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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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2025년 증원’ 받아들이나…전제조건 달았지만 긍정 변화

대통령실이 의사단체 추천 전문가가 절반 이상 참여하는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을 신설하겠다고 제안한 것에 대해 의료계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꽉 막혀 있던 의정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일지 기대된다. 의협은 추계기구 참여에 '2026년 감원 보장'이라는 전제조건을 달았지만, '2025년도 백지화'에 대해서는 포기할 수 있다는 여지를 둬 대화를 향해 한 걸음 다가섰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브리핑에서 전공의를 향해 “미안한 마음"이라며 사과 표현을 한 것도 우호적인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한몫했다. 의료계가 추계기구 참여라는 결단을 내린다면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여야의정협의체 구성에도 속도가 날 가능성이 크다. 다만, '2025년 증원 백지화'를 외치며 꼼짝하지 않고 있는 전공의들이 추계기구 참여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 의료계 “찬성"·“좋은 일"…연내 의사인력추계위 출범 1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 산하에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를 신설할 계획이다. 의료계의 각 직역이 추천하는 전문가들이 절반 이상 참여한다.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는 간호사·의사·치과의사·한의사 등의 분과별 위원회로 구성되며, 각각 전문가 13명이 들어간다. 분과별 위원회 위원 가운데 7명은 각 직종의 관련 단체가 추천하고 나머지 6명은 환자단체, 소비자단체 등 수요자 추천 전문가 3명과 관련 연구기관 추천 전문가 3명으로 구성된다. 정부의 발표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우호적인 반응이 나왔다. 의료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를 신설하겠다는 취지에 공감한다는 것이다. 적정한 의사 수를 도출하기 위한 과학적인 추계기구 설치는 의료계에서 지속해서 요구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의협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연합뉴스에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는 의협이 계속 요구했던 것"이라며 “추계기구를 통한 논의에 찬성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관계자 역시 “의료계의 요청사항이 많이 받아들여진 것 같고, 의료계 추천 인사를 절반 이상 하겠다고 했는데 그것도 좋은 일"이라며 “의료계가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의료계가 추계기구에 참여할지는 이달 중순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오는 18일까지 위원 추천을 받아 연내 위원회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 2025년 대신 2026년 집중하는 의협…복지장관은 “미안한 마음" 첫 사과 의협은 지난달 30일에는 그간 주장해 온 '2025년도 증원 백지화'와 관련해 한걸음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오전 발표한 입장문에서는 정부에 사과와 문명한 입장변화를 촉구하면서도 그동안 반복해온 '2025년도 증원 백지화' 주장은 하지 않았다. 같은 날 오후 브리핑에서는 2025년 증원 백지화를 포기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내비치기도 했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2025년도에 초래될 의대 교육의 파탄을 이제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2026년도부터는 감원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장해 달라"고 말했다. '2026년 감원 가능 보장'이라는 새로운 조건을 내걸었지만, 줄곧 주장해 온 '2025년도 증원 백지화'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의협은 지금이라도 (재논의가) 가능하다고 보지만 정부에서 안 된다고 하지 않나. 그러면 내년도 7500명 교육은 확정"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조규홍 복지장관이 환자와 환자 가족들을 향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전공의에게는 “미안한 마음"이라고 표현한 것도 대화 가능성을 높게 한다. 조 장관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환자와 가족분들께 의료 이용에 많은 불편을 드리고 있는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필수의료에 헌신하기로 한 꿈을 잠시 접고 미래의 진로를 고민하고 있을 전공의 여러분을 생각하면 매우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만약 의료계가 추계기구에 참여하기로 결심한다면 여당이 제기한 여야의정협의체 출범에도 속도가 날 가능성이 크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8월 26일 2026년도 의대 증원을 유예하자며 의료계에 대화를 촉구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의료계는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의료계에 협의체 참여 여부를 지난달 27일까지 알려달라고 했지만 참여하겠다고 답변을 한 의사 단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내년 증원 취소' 목소리 크지만, 사태장기화 부담…'수능 코앞' 현실론도 아직 대화론이 제대로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의료계 내에서는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출구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한 의사는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 정책에 찬성하지 않지만, 대화를 통해 물러날 때를 찾을 필요도 있다. 