정지출→지급준비금 확대→레포 시장 유동성 여력 증가'로 이어져 단기 수급을 구조적으로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주간증시] 금리·AI 불확실성 속 변동성 확대…코스피 3700선 지지 시험대

인공지능(AI) 버블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지난주 국내 증시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엔비디아 실적 호재가 하루 만에 소멸된 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진 영향이다. 이번 주 증시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금리 불확실성과 AI 밸류에이션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3.79%(–151.59포인트) 하락한 3853.26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3838.46까지 밀리며 3850선을 내줬다. 20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로 4000선을 회복했던 지수는 하루 만에 다시 4000선 아래로 내려왔다. 코스닥 역시 3.14% 내린 863.95로 마감했다. 지난 한 주 동안 양대 지수는 약 6% 하락했다. 엔비디아의 호실적이 전해졌음에도 AI 고평가 우려는 하루 만에 되살아났다. 미국 기술주가 일제히 조정을 받으면서 외국인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된 영향이 컸다. 엔비디아를 둘러싼 부담 요인도 재차 부각됐다. 매출채권이 231억달러에서 334억달러로 크게 늘어 대금 회수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전체 매출의 61%가 상위 네 개 고객사에 집중된 점 역시 리스크로 지목된다. 이 같은 구조적 취약성은 AI 밸류에이션 부담을 키우며 단기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준 고위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면서 시장은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보다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스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와 마이클 바 이사는 최근 물가 압력을 고려할 때 성급한 금리 인하는 적절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고, 리사 쿡 이사는 자산가격이 고평가돼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직접 언급했다. 미국 고용지표도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했다. 9월 비농업 고용은 11만9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지만, 7·8월 수치는 총 3만3000명 하향 조정됐다. 실업률도 전월보다 0.1%포인트 오른 4.4%를 기록했다. 여기에 연방정부 셧다운 영향으로 10월 지표 발표가 늦어지면서 금리 판단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 커진 상태다. 글로벌 증시 역시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금리 인하 시점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심리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외국인 이탈과 금리 불확실성, AI 밸류에이션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뚜렷한 매도 기조를 보이고 있다. 21일 하루 동안 외국인은 2조85000억원 이상을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집중된 점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 들어 AI 투자 수혜가 집중된 종목군일수록 차익 실현 압력이 커지고 있어 기술주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다만 지수 하단은 비교적 견고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10.7~10.9배로, 지난 7~8월 박스권에서 지지를 형성했던 10.6배와 유사한 수준이다. 현 기준 주당순이익(EPS)에 PER 10.6배를 적용할 경우 코스피는 약 3805포인트 수준에 해당한다. 당시 지수가 10주 이동평균선을 하회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3770선 부근에서도 하방 경직성이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강하지만 개인 수급이 바닥을 지지하고 있는 점도 단기 낙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실적 전망 역시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BNK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3분기 KOSPI200 영업이익은 78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내년 코스피 순이익 전망치를 297조2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직전 주 295조8000억원에서 상향된 수치로, 이익 모멘텀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BNK투자증권도 중기 전망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단기 조정으로 이어지고는 있으나, 내년 글로벌 경기 정상화 국면을 고려하면 이익 상향 흐름이 지수 회복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제시됐다. 그럼에도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연준 인사들의 긴축 기조 유지, 셧다운 여파로 지연된 10월 지표 확인, 엔비디아를 비롯한 기술주 실적의 질적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다만 지수 하단이 뚜렷해지고 실적 모멘텀이 강화되는 만큼, 불확실성 해소 국면에서는 수급 개선과 함께 지수 반등 여지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병행되고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하가 아닌 동결이 될 가능성도 존재하나, 동결의 근거가 셧다운 영향으로 인한 데이터 부재라면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 금리 불확실성은 셧다운 종료 이후 발표되는 미국의 물가와 고용 데이터가 공개되기 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주간증시] 코스피 4000선 간신히 방어…엔비디아 실적·FOMC 의사록 분수령

