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봉사동물 입양률 22%, 그럼 나머지는?…“의료비 국가가 지원해야” [멍예퇴직④]

은퇴 국가봉사동물의 의료비 지원과 재활·입양을 연계하는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관련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지난 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지만,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시행령과 예산, 지원센터 운영방식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24년 은퇴한 국가봉사동물 284두 가운데 입양된 동물은 64두로 약 22%에 그쳤다. 사단법인 지속가능발전연구소 '마침표'는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여야 국회의원들과 함께 '봉사동물 입법 촉진 및 지원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회정책포럼'을 열었다.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은 군견·경찰견·탐지견·구조견·소방견 등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왔지만 은퇴 이후에는 헌신에 걸맞은 제도적 지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은퇴견 284두 중 64두만 입양…고령·대형견 의료비 부담 이영 마침표 이사장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활동 중인 국가봉사동물은 약 1106두다. 같은 해 284두가 은퇴했지만 입양된 동물은 64두로 약 22%에 그쳤다. 이 이사장은 “저먼 셰퍼드와 말리노이즈, 래브라도 리트리버 등 대형견이 많고 통상 8세 전후에 은퇴해 관절질환 등 건강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거환경이 아파트 중심인 데다 동물 진료비가 비급여 중심이라는 점도 입양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았다. 기관별 격차도 컸다. 이 이사장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관세청 탐지견의 입양률은 68.1%였다. 그는 관세청이 입양 전 주거환경을 확인하고 입양 후 상담·사후관리까지 하는 민간분양 체계를 운영하는 반면 일부 기관에는 은퇴견을 전담하는 인력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법안소위 넘었지만…“시행령·예산이 진짜 시작" 지난 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전체회의에서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와 국회 본회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개정안에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봉사동물이 보호·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담겼다. 또 은퇴 국가봉사동물 지원센터의 설치 근거도 마련됐다. 이 이사장은 법안이 최종 통과되더라도 후속 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이 굉장히 많이 통과되지만 현실 생활에 어떤 영향도 못 주는 법이 정말 많다"며 “법을 현실에서 작동하게 하려면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행령과 예산 등을 구체화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이사장은 “국가봉사동물 정책 전문가 협의회를 중심으로 시행령에 담을 의료·시설·재활 등 세부 내용을 준비하고, 내년부터 실행 가능한 사업을 위해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지원체계가 마련되기 전까지의 공백을 민간이 일부 보완하는 지원체계도 가동된다. 이날 전국대학동물병원장협의회와 하림펫푸드, 인터펫코리아, 라함은 은퇴 봉사견을 입양한 핸들러를 대상으로 의료비와 사료·용품 등을 지원하는 협약을 맺었다. ▲은퇴 국가봉사견 사료 및 의료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사진=이소현 인턴기자) “보호소 아닌 중간기지로"…지원센터 기능·입지도 쟁점 이 이사장은 지원센터가 은퇴견을 장기간 수용하는 보호시설이 아니라 일반 가정으로 입양되기 전 치료·재활·사회화 훈련을 제공하는 '중간 스테이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원센터가 해야 할 역할로 재활, 사회화 훈련, 트라우마 치료, 입양 연결, 치료 등을 꼽았다. 센터의 접근성 문제도 반복해서 제기됐다. 토론에 참가한 박현종 반려마루 센터장은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고, 봉사활동을 와서 은퇴 봉사동물들과 교감하면 입양률도 자연스럽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기왕이면 센터는 수도권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농림축산식품부 이연숙 동물복지정책과장도 “일반 국민들의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혹은 대도시 인근으로 입지를 희망하고 있다"며 “지자체들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센터 운영방식을 놓고 현장 의견은 엇갈렸다. 