마음 편히 긴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전공의나 의대생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월 말 전공의들의 집단이탈 이후 의료 공백 상황은 7개월 넘게 계속되고 있지만, 의료계가 정부를 향해 쓸 투쟁 카드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 전공의와 의대생의 이탈 이후 이미 의대 교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했고, 의대 교수와 전공의들이 집단 휴진을 하기도 해 강경 카드는 대부분 사용했다. 이런 가운데 현장에 남은 의료진의 '번아웃'(탈진)은 심각한 상황이다. 일부 의대 교수들까지 이탈하면서 응급실과 배후진료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면서 '응급실 뺑뺑이'가 일상적인 뉴스가 됐다. 일부 의사들의 일탈 발언이 의사 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키운 것도 부담이다. 의사·의대생 커뮤니티에서 일부 의대생들은 국민을 '개돼지', '조센징'으로 부르고 “(환자들이) 응급실을 돌다 죽어도 감흥 없다" 등 패륜 발언을 해 비판이 쇄도했다. 의료계는 대화를 촉구하는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2025년 의대 증원 백지화'를 조건으로 내걸고 있지만, 이미 수시모집이 끝이 나고 11월 중순인 수능이 한달반 가량 앞으로 다가와 현실적으로 뒤집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 전공의 돌아올지 미지수…시민단체 “힘의 비중 균등하게" 우려도 대화를 여는 열쇠는 전공의에게 있어 보인다. 전공의들이 의료공백의 당사자인 만큼 전공의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의료계가 추계기구에 참여하고 의정대화가 시작돼도 수련병원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전공의들은 지난 2월 병원을 떠나며 제시한 7대 요구안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요구안에는 이번에 정부가 제시한 '과학적 의사 수급 추계 기구 설치'도 포함돼 있지만, 2025년도 의대증원 백지화를 의미하는 '의대증원 계획 및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전면 백지화'도 들어 있다. 전공의들의 이런 입장에 따라 의료계는 대화에 앞서 '우선' 현재 진행되는 의대 증원을 중단하는 게 먼저라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따라서 수급 추계기구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정부가 2025년 의대 증원을 백지화하지 않는다면 전공의나 의대생들이 복귀할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게 의료계의 중론이다.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관계자는 수급 추계기구와 관련해 “현재의 (의정갈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 같다"며 “추계기구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전공의나 의대생의 (미복귀)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가 과반 참여하는 수급 추계기구에 대해서는 그동안 특정 직역에서 입학 정원을 결정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지적해온 시민단체가 우려하는 상황도 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국장은 “사회적 논의를 위한 테이블을 마련하고 여기에 공급자와 수요자, 전문가 등이 고루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며 “보건의료정책의 최종 결정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뤄져야 하므로 논의 과정에서도 힘의 비중을 균등하게 배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시바, 아시아판 나토 등 ‘방위력 강화’ 추진…현실성은 물음표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뒤를 잇게 될 이시바 시게루 정권은 정책 방향에서 일부 변화를 추구하되 방위력 강화 방향은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신임 자민당 총재는 내달 초 소집될 임시국회에서 제102대 일본 내각의 총리로 선출된 뒤 새 내각을 발족하게 된다. 이시바 내각이 어떤 정책 노선을 취할지는 그가 이번 선거 과정에서 발언한 내용을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 아베 신조 정권 시절 쓴소리를 내며 '여당 속 야당'이라는 평가를 들어온 만큼 일부 변화는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방위력 강화는 아베 신조나 기시다 정권 못지않게 강하게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시바 총재가 선거 과정에서 내세운 키워드는 '안심과 안전'이었다. 일본 국민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국가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그는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기구) 창설, 일미 지위협정 개정, 자위대원의 처우 개선 등을 주장했다. 