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여름휴가 시즌이 다가왔다. 7∼8월 바다·강·계곡 등 자연 피서지를,비롯해 수영장·워터파크 등 도심속 물놀이 피서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어른, 아이 가리지 않고 폭염을 피하는 데는 물놀이를 능가할 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놀이에는 물에 빠져 사망하는 익사를 포함해 충돌 부상, 발이나 피부의 손상 등 다양한 익수사고와 부상이 도사리고 있어 휴가객들은 주의해야 한다. 특히, 럭비공 같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어린 아이들의 물놀이에는 부모 및 보호자의 각별한 시선경호가 필요하다. 이미 지난 6월부터 때이른 폭염이 찾아온 탓에 벌써 전국적으로 익수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비가 많이 올 때는 야외가 미끄러운데다 계곡물이나 강물이 불어나고 유속이 빨라지므로 '순간 휩쓸림' 등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 전문의들은 익수사고를 막는 첫 번째 요소는 물놀이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익수사고를 당해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 수(전국 23개 병원 기준)는 총 685명이었고, 남자 496명(72.4%), 여자 189명(27.6%)으로 집계됐다. 전체 익수사고 환자 중 21.2%가 사망(익사)했고, 특히 70세 이상 익사 비율이 40.3%로 가장 높았다. 익수사고 장소는 야외·바다·강(51.5%)이 가장 많았고, △다중이용시설(워터파크·수영장 등) 25.4% △주거시설 10.7% △수중 운동시설(실내 수영장 등) 9.2%로 분류됐다. 발생시기로는 아무래도 8월(16.6%), 7월(15.9%) 여름휴가시즌에 사고율이 높았다. 나이별로는 9세 이하에서 발생 빈도(207명, 전체의 30.2%)가 가장 많았지만, △70세 이상 144명(21.0%) △60대 91명(13.3%) △50대 79명(11.5%)에서 보듯 50대 이상이 절반 가까이 차지해 고연령층의 무리한 물놀이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다. ◇ 익수사고 '9세 이하' 가장 많아…50~70대도 합치면 45% '절반' 차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여름철 휴가 기간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183건에 사망자 24명이었다. 사망 원인은 심장돌연사·익사·추락사(미끄럼) 등이었고, 익사 6건 중 5건이 '음주 후 물놀이'에 따른 익사였다. 행정안전부가 집계한 2017년 물놀이 사고 자료에서도 음주 수영이 익사 원인의 2위를 차지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물놀이 사고의 약 70%는 점심식사 뒤 일조량이 많을 때인 오후에 집중됐다. 물놀이 사고의 주요 원인은 부주의와 수영 미숙이 가장 많았고, 음주 수영이 그 뒤를 따랐다. 술을 마시면 혈관이 확장되고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 이때 물놀이를 위해 찬물에 들어가면 늘어났던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며 심장에 무리가 오고 심장마비가 일어날 수 있다. 수영하기 전에는 반드시 준비운동을 하고 구명조끼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물에 들어갈 때는 심장에서 먼 신체부분(다리→팔→얼굴→가슴 순)부터 천천히 들어간다. 강이나 계곡은 물이 갑자기 깊어지는 곳이 있으므로 특별히 주의해야 하고, △건강상태가 좋지 않을 때 △배가 고플 때 △식사 직후에는 수영을 하면 안된다. 호수나 강, 깊은 바다에서 혼자 수영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물놀이 도중 몸이 떨리고 소름이 돋으면서 입술이 파래지면 '저체온증'의 신호이므로 물놀이를 바로 중지하고, 물 밖으로 나와 큰 수건이나 옷 등으로 몸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이 같은 물놀이 기본수칙은 어른이나 아이나 마찬가지다. 물에서 빨리 나와서 대형 타월로 몸을 감싸거나 긴 옷을 입어 체온을 최대한 보호한다. 