김철현 소방 구조견 핸들러는 “구조견과 핸들러의 1대1 관계가 강하고 운용 규모도 크지 않다"며 기존 기관과 핸들러 중심 관리에 무게를 뒀다. 반면 최재용 검역 탐지견 핸들러는 “현역견과 은퇴견을 함께 관리하면 은퇴견의 관리 우선순위가 밀릴 수 있다"며 “통합센터의 전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연숙 과장은 “센터에 대한 경험과 신뢰를 먼저 쌓아야 한다"며 단계적으로 운영한 뒤 안정화되면 통합 수준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가장 큰 부담은 의료비"…'동물보훈병원'까지 제안 연성찬 전국대학동물병원장협의회장은 “현실적으로 가장 큰 부담은 의료비"라고 강조했다. 서울시 야생동물센터장을 맡고 있는 연 회장은 “환경부 야생동물 구조관리센터가 야생동물 구조·치료 비용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 회장은 환경부 2026년 중앙정부 관련 예산이 약 48억원, 지자체 분담 예산까지 포함하면 약 160억원 규모라고 설명했다. 연 회장은 이어 “현재 전국 10개 대학동물병원이 봉사동물 진료비를 50% 감면하고 있다"며 “법이 시행되고 예산이 마련될 때까지 지원 수준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연 회장은 '국가동물보훈병원'을 제안했다. 사람의 중앙보훈병원과 유사하게 국가를 위해 활동한 봉사동물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기관을 만들자는 것이다. 연 회장은 급성기 치료와 재활, 장기요양 등을 맡는 동시에 봉사동물에 특화한 최상위 3차 의료기관으로 국가동물보훈병원을 육성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소현 인턴기자

국가에 헌신한 은퇴견 돌봄비용 ‘100만원’ 지원…월간이 아니라 연간 [멍예퇴직②]

➀ 은퇴 국가봉사견 70%, 입양되지 못해 ② 턱없이 부족한 입양자 '돌봄 비용' 지원 ③ 국가봉사동물에게 국가가 할 수 있는 일 “데려온지 6개월이 채 안 됐을 때 금강이가 크게 아팠어요. 진드기에 감염돼서 죽을 뻔했죠. 치료 비용만 수백 만원일거에요. 저는 수의사라 직접 주변에서 진료를 도와줘 부담은 적습니다. 다만 일반 분들이 키우려면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 것 같아요." 제주도에 거주하는 서종필 씨는 재작년 11월, 공군 은퇴견 '금강이'를 입양했다. 수의과대학 재학 시절, 공혈견이나 실험견을 접하면서 여건이 될 때 은퇴한 봉사견을 꼭 입양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있었다. 20년을 기다렸던 만남이었다. 금강이는 공군 후보견이였지만, 고관절이 좋지 않아 훈련과정에서 탈락해 공군 교육견으로 2년을 근무했다. 이후 민간 입양을 통한 새 가족을 기다렸지만, 2년간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다 서 씨를 만났다. 오래 기다린 인연인만큼 금강이는 서 씨네 가족의 소중한 가족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서 씨는 금강이의 건강이 악화되는 게 나날이 체감된다고 한다. 서 씨는 “데려올 때부터 고관절이 안 좋은 건 알고 있었지만, 지난 해 검사를 통해 앞다리 쪽 팔꿈치에 주관절 이형성증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말했다. 해당 질병은 저먼 셰퍼드가 겪는 대표적인 유전병 중 하나로, 관절 특정부위에 비정상적인 힘이 집중되게 되면 골관절염이 진행된다. 자라온 환경에 따라 심화하기도 한다. 민간 입양자의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4월 1일부터 군견과 경찰견, 탐지견, 119구조견 등 은퇴견의 입양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입양자가 보험 가입과 진료, 미용, 사회화 교육 등에 비용을 먼저 지출한 뒤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실제 지출액의 60% 범위에서 최대 연간 100만원을 환급받는 방식이다. 예산이 소진되면 사업이 조기에 마감될 수도 있다. 동물병원과 보험사, 사료장례업체의 할인도 제공된다. 정부 협력 동물병원에서는 건강검진과 진료비를 30% 할인하고, 참여 보험사는 보험료를 최대 20% 낮춰준다. 그러나 해당 지원이 실제 은퇴견 입양자의 부담을 충분히 덜어줄지는 미지수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5년 반려동물 양육현황 조사에 따르면 개 한 마리를 기르는 데 드는 비용은 월평균 13만5000원이다. 서 교수 역시 사료비와 간식비에만 한 달 10만~20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단순히 연간으로 환산해도 정부의 최대 지원액 100만원을 넘어선다. 더욱이 은퇴견은 대부분 대형견이거나 노령·질환을 안고 입양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 부담은 평균보다 훨씬 크다.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마취제와 약물 사용량이 늘고, 검사와 수술 이후 이동·재활 과정에도 추가적인 돌봄이 필요하다. 특히 입양 직후부터 정밀검사나 치료가 필요한 사례도 적지 않다. 