특히 아시아판 나토와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략을 받게 된 것은 나토 회원국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며, 다자간 지역안보 체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방위 분야에서 전문가로도 통하는 그는 당내에서 누구보다 방위력 확충을 강하게 주장해온 정치인이다. 이런 맥락에서 자위대의 헌법 명기 등도 지지해왔다. 그는 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 피해자 문제 해결책으로 평양과 도쿄에 상호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또 지진과 같은 재난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의 재난 대응 강화책으로 방재성 설립 의지도 밝혔다. 대만이나 이탈리아와 같은 나라는 대형 재해가 발생하면 일정 시간 이내에 푸드 트럭 등 재해민 지원 장비가 도착하는데 일본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도 했다. 세금 문제와 관련해서는 납세 능력이 있는 곳에 추가로 더 세금을 물릴 수 있다며,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나 고소득자의 소득세는 더 올릴 여지가 있다는 입장도 폈다. 에너지 정책에서도 재생 에너지 보급을 확대해 원자력 발전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며 기시다 후미오 정권과는 다른 기조의 정책 방향을 내비쳤다. 이시바 총재는 선거 기간 '4전5기' 도전에 나선 이유를 질문받을 때는 “총리 자리는 목적이 아닌 수단"이라며 “하고 싶은 일이 있기 때문"이라고 종종 말하면서 정책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그가 제시한 이런 정책이 얼마나 현실화될지는 아직 의문이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아시아판 나토 창설 주장에 “미국이 찬성할지도 의문이고 필리핀을 빼고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동조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어서 현실 가능성이 당장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제 분야만 해도 납세자 저항 등이 예상된다. 실제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집권 초기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부의 양극화를 해소하려는 듯한 '새로운 자본주의' 구호를 내세우며 부유층 금융소득 과세를 논의했지만, 증시 급락을 겪으며 궤도 수정을 한 바 있다. 게다가 이시바 총재는 주류 파벌 출신이 아닌 '비주류'라는 점에서 당내 지지 기반도 굳건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합뉴스

호주, 대형 석탄광산 3곳 운영 연장 승인…환경단체 “배신” 반발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 중 하나인 호주 정부가 3곳의 석탄 광산 운영 연장을 승인했다. 환경 단체들은 호주 정부가 겉으로는 강력한 기후 위기 대응을 말하면서도 석탄 채굴과 수출은 계속한다며 기후 위기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26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화이트헤븐 석탄의 나라브리 광산과 마하 에너지 오스트레일리아의 마운트 플레전트 광산, 애쉬튼 석탄 운영의 레이븐스워스 열탄 광산 운영을 앞으로 8∼22년 더 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호주 환경부는 이번 결정이 환경법에 따른 것이라며 탄광 운영 연장으로 인한 탄소 배출은 호주의 강력한 기후법에 따라 규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이트헤븐 측은 “고품질 열탄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세계 에너지 안보를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특히 고효율·저배출 석탄 화력 발전소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아시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탄소 배출 감축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는 노동당 정부 정책 기조와 반대된다. 노동당 정부는 강력한 기후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43% 감축하는 기후법을 지난해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호주 정부는 현재 가동 중인 16개 석탄 화력 발전소 운영 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수년 내 순차적으로 폐쇄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처럼 탄소 배출 감축 운동을 하면서도 석탄 채굴과 수출은 계속되고 있어 환경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노동당 정부는 이번 사례까지 총 7개 탄광 운영을 승인한 바 있다. 싱크탱크 오스트레일리아 인스티튜트는 이 3개 광산이 추가 운영 기간 총 14억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것이라며 이는 호주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3배라고 설명했다. 그린피스 호주 태평양의 조 라팔로비츠는 이번 결정이 기후 위기 상황에 대한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의 배신이라며 “전 세계가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기로 합의한 이 시점에 앨버니지 정부는 화석 연료 이익에 편승하기로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호주 정부에 따르면 호주의 화력 발전용 석탄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370억호주달러(약 33조6000억원)였지만 2026년 6월에는 연 280억호주달러(약 25조4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연합뉴스

오늘 본회의서 민생법안 처리…방송법 등은 재표결

