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업계가 올 2분기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 가입자 수가 처음 감소한 후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실적도 하향세를 그리면서 존폐 위기가 더 가시화되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TV(IPTV)·케이블TV(SO)·위성방송 등 2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티빙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이 늘면서 유료 방송을 해지하는 '코드 커팅'의 여파로 해석된다. LG헬로비전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2867억원) 대비 1.1% 감소한 2836억원, 영업이익은 139억원에서 약 46.8% 줄어든 74억원이었다. 렌탈 등 신사업과 지역 기반 사업이 성장하며 적자 전환은 막았지만, 케이블TV 업황 축소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 방송 부문 매출은 1287억원으로 전년 동기(1327억원)보다 3% 줄었다. 같은 기간 KT스카이라이프는 영업손실 규모 1억5900만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2546억2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다. 위성방송과 IPTV 상품을 결합한 GTS 가입자 감소에 따라 수신료 매출은 줄어든 반면, 스카이TV 콘텐츠 투자에 따른 무형자산 상각비는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방송발전기금 등 계절성 비용의 연간 평탄화 등을 영업이익 감소 이유로 꼽힌다. 2분기 GTS 가입자는 77만6538명으로, 전년 동기(94만7680명) 대비 17만명가량 줄었다. IPTV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SKB)는 외형 성장으로 실적이 선방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1조683억원)보다 2.26% 증가한 1조930억원, 영업이익은 1.1% 늘어난 836억원이다. 유료방송 부문 매출은 4770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늘었으며, 가입자 역시 960만명으로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실적 성장세는 점차 둔화하고 있어 마냥 안심할 순 없는 분위기다. SK브로드밴드의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 증감 추이는 매출 3.4%, 영업이익 5.8%였다. 이들은 기존 방송·통신 사업을 내실 있게 다지는 한편 하반기 신사업 비중을 지속 확대해 매출을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이다. LG헬로비전은 '로컬 크리에이터' 전략을 앞세워 지역 기반 사업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역성을 강조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지속 확보하고, 지난 7월 인천에 개관한 '뮤지엄엘' 등 지역 문화 사업으로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KT스카이라이프는 인공지능(AI) 신사업을 통해 미래 가치를 제고할 방침이다. AI 프리뷰어 서비스 및 AI 스포츠, AI 고객센터(CC)를 활용해 HCN·ENA 등 스카이라이프 콘텐츠 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을 모색할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달 출시한 B tv 플러스를 앞세워 AI 기술 기반 서비스 고도화, 미디어 콘텐츠 다각화 노력을 이어간다. 기존 17개 월정액 상품을 통합한 이 상품은 메뉴 이용 편의성을 높이면서 신규 가입자를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