지원 방식이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제도는 입양자가 진료비 등을 먼저 부담한 뒤 실제 지출액의 일부를 환급받는 구조다. 정밀검사나 수술처럼 목돈이 드는 치료는 비용 전액을 우선 결제해야 하며, 지원 한도를 초과하거나 환급 대상이 아닌 비용은 모두 입양자의 몫이다. 서 씨는 의료비가 가장 큰 부담인 만큼, 의료비 지원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일정 금액을 일괄 지원하기보다 지자체가 지정한 수의대 동물병원에서 우선 진료를 받은 뒤 비용을 사후 정산하는 방식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은퇴견도 지속적으로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고, 입양자의 경제적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를 위해 현장을 누비던 인명구조견이 은퇴하면 돌봄의 무게는 민간 입양자의 일상으로 옮겨간다. 박애경 한국애견협회 사무총장이 수행한 논문 「은퇴한 인명구조견 관리 실태 및 지원체계 제안을 위한 통합 연구」에는 은퇴견과 함께 살아가는 입양자들의 현실이 담겼다. 국내 은퇴 인명구조견 입양자가 100명 안팎인 가운데 41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조사 결과 입양자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어려움은 '비용 부담'이었다. 5점 만점(가장 큰 어려움)에 평균 4.12점으로 나타났다. 재활관리의 어려움은 3.83점, 건강관리의 어려움은 3.54점으로 뒤를 이었다. 박 사무총장은 “연구하면서 만난 입양자들은 건강관리와 재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비용 부담이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비용과 건강관리, 재활 문제가 서로 분리돼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사무총장은 또 “척추질환으로 거동이 불편해진 은퇴견을 돌보는 사례도 확인했다"며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배변을 도와야 했고,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계속 자세를 바꿔줘야 했다"고 설명했다. 아픈 은퇴견을 돌보는 데에는 병원 진료비만 드는 것이 아니다. 입양자의 하루 역시 은퇴견의 건강 상태에 맞춰 재편된다. 정해진 시간에 약을 먹이고 배변을 보조하며, 근육이 굳거나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수시로 몸을 움직이고 자세를 바꿔줘야 한다. 밤중에 통증을 호소하거나 스스로 자세를 바꾸지 못하면 보호자도 여러 차례 잠에서 깨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박 사무총장은 “눈에 보이는 병원비와 약값뿐 아니라 보호자가 돌봄에 투입하는 시간과 노동, 일을 쉬거나 외출을 포기하면서 발생하는 기회비용까지 살펴야 한다"며 “정부 지원도 직접적인 의료비에만 머물지 않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보호자의 돌봄 부담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은퇴견 입양자를 국가가 채용한 사회복지사와 같은 존재로 대한다. 매달 관리비를 지급하며 질병이 생기면 진료비도 국가가 별도로 부담한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경찰견 관리 행정규칙에 따르면 더 이상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경찰견은 기존 핸들러나 다른 경찰관, 퇴직 경찰관의 가정에서 생활할 수 있다. 이때 경찰기관과 보호자는 별도의 동물보호계약을 체결한다. 이에 은퇴 경찰견의 소유권도 보호자에게 넘기지 않고 주정부가 계속 유지한다. 또한 주정부는 보호자에게 은퇴 경찰견을 돌보는 데 필요한 관리보조금을 매월 선지급한다. 규정상 금액은 한 달에 25.57유로로, 우리 돈 4만2000원 정도다. 보호자는 최소 연 2회 은퇴견을 경찰기관에 데려가 건강과 생활 상태를 확인받아야 한다. 국가가 비용을 지원하는 대신 은퇴견이 적절한 환경에서 보호받고 있는지도 지속해서 살핀다. 특히 국내와 다르게 은퇴견에게 질병이 발생했을 때는 수의진료비를 월 관리보조금 안에서 해결하도록 하지 않는다. 치료 사실과 비용이 확인되면 주정부가 진료비를 별도로 부담한다. 평소 들어가는 관리비와 갑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의료비를 분리한 것이다. 독일의 은퇴견 입양 지원은 월 25.57유로라는 금액에 국한하지 않는다. 은퇴견을 가정으로 보낸 뒤에도 국가는 소유권을 유지하고, 보호자와 계약을 맺으며, 관리비와 질병 진료비를 지속해서 부담한다. 입양을 국가 책임의 종료가 아닌 새로운 돌봄 관계의 시작으로 보는 것이다. 국가봉사견의 노후를 민간 가정에서 책임지게 하기 위해 입양자 역시 국가의 돌봄 파트너로 대우하는 것이다. 한국은 보호 장소가 가정으로 바뀌면 개인이 모두 감당해야 한다. 사료비와 의료비, 돌봄 노동까지…. 고해람·길나현·이지민 인턴기자

‘만기전역’ 10마리 중 7마리…가족을 찾지 못했다 [멍예퇴직➀]