▲코스피 지수가 4000선을 겨우 방어한 가운데, 해외 반도체 기업 실적 발표와 미국 연준의 금리 향방이 이번 주 시장의 방향성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CRAISEE(크레이시) 미국 셧다운 종료, 3차 상법 개정안 기대감, AI(인공지능) 버블 논란, 연준(Fed)의 금리 동결 전망 등이 뒤섞인 가운데 코스피가 4000선을 가까스로 방어했다. 다음 주에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 공개가 시장 방향성을 가를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지수는 4011.57로 마감해 한 주 동안 1.46% 올랐다. 10일 4000선을 회복한 뒤 13일 4170.63까지 상승했지만, 14일에는 외국인이 하루 2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지수가 3.81%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2.41% 상승했다. 한 주 동안 개인은 1조8705억원, 기관은 4156억 원을 사들였고 외국인은 2조3499억원을 팔아치웠다. 14일에도 개인이 3818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지지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445억원, 239억원 순매도했다. 임정은·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셧다운 공식 해제에도 지역 연은 총재들의 매파적 발언과 경제지표 불확실성이 이어지며 12월 금리 인하 확률이 50%대로 낮아졌다"며 “기술주 과열 논란과 맞물려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AI 기업들의 실적 과대계상 우려와 현금흐름 약화 이슈가 부각되는 가운데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가 실적 부진으로 급락하면서 국내 대형 반도체에서도 차익 매물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범위를 3900~4250으로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글로벌 유동성 확대, 3차 상법 개정안(자사주 소각 의무화),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꼽았고, 하락 위험으로는 금리 인하 기대 약화와 AI 버블 논란을 지목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소득 분리 과세 최고세율 25% 잠정 결정, 대형 증권사 IMA 인가 등 정책이 점진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다음 주에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논의가 더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자본시장 개선 흐름이 벤처·중소기업 투자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고, 자사주가 많은 금융주와 지주사, 성장산업 내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장 관심은 오는 20일(한국시간) 발표될 엔비디아 실적으로 쏠리고 있다. 최근 AI 고밸류 논란 속에 반도체 중심으로 조정이 이어진 만큼 엔비디아의 전망 제시가 투자심리 회복을 이끌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키옥시아 실적 발표 이후 AI 투심이 더욱 후퇴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는 반전을 모색할 분기점이 될 수 있다"며 “AI 모멘텀 회복 여부가 엔비디아의 매출 성장률·마진 개선과 향후 가이던스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날 공개될 FOMC 10월 의사록 역시 주목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셧다운 영향으로 10월 경제지표가 일부 누락될 가능성이 있어, 데이터 없이 정책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연준 위원들이 금리와 물가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가 한층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나 연구원은 “셧다운 종료 이후 물가와 고용지표 발표가 이어지면서 시장의 금리 민감도가 커질 수 있다"며 “최근 연준 위원들이 물가 우려를 강조한 만큼 향후 물가 지표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는 연말로 갈수록 정책 모멘텀과 유동성 환경이 맞물려 순환매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연구원은 “과열이 일정 부분 해소된 이후에는 기존 주도주이자 실적 기반이 견조한 반도체·조선·방산 업종의 비중 확대가 가능하다"며 “지주·금융 등 배당 업종은 정책 기대감이 연말까지 유효하지만, 가격 급등 여부에 따른 종목 선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주간증시] ‘AI 버블’에 흔들린 증시…단기 과열 해소 국면 진입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주 하락 마감했다. 인공지능(AI) 버블 논란과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대규모 차익 매물이 나온 영향이다. 이번주 증시는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불확실성을 이어갈 전망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 코스피 지수는 3일 4123.36으로 시작해서 7일 3953.76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종목에서 외국인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이번 주 코스피는 하락세가 컸다. 미국발 'AI 버블' 우려와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3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2.78%(114.37포인트) 오른 4221.87까지 올랐다. 엔비디아가 한국에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 26만장을 공급한다는 소식 등 'AI 동맹' 모멘텀이 이어지며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1만전자', '62만닉스'를 달성했다. 4일부터 대형 반도체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코스피는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날 코스피는 100.13포인트(2.37%) 내린 4121.74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5%대 하락하며 전날 상승분을 반납했다. '검은 수요일'이 된 5일 코스피는 2.9% 하락했다. 