국회는 26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70여개 민생법안과 비쟁점 법안을 처리한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딥페이크 성 착취물인지 알면서도 소지·시청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의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이 처리될 전망이다. 육아휴직 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배우자 출산휴가를 10일에서 20일로 늘리는 내용의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법' 개정안도 처리될 예정이다. 앞서 야당 주도로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됐다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로 다시 국회로 돌아온 법안들에 대한 재표결도 이날 이뤄진다. '방송 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과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등이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재표결에서 가결되려면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연합뉴스

[위클리 스마트] 두 번 접는 스마트폰 ‘대세’ 될까…삼성도 개발 한창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가 두 번 접는 형태의 이른바 '트리플 폴드' 스마트폰을 세계 최초로 출시한 가운데 삼성전자도 이 형태 제품 개발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두 번 접는 형태의 스마트폰 개발에 집중하며 출시 시기를 엿보고 있다. 두께를 줄이면서도 사용성은 높이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는 이미 2022년 안으로 두 번 접는 '플렉스G', 안팎으로 두 번 접는 '플렉스S'를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조만간 트리플 폴드 시장에서도 제조업체 간 대격돌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2019년 세계 최초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출시한 이후 폴더블폰 시장을 이끌어왔지만, 화웨이가 '메이트(Mate) XT'를 출시하면서 두 번 접는 스마트폰의 상품화는 선두를 빼앗겼다. 메이트 XT는 지난 7일(현지 시각) 사전 주문을 받기 시작한 지 사흘 만에 선주문량 360만 건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공식 판매가 시작되기도 전인 지난 19일에는 가격이 3배나 급등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 제품을 쫙 펼쳤을 때 액정의 최대 크기는 10.2인치, 두께는 3.6㎜이며 태블릿 PC와 모양이 비슷하다. 세 겹으로 접었을 때 두께는 약 12㎜ 정도로 추정된다. 가격은 1만9999~2만3999 위안(약 377~453만원)으로 초고가 라인에 속한다. 또 다른 중국 업체 샤오미도 중국 국가지식재산국으로부터 트리플 폴드 제품에 대한 특허를 취득하며 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2025년 출시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정작 2019년에 두 번 접는 디스플레이에 대한 특허를 획득한 애플은 현재까지 이 형태 제품에 대한 별다른 개발이나 출시 준비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트리플 폴드가 대세가 되려면 사용성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출시된 트리플 폴드는 기술력 자랑과 새로운 폼팩터(형태) 개척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며 “얼리어답터를 넘어 일반인 수요를 늘리려면 트리플 폴드가 꼭 필요한 이유, 즉 사용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폴더블폰 시장은 아직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고성장세를 보이며 정체를 겪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지난 1분기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이 310만 대로, 작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는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조사 결과가 이를 보여 준다. 화웨이는 이 기간 거대한 자국 시장을 무기로 점유율 35%를 기록해 줄곧 1위를 차지하던 삼성전자를 처음으로 제쳤는데, 트리플 폴드의 출시로 경쟁은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한편, 각국 업체들은 트리플 폴드 외에도 장롱처럼 여닫을 수 있는 형태의 스마트폰, 화면이 옆으로 늘어나는 슬라이드 형태의 스마트폰, 돌돌 말 수 있는 형태의 롤러블 스마트폰 등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다. 연합뉴스

예년보다 썰렁한 추석 극장가…경쟁작 없는 ‘베테랑 2’ 독주하나