➀ 은퇴 국가봉사견 70%, 입양되지 못해 ② 턱없이 부족한 입양자 '돌봄 비용' 지원 ③ 국가봉사동물에게 국가가 할 수 있는 일 “작년에 예랑이랑 같이 제주도로 입양이 확정됐었는데, 갑자기 허리가 안 좋아져서 입양을 못 갔어요. 그때 같이 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죠. 나이도 많아서 사실상 앞으로 입양은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재작년 군견 생활을 마치고 은퇴한 '윤지'(래브라도 리트리버). 올해로 2년째 반려마루 여주에 머물고 있다. 반려마루는 경기도가 운영하는 반려문화 복합시설이다. 반려견 훈련, 구조동물 보호를 맡고, 반려동물 놀이터 등 문화시설을 운영한다. 반려마루 관계자에 따르면, 윤지는 이곳에 오기 전 탐지견으로 살아왔다. 지난 5일 에너지경제신문이 만난 윤지의 눈가와 입가에는 그간 세월을 말해주듯 검은 털 사이로 하얀 털이 듬성듬성 나 있었다. 윤지는 재작년 또다른 군견 '예랑'이와 함께 입소했다. 둘은 함께 제주도로 입양 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윤지만 입양이 좌절됐다. 입양 확정 후 허리디스크와 척추층만증을 판정받아 당장 입양을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시설은 경과를 지켜본 뒤 윤지를 입양 보내기로 입양자와 결정했다. 그러나 1년 넘게 건강이 회복되지 않자 입양자는 결국 윤지 입양을 포기했다. 반려마루 관계자는 “지금은 건강이 많이 좋아져 뛰어다니기도 하지만 통증이 심했을 때는 허리를 못 굽혀서 잘 걷지도 못 하고, 배변 활동도 하지 못 했다"며 당시 윤지의 상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특수한 환경을 많이 돌아다녀야 하는 환경이다 보니 일종의 직업병에서 오는 병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견사 한 켠엔 훈련사들이 윤지를 위해 마련한 '미니 침대'가 자리해 있었다. 현재 반려마루에 남겨진 은퇴견은 모두 세 마리다. 지난 3월 다른 은퇴견 세 마리가 민간에 입양되면서 윤지는 올해 3월 입소한 말리노이즈 품종 '담비' '담보'와 함께 시설에 남겨져 있다. 군견, 경찰견, 마약탐지견 등 국가봉사견은 대부분의 견생을 국가를 위해 근무한다. 하지만 은퇴 이후에는 시설에 머무는 경우가 흔하다. 사단법인 마침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장애인 보조견을 제외한 국가 소속 봉사 동물은 총 1천 마리가 조금 안된다. 그러나 국내 국가봉사견 민간 입양률은 22%에 그친다. 10마리 가운데 7마리는 가정에 가지 못 한 채 생을 보내고 있다. 반려마루 관계자는 “작년에 국가봉사견들의 은퇴 후 현실이 공론화되기 시작하면서 입양 문의가 간혹 있긴 했지만 선뜻 입양까진 이어지지 않았다"며 “밖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특수 견종이고, 기존에 군에 있었다는 사실 탓에 다가가기 쉽지 않아 하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민간 가정에서 군견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는 군견에 대한 일반인의 선입견이 장벽으로 작용한다. 대표적인 선입견으로 중대형견 특성에 따른 왕성한 활동량, 군견 훈련으로 인한 공격성, 낮은 사회성이 주로 꼽힌다. 실제 은퇴 군견의 모습은 어떨까. 같은 날 서울시 동대문구의 또다른 반려견 교육센터 '도그어스플래닛'에서 '유라'를 만났다. 8년 간 근무한 후 만기 전역한 13살 유라는 은퇴 이후 4년간 군 내에서 지냈다. 유라와 센터의 만남은 육군 훈련소의 요청으로 시작된 재적응 교육 훈련이 계기가 됐다. 이후 은퇴 군견 보호에 관심이 생긴 김효진 도그어스플래닛 대표는 당시 군에 가장 오래 머물러 민간 입양이 어려울 수 있겠다고 판단한 유라를 육군과 협의하에 센터로 데려왔다. 기자가 만난 유라는 민간인들이 가진 선입견과 다르게 사람에게 서스럼없는 모습이였다. 유라는 천천히 근처로 다가와 코를 들이밀었다. 이내 활발하게 뛰어놀던 소형견 무리로 향했다. 고령이라 친구들처럼 뛰어놀진 못했지만, 불편한 기색 없이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김 대표는 “군견은 적절한 재교육만 하면 일상에 적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갓 제대한 군인이 바뀐 지하철 노선도 낯설어 하는거랑 똑같아요. 그럼 다시 알려주면 되는거에요." 교육을 통해 작전에 필요한 역량을 극대화시킨 만큼 다시 훈련을 통해 변화한 사회에 대한 적응을 도울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선입견을 깨기 위해선 홍보를 넘어 일반인이 직접 교육 과정에 참여해보는 기회가 필요하다. 김 대표는 “입양 홍보도 중요하지만 육군에서도 이미 홍보 부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며 “사람들과 충분히 잘 지낼 수 있는데도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군견이 사회화가 어렵다는 오해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인들이 군견의 사회화 훈련에 직접 참여해 교감하는 기회가 많아진다면 군견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줄어들 것"이라며 일반인의 군견 핸들링 체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해람·이지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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