장중에는 최대 6.2%(253.9포인트) 내리며 3900선을 밑돌다가 반등해 가까스로 4000선을 지켰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사이드카는 주가가 급등락할 때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적으로 멈춰 시장 과열을 막는 장치다. 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72.69포인트(1.81%) 내린 3953.76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AI 투자 거품 논란 재점화, 미국 일자리 급감 소식, 연방준비제도의 매파적 발언(통화 긴축 선호) 등에 간밤 뉴욕증시가 급락하면서 하방 압력을 받았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메가 이벤트 종료 후 호재 공백과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 등 불확실성이 차익실현 매도 명분으로 작용했다"며 “특히 (4일) 팔란티어 실적 발표에서 AI 밸류에이션 부담이 재부각됐고 마이클 버리의 공매도 베팅 소식도 기술주 충격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보면, 최근 6개월 동안 이른바 '바이 코리아(Buy Korea)'에 나서면서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매도로 돌아섰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순매수를 이어가며 코스피 지수 하단 방어에 집중했다. 지난 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7조2806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7조4601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994억원을 사들였다. 지난 주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은 SK하이닉스(3조7151억원), 삼성전자(1조5028억원), 두산에너빌리티(4372억원), 네이버(4372억원), 한화오션(1901억원) 순이다. 지난 주 개인 순매도 상위 종목은 SK하이닉스(2조4475억원), 삼성전자(1조5005억원), 두산에너빌리티(6010억원), 네이버(4582억원), LG씨엔에스(2466억원) 순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불확실성 소재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 단기 과열 해소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중 한차례 급한 변동성을 경험한 상황에서 다양한 불확실성 소재들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어 즉각적인 기존 상승 속도 재진입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과 고용지표 불안, AI와 관련된 버블 논란 등 다양한 요인이 투자 심리 위축을 유발하고 있어 상승 탄력 둔화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진혁 연구원은 “예탁금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개인들의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AI 밸류체인 실적 발표나 미국 셧다운 종료 등 호재가 대기하는 동안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개인 수급이 하단을 받쳐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에는 12월 금리 인하 결정에 영향을 줄 미국 물가지표 발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에 고용시장 불안까지 겹치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 위축을 부추겼다. 10월 말 FOMC 기자회견에서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긴축 선호) 이후 연방준비제도 내부에서 금리 인하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하며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금리 인하 확률은 65.1%로 여전히 동결보다 인하 가능성이 높지만 한 달 전 81.9%보다 낮아진 상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발표될 10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시장 컨센서스대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한다면 12월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코스피 지수가 AI버블 논란과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지난주 하락 마감했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면서 이번주 증시 불확실성이 이어질 전망이다./CRAISEE(크레이시) 최태현 기자 cth@ekn.kr

[주간증시] 관세 타결·AI 협력 훈풍…‘오천피’ 향한 여정 이어진다

국내 증시가 지난주 사상 첫 4000포인트(p)을 돌파한 데 이어 10월 마지막 거래일에는 410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관세·투자 협상이 타결되면서 불확실성이 완화됐고,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으로 기술 협력 모멘텀까지 맞물리며 외국인 매수세가 강화됐다. 증권가는 '악재 소멸 구간 진입'이라며 '오천피(코스피 5000)'까지 이어질 상승 여력을 전망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인 31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4.2% 상승한 4107.5에 거래를 마쳤다. 그간 순매도 행진이던 개인이 4조640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430억원 순매수, 기관은 4조720억원 순매도했다. 이번 랠리의 배경에는 지난달 29일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관세 및 대미 투자 합의가 있다. 양국은 ▲상호관세 및 자동차·부품 관세율을 15%로 인하하고 ▲의약품·목재 제품에 최혜국 대우(15%)를 적용하며 ▲항공기 부품·제네릭 의약품 등 미국 내 생산이 어려운 품목에는 무관세를 부여하기로 했다. 반도체는 대만과 유사한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 부문에서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금융패키지에 합의했다. 1500억 달러는 조선업 협력을 통해 진행되고, 나머지 2000억 달러는 연간 200억 달러(약 28.4조원) 상한으로 집행된다. 