몸이 계속 덜덜 떨리고, 맥박과 호흡이 느리고 약해지며, 졸리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현장 의료진이나 안전요원에게 도움을 청한다. ◇ 워터파크 물놀이, 충돌사고 따른 뇌진탕·골절상 '조심' 질병관리청의 '어린이·청소년 물놀이 안전 가이드라인'을 보면, 물놀이 하는 아이들에게 잠금장치 없이 쉽게 벗겨지는 신발(샌들 등)은 상당히 위험하다. 물놀이 중 샌들이 벗겨져 물에 떠내려가면 아이들은 반사적으로 신발을 건지기 위해 물에 뛰어들기 때문이다. 아울러 어린이들은 배꼽 이상 물이 차는 곳에서는 물놀이를 하지 않도록 부모와 보호자들이 세심하게 지도하고 살펴야 한다. 워터파크에서 놀 때는 치아 손상을 잘 유발하는 충돌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충돌이나 미끄럼으로 넘어져 뇌진탕이나 골절상을 당하는 경우도 흔하다. 물놀이 사고에 대비해 유사시에 물에 빠진 사람에게 던져줄 수 있는 밧줄이나 물에 뜨는 기구를 준비해둔다. 어른들이 어린이들을 위해 먼저 물에 들어가서 바닥의 상태, 수온, 유속 등을 상태를 점검하고, 현장 구조요원과 의무실 운영 여부와 위치를 확인하고, 유사시에 긴급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도 알아두는 게 좋다. 아울러 물놀이 시설 안전장비의 작동 상태도 꼭 확인해 보자. 특히, 아이들이 즐겨 사용하는 공기 튜브는 바람이 꽉 찼는 지, 새는 곳이 있는 지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머리카락이 긴 사람은 물 속에서 젖은 머리카락이 시야를 가릴 수 있으므로 묶거나 수영모자를 쓴다. 물놀이 중에는 껌을 씹거나 사탕을 먹으면 노약자나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위험하다. 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하면 주위에 소리를 질러 알리고, 즉시 안전요원이나 119에 신고한다. 구조 경험이 없는 사람은 무모한 구조를 하면 안되며, 함부로 물에 뛰어들면 같이 위험해진다. 젖은 옷은 체온을 빼앗을 뿐 아니라 몸에 밀착해서 가슴의 움직임을 방해하고 인공호흡의 효과를 떨어뜨리므로, 처치를 계속하면서 젖은 의복을 벗기고 마른 의복으로 갈아입히거나 모포로 덮어준다. 맥박이 있다면 입안에 들어있는 이물질을 제거하고 머리를 젖힌 상태에서 공기를 불어 넣는 방식으로 인공호흡을 실시한다. 심장이 약하게 뛰거나 정지했다면 가슴압박을 계속한다. ◇ 수영장 눈병·피부병 조심, 귀 먹먹하면 중이염 가능성 수영장이나 워터파크 등 사람이 밀집하는 곳의 물은 오염의 위험성이 상당하다. 수영장 물 소독을 위해 사용되는 염소(CL)는 만성 결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경우 눈이 충혈되고 가려운 증상과 함께 때로는 통증을 느끼며 눈꺼풀이 무거워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토피 피부염이나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저농도의 염소 성분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안질환이나 피부질환자들은 수영장 이용을 피하고, 수영장 물에 자극받기 쉬운 만성 호흡기질환자나 아토피성 피부염 등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자들은 될 수 있으면 수영장 이용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영장 이용 후에는 깨끗한 물로 몸 구석구석을 청결하게 씻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물놀이를 다녀와서 귀가 가렵고 귓속에서 노란 진물이 나온다면 외이도염일 가능성이 크다. 외이도란 귓구멍 입구에서 고막까지 이르는 통로를 말한다. 급성 외이도염에서는 염증이 심해지기 전에 가려움증과 이충만감(귀에 뭔가가 꽉 차있는 듯한, 또는 막힌 듯한 느낌)이 생긴다. 만성 외이도염에서는 가려움증이 가장 특징적인 증상이다. 방치하면 중이염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귀를 만지거나 면봉 같은 것으로 쑤시면 피부의 상처가 커져 외이도염이 악화하기 쉽다. 물놀이에서는 수영모자를 쓰고, 귓속의 물을 잘 빼주고, 깨끗하게 씻는 것이 외이도염 예방의 3박자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