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이 3.0%로 소비자 물가 상승률(2.4%)을 웃돌자 정부가 업계에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해 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농식품 수급·생육 상황 점검회의'에서 “지난달 외식 물가가 3% 상승률을 기록했다"며 “식품·외식업계는 국민 물가 부담 완화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한 차관은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안정을 위해 업계와 소통을 강화해 애로사항을 발굴하고, 업계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과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외식업계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해 외국인 근로자 고용 조건을 개선할 방침이다. 현재 비전문 취업비자(E-9)를 받은 외국인 근로자는 100개 지역 내 한식 음식점에서만 고용할 수 있는데, 업종과 지역, 업력 기준을 완화하거나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식 물가 상승률과 달리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1.2%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대비 낮은 수준이었다. 한 차관은 “정부 정책에 대한 업계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식품기업들은 정부 요청에 따라 가격 인상률과 인상 품목을 최소화하거나 인상 시기를 연기해왔다. 또 제당업체는 이달부터 기업 간 거래(B2B) 설탕 제품 가격을 약 4% 내리기로 했다. 이에 정부는 식품기업 원가 상승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가공식품 원료 할당관세 적용 품목을 30개에서 37개로 확대했다. 지난달 농축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7.3% 올랐으나, 전달 대비 2.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 상황이 나아지며 배추, 대파 가격은 전달보다 각각 22.9%, 13.0% 떨어졌다. 한 차관은 “장·차관이 농식품 수급과 생육 상황을 현장에서 직접 챙기고, 여름철 기상악화 등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여름철 채소류 수급 안정을 위해 배추 2만3000t(톤), 무 5000t을 확보하고 배추 예비묘 200만주를 준비하기로 했다. 양파, 마늘, 건고추는 명절 수요 증가 등에 대비해 모두 1만4000t을 비축한다. 농식품부는 작년 생산량 감소로 사과, 배 가격은 여전히 강세이지만 조생종 사과가 출하되기 시작하면 가격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과일 가격 안정을 위해 바나나, 망고 등 수입 과일 10개에 오는 9월까지 할당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한 차관은 이와 관련 “올해 사과, 배 생산량은 평년 수준으로 지금 같은 가격 상승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현재 생육이 양호하고 과수화상병과 흑성병 발생 면적은 전체 재배면적 대비 0.15% 수준으로,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