산업은행·수출입은행이 정부 보증채 발행을 통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계획으로, 환율 변동성 완화 효과도 기대된다. 조선업 협력의 경우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MASGA)'로 추진된다. 한국 조선사들이 투자와 함께 보증에 참여하며, 장기 선박금융이 포함돼 자금 부담을 최소화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핵추진 잠수함 연료 공급 요청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건조 승인으로 화답한 점도 상징적이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1440원에서 1425원 수준으로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였다. 증권가는 외환시장 안정세가 지속될 경우 코스피의 오천피 여정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관세 협상은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핵심은 '관세 불확실성 해소'다. 한국 기업들이 일본 등 경쟁국 대비 불리한 조건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자동차 등 일부 업종의 주가 상승을 제약해왔는데, 이번 합의로 그 부담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하나증권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미 투자금 지급 방식과 자동차 관세 인하 등 핵심 쟁점이 구체화되면서, 한국 경제와 증시를 압박해온 악재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유동성 확대와 인공지능(AI) 산업 호황, 정부의 친시장 기조가 맞물리며 외국인 순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AI·반도체 협력 확대도 증시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는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기대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젠슨 황 CEO와 삼성전자, 현대차그룹 회장 간 회동 속 한미 기술 협력 모멘텀이 국내 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현재 엔비디아는 한국을 주요 AI 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내 주요 기업과의 HBM, 자율주행, 로보틱스 분야의 협력 확대가 가시화될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연구원들은 정상회담의 상징성은 크지만, 관세 인하와 투자 합의의 세부 이행이 남아 있다는 점도 짚었다. 이벤트 효과가 단기적으로 소멸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KB증권은 공동성명서와 HS코드 등 구체적 조항이 공개되지 않아 실제 시행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2000억 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가 기업 실적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번 주 증시의 관전 포인트는 '정책 실행력'이 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관세 해소와 AI 협력 모멘텀에 힘입어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겠지만, 구체적 법안 제정과 투자 이행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상승 탄력은 둔화될 수 있다. 다만 하나증권이 전망한 대로 유동성 확대와 외환 안정 흐름이 이어질 경우, 코스피의 4100선 안착은 '중간 기착지'에 불과할 수 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주간증시] 코스피 4000 눈앞…APEC·FOMC 앞두고 숨 고르기

코스피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4000 고지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주 지수는 기관의 대규모 순매수에 힘입어 3940선을 돌파했고, 이번 주에는 APEC 정상회의와 FOMC를 앞두고 단기 숨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증권가는 조정이 오더라도 실적과 유동성이 정방향으로 움직이는 만큼, 이를 매수 기회로 삼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92.70포인트(5.14%) 오른 3941.59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코스닥도 같은 기간 2.74% 상승했다. 직전 거래일인 24일에는 2.50% 급등하며 단숨에 3940선을 돌파, '4000포인트'까지 1.48%(58.41포인트)를 남겨뒀다. 지난 주 상승을 이끈 주체는 기관이었다. 기관 투자자는 한 주 동안 1조1418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5650억원, 7475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과 대내외 투자환경 개선, 신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기대감이 맞물리며 지수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3650~3950선으로 제시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25bp 인하 가능성을 98.9%로 반영하고 있다"며 “제롬 파월 의장의 완화적 발언을 고려할 때 유동성 우호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원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무역수지 개선 등을 감안하면 되돌림 가능성이 있다"며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외국인 수급도 다시 순매수로 전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움직임을 경계하면서도, 조정 국면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진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을 위한 촉매가 필요하다"며 “APEC을 앞두고 미중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높고 리스크 해소가 기본 시나리오"라고 분석했다. 한편,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는 한미 관세 협상이 핵심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나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투자 분할안을 수용할지가 관건"이라며 “미국이 한국 기업의 투자 협력을 필요로 하는 상황인 만큼 결국 분할 수용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주 유망 업종으로 △반도체(삼성전자) △증권(키움증권) △지주(두산) △AI 소프트웨어(LG CNS) △자동차(현대차) 등을 꼽으며 “수출 호조와 풍부한 국내 예탁금 유동성을 고려할 때 단기 조정 시 비중 확대가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주간증시] 3700 넘은 코스피, 숨 고르기 돌입할까…단기 조정에도 ‘강세 기조’는 유지