올해 추석 연휴 극장가에선 굵직한 한국 영화들이 관객의 선택을 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모습을 볼 수 없을 전망이다. 극장가 성수기 중 하나로 꼽히는 추석에는 대개 3편 정도의 한국 영화가 맞붙어왔지만, 이번엔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 2'만 출격해 사실상 '빈집 털이'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영화계에 따르면 '베테랑 2'는 추석 연휴 직전인 다음 달 13일 극장에 걸린다. 영화계 관행처럼 굳어진 수요일 개봉 공식을 깨고 금요일 개봉을 택했다. 개봉 초기 흥행 흐름을 끊지 않고 14일부터 닷새간 이어지는 추석 연휴 기간 내내 끌고 가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 1천3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 '베테랑'(2015)의 속편이다.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서도철 형사(황정민 분)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박선우 형사(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이야기를 그린다. '베테랑 2'를 제외하면 추석 연휴 직전 개봉작 가운데 규모 면에서 중급 이상인 한국 상업영화는 전무하다시피 하다.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안녕, 할부지'와 가수 남진의 콘서트 영화 '오빠, 남진', 가족 드라마 '장손', 성소수자 딸을 둔 중년 여성의 이야기 '딸에 대하여' 등이 극장에 걸리지만, 폭넓은 관객층을 확보하기는 어려운 작품들이다. 연휴에 한국 상업영화가 자취를 감춘 이 같은 모습은 이른바 '텐트폴'로 분류되는 영화들이 잇따라 나오던 예년 추석 극장가 풍경과는 대조적이다. '베테랑 2'라는 강적을 피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각 배급사가 비슷한 시기 개봉을 피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베테랑 2'는 올해 한국 영화 라인업에서 최대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힌다. 1편의 영광을 등에 업은 데다 지난 5월에는 제77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됐다. 여기에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주가를 높인 배우 정해인이 새로 합류해 팬들의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베테랑 2'가 칸영화제에 갔을 무렵부터 추석에 개봉한다는 얘기가 있었고, 개봉 3개월 전인 6월에 개봉일을 발표했다"며 “이런 영화가 일찌감치 시장을 선점하고 홍보하는 상황에서 다른 배급사들이 신작을 꺼내 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전편이 9년 전에 나오긴 했어도 최근까지 유행어나 스토리가 회자할 정도로 관객에게 익숙한 작품"이라며 “이렇게 흥행이 확실시되는 큰 영화와 경쟁하는 건 모험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국 상업영화 3편이 한날 개봉해 출혈경쟁을 벌였다가 빈손으로 퇴장한 지난해 추석 연휴의 '학습효과'가 영향을 끼쳤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 연휴 직전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1947 보스톤', '거미집'이 한날 개봉하면서 극장가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지만, 세 편 모두 손익분기점도 넘기지 못하는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또 다른 배급사 관계자는 “두어 달가량의 여름 시장도 이젠 성수기가 아니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때에 이보다 기간이 훨씬 짧은 추석이나 설 연휴는 경쟁이 더 치열하고 관객도 예전처럼 많이 몰리지 않는다"며 “작년 추석은 6일이 연휴였는데도 3편 모두 실패했는데, 올해는 5일로 짧아져 더욱 성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 영화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등 외국 영화도 마땅한 경쟁작이 없어 최소 9월 말까지는 '베테랑 2'가 극장가를 독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영화는 개봉이 2주 남은 30일 예매 관객 수 6만2천여 명을 기록해 예매율 2위에 올라 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베테랑 2'가 최소 3∼4주간 흥행을 이어가고 입소문을 탄다면 10월 개천절(3일), 한글날(9일) 징검다리 연휴까지도 관객몰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빅테크 데이터센터 물 소비 급증…작년 미 전역서 2840억ℓ 써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거대기술기업)들이 인공지능(AI) 열풍에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면서 물 소비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센터가 밀집해 있는 미 버지니아주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이 지역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최소 18억5000만 갤런(70억ℓ)의 물을 사용했다. 이는 버지니아 북부에 있는 이른바 '데이터센터 앨리'(data centre alley)로 불리는 페어팩스, 로우던, 프린스 윌리엄, 파우키에 카운티 지역의 6개 당국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2019년 이 지역 데이터센터들이 11억3000만 갤런의 물을 소비했는데 4년 사이에 63.7%가 늘어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버지니아주는 최근 아마존이 래퍼해녹강에서 연간 최대 14억 갤런의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며, 페어팩스 카운티에는 현재 12건의 데이터센터 신청서가 계류 중이다. 리서치그룹 Dgtl 인프라는 지난해 미국 데이터센터 전체의 물 소비량은 750억 갤런(2840억ℓ)이 넘는 것으로 추정했으며, 이는 영국 런던의 4개월 소비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데이터센터는 물을 이용해 컴퓨터 장비를 냉각하는 한편 연료와 전력 발전 등에도 사용한다. 당국은 빅테크들이 취수지역에 피해를 주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일일, 월간 및 연간 한도를 설정하고 있지만 환경단체들은 이들 데이터 센터가 물 부족 지역에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MS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소비한 물의 42%가 '물 스트레스(부족)'가 있는 지역에서 나왔다고 말했으며, 구글도 담수 취수량의 15%가 물 부족이 심한 지역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통합가뭄정보시스템(NIDIS)에 따르면 버지니아주도 지난해 심각한 가뭄을 겪는 등 최근 몇 년 동안 기록적인 가뭄에 시달려왔으며, 현재도 주 대부분의 지역이 그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해 11월 데이터센터가 미국의 10번째 물 사용처라고 지적하고, 다만 빅테크들도 재생수나 재활용수를 활용하는 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선한 물 관리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사용량보다 많은 물을 지역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라고 언급하는 등 빅테크들은 물 소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점을 약속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연합뉴스

‘역대급’ 폭염에 ‘기후위기’ 체감…“이제 바꿔야 하지 않나요”

“원래 여름을 좋아하지만 올해 더위는 좀 너무하다 싶네요. 이제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올여름 한반도를 덮친 '역대급' 폭염에 그동안 막연하게만 느끼던 기후위기를 실감했다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4.3도에 달했다. 입추와 말복을 넘기고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한낮 체감온도가 35도 안팎을 넘나들고 있다. 서울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26일 연속 열대야를 겪으며 지난 118년 중 역대 최장 열대야를 기록했다. 직장인 이모(30)씨는 “예전에는 말복이 지나면 더위가 한풀 꺾여 살 만했는데 올해는 여전히 집을 나서는 순간 숨이 턱 막힌다. 폭염 때문에 야구 경기가 취소되는 것도 처음 봤다"며 “기후위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은 하지만 올해처럼 피부로 느낀 건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조모(35)씨도 “노인들한테는 폭염이 치명적일 수 있으니 조부모님께 조심하라고 연락을 드렸다"며 “폭염이 생사가 달린 문제가 될 정도로 심각해져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고 했다.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면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일상의 실천에 나서기도 한다. 대전에 사는 직장인 이모(32)씨는 “미래의 아이들에게도 이렇게 살기 힘든 세상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며 “되도록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고 탄소 배출이 많은 육식을 줄이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기후위기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최근 파리 올림픽이 불볕더위 속에서 폐막한 가운데 오는 2050년까지 전 세계 도시 다수가 하계 올림픽을 열 수 없을 정도로 더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이 비영리 탄소프로그램 연구단체 카본플랜(CarbonPlan)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을 비롯한 기존 개최 도시와 개최 예정 도시 24곳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1곳이 폭염으로 하계 올림픽을 다시 열지 못할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심각한 상황 속에서 개인 차원의 노력은 소용이 없는 것 같다며 무력감을 느낀다는 이도 있다. 대학원생 김모(26)씨는 “초등학생 때부터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달라진 것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정작 엄청난 양의 탄소를 배출하는 나라들이 배출량을 줄이지 않는데 개인들이 '에어컨 좀 꺼서 에너지를 아끼자' 하는 게 소용이 있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 차원의 에너지 전환 노력이 필요하단 목소리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기후단체 기후솔루션의 권오성 미디어팀장은 “정부가 폭염으로 인한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 못지않게 닥쳐오는 기후 재난의 근본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을 막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석연료 중심 기조를 재생에너지 확대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닥칠 더 큰 폭염을 막을 길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일부 시민은 해결을 위한 행동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거리에 나서기로 했다. 40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907 기후정의행진'은 내달 7일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행진할 예정이다. 행진은 성장과 이윤 중심의 경제 체제가 기후위기를 불러온 원인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아 대기업 빌딩이 많은 강남대로에서 진행한다. 이영경 907 기후정의행진 기획팀장은 “한국의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는 경제 수준과 국가적 온실가스 배출 책임에 비춰봤을 때 부족하단 평가들이 있는데, 최근에는 신규 석탄발전소까지 가동을 시작했다"며 “탈석탄 계획을 더욱 적극적으로 세워야 하고 탈석탄 과정 또한 정의로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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