국내 증시가 사상 처음 3700선을 넘어섰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종목의 강세와 한미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다만 단기간 급등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질 수 있어 단기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음 주에는 미국 빅테크 실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결정, 중국 경제지표 발표 등 굵직한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이번 주(10월 13~17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3.83% 상승한 3748.89포인트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반도체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 86조 원, 영업이익 12조1000억 원으로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돌며 한 주간 3.71% 올랐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8.76% 상승하며 전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코스닥은 0.11% 하락해 보합권에 머물렀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8863억 원, 6658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강세장을 견인한 반면, 기관은 1조8000억 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증시로 '머니무브'도 가속화하고 있다. 3차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 돈이 옮겨갈 거란 기대에 금융주가 강세였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이 80조 원을 돌파해 2021년 '동학개미운동' 당시 고점(77조9000억 원)을 넘어섰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10월 20~24일) 코스피 예상 밴드를 3550~3850선으로 제시했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 기대감과 상법·세법 개정 논의,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과 미중 무역 불확실성은 하락 요인으로 지적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단기간에 3700포인트를 돌파했다는 점에서 차익실현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화 메시지 이후 완화되긴 했으나 APEC 정상회의 전까지는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도 존재한다"고 짚었다. 이어 “그러나 주주환원 확대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고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양적완화(QT) 종료 시사 등 연준이 완화적 통화정책 스탠스를 보인다는 점에서 현재 장세는 구조적 강세장"이라며 “단기 조정 있더라도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다음 주는 각국의 주요 경제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20일에는 중국 3분기 GDP와 10월 대출우대금리(LPR)가 발표되고, 23일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24일에는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공개된다. 또한 테슬라, GM, IBM, 인텔 등 미국 빅테크 실적 발표가 이어지며 글로벌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3분기 GDP는 낙관하기 어렵지만 오히려 4중전회에서 정책 기대를 키울 수 있고, 한국도 부양책 강도와 비례하는 우호적 영향을 예상한다"며 “위험자산 및 인공지능(AI)으로의 머니무브가 진행되면서 단기 변동성을 촉발함에도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미 관세협상도 다음 주 주목받는 변수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한국과 관세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고 밝히며, APEC 재무·구조개혁장관회의(20~24일)에서 합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협상이 타결되면 자동차 등 관세 부담이 큰 업종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나정환 연구원은 “한국이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합의가 이뤄질 시 원화 약세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국내 정치권의 움직임도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재검토 및 자사주 의무소각 법안을 논의 중이다. 시장에서는 주주환원 강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과열 국면에서 무리한 매수보다는 조정 시점에 분할매수로 접근할 것을 조언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급등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만큼 예상치 못한 변수에 시장이 민감해질 수 있다"며 “추격매수보다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구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IT 하드웨어 등은 중장기 성장 모멘텀은 유효하나 조정 후 진입이 바람직하다"며 “방산, 조선, 이차전지, 철강, 금융, 헬스케어 등 실적 대비 저평가된 업종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지역은행 부실 우려가 단기적으로 불안 심리를 키울 수 있지만, 대형은행의 건전성이 양호한 만큼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할 가능성은 낮다"며 “오히려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가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주간증시] 코스피, 연휴 이후 ‘AI 반도체 랠리’ 주도…강세장 이어진다

국내 증시가 추석 연휴 이후 글로벌 증시의 랠리를 뒤따르며 강세장을 연출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전력 인프라 업종이 상승을 주도했고,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코스피는 3600선에 안착했다. 다만 환율 불안과 셧다운 리스크, 반도체 쏠림 현상 등 복합적인 불안 요인도 여전히 시장에 공존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휴 직후인 지난 10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1.73% 상승한 3610.60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는 3617.86까지 올라 역대 최고치를 새로 쓰기도 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2974조6464억원으로 직전 거래일인 2일 대비 52조4200억원 증가했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1조622억원 순매수하며 증시를 끌어올렸다. 미국의 셧다운 우려에도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로 투자심리가 개선됐고, AI 기술주 중심의 랠리가 국내 반도체 업종으로 확산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에도 불구, 통화정책 완화 기대, 인플레이션 헤지 심리, AI 기술주 랠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주식, 금, 비트코인 등 전반적인 자산시장의 랠리가 전개됐다"며 “긴 연휴 이후 개장한 코스피는 이런 글로벌 증시 상승 흐름을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코스피 상승을 이끈 주역은 단연 반도체였다. 오픈AI가 지난주 국내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발표한 데 이어, 미국 반도체 설계업체 AMD(Advanced Micro Devices)와 6기가와트(GW) 규모의 대형 AI 칩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는 AMD 지분의 10%에 해당하는 워런트(신주인수권)가 포함돼 있어,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 확대에 대한 기대가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다. AMD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삼성전자가 대표적인 수혜주로 부각됐다. 엔비디아의 최신형 AI 칩 'GB300'에도 삼성전자의 HBM3E가 탑재됐고, SK하이닉스 역시 차세대 HBM4 제품에서 사양 상향 요청을 받는 등 국내 메모리 업계 전반에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부활(Resurgence)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업황 회복 기대를 높였다. 한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기술 혁신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핵심 조건으로 'AI 칩, 전력, 로봇' 세 가지를 꼽으며, 향후 성장 축이 이 영역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 내부로 들어가면 온도 차가 뚜렷하다. 반도체·전력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상승 종목보다 하락 종목이 많고, 체감 상승 폭도 제한적이다. 실제로 10일 코스피 내 상승 종목이 270여 개에 불과한 반면, 하락 종목은 600개를 웃돌았다. 정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420원대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3분기 실적 시즌과 미국 셧다운 장기화 가능성 등 거시 리스크가 공존하고 있다"며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할 경우, '에브리띵 랠리'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코스피의 상승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 증시의 AI 중심 강세장이 지속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종이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월간 외국인 주식 순매수와 미국 나스닥,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월간 수익률 간 상관관계는 올해 4월 이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이는 미국 반도체주가 오를 때 외국인 자금이 한국 시장으로 유입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이 미국의 AI 투자 밸류체인 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도 코스피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AI 인프라 확대와 글로벌 유동성 확장은 국내 반도체 업종에 직접적인 수혜를 제공하며, 외국인 매수세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달러 수급 측면에서 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질 수 있지만, 이를 주식시장의 새로운 악재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불확실성이 높아졌음에도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AI 관련 투자 모멘텀이 코스피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더 크기 때문이다. 다만 한미 간 관세 협상 난항과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업종 간 차별화가 확대되며 향후 시장은 선택적 상승 구도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김 연구원은 “미국이 한국에 원하고 있는 반도체와 전력, 조선 등의 보호무역 무풍 수출주의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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